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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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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하얀 바탕에 출간된 것이 이번에는 시리즈로 포함되었다.
그것도 표지도 구판과 똑같은거다.
일단 구판의 번역과 비교를 해보고 비슷하다면
헌책방에 가서 구해봐야겠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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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작품이라서 할 말 없다-_-

대신 책 표지를 보고 있으니깐 어제 무한도전에 나온
명수 옹이 생각난다. 진짜 뭉크의 그림 속 절규하는 인물과
싱크로율 100%였던게 정말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이번 회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2주 전 콘서트 몰래카메라 이후로 명수 옹 캐릭터가 점점 재밌어진다.
명수 옹~~ 다음 회에도 기대할께요ㅎㅎ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켄 키지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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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헤르만 헤세 지음, 황승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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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그 유명한 헤르만 헤세이고, 내용이 화가가 주인공이다.
표지마저도 반 고흐의 그림으로 나온걸로 보면
분명 대단한 작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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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H 홈쇼핑을 통해 내가 정말 원했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0권 세트를 질러버렸다-_-하지만 구입하고나니깐 기분은 무척 좋았다.  부모님과의 동의를 하고 구입해서 두려울 것이 없다. 어마어마한 200권과 그 책을 보호해줄 책장이 내 방 한 쪽을 차지하고 있다.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독서 인생에서 간절히 바랬던 소원의 70%는 이루어졌다. 이제 201권부터 계속 출간되는 책만 하나씩 구입만 하면 되겠지만.....  

돈은 부족한 마당에 새로운 전집 한 권씩 계속 나오면 기쁨은커녕 얼른 사야겠다는 압박감이 밀려온다. 그래도 일단은 집에 있는 것을 먼저 읽어야 하는게 순리. 먼저 출간된 전집을 꾸준히 읽어나가면서 시리즈를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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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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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간에 배운 작품이다. 작품 속의 아버지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리스본의 겨울
안토니오 무뇨쓰 몰리나 지음, 나송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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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왕
소포클레스 지음, 강대진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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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사에 출간된 그리스 비극 전집이냐 민음사 시리즈냐.
이것이 문제로다
성채 1
A. J. 크로닌 지음, 이은정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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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의 집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7
윌리엄 호프 호지슨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1001-236] 경계지의 집

 

 

 


 The House on the Borderland  

 





 

 

 

 

우리나라에 번역된 윌리엄 호프 호지슨의 <이계(異界)의 집>의 원어 제목이다.
Borderland를 영어 사전에 찾아보면
뜻이 ‘국경지, 두 가지 지질 또는 생각의 중간 상태, 영역’ 이라고 나와 있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에는 ‘경계지의 집’ 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사실 ‘경계지’ 라는 해석이 사전적으로 정확하나,
‘경계지의 집’ 이라는 책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면 독자들은  

이 책에 눈길도 주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이계’ 라는 제목으로
책 표지에 장식하고 있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기성(奇城)과 어울려진
지금의 모습이 훨씬 나아보이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다.
나는 <죽기 전 책 1001>에서 소개된 책을 꼭 읽을 것이라는 명분도 있었지만,
그 책에서 소개된 <이계의 집>의 간략 내용이 흥미로워서 읽게 되었다.
소설 속의 두 남자가 외딴 마을의 바닷가에서 폐허가 된 집을 발견하고
(책 표지에 나오는 기성을 연상하게 한다)
거기서 폐허가 된 집의 전 주인인 노인의 낡은 수기가 발견된다.
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생긴 불가사의한 현상들을 겪는 것을
수기에 기록하는데, 중요한 결말이 소개되지 않았다.
결말이 더욱 더 궁금할뿐더러
처음 접한 작가의 작품, 거기에다가 내가 좋아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라서 읽고 싶었다.  

 

 

 

 이 작품의 정체가 뭐야?

사실 읽기 전부터 이 책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여
리뷰를 참고하려고 했었는데, 딱 한 편이 있다.
그러나, 책의 평가가 그리 좋지 못하다.
그럴 만도 하겠다.
책이 출간된 연도가 1908년이며, 장르가 코스믹 호러(Cosmic Horror)이다.
즉, 직역하면 ‘우주 공포 소설’ 이다.
그리고 처음 작품의 사건 발단은 좋다. 
하지만 내용이 전개될수록
장광설을 펼치는 수기의 내용에 독자들은 꽤나 머리 아플 것이다.
반전을 기대하면서 인내심 가지고 읽은 독자들은 
시원치 않은 결말에 대해 당혹스러울 것이다.
아니,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
뒷표지에는 호러 소설의 선구자 러브크래프트가 작품에 대한 칭찬을 보고,
이 작품도 러브크래프트式 호러 소설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읽었을 것이다.
결국, 표지의 광고 한 구절 때문에 독자들은 낚였다고 해야 하나.

