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북 셰어링을 해보게 되었네요. 

평소부터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자신이 읽었던 책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했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세트 이외에는 직접 사모아 읽은 책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있고,  제가 산 책들을 남한테 쉽게 주는 것도 쉽지ㅅ가 않더군요. ^^;;  

 

그랬다가 이번에 공교롭게도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니체의 <차라투스트라>가  

두 권을 받게 되어서 나머지 한 권을 알라딘 중고샵에 파는 것보다는  

니체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있으실까해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주는 개강식에다가 다음 독서모임 도서인 <차라투스트라> 발제 준비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오스카 와일드의 <별에서 온 아이> 독서모임 후기까지,,, 

갑자기 할 일이 많아졌네요.  이렇다보니 요즘 책 읽을 시간도 빠듯한거 같습니다. -_-;; 

 

이번 주 안으로 <차라투스트라>를 독파하고 독서모임 후기까지 써야겠습니다.  

 

<차라투스트라>를 읽고 싶으신 분은 주저하지 마시고  

댓글 혹은 비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되구요,,,    

기간은 내일 3월 3일 밤 11시 59분까지 입니다.  

 

아무래도 니체라는 사람이 쓴 책 자체가 읽는게 쉽지 않은데다가  

잘 읽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서 기간은 내일까지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까지도 단 한 분도 읽고 싶으신 분이 없으면 그냥 없는걸로 하겠습니다. ^^;;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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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2011-03-0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석하고 싶은데요. 펭귄 클래식판이 궁금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저는 민음사판으로 가지고 있어서 아쉽네요.

마녀고양이 2011-03-03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나 차라투스투라 가지고 있는뎅... 아깝당.
이번 주 내로 차라투스트라를 읽고, 독서 모임하려면 빠듯하겠는데요.

누군가 필요한 분이 가져가시면 좋겠네요~

2011-03-03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03 13: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리시스 2011-03-03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차라투스트라 갖고 있어요, 시루스님 책 받으면 무지 기분 좋겠는데도, 필요한 누군가에게 가서 멋지게 읽히면 좋겠어요~^^
 

 

 

 #1  캠퍼스 풍경  

어제 2월 28일, 학교 입학식이 있었던 날이다.  

이번에 대학교를 다니게 될 11학번들에게는 대학생이 되었다는 설레는 마음이 들었겠지만 복학생인 나에게는 입학식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 과에 11학번 후배들 중에서 여자 후배가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그리고 미모가 얼마나 출중한지에 대해서 알고 싶지도 않았다.    

게다가 강의도 거의 다 야간으로 편성한 것도 있어서 굳이 우리 집에서 출발하는데 1시간 20분이나 걸리는 학교를 오전 일찍 갈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이제 학교를 다니게 되면 책 읽을 시간도 부족해지는 마당에 남아 도는 시간에나마 책을 읽고 야간 강의 시간에 맞춰 학교로 갈려고 했었다.  <차라투스트라> 모임 발제 준비를 해야되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읽으려고 했었는데 , , ,  

이번에 같이 복학하는 동기가 같이 밥 먹자고 학교로 오라는 전화가 왔다.  

집에서 학교까지 버스 타고 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차라투스트라>를 읽을 여유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독서는 다음으로 미루고 부랴부랴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다. 

  

버스 타고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경

대학교 입학식이라면 보통 오전에 끝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어제 날씨가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린 것도 있어서 아마도 입학식은 일찍 끝냈었을 것이다.  내가 캠퍼스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한산했다.  날씨가 좋은 입학식이라면 오후에도 지나가는 학생들이 넘쳤을텐데 말이다.  

나에게 연락했던 동기를 만나고나서 정말 오랜만에,, 그것도 3년 만에 학회실에 가게 되었다.   

마침 학회실에 들어갔을 때는 안에는 이번에 학회장을 맡게 된 06학번 선배 한 분과 남자 동기 여러 명이 있었다.  오랜만에 동기와 선배를 만나서 기분은 좋았지만,,,  아직은 낯설고 한편으로는 불편하기도 했다.  

같은 학번 동기라고 해도 그렇게 친하지 않는 녀석들도 있기 때문이다. 웃으면서 아는 척으로 인사하는 내 자신이 속으로 민망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1학년이었을 때인 3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회실 내부는 여전했다.  

선, 후배가 오손도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과자 봉지들과 음료수와 생수 패트 병 몇 개가 올려져 있었다. 며칠 전 과 OT 때 남은 과자와 음료수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책상 밑에는 오래전에 마시다가 버리지 못한 소주병도 놓여져 있었다.  우리 과가 워낙에 술을 좋아하다보니 학회실 내의 소주와 소주병이 있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어쨌든 3년 만에 찾아온 학회실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이런 지저분한 곳에 허투루 시간 낭비하는 것보다는 건물 밖으로 나가 찬 바람 맞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나는 동기와 함께 식당으로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우리 과 학회실이 있는 건물 맞은 편에 교내 식당이 있는데 거리도 가깝고 음식 맛도 그리 나쁘지가 않아서 항상 찾아가던 곳이었다.  식당 역시 오랜만에 와보게 되었는데 ,,,, 

3년 전보다 음식 값이 인상되었다.  그리고 식당 안에는 나름 커피 숍처럼 커피를 제공해주는 곳도 있었다.  교내 식당 안에 커피까지 제공하고 있었다니,,,   유명 브랜드 커피 숍 정도는 아니었지만 교내 식당 내에서 판매되는 커피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3년 전에는 돈까스, 된장찌개, 순대국밥, 볶음밥과 같은 일반 식당에서 볼 수 있는 서민적인(?) 메뉴가 많았었는데 요즘에는 크림 스파게티, 까르보리나 스파게티,,,(?)   정확히 음식명은 기억은 안 나지만 레스토랑에서 들어봄직한 메뉴들도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이들의 가격도 꽤 세다.   까르보리나 스파게티의 가격 같은 경우에는 8000원이었다.  

헐,,,  이렇게 비싼 교내 식당 음식은 처음 봤다( <- 복학생 티를 내고 있는 cyrus )  

이걸 8000원 내고 먹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나도 스파게티를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다.  안 그래도 학교에서 밥 한 끼 먹는데도 힘든 재정적으로 가난한 대학생들에게는 스파게티는 그림의 떡일 것이다.  

  

어쨌든 친구와 간단히 식사를 하고난 뒤에 어쩔 수 없이 다시 학회실로 들어갔다. 

역시 남자들끼리 하는 대화의 레퍼토리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

' 너 군대 어디 갔다 왔냐? ' ,  ' 이번에 새로 들어 온 11학번 후배 여학생 이쁘다. ' 는 등등,,,  그리고 자신이 어제 여자친구랑 모텔에 가서 힘 좀 쓰고 왔다고 떠벌리는 녀석까지... 

군대 갔다오면 남자들은 철이 든다고 하던데 그 말의 의미가 무색케 할 정도로 3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들은 별다를게 없었다.  이런 말들을 귀담아 듣고 호응하고 맞춰 줘야하는 내 자신의 거짓된 모습이 한심하고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뭐 나 역시 군대 갔다와도 철이 들지 않는 남자들에 속하기도 하지면서도 유흥과 연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고지식한 성격인 것도 문제지만,,,   고치기기가 여간 쉽지 않을거 같다. (-_-)a   

 

오후를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학회실에서 그렇게 보내다가 강의 시간이 다가오게 되자 슬슬 강의실로 향했다.   

그런데 개강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건물 안에는 사람 한 명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본격적인 내용 수업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배우게 될 강의 내용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는 OT식으로 할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개강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공연히 어제 하루를 시간 낭비한 셈이었다.  이럴 바에 그냥 집에서 책이나 읽을걸,,  후회가 밀려들어왔다.  

 

 

 

  #2  대학교재를 지르다   

어제 그렇게 허무한 마음을 뒤로 하기 위해서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기분이 더 꿀꿀해졌다.  이런 암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사고 싶었던 것을 사는게 상책인거 같다.  

비록 읽고 싶었던 책을 사는건 아니었지만 이왕에 앞으로 듣게 될 강의 교재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교 내에서 파는 서점에도 대학교재를 팔고 있지만 우리 집에서 먼 학교까지 찾아가서사는 것보다는 적립금을 주는 알라딘에서 바로 구매하는게 나을꺼 같았다. 

 

 

 

 

 

 

 

    

  

이번에 알라딘에서 최초로 나의 전공이 소개되는 글일 것이다.  뭐 몇 몇 분들은 댓글로 전공을 물어보신 분들이 있어서 내가 행정학 전공이라는 것을 아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사실 나는 행정학 전공이다.   

예전에 모임 자리에서 전공이 행정학이라고 하니깐 의외의 반응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었다. 대부분 나를 국문학과나 인문 계열 학과 학생인줄 알고 계셨던 것이다. 

