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가도 학점만 잘 따면 된다?

 

이번 주는 수강변경 기간이다. 듣고 싶은 과목이 있으나 수강인원이 차는 바람에 수강신청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특별하면서도 아주 중요한 기간이다. 원하는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담당교수에게 수강허가서를 제출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나 요즘 대학가에서는 수강변경 기간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진 듯하다.

 

이 기간동안에는 취업에 유리한 과목, 학점을 잘 주는 교수의 과목을 파악 할 수 있다. 개강 첫 날에는 수강변경 기간이라고 해서 교수들은 출석 점검을 하지 않는다. 오리엔테이션(OT)를 통해 한 학기동안 배우게 될 교과목의 내용들을 거시적으로 학생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런 시간을 통해서 학생들은 이 과목을 공부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하고 다른 수업을 변경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다. 일단 여기까지 과정은 좋다. 자신이 듣게 될 수업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다거나 학점 관리하는 데 있어서 공부할 자신이 없으면 변경할 수 있는 재량적 의지는 모든 학생들마다 있으며 나 또한 그러하다.

 

여기서 문제는 대부분 학생들의 귀가 얇다는 것이다. 자신의 동기 또는 선배들로부터 '모 교수님의 과목은 학점 잘 준다', '이 과목은 공부하기가 쉽고 편하다.'라는 식의 이야기에 혹해 그러한 과목을 수강하는 쪽으로 변경하게 된다는 것점이다. 하긴 학점 관리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학부생 3년차를 경험함으로써 느낀 것은 학과 내에서는 쉬운 과목이란 절대로 없으며 공부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이지 않는 한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 편의상 학점을 잘 주는 교수님도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번 주 내내 동기들로부터 전화, 카톡, 문자들이 수도 없이 찾아왔다. 개강하는 첫 주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며 친한 친구 이외에는 전화, 문자 교류도 잘 없는 나에게는 조금은 황당했다. 이런 상황에 더욱 황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대부분 전화나 문자를 보낸 목적은 수강 변경에 관한 사항이었다. 자신이 이런 교수님의 과목을 듣고 싶은데 이 수업, 학점 주는 데 괜찮냐는 식으로 물어봤다. 내가 왠만한 전공 학과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봤고 학점도 잘 나왔기에 평소에 전화도 안 하는 몇 몇 동기들이 나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한 것이다.

 

나는 동기들의 질문에 친절하면서도 상세하게 답해주었다. 물론 설명하기 전에 먼저 다분히 주관적인 입장이 있다는 단서를 붙이고. 동기들이 물어본 몇 몇 교수님의 수업 스타일이나 수업시간에 내주는 과제 등 정말로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을 해도 동기들의 선택은 이미 공부하기가 편할 것처럼 보이는 교수의 과목을 선택하는 것으로 결정나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 과 학생들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공부하기 편한 교수의 수업' 이란 다음과 같다. 첫째, 과제가 많이 없다. 한 학기동안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세 개 이상 넘어가면 벌써부터 포기하는 생각부터 든다. 둘째, 팀별 과제가 없는 과목을 좋아한다. 팀별 과제 상 낯선 학생들과 한 팀으로 이루어 서로 합심하여 과제의 성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팀 구성원 능력 부족, 팀 내 단결력이 부족하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일부 학생들은 팀별 과제를 꺼려한다. 오히려 팀별 과제는 자신과 과 친분이 있는 학생들과 같이 하려고 한다. 셋째, 학생참여형 과목을 싫어한다. 여기서 말하는 학생참여형 과목이란 단순히 교수가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데만 그치는 주입하는 형식의 강의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질의를 유도함으로써 학생들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과목을 말한다. 넷째, 주교재가 없는 과목을 선호한다. 특히 네번째 사항은 학생들이 많이 오해하고 착각하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주교재가 없다고 해서 굳이 3만원 넘는 비싼 돈을 들어가지 않는다고 좋아하는 데 천만의 말씀이다. 주교재가 없는 강의가 공부하는 데 있어서 어렵다. 주교재가 없기 때문에 그 수업내용과 관련해서 스스로 자료를 찾아 공부할 수 밖에 없다. 평소에 수업시간에 했던 공부와 관련해서 좀 더 관련자료를 찾아보거나 더 깊이 공부하려는 습관이 없다면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벅차며 결국에는 학점 관리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다섯째, 오픈테스트로 시험을 치는 과목을 좋아한다. 이 또한 역시 학생들이 많이 착각하는 사항이다. 오픈테스트는 머리 아프게 암기를 안 해도 된다. 그냥 정해진 자료 혹은 교재 텍스트 외부의 자료를 찾아 그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막연하게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서 정리만 한다고 생각하는 데 말로만 쉽지 실제로는 객관식, 서술형 시험보다 더 까다롭다. 자료를 수집하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자료가 많다고 해서 중요한 건 아니다. 그 많은 자료를 한 가지 주제의 통일성에 맞게 결론을 도출할 줄 알아야 한다. 양으로 승부하다가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내용의 질이 중요하다. 결국에는 글쓰기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시험 성적 결과가 판가름 나게 된다. 과제 심지어 논리적 문장력이 요구되는 서술형 답안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오픈테스트를 만만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사항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공통점은 공부하는 과정보다는 공부의 결과에 연연한다. 즉, 그 내용을 학습함으로써 사회에 나가서 써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학점을 잘 받으면 그만이다. 이러한 학습 태도는 매 학년이 올라가면 할수록 혼자서 공부하기가 어려워진다. 남에게 의존하고 너무나 편하게 공부를 했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어려워지고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과목 앞에서 기가 죽어 버린다. 그러면 사회에 나갈 때도 공부를 제대로 할 리가 없다.

 

 

 

 

 쉽게 하는 공부도 그리 좋지만 않다

 

사실 모든 사람이라면 머리가 아프지도 않을 정도로 쉽게 공부하는 과정을 선호하다. 나 역시 그렇다. 어찌 보면 시간 관리적 관점에서 본다면 보다 편리하게, 시간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편한 공부야말로 무척 실용적인 방법이다. 그러한 추세는 요즘 서점가에서도 그런 유형을 볼 수 있다. 딱딱하고 여러운 고전을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그것도 핵심적인 내용만 발췌해서 소개한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오늘은 또 신문에서 보니 2014년 수능 때부터는 문제 난이도가 나뉘어져 수험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바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학생들의 수준을 맞추기 위한 '수준별 수능'이라고는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저 '쉬운 수능'으로만 보였을 뿐이었다. 본 수능을 치기 전에 예비 수험생들은 국어, 영어, 수학 이 세 과목을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 중 택일하여 시험을 칠 수 있다.  새로운 수능 제도에 대한 사전 점검 차원에서 치러지는 것으로, 예비 수험생들은 새로운 출제 유형과 수준을
미리 접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대학별 국영수 난이도 반영 방법이다. 국어와 수학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A. B 난이도가 나뉘지만 영어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체능계열을 제외한 대부분 대학이 영어과목에서 어려운 B형을 채택,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를 보도한 일부 언론의 반응이다. 영어 과목 시험이 난이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난이도가 높은 시험에 학생들이 몰릴 수 밖에 없는 '수준별 수능'의 제도적인 맹점이라고 거론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능시험이 수험생들에게는 공부하기에 많이 부담되고 인생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시험이기도 한다. 고득점을 얻어야만 자신이 원하는 좋은 일류 대학에 다닐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3년동안 열심히 공부해도 결국 소수만이 좋은 성적으로 상위권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특히 매년마다 수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수능 난이도가 쉽다고 항상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실상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수능 난이도는 무척 어려웠다. 그래서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등장된 것이 '수준별 수능'인데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이 점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개정된 수능시험 제도가 학생들에게 쉬운 공부 방법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난이도가 쉬운 A형 과목에서 고득점을 받은 수험생이 대학교에 들어가서도 고등학교와는 다른 교육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문득 그런 걱정이 담긴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내가 공부 잘 하는 방법을 운운하기에는 내 수준을 스스로 봐서는 많이 어수룩한 면도 있고 나 역시 한창 공부를 해야 할 '학생'이다. 나도 학창 시절에 성적이 좋지 않은 슬럼프를 겪었을 때에는 소위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의 공부 비법을 따라 하기도 하고 그러한 사람들의 수기를 읽음으로써 노하우를 얻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공부'라는 것을 제대로 해보기 시작한 중학교 1학년부터해서 지금까지, 총 10여 년의 경험을 통해서 느낀 것은 이미 공부를 많이 해봤고 그런 과정을 통해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낸 사람들의 면모를 본다면 공통적으로 항상 빼놓지 않은 공부 방법이 있었으며 아무리 공부 잘 하는 사람의 비결이라고 해서 그 사람처럼 100% 통하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결국에는 공부 고수들의 비결의 일부를 자신의 능력에 맞는 올바른 공부 과정으로 만들 줄 알며 그것을 체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개강 첫 날에는 교수님들은 과목의 개요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좋은 조언을 해주신다. 매 학기 개강 첫 날만 되면 자주 학생들에게 언급하는 레퍼토리다. 하지만 이런 교수님의 말씀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이미 젊은 시절부터 공부를 많이 해 본 사람이 바로 학과 교수님이다. 이분들도 '인간'인지라 지금의 학생들처럼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봤을 터이다. 그러기에 공부에 대한 교수님들의 말씀이 정말 중요하다.