이 책인 코스믹 호러인만큼
노인의 눈 앞에서 펼쳐지는 세계는 시간과 공간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우주이다.
광대한 우주의 현상들이 시시각각 변하고, 태양계의 행성들은 하나씩 사라진다.
그리고 녹색의 구체(球體)가 등장하여 노인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노인은 자신이 눈 앞에서 펼쳐지는 기괴한 현상들을 수기에 기록하는데
이 책의 내용 대부분이 불가사의한 우주 현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작부터 노인은 자신 집 지하에 발견된 균열을 발견하는데
균열 내부는 나락(奈落)의 세계이다. 
억누를 수 없는 호기심으로 균열 속으로 내려가는 장면부터는 흥미진진하다.
앞을 내다볼 수 없고 어두컴컴한 광대한 나락의 세계에서
돼지 인간들의 등장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해 더욱 궁금해진다.
여기서부터 노인과 돼지 인간의 피 튀기는 혈전이 그려질 것이라고 예상하겠지만,
작가는 독자들의 기대를 뒤엎는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나락의 세계는  

불가사의한 우주 현상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늘이 보라색으로 변하다던가, 낮과 밤의 길이는 고작 1분도 안된다. 

수기는 이상한 자연 현상들을 설명하다가 중간 내용이 누락되어 끊기기도 한다. 

그러다가 노인은 자신의 방에서  시간이 수만년이나 흘러가는 것을 느끼게된다.  

옆에서 자고 있던 애완견 개는 썩어서 먼지가 되어버리고, 

방 주위에도 시간의 세월을 못이겨 회색 먼지로 뒤덮여있다. 

그래도 노인은 황당 시츄에이션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담담히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수기로 기록한다.


이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긴 ‘가넷’ 님뿐만 아니라
악령이나 악마가 등장하는 오컬트 문학 매니아들도 실망하신다면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 작품은 호러 분야 중에서 드문 ‘코스믹 호러’ 라서
책의 내용을 차지하는 불가사의한 우주 현상의 장면 기록은 지루한 감이 있다.
분명 순차적인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읽으면서 내용 구성이 어긋난 것 같은 느낌도 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읽는 것이 수월하지가 않다.
그리고 전개부터 등장하는 돼지 인간은 가면 갈수록 출연 비중이 적어진다.
읽어나갈수록 이들의 정확한 정체는 밝히지 않은 채 끝이 난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 대한 평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뒤죽박죽 세계에 대한 뒤죽박죽 표현한 거 같은 소설이었다. 
 

 

 

 읽어야 하는가, 읽지 말아야 하는가

그러면 듣도 보지 못한 작가의 난해한 내용의 작품이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죽기 전 책 1001>에는 분명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책이 소개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책들 중에는 많은 세월 속에서도 여전히 읽혀지며
읽어도 그 가치가 지금도 유효하는 불후의 명작들이다.
이들 작품의 작가는 명망이 높으며 내용의 구성과 전개는 훌륭하다.
즉, 간단히 표현하자면 ‘정상적이며 모범적인’ 책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항상 살면서 모범적인 책들만 읽던가.
마법을 부리는 소년이 나오는 판타지 소설부터 시작해서
노골적인 성 묘사를 차치하는 성애 소설까지
전 세계의 독자들은 다양한 소재와 구성의 작품들을 읽는다.
이런 작품들은 인물과 내용이 일상적이지 않으며 특이하다.
하지만 그런 작품들 속에도 우리가 ‘고전’ 이라고 불리는 것도 많다.

윌리엄 호프 호지슨의 <이계의 집>은
‘코스믹 호러’ 라는 장르를 처음 시도했기에 문학사적으로는 희귀하다. 
장르의 시작과 희귀성이라는 가치가 있기에
<죽기 전 책 1001>이 명단에 드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으며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그리고 사실상 호러 문학의 선구자는 러브크래프트 이전에
윌리엄 호프 호지슨이 있었다.
그러기에 러브크래프트에게 찬사를 받을만하다. 
 

