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창조적 기쁨 - 우리가 사랑한 작가들의 삶과 독신 예찬의 말들
펜턴 존슨 지음, 김은영 옮김 / 카멜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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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점  ★★★☆  B+







고독의 동굴, 고독의 회랑은

밝고도 캄캄하다


Its Caverns and its Corridors

Illuminate or seal



(에밀리 디킨슨, 777 중에서) [주]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은 자신이 쓴 시에 고독크기를 잴 수 없을 정도로 어둠에 싸인 동굴로 비유했다시인은 스스로 세상을 향한 문을 닫았고, 고독한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 그녀는 깊고 어두운 자신만의 동굴을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을 영혼의 창조자(The Maker of the soul)’로 본다. 그래서 고독의 동굴은 밝고도 캄캄하다혼자 생활해본 사람만 아는 고독이란 이런 것일 수 있다. 때론 외롭고 힘겨울 때가 있지만,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 그러므로 자발적인 고독은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타인을 만나면 생기는 불필요한 소음을 피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고독에 너무 빠져버리면 타인과의 관계 거리가 너무 길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무엇이 고독을 두려워하게 만드는가. 이에 대해 고독의 창조적 기쁨의 저자 펜턴 존슨(Fenton Johnson)고독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풍토라고 지목한다대부분 사람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독신자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독신자가 느끼는 고독은 두 개의 성() 또는 동성의 결합(결혼하지 않은 연인 관계, 법적인 부부 관계)이 이루어지지 않은 삶에서 느껴지는 감정으로 단정 지어버린다외로움, 쓸쓸함, 불행, 은둔, 옆구리가 시리다. 이 낱말들과 관용구는 독신자의 삶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사람들은 독신자와 관련된 부정적 단어만 늘리는 게 아니라, 편견까지 그들의 삶에 씌워버린다독신자는 금욕주의자라는 편견. 자발적으로 결혼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금욕주의자가 되고 만다독신자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독신자에게 연애와 결혼을 재촉한다누군가는 독신자를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주의자 또는 국가의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 주지 못하는 역적으로 취급한다.


독신자에 대한 기존의 정의에 이성애 중심주의와 가족중심주의가 진하게 농축되어 있다. 저자는 독신자를 새롭게 정의한다. 홀로 명상과 사색에 잠기는 걸 좋아하는 별난 사람, 그러면서 결혼했지만 혼자 있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도 독신자의 범주에 포함시킨다저자는 독신자를 괴롭혀왔고, 고독을 기피하게 만든 부정적인 편견에 균열을 낸다. 그리고 독신자의 정신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명상과 사색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동으로 전환한다.


앞서 소개한 디킨슨은 고독의 동굴을 두려워했지만, 그곳은 시를 쓸 수 있는 유일한 은둔처다. 그녀에게 시 쓰는 일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신과 주변 세상을 제대로 보게 만드는 노동이다. 이러한 문학에 대한 열정이 어두운 고독의 동굴 안을 밝게 해주었다프랑스의 화가 폴 세잔(Paul Cézanne)은 결혼한 독신자다. 그는 매일 혼자 화구를 챙겨 생 빅투아르 산에 올랐고, 산의 풍경을 반복해서 수십 점 그렸다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수상록의 저자 몽테뉴(Montaigne)와 더불어 성찰의 대가로 손꼽히는 지식인이다. 그는 월든 호숫가의 오두막에 혼자 살았지만,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는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었다. 도시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저자는 독신자의 삶을 살았던 작가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을 면밀히 살피면서, 고독의 장점에 주목한다이들은 고독을 창작 활동에 영감을 주는 스승이자 동료로 받아들였다.


