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과거에 쓴 리뷰를 보곤 한다. 혼자 보기 때문에 부끄러움은 온전히 내 몫이다. 좋든 나쁘든 독서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의 리뷰를 본다. 풋내기 시절에 쓴 리뷰를 찬찬히 보다 보면 허술한 논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문과 오자 등을 여러 개 발견한다. 부끄러워서 당장 지우고 싶지만, 일단은 그대로 놔둔 상태다. 왜냐하면 고쳐야 할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고쳐 쓰면 글은 전보다 좋아지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글쓰기 실력이 부쩍 늘어나는 건 아니다. 글을 고쳐 쓰기 전에 왜 고쳐야 하는지생각해봐야 한다


수험생들은 큰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오답 노트를 만든다. 모의시험을 칠 때마다 정답을 맞히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 그런 문제는 다시 풀어보고 오답 노트에 풀이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 오답 노트가 있으면 틀렸던 부분을 재차 확인하고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독서 행위와 리뷰 쓰기를 시험 문제를 푸는 일에 비유하는 표현이 좋다고 볼 수 없지만(왜냐하면 이런 표현은 논술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열심히 공부한 사람은 쉬운 문제를 틀릴 수 있듯이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오독을 할 수 있다.


















 

* 조현행 독서의 궁극 서평 잘 쓰는 법: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생애, 2020)


평점

3.5점   ★★★☆   B+




 

독서칼럼니스트 조현행 씨는 어떤 책을 읽었으면 무조건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쓰기는 책의 내용을 되새기게 하고, 이해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 조 씨의 표현에 따르면 독서를 마친 후에 쓴 글, 즉 서평(리뷰)은 글쓴이의 정신에 남겨진 지문(指紋)이다. 책 읽는 인간을 지문 인식 기계라고 생각해보자(사람을 기계에 비유한 점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라). 지문 인식 기계는 종종 지문을 잘못 인식할 때가 있다. 이러한 오작동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기계가 처음에 등록된 지문을 다른 사람의 지문으로 착각해서 일어난다. 완벽한 기계도 오작동을 일으킨다.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 다독가도 오독한다. 지문 인식 오류를 고치려면 기계를 고치거나 지문을 다시 찍으면 된다. 내가 쓴 리뷰에 오류가 있으면 고쳐서 쓰면 된다. 고쳐 쓴 리뷰는 새로운 지문이다. 이제 그 지문을 내 정신에 꾹 눌러 등록하면 된다.


사람은 완벽한 신이 아닌 이상 자신이 했던 실수를 반복한다. 실수를 다시 하지 않도록 하려면 실수한 일을 꼼꼼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실수도 글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나는 오독도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실수라고 본다. 그래서 지난달에 오독 노트라는 서재 범주(카테고리, category)를 새로 만들었다. 예전에 나의 오독을 분석한 글을 몇 편 쓴 적이 있다. 역시 기록으로 남아서 그런지 확실히 과거에 내가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무엇을 실수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오독 노트에 포함될만한 글들을 골라 분류했다. 현재 오독 노트에 분류된 글은 총 다섯 편이다. 이 다섯 편의 글은 나의 실수와 오류가 담겨진 일종의 정오표이며 공개 사과문이자 반성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잊으려고 하면 더 기억이 남는다. 내가 기억력이 좋아서 이런 건 아니다. 이것은 오독에 대한 기록이 글쓴이인 나에게 준 긍정적인 효과. 기록하지 않았으면 과거의 실수를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내 서재에 남아 있는 잡문들을 살펴보면서 오독이 반영된 글을 발굴할 생각이다. 고쳐 써야 할 책 리뷰가 있으면 내가 다시 그 글을 리뷰(review)’하여 오독 노트에 공개하려고 한다. 오독을 일삼고, 겉멋을 부린 과거의 를 오독오독 씹어줘야겠다. 이러다가 먼 훗날에 내가 이 글마저 비판할 것 같다.








