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 내면의 삶을 기르는 배움에 대하여
제나 히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에트르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점  ★★★★  A-







공부 기계는 잘도 도네, 돌아가네.

공부 기계는 성적에 미쳐 돌아가네.









공부 기계의 연료는 수험서와 문제집이다. 공부 기계는 눈에 보이는 모든 문제에 매달려서 싸운다. 학교는 공부 기계를 제조하는 공장이다. 교사와 교수들은 공부 기계의 머리에 실용적인 학문과 기술 분야를 주입한다. 그래야만 사회에 쓸모 있는 공부 기계를 최대한 많이 만들 수 있다. 팔려 나간 공부 기계는 회사에 쓸모 있는 로봇(robot)이 된다. 로봇은 여전히 공부 기계다. 회사는 로봇을 믿고 강제로 공부를 시킨다.[주1] 로봇은 회사에서 인정받으려면 공부를 멈출 수 없다




공부 기계는 잘도 도네, 돌아가네.

새파란 청춘이 하얗게 녹슬 때까지

공부 기계는 끝없이 돌아가네.




공부 기계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공부를 찾아야 한다. 공부를 찾는 사람은 성적을 잘 받고 싶거나 학력을 쌓기 위해 공부하는 인간이 아니다. 우리가 찾아야 할 공부는 나 자신을 위한 공부나 자신을 위해 공부한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 내 마음을 힘껏 뻗치는 일이다.


공부를 찾는 사람은 배움에 대한 사랑이 두텁다. 그래서 호기심이 마르지 않는다. 자신이 궁금해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찾으려고 한다. 반면에 공부 기계는 배움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 명예욕이 줄어들지 않는다. 그들은 개인의 출세를 위해서 공부한다. 겉으로 보면 스스로 공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공부 기계가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은 명예욕을 동력으로 삼아 머리를 빠르게 굴리는 것이다. 공부 기계는 돈을 부르는 학문이나 관심사에 열중한다.


공부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는 요란하다. 그들은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한다. 공부 기계는 학벌과 인맥을 전시한다공부 기계들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더 이상 공부를 찾지 않는다. 공부를 찾는 일은 지루하고, 화려하지 않다. 재미없는 공부는 재물이 도망간다공부 기계에 익숙한 사람들은 경제적인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 공부를 쓸모없다고 여긴다.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 내면의 삶을 기르는 배움에 대하여오랫동안 공부 기계에 박혀버린 공부를 빼내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찾아야 할 공부의 참모습을 알려준다. 공부 기계는 지식을 집어삼켜 머리에 욱여넣는다. 지식이 급하게 삼켰으니, 소화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본인의 입맛에 안 맞는 지식, 제 눈에 초라해 보이는 쓸모없는 지식을 뱉어낸다. 하지만 공부를 찾는 사람은 차분하다. 배움에 대한 사랑은 지식을 차별하지 않는다. 배움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남들이 쓸모없다고 여기는 지식을 소중하게 대한다. 지식을 천천히 음미하고, 씹으면서 생각한다공부를 찾는 사람은 공부를 즐긴다.


저자는 공부에 달라붙은 편견과 오해들을 제거한다. 상아탑에 거주하는 공부 기계는 지식을 쌓는다. 지식으로 지어진 상아탑의 문턱은 점점 높아진다. 평범한 사람들은 상아탑에 들어올 수 없다. 상아탑에 지식인만 갇히는 것이 아니다. 상아탑은 공부도 가둔다. 공부에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공부는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공부가 전문가와 지식인들만 하는 직업상의 활동이 아니라고 말한다. 공부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 공부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공부에 갈망이 있는 사람은 상아탑이 아니더라도 마을 도서관 안에서, 독서 모임에서 공부를 찾는다공부에 대한 갈망이 큰 사람은 상아탑을 직접 부수고 들어올 수 있을 만큼 지적 역량을 향상시킨다.


우리는 공부하기 전에 내가 알아야 할 지식을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지 생각한다. 이 생각이 길어지면 공부를 찾고 싶은 갈망이 줄어든다. 공부 기계는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기 위해 지식을 축적한다. 저자는 실무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을 공부하거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공부 활동을 도구적 이용이라고 한다. 공부를 찾는 사람은 실용성을 따지지 않는다. 지식이 궁금해서 공부한다.


공부 기계는 공부하지 않는 사람공부를 못하는 사람을 배척한다. 공부하지 않는 사람과 공부 못하는 사람은 대체로 공부에 흥미를 잃은 사람들이다. 학교 공장에 일하는 공부 기계 교사와 교수는 공부 기계가 되지 못한 학생들의 근성을 지적한다. 공부 기계들이 지배한 사회는 주입식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 공장 밖에 있는 지식을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괴짜로 취급한다.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디오게네스의 등불과 같은 책이다. 거리를 떠돌면서 살았던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Diogenes of Sinope)낮에 등불을 들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등불을 밝혔다.[주2] 찬란하고 무용한 공부수많은 공부 기계가 분주히 움직이는 세상에 가려진 사람들, 공부를 찾아 나서는 평범한 사람들을 찾기 위한 등불이다.








그렇다면 공부를 찾는 사람들이 항상 들고 다니는 등불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호기심과 궁금증이다. 우리가 배운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수명이 다해서 빛나지 않는다. 영원한 진리는 없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호기심과 궁금증이 빛나는 등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등불에서 나오는 빛은 새로운 지식으로 이끌어준다. 배움을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호기심과 궁금증을 켜둔다.



공부 기계는 잘도 도네, 돌아가네.

어디선가 공부를 찾는 사람의 호기심은 밤새 빛나고.

 





     

 


    <cyrus가 만든 주석과 정오표>







[주1] 로봇의 어원인 체코어 robota강제 노역, 고된 일을 뜻한다. 참고문헌: 카렐 차페크, 유선비 옮김, R.U.R.: 로줌 유니버설 로봇(이음, 2020)



[주2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김주일 · 김인곤 · 김재홍 · 이정호 함께 옮김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1(나남출판, 2021), 509.