고독의 창조적 기쁨은 고독을 사회적 관계에서의 일탈로 규정하는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 책에 소개된 독신자들은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고, 뛰어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 그리고 우정과 동료애의 중요성을 잊지 않았다. 고독은 개인의 행복과 창작 욕구를 샘솟게 할 뿐만 아니라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 원래 디킨슨의 시에 제목이 없다. 국내에 번역된 디킨슨의 시 제목은 편의상 시의 첫 번째 행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777번의 제목은 고독은 잴 수 없는 것(The Loneliness One dare not sound)이다. 인용한 시구의 출처는 강은교 시인이 번역한 시 선집 고독은 잴 수 없는 것(민음사, 201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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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여러 얼굴 (양장) - 과학자, 가치, 사회 입문
레슬리 스티븐슨.헨리 바이얼리 지음, 이상원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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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탈레스(Thales)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 보았다. 물은 생명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 안 되는 물질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 안 되는 물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돈이다. 돈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탈레스는 다방면으로 뛰어난 사람이었다.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의 높이를 쟀을 정도로 수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었고, 천체 관측을 해서 일식이 나타나는 시기를 예언했다. 철학자 또는 과학자는 물질적 욕심이 없거나 돈 벌 줄 모르는 서생이라는 선입견을 깬 사람이 탈레스다주변 사람들이 철학을 먹고 사는 데 도움이 안 되는 학문이라면서 비아냥거리자, 기후를 관측할 수 있었던 탈레스는 올리브 농사가 잘되는 해를 예상했다. 그런 다음 올리브기름 압착기 소유주에게 찾아가 기계를 빌릴 수 있는 권리를 헐값으로 샀다(여러 개의 압착기를 사들였다는 이야기도 있다)그의 예상대로 올리브 풍년이 들었고, 농부들은 엄청난 양의 올리브 열매로 기름을 짜기 위해 압착기를 구해 나섰다. 결국 모든 압착기의 사용권을 가진 탈레스는 큰돈을 벌었다탈레스는 학문뿐만 아니라 국가의 존망에 영향을 주는 상황에도 관심을 가졌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에 따르면 탈레스는 페르시아 제국에 대항하려면 이오니아의 도시국가들이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러한 탈레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과학자도 경제적 수완이 있으면 돈을 벌 수 있고, 국가를 위해서라면 사회 참여적 발언을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과학자의 모습에서 꼭 빠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그와 그녀들이 입고 다니는 하얀 실험실용 가운이다. 틀에 박힌 이미지 때문인지 실험실 소장이 아닌 경영인 또는 회사 CEO가 된 과학자는 상상하기 힘들다과학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윤리와 양심을 무시한 채 실험을 강행하는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같은 나쁜 과학자를 떠올릴 것이다실험실에 상주하는 과학자 이미지가 각인된 대중은 경영인이 된 과학자의 등장을 우려한다. 실험실용 가운이 아닌 정장 차림을 한 과학자들이 낯설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그와 그녀들이 사리사욕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그렇게 되면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과학자와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는 과학자들이 못마땅하게 여겨지기 시작한다. 그와 그녀들이 국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일 것이다


이처럼 대중이 생각하는 과학자의 유형은 매우 단순하다. 실험실 안에서 뼈를 묻겠다는 심정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 우리는 어렸을 때 이런 과학자가 되기를 원했고, 과학자라면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영화의 악당으로 자주 묘사되는 나쁜 과학자가 현실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다행히 세계를 정복하려는 과학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법인 회사를 차리거나 대기업 간부로 일하면서 고액의 연봉을 받는 과학자들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고 싫음으로 판단하면 과학자를 이해할 수 없다. 과학자는 여러 가지 얼굴을 동시에 가진, 매우 다양하면서도 복잡한 인간이다.


과학의 여러 얼굴은 하나의 빛에 가까운 과학과 과학자의 유형을 폭넓은 스펙트럼처럼 만들어주는 프리즘과 같은 책이다. 어떤 이는 과학을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 학문으로 생각한다. 또 다른 사람은 나날이 발전하는 과학이 초래하는 각종 부작용(연구 윤리를 무시하고, 자연을 파괴하는 것 등)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가치중립성부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채 과학을 바라보면 과학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이로운 점과 부작용을 철저히 구분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가치중립적 과학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과학은 과학자가 과학을 연구하는 동기, 정치, 이념, 경제성 등에 영향을 받기 쉽다이러한 외부적 요인들이 한데 섞인 과학이 형성되거나 과학자가 등장할 수 있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과학자가 있는가 하면 국익을 위해 국가가 주관한 연구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과학자가 있다. 부와 명성을 얻기 위해 정치인이나 경영인에 접근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그와 그녀들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연구 성과를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해 로비를 펼친다.


