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3 ~?子さんと消えない絆~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文庫) 3
미카미 엔 지음 / アスキ-·メディアワ-クス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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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 -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

미카미 엔

 

 

 

문득 이 책이 시리즈여서 만화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두 곳에서 만화로도 나온다. 둘에서 하나를 보다가 그만 보기로 했지만. 그냥 소설을 보려고. 두번째 책을 보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비블리아 고서당은 헌책방이다. ‘헌책’이라고 하면 책이 안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보통 헌책도 있고 비싼 옛날 책도 있다. 언젠가 본 책에 나온 모리사키 책방과는 조금 다르기도 하다. 그곳에는 비싼 책은 없었다. 헌책방이 나오는 이야기 하나 더 알았다. 《도쿄 밴드 왜건》(쇼지 유키야)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 제목이 책방 이름인지 예전에는 몰랐다. 그래서 그렇게 관심은 가지지 않았다. 헌책방이라는 걸 안 지 얼마 안 되었다. 이 소설은 책 이야기라기보다 ‘도쿄 밴드 왜건’이라는 헌책방을 중심으로 그곳에 사는 식구(많은 식구가 모여 산다)와 그곳에 찾아오는 손님 이야기다. 그렇다고 책 이야기가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맞다, 이곳은 바로 옆이 찻집이다. 책도 안 읽고 이런 말을, 책이 아닌 드라마를 봐서 아는 거다. 책을 봐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한데 언젠가 기회가 온다면 볼 수도 있고. 우리나라 소설도 그럴 테지만 일본 소설은 두 가지가 있는 듯하다. 남 일에 관심없어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 남 일에 관심 많이 갖고 자기 일처럼 도와주려는 사람이 나오는 것. 두 가지만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일일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일본에도 있다는 거다. 이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이야긴지 잘 모르는 건데 한번 보면 괜찮을 만한 거 하나 더 있다. 그것은 만화다. 내가 예전에 그 만화를 알았을 때 볼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보는 만화를 늘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그만두기로 했다(다른 까닭도 있지만). 요새 만화책을 사고도 바로 안 봐서 하나 그만 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어느 정도나 나올까. 이 세상에 책은 많고 그걸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이야기는 많을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해도 어려워 보이지만. 이 책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길게 나와서 좋은 것도 있지만 길어져서 지루해질 수도 있으니까.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다니(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만화는 <도서관 주인>(시노하라 우미하루)으로 우리말로 7권까지 나왔다. 이 만화는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올 것 같다. 그것도 책과 관계있는. 일본 만화여서 우리나라 책이 나올 일이 없다는 게 아쉽다. 이것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마찬가지다. 전에도 한번 책방과 도서관이 나오는 책 말한 적 있는데, 내가 아는 건 얼마 안 된다. 내가 모르는 게 더 있을 거다. 책 이야기가 나오는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만 즐겁게 볼 수 있을까. 책 이야기라 해도 꼭 책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는 사람이 있다. 책은 사람이 쓰고 만들고 보는 것이니 사람이 빠질 수 없다. 어떤 이야기든 사람을 이어주는 어떤 것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그 일을 책이 한다. 겨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으로 돌아왔다.

 

이야기가 세 가지라고 해야 할까, 네 가지라고 해야 할까. 전에는 다이스케(이제는 고우라가 아닌 다이스케라 쓸까 한다)가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시오리코 동생 시노카와 아야카가 쓰는 일기로 시작한다. 끝도 아야카 일기다. 아야카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 나오는 이발사가 강가에 구멍을 파서 말한 것처럼, 다른 사람한테 말할 수 없는 일을 일기로 쓴다. 아야카는 아야카대로 쓸쓸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아야카가 언니 시오리코한테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면 좋겠다(그것은 안 나오고 말한 걸로 될지도). 자매니까 말하기 좀더 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게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식구라고 해도 모두 솔직하게 말하지 않기도 한다. 이 말이 나와서 먼저 말해야겠다. 전에도 한번 나온 적 있는 사카구치 시노부(남편이 눈이 안 보이게 돼서 부부 두 사람한테 소중한 책을 팔려고 했던)는 어릴 때 보던 책을 시오리코한테 찾아달라고 한다. 시노부는 책 제목도 작가도 모르고 ‘너구리와 악어와 개가 나오는 그림책’이라고 말했다. 책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딸 관계를 이야기한다. 한식구라고 해야겠구나. 마음과는 다르게 안 좋은 말을 하는 엄마와 딸이다. 아버지는 그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모르는 척한다. 딸인 시노부는 엄마가 하는 안 좋은 말 때문에 다른 것은 깨닫지 못한다. 안 좋은 말을 하는 사람 마음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렇게 말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잘 보면 볼 수도 있다. 시노부는 그것을 보지 않으려고 한 게 아닐까. 시노부가 오랫동안 부모 마음을 잘못 알고 있었는데, 찾는 책 때문에 알게 되었다. 시노부가 앞으로는 부모와 잘 지내겠지.

 

첫번째와 세번째 이야기는 도둑맞은 책을 찾는 거다. 하나는 고서교환전에서 사라진 《민들레 소녀》(로버트 F. 영)고 하나는 《봄과 수라》(미야자와 겐지) 초판본이다. 《봄과 수라》는 책을 찾아달라고 부탁한 사람 집에서 사라졌다. 다른 사람 이야기 사이에 시오리코 엄마 시노카와 지에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온다. ‘민들레 소녀’는 시오리코 엄마가 아버지한테 선물한 책이었다. 이 말을 해준 사람은 이 책을 훔친 사람이다. 도둑맞은 ‘봄과 수라’를 찾아달라고 한 사람은 시오리코 엄마(지에코)와 동창이었다. 다른 것보다 시오리코 엄마 이야기를 하다니. 시오리코는 엄마가 갑자기 집을 나가서 엄마한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마음 깊은 곳에는 엄마한테 어떤 사정이 있어서 집을 나간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시오리코 엄마 이야기를 한 건 다음 권에 시오리코 엄마가 나오기 때문이겠지. 아직 책은 못 봤지만 내용은 조금 안다. 내용을 모르고 책을 보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랬으면 시오리코만큼은 아니어도 다이스케만큼은 알아봤을지도. ‘민들레 소녀’와 ‘봄과 수라’를 가져간 사람 말이다. ‘민들레 소녀’는 한번 읽어보고 싶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는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 찾는 사람이다고 말한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할지도(소설 속에서는 맞다). ‘봄과 수라’는 아버지와 딸 그리고 손자(조카)를 이어준다.