Mini 미주알고주알

 



 

 

이 글은 책 리뷰가 아니지만, 그래도 책 내용이 언급된 잡문이다. 그러므로 책에 있는 오자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독서의 궁극 서평 잘 쓰는 법152쪽의 부록에 오자가 있다. ‘데리 이글턴은 오자다. 정확한 표기는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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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0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1-01-02 13:04   좋아요 1 | URL
독서의 긍정적인 효과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가 ‘빨리빨리’ 병의 증상이 나타나요. ^^;;

레삭매냐 2021-01-02 1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로 쓴 것은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쓰지 않는 것들은 모두
사라진다

후자의 말쌈을 남기신 설터 옹의
전례를 따라 보려고 오늘도 읽고
쓰고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그렇게 오탈자를 신고해도
반영이 되려나 궁금하네요.

cyrus 2021-01-02 13:07   좋아요 1 | URL
알라딘 독자 리뷰를 꼼꼼하게 보는 출판사 직원이 많지 않을 거예요. 책의 오탈자를 출판사도 알리는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문학동네 같은 출판사 공식 카페나 인스타그램을 활용해볼 생각이에요. 알라딘 단독으로 독서 플랫폼에 활동해보니까 한계들을 많이 느꼈어요.

페넬로페 2021-01-02 1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몇년 전 제가 사는 동네의 도서관에서
조현행작가님의 서평 강의를 6주차에 걸쳐 들었는데 참 좋았어요~~
어렵지 않고 경쾌하게 강의하시더라구요^^
회사원이셨다가 그만두고 책읽는 세계로 전향하신 이력도 저는 좋았어요 ㅎㅎ
과거의 리뷰뿐만 아니라
현재의 글도 엉망이지만
작가의 말대로 계속 써야 할 것 같습니다^^

cyrus 2021-01-02 13:09   좋아요 0 | URL
제가 도서관에 열린 서평 강의 공지를 못 봤을 수 있지만, 어째서 대구의 모든 공공도서관에 서평 강의가 열리지 않을까요? 서평 강의가 있으면 한 번 수강하고 싶어요. ^^

syo 2021-01-0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리까지 찾아내는 매서운 눈!!

cyrus 2021-01-03 07:58   좋아요 0 | URL
‘데리버거’ 드립 하려다가 말았어요. 조현행 씨가 책에 서평 쓸 때 농담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ㅎ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책읽는헤라 2021-01-02 2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내기 1인 출판사 도서출판 생애입니다. 오탈자는 접수했습니다. 재쇄 때 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현생 작가님의 강의는 오프라인 온라인, 다양하게 진행됩니다. 관심 가져주시면 깊이 있는 문학 강의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페넬로페님, cyrus님, syo님 조현행 작가님의 이어지는 저서들도 관심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 ^^

cyrus 2021-01-02 20:57   좋아요 1 | URL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출판사 이름을 꼭 기억할게요. 그리고 다음에 나올 두 번째 ‘궁극의 시리즈’를 기대하겠습니다. ^^

이누아 2021-01-02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구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에서 매년 서평집이 나와요. 회원들이 책을 읽고 서평을 써서 책으로 엮는데, 거기서 서평 강의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cyrus 2021-01-03 15:39   좋아요 1 | URL
좋은 정보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얄라알라 2021-01-02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시간으로 바로 독자와 편집진의 교감이 이뤄져서 2쇄에 반영되는 이 흐름! 알라딘 서재 정말 멋지군요. cyrus님도요!

cyrus 2021-01-03 15:41   좋아요 1 | URL
알라딘 서재에 있는 리뷰를 통해서 독자와 출판인(저자)이 소통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지구 온난화의 모든 것 -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제프리 베넷 지음, 한귀영 옮김 / 사람의무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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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점   ★★★★   A-





지구는 46억 년 전부터 숨쉬기 시작했고, 지금도 숨을 쉬고 있다. 그렇지만 지구의 호흡은 날로 거칠어진다. 지구가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호흡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타난 지 겨우 몇백 년도 안 된 인간은 지구를 위한 호흡기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개발과 화석 연료 사용이 지구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 지금도 인간은 지구를 감싼 흙 가죽을 벗겨내고, 끝도 없는 구멍을 파며, 하늘을 더럽히고 있다인간은 지구를 병들게 한 주범이다. 이제는 지구가 인간에게 등을 돌리고, 쾌적한 삶터의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애꿎은 동식물이 생명을 잃는다.