과학 이론이 정책으로 전환되는 데 성공하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업적이 되는 동시에 과학자의 평판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국익을 위해 연구하는 과학자나 정치인과 경영인의 지원을 받는 과학자를 사리사욕을 채우는 인물로 단정해서 안 된다. 좋은 과학자나쁜 과학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목록을 만들 필요 없다. 과학자를 딱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과학과 과학자에 대한 이원론적 인식은 흡사 로마 신화의 수호신 야누스(Janus)와 같다. 야누스는 두 가지 얼굴(네 가지 얼굴로 묘사하기도 한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과학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학문이다. 시간과 상황에 따라 과학(자)의 얼굴이 시시각각 변하기도 한다. 과학의 여러 얼굴은 과학과 과학자의 유형을 협소하게 만드는 이원론적 인식을 비판하고, 이것을 분산 시켜 일반 대중이 제대로 보지 못했던 다양한 얼굴의 과학과 과학자들을 보여준다유럽 및 백인 남성 중심의 과학 또한 과학의 여러 얼굴을 보기 위해서 반드시 해제되어야 할 학문이다. 이 책은 비유럽 출신의 과학자와 여성 과학자들의 업적을 소개한다.


과학의 여러 얼굴은 과학이 인간을 이롭게 해준다는 낙관론과 과학의 부작용에 지나치게 걱정하는 비관론 모두를 비판한다. 다만 낙관론과 비관론 둘 다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대중이 과학이 실생활에 어떠한 가치가 있는지 점검하고, 과학의 부작용을 비판해야 한다. 과학자는 대중의 관심에 응답해야 한다. 자신의 연구 성과에 대한 비판적 의견에 경청해서 문제점을 수용한다면 이를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과학자들도 먹고살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실험실에 틀어박혀 연구한다고 해서 돈은 생기지 않는다. 탈레스처럼 사업가 기질을 발휘해야 하든가 아니면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처럼 부업을 해야 한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고, 연구비를 마련하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군사학과 건축학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생계유지와 진리 발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과학자들은 정부와 기업의 원조를 외면하지 못한다. 정부와 기업과 손잡은 과학, 즉 경제성이 있는 사업이나 다름없는 거대과학(big science)은 가치중립성과 거리가 멀다이 책은 가치중립성이 없는 거대과학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은 가치중립적이다라는 명제를 현실에 맞지 않는 통념으로 본다. 그러나 정부나 특정 집단의 권력 확장을 위해 봉사하는 거대과학의 등장을 우려한다. 권력과 완전히 밀착된 거대과학은 통제가 불가능한 집합적 프랑켄슈타인(373)’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철학자 칼 포퍼(Karl Popper)거대과학이 위대한 과학을 파괴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독일 나치 정권을 지지한 과학자들은 아리아인 순혈주의에 열광한 나머지 아인슈타인(Einstein)을 포함한 유대인 과학자들의 업적을 깡그리 무시했다. 스탈린(Stalin) 정권의 비호를 받은 소련의 학자 리센코(Lysenko)는 소비에트 체제에 맞지 않는 멘델(Mendel)의 유전법칙을 무시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지지한 소련 과학자들을 숙청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여러 얼굴을 가진 과학은 진리 탐구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정적이고 순수한 학문이 아니다. 정적인 과학은 상아탑 속에 있다. 과학 또는 과학자가 온실 같은 상아탑에 오래 있으면 사회 현실에 무감각해지며 대중의 비판적 목소리를 감당하는 힘이 부족해진다. 역동적인 과학은 사회와 끊임없이 연결하고,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발전한다. 과학의 정의가 더욱 풍성해지고, 이와 관련한 논의의 범위가 확장되면 누구나 과학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런 과학일수록 튼튼하고 오래 간다.






※ 미주(尾註)알 고주(考註)



* 52





영국 시인 존 키츠(John Keats)의 시 마녀(Lamia)[주1]



[주1] 라미아(Lamia)는 마녀를 뜻하는 단어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괴물 이름이다. 여성의 상반신과 뱀의 하반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 60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의 

용감한 신세계(Brave New World)[주2]



[주2] brave’용감한을 뜻하는 현대 영어가 아니라 중세 영어다. 중세 영어의 ‘brave’멋진을 뜻한다





* 98





                [주3] 아이슈타인 → 아인슈타인




 

* 366





[주4] 매듀 아늘드


[2021년 9월 23일 업데이트] 

아놀드의 원 발음이 아늘드

이 책에 나온 외국어는 외래어표기법에 따르지 않고 원음에 가깝게 표기되어 있다(‘일러두기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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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9-22 2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학의 영역에까지 넘나 들다니
대단하시네요 정말.

전 소설책만 줄창 읽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사회과학
책들도.

cyrus 2021-09-23 20:25   좋아요 1 | URL
저는 소설을 잘 안 읽게 되네요. 달궁 모임에 참석해야 소설을 읽어요. ^^;;

hillbilly 2021-09-23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잘 읽었습니다. 자세히 보셨네요.

