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레벨업 12 - 만화
장성락(REDICE STUDIO) 지음, 추공 원작, 현군 각색 / 디앤씨웹툰비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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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싸우는 걸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겠다. 서울 하늘에 커다란 게이트가 나타나고 전국 헌터가 서울로 모였나 보다. 성진우는 혹한의 군주와 송곳니 군주 그리고 역병의 군주와 싸웠다. 그 싸움에 끼어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끼어들면 성진우한테 방해가 되겠지. 성진우와 그림자 군단이 함께 싸운다 해도 그건 쉬운 게 아니기는 했다. 군주가 셋이나 되니 말이다. 군주는 그림자 군단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베르보다 위인 것 같기도 하다.


 지난번에 토마스 안드레가 성진우한테 카미쉬의 단검 준 거 다행이구나. 이번엔 <나 혼자만 레벨업> 12권이다. 지난 11권에 이어 성진우는 군주 셋과 싸운다. 군주 셋이 모여서 온 건 성진우가 사람이어서였다. 그림자 군주가 몸을 차지하지 않은. 그림자 군주가 나타나면 싸우기 힘들 것 같아서. 같은 군주인데 그러다니. 그림자 군주가 군주 편에서 싸우지 않으리라 생각해서구나. 그건 맞는 말이기는 하다. 그림자 군주는 어딘가 한쪽 편으로 싸우는 게 지친 거 아닐까. 어느 쪽이든 배신당할 수 있으니 말이다. 덧없어서. 별 생각을 다했다. 그것보다 성진우와 같은 마음이어서인 듯하다. 사람으로 소중한 사람을 지키려는.


 성진우는 역병의 군주를 먼저 쓰러뜨린다. 혹한의 군주와 송곳니 군주가 둘이 성진우와 싸워서 성진우는 죽고 만다. 플레이어로 죽었다고 해야 할까. 성진우한테는 심장이 하나 더 있었다. 그건 검은 심장이다. 죽임 당한 성진우가 깨어난 곳은 병원이었다. 그곳은 예전에 이중 던전에서 살아 남고 갔던 곳이다. 다른 사람은 시간이 돌아간 걸 몰랐는데, 성진우는 알았다. 그거 보면서 지금까지 했던 거 되풀이해야 하나 했는데 그러지는 않았다. 성진우는 거기가 현실이 아니다는 걸 알았다.


 진짜 그림자 군주가 나타나고 그림자 군주는 이야기를 해준다. 절대자가 만든 지배자와 군주를. 그때는 지배자가 아니었던가. 광휘의 파편이었구나. 왜 이런 말도 있지 않나. 우리 삶은 누군가 쓴 시나리오 대로 흘러간다고. 절대자는 광휘의 파편과 군주가 반대 쪽에 서서 싸우게 하고 그저 그 싸움을 즐겨 보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반기 들고 싶기도 하겠지. 자꾸 싸움이 일어나고 죽는다면. 그림자 군주가 된 가장 찬란한 빛의 파편은 절대자를 구하려고 했다. 그런 사람 하나 있을 수도 있겠지. 사람은 아니지만. 혼자 다른 광휘의 파편과 싸우는 건 쉽지 않았다. 가장 찬란한 빛의 파편은 절대자가 숨겨둔 힘으로 죽은 다음 그림자 군주가 된다. 그림자 군주는 지배자뿐 아니라 군주한테도 배신 당한다. 안됐구나. 그런 건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일 것 같다. 적이었다가 동료가 되는 일이 더 많던가. 이건 싸우는 만화에 나오는 공식 같은 건가.


 지배자와 군주는 자기들 싸움에 지구를 끌어들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배자와 군주가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싸우려 했다면 지구는 괜찮았을 텐데. 군주가 먼저 지구에 왔던 것 같구나. 다른 것의 싸움이 없다 해도 지구에서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겠다. 이 이야기는 현실이 아니구나. 성진우는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될까. 소설 다 보고 썼는데 이런 말을 했다. 성진우가 잠시 죽었을 때 성진우 아버지가 성진우를 지켰다. 언제가 성진우 아버지가 한 ‘인류 최악의 재앙이 눈 뜬다’는 말에서 가리키는 건 그림자 군주인가 보다. 이건 지금 깨달았다. 예전엔 지구에서 싸움이 일어나려는 것을 말하는 건가 했다. 책을 보면서 성진우가 잘못된 길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이구나. 성진우는 진짜 그림자 군주가 되고 그림자 군주 아스본은 무로 돌아간다.