지구 온난화라는 용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세계 각 지역에서 이상 고온, 혹한, 태풍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지구 온난화’가 언급된. 지구 온난화란 이산화탄소, 메탄(메테인) 등 대기 중에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나치게 많아져 지구의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현상을 말한다지구는 뜨겁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행성이다. 지구는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표면(육지, 바다)의 열을 우주로 방출한다. 그러나 온실가스가 지표면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된 열을 흡수하면, 그것을 지표면으로 다시 방출한다. 이 현상이 계속 반복되면 지구의 대기 온도는 올라간다.


지구 온난화가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간이 지구 온난화를 유발했는가? 최악의 기후 변화가 일어나면 지구는 아무도 살 수 없는 황폐한 행성이 될까? 지구 온난화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와중에 몇몇 정치인과 과학자 들은 지구 온난화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막연한 두려움을 떨고 있을 수 없다. 이해하기 복잡하다는 이유만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지구 온난화와 기후 문제를 제대로 아는 일이 절실하다.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기본적인 과학적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일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한 천체물리학자가 있다. 제프리 베넷(Jeffrey Bennett)은 지구 온난화의 과학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구 온난화의 모든 것의 저자인 제프리 베넷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해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 비전공 독자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꼭 알고 있어야 할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저자는 최대한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는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살펴본다그러면서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하여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반증한다. 저자의 서술 방식은 마치 토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독자가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따를지 아니면 거부할지 선택하도록 유도한다이 책을 읽으면서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를 제대로 이해한 독자라면 회의론자들의 입장을 따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의 1장에 있는 지구 온난화의 과학적 증거들은 회의론자들도 수긍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저자는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인간의 행위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를 요란하게 외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의 심각한 결과를 보여주는 각종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지구 온난화가 실생활에 동떨어진 특이한 현상이 아닌 과학적 사실이며 실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저자는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방법들도 제시한다. 이 책의 옮긴이가 말했듯이 저자의 해결책이 나오는 4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사실 저자도 이 부분을 써야 할지 말아야 할지 상당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각종 에너지 자원과 신기술 들을 제시한다. 그중에 원자력도 포함된다. 원자력 발전은 온실가스를 방출하지 않는다. 물론 저자도 원자력의 문제점을 잘 안다. 그렇지만 그는 현재로선 화석 연료 의존성을 줄이기에는 에너지 효율 향상과 신재생 에너지(풍력과 태양광 발전)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없도록 화력 발전소를 원자력 발전소로 전환하되,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향상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탄소세 도입에 찬성한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친원전 환경주의자가 생각보다 많다.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한 저자의 입장이 그리 놀랍지 않다. 환경운동 진영의 주요 이론적 기반 가운데 하나인 가이아 이론(Gaia hypothesis)’을 제시한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은 2004년에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가 생기지 않는 원자력 발전을 대규모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 발전 지지자들은 현존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덜 위험한 물질로 재가공하는 원자로가 설계된다면 방사성 폐기물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 저자는 이들의 입장을 언급하면서 방사성 폐기물은 폐기물 저장소 인근 지역에만 위험할 뿐, 멀리 떨어진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다(4118쪽 참조). 물론 저자도 이런 자신의 입장이 완전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시인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나 마을에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가 들어서는 상황을 반기지 않는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보관 방식에 대한 저자의 낙관적인 입장에 조금이라도 공감한 독자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그리고 안전하게 잘 유지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 사례 몇 가지를 저자가 언급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독자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 자원이 될 수 있는 원자력에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미국이 먼저 나서서 화석 연료가 아닌 신재생 에너지 자원에 투자한다면, 시장의 기능에 의해 신재생 에너지 자원의 가격이 싼값으로 책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신재생 에너지 자원 투자 시장이 잘 형성되면, 전 세계는 신재생 에너지 자원 가격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4119쪽 참조). 미국은 여전히 전 세계 1위 경제 · 군사 강대국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제2차 세계대전부터 견고하게 구축돼온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위용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은 팍스 아메리카나의 근본적 위기를 불러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미국은 예전처럼 세계 패권을 잡기 힘들어질 수 있다. 저자는 시장 경제의 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힘도 지나치게 믿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구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탐욕은 끝이 없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따지는 인간의 욕망이 자연과 화석 연료를 온전히 둘 리 없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확실한 증거들을 알게 되었으면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실천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죽기 전에 해야 할 과제라고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지구와 우리 아이들, 언젠가 태어날 후손들이 잘살려면 우리가 해야 할 과제를 외면할 수 없다.