라미아는 영국에서 보통 마녀라고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멋진 신세계라고 많이 번역하나, 헉슬리는 과학과 기술의 과감한 도입과 과학과 기술로 만들어낸 마약(LSD 등등)의 사용으로 얻는 새로운 감각과 사고를 중시하므로, 그런 것을 채용하는 신세계는 용감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오타 맞습니다.

아놀드가 아니고 아늘드가 원 발음에 가깝습니다.(이 책은 외래어 표기법보다 원 발음에 가깝게 적고 있습니다.)

cyrus 2021-09-23 20:3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아놀드’의 원 발음이 ‘아늘드’라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망 좋은 []

 

EP. 15



2021년 9월 20일 월요일

사이책방 7호점, 치우친취향





주말이 다가오면 꼭 가보고 싶은 책방이 있다. 그곳은 팔공산 근처에 있는 사이책방 7호점이다하지만 너무 멀어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버스를 타면 한 시간 반 남짓 걸리고, 내려서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사이책방 7호점용진마을에 있다. 이곳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다용진마을로 가는 버스는 팔공 3’이 유일하다. 이 버스는 평일에 운행하지 않는다. 3~11월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만 운행한다팔공 3 운행 시간표가 있긴 한데, 시간표대로 운행하지 않는다. 배차 간격 시간이 45~50분이라서 버스가 올 때까지 정거장에서 오래 기다려야 한다. 이러면 책방에 가는 데만 두 시간 걸릴 수 있다

 

팔공 3은 12월과 다음해 1, 2월은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시내버스 ‘101’‘101-1’을 타서 한걸마을’ 입구에 내려도 된다. 그런데 한걸마을 입구에서 책방까지 이어진 시골길을 걸어야 한다. 적어도 20분 이상 소요된다.


자가용이 있는 사람은 팔공산 주변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책방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버스를 타는 사람은 점심을 일찍 먹고 출발해야 한다. 팔공 3번 버스를 타다가 허기가 지면 여러 식당이 모여 있는 정거장에 내리면 된다. 하지만 식사를 하고 난 후에 팔공 3번 버스를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칠곡경북대병원 건너편 쪽 정거장 바로 근처에 다은수제국수라는 식당이 있다. 어제 날씨가 좋아서 시원한 김치말이국수를 먹었다. 국수를 주문하면 떡갈비가 같이 나온다그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칠곡경대병원역정거장이 있다. 그곳이 팔공 3번 버스가 지나가는 첫 번째 정거장이다


어제 공휴일이라서 팔공 3번 버스가 운행하고 있었다. 그날 버스에 탄 손님은 나를 포함해 두 명뿐이었다‥…. 팔공산에 자주 가는 등산객들만 아는 버스라서 팔공 3번 버스가 운행하고 있는지 모르는 대구 토박이가 있을 것이다. 내가 그 대구 토박이 중의 한 사람이었다.




















길을 걷다 보면 하얀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이 바로 사이책방 7호점이다이 책방은 노 씨 부부(성의 한자가 다르다)가 운영하는데 공휴일이라서 그런지 젊은 직원 한 분이 책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손님 한 분이 음료를 주문해서 책을 읽고 있었다. 작은 책방 간판에 당신과 나의 북 아지트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가장 먼 북 아지트가 읽다 익다였는데, ‘사이책방 7호점이 그 기록(?)을 깼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2009)




 

이 책방의 대표 음료는 조르바 커피.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Nikos Kazantzakis)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온 주인공 이름이다그리스인 조르바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월든과 함께 책방지기의 추천 도서다사이책방 7호점 부부 책방지기는 전작주의자. 경북 김천 출신인 김연수 작가의 소설책들이 책장에 따로 꽂혀 있다





 





책장은 천장까지 이어져 있다. 책방에 불교 관련 책 몇 권이 꽂혀 있다. 불교가 책방지기의 관심 분야인 것일까? 부부 책방지기를 만나면 꼭 물어보고 싶다. ‘Elizabeth의 책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책장이 있는데, 그 책장에 꽂힌 책들은 판매용이 아니다. ‘Elizabeth’는 아내분의 이명일 것이다.[]

 

사이책방에서 두 시간 정도 책을 읽었다. 그곳에서 개인이 가져온 책을 읽어도 된다. , 책방에 있는 책을 그 자리에서 읽으려면 먼저 구입해야 한다.