 

이 책(지금까지 본 것 다)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어떤 우화가 생각난다. 아버지는 죽으면서 세 아들한테 포도밭에 보물을 묻어두었다고 한다. 세 아들은 포도밭에서 보물을 찾으려고 밭을 파헤친다. 시간이 흘러서 포도나무에 열매가 열린다. 진짜 보물은 그거였다. 그리고 형제가 사이 좋게 지내는 것도. 포도밭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작은 제목은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인데, 여기에서 ‘사라지지 않는 인연’은 ‘끊어지지 않는 인연’이라 해도 괜찮겠다. 식구 사이는 어떻게 해도 끊어지지 않으니까. 아니 식구보다는 부모 자식 사이라고 해야겠다. 거기에는 시오리코와 시오리코 엄마도 들어갈까. 부모 자식이라고 해도 나름의 삶이 있다. 시오리코 엄마는 좀 일찍 자기 삶을 찾아갔지만. 왜 그랬는지 다음에 알 수 있을까. 그것을 알아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오리코 엄마는 남이 안 좋게 여기는 일도 서슴없이 하는 듯해서. 시오리코는 책에 담긴 이야기뿐 아니라 그 책을 둘러싼 이야기를 알아내기도 하고 책을 찾기도 한다. 시오리코 엄마는 예전에 시오리코와 같은 일을 했다고 한다. 그동안 시오리코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는데 다이스케가 오고 나서 하게 되었다. 이런 소문이 그 지역에서 헌책방을 하는 사람들한테 퍼졌다고 한다. 다이스케는 지금까지 기회가 없어서 시오리코가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럴까, 나는 시오리코가 다이스케를 만났기 때문에 그 일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니까. 시오리코가 조금씩 바뀌어가는 듯하다. 앞으로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지.

 

 

 

다시 만나다

 

 

몇 해 전 아빠 일 때문에 학교를 옮기게 된 나한테 친구가 책을 주었다

친구는 언니 책장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책을 골랐다고 했다

그 책은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였다

 

새로운 학교에 다니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내게 힘을 준 것은 친구가 준 책이었다

말을 잘 못하는 나는 ‘끝없는 이야기’에 나오는 바스티안처럼 아이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다

그런 아이들을 상대하지 않자, 아이들은 곧 나에서 관심을 잃었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때 친구를 만났다

아니 멀리에서 보았다

그 아이는 나를 기억할까

 

신기하게도 그 아이와 나는 같은 책을 보았다

책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다

다음에 그 아이를 보면 인사해야겠다

 

오래전에 네가 준 책이 나를 구해주었다 고.

 

 

 

희선

 

 

 

 

☆―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이 오래된 책으로 이어져있다. 어쩐지 신기한 느낌이다.  (216~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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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2 15: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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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3 0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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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휘두르며 21

  히구치 아사

  講談社  2013년 04월 23일

 

 

 

 

 

 

 

 

 

 

 

 

일본 고교야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면 그것을 조금 말할 텐데 잘 모른다. 전에 한번 나온 적 있기는 한데. 일본 고등학교 야구부가 늘 가고 싶어하는 곳은 고시엔이다. 고교야구 전국대회와 비슷하다. 먼저 현에서 1등 해야 고시엔에 갈 수 있다. 여름이 가장 큰 듯하고 봄, 가을에도 가는 건지 이것은 잘 모르겠다. 여름대회는 끝나고 니시우라 고등학교는 졌다. 한번 지면 끝이다. 사이타마 현에서 고시엔에 간 학교는 ARC 학원으로 2회전에서 졌다고 한다. 사이타마 현에서 신인전이 열렸다. 니시우라는 세 경기를 모두 이겨서 시드가 되었다. 시드가 되는 게 좋은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가을대회 때 센 학교하고 바로 경기하지 않는 건지도. 니시우라가 그렇게 센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잘한다. 신인전에서 모두 이긴 걸 보면 합숙훈련한 게 좋게 나왔나보다. 20권 보고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때 어땠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이 말 또 하다니. 가을대회 추첨(경기하는 상대)은 고문 선생님과 하나이, 사카에구치가 갔다. 여름대회하고는 뭐가 다를까. 그때는 추첨 넓은 곳에서 하고 야구부원 모두가 그곳에 있었다. 니시우라 첫상대는 무사시노 제1고교가 되었다. 언젠가 싸우게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때가 이렇게 빨리 오다니. 전에 책 사고 그걸 알았을 때는 그냥 기대했는데, 이번에 보면서는 ‘그렇구나’ 했다. 내 마음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학교에 돌아온 하나이를 보고 타지마는 배팅센터에 가서 연습하고 싶다고 한다(타지마가 말한 바센バッセン이 무슨 말인지 처음에는 몰랐다. 나중에 배팅센터라는 것을 알았다. 앞으로는 말하는 걸 잘 봐야겠다. 말투라고 해야 할까). 하루나가 던지는 빠른 공을 칠 수 있도록. 무사시노와 경기 하게 돼서 좋아한 사람은 또 있다. 투수 미하시다. 그냥 미하시가 아니고 투수 미하시라고 하니 조금 이상하다. 미하시가 기뻐한 것은 아베가 경기에 나가서다(여름대회 때 다쳐서 한동안 쉬었다). 미하시는 아베한테 ‘이길거야’ 했다. 미하시 바로는 아니더라도 예전보다 말 잘하게 되었다. 아베한테 의지하지 않고 자기도 생각하고 공 던지기로 했으니까. 니시우라 고등학교는 문화제 하는 때였다. 야구부 아이들은 자기반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기도 했다. 하나이와 몇몇 아이들은 반 아이들을 도와주러 갔다. 이런 것도 잠깐 넣다니(전에는 체육대회가 잠깐 나오기도 했구나). 이것을 뭐라고 해야 할까. 잠깐 쉬어가는 시간. 하나이와 사카에구치는 추첨할 때 예전에 모모 감독과 한사람뿐인 야구부원 이야기를 하다 그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사람이 죽은 것보다 모모 감독이 왜 고시엔에 가려고 하는지가 중요한가. 야구를 좋아해서). 그것을 다른 아이들한테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했다. 다음날 모모 감독이 하나이가 그것을 안다는 것을 알고 다른 아이들한테 말해주라고 했다. 야구를 하다가 죽은 건 아니고 산에서 어떤 일이 있어서였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 야구부 선배가 하나 있었는데 죽었다고 하면. 하나이는 지금 함께 야구하는 아이 가운데서 누군가 죽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만화를 모르는 사람이 이것을 본다면 무슨 이야기인가 하겠다. 책을 안 본 사람도 알 수 있게 써야 하는데 내가 그렇게 잘 쓰는 게 아니어서. 여기에서 잠깐 무사시노 제1고교와 하루나 이야기를 할까 한다. 하루나는 니시우라 고교 야구부에서 포수인 아베와 같은 중학교에서 야구를 했다(학교가 아니고 야구팀이었던가). 아베는 하루나가 팔을 다치고 나은 다음에 만났다. 하루나는 빠른 공을 던졌다. 중학교 때는 성격이 별로였다. 그것보다 팔을 다친 일 때문에 몸을 사렸다. 나중에 프로가 되기 위해 하루나는 한 경기에서 80구만 던졌다. 아베가 처음부터 하루나 공을 잘 받은 건 아니다. 많이 받다가 겨우 받게 되었다. 그때 아베는 하루나와 배터리인 게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어떤 경기에서 하루나는 80구를 다 던졌다면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아베는 단 한구라도 좋으니 빠른 공을 던져달라고 했는데. 그때부터 아베는 하루나를 싫어하게 되었다. 아베는 고개 젓는 투수를 싫어했다. 미하시한테도 고개를 젓지 못하게 했다. 미하시는 중학교 때 포수가 사인을 보내준 적이 없어서 아베가 사인을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여름대회 때 상대팀이 그것을 알고 이용했다. 아베는 다리는 다치고 그 경기는 졌다. 아베는 다리를 다쳐보고 중학교 때 하루나 마음을 알게 되었다(하루나는 또 다치지 않으려고 공을 적게 던졌다). 여름대회가 끝나고 미하시는 미하시대로 아베한테만 생각하게 한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자신도 생각하기로 했다. 여름대회 때까지 미하시는 아베가 보내는 사인대로 공을 던졌다(한번은 고개 젓는 사인도 만들었다). 하루나는 아베와 인연이 있다. 미하시는 잠깐 아베가 하루나와 야구하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우울해한 적도 있다. 지금은 그런 마음에서 벗어났다.