아마도 알라딘에서 행정학 전공 관련 교재를 전면적으로 페이퍼에 공개한 사람은 내가 처음일 것이다.  대학 교재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서평을 남기지 않아서 땡스투 적립금이 적용되지 못하는 것도 있다.   이 기록이 남게 되면 분명 누군가에게 땡스투 적립금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예전에는 용돈 아끼려고 캠퍼스 근처에 있는 제본 가게에 가서 어마어마한 분량의 교재를 제본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최근에는 대학 교재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 대학 교재 제본을 불법으로 규정되었다.  하지만 이 세상은 나쁜 짓도 들통나지 않게 하는 사람이 넘쳐나는데 제본쯤이야 마음만 먹으면 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대학 교재 한 권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어떻게 보면 가난한 대학생들에게는 제본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제도가 원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행히 그동안 틈틈이 모아온 적립금 덕분에 재정적인 타격은 입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받아온 적립금은 책을 구입한 분들이 아니었으면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썩 좋지 않은 글에 땡스투 적립금이 들어오는 걸 보게 되면 얼굴도 모르는 그 분들에게 고마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니 이 교재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길이 그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장학금을 타는 것도 나에게는 중요한 목표이다.  행정학이라는 과목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암기식 시험 과목으로 치부하고 있는 요즘의 분위기 때문인지 정작 실용적인 내용은 놓치게 된다.   

그래서 어려운 공무원 시험을 통과해도 막상 공무원이 되면  머릿속에 남아야 할 대학교에서 배웠던 것 그리고 시험쳤을 때 알았던 행정학적 지식의 내용은 온데간데 없으며 정작 써먹지도 못하게 된다.  

특히 공무원 시험 과목인 <행정법>에도 나름 실생활에 유용한 내용도 있다. 법과 관련된 공부라는 자체가 좀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으로 가득하지만 법을 알아야 살아가는데 손해를 입지 않는다.  그리고 행정학은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과 같은 사회과학 분야와는 땔래야 땔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의 학문이기도 하다. 

내가 진로의 길을 공무원으로 두어야할지 여전히 고민의 현재진행형이지만 이왕에 행정학이라는 전공을 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니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배우고 싶다.   
  

  

 

  

  #3  ... 님, 고맙습니다.  

읽고 싶었던 책이 아닌 대학교재를 지른다는게 좀 우스운 일이지만 이왕에 교재랑 선크림도 구입했다.  

 

  

 

 

 

 

 이자녹스 선케어 365-A 이펙트 선크림 SPF45/PA+++   라고 하는데 평소에 비오템 옴므 선크림을 사고 싶어했는데 대학교재 두 권의 가격에 맞먹는 비싼 가격 때문에 그나마 저렴한 가격의 선크림을 선택했다. 

사실 선크림도 건성, 지성 피부에 맞는 것도 있고 자신의 피부에 맞지 않는 것을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피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구매자 40자평을 참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나의 제품에 대한 수많은 구매자평에서 과연 신뢰해도 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떤 구매자평은 써보니깐 좋다고 말하는 반면에 다른 평에는 괜히 구입했다고 후회하는 글도 있느니,,  게중에는 구매자평의 또 다른 단점은 상품의 판매 효과를 노리기 위해서 사용하지도 않았으면서도 좋은 내용의 구매자평을 다는 마케팅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이자녹스 선케어에 관한 구매자 서평을 보면서 살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마침 사막 위의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한 구매자 서평 한 줄을 발견하게 되어서 바로 구입할 수 있었다. 
 

  

  

워낙에 친숙한 분의 구매자평을 발견하게 되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안 그래도 학교 다니는 외출할 때 자주 선크림을 애용하려고 했었는데 땡스투 누르고 망설임없이 구입했다. 

굳이 닉네임을 언급을 안 해도 구매자평만 보면 누군지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순,,, 님.  땡스투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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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3-01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에서 대학 캠퍼스 분위기가 물씬 나네요.
그런데 대학내 학생식당에서 8000원짜리 스파게티를 판다니 놀랍네요..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할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아는 학생들은 학비때문에 등록과 휴학을 반복하더라구요...

학회실이나 과방...뭐 이런 곳뿐 아니라 강의실에도 얼마나 많은 과자봉지와 음료수병이 나뒹구는지...
저도 학생들에게 볼 때마다 치우라고 말은 하는데 왜 그럴까요?ㅋ

cyrus님의 전공이 행정학이라니 왠지 달리 보이는걸요?
즐거운 학교 생활 되시길 바래요~

cyrus 2011-03-02 23: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 주위에도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휴학하는 남자 동기들이
많아요.-_-;; 저도 이번 해 장학금을 받느냐 안 받느냐에 따라서
내년에 휴학이 결정될거 같아요 ^^;;

그런데 학회실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요,, 웃긴 건 선배들이
학회실을 지저분하게 만들어놓고는 괜히 후배들에게 학회실 정리하라고
시키려고 하는 것 보면,, 정말,, -_-;;



hnine 2011-03-01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학하셨군요. 개강 첫날 스케치가 예사롭지 않게 읽힙니다. 수업이 없는 개강 첫날이라...역시 개강 첫날이라도 수업을 하는 편이 나아요, 그쵸? ^^
활기 있는 대학 생활이 되시길, 아니 스스로 만들어가시길 바랄께요.

cyrus 2011-03-03 00: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알고보니 다행히 첫 날은 수업은 없었어요.
만약에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에 수업을 했었다면,,
강의 교재 준비와 과제에 관한 내용을 못 들을뻔했어요 ^^;;

stella.K 2011-03-0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누군지 알 것 같군요.
근데 선크림이 건성, 지성 나눠 있나요?
그런 거 구분 안 되있는 줄 아는데...

요즘 대학에 웬만한 커피 전문점, 음식점 다 들어가 있더군요.
등록금에 미친나라라고 하던데 그런 건 또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근데 시루스님 먹는 음식들 보니 꽤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요즘 사람 같지 않아요.ㅎㅎ
남자는 군대갔다오면 철드는 게 아니라, 장가가면 철들더군요.
애 하나쯤 나면 더 들고.ㅋ

웬지 쓰신 글이 시큰둥합니다.
그러지 마십시오. 더 살아보면 아시겠지만 학교 다닐 때가 좋다고 느낄 때가
올 거예요. 그러니까 활기차게 시작하세요.^^

cyrus 2011-03-03 00:02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몰랐었는데 군 복무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선크림이 남성용, 여성용으로 나뉘어진 것도 있는데요. ㅎㅎ

아무래도 밀가루 음식보다는 밥이 더 나은거 같아요, 물론 집밥보다는
맛을 훨씬 떨어지지만요,,^^;;

ㅎㅎ 제가 개강날에 관한 페어퍼가 너무 시니컬하게 쓴거 같네요.
평소에는 그렇지 않은데,, 다행히 친한 동기 덕분에 학교 생활
하는 재미가 있는거 같아요 ^^

stella.K 2011-03-03 11:46   좋아요 0 | URL
아, 근데요, 스킨이 더무 강렬한 것 같아요.
혹시 바꾸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흐흑~

cyrus 2011-03-03 13:11   좋아요 0 | URL
검은색 바탕이 좋은게 아니었군요. 역시 하얀 바탕이 무난한거 같습니다 ^^;;

비로그인 2011-03-01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 저도 다시 복학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이제 곧 학교는 꽃이 활짝 피겠죠 ? ㅎ

오랜만에 오니 cyrus님의 이런 재밌는 페이퍼가 있네요. 밥값, 책값 관련해 적으신 부분에서는 약간 한숨도 나오긴 했지만요. 즐거운 복학생활 되세요 ~

cyrus 2011-03-03 00:0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오래간만입니다. ^^

저희 학교 캠퍼스도 벚꽃이 만발하면 정말 이쁜데,, 그 때 꼭 사진으로
담아두겠습니다. 바람결님 응원 댓글을 보니 엔돌핀이 솟네요 ^^

blanca 2011-03-0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학번이라니, 격세지감을 느끼네요^^;; cyrus님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젊으셔서 부러운걸요. 제 대학교때 생각도 나고 재미있게 읽었어요. 스텔라님처럼 그때는 모르지만 정말 학교 다닐때가 황금기에요.(너무 고리타분한가요?)저는 cyrus님 나이 때 실용서만 잔뜩 읽었던 것 같은데 cyrus님 책얘기를 돌이켜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강 축하드려요. 봄이잖아요!

cyrus 2011-03-03 00:06   좋아요 0 | URL
07학번도 아직 젋은가요? ㅎㅎ
11학번 입장에서는 07학번도 아저씨랍니다. ㅋㅋ

아이리시스 2011-03-02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면 시루스님은 07학번이예요? 06학번이 선배니까요. 맞나요? 의도치않게 나이를 말씀해주셔야 할 타이밍이예요, 누나들이 궁금할 수도 있잖아요, 큭.

인문대는 물론이고, 사회과학대는 특히 독서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학문인데, 요즘 책읽는 학생들은 대학에 잘 없으니까요. 저는 인문대. 도서관도 사실 실용책이나 열람실로만 쓰고, 시험이나 영어공부만 하구요. 책읽는 분들 만나면 시루스님을 행정학 전공이라 믿기 그렇죠, 히히히.