* 146




 

 소크라테스는 동료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개똥벌레[주3]처럼 시민들을 귀찮게 건드려서 그들이 가진 삶의 가치관에 의문을 제기하게끔 한 자신의 행동이 시민에 대한 봉사라고 주장한다.


* 원문, 89쪽

 

 Socrates claims that his relentless philosophical questioning of his fellow citizens is a civic service, as, like a gadfly, he stings and annoys them and forces them to question the values that they live by.

 


[3] 개똥벌레는 오역이다. gadfly소와 말의 등 주변에 날아다니는 등에와 쇠파리를 뜻한다.잔소리꾼을 비유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자신을 (아테네 시민들을 귀찮게 하는) 등에로 비유한 소크라테스(Socrates)의 말은 플라톤(Plato)소크라테스의 변명에 나온다.

 

 여러분이 날 죽인다면, 이런 유의 다른 사람을 쉽게 발견하지 못할 테니까요. 좀 우습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을 하자면, 그야말로, 마치 크고 혈통 좋지만 큰 덩치 때문에 꽤 굼뜨고, 어떤 등에가 있어서 일깨워 줄 필요가 있는 말()과도 같은 국가에 신이 붙여 놓은 그런 사람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30e, 78, 강철웅 옮김, 아카넷, 2020)





* 331쪽, 주







올김 옮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힐 2025-06-3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점점 등에 같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cyrus님도 등에 같은 신 분입니다. 드디어 찾게 되었네요. 나타나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
패트릭 J. 드닌 지음, 이재만 옮김 / 민들레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4점  ★★★★  A-






자유주의, 그 녀석은 이미 죽었다

지금 이 땅에 서 있는 자유주의는 살아있는 시체다



좀비(zombie)가 된 자유주의의 모습은 기괴하다. 볼품 사나운 커다란 날개가 오른쪽 어깻죽지에만 달려 있다(right wing)자유주의 좀비는 공격성이 높다. 그들은 시민들의 머리를 힘껏 물어뜯는다. 자유주의 좀비에게 물린 사람들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에 감염된다. 자유주의 좀비는 국가권력과 재벌 기업의 하수인이다그들이 주로 공격하는 대상은 권력 남용을 비판하는 민주 시민들과 노동권을 무시하는 기업에 저항하는 노동조합이다


자유주의 좀비는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를 수호하는 파수꾼이 되고 싶어 한다. 자유주의 좀비들이 선호하는 장신구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차단하는 색안경이다. 색안경을 너무 오래 착용한 좀비의 눈은 빨갛게 독이 오른 상태다. 그들의 눈에는 바른말과 정직한 생각들이 빨갛게 보인다. 색안경이 자칭 파수꾼에게 지령을 내린다. 적색으로 보이는 모든 것은 적이다. 자유주의 좀비는 빨강을 몹시 두려워한다. 그들은 빨강이 북한에서 왔다고 믿는다

 

자유주의 좀비는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자유주의 좀비는 자유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러나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자유는 튼튼하지 않다. 신자유주의에 감염된 자유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흐물흐물하다. 죽은 자의 자유에서 쿠린내가 난다. 자유를 썩게 만들어서 자유주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자유 병이다자유 병에 걸린 자유주의자는 금융 위기와 대공황을 일으킨 주범인 시장경제를 옹호한다. 시장경제에 문제가 많은데도 이 자유 병 환자들은 정신을 못 차린다. 


자유주의자의 주장에 따르면 과도한 복지 정책은 장기적인 경기 침체의 원인이다. 복지 정책에 의존하는 노동자들의 근로 의욕이 꺾이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복지병이 발생한다.[주1자유주의자들은 병든 경제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가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떠벌렸다. 그 치료제의 이름은 자유주의였다. 자유주의 치료제의 진짜 용도는 따로 있었다. 그것은 재벌 기업들의 몸집을 키워주는 영양제였다. 자유주의자들의 공세에 완전히 밀린 좌파 또는 중도 좌파 정부는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3의 길)’를 받아들인다. 자유주의자들의 완벽한 승리였다. 하지만 이미 자유주의자들은 자유 병에 걸린 상태였다.

 

누렇게 병색이 짙은 자유주의자는 여전히 자유가 최고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손에 유통 기한이 한참 지난 자유주의 치료제가 들려 있다. 아무리 먹어도 소용없다. 그들의 머릿속에 건강한 자유의 모습이 완전히 지워져 있다건강한 자유는 자기 절제와 학습을 통해 개인의 덕성(德性)을 기르고, 공공선(common good)을 따른다자유 병에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자유주의자는 자유의 진짜 의미를 모른다. 자유를 모르는 자유주의 좀비는 리버럴(liberal)’이 아니라, ‘러버럴(rubberal)’이다자유를 스스로 지워서(rubber)[주2] 없애버린 살아있는 시체다.


죽은 자유주의는 완전히 실패했다. 미국의 정치학자 패트릭 J. 드닌(Patrick J. Deneen)은 자유주의가 항상 더 나은 쪽으로 발전해도 결국 실패에 이르게 된다고 진단한다그의 저서 왜 자유주의는 실패했는가자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자유주의자들에게 보내는 사망진단서.