 

고교야구는 잘하는 사람 한사람이 있어도 잘되기도 한다. 한사람은 투수다. 포수도 있으면 더 좋을까. 프로는 좀 다르겠지만. 무사시노 제1고교는 하루나가 들어가고 야구부 성적이 좋아졌다. 하루나는 중학교 때와 달라지기도 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을 살리지 못하기도 한다. 무사시노 제1고교에는 하루나가 던지는 빠른 공을 받을 수 있는 포수가 없었다. 정포수가 아닌 포수는 하나 있었지만. 아키마루는 어렸을 때부터 하루나가 던지는 공을 받았다. 여름대회 결승전에서도 아키마루가 받았다. 아키마루는 하나만 잘했다. 하루나가 던지는 공을 받는 것. 아키마루가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다른 아이들만큼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래서 하루나는 아베가 자기 공을 받아주던 때를 그리워하는지도. 아베는 미하시한테 사인대로 던지라고 했는데, 아키마루는 하루나한테 사인을 보내지 않았다. 사인을 보내도 그렇게 던지기 어려워서. 하루나는 사인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니시우라 고교 아이들도 그 점을 알았다. 배터리는 두 사람이 하나다. 서로 이야기를 해서 공을 던져야 더 잘되는데 하루나와 아키마루는 그걸 안 하는 거다. 둘이 경기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다. 그런 거 고교야구에서는 어느 정도 괜찮지 않을까. 그렇다고 고교야구를 얕보는 건 아니다.

 

다른 이야기를 잠깐 한 건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서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해서 그런지 연습하는 건 잘 안 보여준다. 지금까지 하지 않은 걸 하면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가을대회 1회전이 시작됐다. 이번에 4회말까지 했다. 반은 아니지만 많이 흘러갔다. 무사시노 제1고교 2회초는 4번 타자 하루나부터 시작해서 1점 얻었다. 니시우라가 2회말 때 1점 얻는 것은 조금 웃긴다. 전에 봤는데도 아키마루가 어땠는지 몰랐다. 이번에 조금 알았다. 아키마루는 하루나가 던지는 공은 잘 받지만 다른 데 던지는 것은 잘 못했다(앞에서도 한 말). 마음먹고 던지면 잘 갔지만. 아키마루가 공을 잘 못 던지는 걸 이용해서 니시우라는 4번 타자 타지마가 들어와서 1점 얻었다. 무사시노 제1고교 타자가 한바퀴 돌고 다시 하루나 차례가 왔을 때, 아베는 미하시한테 ‘미하시 직구’를 던지게 했다. 그렇게 해서 하루나를 삼진시켰지만 나중에 감독한테 혼났다. 미하시가 던진 공이 하루나한테 맞을 뻔했다. 미하시가 이상해진 걸까 했는데, 그게 아니고 하루나가 ‘미하시 직구’를 잘 못 보게 하려고 아베가 미하시한테 그런 공을 던지게 했다. ‘미하시 직구’는 잘 쓰면 무기지만 많이 보여주면 누구나 칠 수 있다. 4회말 때 무사시노 제1고교 포수 아키마루는 하루나한테 사인을 보냈다. 그것을 어떻게 보낸 거냐면, 하루나가 다음에 던질 공을 아키마루가 먼저 알고 한 거다. 아키마루는 하루나가 어떤 공을 던질지 다 알다니, 이것도 오래 해야 그렇게 되겠지. 이게 다음에 어떤 도움이 될지. 하루나는 아키마루가 사인을 보내는 걸 이상하게 여겼다. 볼넷을 던지기도 했는데 점수는 내주지 않았다.