 

 

 나락의 세계에서 종말 이후의 우주를 보다

우리나라에는 윌리엄 호프 호지슨의 번역된 작품은 단 두 작품뿐이다.
<이계의 집>과 작가를 유명하게 만든 ‘유령 사냥꾼 카낙키’ 시리즈 중의 하나인
<휘파람을 부는 방>이다. 아직 그의 작품이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에 대한 번역가의 해설도 호지슨에 대해  

관심 있을 독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작가의 생애와 그가 끼친 문학적 영향만 소개되어 있을뿐
정작 작품에 대한 해설은 없다.

노인이 본 초자연적인 우주 현상과 돼지 짐승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노인이 본 우주가 먼 훗날 핵무기로 인해 종말 되어버린 지구와 우주를  

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붕이 없는 집의 중앙부에서 피처럼 새빨간, 거대한 불길 기둥이 솟구쳤다.
 비틀린 작은 탐과 망루가 불타오르는 것이 보였지만.....
 <녹색 태양>의 광선이 집을 난타했고, 새빨간 불길과 뒤섞였다.
 마치 붉은 불과 녹색 불이 불타오르는 용광로처럼 보였다.....
 까마득하게 아래쪽에 지구가 보였고, 점점 거대화하는 불길에 휩싸인 집이 눈에
 들어왔다. 그 주위의 지면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상 여기저기에서
 무거운 노란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올라오고 있었다. 마치 불길에 휩싸인 집을  

 중심으로 지구 전체가 발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핏빛을 띤 기괴한 구름이 고공까지 올랐다. 
  

                                                                             - <이계의 집> p 183~184 - 
 

 

<녹색 태양>이 집을 파괴하는 장면은 흡사 핵무기에 투하되는 장면과 비슷하다.
태양 광선의 색깔이 다를 뿐, 핵무기가 투하되면 주위는  

온통 오렌지 빛 광선으로 뒤덮이며
반경 지점에 있는 모든 것들이 타버리게 한다.
그리고 투하된 지점에는 거대한 버섯구름이 생성된다.

결말이 다다를수록 작품에는 녹색 구체가 손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살아있는 것들을 타버리게 만든다.
고양이가 녹색 광채에게 당하는 장면은
핵폭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느닷없이 고양이가 길고 날카로운 절규를 내질렀다.....
 무엇인가 형광을 발하는 어렴풋한 것이 고양이를 에워싸고 있었고,
 내가 보는 사이에도 점점 더 커지더니, 곧 빛을 발하는 투명한 손으로 변했다.
 녹색 광채가 그 주위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
 내 눈앞에서 고양이가 연기를 내며 불타올랐다. 
 

                                                                              - <이계의 집> p 215 -   

  

 

그리고 녹색 형체에 닿아버린 노인의 애완견이 커다란 녹색 반점의 상처를 입게 되며
녹색 반점은 점점 커질수록 개는 무기력한 증상이 보인다.
그리고 녹색 광채에 오염된 개가 노인의 손을 살짝 핥게 되는데
나중에 노인의 손에도 개처럼 녹색 반점이 생기게 된다.
노인의 손에 있는 녹색 반점도 커지게 되며 노인도 정신적인 공황과 무기력감에 빠진다.
방사능에 오염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정신적인 장애를 겪는 피폭자를  

보는 거 같다. 작품 속 돼지 인간은 방사능이 만들어낸 돌연변이다.  

 


 

 

 

 

 

 

 

 

 샌디 스코글런드 作 <방사선 고양이> 

 <이계의 집> p 215의 구절을 읽으면서 딱 떠올랐던 사진 작품. 

 사진 속 노부부와 방사선에 오염되어 녹색을 띈 고양이, 

 그리고 회색으로 이루어진 밀폐되어 보이는 방은  

 <이계의 집>에서 수기 속에서 등장하는 노인과 그의 누이, 

 녹색 형체에 휩싸인 고양이, 그리고 시간이 흘러 먼지로 뒤덮인 노인의 방이 연상된다.

  

 

작가가 핵폭탄의 존재를 예언한 것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작가가 그린 나락의 세계가 핵전쟁 이후 모든 것들이 종말이 된

세계와 흡사한 점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다.