 

이번 학기에는 주간에는 경영학을 수업을 듣고, 야간에는 주전공인 행정학 수업을 듣는다. 과목의 내용이 다른만큼 강의 환경, 교수님의 학습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르다. 하지만 과목이 달라도 교수님들이 첫 강의 시간에 항상 말씀하시고 강조하는 것이 바로 '공부하는 습관 그리고 태도의 중요성'이었다. 이번 주는 경영학과 행정학 수업을 넘나들면서 많은 교수님들로부터 공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는데 나름 도움이 되었다. 내용 면에서는 다르지만 역시 공부를 많이 해 본 분답게 공부하는 과정, 방법 그리고 태도에 대한 사항은 비슷했다.

 

 

 

 

 첫째,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에 대한 갈망의 자세이다. 이러한 열정은 공부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요소이다. 으레 학기 초만 되면 주위 친구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지.'

 

그런데 그런 학생들 중 대다수는 학기가 끝나고 나면 절망적인 성적표를 쥐게 된다.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에는 공부를 해야하는 어떠한 목표와 목적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열정 없이 시작하면 중간에 포기하게 되고, 결국에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실패하게 마련이다.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중요하다. 열정이 있다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둘째,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김득신이라는 학자는 사마천의『사기열전』의 첫번째에 등장하는 '백이열전'을 무려 1억 1만 1천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정말 무식한 암기식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김득신이 왜 이러한 노력을 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그와 친분이 있었던 선비들의 증언에 의하면 김득신은 많은 책을 읽은 똑똑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암기력에서는 많이 부족했다는 평이 있다. 그래서 김득신은 '백이열전'만 해도 수없이 반복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는 『사기열전』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무조건 소리내어 읽었으며 1만 번을 반복해서 읽은 책은 아예 읽은 횟수로 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김득신만 이런 공부 방법을 고집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도 훌륭한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사람들도 종이가 닳아지도록 반복해서 읽었다.

 

김득신의 사례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하는 공부 방법만 강조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행동을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이를 참고 견디는 능력, 바로 인내라는 점이다. 인내심이 강한 사람은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와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다. 사실, 공부는 결코 쉽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재미가 없는 게 보통이고, 외워야 하고, 이해해야 하는 수많은 정보에 한숨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갈망하는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과 동시에 인내가 꼭 필요하다.

 

 

 

 

 셋째, 두뇌가 제대로 가동되는 시간을 파악해라


집중은 공부 외의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 정신을 분산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한가지에 마음을 온전히 쏟을 수 있는 집중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조바심 내지 말고, 한 자리에 끈기 있게 앉아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한 자리에 앉으면 적어도 2시간 이상은 진득하게 앉아 있어야 하며, 공부하는 중간에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면 집중력이 분산되어 공부의 능률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간은 사람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어떠한 사람은 2시간 이상 같은 곳이 앉아 있어서 공부가 잘 되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30분동안 공부해야 집중이 잘 되고 공부할 내용의 암기가 잘 되는 경우도 있다.

 

흔히 학생들은 공부 고수들의 모든 비결은 그대로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칫 공부하는 흥미를 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람이 뇌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은 사람들마다 차이가 있으며 나 역시 그러한 실패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험생 시절에는 쉬는 시간 10분동안 소변이 마리지 않는 이상 책상에 앉아 교과서와 문제집으로 공부를 했다. 주위 학생들이 떠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 당시에는 수능 고득점만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단 하나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나의 모습에 대단하다고 치켜세우는 친구들도 있는 반면에 쉬는 시간에도 공부만 하녀고 은근히 질투심 섞인 핀잔을 주는, 소위 '열폭'(열등감 폭발)에 휩싸인 공부 못하는 친구들의 불평도 있었다.

 

그 때는 5분이나 10분만 쉬고 한 두 시간 넘게 공부하는 것이 나에게는 최적의 공부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루에 해야 될 공부 분량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꼭 잠을 미루어가면서까지 해야 했다. 그래서 시험 전날에 새벽까지 뜬눈으로 공부해본 적도 많았다. 말 그래도 수험생 시절은 정말 공부만 죽어라 했던 것이다. (내용 자제만 보면 부모님의 강요 하에 의한 공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로 그런 것은 아니다. 부모님은 그 당시, 온전히 나의 능력을 '과대 평가'했었기에 오히려 공부하라는 강요는 없었다. 오직 내가 필요한 문제집을 구입하는 데 있어서 과감히 투자를 많이 해주셨다)

 

하지만 공부하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좋은 결과도 있었지만 수험생 시절만 따로 통틀어 헤아려본다면 오히려 실패한 결과가 더 많았다. 혹자는 공부하는 시간과 노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교훈에서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정해져 있는 시간 내에서 알맞게 노력한 공부 방법 및 과정이라는 것이다. 결국에는 자신의 능력에 맞는 공부 방법을 제대로 몰랐기에 그저 많은 시간에 투자하는 공부를 할수록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무조건 믿게 되는 것이다.

 

대학생이 되면서 수험생 시절의 공부 방법의 문제점을 파악하게 되면서 선택한 공부 방법이 '살라미 공부 방법' 이다. 정치나 외교 용어 중에 '살라미(salami) 전술' 이라는 것이 있다. 이탈리아에서 볼 수 있는 살라미 소시지에 유래되었는데 이 소시지를 오랫동안 보관함으로써 조금씩 얇게 썰어 먹는다고 한다. 이를 외교 용어, 특히 협상 전술의 한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협상하는 데 있어서 단번에 목표를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순차적으로 목표를 성취해나가는 전술 방법이다. 말 그래도 살라미 소지지를 조금씩 썰어 먹듯이 협상 과정도 한 번에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조금씩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술 방식은 핵 문제를 둘러싼 북한의 외교 태도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 방식인데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조금씩 풀어 놓으며 상대를 지치게 만드는 전략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공부 방법에서는 '살라미 전술'의 방식이 유용하다. 1시간 이상 집중하지 못한다고 해서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령대마다 다르겠지만 평균적으로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1시간이라고 한다. 공부하는 데 있어서 집중한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정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집중력을 높여가면서 공부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길어도 1시간, 짧아도 30~40분 내로 공부하고 20분동안 쉰다. 하룻동안 암기해야 할 분량이 있다면 한 챕터당 40분씩 공부한다. 만약에 하나의 챕터에 공부해야 할 내용이 많다면 시간의 양을 늘려야겠지만 왠만하면 1시간 이상은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짧은 내용은 짧은 시간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공부하는 것이 내가 선호하고 있는 공부 방식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을 통해 암기한 내용은 반복한다. 조금씩, 그렇다고 부족하지 않게끔 공부함으로써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장시간동안 공부하는 시절보다 집중력을 높일 수 있으므로 공부하기가 수월하고 최근에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든 사람이 이러한 방식이 모두 적용되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이러한 공부 과정이 공부하는 과목 특성상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공무원 고시 공부 할 때 이러한 방법이 먹혀 들지는 스스로 의문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만의 공부 방식까지 설명했던 이유에는 자신에게 적합한 나만의 공부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 라는 속담이 있듯이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방법을 따라하다간 더욱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다.

  

 

 

 

 깊이 있으면서도 폭 넓게 공부를 하라


대학의 영어인 University의 어원이 '다양한 학자들의 집합체'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과 같이 대학은 본질상 매우 다양한 가치를 추구한다. 다양한 가치와 사고 체계를 가진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만들고 이들 간의 자유로운 학문적인 교류와 연구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전수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은 '자유로운 다양성'을 중시하는 시스템과 환경을 갖출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들이 선택과 집중을 발전전략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만, 지방대학과 같이 인적, 물적 자원이 한정되어 있어 교육과 관련된 시설 및 학문 분야에 고르게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특히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다. 그러나 선택과 집중은 다양한 학문분야 간의 자유로운 경쟁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수렴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이상적이며, 소수의 사람에 의해 폭넓은 의견 수렴도 없이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되며, 특정분야에 집중하되 대학의 학문적 다양성의 기반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학문과 연구도 유행의 바람을 타서 특정분야 및 이슈가 단기간에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기도 하지만 이를 해결할 능력은 학문적 다양성이 존중되는 환경에서 오랜 시간 동안 지식과 경험을 축적한 전문가 집단에게 있다. 대학의 미래는 이러한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양성하고 유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달려 있다.

