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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들려주는 10가지 소리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4
캐시 캠퍼 지음, 케나드 박 그림, 홍연미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월
평점 :
겨울밤에 눈이 오고 쌓이면 아침에 차가 다니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차갑고 조용한 눈 온 겨울 아침은 기분을 좋게 해줘요.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눈이 오고 쌓이면 싫어하겠지만. 겨울엔 눈이 오는 게 좋겠지요. 찻길은 눈이 빨리 녹기도 해요. 눈을 녹이려고 염화칼슘을 찻길에 뿌려서겠습니다. 이른 아침에 다른 사람이 다니기 좋게 해주시는 분 고맙네요. 그게 해야 하는 일이어도 모두 자는 아침에 일어나고 일하러 나가기 쉽지 않겠습니다.
눈이 오면 어떤 소리가 들릴까요. 이 책 《눈이 들려주는 10가지 소리》에는 제목처럼 눈이 들려주는 소리 열가지가 담겼어요. 열가지나 되다니, 저는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못할 것 같네요. 리나는 아침에 일어나고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깨닫고 창밖을 봤어요. 창밖을 보니 세상은 흰 눈에 덮여 하얬어요. 리나는 지난밤에 눈보라 치는 걸 알기는 했습니다. 눈이 쌓였다 해도 리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를 도와 음식 만들기로 한 걸 잊지 않았어요.
리나는 눈이 온 걸 할머니한테 알려주고 싶었어요. 눈이 보이면 바로 알기는 하겠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도 눈이 온 걸 알 것 같습니다. 리나 엄마와 아빠가 리나한테 함께 갈까 하니, 리나는 혼자 가겠다고 했어요. 리나는 의젓하군요. 혼자 할머니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다니. 그만큼 할머니를 좋아하는 거겠습니다. 저는 할머니와 친하게 지내지 못해서. 친하게 지낸 친척 어른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친척도.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레고 기쁘겠습니다. 리나 마음도 그랬을 것 같아요. 할머니와 음식을 만들기로 한 것도 기대됐겠습니다. 리나는 걸으면서 눈이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요. 이웃이 눈 퍼내는 소리, 자신이 눈 밟는 소리, 어치가 나무에 쌓인 눈을 차는 소리, 자동차에 쌓인 눈을 치우는 소리, 스키 타는 소리, 눈사람 만드는 소리, 눈덩이에 맞는 소리, 벗어둔 목도리와 옷에서 눈이 녹아 떨어지는 소리. 마지막 열번째는 어떤 소리일까요. 그건 조용함이에요. 소리가 없는 것도 소리겠지요.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리나가 눈이 들려주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은 건, 할머니 눈이 잘 보이지 않아서는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할머니한테 말하려고. 할머니는 지난밤에 눈보라 치는 소리를 듣고 아침에 조용해서 눈이 온 걸 알았습니다. 리나는 할머니와 음식을 즐겁게 만들었어요. 음식 만들기도 놀이처럼 했어요. 음식을 즐겁게 만들기도 하는군요. 할머니와 함께 만들어설지도.
언젠가 눈이 오면 저도 리나처럼 눈이 들려주는 소리 잘 들어봐야겠어요. 여기 나온 것뿐 아니라 다른 소리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