지금도 몇 몇 나라에는 나라 전체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불량 국가들은 핵무기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재료들을 은밀히 거래되고 있으며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명분으로 자신들의 국가적인 힘을 과시한다.
그리고 괜히 핵무기를 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핵무기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은 인간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는 죽음의 불모지가 되어버린다.
지구 전체를 뒤엎은 방사능은 우주 전체까지 퍼지게 되어
코스모스(Cosmos)가 파괴되어 버리고 다시 원시의 카오스(Chaos)로 되돌아간다.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자칫 핵무기를 사용하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 인간도 노인처럼 우리 눈 앞에서 있어서는   

안 될 세계가 펼쳐지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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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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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4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사춘기  
 

우리는 젊음을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라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사춘기(思春期)이다.
말 그래도 성난 바람과 무섭게 몰아치는 파도처럼 
주체할 수 없는 청년의 감정 상태를 뜻한다.
이성에 사랑에 빠지게 되면 평소보다 더 열정적이게 되며
폭풍우가 그치듯이 사랑의 열정이 식어지면 깊은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와 여러 가지 상황들에 민감하여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처럼 감정의 변화가 잦다.
사춘기가 찾아오면 청년은 쉽게 기뻐하며, 쉽게 절망한다.
사춘기는 정신적인 변화 이외에도 성인이 되는 육체적 변화도 포함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춘기는 정신적인 변화로만 보고 있다.
15~20세가 되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춘기가 항상 이 나이에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심신 발달은 계속 된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정신 발달 속도도 다르다.
사춘기는 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과도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른 나이에 겪는 사람이 있으며
성인으로써의 신체적 발달은 이루었지만 조금 늦은 나이에
정신적인 사춘기를 겪는 사람도 있다.
나이는 먹더라도 정신만은 아직 젋고, 여전히 생기(生氣)가 넘치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40년 동안 함께 결혼 생활하고 있는 부인이
여전히 사랑스러워서 젊었을 때의 그 두근거리는 마음을 느낀다는
어느 60대의 애처가의 말처럼
젊음만이 누릴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을 죽을 때까지 유지하고 지내는 것은
로맨시스트들의 소원일 것이다.

그런데 정신적인 사춘기가 늦은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다거나
또 한 번 느꼈던 사춘기가 또 다시 찾아온다면 좋은 것일까? 
 

  

 

 죽어도 못 보내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죽음을 선택한 비운의 남자,
‘베르테르’ 도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춘기의 희생자이다.
베르테르가 25세가 되던 해에 로테를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로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사랑의 콩깍지가 씌인 베르테르는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없어서
답답해서 죽을 것만 같다. 
그녀가 사랑하고 있는 약혼자의 존재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한다. 그런 괴로움을 주체할 수 없어서인지,
그는 빌헬름이라는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자신의 사연들을 애애절절하게 풀어나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베르테르는 사랑의 폭풍우를 겪게 된다.
로테가 자신에게 조금이라고 호감 가는 말이나 태도를 보이면
베르테르는 집에 돌아와서 혼자서 그 기쁨을 누린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그녀에게 암묵적으로 추파를 던져보나
로테는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 갑자기 불이 타오르듯 절망과 자괴감에 휩싸인다.
로테 곁에 약혼자가 있는 것을 목격하면 절망과 동시에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듯, 베르테르의 롤러코스터식 심정 변화를 기록된 편지들을 보게 되면
마치 어느 정신병자의 수기를 보는 거 같다.
아니, 베르테르는 너무 지나친 ‘일루전 증후군(Illusion Syndrome)’ 의  

증상이 보이고 있다. 일루전 증후군의 특징은
사랑하는 사람이나 호감이 가는 사람이 조금만 잘해줘도
착각하여 어찌할 바를 몰라 정신적인 혼란 상태를 겪게 된다.
그리고 하루 내내 그 사람이 생각나 머리가 깨지듯이 아프며  

무언가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일루전 증후군은 정신병은 아니다.
일루전 증후군은 지극히 우리가 살면서 겪는 정상적인 심리적 현상이다.
그리고 이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증후군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을 자신의 의지로 기억에서 지우면 된다.
그러나 베르테르처럼 너무 지나치게 증상이 계속되면 문제가 있다.
오히려 베르테르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로테에 대한 사랑을 지울 의지도 없다.
자신이 지금 하나의 여자 때문에 미쳐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자신 스스로 사랑의 늪에 뛰어 들어가 고통에 시달린다.
그리고 결국 그 늪에 들어간 대가(代價)는 자살이라는 죽음을 맞게 된다. 
 

 

 

 젊은 88만원 세대들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발표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고 있다.
출간 이후 베르테르처럼 자살하는 젊은이가 많았다고 하며
나폴레옹도 이 책을 즐겨 읽었단다.