대학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은 학문적 편협성에 빠질 위험성을 항상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들이 대학원에 진학하여 전공할 학문 분야를 미리 정해놓고 이에 관련된 분야만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자신의 미래를 일찍부터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식의 습득을 특정분야에 편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지만 자신의 미래를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장래에 필요할 것 같은 지식만을 예측하여 습득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앞으로 학문의 추세는 점점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방향으로 간다. 재미있게도 경영학과나 행정학과 교수님들은 똑같이 학문의 '융합'을 강조했다. 용어는 다르지만 요즘 우리나라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의 의미와는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통섭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지식융합의 미래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다.   

 

오늘 오전에 경영학 수업 첫 시간에 모 교수님의 재미난 일화를 소개하셨다.

 

유명한 모 기업의 직원과 친분이 있어서 한 번은 대학생들의 취업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모 기업 직원에 의하면 수도권 대학생들과 지방권 대학생들의 수준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점 때문에 아무래도 지방권 대학생들이 취업에 불리하게 작용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러한 수준의 차이는 면접을 통해서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면접에서 수도권 대학생과 지방권 대학생 두 명에게 공통적으로 '개구리'에 대해서 질문을 하게 되면 이에 대한 대답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이다. 지방권 대학생은 면접관의 질문에 '개구리는 양서류이며..' 식으로 시작해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며 모든 사람들이 알만한 상투적인 내용들만 대답했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생들의 대답은 달랐다. '개구리'라는 질문에 대해서 과학적인 관점으로 소개한 것이 아니라 문학적인, 사회과학적인 관점이든지 간에 보다 새로운 관점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 두 대학생들의 면접 대답을 비추어 본다면 면접관이 선호하는 학생은 당연히 수도권 학생일 수 밖에 없다.

 

 

 

 

 

 

 

 

 

 

 

 

 

 

 

 

 

 

결국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공부만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편협적인 학문 태도에 갇힌 모습은 비단 학생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학문 간의 융합과 교류가 필요하는 학계에서도 예전부터 존재해왔으며 지금도 이과와 문과 간의 장벽은 여전히 굳건하다.

 

영국의 시인이자 과학자였던 C.P. 스노우는 인문과학을 전공한 사람들과 자연과학을 전공한 사람들 사이의 문화적 괴리와 상호 몰이해, 의사소통의 단절을 '두 문화'라고 규정함으로써 현대 서구문명의 중대한 장애물이자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강연에서 스노우는 인문과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에게 아인슈타인의 E=mc2를 알고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그러자 스노우의 질문에 알고 있다고 손을 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이러한 모습을 본 스노우는 인문과학 전공자들이 아인슈타인의 공식을 모른다는 것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단 한 권도 읽어보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탄식했다.

 

이러한 스노우의 우려 섞인 탄식은 결국 우리나라 사회 현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는 학문을 구분하는 데 있어서 '이과'와 '문과'로 구별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 구분은 실체가 있는 본질적인 구분이 아니라 지극히 임의적인 구분이다. 문과와 이과 사이의 장벽은 각각에 속하는 분야들 사이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 머릿속에 관념상으로 존재하거나 사회 속에 제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과와 이과 사이에서 우리가 느끼는 뚜렷한 차이라는 것은 양쪽 분야들의 내용과 성격에 실재하는 것이기보다는 이런 관념적, 제도적 장벽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다.

 

일본의 유명한 '지(知)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러한 허상의 장벽을 만들어 낸 일본의 공부 환경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와 현대적인 교양의 문제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데 문부성의 교육 정책에 의해서 정해진 틀과 방향이 결정되는 일본의 고등교육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와 교양교육의 붕괴라는 문제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도쿄대 학부생들을 똑같은 '찻잔'으로 생산되는 것과 똑같다고 비유했다.

 

교양은 세분화돼가는 학문을 통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눈을 갖는 일. 대학은 교양인을 키우는 게 첫번째 사명이지만 요즘 대학교는 교양 있는 지식인 대신 법률가, 회계사, 행정가, 경영인 같은 스페셜리스트를 만드는 데 골몰해있다.

 

큰 그릇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지닌 학생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 대한 균형된 지식을 습득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고의 다양성과 보다 넓은 포용력을 지녀야 한다.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단순히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제너럴리스트'이다. 낮은 수준의 제너럴리스트가 기술을 모르는 단순 교양인이라면 높은 수준의 제너럴리스트는 전문분야의 기술에 대한 이해력을 갖추되 사회전체를 보는 안목을 갖춘 교양인이다. 그리고 이런 제너럴리스트를 육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높은 수준의 교양교육이다.

이처럼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다른 특별한 공부비법이 있다기 보다는 위에서 열거한 가장 기본적인 세가지 요소인 열정, 인내, 집중 그리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공부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중요한 진리를 몸소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공부 방법이 스펙을 쌓는 데 유리하거나 좋은 성적의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나를 둘러싼 주변의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터득할 수 있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논어』 첫 장에 등장하는 '학이편'의 유명한 구절처럼 사람들이 공부하는 데 있어서 괴로움보다는 넓은 세상을 이해하면서 생기게 되는 기쁨을 누려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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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3-09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부를 하고자 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이 말씀 참 좋습니다.
어느 대학 신입생이 자기네 학교는 서양미술사를 필수교양으로 들어야 한다고 불만이 많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이야~ 니네대학교 짱인데?? 나는야 서양음악, 미술사를 찾아다니면서 들었다야~
좀 좋으니~ 그런 걸 필수로해주고??'
했더니 죽을 맛이라더군요..

페이퍼를 읽으니 대학시절이 떠오르는군요..
어느 학기에는 평소 관심두던 서양철학을 교양으로 선택하고 강의실에 들어가보니...
아 글쎄 Aristotle!! 헉~
500쪽짜리 원서를 턱~ 하고 던져주시더니 하시는 말씀,
'꽈대표~ 복사해서 한 부씩 돌리도록~' 이거 완전 전공철학이었던 것입죠.
그때만해도 국내에 들어온 교재가 아니었던 고로...복사해서 돌렸습니다.

나중에 교수님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하시는 말씀...
'자네 참 배짱 좋으네~ 영문과가 전공 철학 듣는다고 설쳐대는 꼴은 첨이야~
내 기특해서 이번 학기 학점으로 자네를 실망시키지는 않겠네, 다음 학기에는 오지 말게나'
하시는 거 있죠.. 참 고마우신 교수님 ㅠ.ㅠ

저는 관심 분야라 듣고 싶었던 것인데 이것이 녹록하지가 않더라는 말씀...
여하튼, 학구열 하나로 학점을 버텨내기란 취업의 관문이
학생들을 너무 괴롭게 한다는 현실...

그러나 대학은 인생의 황금기...이 때 안목을 터득하는 기회를 놓친다면 정말...
아까운 시간들입니다..

대학 공부의 적극적고 좋은 태도를 일깨워주는
당신의 페이퍼는 참 짱입니다~

cyrus 2012-03-09 12:15   좋아요 0 | URL
랑공님도 공부를 제대로 하셨네요. 역시 요즘 대학 강의실 풍경이랑 너무 다르네요, 어느 경영학과 교수님 말씀으로는 자신이 경영학과
학부생 시절에는 강의 내내 세미나 형식으로 했대요. 그래서 세미나에
제대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직접 자료를 찾아 공부를 했대요.
그래서 자신도 학생들에게 세미나 형식의 수업을 하고 싶었지만,,
학생들이 취업 준비로 인해 힘들까봐 안 한대요 ^^;;

노이에자이트 2012-03-09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과 분야도 재밌는 게 많은데...스노우의 저 일화는 유명하지요.저는 청소년용으로 나온 과학서적도 꽤 갖고 있어요.얼마전에는 과학학습만화로 물리학시리즈가 있어서 구입했어요.동물이나 기후 지질 쪽도 재밌는데 문과 출신들은 영 관심이 없어요.

cyrus 2012-03-14 17:08   좋아요 1 | URL
저도 초등학생 때 읽은 과학학습만화 시리즈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만화라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쉽고 재미있는 책이 없을거에요.
가끔 모르는 내용을 공부할 때 과학학습만화를 다시 읽어보기도 해요 ^^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한창우 감수 / 생각의나무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세상을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거인의 어깨에 서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아이작 뉴턴 -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

 

지난 해, 세계적으로 커다란 주목을 받게 된 소식이 있었다. 현대물리학의 절대 진리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의심을 받게 된 것이다. 천재들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이론이 '실험실의 기계'를 앞세운 학자들에게 도전받는 형국이다. 만약에 특수 상대성 이론의 오류가 사실이라면 20세기 이후 생성된 대부분의 물리학 이론과 가설은 정도에 상관없이 원초적으로 오류를 가질 수밖에 없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은 '소립자인 중성미자의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는 측정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빛보다 빠른 물질이 없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이 틀렸다는 것이다. 현대물리학은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옳다고 전제한 뒤 쓰여졌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발표에 주목을 끌 수 밖에 없었다.