아주 오래전부터 자유는 건강하고 싱싱했다. 전근대의 자유는 꾸준히 공부해야만 습득할 수 있는 교양이었다. 그 시절에 자유주의자는 없었다. 자유민(自由民)’이 있었다. 자유민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인간을 뜻하는 자유인과 다른 개념이다. 자유민은 기독교 전통을 따르고, 고대(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속에 있는 지식과 문화를 존중하는 인간이다. 자유민이 습득하는 전통과 지식은 개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공동체가 존속하는 데 필요한 덕목이 되었다. 그래서 시민들은 자유민이 되기 위해서 자유 학예(liberal arts)를 배웠다. 자유 학예는 자유민이 배워야 할 학문과 예술이다이때가 자유주의의 황금기였다하지만 가장 찬란한 호시절에도 거뭇한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법. 자유 학예는 엘리트들을 위한 교육 과정이었다. 노예는 자유를 거머쥘 자격이 없었다. 자유민은 돈벌이와 단순 반복 노동을 무시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유에 대한 정의와 자유를 바라보는 시민의 시선이 달라졌다. 근대에 이르면서 본격적으로, 우리가 아는 자유주의자가 등장했다. 자유주의자는 자유민을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했다. 자유주의자는 자유민이 소중히 여긴 기독교 전통과 공동체 윤리를 거부했다. 자유주의자는 스스로 자유인이라고 선언한다.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자유로운 존재이다. 자유를 이해하기 위해 굳이 몇십 년을 소모하면서 공부해야 해? 전통과 도덕은 자유를 방해한다. 자유인은 오로지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저자는 전근대와 근대로 분류된 자유주의의 역사를 보여준다. 우리가 아는 자유와 자유주의자는 근대의 자유관을 닮았다. 방종에 가까운 자유가 득세할수록 교양에 속한 자유는 완전히 잊혔다. 자유주의의 역사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자유주의자들이 경험한 수많은 성공과 실패들의 집합체다. 자유 병에 걸린 자유주의자들은 자유주의가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이데올로기(신자유주의)로 성장하는 찬란한 여정만 본다. 지금도 여전히 자유주의자들은 화려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그들이 보고 싶은 것들은 그동안 자유주의가 걸어온 평탄한 신 자유로가 아니다. 자유주의의 자멸을 재촉하는 가시밭길이다. 반민주적 국가권력, 재벌 기업, 신자유주의를 지지하는 경제학자들의 후원을 제대로 받은 자유주의자들은 아픔을 느끼지 않으면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결국 자유주의자들은 자신들이 성공했다는 착각에 빠졌고, 자신들이 먼저 키워놓고선 오랫동안 방치한 문제점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렇게 그들은 자유 병에 걸려 좀비가 되었다.

 

문제는 자유주의자들이 지나간 가시밭길에 모든 사람이 따라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좌파들까지도! 이 길을 한 번 지나간 사람들은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 타인을 짓밟고 지나간다. 신 자유로는 경쟁심을 부추긴다이 길에 발을 내딛는 순간 무한경쟁에 몰두해야 한다신 자유로 걷기를 거부하거나 신 자유로를 빠르게 걷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쟁에 뒤처진 패배자로 취급받는다경제적 자유를 갈망하는 대학생들은 인문학으로 위장한 실용적인 학문이나 취업이 잘 되는 분야에 쫓아다닌다.


죽음에 이르는 병적인 자유주의는 재생 불가능하다. 자유 병 말기의 자유주의는 스스로 교정하는 힘이 부족하다. 저자는 자유주의를 넘어선 자유민이 되기 위한 대안으로 지역 공동체의 문화 활성화를 제안한다. 그리고 자유주의에 오랫동안 갇혀버린 자유교육을 구출하자고 호소한다. 저자가 말한 자유교육은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비결을 알려주지 않는다. 자유롭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한다.


저자는 자유주의가 전성기 시절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없어도 자유 학예는 재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가 제안하는 자유 학예는 기독교 문화 및 전통과 관련이 있다. 자유 학예가 중심이 된 자유교육의 목표는 문화를 전승하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자유 학예에 관해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때 우리가 올바로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양한 장소에 자리 잡고 있었고 대부분 (적어도 한때는) 종교계 소속이었던 각종 기관이다. 이 기관들은 대부분 해당 지역의 공동체와 모종의 연계를 맺으며 형성되었다. 대다수 기관이 추구한 자유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을 장소와 조상들로부터 완전히 해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전통을 깊게 가르치고, 그들 믿음의 원천에 대한 지식을 심화하고, 그들의 신앙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공고히 하고, 그리하여 공동체의 안녕과 연속성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이었다.


(179~180쪽)

 

 

저자의 자유교육은 보수적이다 못해 폐쇄적이다지역주의가 짙은 자유교육은 비판 의식과 개방성이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습 분위기를 조성할 수 없다. 폐쇄적인 학습 분위기 속에서 자란 사람은 생각이 경직될 수 있다. 생각이 경직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 내에 공유된 지식과 관습이 몸에 배어 있다.[주3결국 보수화된 사람은 외집단에서 형성된 지식과 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외집단을 적대하는 감정을 과격하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면 극단주의자가 된다.[주4]

 

저자는 건강한 자유관을 가르쳤던 전근대의 종교를 그리워한다하지만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사려 깊을 정도로 건강했던 자유가 시간이 지나면서 독단적인 이데올로기로 변했듯이, 종교도 이데올로기로 변한다. 이데올로기가 된 기독교는 보수 우파 정치인들의 절친이다. 여기에 신자유주의까지 가세하면 국가권력을 지탱하는 완벽한 삼위일체다. 최악의 삼위일체는 이미 실현되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낮은 계속된다.









Thanks to books




[주1]복지병1970년대 영국의 불경기 시절에 등장한 단어, 영국병이라고 한다. 나는 자유주의자들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복지병의 반대 개념과 같은 자유 병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2] ‘rubber’지우개를 뜻하는 단어다.


[3] 참고도서: 레오르 즈미그로드, 김아림 옮김 이데올로기 브레인: 우리 안의 극단주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크로스, 2025)

 

[4] 참고도서: J. M. 버거, 김태한 옮김 극단주의 (필로소픽, 20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계천은 여전히 푸르다. 한때 개천 주변 거리에 하얀색과 누런색이 제법 많았다. 애서가들은 두 개의 색이 활짝 펼쳐진 헌책방 거리를 걸었다보도블록에도 깔린 헌책방 거리의 색깔은 하천과 함께 흐르는 시간에 의해 씻겨 나갔다먼지를 털어내면서 책을 만지작거리던 애서가들의 손길도 줄어들었다현재 거리에 남아 있는 헌책방 가게는 열 개도 채 되지 않는다.