 

돌아가기 위해 팔공 3번 버스를 탔다. 다행히 10분 정도 지나서야 버스가 왔다. 갓바위에서 출발한 팔공 3번 버스의 마지막 정거장인 칠곡경대병원역에 내린 다음, ‘칠곡 1-1’, ‘칠곡 2’, ‘칠곡 4’, ‘730’ 버스로 환승하여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앞정거장에 내리면 치우친 취향이라는 책방에 갈 수 있다. 버스로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앞정거장에 가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월요일은 치우친 취향’의 쉬는 날이다. 특별히 추석 연휴를 맞아 어제 책방이 열려 있었다. 책방에 가보니 벌써 손님 네 명이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개인 작업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많이 있는 책방을 정말 오랜만에 본다. 다행히 내가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다. 다음에 오면 손님이 없을 때 책방 내부 사진을 더 찍어야겠다이곳에 자주 방문하기 위해 책과 음료를 주문할 때 쓸 수 있는 쿠폰을 만들었다. 책 구입 전용 쿠폰과 음료 구입 전용 쿠폰이 따로 있다이곳은 책과 음료뿐만 아니라 비건 디저트도 판매한다. 책방지기가 책방 공식 인스타그램에 비건 디저트 메뉴를 공지한다.

 

내일은 어디에 갈까? 북 아지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아직 안 가본 책방이 있고, 생긴 지 얼마 안 된 책방도 있다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남은 연휴동안 사놓은 책들을 얼른 읽자.





* 2021922일 업데이트


[] 책방 방문 후기를 인스타그램에도 올렸다. 어제 사이책방 대표님 한 분이 내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남겼다. 그분은 젊은 직원 한 분이 본인이며 엘리자베스는 아내의 별칭이 아니라면서 다음에 오면 엘리자베스의 정체를 알려주신다고 했다. 주말에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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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1-09-21 18: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읏따, 맛있겠따! 음식점 주인이 센스가 있군. 동물성 단백질도 챙겨주고.
조르바 커피는 맛이 어떤가?
암튼 대구 청년은 추석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있고만. 나도 함 가 보고 싶네.ㅋ
이윤기 번역은 이제 힘쓰기가 쉽지 않을텐데...
남은 휴일도 알차게 보내길...^^

cyrus 2021-09-22 12:44   좋아요 1 | URL
조르바 커피는 안 마셨고, 콜드브루 라떼를 주문했어요. 다음에 가면 조르바 커피를 마셔보려고 해요. ^^

레삭매냐 2021-09-21 18: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

오래 전의 제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전 주로 파주로 뛰곤
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지금은
사라져 버린 이가책방이라고
천막 책방을 자주 가곤 했었죠.

그 때 <율리시즈의 시선>을 샀
어야 했는데...

cyrus 2021-09-22 12:47   좋아요 1 | URL
코로나 2차 접종하고 나면 서울에 가볼 생각이에요. 서울에 안 가본지 오래됐어요. 십 년 전에 서울의 헌책방에 가보는 게 버킷리스트였는데, 지금은 동네 책방에 가보고 싶어요. ^^

새파랑 2021-09-21 1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알찬 연휴를 보내셨군요!
어렵게 찾아간 사이착방 멋지네요. 저도 가보고 싶어지네요~~!!

🍜 맛있게 보이네요 ^^

cyrus 2021-09-22 12:48   좋아요 1 | URL
팔공산에 가게 되면 한 번 방문하세요. ^^

겨울호랑이 2021-09-21 2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글을 읽으면 우리 곁의 소중한, 그러나 사라져 가는 서점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cyrus님 연휴 잘 보내시고, 편한 밤 되세요!

cyrus 2021-09-22 12:50   좋아요 2 | URL
대구에 역사가 있는 헌책방들이 사라졌지만, 젊고 개성 있는 책방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좋은 변화의 흐름입니다. 대구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

프레이야 2021-12-01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멋진 서점 안내를 이제 보네요
사이책방7호점. 치우친 취향.
메모합니다. 다음에 꼭 하루에 다 가보렵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폴론(Apollon)은 다재다능한 고대 그리스 신이다. 그는 예언, , 음악, 의술 등을 관장한다. 오비디우스(Ovidius)변신 이야기에 아폴론은 숲의 정령 다프네(Daphne)에게 자신을 팔방미인으로 소개하면서 구혼한다. 하프로 연주하면 아름다운 노래가 나오며 화살을 쏘면 백발백중이고, 의술은 자신의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빛나는 자(Phoibos)’라는 별칭과 어울리게 외모도 뛰어났다.


