 

놀랍게도 예외적으로 반응이 시큰둥했던 나라는 우리나라뿐일 것이다. 이과 학생들을 제외하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원리를 제대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고 그런 과학 원리가 먹고 살기가 바쁜 실생활에서는 많이 동떨어진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왜 전세계적으로 과학자들이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물리학계의 판도를 뒤집을만한 위대한 발견인 것만은 아니다. 만약에 빛보다 빠른 물질이 실재할 경우 소설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타임머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비견할 정도로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이 될뻔한 이 연구 결과는 실험 오류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혀졌다. 맥이 풀리게도 관측장치의 전선을 잘못 연결하는 바람에 생긴 잘못된 결과였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과학자들은 빛보다 빠른 물질에 대해서 검증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절대적인 이론이 흔들릴뻔한 위기를 겪은 과학자들은 한숨을 돌렸지만 타임머신의 등장을 바라왔던 대중들에게는 잠깐이나마 기대치를 한껏 높여준 해프닝으로만 남게 되었다.  

 

 

 

 E=mc2는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E=mc2, E(에너지)는 m(질량)에 c(속도)를 2제곱한 값과 같다. 상대성원리의 정확한 내용을 설명할 수 없더라도 우리는 기호상으로 말할 수 있는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를 바꾼 이 유명하고도 간단한 공식이 갑자기 하늘에서 아인슈타인의 두뇌 속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다. 이 간단한 공식 속에는 뉴턴, 라부아지에, 패러데이 등이 통찰한 과학적 발견의 역사와 원자폭탄, 원자력 발전, 각종 첨단기기의 발전 등 이 공식이 만들어낸 엄청난 역사적 파장이 함축돼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고 들어보는 '에너지'라는 단어는 20세기 초, 그러니깐 현대에 들어서면 등장한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에너지는 이미 한 세기 전부터 수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하나하나씩 탐구, 증명되어 오기 시작했다. 에너지라는 단어의 개념이 탄생하는 데는 마이클 페러데이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페러데이는 전기와 자기 그리고 구리선이 움직이는 힘을 가역적인 양으로 측정할 수 있음을 밝혀 포괄적인 에너지라는 개념이 정립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화약이 폭발하게 되는 화학 에너지나 추위에 양손을 문지르면 발생하는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따뜻함도 에너지 개념으로 정리됨을 알게 되었고 에너지가 변화 될 뿐 보존된다는 에너지 보존법칙 측 에너지의 합이 불변이라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볼 수 있었다.

 

질량(m)의 대한 개념은 아이작 뉴턴의 법칙이 영향을 미쳐 개념화되기 시작했다. 그의 저서『프린키피아』에서 제시한 법칙은 운동의 법칙이 지구상에서뿐 아니라 보이는 모든 행성에까지 보편적으로 적용되므로 필연적으로 전 우주적인 물질에 동일한 무엇이 존재해야했다. 그의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은 물체가 힘을 통해 운동량을 교환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으며 훗날 특수상대성이론에 적용될 수 있었다. 모든 물질이 같은 법칙에 의해 지배를 받고 모든 물질의 연관성이 있어야했는데 이러한 작업에 공헌한 사람이 프랑스의 화학자 라부아지에였다.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결합하거나 압축을 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 변화를 가하더라도 질량의 총량은 불변하다고 주장했다.

 

'빛의 속도'(c)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 측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당시 시대상으로는 빛의 측정을 할 수 있는 실험 환경을 구축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 후 과학자들은 빛의 속력이 무한할 것이라는 심증을 가지게 되었다. 몇 십 년이 지난 후 빛의 속도는 덴마크의 뢰머에 의해 계산되었다. 그는 목성 측정을 통해 빛의 속도가 유한하며 300000km/s임을 계산해냈다. 놀랍게도 뢰머의 측정은 현재 측정할 수 있는 빛의 속도와 근사한 수치에 가깝다는 점이다. 그리고 빛의 속도 측정이 1905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중요한 상수로 에너지와 질량을 연결하는 환산인자가 되었다. 앞에서 쭉 설명하는 내용을 비추어 본다면 아인슈타인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과학의 모든 성채들을 결합시켜 과학사의 위대한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다.  

 

하지만 E=mc2 공식이 발표되었을 때 처음에는 거의 무시를 당했다. 에너지와 질량이 같다는 아인슈타인의 통합은 당시의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 방향과 들어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인슈타인은 그 누구도 감히 범접하지 못했던 고전물리학을 대표하는 뉴턴의 어깨 위에 올라 간 것이다. 그것도 아마추어에 가까울 정도로 과학을 전공했고 스위스 특허국 직원이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움직이는 물체를 다루는 전자기학에서는 뉴턴의 고전역학과 패러데이의 법칙이 서로 모순되는 측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그는 기존의 전자기학에 내재하는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빛의 속도 불변의 원리'를 바탕으로 등속도로 움직이는 모든 관측자들에게 전자기 법칙이 불변으로 유지되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물체가 고속으로 가속되면 질량이 증가한다. E=mc2이 말하는 것은 질량에 광속의 제곱을 곱하면 에너지 값이 된다. 따라서 두 물리량은 언제든지 상호 변환할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이 핵분열 하거나 수소가 핵융합 한 후 질량은 반응 전의 질량에 비해 적다. 이러한 공식에 따라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하나의 공식 속에 숨겨진 강력한 세상의 힘

 

E=mc2는 간결하지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불과 몇 개의 기호로 이뤄진 수식이지만 그것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에너지로부터 작용되는 현상부터 까마득히 멀고 광활한 우주에서 일어나는 폭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에너지 변환을 설명하는 방대한 과학 지식을 담고 있다. 원자폭탄은 이 공식이 적용방법에 따라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극명하게 나타낸 지극히 현실적인 수식이다.

 

스티븐 호킹은 무(無)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아인슈타인의 E=mc2는 불교의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색(色)과 모든 존재의 근원자리인 공(空)은 같은 것이라는 뜻이다. 질량은 에너지로 바뀔 수 있으며, 이 에너지는 허공(空)에 퍼져 있게 되니 말이다. 인류의 역사는 인간과 자연, 우주에 대한 인식의 확대과정이라 할 수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된 것이 우주이다. 자연과 우주는 신비의 영역이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그 베일이 벗겨져 왔다. 끊임없는 탐구와 연구, 그리고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꾸준히 축적되어 온 것이 오늘의 과학문명이다. 알고 보면 과학이란 학문은 우주와 삼라만상의 법칙을 파헤치는 커다란 정신의 활동이기도 하다.

 

1세기의 과학기술은 인류 문명과 삶에 또 다른 기적 같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비록 실험 오류에 의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지만 오랫동안 절대적인 원리로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뒤흔들 새로운 원리들이 발견하는 날이 오는 것도 곧 멀지 않은 것 같다. '아인슈타인'이라는 위대한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을 수 있는 과학자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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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2-03-07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은 시루스님 따라읽기 좀 해야겠어요. 맘먹어도 잘 안되고요, 막상 책을 펼쳐도 잘 모르겠어요. 이건 또 뭡니까!!! -_-;; 자꾸 한걸음 두걸음 시루스님과 멀어지는 이 느낌은;;

cyrus 2012-03-08 15:34   좋아요 0 | URL
책 내용은 재미있는데(^^;;) 제가 리뷰를 좀 어렵게 쓴거 같군요.
사실 과학도서 리뷰가 제일 쓰기 어려운거 같아요. 쓰다보니
과학 법칙들만 기록한 내용만 남게 되었네요 ^^;;

반딧불이 2012-03-07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미있지요? 내용도 형식도. 우주의 원리를 하나의 수식으로 나타내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참 지나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cyrus 2012-03-08 15:35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처음 책 제목 보고 아인슈타인을 중심으로 상대성이론을 설명하는
책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고요. 과학사의 뒷이야기도 재미있었고요 ^^