내가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처음으로 갔던 해는 2013년이다. 십 년이나 훌쩍 지났으니 그때 가본 헌책방 가게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지난주 토요일은 독서 모임 <달의 궁전> 모임 날이었다. 아침 일찍 서울에 도착한 나는 청계천을 걸으면서 헌책방 거리로 향했다청계천 헌책방 가게들은 비좁다. 가게 입구부터 시작해서 사방에 책들이 쌓여 있어서 겨우 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 내가 첫 번째로 들어간 헌책방은 <대원 서점>이다. 내가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연세가 지긋한 헌책방 주인은 매입한 책들이 담긴 쇼핑백을 옮기고 있었다. 나는 잠시 가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대원 서점>에 만난 책들은 미국의 추리 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Raymond Chandler)의 유명한 장편 소설 두 권과 고전 평론가 고미숙의 대표작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다.

















* [리커버판]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북드라망, 2023)

 

* [개정 신판-절판]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북드라망, 2013)

 

* [구판-절판]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그린비, 2003)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2003년 그린비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그해 당시에 <TV, 책을 말하다>라는 책 소개 전문 프로그램이 KBS 1TV에 방영되고 있었다. 밤 열 시에 하는 프로그램이라서 매주 챙겨 보지 않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책들을 브라운관에서 만나면 그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이 가슴에 솟아올랐다. 책을 마음껏 살 수 없는 중학생인 나는 도서관에서 가서 방송에 나온 책들을 빌려 읽었다. 생각이 어린 중학생 머리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책들은 끝까지 읽지 못했다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읽다가 중간에 포기한 책 중 하나다. 왜냐하면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하는 서양 철학들이 상당히 낯설었기 때문이다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서양 작가나 사상가들의 이름은 잊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후에 나는 그들이 쓴 책에 다시 도전했다.









 









* [절판] 샤를 보들레르, 김붕구 옮김 악의 꽃(민음사, 1974)




한밤중에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TV, 책을 말하다>을 마주친 나는 그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시인 보들레르(Baudelaire)를 알았다. 가수 조영남이 출연해서 불문학자 김붕구 선생이 번역한 보들레르 시집을 추천했다.




















* 레이먼드 챈들러, 박현주 옮김 빅 슬립(북하우스, 2004)


* [절판] 레이먼드 챈들러, 박현주 옮김 기나긴 이별(북하우스, 2006)


















* 레이먼드 챈들러, 김진준 옮김 빅 슬립(문학동네, 2020)


* 레이먼드 챈들러, 김진준 옮김 기나긴 이별(열린책들, 2020)





레이먼드 챈들러의 하드보일드(hard-boiled) 문체는 간결하고, 화자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갑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챈들러의 소설을 읽은 이후로 하드보일드 문체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 장 베르나르 푸이 · 파트릭 레날 · 프랑수아 게리프 · 알프레드 에벨 · 로베르 콩라트 함께 지음, 이규현 옮김 필립 말로(이룸, 2004)





챈들러가 만든 탐정 필립 말로(Philip Marlowe)코난 도일(Conan Doyle)이 창조한 탐정 셜록 홈스(Sherlock Holmes)보다 더 냉소적이면서 거칠거칠한 남성성을 드러낸다빅 슬립은 챈들러의 첫 번째 장편이자 말로가 처음으로 등장한 작품이다기나긴 이별은 말로 시리즈의 후기 작품이다.


















* 크리스토퍼 말로, 강석주 옮김 말로 선집: 에드워드 2/ 파리의 대학살 / 디도, 카르타고의 여왕(나남출판, 2011)

 

* 크리스토퍼 말로, 강석주 옮김 탬벌레인 대왕 / 몰타의 유대인 / 파우스투스 박사(문학과 지성사, 2002)

 

[대구 세계 문학 전문 독서 모임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첫 번째 책]

* 슈테판 츠바이크, 정상원 옮김 감정의 혼란(하영북스, 2024)

 

 


하드보일드 탐정의 이름은 영국의 극작가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에서 따왔다. 말로는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와 동시대에 활동한 극작가다지금은 영국 연극사를 대표하는 작가로 셰익스피어가 많이 언급되지만, 영국 연극이 절정을 이룬 엘리자베스 1(Elizabeth I) 시대에 가장 인기가 많은 극작가는 말로였다. 당시 셰익스피어는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신인 극작가였다. 젊은 셰익스피어는 말로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셰익스피어와 말로는 영국 연극사의 맞수로 거론되는데,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 슈테판 츠바이크(Stefan Zweig)의 중편소설 감정의 혼란이다. 소설에 나오는 늙은 교수는 셰익스피어를 찬양하고, 그를 따르는 젊은 제자는 말로를 좋아한다. 두 사람은 선호하는 극작가가 달라서 갈등을 빚는다.



















* 레이먼드 챈들러, 정윤희 옮김 살인의 예술(레인보우퍼블릭북스, 2021)

 

* [절판] 레이먼드 챈들러, 최내현 옮김 심플 아트 오브 머더(북스피어, 2011)

 

* 레이먼드 챈들러, 안현주 옮김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북스피어, 2014)




심플 아트 오브 머더》(The Simple Art of Murder)는 미국과 영국 추리 문학 작품들에 대한 챈들러의 비평이 담긴 에세이다. 그는 모든 장르의 소설은 현실을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이 글의 첫머리는 하드보일드 문학의 핵심이자 챈들러의 문학을 압축한 챈들러레스크(Chandleresque)’의 핵심이다. 챈들러는 영국의 추리 문학을 비판적으로 비평하면서 미국에 유행한 하드보일드 추리 문학의 매력을 알린다. 영국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탐정들은 지식을 동원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귀족이자 학자. 반면 하드보일드 탐정은 사건 해결보다는 사건이 발생한 세계 또는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 속 세계는 비열하고 비정하다. 하드보일드 탐정은 냉정한 현실을 묵묵히 받아들이면서 살아간다.

