개강했군요, 낼부턴 본격시작이겠군요, 그래도 마음에 들건 안들건 함께할 친구들이 있는 게 다행이예요, 특별히 혼자가 낫다고 느끼지 않으신다면요. 복학해서 겉돌다 또다시 휴학하는 선배들을 많이 봤어요, 화이팅이예요, 이왕이면 장학금까지. 근데, 행정학 너무 어렵지 않아요? 흑흑.

cyrus 2011-03-03 00:08   좋아요 0 | URL
네, 07학번이에요 ^^;; 저의 나이는 학번만 봐도 대충 알 수 있겠죠? ㅎㅎ

저도 학교 도서관에만 오면 열람실에서 공부만 해야한다는 현실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독서만큼은 절대로 손을 놓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행정학이,, 좀 어려워요,,,-_-;;

아이리시스 2011-03-03 18:2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닉쿤이랑 같은 나이란 얘기잖아요, 아하하하하하.
전공도 어려운데, 부지런하게, 아자아자!^^

cyrus 2011-03-04 00:19   좋아요 0 | URL
아니, 수많은 88년도 연예인 중에서 하필이면 잘 생긴 닉쿤입니까? ㅋㅋ
외모는 어떻게 안 되더라도 성격만큼은 올바르도록 살아야겠습니다. ^^;;

양철나무꾼 2011-03-02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정학을 전공하신다고 하셔서 생각난건데 말이죠.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직급에 따라 점심값이 다르게 책정된다네요.
예전에 태안기름유출 돼서, 어패류 먹기 캠페인 했을 때 들은 얘긴데...
35000원짜리 점심을 먹는 어느 고위 공무원이 8000원짜리 점심을 홍보용으로 먹으며 툴툴 거렸다더군요.

요즘 물가가 장난이 아니죠~
옛날엔 시골에서 대학 보내려고 소 판다고 햿잖아요.
요즘은 소 한마리 팔아선 등록금도 안될테니 말예요~ㅠ.ㅠ

cyrus 2011-03-03 00:09   좋아요 0 | URL
다행히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이번에 등록금 동결되어서 망정이지,,
앞으로 등록금 문제는 학교 내에서 계속 거론될거 같아요. -_-;;

굿바이 2011-03-02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읽으면서 예전 일들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습니다 :)
학교에서 판매하는 음식도 이제 가격이 꽤 나가는 모양이네요.
생각해보면 복학생도 똑같은 학생신분인데, 학교 다닐 때는 왠지 복학생하면 어른같아서 저도 선배들에게 현금을 갈취하고는 했답니다. 그래도 나름 규칙이 있었는데, 삥은 무조건 평화적인 방법으로 500원을 초과하지 않는다,였습니다. ㅋㅋ


cyrus 2011-03-03 00:11   좋아요 0 | URL
ㅎㅎ 맞아요, 제가 아는 몇몇 선배들도 후배들에게 밥은 사주는데
꼭 가격 한정선을 긋게 되죠. 그런데 이제는 그 선배들에게 밥 얻어먹을
시기는 지난거 같아요, 오늘도 괜히 장난으로 06선배에게 밥 사달라고
했다가 퇴짜맞았어요 ^^;;

마녀고양이 2011-03-0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 생각을 회상하게 되는 페이퍼네요.
그런데 스파게티가 8000원? 으아, 구내 식당 맞아요?

저두 심리학 교재 사는데, 땡스투 할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사이러스님 처럼 올릴까 하다가...... 귀차니즘으로 패스했답니다. 아하하.

이제 복학하셨으니, 귀여운 여학우 많이 만나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멋진 대학 생활 페이퍼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cyrus 2011-03-03 00:13   좋아요 0 | URL
그래도 대학 구내 서점보다 쪼금 가격이 싼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으려고 해요. 마고님이나 윗 분들이 말씀했던 것처럼
먼 훗날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3-0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학창시절이 좋다고 했군요.그러고 보면 나는 참 특이하고 괴팍한 것 같습니다.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으니까요.

cyrus 2011-03-04 00:16   좋아요 0 | URL
음,, 노자님 댓글 보고나니 저도 학창시절 또래들과 남달랐던거 같아요.
학창시절에는 제 또래 친구들은 스타크래프프나 리니지 같은
온라인 게임에 매달렸는데 저는 그런거에 관심도 없었고 지금까지도
온라인 게임을 제대로 즐겨보지도 않았거든요.
그리고 노는 것도 그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구요,, 술집은 그나마
많이 가보는 편인데 클럽이나 나이트 같은 소란스러운 곳도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답니다. 나쁘게 말하면 노는 방법을 모른다고 해야되나요,,? ^^;;

이런 학창시절 같은면 으레 후회하고 되돌아가고 싶다고 하는데,,
저 역시 학창시절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없답니다.
시간은 거꾸로 가게 되면 또 군대 가야 되잖습니까? -_-;;

노이에자이트 2011-03-04 16:30   좋아요 0 | URL
저는 초중고는 물론 대학생활도 다 지긋지긋합니다.
 
<반자본발전사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반자본 발전사전 - 자본주의의 세계화 흐름을 뒤집는 19가지 개념
볼프강 작스 외 지음, 이희재 옮김 / 아카이브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린 왕이 만난 두 명의 백성   

아일랜드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소설 <어린 왕>을 보게 되면 화려한 세상의 이면 뒤에 숨겨진 비참한 현실을 깨닫게 되는 어린 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가 안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권력자로 상징되는 존재가 바로  ' 왕 ' 이지만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속에 등장하고 있는 이 어린 왕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왕이라는 인식과 상반되고 있다.  

어린 왕은 이상한 꿈들을 꾸게 되는데 그 증 첫번째 꿈에서 초라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는 직공을 만나게 된다. 어린 왕은 직공에게 말을 걸게 되는데 직공은 자신이 처한 불우한 상황을 탄식조로 늘어 놓기 시작한다.  

 

" 전쟁터에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노예로 삼고, 전쟁이 없는 곳에서는 부유한 자가 가난한 자를 노예로 만들지.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하오. 부자들은 우리에게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돈을 주지. 우리는 하루 종일 그들을 위해 일하고, 그들은 금고에 금을 쌓아 올리고 있소.  [.....]  

포도를 밟아 으깨는 것은 우리인데 정작 그 즙을 포도주로 마시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고, 옥수수를 심고 거두는 것은 우리인데 정작 우리 식탁은 텅 비어 있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있다오. 사람들은 우리를 자유롭다 하지만 우리는 노예나 다름없소. " 

- 오스카 와일드 [어린 왕] 중에서, p 108, <별에서 온 아이들>, 펭귄클래식코리아 -

 

꿈 속에서 만난 직공의 말을 들은 왕은 자신이 지금까지 꿨던 꿈 속의 내용들이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사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기이한 내용의 꿈을 꾸고 나서부터 왕은 파격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자신의 몸에 두루고 있는 화려한 의상을 벗어 던지고 과거에 왕이 되기 전에 염소지기 시절에 입었던 남루한 옷을 입기 시작하였으며 자신의 머리 위에 씌어 있던 황금 왕관 대신에 들장미가지로 만든 왕관을 씌웠던 것이다. 가난한 백성들의 말 못하는 고통을 공감하기 위한 과감한 시도였다. 

이러한 왕의 파격적인 복장을 본 신하와 귀족들은 처음에는 자신이 섬기는 왕인줄 몰랐거나 혹은 일부는 왕의 행동에 대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거지나 다름없는 서민의 옷에다가 장미가지 왕관을 씌우고 있는 왕의 모습에 몇 몇 신화들은 수치감을 느끼기도 한다. 국가의 권력을 상징했던 왕이 돌연 가난한 거지 행세를 하는 모습에 못마땅한 것이다.  그러나 신화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 왕은 의상은 변했어도 자신이야말로 이 나라를 다스리는 위대한 왕이라는 위엄이 어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왕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던 수많은 군중 속의 한 남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전하, 전하께서는 가난한 자들이 부유한 자들의 호사스러움 덕에 살 수 있다는 것을 정녕 모르시옵니까?  전하의 허영 때문에 우리가 먹고 살 수 있으며, 전하의 부도덕함 때문에 우리가 빵을 얻을 수 있는 것이옵니다.  가혹한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도 힘들지만, 봉사할 주인이 없는 것은 훨씬 더 힘든 일이옵니다. " 

- 오스카 와일드 [어린 왕] 중에서, p 118,  <별에서 온 아이>, 펭귄클래식코리아 -

 

남자가 어린 왕에게 한 말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백성들에게 어린 왕이라는 존재는 강력한 힘을을 가진 권력자라는 의미를 넘어서 화려한 부(副)의 상징이다. 부유한 자들 덕분에 가난한 자신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반대로는 자신들이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이유가 ' 강한 자 ' 들의 존재 때문이라는 원망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자신들과 같은 ' 약한 자 ' 들은 그들을 위해서 죽을 때까지 노예로 살아가야 한다는 정신적 무력감을 가지고 있는 부유한 자들에 대한 모순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부유한 자를 향한 가난한 자들의 이중적인 시선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올리버 트위스트> (2005년 작)  

오스카 와일드는 어린 왕이 다스리고 있는 나라의 백성들의 모습을 통해서 영국 전역에서 불어닥쳤던 산업 혁명의 여파가 여전히 감돌고 있었던 19세기 말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다.   