 서울 하늘에 생긴 게이트에서는 예전 그림자 군주가 이끌던 그림자 군단이 나타났다. 마수가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다른 나라에 생긴 게이트는 다르겠지. 세상은 멸망하는 걸지. 또 이 말을.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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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기뻐


아침에 일어나고

별 일 없는 하루를 마치는 게

쉬운 것 같아도 쉽지 않아


별 일 없는 하루를 보내

내 마음은 기뻐


너도 큰일 없이

하루를 잘 보냈으면 해

가끔 안 좋은 날이 있다 해도

그날 잘 넘어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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おおきく振りかぶって 37 (アフタヌ-ンKC)
히구치 아사 / 講談社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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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휘두르며 37, 봄이 오고 니시우라 고등학교에 신입생이 들어오고 야구부에도 1학년이 들어왔다, 그것도 열한명이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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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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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다섯번째다 하면 그렇구나 해도, 열다섯해다 하면 길게 느껴진다. 문학동네에서 주는 상 젊은작가상이 열다섯번째가 됐다. 책은 열다섯해째 나온 거구나. 내가 읽은 건 여섯번째부터로 난 열해 동안 책을 본 거다. 벌써 그렇게 되다니(열여섯번째 나왔는데). 열해 읽어도 여전히 한국 단편소설 잘 모른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오는 ‘소설 보다’를 만나서, 거기에서 젊은작가상 받은 소설이 한두편 있었다. 이번에는 모두 네편이다. 네편은 벌써 만났으니 나머지 세편만 집중해서 봐도 됐겠지만, 단편 보고 시간이 흘러서 이번에 또 만났다. 또 본다고 잘 아는 건 아니구나.


 대상을 받은 김멜라 소설 <이응이응>은 SF 같은 느낌도 든다. 이응이라는 것 때문에. 그런 기계가 실제 나오기도 할까. 이응은 성욕을 채우는 기계다. 이런 게 공공시설뿐 아니라 여기저기에 설치됐다. 김멜라 소설은 단편만 여러 편 만났다. 앞에 만난 건 그럭저럭 읽었는데, 이번에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은 <이응이응>은 잘 모르겠구나. ‘나’가 이제는 세상에 없는 할머니와 개 보리차차를 그리워한다는 건 조금 알겠다. 겨우 그 정도일 뿐이다. 내가 잘 모르는 거고 김멜라 소설 ‘이응이응’은 예전에 만난 소설과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세상에는 없는 기계가 나온다는 것만 빼고. 먼 앞날엔 몸이 아닌 기계나 약으로 성욕을 해결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거 영화에 나온 것 같기도 한데. 그 영화 원작은 소설이었을지도.


 공현진 소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김기태 소설 <보편 교양>, 김지연 소설 <반려빚> 그리고 성해나 소설 <혼모노>는 ‘소설 보다’에서 먼저 만났다.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에는 여전히 착한 사람 곽주호와 문희주가 나왔다. 문희주는 지구를 생각하고 하루에 하나씩 물건을 버리고 덜 사려 했는데, 늘 그러지는 못했다. 교사였을 때 뭔가 일이 있었던 것 같다. 곽주호는 일하던 회사에서 사고로 사람이 죽었는데도 공장이 돌아가는 걸 이상하게 여겼다. 다른 사람은 쉬지 않고 일했다. 사람이 죽었다 해도. 주호는 그러지 못했다. 그런 게 괜찮을까 하다가 주호는 잠깐 쉬라는 말을 듣는다. 이 두 사람은 바다가 높아진다는 기사를 보고 수영을 배우기로 했다. 희주뿐 아니라 주호는 수영을 못했다. 늘 뒷자리였다. 주호는 눈치가 없어서 한동안 앞자리에 있었지만. 둘은 수영을 좀 못하면 어떤가 하고 갈 수 있는 만큼만 가겠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는 거지.