레이먼드 챈들러, 승영조 옮김 레이먼드 챈들러밀고자 외 8》 (현대문학, 2016)





원래 《심플 아트 오브 머더표제작인 에세이와 총 열한 편의 단편 소설이 함께 실린 책이다(1950년 발표). 북스피어 출판사가 출간한 심플 아트 오브 머더는 에세이와 단편 소설 스패니쉬 블러드(Spanish Blood, 1935)만 수록된 책이다. 살인의 예술 에세이는 없고,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챈들러의 몇 안 되는 단편 소설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은 단편 선집 레이먼드 챈들러: 밀고자 외 8 유일하다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편지를 가려 뽑아서 다섯 개의 주제로 묶은 서한집이다이 책에 수록된 편지들은 챈들러가 지향하는 문학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글이다. 









Thanks to books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5-06-16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비교적 깨끗해 보인다. 저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는 나도 갖고 있긴한데 아직도 못 읽고 있다. ㅠ 청계천을 다녀왔구나.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청계천 헌책방 골목 한 번 안 나가봤으니 나는 별로 책을 사랑하는 영혼은 아닌 것 같아. ㅠ 그 사이 헌책방이 줄어도 너무 많이 줄었나 보다. 일본엔 진보초란 울나라로 치면 청계천 같은 곳인데 한 마을 또는 플레이스 개념으로 보존되어 있는가 봐. 서점계가 어렵긴 일본도 마찬가진가 본데 그래도 그런 자구책일 가지고 서로 상생 노력한다는 게 기득하더군. 읽을 헌책은 많고 시력은 떨어지고. 그러며 사는 거지 별수 있니? ㅋ

cyrus 2025-06-24 06:37   좋아요 1 | URL
책이 많이 있는 유명 대형서점이나 유명한 헌책방에 한 번도 안 갔어도 꾸준히 책을 읽으면서 산다면 책을 좋아하는 영혼이에요. 저는 서울에 자주 가면서 광화문 교보문고와 아크앤북 잠실 롯데월드몰에 한 번도 안 가봤어요. 그리고 지난 주에 종료된 국제도서전에도 안 갔어요.. ^^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공장주의 아들이 아닌 공산주의자가 되고 싶었다그의 아버지는 방직 공장을 운영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가업을 이어주길 바랐지만, 사회 개혁을 꿈꾼 청년 엥겔스는 독일에 유행한 급진적 사상에 관심이 있었다엥겔스는 청년 헤겔파또는 헤겔 좌파로 알려진 젊은 급진주의자들과 어울려 다녔다. 청년 헤겔파 중에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바로 마르크스(Karl Marx).


















* 피터 싱어, 노승영 옮김 마르크스(교유서가, 2019)

 

* [절판] 조너선 울프, 김경수 옮김 한 권으로 보는 마르크스(책과함께, 2005)





젊은 마르크스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헤겔(Hegel) 철학에 딱 달라붙어있다고 썼다. 헤겔 철학의 핵심 개념은 정신(Geist)’이다. 모든 존재의 정신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인식하면서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 완전한 자기 인식에 도달한 절대정신은 역사의 종착점이다헤겔주의자는 절대정신의 진보와 발전에 힘입어 만들어진 세계가 합리적이며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종교는 절대적 진리이다. 청년 헤겔파는 헤겔 철학을 뼛속 깊이 받아들이는 헤겔주의자가 아니다. 청년 헤겔파는 헤겔의 철학적 관점을 이용해 자유와 참된 자기 인식을 방해하는 종교를 비판한다


종교를 비판하는 청년 헤겔파의 무신론은 종교와 관련이 깊은 정치적 권력을 공격하는 일과 비슷하다. 보수적인 기득권 계층은 청년 헤겔파의 등장을 위협적으로 느꼈다엥겔스의 아버지는 군 복무를 마친 아들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자신의 공장으로 보냈다당시 맨체스터는 런던 다음으로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산업 도시였다엥겔스의 아버지는 아들의 정신 개조를 위해서 엥겔스를 부르주아지(bourgeoisie, 유산 계급)의 천국으로 보낼 속셈이었다엥겔스와 급진주의자들의 교류를 단절시키는 동시에 엥겔스가 공장을 경영하는 일을 배우도록 해서 부르주아지로 만들려고 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이재만 옮김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라티오, 2014)





하지만 독일 공장주의 계획은 빗나갔다오히려 엥겔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엥겔스는 죽어라 일만 하는 프롤레타리아트(proletariat, 무산 계급)의 빈곤한 삶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영국 노동계급의 상황은 엥겔스가 맨체스터와 영국 북부에 거주하는 노동자들의 실상을 상세하게 기록한 저서이다그는 노동계급을 대변하는 부르주아지였다사회주의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부르주아지 지식인들은 엥겔스의 활동을 모순에 가까운 이중성이라고 비난했다그러나 엥겔스는 지속적으로 노동자들을 만났다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엥겔스는 부르주아지 지식인들 앞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신 들려주는 확성기 역할을 했다


















카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함께 씀독일 이데올로기(두레, 2015)


카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함께 씀, 이진우 옮김 공산당 선언(책세상, 2018)

 

* [절판] 카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함께 씀, 권화현 옮김 공산당 선언(펭귄클래식코리아, 2010)

 




1840년대 초중반, 프랑스 파리에서 마르크스를 다시 만나면서 공산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쌓았다두 사람이 함께 쓴 독일 이데올로기젊은 시절에 만난 헤겔 좌파와의 결별을 알리는 동시에 역사적 유물론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책이다공산당 선언은 부르주아지 중심의 세상을 향해 던진 첫 번째 공산주의 강령이다.


엥겔스는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심각한 건강 상태를 꽤 많이 언급한다열악한 위생 상태는 하층 계급의 수명을 빼앗는 전염병을 일으킨다대부분 노동계급 가족은 너무 가난해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부실한 식사는 자녀들의 성장과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병원에 갈 수 없는 아픈 노동자들은 아주 저렴한 약에 의존하다시피 살아간다그런데 그들이 자주 복용하는 약은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킨다노동자들이 주로 찾는 약은 만병통치약으로 과장되었고돌팔이 의사들이 만든 것이다.

 

엥겔스는 노동자들의 몸과 정신을 망가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사회라고 지적한다영국 노동계급의 상황은 빈민가의 그늘에 가려진 노동자의 건강권 침해 문제를 조명한 책이다.