* 오비디우스, 이종인 옮김 변신 이야기(열린책들, 2018)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변신 이야기(도서출판 숲, 2017)

* 오비디우스, 이윤기 옮김 변신 이야기 1(민음사, 1998)




그리스인들이 머리가 좋고, 운동 신경이 뛰어나고, 잘생긴 아폴론을 안 좋아할 리가 없다. 질서와 조화를 중시하는 그리스인들은 완벽할 정도로 아주 뛰어난 아폴론을 찬양했고, 지금까지도 아폴론은 이성을 상징하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소크라테스(Socrates)가 가장 존경한 신이 아폴론이었다고 한다그의 제자인 플라톤(Plato)의 아버지가 아폴론이었다는 전설도 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Athens)에 일년에 한 번 아폴론을 기리는 축제가 열렸다. 축제는 누구나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행사다하지만 축제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한다아폴론 축제가 열리면 아테네에서 가장 못생긴 사람을 뽑았다.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테네의 못생긴 사람에게 매질을 가했다. 그런 다음 못생긴 사람을 아테네 밖으로 추방했다아테네 사람들은 의술의 신 아폴론이 분노하면 전염병이 생긴다고 믿었다. 축제 참석자들은 전염병과 같은 불길하고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고, 아폴론이 싫어할 만한 못생긴 사람을 정해서 쫓아냈다.


못생긴 사람을 쫓아냈다는 아폴론 축제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넷과 SNS을 통해 알려졌다. 이 이야기의 1차 출처는 알려지지 않았다. 못생긴 사람을 가혹하게 대한 이벤트가 정말로 아폴론 축제의 일부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 이야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자신이 아테네에 살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나는 추방당한 사람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축제가 끝나면 쫓겨난 사람들은 아테네로 돌아왔을까? 못생긴 사람 중에 여성이 포함되었을까아주 심하게 매를 맞아서 죽은 사람이 있었을까?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못생긴 사람을 뽑지 않았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 폭삭 늙어버린 사람과 장애인도 축제를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 아테네 사람들이 보기에 늙은 사람과 장애인은 아름답고 완벽한 조화와 거리가 먼 존재이다

















* 클로딘느 사게르 못생긴 여자의 역사(호밀밭, 2018)

* 움베르토 에코 추의 역사(열린책들, 2008)

*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열린책들, 2005)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미의 역사, 추의 역사클로딘느 사게르(Claudine Sagaert)못생긴 여자의 역사는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되었는지 보여준다. 이 세 권의 책을 쓴 저자들은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 속에 나타난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개념을 시대별로 열거하고 설명한다미의 역사추의 역사의 장점은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도판과 엄청난 양의 인용문이다. 그래서 미의 역사추의 역사가 에코의 서재를 통째로 옮겨서 만든 책처럼 느껴진다. 너무나도 작은 글씨체로 적힌 인용문을 전부 꼼꼼히 읽는 일은 고역이다. 


못생긴 여자의 역사의 저자는 여성과 남성에게 적용된 추함의 차이를 주목한다. 외모가 추한 여자는 못생긴 여자로, 남성성이 부족한 남자는 못생긴 남자로 여겼다. 여기에 여성의 육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 얼굴에 주름이 많이 생긴 여성, 즉 노처녀에 대한 반감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성 작가와 화가들은 노처녀를 교활하고, 어리석고,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묘사했다추함은 한 사람의 내면마저 부정적으로 보게 만든다못생긴 존재는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한 무능력자,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했다. 저자는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추함이 개인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개인 스스로 죄인으로 만든다고 지적한다.
