 학교 다닐 때는 책을 거의 안 읽었다. 잘 몰라서. 지금 고등학교에 ‘고전 읽기’ 시간이 있다면 그걸 할 아이는 어느 정도나 될까. <보편 교양>(김기태)에서 곽은 고등학교 3학년과 ‘고전 읽기’를 하려고 했다. 곽은 그걸 시작하기 전에 기대하고 책도 사고 나름대로 공부했는데, 막상 그걸 시작하자 아이들이 그 시간에 거의 잤다. 몇 사람만 그 시간에 곽이 하는 말을 들었다. 지금 고등학교는 자신이 공부하고 싶은 거 고를까. 어느 학교나 그럴지 그런 학교가 있는 건지. 고전 읽기반에서 은재는 달랐다. 스스로 책을 읽고 글도 잘 썼다. 곽은 은재 같은 아이가 있어서 구원받았다 여겼다. 그 은재가 서울대학교에 붙었다. 학교에서 별로 관심 갖지 않았던 고전 읽기반이 다음 해에는 한반을 늘린다고 했다. 그때는 아이들이 안 자려나. 곽은 은재가 스스로 책을 보고 공부한다 여겼는데, 졸업식 날 은재한테 입시 컨설턴트 선생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거 알면 아쉬울까. 누군가한테 도움 받고 공부해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나도 모르겠다.


 다음 소설 <파주>(김남숙)는 군대에서 괴롭힘 당한 현철이 정호를 찾아와 한해 동안 그 일을 보상하라는 이야기다. 보상하는 방법은 한달에 백만원씩 한해 동안 현철한테 주는 거다. 그걸 하지 않으면 현철은 정호가 일하는 곳에 정호가 현철한테 한 일을 알리겠다고 했다. 이렇게 복수하는 방법도 있구나. 군대에서 정호는 어떻게 현철을 괴롭혔을까. 정호는 모두가 그렇게 했고 자신도 당했다 말한다. 모두가 하고 자신이 당했다고 다른 사람을 괴롭혀도 될까. 자신은 그 괴로움을 아니 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정호는 자신이 한 일은 거의 잊어버렸다. 본래 그런 거지. 괴롭힌 사람은 잊고 괴롭힘 당한 사람은 잊지 못하는 거. 정호는 한해 동안 일을 더하고 현철한테 한달에 백만원씩 보냈다. 한해가 지나자 현철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호는 현철을 잊으려고 파주에서 일산으로 이사한다. 정호 여자친구인 윤정도 함께 가고 윤정은 현철을 잊지 않았다.


 말만 들어도 무서운 느낌이 드는 건 <반려빚>(김지연)이 아닐까. 지금 그런 사람 많을까. 전세 사기도 있고. 피해를 입은 사람이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구나. 그건 마음먹고 한 건 아니었을 거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거겠지. 정현은 서일 때문에 생긴 빚을 갚는다. 서일이 정현한테 돈을 갚아서. 그건 다행이다. 소설에서는 빚을 정리하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오랜 시간을 빚 갚는 데 쓸 것 같다. 성해나 소설 <혼모노>는 잘 모르겠구나. 무당에 진짜 가짜가 있을지. 신이 내리는 거 잘 몰라서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 자신한테 찾아왔던 신이 떠나기도 할까. 무당 세계에서도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을 밀어내는 건 다른 세계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곱번째 <언캐니 밸리>(전지영)는 스릴러 미스터리와 비슷할까. 분위기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겨우 이 말밖에 못하다니. 마지막에 와서 힘이 빠져 다른 말을 못 쓰는구나. 별로 할 말이 없다. 읽어볼 만한 소설인 것 같기는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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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둔지도 모르고

가지고 있는지도 잊는다면

그건 더는 쓰지 않는 거야


막상 버리려고 하면

지금 바로 안 써도

언젠가 쓸 거야 하지

정말 쓸 날 올까


왜 버리지 못하는 거야

미련이 많아서지


버리고 시원해져 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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