 

나는 니시우라가 이겼으면 좋겠다. 미하시가 자신을 더 가졌으면 해서. 다음권 예고에 아키마루가 ‘미하시 직구’를 보는 게 나온다. 그 공 비밀을 알게 될지도. 그렇다 해도 아베와 미하시가 함께 생각해서 잘 해내기를 바란다. 다른 아이들은 점수를 넣어줄거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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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2 15: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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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3 0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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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3 - 교토의 역사 “오늘의 교토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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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세번째가 나왔습니다(나오고 시간이 조금 흘렀군요). 이번과 다음은 교토라고 합니다. 교토는 일본 역사에서 일천년 동안 수도였습니다. 그래서 두권으로 나누고 여기에서는 교토의 사찰과 신사를 답사하고 다음에는 일본미의 알맹이를 보여주는 교토 명소를 간다고 합니다. 일본편 첫번째, 두번째는 보고 어떻게든 썼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 했습니다. 앞에 나온 것과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왜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건지 모르겠군요. 역사 때문일까요. 첫번째, 두번째에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사람들 이야기가 좀 많이 나왔습니다. 규슈에서는 조선시대 사람들까지 나왔으니까요. 거기에서는 일본 속 한국문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그것은 이제 일본사람이 만든 일본문화라고 했지요.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어디에든 사람이 살고 있다 해도 수도와 지방은 조금 다르겠지요. 교토에는 5세기 후반에 신라에서 궁월군이 많은 사람과 건너가서 살았다고 합니다. 백제 사람이 많이 간 것은 6세기였군요. 비슷한 때 세 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거군요. 나라마다 자리를 잡은 곳이 달랐습니다. 신라계 하타씨는 가쓰라강가 습지, 고구려계 야사카씨는 히가시야마 산자락, 백제계 아야씨는 아스카 들판에. 본래 살던 나라와 비슷한 곳을 찾아낸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일본이 헤이안시대에 들어가면서 나라 중심은 교토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도 잘 모르는데 언젠가 일본 역사를 조금 알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습니다. 제가 일본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게 된 건 만화영화(애니메이션) 때문입니다. 거기에서 나온 게 실제 역사와 같다고 할 수 없겠지만, 헤이안시대, 센고쿠시대, 에도시대, 메이지, 다이쇼, 쇼와, 이런 말 들은 건 만화영화에서예요. 다이쇼와 쇼와는 조금 다를까요. 그런데 가마쿠라, 무로마치라는 말도 있더군요. 여기에도 헤이안시대 다음에 가마쿠라, 무로마치라고 나옵니다. 시대를 나누는 것은 어떻게 되는 건지. 쇼군이 어디에 정부를 만드느냐에 따라 다른가봅니다. 메이지는 잘 모르겠고 다이쇼, 쇼와, 헤이세이는 천황과 관계있다고 들은 것 같아요. 이것은 시대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에도시대 말은 막부말기라고도 하죠. 일본만화에서 많이 다루는 때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있었던 때와 막부말기인 듯합니다. 어쩌면 다른 때도 있을 텐데 지금 생각나는 것은 없군요. 세키가하라 싸움은 언제인지. 막부말기는 신선조, 무엇보다 이게 생각나는군요. 신선조 반대편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사카모토 료마도. 하지만 사카모토 료마를 죽인 건 본래는 동료였던 사람들입니다. 이때는 일본 역사에 이름이 남은 사람이 많이 있군요(어느 때든 사람은 많았군요). 저는 잘 모르지만. 일본에 사무라이라고 하는 무사가 오래전부터 있었나 했는데 무사시대가 된 것은 무로마치시대 때부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에도시대가 끝나갈 때는 무사가 할 일이 없어졌어요. 만화영화를 보고 대충 알게 된 일본 역사니 제대로 알고 싶기도 하겠지요. 오다 노부나가보다 앞에 사람들이 나온 것도 본 것 같은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신라에서 교토 가쓰라강가 습지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모두 하타씨라고 했어요. 하타라고 읽지만 중국 진(秦)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것 때문에 일본에서는 중국 진시황 후손으로 알고 있었답니다. 하타씨(진하승)는 일본 국보 제1호 목조미륵반가사유상(신라에서 보내준 것)이 있는 광륭사를 처음으로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씨사(집안 절)였는데 쇼토쿠 태자가 자신한테 존귀한 불상이 있는데 그것을 누가 모실거냐고 하니 진하승(하타노 가와카쓰)이 모시겠다고 했습니다. 하타씨는 토목 · 제방 · 양잠 · 베짜기 · 제철 · 제도 · 목공 기술로 일본이 국가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거기에서도 고대 교토의 가장 큰 공로자였습니다. 하타씨가 자리잡은 곳은 습지였는데 제방을 쌓아서 농지로 만들었습니다. 하타씨는 우즈마사 지역을 벗어나 교토 전역으로 널리 퍼져갔습니다. 우즈마사는 교토 서쪽입니다. 여기에는 누에 신사, 오사케 신사, 헤비즈카(뱀무덤)가 남아있습니다. 유홍준은 그동안 헤비즈카에 못 가 봤는데 이 책을 쓰려고 겨우 찾아갔답니다. 택시기사가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본 사람은 직업의 귀천 없이 자신이 할 일을 한다고. 일본사람이 개인주의라고 하는데 일할 때는 또 다른 듯합니다. 친해지면 우리나라 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에는 마쓰리(잔치)가 많습니다. 교토에는 헤이안신궁 지다이마쓰리, 가모 신사 아오이 마쓰리, 그리고 야사카 신사 기온마쓰리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나오지 않은 작은 마쓰리가 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야사카, 기온이라는 말 들어본 것 같은데 어디에서 들었는지 모르겠군요(모르면서 들어봤다고 말하다니). 야사카는 고구려계 도래인입니다. ‘나츠메 우인장’에 나온 적 있는 야사카는 여기에서 말하는 야사카와 같을지. 세 마쓰리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은 기온마쓰리입니다. 한달 동안 하니까요. 본래는 어령회였다고 합니다. 어령은 원령을 제어한다는 뜻이랍니다. 마쓰리는 기원보다 원령한테 저주, 벌을 받지 않기 위한 일이군요. 하지만 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그런 생각도 듭니다. 사실 저는 일본사람과 우리나라 사람 다른 점 잘 모르겠어요. 이것은 일본소설과 드라마 때문일지도 모르겠군요. 재미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일본 드라마를 보다보면 가끔 우리나라 연기자와 닮아보이는 사람도 있더군요. 누가 누구와 닮았는지 말하기 어렵지만(일본사람 이름 모르고, 우리나라 사람도 아는 사람 별로 없군요). 그렇게 가끔 우리나라 사람과 닮은 사람이 보이는 것은 아주 오래전에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 간 사람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 이제는 일본사람이죠. 우리나라와 일본 더 가깝게 생각하면 좋을 텐데 좀 어려울까요.