차트랑 2012-03-0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과학의 세상이여...
스티븐 호킹의 말은 무극과 태극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어보입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 또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니..
글을 읽으니 과학은 분명 철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심증이 이는군요^^
멋진 페이퍼입니다~

cyrus 2012-03-08 15:36   좋아요 0 | URL
아니에요, 쓰다보니 과학 법칙만 설명하는 글이 되고 말았는데요.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 내용만 알게 된 것이 아니라 과학이
세상을 돌아가는 데 있어서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2-03-09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헌책방 가보시면 소련이나 동구 쪽에서 교과서로 쓰던 변증법적 유물론 번역본을 구입해 보세요.물리학을 비롯한 자연과학을 변증법에서 어떻게 접근하는지도 나와 있어요.

cyrus 2012-03-14 17:07   좋아요 0 | URL
간혹 헌책방 가면 변증법이라는 제목이 달린 책을 발견하곤 해요.
다음에 들리게 되면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겠어요 ^^
 
바보의 벽
요로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의 바보'는 이미 따놓은 당상

 

한 해가 저물 무렵엔 가끔 언론매체와 단체에서 '한 해 동안 가장 큰 논란을 부르거나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인물 또는 단체'를 관행처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다. 제목과 의미만 놓고 본다면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었던 인물들을 비꼬는 듯한 의도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을 시상하거나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을 되살림으로써 우리의 자각을 다지자는 의미가 강하다. 지나 간 잘못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한 해에는 이제 다시는 그런 인물들이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염원도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외국처럼 사회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인물을 직접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없지만, '올해의 사자성어', '올해의 망언' 등을 통해 한 해동안 문제의 인물들이 펼친 활약(?)을 간접적으로 부각시켜준다.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작년 한 해를 빛내 준 '올해의 인물'을 뽑으라고 한다면 단 명만 선정하기에는 너무 적다. 선정 후보를 들자면 안철수 소장부터 시작해서 개그맨 최효종을 법적으로 고소하다가 도리어 대중들로부터 망신만 당했던 강용석 전 의원, 일명 '따먹수'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춘향전'을 왜곡한 발언을 했고 119 상황실의 소방관들에게 경기도지사로서의 위엄을 드러내는 데 고집했던 김문수 그리고 야당과의 상의도 없이 국가의 중대에 걸린 FTA를 날치기한 한나라당(아니다. 이제는 새누리당이다) 그리고 MB. 그야말로 후보들이 남긴 업적들이 쟁쟁하다. '올해의 인물'이라는 단어만 보자면 한 해동안 대중들이 기억해야 할 좋은 활동을 한 인물들이 선정되어야 당연하거늘 우리에게 씁쓸한 웃음과 분노를 안겨 준 세 사람들 중에서 올해를 빛낸 인물을 선정해야 된다니 영 마음이 개운치가 않다.

 

차라리 '올해의 인물' 대신에 '올해의 바보'라고 하는게 선정 의도에 가장 부합할 거 같다. 일반적으로 바보의 의미는 가정이나 사회 안에서 무용지물인 대상 또는 존재를 가리킨다. 하지만 요로 다케시에게 '바보'란 명석한 두뇌를 가지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을 가리키는 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순한 바보로서의 의미보다는 자신이 알고 싶어하지 않는 것에 대해 스스로 귀를 닫아버리는 사람을 가리킨다.

 

요로 다케시가 제안한 '바보'의 의미를 우리 사회와 부합한다면 '올해의 인물' 세 명의 후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직 흑룡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2012년이지만 벌써부터 '올해의 바보'가 되려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법원에 고소하는 것을 즐긴다는 강 전 의원은 타깃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군 복무 면제 경력이 있는 그의 아들에게 향했지만 검사 결과 발표로 인해 또 한 번 '바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강 전 의원보다 남의 말 듣지 않는 더 한 '바보'가 있으니 바로 MBC의 김재철 사장이 아닐까 싶다. 정상적인 방송 운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김 사장의 사퇴을 요구하는 총 파업 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두문불출하면서 노조들의 얼굴을 마주하면서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사장의 뚝심 있는 고집에 원인이 있다. 아직 2012년 후반기가 많이 남아 있고, 또 한 번 정치계의 '바보'들의 활약이 예상되기에 벌써부터 선정을 운운하기에는 이르지만 방송 파업이 장기화가 된다면 김 사장이 '올해의 바보'로 선정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똑똑한 사람들은 왜 '바보'가 되는가?

 

남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게 되었는데 한 여성이 임신에서 출산까지 겪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난 후, 남녀 대학생들의 반응과 대답을 조사하는 것이었다. 조사 결과, 남학생과 여학생의 대답은 서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여학생들은 대부분 "다큐멘터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모르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지만 남학생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전혀 새로운 게 없다"며 따분해하는 반응 일색이었다.

 

요로 다케시의『바보의 벽』에 소개된 실험 사례인데 여기서 우리 사회에 왜 똑똑한 사람들 중에 간혹 '바보' 한 두명이 있는지 알 수 있다. 남녀 학생들 간에 서로 다른 대답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서 다케시는 남자는 출산에 대해 공감하고 싶은 의지가 없기에 여자처럼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없고, 발견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 사회의 정치인 혹은 지성인들을 비유하자면 이들은 미리 알고 있든 간에 자신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미리 차단해 버리고 아예 상종도하지 않으려는 모습과 유사하다. 이러한 상태를 만드는 것을 다케시는 '바보의 벽'로 비유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바보의 벽'으로 인해 상대방의 주장을 귀담아 듣지 않으려고 하며 심지어 그들과의 대화조차 함께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해부학 전공자답게 인간이 스스로 '바보의 벽'을 만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우리 머릿속에 있는 뇌를 주목하고 있다. 뇌는 지식, 환경 등 다양한 존재 대상에 대해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면 지루해하는 성향이 있다. 인간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뇌의 영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한 습성에 익숙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사고의 습성을 수식화하는 내용이 이채롭다. 뇌에 들어오는 정보를 x라 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y라고 하면 'y= ax'가 된다. '마음의 문의 열림 정도' 또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등으로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편해지고 싶으면 뇌 속의 계수인 a를 고정시켜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익숙한 현상으로부터 얻게 되는 평안함과 안정감 그리고 낙관적인 사고와 감정은 나태함으로 변하게 되며 그러한 인간은 생각을 고정시켜 놓고 일원적 사고로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되도록 편하게 살고 싶어 하고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스스로를 바보의 벽에 가두는 것이다.

 

그래서 '바보의 벽'은 똑똑한 사람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들이 생활하면서 만들게 되는 생각의 장애물이다. '바보의 벽' 만들기에 너무 길들어져 있게 된다면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쉽게 믿어버리고 이면에 존재하는 사실을 알려고 하지 않으며 진실에 다가서려고도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가지게 된다. 문제는 잘못된 태도가 우리가 생활하는 삶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보의 벽이 전쟁, 테러, 종교간 분쟁 등의 사회 문제로 발전하는 원인이 된다. 종교에만 빠지는 바보가 되면 극단주의자가 되어 자신의 종교 이외 다른 종교는 모두 배척하게 되고, 이는 국가 간, 또는 종교 간 분쟁을 야기 시킨다. 그리고 그러한 분쟁과 갈등이 심화될수록 거기에 휘말리는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제3자의 대상 또는 집단들에게도 피해의 악영향이 끼칠 우려가 있다. 스스로 '바보의 벽'을 만들어 노조들과 어떠한 협상이나 대화에 참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장의 고집 때문에 이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게 되었고. 방송국 내의 장기화된 갈등에 의한 피해는 MBC를 시청하는 국민들에게도 확산될 수 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집단적 불통 극복하기

 

사회에 만연한 폭력과 편견과 위선 그리고 세상의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바로 이런 벽 때문이며, 이 벽을 스스로 허물 수 있어야 비로소 나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서운 것은 바로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도시화된 현대 사회를 이미 뇌화(腦化)된 사회라고 말한다. 그것은 의식중심 사회이며 정보중심 사회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정보로 규정한다. 매순간 변화하는 생명체인 자신을 불변의 정보로 파악해 버린다. SNS의 영향력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할 줄 아는 '집단지능'의 시대가 도래되었다고 하지만 매일마다 새로운 기종, 새로운 기능들이 셀 수 없이 쏟아지고 있는 정보기술의 범람에 의해 사회는 점점 더 뇌화되어가고 있다.