기계의 등장으로 공업화 사회로 이행되면서 자본의 위력이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하였다. 자본을 어느 정도 소유하느냐에 따라서 부유한 자(부르주아)그렇지 못한 자(프롤레타리아)계급이라는 경계선으로 나눠지게 되었으며 이들 간의 대립과 격차는 날로 심해져만 갔다. 특히 프롤레타리아로 대표되는 노동자들은 궁핍한 환경 속에서 불만족스러운 처우를 받으면서까지 일을 해야만했으며 그렇게 일을 해도 빈곤의 삶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안락한 삶을 누리는 것이 가난한 서민들이 바라는 꿈이였지만 자신들 앞에서 떵떵거리며 다니는 부유한 자들의 삶을 내심 동경하고 있었다.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대중적인 인가를 한 몸에 받았던 찰스 디킨스<올리버 트위스트>에 나오는 동명 주인공처럼 서민들은 선량한 부자가 내민 도움의 손길을 은근히 바랬을지도 모른다. (가난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신데델라가 되려는 꿈은 실제 영국 사회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지기에는 힘들었지만)  그리고 와일드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군중 속의 남자처럼 부유한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을 무시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카 와일드가 빅토리아 시대 사회상에서 볼 수 있는 양면성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볼 줄 아는 남다른 혜안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독자가 느끼게 되는 더 놀라운 사실은 와일드가 바라 본 영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흔한 현상이며 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이다.   

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은 부유한 자들끼리 누리는 부당한 삶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나름 부유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명품을 고집하며 언젠가 자신도 올리버 트위스트처럼 될 수 있다는 헛된 꿈 때문에 가능성 없는 희망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부유한 상류층들이 보여주는 사회적 능력을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강대국이 되는 방법  

자본주의의 꽃이 만발했던 유럽의 산업혁명 시기에 부르주아 기득권 지배층들은 자신들의 자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산업 육성의 발전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다. 계층 간의 극심한 빈부 격차 같은 자본주의의 병폐가 드러나기 시작하자 부르주아 지배층들은 산업 발전이 가져다주는 장밋빛 희망을 내세우면서 자신들을 향한 프롤레타리아의 불만을 쉽게 잠재우려고 했다.  지금보다 더 경제가 좋아지며 빈곤층들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리고 산업 발전이야말로 곧 강대국이라는 단순화된 도식도 등장하게 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강대국으로 갈 수 있는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 제국 열강들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식민지 획득을 통해서 자원의 수탈이나 착취를 노골적으로 행하였다. 이들에게는 어떤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든지간에  ' 발전과 개발 ' 만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이었던 것이다.  나라를 지탱할 수 있는 부도 축적했겠다 식민지 개발을 통해서 얻은 부를 통해서 ' 강한 나라 ' 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불어닥친 대공황으로 인해 주춤했었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자본주의의 황금기를 누리게 되었으며 강대국으로써 보이지 않는 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덕분에 경제적인 호황을 누리는 동시에 세계 패권의 지휘봉마저 잡게 되었다.  

식민지주의가 빛바랜 1949년 1월 20일에도 미국의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이 날부터 본격적으로 발전의 시대로 들어섰음을 선포하기에 이르게 되며 그의 선포문에는 미국의 세계적 위상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자신들 스스로 강대국이 되었다는마냥 자만심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는 과학 진보와 산업 발달의 수혜가 저발전 지역의 향상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롭고 과감한 사업에 착수해야 합니다. 해외에서 이익을 수탈하는 낡은 제국주의는 우리 계획 안에서 설 자리가 없습니다. 우리가 구상하는 것은 공정한 민주적 거래에 토대를 둔 발전 사업입니다.  

- <반자본 발전사전> p 36 -

  

오늘날에는 중국의 등장으로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누리고 있지 못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세계화의 유행 속에서도 세계를 향한 미국의 패권은 여전하다.  거기에다가 중국은 세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패권을 가진 나라로 성장하게 되었고 그 뒤를 위어 인도, 일본 등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 인도, 일본 등과 같은 나라들도 세계화로 이어지는 경제 발전과 개발을 강조하고 있으며 작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인 한국도 강대국으로 가는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발전 비관론자들이 보는 ' 발전과 개발 '  

그러나 발전 비관론자들은 이러한 세계적인 추세가 더 좋은 세상으로 한 걸음 더 도약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세계의 빈곤만 더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백년동안 지속된 ' 공업 문명 = 강대국 ' 이라는 자본주의적 도식 때문에다 다원적이었던 세계의 가치관이 점점 획일화되어 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개발 도상국들은 자신의 수준에 걸맞기 않게 강대국이 만들어낸 자본주의적 도식을 억지로 도입하다보니 도리어 빈곤 문제를 가속화하게 만든 역효과만 불러 일으켰으며 개발 도상국과 선진국 간의 경제적 수준의 격차는 더 이상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 발전과 개발 ' 을 부르짖었던 강대국식 자본주의의 탄생 배경과 그 문제점을 총 19명의 발전 비관론자들이 모여 총 19개의 항목으로 분석하고 있다.  발전 비관론자들의 주장과 분석을 엮은 볼프강 작스에서부터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의 제도화를 비판했던 故 이반 일리히,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 반다나 시바까지 <반 자본 발전사전> 은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 안티(Anti) ' 발전론자들의 향연인 것이다.   

그러나 일상 속에서 발전과 개발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낱낱이 자본주의의 허물을 벗겨내고 있는 19명의 석학들의 날카로운 주장이 썩 달갑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글이 시작되기 전에 명시한 일러두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읽기 전에 일러두기를 먼저 봐야한다. 19명의 석학들이 말하고 있는 ' 개발 ' 은 긍정적 의미가 퇴색된 것이다.  자연으로 대표되는 천연자원을 이용함으로써 인간의 생활을 유용하게 만든다는 건전한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 발전 ' 이라 쓰고 ' 빈곤 ' 이라 부른다

<반 자본 발전사전>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 사전 ' 답게 적지 않은 분량이며 자본주의라는 집합의 원소들로 구성된 개념들을 반 자본주의적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발전에서부터 기술까지 총 19가지의 개념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처음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도 좋다.   

평소에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의 장면을 마주치게 되는 것처럼 <반자본 발전사전>도 평소와 다른 독서를 하게 되면 발전과 개발을 강조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의외로 발견할 수 있다.  

볼프강 작스가 쓴 [서문]은 발전 비관론자들이 말하고 있는 사상적 맥락을 간략히 이해할 수 있는 독서의 준비운동이다. 역시 볼프강 작스가 쓴 제1장 [발전] 챕터는 우리가 생활하면서 자주 사용하고 듣게 되는 단어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제일 중요한 핵심내용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1장부터 시작해서 제4장 [도움], 11장 [빈곤], 15장 [과학], 2장 [환경] 순으로 읽어나갔는데 서로 다른 주제를 다루고 있는만큼 서로 관련이 없어보이는 발전 비관론자들의 주장들이 결국에는 하나의 결론으로 도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트루먼의 1949년 선포 이후로 ' 발전 ' 이라는 기준으로 강대국, 개발 도상국으로 본격적으로 구분짓기 시작하였으며 (1장 ' 발전 ')    

미국과 같은 강대국은 개발 도상국의 발전을 위한 의도의 개발 원조라는 이름 아래에 본격적으로 자신의 권력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한다. 개발 도상국은 강대국이 만들어낸 진리를 철석같이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 도움 ' 으로 이해하게 된다. (4장 ' 도움 ' )    

그러나 강대국이 제시한 도움에 지나치게 맹신하는 개발 도상국은 자신이 처한 빈곤의 상황에 대해서 무력감 또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기 쉬우며 자신의 처한 현실을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에 대해서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부유한 나라라는 기준에 대해서 항상 강대국의 시선과 그들이 만들어낸 기준을 잣대로 바라보는 빈곤에 대환 획일화된 관점을 가지게 된다. (11장 ' 빈곤 ')     

그리고 강대국은 과학이야말로 산업 위주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더 좋은 삶을 위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바라보고 있으며 (15장 ' 과학 ' )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새로운 문제점으로 등장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과학으로 탄생된 것이 생태학이다. 생태학을 통해서 ' 지속 가능한 발전 ' 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하여 빈곤의 불평등과 극심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강조하고 있다.  (2장 ' 환경 ')  

 

이런 순서의 독서를 통해서 자본주의에서 강조하고 있는 발전의 장점은 강대국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한 용어였으며 새로운 개념들과의 결합을 통해서 새로운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는 ' 발전 ' 의 위력은 지금도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그 힘은 세계적인 빈곤 문제를 더욱 더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판 MB 정부의 자본 발전사전

 


이명박 대통령의 2011년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 (출처: 연합뉴스)
  

올해 이명박 대통령 신년사에 관련된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서 역대 대통령의 신년사를 분석하여 키워드로 분류한 것인데  지금까지 대통령들이 국민들에게 강조했던 정치적 키워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키워드 분석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말은 경제, 성장, 복지, 일자리 등이었다. 그 수많은 키워드 중에는 유독 경제, 성장이 눈에 띈다.  작년에 서울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기세등등한 것일까 ?   국운융성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자는 대통령의 당찬 포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화두는 경제 성장인 것이다.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 눈여겨 봐야할 키워드는 개발, 기업, FTA, 녹색이다. FTA는 굳이 말할 것도 없듯이 지금까지도 국정 운영에서의 뜨거운 감자로 지금도 논란의 열기가 여전하다. 그리고 개발(Development)이라는 단어는 경제 성장에서 절대로 땔래야 땔 수 없는 단어이다.   한국형 뉴딜 사업으로 표방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MB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대표적인 개발 정책이다.   