* [우주지감 독서 모임 20218월의 책]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 2019)




김초엽의 단편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고 갈 수 없다면에 첫 번째로 실린 작품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은가. 지구에 간 순례자 중 한 사람인 릴리 다우드나는 얼굴에 얼룩이 생기는 유전병이 있는 인물이다. 지구인들은 릴리의 얼굴에 있는 얼룩을 멸시하고 혐오한다. 릴리는 자신을 태어나게 만든 부모를 원망하고, 자신을 괴물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그녀는 결함이 없는 완벽한 존재를 태어나게 만드는 인간배아 디자인 기술을 개발하여 부자가 된다. 그러나 마흔이 될 때까지 누구와도 연인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는 릴리는 정신적으로 공허함을 느낀다. 그녀는 인간배아 디자인 기술로 자신의 아이를 만들지만, 그 아이에게도 결함이 생긴다. 릴리는 유전병을 가진 아이를 폐기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닫는다. ‘이로써 나는 태어날 가치가 없었던 삶임을 증명하는가?’(47쪽) 릴리는 유전병이 있는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함이 있는 배아 상태의 아이가 인간이 아닌데도 태어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릴리는 완벽한 유전자를 가진 신인류가 아닌 유전적 결함이 있는 신인류를 만든다. 유전적 결함이 있는 신인류가 모여 사는 마을이 만들어지고, 그곳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결점을 자랑스러워한다.
















* 피터 카타파노, 로즈마리 갈런드-톰슨 외 우리에 관하여: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해리북스, 2021)




릴리는 서로를 밟고 그 위에 서지 않는 신인류(49)’를 만들고 싶어 했다. 릴리가 만든 신인류는 소설 속에서만 나올 법한 미래의 인류가 아니다. 소설 속 신인류는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다. 비장애인들은 장애를 살아가는 데 지장을 주는 결점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장애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장애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장애인은 자신의 존재를 증오하지 않는다장애를 주제로 한 장애인들의 칼럼을 모은우리에 관하여는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애가 오히려 장애와 장애인을 현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되는 선입견임을 알려준다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진화론적 세계관은 장애인이 살기 힘든 세상이다. 진화론자들은 장애인을 오래 생존할 수 없는 약자로 취급했다. 심지어 우생학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은 장애인을 태어나지 않아도 되는 존재로 봤다. 우생학자와 페미니스트들은 장애가 있는 아이를 가진 비장애인 또는 장애인 여성을 위한 임신 중절을 옹호했다. 이들은 장애인을 태어나지 않게 하면 장애가 없는 완벽한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디플롯, 2021)




타인을 다정하게 대하는 태도를 극대화하면 타인의 결점이 그 사람만의 장점으로 보게 되고, 타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결점이 있는 존재도 오래 살 수 있으며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생존 비결은 나와 다른 것을 포용하는 친화력이다. 적자생존과 약육강식만 부각하는 진화론에 정면으로 맞선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타인과 협력할 줄 아는 인간으로 진화하게 만든 친화력에 주목한다.


나는 축제를 즐기지 못한 사람들이 그 후에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해본다. 만약 쫓겨난 사람들이 아테네로 돌아오지 않고 살아 있다면? 어쩌면 그 사람들은 김초엽의 소설에 나오는 순례자들처럼 새로운 마을을 만들어 살았을지도 모른다못생긴 게 잘못이 아닌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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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9-20 2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내일은 추석입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cyrus 2021-09-21 17:1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도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 ^^

mini74 2021-09-20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폴론 왠지 지금 살았다면 인스타 스타가 되지 않았을까요 ㅎㅎ 못생기면 쫓겨나는 축제라니 ㅠㅠ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읽고 싶네요 ~

cyrus 2021-09-21 17:16   좋아요 1 | URL
아폴론이 인스타 활동을 하면 자기애가 강한 인플루언서가 되었을 것 같아요.. ㅎㅎㅎ
 
과학의 일곱 기둥 - 편견과 차별에 맞서 진리탐구를 위해 투쟁한 아웃사이더들
황진명.김유항 지음 / 사과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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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점  ★★  C






현재 이 책에 한 개의 100자 평이 등록되어 있다. 100자 평 작성자는 목차만 봐도 읽고 싶다라고 썼고, 별점 다섯 개를 줬다. 목차를 훑어보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는 몇 개의 제목이 눈에 띈다. 불운한 발명가, 열역학 창시자들은 왜 자살을 선택했나?, ‘독가스의 아버지의 부인, ‘양파 마돈나라는 별명을 가진 물리학자, 현대 여성운동의 시조인 스파르타 여성, 피임약의 역사.