 

현대인들은 각자 자신만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온라인 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방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은 리트윗을 통해 거대한 망으로 이루어져 있는 인적 관계 네트워크에 따라 전달된다. 하지만 이러한 트위터의 기능은 자신의 의견을 독단적으로 고수하려는 수단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하물며 트위터 속 내용이 현상의 본질을 왜곡했다거나 사실과 전혀 다른 심각한 오류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오히려 잘못된 트위터의 사용이  '잘못된 정보들만 공유하는 네트워크'라는 오명 하에 검열 또는 통제 대상으로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정보는 지식이 아니며, 지식의 양이 사유의 질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단답형과 수치와 뻔한 정답의 도출을 중시하는 오늘날의 교육은 당연히 사고력을 위축시키며 심지어 사고할 동기조차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만 아니라 자신과 서로 다른 상대방과의 소통마저도 불가능하게 되는 집단적 불통 사회가 형성된다.

 

저자는 세상과 사물을 '움켜쥐고 만져볼 수 없는 애매함'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자신의 인식과 판단이 항상 옳다고 오해한다. 평생동안 햐얀 백조를 봤던 사람들이 검은 빛깔을 띈 백조 한 마리를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명쾌하지 않고 애매한 세상의 속성 탓에 같은 사건이나 사물을 접했을 때 반응이 제각각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자신은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으며 알려고 하면 모두 알 수 있다고 자만한다. 자신의 판단이나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회의를 품는 법이 없다. 집단적 불통은 사회의 진보와 화합에 있어서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2010년에는 정의, 2011년은 복지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었듯이 (지금 섣불리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2012년에는 '소통'이 강조되는 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소통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갈등를 해결할 수 있는 상생의 대안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집단적 불통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우리는 모두 각자 가지고 있는 바보의 벽을 깨트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지 않는 나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변하는 것은 정보가 아니라 '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매일, 매 시간 다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발전하면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동시에 소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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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둑 2012-03-06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박 정부는 바보의 벽으로 만리장성을 쌓아 놓고 있는 중이지요?...
이제 그벽이 무너지려나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금씩 갈라지고 있는 것 같긴 한데...거기다 접착제를 갖다 들이부을까 걱정입니다.

cyrus 2012-03-07 16:03   좋아요 0 | URL
조그만 참으세요. 곧 MB 정부도 끝나가니까요 ^^
문제는 차기 권력자를 잘 뽑아야할텐데 말이죠 ㅎㅎ
 

 

 

 #1  비 오는 날의 금요일

 

 

 

 

 

 

어제 새벽에 비가 내렸다. 너무나도 조용할 정도로 가느다란 빗방울이었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날씨가 쌀쌀했다. 하필 어제가 개강하는 날이라서 학교를 안 갈 수가 없었다. 아침부터 비가 오고 따사로운 햇살을 좀처럼 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린 날씨였지만 그 날 따라 기분은 좋았다. 기간상으로는 3월의 둘째날이지만 일정상 2012년도 1학기를 시작하는 뜻 깊은 날이다. 그리고 이제 막 3월이 시작되는 날에 내리는 이 비는 이제 곧 봄이 멀지 않았음을 느껴지게 만드는 봄비이기도 하다.

 

때마침 비가 오는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학교 가는 버스 안 라디오에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흐르고 있었다. 강인원, 권인하, 김현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원곡이었다. 내가 아기(!)였을 때 나온 추억의 노래이지만 SG워너비의 리메이크 곡과 '나가수' 경연 때 부른 박정현 버젼보다 더 좋아한다. SG워너비의 리메이크 곡은 오히려 과한 바이브레이션 때문에 원곡에서 묻어 나오는 비가 오는 날에 느껴질 수 있는 행복한 기분이 나지 않는다. 박정현 버젼은 박정현의 목소리에서만 묻어 나올 수 있는 애절함을 느낄 수 있지만 이 역시 비 오는 날에 느껴지는 유쾌함과는 거리가 멀다. 원곡 같은 경우에는 노래의 도입부과 마지막에 나오는, 높지도 않고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강인원의 음색과 클라이맥스에서 등장하는 김현식과 권인하의 고음은 절묘하게 어울린다. 시작할 때 나오는 강인원의 음색이 이제 막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려준면서 우리의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준다면 중간에 나오는 김현식과 권인하의 음색은 비 내리는 날에 느껴지는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흠뻑 적셔주게 만들어 준다.

 

 

 

 

음악이 흐르는 그 카페엔 초콜렛색 물감으로
빗방울 그려진 그 가로등불 아랜 보라빛 물감으로
세상 사람 모두다 도화지 속에 그려진
마치 풍경처럼 행복하면 좋겠네
욕심많은 사람들 얼굴 찌푸린 사람들
마치 그림처럼 행복하면 좋겠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클라이맥스의 노랫말처럼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도 이런 날을 즐겁고 행복하게 받아들이길 바랬지만 오히려 비가 오고 쌀쌀하기만한 날씨에 대해서 불평, 불만을 늘어놓은 채 얼굴을 찌푸렸다. 비가 오고 있는 이 날에 좋아하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강의실에 드나들게 되면서 비에 젖은 우산을 펼치다가 또 다시 접어야 하는 식으로 보관하는 것조차 귀찮아하는 친구도 있었다.

 

 

 

 

 #2  알라딘, 보고 있나?

 

오늘 아침에 듣었던 강의가 '마케팅원론'이다. 수업 첫 날이라서 간략하게 수업 방식과 추후 하게 될 과제에 대해서 소개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과목의 과제다. 과제 주제가 기업의 마케팅에 대한 불평, 불만사항을 직접 편지나 메일로 전달하여 기업으로부터 받은 사항에 대한 답변을 토대로 일종의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처음 과제 주제를 듣는 순간, 벌써부터 난감해졌지만 머릿속에 순간 그 유명한 '기업'이 떠올렸다.  알라딘!!!!!!!!!   유레카~~~   그나마 나에게 친숙한 유일한 기업이라고는 알라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알라딘을 '기업'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렇지만, 어쨌든 알라딘이라는 온라인 서점도 영리를 위하여 책을 판매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아직 마케팅의 '마'자도 모른 상태이고 알라딘 서재 블로그를 시작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난 터라 알라딘이 펼치고 있는 마케팅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다. 간혹 알라딘에 대한 불만, 문의사항을 게시판에 작성할 수 있는 '서재지기 서재'를 확인하곤 하는데 일단은 그 곳에서 알라딘 기업에 대한 고객의 불만사항들을 토대로 계량적인 분석 과정을 통해 공통적인 내용의 표본을 추출하여 조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알라딘 블로그에서만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알라딘의 모든 마케팅 활동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하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케팅 수업을 열심히 들을 수 밖에. 마케팅의 기본도 모른 채 불만을 제기하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다. 비록 과제를 위한 목적에서 하는 것이지만 이번 과제를 통해서 알라딘 서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불만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으로 되었으면 좋겠다.

 

알라딘 서점을 오래 이용해 본 분들에게는 알라딘 마케팅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은 '크게 고쳐져야 할' 커다란 문제점을 경험해보지 못했으며 서점을 이용하면서 이렇다 할 불이익을 겪지 못했다.

 

알라딘 서점을 5년 이상 애용하신 분들 중에 알라딘 마케팅에서 불만사항이나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로 보내주신다면 내가 과제 작성하는 데 있어서만이 아니라 알라딘이라는 온라인 서점이 크게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3  '대학교재' 등골 브레이커  

 

 

 

 

 

 

 

 

 

 

 

 

 

 

 

 

 

 

 

나는 항상 주위 동기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교재를 구입하느냐 안 하는냐에 따라 성적의 결과가 달라진다.'   멋진 명언처럼 보이게 썼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대로 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직접 교재를 구입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공부하는 데 있어서 교재구입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입장이었다.  이미 학창 시절을 경험한 어른들은 공부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교재를 구입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말하시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런 어른들의 말에 동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대학교재 구입은 어려울 수도 있다. 안 그래도 대학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이 고생하는 마당에 교재 두, 세 권 사는데 5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등록금을 모으기 위해 바쁜 시간 쪼개가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판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 입장에서는 직접 공부할 교재를 구입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다.