Mini 미주알고주알







* 중세 간빙하기 시기에 (70)

간빙하기에라고 써야 한다. ‘빙하기()’시기(時期)’를 뜻하는 글자이다.

 

 

* 1,250 (70)

‘1250은 연도이므로, 반점(자릿점)을 표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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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21-01-01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건강하시고 새해 하시려는 바 모두 이루는 해 되세요.^^

청아 2021-01-01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겨울호랑이 2021-01-01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1년에는 좋은 글 더 자주 부탁드려요 !

cyrus 2021-01-02 04:17   좋아요 1 | URL
겨울호랑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몸이 건강해야 책을 더 많이 읽고, 좋은 글을 더 많이 쓸 수 있어요. ^^

막시무스 2021-01-01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묵의 봄을 읽고난 이후 부터 환경문제에 관한 글에 눈길이 잘 머무네요! 새해 첫날 생각하기 너무나 좋은 주제의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cyrus 2021-01-02 04:20   좋아요 0 | URL
환경을 주제로 한 책을 알아보고, 그것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걸음마 수준이에요. 그래서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고, 책 좀 읽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저에게는 좋은 책을 소개해준 그 분들을 고맙게 생각해요. ^^
 



몸은 배출을 원한다. 특히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 자주 소변을 보게 된다. 소변, 대변, 방귀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다. 소변을 가급적 자주 보는 게 좋다고 말한 의학 전문가가 있다. 하지만 소변이 마렵지 않은데도 억지로 힘을 줘서 쥐어짜면(?) 방광에 좋지 않다. 배뇨 횟수는 계절과 온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성인의 경우 하루 5~6회 정도다. 소변 횟수와 양은 너무 많아도 문제고, 너무 줄어들어도 문제다.


살다 보면 세 가지 생리 현상을 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계속 무시하면 언젠가 몸에 이상이 생긴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소변과 대변을 참는 나쁜 버릇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 필자는 시험 성적을 잘 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지 않고 계속 의자에 앉아 공부만 했다. 재미있는 책을 읽느라 화장실에 가는 일을 미루기도 했었다. 이런 나쁜 버릇이 반복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빨리 찾아온다. 2016년에 필자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통풍은 혈액 속에 있는 요산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통풍 진단을 받았던 당시에 신장에 이상이 있는지 신장 기능 검사를 받지 않았으나 이때 당시 요산을 포함한 노폐물을 걸러주는 신장 기능이 나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광은 신장과 연결되어 있다. 소변을 계속 참으면 방광의 압력으로 인해 요관(尿管)으로 역류하여 신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는 보기 좋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인내심이 강하다. 어느 한 분야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의 일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끼니를 거르고, 생리 현상을 참으면서 노력했다고 한다. 한 분야에 제대로 푹 빠진 이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은 박수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들처럼 따라 하고 싶지 않다. 목표를 빨리 이루고픈 마음은 잘 알겠지만, 생리 현상을 참으면서까지 노력할 필요는 없다.


















[우주지감 나를 관통하는 책 읽기’ 202012월의 책]

* 게랄트 휘터 존엄하게 산다는 것: 모멸의 시대를 건너는 인간다운 삶의 원칙(인플루엔셜, 2019)



평점

3점   ★★★   B




독일의 뇌과학자 게랄트 휘터(Gerald Huether)는 자신의 책 존엄하게 산다는 것에서 존엄의 의미를 되짚어본다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내적 표상(內的 表象: 그림이나 언어와 같은 외부적 표현 형태가 아닌 개인의 내적 상태에서 일어나는 표상)은 고유의 한 사람으로서의 행동으로 표출하게 만드는 관념이다. 휘터는 이를 존엄이라고 말한다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결국 외부의 유혹에 맞서 자신의 내면 표상, 라는 존재의 고유한 삶을 지키면서 사는 방식이다


존엄하게 살아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존엄하게 살 기회를 받지 못했거나 혹은 빈번히 놓치고 말았다. 존엄하게 살려면 어릴 때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지나친 교육열, 빽빽한 교육 환경은 아이들을 외부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수동적인 존재로 자라게 했다. 이런 아이들은 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할 여유조차 누리지 못한 채 어른으로 성장한다.