만약에 볼프강 작스, 이반 일리히 등과 같은 세계의 저명한 발전 비관론자들이 MB 신년사 키워드 그래프를 보았다면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하다.   19명의 ' 안티(Anti) ' 발전론자들이 만들어 낸 <반자본 발전사전>을 빗대어 표현하자면 MB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 그래프는 ' 자본 발전사전 ' 이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구제역보다 무시무시한 자본주의의 돌림병  

MB 정부의 신년사 키워드 그래프를 통해서 한국 역시 발전과 개발만을 강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흐름에 이미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도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 발전 ' 자본주의의 환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당시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가 앞으로 마주해야 할 현실에 대한 마하트마 간디(모한다스 간디) 의 경고는 발전 비관론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작은 섬나라 하나(잉글랜드)의 경제 제국주의가 지금 세계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인구가 3억인 나라가 하나같이 그런 경제 수탈에 나선다면 메뚜기 떼처럼 세계를 깡그리 벗겨먹을 것이다.  

- <반자본 발전사전> 개정판 서문중에서, p 21 -

간디의 경고에서 말하고 있는 주요 단어들을 살짝 바꿔서 표현하자면 미국' 발전 '자본주의가 지금 세계에 족쇄를 채우고 있으며 현재 13억이라는 육박한 인구 기록을 가진 중국까지 그런 경제의 대열에 나선다면 모든 국가들도 일제히 따라 나서게 되고 세계는 또 다른 불화와 사회적 질병들이 생겨날 것이다.  

여기서 말하고 있는 ' 사회적 질병 ' 은 단순히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빈곤 문제만이 아닌 모든 나라가 ' 발전 ' 자본주의의 환상에 집단적으로 시달리는 것이다.  '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 ' 라는 속담이 있듯이 개발 도상국이 ' 발전 ' 자본주의의 환상에 지나치게 맹신하는 나머지 빈곤과 저성장 문제는 더 심화되는 동시에 자신들이 빈곤 국가라는 불명예스러운 자죄감에 빠지기 쉽다.  그들은 그런 자괴감 속에서도 언제나 강대국이 내세우는 ' 발전 ' 이라는 명목의 원조와 도움만이 자신들의 상황을 구제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은 여전히 버리지 안않는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여러 사람들에게 잇따라 퍼지는 돌림병처럼 제2, 제3의 개발 도상국으로 전염되어 악순환이 반복, 유지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통치 하의 식민지 지배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는 뼈아픈 역사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으며 초고속 경제 성장이 준 달콤한 맛에 들인 대한민국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환상의 돌림병의 증상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자본주의의 돌림병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있으며 선진국들이 먼저 발 벗고 나서지 않는 이상 돌림병을 치유하기에는 불가능해 보인다.  그마나 돌림병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의 방법은 그동안 긍정적으로 여겨져왔던 자본주의의 또 다른 이면을 살펴보아야 하며 근본적인 이해를 통해서 강대국이 만들어낸 ' 발전 ' 에 대한 환상과 신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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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2-28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평가단 도서인가 보군요.
MB정권을 일컬어 '자본 발전 사전'이라고 칭한 것도 흥미롭구요.
안 읽어도 님의 자상한 리뷰덕에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겐 개발 뿐만이 아니라 많은 긍적적인 단어들이 반어법으로 읽히는게 문제에요~ㅠ.ㅠ

cyrus 2011-03-01 12:36   좋아요 0 | URL
저는 오히려 더 좋은 점에만 생각해서 문제인거 같습니다. ^^;;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서 좋든 싫든 간에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봐야하는데,,
저는 개발과 발전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었거든요 ^^;;
이 책을 보면서 그동안의 발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가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딧불이 2011-02-28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의 <어린왕>에 나오는 말(118쪽)은 정말 의미심장한 말이네요. 어린왕과 올리버 트위스트, 반자본 발전사전, 이명박...사이러스님 생각의 지도가 보이는듯 합니다.

cyrus 2011-03-01 12:43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개발 원조가 유일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빈곤] 챕터 내용을 읽으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어요. 강대국의 개발 원조가 오히려 빈곤문제를
부추기고 있었다는 사실이요,

꽃도둑 2011-02-28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박의 자본발전 사전은 발전과 토목을 동의어로 생각하고 있다는 게 한 눈에 보이네요.
아 여기서 녹색, 젊은이, 추진, 행복, 도움, 미래, 자유ㅡ등등
죄다 가짜 논리라는 거죠.
[반자본발전사전]은 그러한 가짜논리에 속지 않도록 개념 정의를 다른 각도에서 한 거라고 생각돼요.

구제역보다 무시무시한 자본주의 돌림병! 맞아요. 백신보다 다원주의식 치료법이 더 중요하죠. 느리게 길들이기....그리고 자본주의 힘 빼기, 발전 전문가를 불구자로 만들기 등등..

cyrus 2011-03-01 12:46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책이 선정되어서 나름 뿌듯한거 같아요,, <반자본 발전사전>도
저에게 의외로 수확(?)이었던 책이었습니다. 언제나 읽어봐도 괜찮을거
같아요 ^^;;

이런 자본주의의 환상이 한국은 이미 빠진 것이나 다름없고 또 다른
개발 도상국들에게 퍼진다는게 위험한 일이죠. 오히려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또 다른 빈곤을 더 생길꺼 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2-28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들 뭐가 문제인지 아세요?
한탕주의 이죠, 비단 금전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측면에서..
꾸준히 노력하거나 고민하거나 하나씩 해결하지 않고, 아니 아예 이런저런 사유로 시도조차 않고 무조건 한탕으로 해결나기를 바란다는거죠... 그러니 자본주의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리겠어요? 특히 무한경쟁 시장에 발을 놓은 자본주의가....

사람은 도리어 선택 조건이 없을 때, 너무 취약한 상황만 아니라면 더
행복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참 모순적이죠.....

사이러스님. 제가 제일 두려운건요, 책을 읽고 아 이제 조금 알거 같아 하는데
다른 책이나 지식에 접하고, 또다른 측면이 있구나 하면서 내내 헤매는거....
이게 평생갈까봐 무서워요. 세상이 너무 넓어요. ㅎㅎ

cyrus 2011-03-01 12: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인간은 그동안 자신이 알고 있었던 익숙한 지식이 완전히 부정되어
폐기된다면 새로운 지식에 대한 인식을 두려워하기 마련이죠.
저도 그동안 발전, 개발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읽는 내내 발전 비관론자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내심 불편하기도 했었습니다.

정말 마고님 말씀처럼 번거롭더라도 천천히,, 조금씩 사유나 고민을 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게 옳은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도
너무 넓기도 하고요 ^^

잘잘라 2011-02-2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박2일 멤버들이 복불복 게임하면서
너무나도 솔직하게, 너무나도 자주, 너무나도 큰소리로 외치는 한마디
"나만 아니면 돼!"

그리고 술자리에 가면 심심챦게 들을 수 있는 외침
"인생 한 방!"

들을 때마다 섬뜩 섬뜩해요. ㅜㅜ

cyrus 2011-03-01 12:53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정부도 약간 그런 성향이 있는거 같아요. 나만 아니면 돼!
일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각없이 그냥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들이대는거 같습니다 ^^''

herenow 2011-02-28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그럴싸하게 보이는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의 예쁘장한 단어들이
실제론 어떤 의미인지 속속들이 밝혀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었죠.
더 쉽게 읽히도록 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그러면 더 많이 읽히고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사회적 영향력이 생길텐데요.

복학생의 개학날, 어땠을까 궁금하군요. ㅎㅎ

cyrus 2011-03-01 12:55   좋아요 0 | URL
네, 몇 몇 내용은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있더라고요.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쓴 글이라서 몇 몇 독자들은 쉽게 읽혀지지 않았을거 같네요. ^^

맥거핀 2011-02-2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의 <어린 양> 읽어보고 싶네요. 이 리뷰에서 또다른 책을 배우고 갑니다.^^

cyrus 2011-03-01 12:56   좋아요 0 | URL
펭귄클래식 시리즈에서 오스카 와일드의 단편 선집인 <별에서 온 아이>에
수록된 내용입니다. 아주 좋은 이야기가 있으니 읽어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

교고쿠 2011-03-01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생각하면 군사독재 시대보다도 지금이 더 막장(!)이라 생각됩니다. 그때는 적어도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였으나, 지금은 부조리에 저항하는 모습조차 거의 볼 수가 없으니까요...

cyrus 2011-03-01 13:0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요즘은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서 이렇다 할 저항에 대한 사고와
생각이 실종된거 같아요. 아무래도 돈과 자본이 강조되는 자본주의의 단맛에 우리나라 사회가 이미 빠져버린 것이 원인인거 같습니다. 몸에
안 좋은 불량식품이면서도 불량식품 특유의 맛에 빠져드는 것처럼
자본주의를 쉽게 부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일이기도 하고요.