 

나 역시 학년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대학교재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작년 학기 때부터는 제본을 하기 시작했는데 직접 교재를 구입하면서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학기에 구입해야 할 대학교재는 총 4권인데 알라딘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격으로 합산하면 10만 원이 넘는다. 사실 대학교재를 무단으로 복사하거나 제본하는 것은 법적으로는 불법이다. 하지만 경기 불황은 대학가 캠퍼스도 피할 수 없다. 혹자는 불법으로 교재를 제본하거나 일부 복사하는 학생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는 학생들이라고 볼 것이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싫어서. 교재 사는 비용이 너무나도 아까워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작 공부를 하고 싶은데 대학교재를 구입하지 못할 정도로 저소득층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4  스터디메이커

 

 

 

 

 

 

 

 

 

 

 

 

 

 

 

 

 

무엇보다도 놀라운 사실은 가정 형편이 여유롭지 않은 학생일수록 학구열에 대한 열망이 강하며 비용이 아까워더라도 대학교재를 꼭 구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기에 왠만하면 내가 사용한 교재는 되도록이면 팔지도 않고 보관한다거나 친한 동기들에게 물려주는 편이다. 한 번 배운 강의 교재는 언젠가는 훗날 써먹을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내 방의 서재에 항상 꽂아둔다. 그리고 가끔 행정학을 복습할 기회가 있을 때 요긴하게 사용하곤 한다.

 

작년에 3학년 과목인 '법과 사회' 강의를 미리 듣은 적이 있게 되어서 이번에 이 수업을 듣게 되는  

동기를 위해서 강의 시간에 썼던 교재를 물려주기로 했다. 그 한 권의 교재 덕분에 그 교재를 받게 된 동기뿐만 아니라 가지고 역시 그 수업을 듣게 되는 4명의 동기들도 제본을 할 수 있었기에 교재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물려준 이 한 권의 교재가 5명의 학생들을 구제했던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 교재를 물려주기에는 조금은 망설인 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필기가 워낙 잘 했고 중간, 기말고사 시험 출제 내용까지 너무나도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바로 제본된 교재를 이용하는 공부의 단점이다. 미리 밑줄이나 메모가 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를 하려는 학생 입장에서는 자기만의 주도적인 학습을 유발하기가 어려우며 결국에는 남이 먼저 한 공부를 그대로 흉내낸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세서가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그러한 문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해야 할 공부들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내가 5명의 친구들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이 교재에 중간, 기말고사에 출제되는 모든 시험 범위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더할 나위 없이 공부하기 편한 교재를 사용한다면 당연히 A+를 받아야 되고, 못 해도 최소 A학점은 나와 줘야 한다. 만약에 이 과목에서 B- 학점 이하의 성적이 나오게 된다면 내가 원하는 대로 소원을 들어줘야 한다."

 

이런 내기를 제안함으로써 은근히 친구들이 공부하려는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자극을 주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학교 다니면서 만나고 있는 남자 동기 20명 중에 한 두명 정도는 달랑 한 과목만 A+ 학점을 받을 뿐 나머지는 B+ 학점 이하를 받거나 심할 때는 F 학점을 맞은 경험이 있다. 정말 오랫동안 공부와 담 쌓은 철 없는 놈들이다.

 

개강 첫 날, 학기를 시작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친구들로부터 공부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었다. 이들을 지켜본 친구로써 이들의 마음이 제발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들의 바램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먼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험에 나오는 정보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공부 방법을 전수해주고 싶다. 나도 잘 되면서도 남도 잘 되면 좋지 아니한가. 과연 이들의 노력이 학기 말에는 성과의 결실을 맺으면서 누가 최후의 웃음을 짓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이번 2012학년 1학기의 대학생활,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면서 기대된다.  

 

 

 

 

 

P.S> 알라딘 블로그를 하면서 처음으로 페이퍼에 동영상을 올려 봤다.

 

며칠 전에 유투브 동영상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신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좋은 정보를 알려주신 다락방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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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3-03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구나. 유투브 정말 너의 서재에선 처음 보네.
나도 아직 잘 모르는데. 가끔 알고 싶은 때도 있지만 기계에 별 흥미가 없어
알고 싶다가도 그만 둔다.

알라딘을 상대로 마케팅 실습(?)을 하는구나.
서점이 불만이 많아봤자 얼마나 많겠니? 옛날에 동네 서점 이용할 때 마일리지가 있었냐? 적립금 준다는 마케팅이 있었냐? 불만이 있다면 그건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일 거야.
재작년이던가? 그때 그 사건 알지? 초상권. 물론 1차적인건 그 출판사에 있지만 적극 대응 못한 알라딘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것. 그리고 난 정신적 보상을 요구했지만 형식에 그친 것. 지금도 그것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없으니 애매해.
내가 말하려 하는 건 알라딘 뿐만 아니라 각 기업마다 고객에 대한 그 어떤 정신적 피해 보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지 궁금해.

그리고 내가 항상 얘기하는 거지만, 알라딘 이달의 당선작 적립금 제도에 문제점은 없는지. 하는 불만. 더구나 영화 서비스 없어지면서 영화 리뷰에 대한 당선작을 어떻게 할 건지 모르겠어. dvd로 대체되는 건가?
그리고 리뷰대회는 타사에 비해 참 적게 여는 것 같아. 뭐 이건 불만이라기 보단 아쉬움에겠지. 그런 등등.ㅋ

아, 근데 네 서재엔 봄이 왔구나.
나도 뭔가 새로 옷을 입혀줘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옷이 없네.ㅋㅋ

cyrus 2012-03-03 14:43   좋아요 0 | URL
아직 과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어요. 그래도 누님이
언급하신 정신적 피해 보상에 관련된 부분은 참고해볼께요. ^^

저도 서재 바탕화면 10분 정도 고른 끝에 바꾼거에요 ㅎㅎ
서재 바탕화면도 새로운 걸로 업데이트되었으면 좋겠어요 ^^

아이리시스 2012-03-0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강했군요! 이번 학기에는 연애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역시 장학금도요.^^

cyrus 2012-03-03 14:44   좋아요 0 | URL
연애는,, 모르겠어요. 올해도 그냥 조용히 지나갈 거 같아요 ^^;;

이진 2012-03-0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그 한글로 인하여 모든 알라디너들이 도움을 받으셨다니 왜 제가 다 흐뭇하고 기쁠까요 ㅎㅎㅎ
이것이 대학의 수준이군요. 알라딘으로 마케팅 실습을 벌이다니 뜻깊은것 같아요. 저도 아직 입성한지 얼마되지 않았기에 그닥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기도 하구요. 부디 멋진 보고서 써내시길 바라며 ^_^

cyrus 2012-03-03 14: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블로그를 통해 서로 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고 행복한 일이죠. 특히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모든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함께 듣는 것도요. ^^


카스피 2012-03-0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제 알라딘 마케팅팀은 좀 고생하시겠는데요^^

cyrus 2012-03-05 14:46   좋아요 0 | URL
고생시키려면 제가 마케팅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는데요, 오히려
제가 더 고생할거 같아요 ^^;;

blanca 2012-03-0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재는 여전히 비싸군요. 제가 대학 다닐 때도 한 권 사는 것도 참 부담이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대학때 산 교재들이 친정에 있답니다.^^;; 알라딘의 마케팅 분석이라니 의미도 있고 여러 모로 잘 선택하신 것 같아요.

cyrus 2012-03-05 14:48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도 대학교재들을 간직하고 계시는군요, 졸업 후에도
언젠가는 다시 들춰보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남에게 팔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에 공부할 의지가 있는 친구나 후배가 있다면 기꺼이
줄 의향은 있어요 ^^

반딧불이 2012-03-0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로그질(?)을 이렇게 학구적으로 하시다니....all A학점 받으실만 하십니다.
마케팅론 수업에 도움이 될만한 불만이 생기면 당장 이리로 달려오겠습니다.

cyrus 2012-03-05 14:48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합니다. 반딧불이님 ^^

마녀고양이 2012-03-0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시루스님, 이번 학기에는 알라딘을 타켓으로 마케팅 과제를?
넘넘 흥미로운데요. 잼나기도 하고, 우려스럽기도 하고... 머..... ^^
저는 그냥 포기니까요. 큭큭.