 

우리나라도 어느 지역이 나오는 소설이 있겠지요. 교토가 나오는 소설은 더 있을 테지만, 여기에서는 오사라기 지로의 《귀향》,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고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세설》을 말했습니다(제가 읽어본 소설에도 교토가 배경인 게 있을 텐데 바로 생각나지 않는군요). 교토에도 벚꽃과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더군요. 인화사 오층탑 맞은편 벚꽃은 4월 20일에 핀답니다. 벚꽃을 못 봤을 때 그곳에 가면 볼 수 있겠군요(교토에 사는 사람이라면). 일본이 일제시대 때 일은 아직도 모르는 척하는데 에조족(이누이족)한테 한 일은 1200년 만에 사과했다고 하더군요. 오래 걸렸군요. 에조 정벌을 하게 된 사람은 백제계 도래인 후손 사카노우에노였답니다. 그런 일을 하게 되다니 했습니다. 천황이 시키니 했을 테죠. 그래도 그때 에조족 두 족장 아테루이와 모레는 싸우지 않기로 했어요. 하지만 두 족장을 죽였습니다. 그 사과를 1200년이 지나서 한 거예요. 우리나라에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때가 왔으면 좋겠군요. 하지만 너무 늦으면 안 될 텐데요. 교토에 가면 꼭 한번 가 봐야 하는 곳은 청수사(기요미즈데라)라고 합니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멋지답니다. 이 청수사를 처음으로 세운 사람은 앞에서 말한 백제계 도래인 후손 사카노우에노 다무라마로예요. 청수사에는 청수무대라는 게 있어요. 그곳을 올려다보는 사진은 있는데 거기에서 내려다보는 사진은 없더군요. 내려다보는 것도 좋을 텐데요. 높은 곳에서 밑을 내려다보면 기분이 좀 이상해지지만, 물속을 바라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지요.

 

다른 소설에서 비와호수 본 적 있어요(《고양이 탐정 쇼타로의 모험》(시바타 요시키)에 나옵니다. 세권은 교토가 배경이고 네권째에서는 도쿄로 이사합니다. 쇼타로와 함께 사는 사람이. 앞에서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금 말했군요). 저는 그게 그렇게 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비와호수 바다 같더군요. 사진은 한장밖에 없지만. 최징이 지은 연력사에 가면서 담았더군요. 최징과 공해는 일본 불교의 두 산맥을 이룬 연력사와 동사를 지었습니다. 이때 일본 불교는 당나라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 말은 왜 꺼냈을까요.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는데. 연력사는 히에이산에 있어요. 겨울에는 안 가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홍준은 겨울에 갔습니다. 원인 스님과 인연이 있는 장보고 기념탑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못 찾았습니다. 고산사는 우리나라 산사가 떠오르게 한답니다. 여기에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초상이 있어요. 그냥 생각나는 것만 조금 말했군요. 이렇게 말해도 책을 보는 것과는 다르고, 책을 보는 것과 실제 가 보는 것은 더 다르겠지요. 이 책을 보고 교토에 가면 훨씬 좋을 듯합니다. 어디에나 옛날 사람이 남긴 게 있겠지요(터만 남은 곳도 있지만). 교토에는 그게 더 많이 남아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책에서는 늘 역사를 빼놓지 않지만, 이번에는 교토 역사를 더 말해서인지 지금 교토에서 이런저런 시대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멋지지 않나요. 유물이 우리를 지난날로 데려다주는 것. 이런 경험은 어디에서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우리나라에서 유물을 보러가려면 조금 멀 것 같습니다(가 본 적 없지만 경주는 좀 다를지도). 교토는 사람과 가까운 곳에 유물이 있을 것 같아요. 옛날과 지금이 함께 있는 곳이죠.

 

이 말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우리 문화유산 잘 가꾸고 지켜갔으면 좋겠습니다.

 

 

 

*나츠메 우인장 3권에서

 

토코 아주머니 심부름으로 그라탕 접시를 사러 벼룩시장에 간 나츠메는 나뭇가지만 있는 그림을 받아옵니다. 그 그림을 방에 걸어둔 며칠 동안 나츠메가 자고 일어나면 방에 꽃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인가 해서 나츠메는 밤에 안 자고 기다렸습니다. 그것은 요괴가 한 일이었습니다. 요괴 이름은 미야로 미야는 그림속에 있는 야사카를 위해 꽃을 가지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림속 나무 뒤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미야와 야사카는 벚꽃이 피었을 때 만났습니다. 야사카는 몸이 별로 좋지 않아 늘 책만 보았습니다. 그런 야사카를 미야가 벚꽃 사이에서 보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렇게 둘은 벚꽃이 피어 있는 동안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고, 미야는 벚꽃속에 몸을 숨기고 야사카한테 말을 했습니다. 미야와 야사카는 벚꽃이 필 때만 만났습니다. 미야는 야사카가 자신이 요괴라는 것을 알면 싫어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어느 봄부터 야사카가 나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야는 야사카를 찾아다니다 요괴가 그린 그림속에서 야사카를 찾아냈습니다. 미야는 그 그림을 들고 여행을 다녔습니다. 야사카는 자신이 자유로워지면 여기저기 다니고 싶다고 했거든요(집안을 이어야 해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미야는 그 바람을 이루어주고 싶었습니다. 또한 언젠가 야사카가 그림속에서 나와서 자신과 이야기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미야가 그림을 가지고 다닌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림에 요력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나츠메 방에 걸어둔 그림은 떨어지지 않고 나중에는 나뭇가지가 그림 밖으로 뻗어나왔습니다. 그림이 나츠메 힘을 빨아들이는 듯 나츠메 몸이 안 좋아졌습니다. 미야가 그림을 태우려고 하자 나츠메는 그림을 떼어낼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시간이 가도 그림은 떨어지지 않고 나츠메 몸은 더 안 좋아져서 미야는 그림을 태우기로 마음먹습니다. 그전에 나뭇가지에 벚꽃을 그렸습니다. 나츠메와 야옹선생도 같이 거들었습니다. 정말 벚꽃이 활짝 핀 듯했습니다. 나츠메는 미야와 야사카가 만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그림은 벽에서 떨어졌습니다.