아이리시스 2011-03-0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는 일단 늘 멋지니까 뒤로 하고,
개강 하셨습니까? 개강하셔도 이렇게 멋진 리뷰 보여주실 겁니까?
개강계획은 뭡니까, 장학금입니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

cyrus 2011-03-01 16:02   좋아요 0 | URL
글쎄요... 책 읽고 글 쓸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몇 권씩은 꾸준히 읽으려고 해요. 그리고 아이리시스님
한 발 늦으셨네요, 아까 방금 어제 있었던 개강날에 대한 페이퍼 올렸는데,, ^^;;
 

  

 

 

 

 

 

 

 

  

 

요즘 내 마음을 심란하게 하는 두꺼운 책 두 권이 있다. 이번달 신간평가 선정도서인 <반자본 발전사전>과 작년 말에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한하운 전집>이다. 

이번 달 신간평가 선정도서는 분량면이나 내용면이나 어메이징하다.  지금도 [인문/사회] 평가단원분들은 합치면 벽돌 두 개만한 무게의 책 두 권을 마감기한 내까지 읽고 리뷰를 쓰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나 역시 압박의 고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반자본 발전사전> 리뷰만 올리면 되는데 며칠전에 서재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그만 썼던 글들이 한순간에 날라가버린 좌절감에 가까운 일을 겪어야했다.  한참 잘 쓰다가 컴퓨터가 갑자기 꺼져버린 것이다.  컴퓨터가 날려버린 잃어버린 내용들의 파편을 찾느라고 요 며칠 내 개고생이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재독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기에는 적지 않은 분량을 다시 읽기에는 시간상 너무 아깝기만 하다.   그래서 이 책만 보면 저절로 짜증이 나기도 한다.  

 

봄이 되면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기 위해서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봄 나물 무침을 먹는다. 입 안에 감도는 향긋한 봄 나물의 맛이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듯이 요즘과 같이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간결하고 감동의 여운이 감도는 시를 읽으면 감성이 자극 되어서 좋다. 

그래서 나름 시를 읽어보려고 <한하운 전집>을 골랐는데 <반 자본 발전사전>보다 분량이 더 많다.  <한하운 전집>은 무려 800페이지 정도나 된다. 이미 <리영희 평전>을 읽어서 망정이지 만약에 이 책마저 안 읽었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한하운 전집>도 읽게 되면 마음이 심란해지기도 한다. 문둥병 환자로써 살아야했던 한하운 시인의 삶은 그가 쓴 시 못지 않게 안타까우면서도 애처롭기만 하다. 특히 R양과의 러브 스토리는...   

봄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시작하는 시기이면서도 우리의 감성을 포근하게 해주는 계절이다. 행복의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봄 바람을 한하운 시인에게는 자신의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무더운 여름 햇볕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조금씩 문둥병 증상이 오고 있음을 인지한 한하운 시인은 그 이후로부터 하루하루를 절망과 비탄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특히 무서운 증상을 발견하기 전까지 짝사랑하고 있었던 R양과의 관계가 무너질까봐 두려웠다.    

그러나 한하운 시인은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무릅쓰고 R양에게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R이야말로 자신의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진 삶을 구원할 수 있는 애인이라고 고백하였고 그동안 마음 속에 억누르고 있었던 회한의 감정을 시로 읊었다. 

 

외톨리 푸른 잎 하나가
심산벽수 시냇물 흰 구름 위로 떠나갑니다.
어느 사랑의 찢어진 화전이라 할까.

천도(天桃)빛 꽃송이 하나가
검은 밤 시냇물에 별 사이로 흘러갑니다.
어느 실연의 주검이 떠나는 것이라 할까.
  

- 한하운 <낙화유수>, 시인이 중학생 때 쓴 시 -


그러나 시인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시인의 고백과 시를 묵묵히 듣고 있던 R은 오히려 그의 진심 어린 사랑을 알아주었다.   시인은 시를 통해서 자신을 ' 외톨리 푸른 잎 하나 ' 와 ' 천도빛 꽃송이 하나 ' 로 비유하여 문둥이로 살아야하는 자신의 심적 고통과 R를 향한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절실히 표현하고 있다.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저를 그렇게 생각하시면 저는 슬퍼져요.

저는 H씨는 일생의 '허즈' 로서 언약한 이상 H씨가 불운에 처했다고 버리고 가는

그런 값싼 여자가 아닙니다. "
 

(중략)
 

R은 사람의 일생이란 똑같은 과정을 가는 것이 아닌가고 - 다만 자기가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 - 또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하고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참된 행복된 삶이 아닌가고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 <한하운 전집> [나의 슬픈 반생기] p 228 -

  

이 때부터 한하운 시인과 R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으며 문둥병을 고치기 위해서 시인이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 바로 R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존재가 있었기에 한하운 시인은 수시로 자신을 덮쳐온 자살이라는 그림자를 벗어날 수 있었다.  한하운 시인에게 R양은 생(生)의 의지와 재생의 용기를 북돋아준 동시에 수많은 작품을 탄생하게 해준 뮤즈(Muse)였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두껍기만한 <한하운 전집>을 틈틈이 읽게 되면 유독 p 228를 자주 들춰 보게 된다.  자기가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R양의 말을 보면서 한 사람에 대한 지고지순한 그녀의 사랑이 한편으로는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랑의 힘을 통해서 R이 인생의 나락으로 빠져 들어가던 시인의 삶을 구원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대단하다. 

요즘 무척 바쁘다보니 시인과 R양의 러브 스토리의 피날레는 아직 보지 못했다. 아무래도 슬픈 피날레로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극이 막을 내릴 거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결말이 좋든 안 좋든 간에 한하운 시인의 글이 읽고 싶어진다.  당분간 봄 기운이 가득한 3월달에는 두꺼운 <한하운 전집>이나 끼고 살아야될거 같다.

  

  

 

 

 

 

 

 

 

 

 

 

P.S> 요즘 봄이 되어서 그런지 단테<새로운 탄생>도 읽고 싶어진다. 작년에 읽었을 때도 단테가 쓴 소네트 구절이 참 좋았는데 시간이 있으면 이번에도 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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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2-2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런 사랑이 있군요.
저도 R양인데 (아니. 이니셜은 그런데 '양'은 아니군요.ㅎㅎ)
저 같은 사람은 꿈도 못 꿀 용기와 사랑이네요.
그나저나 신간평가단 책이 그렇게 두껍고 저렇게 어려운 책이라면(!!)
신간평가단 하시는 분들은 다가오고 있는 봄도 못 즐기고 계시는거 아니예요! 책 읽느라.

cyrus 2011-02-27 18:59   좋아요 0 | URL
그래서 다음달 마지막 선정도서가 분량이 얇았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이번에도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이 될거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드네요^^;;

마녀고양이 2011-02-26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컴퓨터 날아가면 정말 화나죠, 그걸 다시 쓰려고 하면.. ㅠㅠ
그런데 신간 평가단의 책들이 장난 아니네요, 저는 평생 꿈도 안 꿀랍니다...
아냐아냐, 그러나 사이러스님과 히어나우님을 뵈면 막 욕심이.. 인문쪽으로.. ^^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네요. 나두 그런 책 하나 골라 읽을까..
갑자기 가슴이 흘러내리려는데,, 책임지세요!

cyrus 2011-02-27 19:00   좋아요 0 | URL
신청해보세요. 마고님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거 같습니다.
음,,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는 맞는데,, 엄청난 분량의 양을 감당하셔야
됩니다. ^^;;

꽃도둑 2011-02-26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다가 왜 웃음이 나는거죠? 남의 불행에 너무 행복(?)해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받은 책 두 권이 어메이징하다는 표현 재밌어요, 거기다가 800쪽에 이르는 한하운 전집까증? 벽돌 세 장이네요...ㅎㅎ

저도 시 참 좋아하는데...그 생각도 했어요. 서재를 관리할 시간이 된다면 '내 맘대로 시 읽기' 코너를 만들어야지...이긍 리뷰 쓰기도 바쁜 이 망할넘의 생활....ㅜ.ㅜ
사이러스님 덕분에 이 봄, 생의 환희를 느끼게 해 줄 시집을 찾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cyrus 2011-02-27 19:01   좋아요 0 | URL
내일이면 본격적으로 대학생의 삶을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예전처럼
책을 많이 못 읽을거 같으니 이번 기회에 시집이라도 읽어볼까 생각중이에요.
시간과 내용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니까요. ^^

양철나무꾼 2011-02-28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한번 신간평가단 신청했다가 물먹었었는데...물 먹기를 다행이다 싶네요.
진짜 어메이징하군요~^^
근데 한하운 전집은 심히 땡기네요~

cyrus 2011-03-01 12:34   좋아요 0 | URL
다음 기수 때 나무꾼님이 신청하신다면 당연히 되실거 같아요. 특히 소설, 비문야, 실용/취미 분야에 신청하시면요 ^^

2011-03-02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랑에 미치다!  이 말이야말로 언어의 중복!  사랑이란 이미 광기인 것!   