 

과학의 일곱 기둥2014년에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를 펴낸 적이 있는 부부 과학도의 두 번째 책이다. 책 제목의 일곱 기둥은 구약성서의 잠언에 나온 구절인 지혜의 일곱 기둥에서 따온 것이다. 과학의 일곱 기둥은 과학자가 지녀야 할 덕목을 의미한다. 이 책을 쓴 공동 저자가 생각한 일곱 가지 덕목은 다음과 같다. 호기심(curiosity), 창의성(creativity), 열린 마음(open mindedness), 끈기(perseverance), 도전(challenge), 인류애(care for humanity), 진실성(integrity)이다과학의 일곱 기둥은 일곱 가지 덕목을 실천한 과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소개한 책이다. 그 외에 책의 주제와 상관 없는 과학사의 뒷이야기가 나온다


머리말에서 저자들은 첫 번째 책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2015년 세종도서 학술 부문 도서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언급(자랑)했다. 필자는 올해 3월 말에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서평을 썼다. 필자는 이 서평에서 책의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따졌다. 저자들은 종이로 된 책이 아닌 인터넷 자료를 참고해서 글을 썼다. 저자들이 자료를 수집하면서 사실 검증을 제대로 안 했는지 책 속에 잘못 알려진 내용이 있었다. 문제는 이런 내용이 한두 개가 아니다이 정도면 저자들은 과학 전도사가 반드시 지녀야 할 덕목이 부족하다. 그 덕목이란 지식이 정확한지 검증하는 자세이다. 내용이 부실한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는 세종도서 학술 부문 도서로서의 자격 미달이다. 저자들의 허술한 글쓰기는 책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문제점이 과학의 일곱 기둥에도 나온다.


이 책의 네 번째 글 시대를 앞서 산 진리의 순교자는 고대 이집트에 있었던 알렉산드리아의 수학자 히파티아(Hypatia)에 관한 글이다저자들은 히파티아를 기독교 광신도들의 손에 죽어간 마지막 이교도 수학자로 소개했다. 이처럼 여전히 대다수 학자와 저자는 히파티아가 살해당하면서 찬란했던 과학의 숨통이 완전히 끓어졌고, 종교의 권위가 더욱 막강해져서 학문의 자유가 쇠퇴해진 중세 시대가 들어섰다고 평가한다하지만 히파티아의 죽음 이후에도 중세에 고대 그리스 학풍을 이어받은 과학자와 철학자들이 활동했다. 실제로 히파티아는 기독교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고, 그녀를 따르던 제자나 고위 관료 중 절반은 기독교인이었다. 불행하게도 그녀는 기독교 내 두 분파 간의 정치적 대립에 얽히는 바람에 살해당했다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가 급사하는 바람에 대주교의 조카 키릴로스(Kyrillos)와 부주교가 차기 대주교 자리를 놓고 대립한다. 사흘간의 유혈 사태 끝에 키릴로스가 대주교 자리에 오른다. 키릴로스는 부주교를 지지한 세력에게 보복을 가했고, 심지어 부주교를 지지했던 유대인들까지 추방하려고 했다. 키릴로스의 폭압적인 행보에 불만을 표출한 이집트 총독 오레스테스(Orestes)는 기독교인이었다. 총독은 히파티아에게 조언을 구할 정도로 그녀와 친분이 있었다. 히파티아는 대주교와 총독의 갈등에 직접 나서지 않았고, 자신과 친한 총독을 노골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오레스테스파에 향한 분노를 삭이지 않은 키릴로스파는 총독과 친한 히파티아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결국 그녀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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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메모수첩 2021-09-08 07: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기억하기로 사이러스님의 최저점은 별 3개 정도였던 것 같은데(잘못 기억했다면 송구스럽습니다 ㅠ) 별 두 개라니 ㅎㅎ 어쩐지 매우 읽고 싶습니다. “세종도서 학술 부문 도서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언급(자랑)했다”란 문장부터 쎄한 느낌이 드네요. <코스모스>에서 고대 그리스 과학의 몰락 중 하나로 노예제를 언급했던 기억이 나는데 확실치 않는 고로 글을 한 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저는 그 책에서 히파티야의 존재를 처음 알았었어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

cyrus 2021-09-20 21:30   좋아요 2 | URL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도 중세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나옵니다. 히파티아가 살해되면서 암흑기가 천 년 동안 지속되었고, 과학 발전이 더디게 되었다고 말이죠. ^^;;

얄라알라 2021-09-11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종도서˝학술˝부문에 올랐던 [과학과 인문학의 탱고]바로 찾아보러 갑니다. cyrus 꾸준히 글 올려주시고 계셨는데 조금 뒷북 인사드리네요

cyrus 2021-09-20 21:31   좋아요 1 | URL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은 책이지만, 읽어 볼만합니다. 저는 이런 책을 사는 대신에 도서관에 빌려서 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