 

 

  

 

 

나츠메 우인장에 나온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나츠메는 미야가 요괴라는 것을 야사카한테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보고 자기 자신을 생각했습니다. 나츠메도 함께 사는 아주머니와 아저씨한테 자신이 요괴를 볼 수 있다고 말하지 못했거든요. 그것 때문에 자신을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보다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예요. 언젠가 그 말을 할 날이 올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테지만, 사실은 이 책 본 다음에 <나츠메 우인장> 17권 봤습니다. 그 책 보고 쓴 것을 먼저 올리면서 앞뒤가 바뀌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누가 다 기억할까 싶더군요. 다른 사람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 말을 쓴 저는 기억하죠. 그때 예전에 나온 것을 찾아봤다고 했는데, 바로 이거예요. 예전에 쓴 것을 그대로 쓸까 하다가 그것을 읽어보고 다시 정리했습니다.

 

 

 

희선

 

 

 

 

☆―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고, 어떤 사람은 애써서 안다.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35쪽)

 

 

꽃은 화려해도 지고 마나니

우리 삶이 누구인들 영원하리.

덧없는 삶의 깊은 산을 오늘도 넘어가노니

헛된 꿈 꾸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으리라.  -이로하 노래, 186쪽

 

 

일본에선 오래된 전문 상점을 노포(老舗)라고 쓰고 ‘시니세’라 읽는데, 그냥 오래된 것이 아니라 한자리에서 4대, 5대를 이어가며 집안 전통을 이어가는 전문 상점을 말한다. 단팥죽 장사를 해도 남한테 꿀릴 것 없이 당당히 살아가는 일본사람 생활 자세는 부럽고 배울 만하다.

 

모두가 그 전문성을 높이 사고 장하게 생각해준다. 이거 해서 돈 벌면 때려치우고 딴것 하겠다는 자세나, 내 자식은 큰돈 되지 않는 이런 일을 시키지 않겠다는 마음으로는 전통이 지켜지지 않는다. 전문인의 자부심,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자세가 낳은 전통이다. 그것이 바로 현대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정신 원동력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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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리오 기담 이즈미 로안 시리즈
야마시로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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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기 위해서

우린 여행을 떠나네

 

좋아서 하는 밴드 <길을 잃기 위해서>에서

 

 

 

길을 잘 잃는 사람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원피스>에 나오는 조로다. 조로는 바로 앞으로 가면 될 것을 뒤로 돌아서 간다. 길을 잘 잃는 사람을 길치라고 하는데 이것은 방향을 잘 모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길을 익혀서 다니는 거 아닐까. 처음 간 길은 누구나 모를 거다. 하지만 아무리 같은 길을 가도 그 길을 익히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건지 모르겠다. 나는 처음 가는 길도 잘 간다. 알아서 가는 게 아니고 그냥 가는 거다. 하지만 그랬을 때 다른 일은 거의 없었다. 뭔가 다른 일이 있었다면 길을 나서는 게 즐거웠을 텐데. 어딘가 멀리에 가는 일도 없으면서 이런 말을 했다. 기담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책인데 왜 길을 잃는 말을 할까 하겠다. 기담은 이상야릇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괴담이 아니다. 별차이 없을까. 기담에 무서운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니까. 사람이 이상한 일을 겪으려면 어때야 할까. 지금 생각하니 어느 때든 이상한 일은 일어날 수 있겠구나. 그래도 더 쉽게 이상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때는 어딘가에 가다가 길을 잃었을 때다. 우리나라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서도 늦은 밤 산속에서 길을 잃고 구미호를 만나지 않는가.

 

작가 이름이 야마시로 아사코여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본래 이름은 아다치 히로타카로 오츠이치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나카타 에이이치라는 이름으로도 쓴다고 한다. 이름을 세 가지나 쓰다니.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읽어본 것은 오츠이치라는 이름으로 쓴 글이다. 오츠이치라는 것을 알고 책을 보니 그 느낌이 나기도 했다. 이렇게 생각하면 작가가 싫어할까, 잘 아는 것도 아닌데. 이것과 조금 비슷한 것은 《평면견》(오츠이치 소설)이 아닐까 싶다. 오츠이치 소설 안 쓰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어떤 이야기에서 남자아이는 세상에 자신만 남고 모든 사람이 사라지기를 바라기도 했다. 그런 느낌 어떨까, 무서울 듯하다. 이런 일 길을 잘못 들었을 때도 겪을 수 있지 않을까. 막다른 길에 들어간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누군가 자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다. 그러면 오싹할 듯. 책속에 이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그냥 내가 생각한 거다. 오싹한 느낌이 들고 그다음도 있어야 하는데 생각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이야기도 좋지만 조금 이상한 이야기도 좋다(무서운 이야기하고는 다르다). 여기에는 그런 이야기 아홉가지가 담겨 있다. 말을 하는 사람은 ‘나’로 미미히코다(일본말로 귀耳는 미미みみ다. 이 말과 상관있을까. 미미히코는 듣기보다 이상한 일을 겪는다. 미야베 미유키 소설에 이것과 비슷한 말이 나오는데). 미미히코는 여행 안내서를 쓰는 이즈미 로안 짐꾼을 해서 돈을 번다. 미미히코는 노름을 좋아한다. 이즈미 로안과 길 떠나는 일을 그만두려 해도 노름빚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이즈미 로안과 길을 떠나면 늘 엉뚱한 곳에 가고 이상한 일을 겪어서 짐꾼이 오래 남아있지 않았다. 미미히코만은 이즈미 로안을 떠나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미미히코가 노름빚 때문에 이즈미 로안 짐꾼을 하는 것 같지만 실제는 친구여서가 아닐까. 미미히코는 이즈미 로안을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즈미 로안은 어떨까, 비슷하지 않을까. 미미히코가 죽은 사람이 나오는 온천에 들어갔을 때 이즈미 로안은 미미히코를 불러서 거기에서 나오게 했다. 다른 이야기는 안 하고 미미히코와 이즈미 로안이 친구라는 말만 하다니(아직 더 쓸 테지만). 이렇게 쓰다보니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길을 함께 떠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지도를 보고 똑바로 길을 가도 이즈미 로안을 따라가면 아주 다른 곳으로 간다. 산을 올라갔는데 바다가 나오기도 하고 오래 걸려야 하는 곳에 반나절 만에 이르기도 한다. 미미히코가 이즈미 로안과 함께 길을 잃고 겪는 이상한 일이 거의고 두번째(라피스 라줄리 환상, 이 이야기에서는 살아가는 기쁨을 말한다)와 여덟번째, 아홉번째(“자, 가요.” 소년이 말했다)는 다른 사람이 겪는 일이다. 엠브리오는 무엇일까, 이것은 사람 태아를 말하는 거다. 미미히코는 사람 태아를 우연히 주워서 잠시 돌본다. 식구가 없던 미미히코가 아버지가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인가(옮긴이가 이런 말을). 미미히코는 노름빚 때문에 태아를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아이가 없는 부부한테 맡긴다. 시간이 흘러서 미미히코는 여자아이를 만난다. 태아가 사람이 된 거다. 여자아이는 태아였을 때 일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미미히코는 그것은 꿈이라고 말하고 그 자리를 떠난다. 미미히코는 태아를 끝까지 돌보지 못한 미안함을 느꼈을까.