자녀를 너무 열심히 가르치는 부모는 자녀에게 과제를 줄 때 과제를 다 할 때까지 절대로 ○○○을 하지 마라!(“간식 먹지 마!”, “스마트폰 들여다보지 마!”, “친구와 만날 생각하지 마!” )고 지시한다. 강압적인 성격의 교사들도 종종 이런 식으로 학생들을 옭아맨다. 그러니까 어떤 하나를 다 끝낼 때까지 다른 어떤 일학생들을 통제하는 부모나 교사는 자신의 지도법에 어긋나거나 따르지 않는 아이의 행동에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딴짓이라고 표현한다을 절대로 하지 말란다. 개인의 자율성을 옥죄는 교육법에 익숙한 학생들은 학교나 집에서 지도받고, 통제당하며, 감시당한다. 이런 갑갑한 분위기에 지배당한 아이들은 화장실에 잠깐 가야 할 상황도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김영민 공부란 무엇인가(어크로스, 2020)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나 분위기가 갑갑하면 아이들은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다서울대의 모 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생리 현상을 참는 것이 성인의 자부심이라고 말한다.




* 공부란 무엇인가중에서, 76~77

 

 수업 도중에 화장실에 가도 안 되냐고요? 물론 안 됩니다. 여러분은 성인이고, 성인의 자부심은 똥오줌을 참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여러분이 한 시간 30분 정도는 생리현상을 관리할 수 있으리라는 사회적 기대가 있습니다. 마치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 화장실에 들르듯이, 강의실에 들어오기 전에 화장실에 들르기 바랍니다. 그리고 손을 씻기 바랍니다.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사람은 미리 상의해주기 바랍니다.

 아무리 화장실에 미리 다녀왔어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수업 중에 갑자기 손을 들고, “뭔가 나와요!”라고 울부짖는 것은 민망한 일이겠지요. 그런 경우에는 노래를 부르기로 합시다. 수업 중에 불가피하게 화장실에 가야 할 사정이 생긴 사람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어디선가 나직하게 들려오는 노랫가락을 듣고 우리는 누군가 곧 강의실 문을 나갈 것을 예감하고 그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면 강의에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겠지요. 노래를 부르며 강의실을 떠나는 학우의 고통을 공감하고 양해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공감과 양해는 규율 못지않게 중요한 시민적 덕성입니다. 노래하는 목소리가 클수록, 곡조가 슬플수록, 그가 처한 상황이 위중하다는 신호겠지요. 저 역시 만에 하나 급히 용변을 봐야 할 사정이 생기면, 장송곡을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생리 현상을 참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 생리 현상을 참는 나쁜 버릇 때문에 아파봤던 필자는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고 해도 절대로 그러고 싶지 않다. 똥오줌을 잘 참으면 느낄 수 있다는 성인의 자부심은 쓸데없는 허세다생리 현상을 참고 공부에 매진하길 바라는 사회적 기대는 학생들의 주체성과 (똥오줌을 눌 수 있는) 자유의 욕구를 통제한다교수의 글을 좋아하는 혹자는 필자의 지적에 이렇게 반박할 것이다. “재미있게 하려고 쓴 건데 왜 이리 민감한 반응을 보이세요?”, “그냥 웃고 넘길 수준의 내용 아닌가요?” 교수는 우스갯소리로 생리 현상을 참으라고 말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교수의 말에 유머를 싹 다 제거해보면 그 속에 제자들에게 전하는 교수의 본심이 나온다. “내 수업이 끝날 때까지 절대로 수업 도중에 화장실에 갈 생각하지 마!”