 

- 하인리히 하이네 <아타 트롤> 중에서,  

(나카노 교코 <무서운 그림 2> p 228 재인용) -

    

  

 

  단편소설 속에 볼 수 있는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       

 

 

 

 

 

 

 

 

 

오스카 와일드의 유명한 단편소설인 <행복한 왕자>는 어린이들을 위한 감동적인 동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라는 아동 독자들을 위한 이야기 모음집에서도 <행복한 왕자>를 읽었을 정도이니 어떻게 보면 작품 전개상 어린이들의 정서에 어울리는 감동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감동적인 이야기에도 오스카 와일드의 유미주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유미주의란 ' 예술을 위한 예술 ' 을 강조하며 감각과 형식, 관념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세기말에 유행되었던 예술 사조이다.   오스카 와일드가 유미주의를 주창한 대표적인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19세기 말 유행한 유미주의 열풍은 그 당시로서는 퇴폐적이다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를 받았지만 기존에 유지되고 있었던 부르주아적인 문화와 고전적 아름다움을 탈피했다는 점에서 전위적인 예술 활동을 펼쳤다.   

<행복한 왕자> 이야기에는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금과 보석을 차례로 물어다 준 제비는 결국 따뜻한 이집트로 가지 못한 채 이미 소진해버린 체력과 추위 때문에 죽음을 맞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죽기 전에 동상에게 남기는 제비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 제가 가는 곳은 이집트가 아니에요.  저는 죽음의 집으로 간답니다.  죽음은 잠의 형제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  

- 오스카 와일드 [행복한 왕자] 중에서, <별에서 온 아이> p 42 -  

  
' 죽음 ' 의 고대 그리스어 표기는 θάνατος  이다. ' 타나토스 ' 라고 부르는데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이 의인화된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용어에서 유래되어 오늘날에도 ' 죽음 ' 을 Thanatos 라고 사용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인들은 사람이 죽을 때 ‘ 수면(잠, 히프노스 Hypnos) ’ 과 함께 와서 죽은 자의 영혼을 운반해 간다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밤에 취하는 수면의 행위를 죽음과 동일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면은 곧 일시적인 죽음이며 결국 죽음은 단지 생(生)의 종말로 영원히 정지되는 것이 아닌 우리 삶에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비는 자신이 겪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 자체를 느끼지 않는다. 단지 죽음을 안락한 집이며 잠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제비가 얼어 죽은 후에 왕자는 예전의 화려했던 아름다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낡은 납덩어리로 되어버린다. 쓸모 없어진 왕자는 용광로 속으로 들어갈 처지에 놓여짐으로써 왕자 역시 ' 죽음 ' 을 맞게 된다. 도시 사람들은 낡은 동상이 아름답지가 않다고 말하면서 이제는 쓸모가 없으니 용광로에 녹이자고 제안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하느님은 왕자와 제비를 자신의 천국으로 불러들임으로써 선행을 위한 이들의 희생을 찬미하면서 극적인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된다.

" 잘 골라 왔노라.  이제 이 작은 새는 내 천국의 정원에서 영원히 노래할 것이며, 행복한 왕자는 내 황금의 도시에서 영원히 나를 찬미할 것이로다. " 

- 같은 책, p 43 - 

 

왕자와 제비는 현실 세계에서는 이미 죽은 존재이지만 하느님이 있는 천국으로 향하게 되면서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지닌 현실 세계를 초월하는 존재가 된다.   죽음이라는 이미지 자체에 드러나고  있는 공포와 상실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죽음 자체에도 아름다움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와일드가 강조한 유미주의와 연관성이 있다.  현실에서 추구하는 일반적이면서도 고전적인 기존의 아름다움이 아닌 죽음과 천국으로 대표되는 공상의 영역에서 발견한 새로운 미적 감각에 대한 와일드의 찬미를 소설 속 하느님의 대사에서 볼 수 있다. 

결국은 <행복한 왕자>는 도덕적 가치를 내세우는 사랑을 위한 자기희생 자체에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으로 상징되는 자기희생은 다른 단편소설들에서도 볼 수 있다.

<나이팅게일과 장미꽃>이라는 단편소설 속에서 나이팅게일이라는 새는 자신이 연모하는 학생을 위해서 자신의 가슴에 가시를 찌르는 희생을 선택하게 되는데 심장에 가시를 찔러대는 나이팅게일의 묘사 속에서도 사랑을 위한 희생을 강조하고 있다. 

나이팅게일은 몸을 가시에 더 깊숙이 눌렀다. 마침내 가시가 나이팅게일의 심장을 찔렀다. 나이팅게일은 온몸을 관통하는 격렬한 고통을 느꼈다.  고통이 커질수록 노랫소리도 더 커져 갔다. 사랑은 죽음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사랑은 무덤 속에서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나이팅게일과 장미꽃] 중에서, 같은 책 p 51 -  

나이팅게일이 죽어가면서 가슴 속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하얀 장미꽃을 붉은 장미꽃으로 만들어버리는데 학생은 이 붉은 장미꽃을 아름답게 여긴다.  학생은 붉은 장미꽃을 교수의 딸에게 고백하면서 바치게 되지만 되레 퇴짜를 맞게 된다. 교수의 딸은 장미꽃 한 송이보다는 오히려 보석이 낫다면서 학생을 깔보게 된다.  비정한 현실을 깨닫은 학생은 장미꽃을 내다버리고 사랑이라는 것은 쓸모 없는 헛된 것이며 오직 진리야말로 세상에서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된다.  

여기서 학생은 자신을 향한 사랑을 위한 나이팅게일의 희생의 숭고함을 알지 못하며 교수의 딸은 보석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결정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국 소설 속에서의 학생과 교수의 딸은 진리와 보석이라는 현실적인 아름다움에만 사로잡혀 있으며 유미주의자들을 비판한 보수주의자들을 상징하고 있다.  비록 결말은 현실적인 아름다움의 승리로 끝나게 된지만 이 소설을 통해 와일드는 피와 고통으로 가득한 나이팅게일의 자기희생을 한 차원 높은 사랑을 위한 숭고미로 격상시키고 있다.    

 

    

  진정한 퇴폐적 미(美)를 보여주다 

 

 

 

 

 

                

 

    

 

* 국내에 <살로메>가 온전히 소개된 책은 단 두 권뿐인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권의 책에도 오브리 비어즐리의 유명한 일러스트를 볼 수 있다. 민음사판에서는 요한을 ' 요카난 ' 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요카난은 요한의 히브리식 이름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는 관능적인 유미주의로 한층 더 강조하고 있다.  신약성서 의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언급되는 세례 요한의 처형 묘사를 오스카 와일드가 새롭게 재구성하였는데유대 왕국의 왕 헤롯의 의붓딸인 살로메는 우물에 갇힌 세례 요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데 그녀는 헤롯 왕 앞에서 아름다운 춤을 춘 대가로 요한의 머리를 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의붓딸의 완고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헤롯 왕은 세례 요한을 잡아 처형을 시켰으며 살로메는 잘려나간 세레 요한의 머리를 바라보면서 기묘한 아름다움에 홀리는듯한 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로메> 삽화 중 일부, 오브리 비어즐리 作 

<살로메> 출판 당시 비어즐리가 일러스트를 담당했는데  

와일드의 유미주의를 한층 더 돋보여 주는 동시에  

살로메 특유의 광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아!  당신은 당신에게 입 맞추지 못하게 했지.  요카난.  흠!  이제 나는 당신에게 입 맞출 거야. 잘 익은 과일을 깨물 듯이 내 이로 당신 입술을 깨물 거야. 그래, 당신에게 입을 맞출 거야. 요카난.  내가 그렇게 할 거라고 말했잖아.  그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그렇게 말했어. 아! 이제 당신에게 입을 맞출 거야.....   하지만 어째서 나를 보지 않는 거지, 요카난?   

(중략) 

나는 당신의 아름다움에 목말라 있어.  나는 당신의 몸에 굶주려 있어.  포도주도 사과도 내 욕망을 달랠 수 없어.   

(중략) 

나를 보았다면 당신은 나를 사랑했을 거야. 틀림없이 나를 사랑했을 거야. 사랑의 신비는 죽음의 신비보다 위대하지.  