여하간 나중에 꼭 결과를 페이퍼를 통해 공개하시기예요. 화이팅!

cyrus 2012-03-05 14:49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도 우려스러운 마음이 들긴 해요. 괜히 램프 건드리다가는
여기서 퇴출당하는건 아닌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드네요. ^^;;


다락방 2012-03-13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____________^
 
파킨슨의 법칙 - 왜? 직원 수가 늘어도 성과는 늘지 않을까
노스코트 파킨슨 지음, 김광웅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마음을 다진 이후로는 공무원 채용 인원 모집과 채용 증가에 대한 소식과 관련된 뉴스를 하나도 지나치지 않은 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며칠 전에 접한 정보에 의하면 올해 2012년도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인원은 총 10,330명으로 전년 대비 436명이 증가되었는데 지방공무원 직종별 채용규모면에서 살펴보자면 이번 채용 인원 증가는 사상 최대 파격적인 규모라고 한다. 이러한 정보에 맞춰 공무원 고시학원에서는 공개채용시험 일정에 맞게 빠르게 시험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공시족이 되려는 젋은 청춘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 달 전에 대구에서 알아주는 유명 공무원 고시 학원에 상담 차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상담원에게 듣은 적이 있었다. 올해에 지방공무원 신규 채용 인원이 증가했기 때문에 대구 본적으로 되어 있는 내가 대구 등의 지방에 위치한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공무원 채용 인원 수가 늘어났다고 해도 공무원이 되는 길은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2, 30대들은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고 최근에는 공무원 시험에 40대 이상 고령자들은 대거 몰리고 있는 추세다. 고용 불안이 가중되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자 하는 열망이 20대부터 40대 이후까지 전 세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업의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직장을 그만두고서라도 공직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에 의해서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해마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채용 경쟁률이 72.1대 1이다. 선발 인원이 대폭 늘어나면서 지난해 보다 경쟁률이 소폭 완환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무원 신규 채용 인원 증가는 비단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공시족들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공무원 채용 인원의 수가 과다하게 되면 신규 인원을 받아들여야 하는 공무원 집단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하게 된다. 자동차가 고속도로 위에 올라서면 질주본능에 빠지기 쉽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됐든 기업이 됐든 조직은 끊임없이 커지려는 확장본능을 갖고 있다. 조직이론에서는 '관료제의 폐해'나 '대기업병'을 조직의 병리현상으로 다룬다. 조직이 거대화하고 전문화하면서 관료화와 분업화, 공식화, 집권화의 늪에 함몰하곤 한다는 것이다.

 

조직이 규모를 무한히 확대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움을 설명할 때 단골로 나오는 것이 '파킨슨의 법칙'이다. 영국의 역사학자였던 시릴 노스코트 파킨슨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영국 해군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관료제의 본질을 꿰뚫는 이 법칙을 창안했는데 제1법칙과 제2법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1914년 영국 해군의 병력은 15만 명이었고, 군함 수리창 관리와 사무원이 3천 200명이었다. 여기에 근로자가 5만 7천 명 가량 딸려 있었다. 그런데 14년 뒤인 1928년에는 해군 병력이 10만 명으로 감축되고 군함 역시 62척에서 20척으로 줄었음에도 수리창 관리와 사무원은 1천200명이 오히려 더 늘었다. 해군본부의 관리자 또한 2천 명에서 3천560여 명으로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이더라는 것이다.

 

발표 당시엔 흥미로운 사회생태학적 가설 정도로 인식되던 이 법칙은 이후 큰 정부의 비효율성을 논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한다. 공직사회엔 출세기회 확대와 조직 보호를 위해 부하를 늘리려는 경향이 있어 일의 유무나 경중과 관계없이 공무원 수가 매년 증가한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밝혀낸 그의 통찰력은 지금 봐도 놀랍다.

 

국내에 번역된『파킨슨의 법칙』이 알라딘에서는 '경영' 분야의 도서로 분류되어 있지만 이러한 법칙이 꼭 경영에서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공무원 신규 채용 현황을 비추어 본다면 역시나 조직으로 이루어진 공직 사회에서도 파킨슨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행정학도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이 법칙을 꼭 알아야 할 중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정치인들과 납세자들은 공무원 수가 많아지는 만큼 업무량도 당연히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믿음에 의문을 품은 냉소주의자들은 공무원 수가 증가하면 반드시 빈둥거리는 사람이 생기거나 아니면 근무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양측의 믿음과 의심은 모두 잘못된 전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공무원 수와 업무량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다. 전체 공무원 수의 증가는 파킨슨의 법칙의 지배를 받으며, 그 수는 업무량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거나, 혹은 업무가 아예 없어져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 노스코프 파킨슨 『파킨슨의 법칙』에서, 21세기북스, pp 25 -

 

 


파킨슨의 법칙은 '조직이란 주어진 역할이나 업무와는 상관없이 항상 사람을 증가시키려는 속성이 있다'는 내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를 관료제에 적용시켜 본다면, 공무원의 수는 업무 양에 무관하게 증가하고 출세를 위해서는 부하가 많아야 하므로 숫자를 자꾸 늘린다. 이것을 파킨슨의 제1법칙 또는 부하배증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리고 업무가 과중할 때 부하의 수를 늘리긴 원하지만 라이벌은 원하지 않는다거나 공무원은 서로 자기들을 위해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이것이 파킨슨의 제2법칙 또는 업무배증의 법칙이다. 부하가 배증되면 과거 혼자서 일하던 때와는 달리 지시, 보고, 승인, 감독 등의 파생적 업무가 창조되어 본질적 업무의 증가 없이 불필요한 업무량만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파킨슨의 법칙은 기업에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효율성 추구와 이윤 극대화를 최대목표로 삼는 기업일수록 작은 기업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어 내실을 뒤로 미룬 채 규모 확대의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성장지상주의에 몰입하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조직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급기야 '대기업병'에 걸리고 마는 것이다.

 

조직이 비대해짐에 따라 내부의 경고와 대처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조직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거액의 돈을 들여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요란을 떨지만 2~3년이 지나면 혁신은 사라지고 별다른 내용의 변화없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경우가 적지 않다. 조직을 설계할 때는 오로지 기능과 업무량만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존의 조직을 참조하거나 특정한 인물을 염두에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경향이 많다. 그 결과 거듭되는 개편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체질은 그 나물에 그 밥마냥 별다른 변화를 기대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공무원 조직 사회에서는 아직 파킨슨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한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예전 참여정부 시절 말기 때 중앙과 지방, 가릴 것 없이 공무원이 마구 늘어 100만 명에 육박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넌 여론으로부터 '공공기관 몸집 불리기'라는 지적을 받곤 했었는데 참여정부가 공무원 증원을 취직자리 늘리는 사회복지 개념에서 접근한 것이 오히려 조직 관료제의 문제점을 낳게 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이다. 하지만 파킨슨의 저주는 과거 참여 정부 시절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아니다. 경기가 장기적으로 불황기를 겪게 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들이 나오게 된다. 특히 안정적인 공무원 직종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신규 채용을 늘리면 늘릴수록 취업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매력적인 기회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인한 공직 채용 증가를 추진하는 현 정부의 모습이 전 정부가 했던 것을 그대로 절차를 밟게 되는 우려가 있다.

 

한국사회는 그동안 성장에 있어서 숨가쁘게 달려왔다. 개인에겐 출세와 부가 공통의 지상과제처럼 여겨졌다. 근면 성실 이데올로기로 자신과 타인 그리고 조직을 다그친 결과 이만큼이나마 잘 살게 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대세이지만 '더 크게, 더 빠르게'에 너무 경도돼왔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성찰의 눈길을 주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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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2-03-0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가요..? 저는 지금은 공무원 숫자를 좀 더 늘려야 한다고 보는 입장인데..꼭 일자리창출을 위한 차원에서 보다는,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상당수 늘려야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물론 불필요한 업무를 만들어내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요. 조직이 효율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프로세스의 문제이지, 숫자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cyrus 2012-03-03 01:01   좋아요 0 | URL
사실 공무원 인원 증원에 대해서 파킨슨의 법칙을 들어서 반대하는 입장이
있는 반면에 오히려 늘어야 한다는 찬성론도 있답니다. 맥거핀님 말씀처럼
조직의 비효율성은 그 조직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업무 프로세서에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죠. 어떻게 본다면 좋은 의도로 일자리를 늘리면
좋지만 많으면 많을수록 그에 대한 문제점도 같이 발생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

아이리시스 2012-03-0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킨슨 법칙을 설명한 책도 있네요! 시루스님은 행정학과라서 별 걸 다 알아요^^

맥거핀님 말이 맞아요. 선진국 그러니까 OECD 국가 중에서 공무원 1인당 국민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에요. 그래도 자꾸 공무원 줄이자고 나서는데, 이것저것 다 이해는 되지만 분명한 건 복지국가로 가기 위한 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씀대로 조직 내의 '번문욕례' 같은 문제가 행정비용을 더 상승시키는 거죠. 정작 책상놀음으로 일하는 데에는 공무원수가 분명 많지만 직접 발로 뛰어다니게 되면 분명히 모자란 숫자이기도 하거든요.

이 책 흥미로워요.^-^

cyrus 2012-03-03 14:51   좋아요 0 | URL
OECD 통계는 저도 모르고 있었던 내용이에요. 번문욕례,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

이 책에는 파킨슨의 법칙에 대한 사례가 많아요, 이 법칙을 강의시간에
가르쳤을 때 교수님들이 이런 책을 소개하면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
훨씬 쉬웠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저처럼 이제 3학년이 행정학과 학생들 중에서
파킨슨의 법칙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공부를 제대로 안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