 

마지막 이야기 <“자, 가요.” 소년이 말했다>는 이즈미 로안의 어린시절 이야기다. 어린 이즈미 로안이 길을 잃고 간 곳간에서 만난 여자는 그 집에서 구박받고 살았다. 여자는 이즈미 로안한테 글을 배운다. 그런데 그 일을 집안 사람한테 들켜서 맞았다. 이즈미 로안은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나타나서 여자한테 그곳을 떠나자고 한다. 여자는 이즈미 로안을 따라서 그 집을 떠난다. 그날 여자는 이즈미 로안과 여러 곳을 다니고 보았다. 그러다 이즈미 로안과 떨어졌다. 여자는 그곳에서 착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우연히 여자는 책방에서 이즈미 로안이 쓴 여행 안내서 《도중여경》을 본다. 미미히코가 여자한테 그 책을 쓴 이즈미 로안 이야기를 해주자 여자는 오래전에 만난 남자아이라고 생각했다. 여자는 이즈미 로안을 다시 만났을까. 이즈미 로안이 왜 길을 잃는 체질이 되었는지 말 안 했다. 덴구(텐구)과 관계있다고 한다.

 

이즈미 로안은 길을 잃는다기보다 자기도 모르게 공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듯하다(그곳은 보통 사람이 쉽게 갈 수 없는 다른 세계 같기도 하다). 얼핏 보면 멋진 일이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서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 미미히코는 이즈미 로안을 따라가다 모든 게 사람 얼굴로 보이는 마을(이곳에서 미미히코는 자신을 따르던 닭을 잡아먹는다. 쓴웃음이 나는 이야기다. 사람은 언제 이성을 잃을지 알 수 없으니까.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온천,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있는 마을에 갔다. 그런 곳은 두번 다시 갈 수 없다. 그래도 미미히코처럼 우리도 이즈미 로안과 길을 잃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즈미 로안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 데려다 줄 거다. 길을 떠나는 것은 길을 잃기 위해서기도 하다.

 

 

 

어디론가 떠나기 생각보다 쉬워요

이것은 언제든 어디에서든 할 수 있어요

바로 책 속으로 떠나기예요

자, 준비됐습니까

저기 이즈미 로안이 보이네요

 

 

 

이즈미 로안이 말했다.

 

“지금 여기에서 잘 살 수 있겠어?”

 

“네,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 그럴까 해요.”

 

산길로 들어간 이즈미 로안 모습은 곧 보이지 않았다.

 

 

 

희선

 

 

 

 

☆―

 

“전 마을에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 다들 무섭다고 말을 안 하거든요. 그래서 누나를 만나러 여기 오는 게 즐거워요.”

 

“네게도 언젠가 친구가 생길 거야. 그래, 함께 길을 잃어주는 친구 정도는.”

 

“그럴까요.”

 

“분명 그럴거야.”  (303쪽)

 

 

“글자 쓰는 연습은 안 해도 돼. 읽을 줄만 알면 돼. 책을 읽을 줄 알면 충분해. 내가 글자를 쓸 줄 알아봤자 뭐에 써먹겠어?”

 

소년이 대답했다.

 

“안 돼요, 누나. 언젠가 누나가 누군가한테 편지를 보내고 싶을 때 곤란하잖아요. 글을 쓴다는 건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걸 누군가한테 전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글도 쓸 줄 알아야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걸 누군가한테 전한다?

 

<“자, 가요.” 소년이 말했다>에서, 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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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3 1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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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4 02: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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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츠메 우인장 17

  미도리카와 유키

  白泉社  2014년 01월 04일

 

 

 

 

 

 

 

 

 

 

 

 

 

여름에는 나츠메(夏目)를 만나야 한다. 별로 재미없는 말을. 겨울(2014, 1)에 나온 책을 이제야 보았다. 책을 보고 시간이 흘러도 얼마 본 게 얼마 안 되어서 예전보다 느려졌나 했다. 그런데 다 보고 나니 그렇게 느려진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얼마전에 ‘나츠메 우인장’에 나왔던 것을 찾아보려고 예전에 보고 쓴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니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왜냐하면 너무 못 써서다. 그때 왜 그렇게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고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만화를 본 다음에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 다른 책 보고 쓰는 것도 어렵고 만화 보고 쓰기도 어렵고. 나도 이것을 보고 나츠메가 어떤가를 말하는 게 좋을까. 나는 처음부터 봐왔으니 나츠메가 어떤지 알지만 나츠메가 대체 뭐하는 애야, 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다. 지금까지(처음 빼고) 말 안 했으니 잠깐 말해도 괜찮겠지. 나츠메는 고등학생이다. 맨 처음에 이런 말을, 2학년 된 거 아닌가 했는데 아직 1학년이다. 아니 이상하다, 전에 2학년 된 것 같은데 이건 언제 이야기일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겠다. 나츠메는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요괴를 볼 수 있다. 부모님은 일찍 세상을 떠나서 나츠메는 여러 친척집을 옮겨다녔다. 그러다 아버지쪽 먼 친척인 후지와라 부부 집에서 살게 되었다. 할머니 레이코가 남긴 요괴 이름이 쓰여 있는 ‘우인장’ 때문에 야옹 선생과 이런저런 요괴를 만났다. 그전까지는 나츠메가 요괴를 안 좋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괜찮아졌다. 나츠메는 우인장에 있는 이름을 요괴한테 돌려준다. 이름을 돌려받기 위해 나츠메를 찾아오는 요괴도 있지만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오는 요괴도 있다(우인장을 노리고 찾아오는 요괴도 있다. 우인장이 있으면 요괴를 부릴 수 있다. 요괴 이름이 적힌 종이는 요괴 목숨이기도 하다. 종이를 찢거나 태우면 요괴가 죽을 수 있다. 곧 우인장은 요괴 목숨 다발이다. 나쁜 뜻을 가진 사람이나 요괴가 그것을 가지면 안 되겠지). 나츠메는 요괴가 보이고 말을 나누게 되어서 우는 요괴를 보면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도 하다보니 길어졌다(별로 길지 않은가). 이번에는 우인장과 관계있는 일은 나오지 않는다.