 

- 오스카 와일드 [살로메] 중에서, 민음사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 > p 208~210 -

 

   

 


<살로메> 삽화 중 일부, 오브리 비어즐리 作

 

살로메는 요한에게 쉴새없이 음란적인 구애를 펼쳐보았지만 빈번이 퇴짜를 맞은 살로메는 사랑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요한의 머리을 따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그리고 요한의 머리 앞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자신의 광기 어린 사랑의 욕망을 토해내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살로메의 광적인 사랑을 수긍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긴, <살로메>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도 상연 중지까지 나올 정도로 오스카 와일드와 비어즐리가 재구성한 살로메의 모습은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으니 당연지사다.   

이런 살로메의 광기를 지켜보마자마자 두려움을 느낀 헤롯 왕은 살로메를 죽이고 만다. 헤롯 왕은 살인 앞에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살로메가 두려운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살로메는 요한을 향한 사랑에 미쳐버린 나머지 요한의 죽음 자체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잘린 머리에 키스를 퍼부으려고 하고 있으며 사랑은 죽음보다 위대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집착의 모습은 헤롯 왕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비극의 결과를 맞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살로메의 묘사를 통해서 퇴폐적인 관능미를 강조하고 있다.  오브리 비어즐리의 인상적인 일러스트까지 더해져서 ' 죽음 ' 이라는 잔혹한 행위 속에서 우러나오는 광기 어린 사랑의 기괴한 아름다움을 강조해주고 있다. 

    

   

  와일드가 바라 본 ' 사랑 '

일반적으로 사랑이란 감정은 이성 간에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의 상태에서 이루어지며 인격적인 교제, 또는 인격 이외의 가치와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이다.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면 눈에 콩깍지가 씌우기 쉽다고 말하는데 정말 사랑에 빠지게 되면 역경과 한계를 뛰어넘는 위대한 정신적인 힘이 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눈 앞에 보이는 대상을 정확하게 보지 못한다거나 혹은 왜곡, 과장하기가 쉬워진다.   

어떻게 사랑하느냐에 따라서 나이 차와 신분 차를 극복하여 결혼을 하는 연인들도 있는 반면에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상대방을 24시간 쫓아다니는 스토커가 나올 수도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들 중에서는 유독 사랑에 빠지게 되는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깊게 사랑에 빠졌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사랑에 미칠 정도로.

<행복한 왕자>에서 제비는 불행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하는 왕자의 모습에 감복한 나머지 다른 제비 무리들처럼 이집트로 건너가지 못한 채 왕자 옆에서 죽고 만다.  <나이팅게일과 장미>에서는 작은 새에 불과하는 나이팅게일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을 사랑하게 되어 자기의 가슴을 찌르는 희생을 자처한다.  <살로메>에서 세례 요한은 성서 속 위대한 성인이며 살로메는 유대 왕국의 공주이다.   

독실한 성인과 공주의 사랑이라,,, ?     

원효 대사 & 요석 공주, 온달 & 평강 공주 커플은 그렇다치더라도 세례 요한과 살로메,,,   신분 차가 많이 날 뿐더러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도 다른 애초부터 결합할 수 없는 최악의 궁합이다.  

어쨌든 이 세 작품 속에서 죽음을 맞는 인물들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푹 빠졌으며 그들의 지나친 사랑은 결국 자신마저도 죽음으로 몰아 넣고 말았다.    하지만 오스카 와일드는 자신이 창조한 인물들의 삶을 통해서 사랑을 초월하는 죽음에 대해서 찬미하고 있다. 이들이 겪는 사랑의 감정과 과정 그리고 결말이 우리에게는 기이하고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와일드는 평범하기만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사랑의 이면을 보고 있었다.  

 

   
 

오랫동안 와일드를 읽고 또 읽으며 나는 그의 신봉자들이 생각도 못한 사실을 깨달았다. 본질적이며 또한 분명한 이 사실은 바로 와일드가 언제나 옳았다는 것이다.  

- 호르헤 보르헤스 -

 
   

 

이번에 <별에서 온 아이>를 두 번째 읽는 동시에 <오스카 와일드 작품선>도 함께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오스카 와일드의 문학을 평한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호르헤 보르헤스의 말에 공감했던 것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사랑이라는 감정 뒤에 숨겨진 광기라는 이면을 수백 년 전부터 이미 주장했으며 결국은 그의 말이 옳았다는 사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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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3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3 0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3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굿바이 2011-02-23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오면 읽으려고 했던 시리즈가 오스카 와일드,입니다. 여기서 미리보니 반가워요.

cyrus 2011-02-23 19:00   좋아요 0 | URL
무슨 작품 읽으시려고 해요? 저는 아직 <도리언 그레이>는
안 읽어봤는데 단편소설집도 좋아요 ^^

stella.K 2011-02-23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로메라는 희곡이 있었군요.
근데 왠지 섬뜩합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아직 안 읽어봤는데 제가 감당할 수 있을까? 늘 주저하게 만들죠.
물론 다른 책 때문에 밀려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ㅋ
쓰신 글이 좋아 일단 별찜했네요.^^

cyrus 2011-02-23 19:01   좋아요 0 | URL
사실 살로메 일러스트가 19금이라서,,, 그나마 유명한 일러스트만
포스팅했습니다. 그래도 단편소설집을 읽어볼만해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해야되나요? 참 좋아요 ^^

꽃도둑 2011-02-2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 하면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먼저 떠오르죠... 살로메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덕분에 알게 됐네요...^^
데카당 문학의 정수! 라는 글귀에 마음이 화라락~~ 안깁니다. 양성애자인 오스카 와일드의 삶 자체도 유미주의적이지(혹은 데카당적인) 않았나 싶은데요,,, 삶과 죽음의 양날에 키스하는 와일드의 삶은 그야말로 금기를 넘어서는, 경계를 넘어서는 삶이었던 것 같아요.

cyrus 2011-02-23 19:0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와일드의 삶 자체 역시 유미주의적이었죠. 자신의 사상을
행동으로 실천했을뿐인데 당시 주류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죠.

아이리시스 2011-02-23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도둑님 댓글 보면서 생각했는데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늘 고루한 고전같이 느껴져서 주저주저했었는데
<살로메>와 단편집은 왠지 모르게 오스카 와일드에 대한 상념을 확 뒤집어주세요.
섬뜩하면서 신비로운 느낌이예요. 전에도 본 일러스트인데 무섭네요.
뜬금없지만 미술관 가고 싶어요, 루브르면 더 좋겠고, 이제 좀 알 것도 같은데 말이죠!^^

cyrus 2011-02-23 19:04   좋아요 0 | URL
네, <살로메>는 19금, 단편소설집은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동화 정도로 보시면 되요. 비어즐리와 같은 아르누보 일러스트도
참 좋은거 같아요. ^^

hnine 2011-02-2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카 와일드 희곡중의 살로메는 그 살로메군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고서 추리소설을 능가하는 오싹함을 느꼈었던 기억이 나요. 오스카 와일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면서도 이 사람은 확실히 보통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어요. 어쩌면 그 사람 자체가 평정 보다는 광기의 상태로 살았던 사람이 아닐까 하는.

cyrus 2011-02-23 19:0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hnine님 ^^

와일드의 삶 자체가 정말 wild(?)적이기도 하죠, 시대를 앞서갔을뿐인데
말이죠..^^;; 저는 아직 <도리언 그레이>를 안 읽어봤는데
읽어봐야겠습니다.

마녀고양이 2011-02-2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리뷰를 읽으니
서재 한구석에 있는 오스카 와이들의 단편선을 읽어봐야겠다는 조급증이 도지네요.
동화로 밖에 못 읽었는데, 사이러스님의 글을 읽으니
그의 글 세계 이면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치밀어오르네요.

참 좋은 리뷰예요.

cyrus 2011-02-23 19:07   좋아요 0 | URL
펭귄클래식이란 민음사에서 나온 거 두 권 다 읽으면 좋아요.
<행복한 왕자>만 같은 책에 똑같이 수록되었을뿐 와일드의 단편소설들을 읽을 수 있어요.

마녀고양이 2011-02-23 19:46   좋아요 0 | URL
제가 가진 책은
이레 출판사의 오스카 와일드 환상 동화예요... ^^
아아, 읽어봐야징.

노이에자이트 2011-02-2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일드 작품은 은근히 잔인한 장면이 많지요.심지어 동화에서도...피흘리고 뜯기고...역시 압권은 살로메! 참수한 모가지를 쟁반에 받쳐들고...으...변태 같았어요.그런데 은근히 끌리기도 하구요.

cyrus 2011-02-23 21: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비어즐리가 살로메를 실감나게 묘사했지요.
그래서 원작보다 삽화가 더 유명해진거 같아요.

blanca 2011-02-2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로메 내용을 처음 제대로 알았어요. 그저 악녀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읽어 보셨어요? 오스카 와일드는 탐미주의를 대중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교묘하게 가장 잘 알고 있는 작가가 아닌지. 잘 읽고 가요.

cyrus 2011-02-23 21:36   좋아요 0 | URL
사실 살로메를 악녀로 설정한 것은 당시 남성들의 왜곡된 시선도 작용한 것도 있었죠. 아직 <도리언 그레이>는 안 읽어봤어요. 유명한 소설인데 꼭 읽어봐야겠습니다.

2011-02-24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4 2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