 










[<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 2025년 6월의 세계 문학]

* 토머스 드 퀸시, 김석희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시공사, 2010)





엥겔스는 액체로 된 아편이 주성분인 고드프리 강장제(Godfrey’s Cordial)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해로운 약이라고 말한다(영국 노동계급의 상황》, 152쪽). 당시 아편은 약국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영국 노동자들은 몸이 아픈 자녀에게 아편 팅크를 먹였다엥겔스는 노동자들이 아편을 지나치게 남용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영국 노동계급의 상황》은 1845년에 발표된 책이다. 엥겔스의 책이 나오지 않은 24년 전에 이미 가난한 노동자들의 아편 복용 실태를 영국 사회에 알린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아편 중독자 토머스 드 퀸시(Thomas De Quincey)드 퀸시는 자신이 아편에 탐닉하게 된 이유를 1821년에 쓴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에서 밝힌다드 퀸시가 태어난 곳은 맨체스터다. 그의 아버지는 면직물 수입상이었다. 그는 이 책의 서문에서 맨체스터의 면직물 노동자들의 아편 중독을 언급한다.




 몇 년 전 내가 맨체스터를 지나가다가 몇몇 면직물 업자한테 들은 바에 따르면, 직공들이 아편 복용 습관에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하면, 토요일 오후에는 모든 약종상의 계산대가 밤에 찾아올 단골손님들의 주문에 대비하여 미리 늘어놓은 1그레인, 2그레인, 3그레인의 환약으로 가득 메워질 정도라고 한다. 이런 습관을 낳은 직접적인 원인은 저임금이었다. 당시 직공들은 저임금 때문에 맥주나 위스키에 탐닉할 여유가 없었다. 임금이 올라가면 이 습관도 저절로 사라질 거로 생각하겠지만, 나는 아편이 주는 천상의 쾌락을 한 번 맛본 사람이 알코올처럼 조잡한 세속의 음료가 주는 즐거움으로 전락하리라고는 선뜻 믿을 수 없다.


(드 퀸시, 김석희 옮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중에서, 14~15쪽)



드 퀸시는 노동자들이 아편에 빠지는 원인을 저임금이라고 주장한다. 쉬지도 않고 온종일 일한 노동자들은 피로를 풀기 위해 술집을 찾았다. 그러나 술을 살 돈이 없는 가난한 노동자들은 약국으로 향했다. 약국에 가면 적지 않은 돈으로 아편을 많이 구매할 수 있었다당시 영국 노동자들은 아편을 몸에 좋은 약으로 믿었기에 아편이 술보다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절판] 카를 마르크스, 강유원 옮김 헤겔 법철학 비판(이론과실천, 2011)


* 미카엘 뢰비 · 엠마뉘엘 르노 · 제라르 뒤메닐 함께 씀, 배세진 옮김 마르크스주의 100단어(두번째테제, 2018)





엥겔스와 드 퀸시는 영국 사회가 방치하고 있었던 노동계급의 아편 중독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드 퀸시는 아편 중독을 비판한 의사와 지식인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드 퀸시를 비난한 지식인들은 대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 아편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편은 약국에서 퇴출당하였다약사들은 자신들의 주 수입원이었던 아편을 쫓아냈다. 약사들이 쫓아낸 아편은 만병통치약이 아닌, 우리가 아는 마약이 되었다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대중에게 일시적인 위안을 주는 종교를 비판하기 위해 환각 상태를 유발하는 아편에 비유했다. 그 유명한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문장은 마르크스가 쓴 글 헤겔 법철학 비판서문에 나온다. 이 문장은 마르크스가 처음으로 썼다고 알려졌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마르크스의 친구이자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가 이미 쓴 적이 있다(《마르크스주의 100단어》, 199쪽).

     

   



















* 트리스트럼 헌트, 이광일 옮김 엥겔스 평전: 프록코트를 입은 공산주의자(글항아리, 2010)


* [절판] 요세프 슈페크 엮음, 원승룡 엮음 근대 독일 철학(서광사, 1986)




드 퀸시가 가장 좋아했던 철학자는 칸트(Immanuel Kant). 그는 철학자들의 말을 여러 번 인용하면서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을 썼으며, 이 글에서 자신은 과거에 칸트뿐만 아니라 피히테(Fichte)셸링(Schelling)의 책들을 탐독하면서 독일 형이상학을 공부했다고 언급한다셸링은 헤겔과 친하게 지낸 헤겔주의자였으나 사상적 갈등으로 인해 헤겔 비판자가 된 독일의 철학자다헤겔을 지지한 청년 엥겔스는 셸링을 반박하기 위해 그가 강연하는 베를린 대학 강의실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드 퀸시는 대중에게 잘 팔리는 글을 주로 쓰는 매문가로 살았다. 그렇지만 철학을 혼자서 공부한 드 퀸시의 목표는 제대로 된 철학책을 쓰는 것이었다드 퀸시는 엥겔스와 같은 혁명가 기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젊은 시절에 위장병으로 고생했을 정도로 그의 몸은 허약했다. 드 퀸시는 불시에 자신을 습격하는 육체적 고통을 늘 경계하면서 살았다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야만 드 퀸시가 왜 이토록 아편과 철학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편과 철학은 육체적 고통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이자 고통을 잠시나마 막아주는 방패였다.










Thanks to books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5-06-1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가 이렇게 쓰니까 읽어보고 싶긴하다. 드 퀸시. 그의 투쟁의 과정이 긍금하네. 혹시 시간나면 읽어볼게. ㅋ

cyrus 2025-06-16 06:29   좋아요 0 | URL
글이 지루할 수 있어요. 읽다가 재미없으면 과감하게 덮으세요 ㅎㅎㅎ

yamoo 2025-06-11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아편쟁이의고백, 근대독일철학, 마르크스, 독일이데올로기...겹쳐서 반갑네요..^^

cyrus 2025-06-16 06:33   좋아요 0 | URL
사놓고 안 읽은 책들이 쌓여 있었는데, 요즘에 저에게 큰 도움을 주네요. 여러 권의 책들을 겹쳐서 읽으니까, 흥미로운 장면들이 보이면서 제가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돼요. ^^
 





전망 좋은 []

 

EP. 31









풀무질


202566일 금요일

오전 11~오후 1220분경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인문 서적 · 사회과학 도서 전문 서점<풀무질><그날이 오면>이다. <풀무질>1985년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태어났고, <그날이 오면>1988년 서울대학교 근처 신림동 고시촌에서 태어났다. 두 서점은 지식에 목마른 학생들이 찾는 오아시스였고, 민중을 억누르는 권력에 맞서 저항하는 학생들에게는 소중한 아지트였다.