필자가 학생이었으면 교수의 지도 방식에 태클을 걸었을 것이다. “교수님, 수업 도중에 화장실에 가는 학생들 때문에 일순간에 집중력이 흐려지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열심히 가르치는 교수님은 오죽하시겠어요. 하지만 수업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똥오줌을 참는 일을 성인의 자부심이고 공부에 매진하는 사람의 미덕으로 여기는 교수님의 말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공부든 뭐든 무언가를 끝까지 잘 해내기 위해 인내심을 강요하는 것은 구시대적 어른의 사고방식입니다. 교수님, 저는 생리 현상을 참으면 건강이 나빠지는 체질이에요. 교수님의 수업 내용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수업 도중에 갑자기 똥오줌이 마려우면 망설이지 않고 화장실로 갈 겁니다. 저는 건강을 유지하면서 공부하고 싶어요. 이게 제가 존엄하게 공부하는 방식이고, 존엄하게 똥오줌을 싸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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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0-12-21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수용소의 오물통 얘기가 나오는데
더러운 오물통의 존재보다 더 무서운것은 오물통의 부재란 얘기가 있었어요. 우리는 여러 이유로 생리현상을 무시하고 때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말씀하신것처럼 건강에 큰 영향을 줄만큼 본질적으론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데 말이죠.
아직 저 두번째 책 읽어보지 못했는데 흠..그런 자부심은 저도 거부하겠습니다^^

얄라알라 2020-12-21 22:54   좋아요 1 | URL
이래서 제가 알라딘 서재에 매일 출석하나 봅니다. 글도 글이지만, 프리즘처럼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또 이어가는 멋진 댓글을 보면, 온라인 상이지만 대화의 희열을 느낍니다. 제가 두분의 대화에 끼어든 셈이긴 하지만요^^

han22598 2020-12-22 0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학생뿐 아니라, 선생도 화장실을 가고 싶을때가 있을텐데 말이죠.....ㅋ

cyrus 2021-01-01 13:48   좋아요 0 | URL
대부분 선생님들은 자신이 화장실에 가면 수업 흐름이 끊길까봐 생리 현상을 참고 일했을 것입니다. 선생님의 마음을 잘 알지만, 자신의 건강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답글이 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n님. ^^

페크pek0501 2020-12-24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공부하고 싶어요. ^^

메리 크리스마스!!!

cyrus 2021-01-01 13:49   좋아요 0 | URL
올해도 건강하면서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페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초딩 2021-01-01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 님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2021년에는 더 자주 인사 드리고 응원 하겠습니다~
:-)
신정 연휴도 잘 보내세요~
 
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년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고야마 게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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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점   ★★☆   B-





연표로 보는 과학사 400은 이 책을 쓴 저자저자 이름이 고야마 게타로 표기되어 있다의 또 다른 책 불멸의 과학책(반니, 2020)과 함께 읽으면 좋다. 과학사 연표는 불멸의 과학책에 언급된 35권의 과학 고전의 탄생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저자는 과학자들의 업적 및 역사적 사건들만 열거한 기존의 연표 구성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각 항목마다 짧은 해설과 에세이를 적었다.
 

저자는 과학사 연표의 시작점을 17세기로 잡았다. 17세기 이전, 즉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된 자연 과학 탄생 이전의 역사는 이 책의 서론에서 다루었다. 과학사 연표에서 과학사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17세기를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한 결정적인 시점으로 본다. 이러한 저자의 인식은 불멸의 과학책에서도 드러난다.

 

본 책은 2011년에 나왔다. 그래서 연표의 마지막 해는 2010년이다. 책 뒤편에 부록으로 노벨상 수상자 목록이 있다. 부록도 원서에 있던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 역자와 출판사 편집자가 특별히 부록을 추가했을 수도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2016년을 끝으로 노벨상 수상자 이름들이 나오기 때문이다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20세기가 시작되는 연표에 일본 과학자들의 성과도 몇 개 언급했다. 이런 내용은 가볍게 훑어보면서 넘어가 줄 수 있다. 하지만 해설과 에세이에 발견된 몇 가지 오류와 오자는 봐줄 수 없다.