 

요괴가 사람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사람과 같은 모습일 때도 있다. 나츠메는 우연히 남자가 떨어뜨린 봉투를 주워주고 자기 학교에 같이 간다. 남자 이름은 아오이다. 아오이는 어릴 때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학교에서 나오는 친구 니시무라가 나츠메한테 ‘혼자서 뭐해’ 하는 말을 듣고, 나츠메는 자기와 함께 있는 게 요괴라는 걸 알았다. 결국 이렇게 쓰는구나. 아오이는 예전에 여자아이를 숲에서 만났다. 이런 이야기 전에도 있었다. 이 작가(미도리카와 유키)가 그린 《반딧불이 숲으로》다. 그냥 생각나서. 아오이가 만난 여자아이 이름은 소노카와 가오루다. 가오루는 숲에서 나무 위에 혼자 있는 아오이를 만나고 오랫동안 숲에 다녔다. 중학생이 되고도. 아오이는 가오루와 자신이 다른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가오루 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왜 지금 만나러 온 거냐면, 가오루가 결혼한다고 초대장을 보내서다. 아오이는 가오루를 잊으려고 했지만 아주 잊지 못했다. 둘은 만나고 어떻게 됐을까. 바로 이 말로 넘어갔다. 말하면 안 되는 건 아니겠지(전에는 더 자세하게 말해놓고 이제와서 이런 말을). 가오루가 결혼한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었다. 가오루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다(아오이가 가오루가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했을 때 정말 그럴까 했다. 어떤 때는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서 사람이 죽었을 때도 있었다). 결혼한다고 한 것은 아오이를 잡기 위한 덫이었다. 아오이와 함께 있고 싶어서. 아오이는 가오루를 다시 만나고 가오루 곁에 있기로 한다. 사람과 요괴 사는 세계가 다르지만 만나버리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나츠메는 둘이 만나고 그렇게 돼서 기뻐했다.

 

야옹 선생이 늘 하던 것과는 다른 연회(술 마시러 간다)에 간다면서 나츠메한테 함께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나츠메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에서 그 생각을 하다가 다른 연회는 어떨까 하다가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야옹 선생을 보고 따라갔다. 그런데 야옹 선생은 안 보이고 야옹 선생 닮은 돌이 있어서 나츠메는 그것을 주웠다. 그곳에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있었다. 야옹 선생이 그 집으로 들어간 건가 하고 나츠메도 들어간다. 집 안에 들어가니 상처가 많은 요괴가 있었다. 나츠메는 그 요괴한테 괜찮으냐고 했다. 나츠메가 자기한테 손을 대자 그 요괴는 ‘이제 내가 술래다. 숨어’ 했다. 술래가 어쩌고 해서 나쁜 요괴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요괴들이 놀이(숨바꼭질)를 하는 곳에 나츠메가 끼어들고 만 거다. 야옹 선생이 집에 오지 않아서 나츠메는 히노에, 미스즈, 중급한테 도움을 받았다. 나츠메가 잠을 자면 그 집에 가 있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요괴가 하는 놀이는 며칠 동안 이어지는 거였다. 놀이에서 빠지려면 나츠메가 처음 만난 요괴(유즈루)를 찾아야 했다. 나츠메는 술래가 되어서 유즈루를 찾아서 자신이 숨바꼭질에서 빠지는 걸 허락해달라고 했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고 그렇게 해결됐다. 야옹 선생은 나중에 집에 돌아왔다. 나츠메는 잠깐 야옹 선생 닮은 돌이 야옹 선생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사실은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다음에는 사람들은 배우로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 모르게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는 나토리 슈이치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야기가 나왔다. 고등학생인 나토리를 보니 나토리를 만났을 때 나츠메가 생각났다. 나토리가 그때 나츠메와 비슷해 보였다. 아주 똑같지 않지만. 나토리 집안은 본래 요괴를 쫓는 일을 했다. 그런데 요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태어나지 않아서 그 일을 그만두었다. 그만둔 건 그렇다 치고 요괴가 복수하러 올까봐 무서워했다. 요괴를 볼 수 있는 나토리가 태어난 것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나토리 때문에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하기도.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나토리는 친구가 없었다.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는 사람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토리는 그곳에 찾아간다. 나토리는 자기와 같은 사람과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거다. 이건 나츠메도 비슷했다. 나츠메는 야옹 선생을 먼저 만나서 요괴를 좀더 알게 되었다. 나토리가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마토바 세이지다. 마토바 집안은 요괴를 물리치는 집안에서 첫번째였다. 마토바는 요력도 셌다. 나토리는 그럭저럭이었다, 보통인가. 나토리는 마토바와 있는 게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함께 큰 요괴를 잡았다. 이렇게밖에 말을 못하다니. 마토바는 힘을 길러서 요괴를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토리는 모임에서 만난 다쿠마 말을 듣고, 자신도 누군가를 위해서 요괴를 물리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토리가 만난 건 마토바만이 아니었다. 좀더 쉽게 생각하면 마토바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요괴를 잡아서 없애려 하고, 나토리는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주기 위해 요괴를 물리치려고 하는 거다. 나츠메는 사람도 요괴도 같다고 생각하고 둘 다 똑같이 대한다. 나츠메는 마토바하고도 나토리하고도 같지 않다. 마토바는 나츠메를 만나도 그대로지만, 나토리는 조금 달라졌다. 그것보다는 나츠메는 나츠메로 있어도 된다고 했구나. 고등학생 때 나토리는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다보면 무언가를 만나고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나츠메가 아닐까.

 

어쩐지 이번에는 나츠메를 조금밖에 못 본 것 같다. 나토리 이야기가 있어서구나. 지금까지 요괴와 사람이 만난 이야기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헤어졌다. 사람이 죽거나, 요괴를 볼 수 없게 돼서. 요괴가 힘이 다한 적도 있다. 이번에는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 이런 이야기가 한번 나와서 좋구나. 그 둘도 언젠가 헤어지는 때가 찾아오겠지만 지금이 중요하다. 나츠메는 그때 우는 건 누굴까 했다. 남는 쪽이겠지. 아니, 꼭 운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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