풀무는 불을 피울 때 바람을 일으키는 도구다. 서점 이름이 된 풀무질은 바람을 일으켜 생긴 불로 전두환 정권에 저항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올해로 마흔 살이 된 <풀무질>2019년에 커다란 위기를 만난 적이 있었다. 1993년에 <풀무질>을 운영하기 시작한 은종복 대표가 서점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으면 서점을 닫겠다고 선언한 것이다다행히 세 명의 청년<풀무질>을 이어받으면서 다행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서점을 이어받은 청년 중 한 사람인 전범선 대표는 록밴드 양반들의 리더이며 동물권 단체 사단법인 <동물해방물결>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315일에 <풀무질><동물해방물결>이 용산에 함께 살게 되면서(한살림)’ 한층 더 젊은 서점으로 변신했다.













<동물해방물결> 회원을 <풀무질>에서는 살리미라고 부른다. ‘살리미환경 문제, 동물권과 채식주의(veganism)를 알고 싶은 사람들이다. <풀무질>에 정기적으로 살리미를 위한 공부 모임 또는 독서 모임들이 진행된다때로는 공연도 열리기도 한다








<풀무질>에 구매할 수 있는 책들 대부분은 헌책이다. 책장을 잘 살펴보면 곳곳에 꽂힌 신간 도서들을 찾을 수 있다. 책뿐만 아니라 커피와 와인, 비건(vegan)을 위한 베이글과 쿠키를 판다








<풀무질>에 처음 방문해서 구매한 책들은 세 권이다. 더 사고 싶은 책들이 있었지만, 다음으로 가야 할 서점(!)을 위해서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책을 골랐다.












 






















* 제러미 벤담, 강준호 옮김 도덕과 입법의 원칙에 대한 서론(아카넷, 2013)

 

* 존 스튜어트 밀, 박상혁 옮김 존 스튜어트 밀의 윤리학 논고(아카넷, 2020)

 

* 존 스튜어트 밀, 서병훈 옮김 존 스튜어트 밀 선집(책세상, 2020)

 

* [리커버판-절판] 존 스튜어트 밀, 서병훈 옮김 공리주의(책세상, 2018)

 

* 헨리 R. 웨스트, 김성호 옮김 밀의 <공리주의> 입문(서광사, 2015)





공리주의 하면 벤담(Jeremy Bentham)(John Stuart Mill), 이 두 철학자가 가장 많이 언급된다나는 지금까지 아주 작게 축소된 상태가 된 철학자 벤담을 알고 있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벤담의 공리주의를 상징하는 표어가 되었다. 그런데 이 표어가 어느 책에 적힌 문장인지 모르고 있었다. 도덕과 입법의 원칙에 대한 서론은 벤담 공리주의의 온전한 모습이 담긴 책이다.

 
















* 존 롤스, 황경식 옮김 정의론(이학사, 2003)

 




지난달 마지막 금요일에 한 독서 모임(<읽어서 세계 문학 속으로>)조약돌 님이 벤담의 공리주의를 언급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존 롤스(John Rawls)정의론에 인용된 벤담의 공리주의였다. 오래전에 정의론을 읽은 적이 있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도 롤스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벤담의 공리주의를 비판했던 것 같다.


밀은 벤담의 공리주의를 계승하면서도 이 철학적 방법론의 한계를 이해했고, 이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자신만의 공리주의를 발전시킨다. 밀과 벤담의 공리주의를 비교할 때 항상 언급되는 밀의 저서는 1861년에 나온 공리주의. 하지만 밀은 조숙한 10대 때부터 이미 벤담의 공리주의에 심취했다. 그는 아버지 제임스 밀(James Mill)의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으며 아버지가 친하게 지낸 학자는 벤담이었다


그러나 20대의 밀은 회의적인 시선으로 공리주의를 바라본다. 그는 모든 공리주의의 이상이 실현된다고 해도 자신은 절대로 행복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밀은 헛헛한 정신을 채우기 위해 다른 유럽 지식인들의 사상을 공부했다. 밀이 발견한 벤담의 단점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공감이 부족하다. 1838년에 쓴 벤담(Essay on Bentham, 존 스튜어트 밀의 윤리학 논고》에 수록)아버지가 만든 벤담의 공리주의적 그늘에 벗어나 벤담 철학을 본격적으로 비판한 논문이다그러므로 벤담과 밀의 공리주의를 비교하면서 이해하려면 벤담의 대표작 도덕과 입법의 원칙에 대한 서론과 밀의 논문 벤담을 겹쳐서 읽어야 한다.


















* 니콜라이 베르자예프, 이종진 옮김 도스토옙스키의 세계관(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 2016)

 

* [절판] 니콜라이 베르자예프, 주용택 옮김 도스토예프스키의 세계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문호(행복한박물관, 2011)





나에게 니콜라이 베르자예프(Nikolai Berdyaev, 베르다예프로 표기되기도 한다)가 누군지 처음으로 알려준 책은 그가 쓴 도스토옙스키의 세계관이다. 러시아의 사상가 베르자예프는 본인의 정신에 큰 영향을 준 작가도스토옙스키(Dostoevskii)를 꼽았다. ‘세계관의 의미를 한마디로 쉽게 풀이하면 사상이다. 도스토옙스키 사상의 중심에는 자유가 있다. 베르자예프는 자유를 응시하는 도스토옙스키의 눈을 자신의 종교 철학에 이식했다

















* 이디스 클라우스, 천호강 옮김 러시아 문학, 니체를 읽다: 도덕의식의 혁명에 관하여(그린비, 2022)




그는 또 서구 유럽의 철학 이론과 사상을 흡수한 러시아 지식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니체(Nietzsche)의 철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덕적 가치 및 관습에 도발하는 니체 철학에 매료된 젊은 러시아 지식인들은 구세대 지식인들의 목표였던 사회적 책무보다는 자아 발견과 자아실현에 더 관심이 많았다.