그런데 나는 읽는 내내 이 작품에 대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자랑할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까지 베르테르처럼
불같은 사랑을 해본 적이 없어서 감정 이입이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간혹 읽다가 사랑에 관한 의미심장한 구절도 있긴 있었지만,
베르테르가 자신의 심정을 이러쿵저러쿵 쓴 편지들을 읽어나갈수록
오히려 읽고 있는 내가 베르테르의 꼴이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어떻게 보면 편지를 읽는 대상자인 빌헬름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친구가 기껏 한 여자 때문에 어린애처럼 투정부리는데도
정신의사가 자신의 환자들의 사연을 귀담아 듣는 것처럼
담담하게 그 편지들을 읽어나간다. 그리고 베르테르가 죽고 나서도
많은 편지들을 모아서 기록하여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한다.

그리고 내가 이 작품에 큰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작품 속 시대의 ‘사랑’과 현재 시대의 ‘사랑’ 사이의 괴리감(乖離感)이다.  

 

베르테르는 로테와의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형성하게 된다.
즉, 로테가 있기에 나도 살아 있다는 점이다.
해바라기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항상 해를 쳐다보듯이
베르테르는 로테에 향한 사랑의 감정을 통해
사랑 앞에서 울고 웃는 청년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한창 괴테가 살던 독일은 낭만주의가 꽃이 피기 시작했을 때이다.
사회 흐름의 분위기에 탄 젊은 낭만주의자들에게 사랑은
인간으로서 꼭 누려야 하는 정신적인 교감이었다.
괴테의 시대의 젊은이들은 그런 베르테르를 이상적(理想的)인  

젊음의 표상으로 추앙하였다.
요즘 시대와 비교하자면 ‘아이돌(Idol) 스타’ 인 셈이다.

그러나 지금 젊은 우리들은 사랑이라는 개념에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장정일의 시 구절처럼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켜는 라디오’ 와  

같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마음 내키는 대로 금방 사랑하고 금방 헤어진다.
그리고 지금 88만원 세대들에게는 사랑이라는 낭만을 누릴 여유가 없다.
20대가 되면 본격적으로 취업 전쟁에 뛰어들면 자기 먹고 살기가 급급하다.
그리고 자신의 풍족한 삶을 위해서 사랑보다는 돈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사회이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남녀가 서로 다른 부(副)의 차이가 나게 되면 평생 지속될 사랑은 누릴 수가 없게 된다.
사랑이란 그냥 돈 많은 사람을 만나야 잘 사는게 장땡인 것이다. 
 

  

 더욱 더 슬픈 베르테르

문학 작품들을 살펴보면 베르테르 이외에도  

사랑 앞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정열의 사나이들이 있다.
자신의 가문과 라이벌 가문의 딸을 너무나 사랑해서
기어코 몰래 그녀를 찾아가 그녀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로미오,
남의 아내가 되어버린 애인을 되찾기 위해 주류 밀매로 부자가 되어
옛 애인에게 찾아가 접근을 하는 'The Great' 개츠비,
비록 운명은 베르테르처럼 비극적이지만 지금도 그들의 사랑에 대한 열정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의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베르테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슬퍼하는 마당에
자신이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는 점에서 더욱 더 슬퍼할 것이다.
우리가 ‘베르테르’ 라고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베르테르 효과’ 일 것이다.
베르테르처럼 소설을 읽고 자살하는 사람을 비유하여
한 사람의 자살로 인해 연쇄적으로 자살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베르테르는 안타까운 사랑의 희생자라기보다는
자살을 불러일으키는 자살 유발자로 인식하게 된다.
아마도 그의 이름은 ‘자살 유발자’ 라는 오상(誤象)의 이미지가 지속될 것이다. 
 

 

 Don't Read this at home! 
 

감정이 메말라가는 우리 사회에도
베르테르의 연애담을 한 번쯤은 읽어볼만한 가치는 여전히 있다.
지금도 베르테르처럼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예전의 젊었을 때의 그 뜨거운 감정들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중년층들도 있을 것이다.

단, 사랑으로 인한 열병 말기 환자들에게 절대로 이 작품을 읽지 말기를 경고한다.
베르테르의 회의적인 감정에 쉽게 몰입이 되어  

당신들의 증상은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다.
괜히 이 책 읽다가 베르테르처럼 자살하지는 말기를.
자살을 하면 베르테르가 당신을 원망할 뿐이다.
그리고 당신의 고귀하고 유일한 생명을 한 순간의 선택으로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당신을 사랑하는 주위 사람들을 더욱 더 슬프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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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미술관 - 비즈니스에 감성을 더하는 Morning Art 아침 미술관 시리즈 1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아침에 명화 한 점. 아침에 우유를 마시듯 하루의 시작을 상쾌하게 열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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