 

베르자예프의 저서들은 1980년대에 출판되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세계관1979에 이미 번역된 적이 있다(이경식 옮김, 현대사상사, 알라딘 미등록 도서). 하지만 베르자예프의 책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용히 절판되었고, 그의 철학은 독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채 잊혔다. 최근에 베르자예프의 책들이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그의 사상을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러시아 지성사》(이경식 옮김, 종로서적, 1980년)는 알라딘에 등록되지 않은 베르자예프의 책이다. 러시아 지성사원제는 러시아 공산주의의 기원이다. 어째서 원래 제목을 숨기고 다른 제목이 붙여진 것일까? 이 책이 나온 시기의 사회적 분위기를 알면 출판사의 사정을 이해할 수 있다


러시아 지성사의 초판 발행 날은 1980820이다. 쿠데타를 일으켜서 국가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 군인 전두환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날은 1980827일이다. 전두환이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기 전부터 이미 신군부의 문화공보부(문공부)는 반정부적 목소리를 내는 잡지들을 폐간시켰으며 문공부의 심의를 통과해야만 책을 출판할 수 있었. 전두환의 제5공화국은 그야말로 금서 공화국이었다. 자본주의 비판 서적, 마르크스주의, 노동 관련 서적들은 금서로 지정되었다. 러시아 공산주의의 역사에 관한 책에 붙여진 러시아 지성사는 금서 공화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든 가명이었다.



















* 전혜은 퀴어 이론 산책하기(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21)





퀴어(Queer)성 소수자를 나타내는 용어다. 장애학(Disability Studies)의 정의는 무척 다양한데, 그동안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되어 온 장애인의 차별 경험을 사회학적 관점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다. 장애학이 다루는 주제는 매우 광범위하다. 예를 들면 장애의 범주, 장애인의 자율성, 장애를 규정하는 의학의 실태, 장애인 돌봄 문제 등이 있다. 장애학이 등장하기 전에 이런 주제들은 비장애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장애인의 삶과 몸의 다양성은 결함또는 불완전성으로 치부되면서 평가 절하되었다.












전혜은 님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연구가. 2019년에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일반인을 위한 페미니즘 학습 공동체 페미 스쿨을 주최했다. 4개월로 진행되는 페미 스쿨 커리큘럼의 주제는 상호 교차성 페미니즘’,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였다. 전혜은 님은 페미 스쿨 강사로 초빙되었다당시에 전혜은 님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던 퀴어 이론들을 한 권에 담아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 책이 바로 퀴어 이론 산책하기.































* 비사이드 콜렉티브 · 전혜은 · 루인 · 도균 함께 씀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여성문화이론연구소, 2018)

 

[도란스 기획 총서 1]

* 권김현영 · 정희진 · 루인 · 류재희 · 한채윤 함께 씀 양성평등에 반대한다(교양인, 2016)

 

[도란스 기획 총서 2]

* 권김현영 · 정희진 · 루인 · 엄기호 · 한채윤 · 준우 함께 씀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교양인, 2017)

 

[도란스 기획 총서 3]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20184)]

* 권김현영 · 정희진 · 루인 · 한채윤 · <참고문헌 없음> 준비팀 함께 씀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교양인, 2018)

 

[도란스 기획 총서 4]

* 권김현영 · 정희진 · 루인 · 한채윤 함께 씀 미투의 정치학(교양인, 2019)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 관련 교재는 전혜은 님이 집필진으로 참여한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라는 책이었다이 책의 집필진 중 한 사람인 루인한국 퀴어의 역사를 모으면서 정리하는(archiving) 연구자루인은 정희진, 권김현영 등과 함께 도란스 기획 총서집필진에도 참여했다전혜은 님의 퀴어 이론 산책하기추천 글은 루인이 썼다.


















* 리아 락슈미 피엡즈나-사마라신하, 전혜은 · 제이 함께 옮김 가장 느린 정의: 돌봄과 장애정의가 만드는 세계(오월의봄, 2024)

 

[대구 페미니즘 독서 모임 <레드스타킹> 선정 도서(2020년 4~5)]

* 일라이 클레어, 전혜은 · 제이 함께 옮김 망명과 자긍심: 교차하는 퀴어 장애 정치학(현실문화, 2020)

 

* [절판] 수잔 스트라이커, 루인 · 제이 함께 옮김 트랜스젠더의 역사: 현대 미국 트랜스젠더 운동의 이론, 역사, 정치(이매진, 2016)





전혜은 님은 장애학과 퀴어에 관심이 많은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는 제이와 함께 두 권의 책을 함께 썼다. 망명과 자긍심가장 느린 정의. 루인과 제이가 함께 쓴 책은 성 소수자 운동 역사의 고전인 트랜스젠더의 역사.









   


Thanks to books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amoo 2025-06-0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플무질이 아직도 있네요. 대부분 헌책이라..그럼 헌책방이 된건가요? 베르자예프의. 러샤지성사..저도 갖고 있는 책인데 풀무질에서는 얼마에 파나요? 전 헌책방에서 오래전에 2천원 주고 샀습니다만...흙서점에서요..

cyrus 2025-06-10 06:44   좋아요 0 | URL
작년에 나온 책들도 섞여 있었어요. <러시아 지성사>처럼 너무 오래된 책들은 많이 없어요. 풀무질 책방에 있는 대부분 헌책은 1990년대에서 2010년대까지 나온 책들이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1980년대에 출간된 헌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풀무질에서 구매한 <러시아 지성사> 가격은 4천 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