 





[Mini 미주알고주알]

 

 


1

 

 

* 73


이탈리아의 핼리 []

 


[] 핼리 혜성의 등장 주기(76)를 처음으로 예측한 에드먼드 핼리(Edmund Halley)는 영국인이다.

 

 

 

 


2

 

 

* 103


이탈리아의 윌리엄 허셜 []

 


[] 윌리엄 허셜(William Herschel)은 독일계 영국인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19세에 영국으로 건너갔다. 저자는 허셜이 천왕성의 발견자라고 언급했는데, 사실 천왕성은 허셜과 그의 누이 캐럴라인 허셜(Caroline Herschel)이 함께 발견했다.

 

 

 

 


3

 

 

* 188


퀴리 자크 []

 


[] ()과 이름이 바뀌었다. 자크 퀴리(Paul-Jacques Curie).

 

 

 

 


4

 

* 227~228


 당시에 시카고대학교의 대학원생이던 플레처가 1981년에 사망하면서 밀리컨 앞으로 한 통의 유서를 남겼다. []



[] 로버트 밀리컨(Robert Millikan)기름방울 실험으로 전자의 전하(電荷: 물체가 띠고 있는 정전기의 양)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밀리컨이 이 실험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밀리컨에게 지도를 받은 대학원생이었던 하비 플레처(Harvey Fletcher)1981년에 남긴 회고록에 기름방울 실험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한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기름방울 실험을 주도한 사람은 밀리컨이 아니라 플레처였다. 밀리컨은 기름방울 실험 결과가 정리된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의 단독 저자명으로 본인의 이름을 넣고 싶었다. 교수는 제 욕심을 채우려고 제자와 거래를 했다. 플레처는 지도교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어서 순순히 받아들였고, 박사학위 논문의 저작권은 밀리컨이 가지게 되었다. 저자명 이름이 바뀌지 않았다면 192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는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본 책에 밀리컨 앞으로 한 통의 유서를 남겼다고 나와 있는데,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밀리컨은 이미 1953년에 세상을 떠난 고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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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과학책 - 인류 역사를 바꾼 과학 고전 35
고야마 게이타 지음, 김현정 옮김 / 반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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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   B





과학적 사고란 무엇일까. 자주 쓰는 말이지만, 생각해 보면 과학적이 무슨 뜻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명시된 과학적의 뜻은 다음과 같다. 과학의 바탕에서 본 정확성이나 타당성이 있는 것. 우리는 과학’을 이해하기 어렵고 쉽게 접근하기 힘든 학문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 때문에 우리는 과학적 사고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쉽게 답변하지 못한다.


과학을 뜻하는 ‘Science’지식을 뜻하는 라틴어 ‘scientia’에서 출발한다. 어원으로부터 과학의 뜻을 헤아려 보면 과학은 사물을 구분하는 앎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과학적 사고의 의미를 이렇게 풀어서 설명하고 싶다. 과학자는 어떠한 사물이나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그것들을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수행한다. 그런 다음에 과학자는 실험 결과를 타당성 있는 지식으로 변환시키는데 이때 과학적 사고가 필요하다과학의 역사, 즉 과학사는 과학적 사고라는 인식의 틀이 어떻게 형성되기 시작했고, 발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불멸의 과학책을 쓴 일본의 과학사학자 고야마 게이타(小山慶太)는 과학사를 몰라도 과학을 공부하는 데 지장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학사를 모르고 지나치면 과학적 사고의 생성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불멸의 과학책은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과학 고전 35권을 요약하여 소개한 책이다. 그렇지만 저자는 과학 고전들의 핵심 내용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가치도 함께 설명해준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과학적 사고는 과학의 발전 과정을 통해 형성된 역사적 · 사회적 산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영국의 역사학자 허버트 버터필드(Herbert Butterfield)가 쓴 근대과학의 기원(1949)과학혁명이 언급된 책이다. 버터필드는 고대 그리스 철학과 기독교 사상에 기반을 둔 자연관이 무너지고, 본격적으로 근대과학의 원형이 나타나는 시점을 16세기와 17세기라고 주장했다. 16~17세기는 역동적이고 중대한 변화가 일어난 시기이다. 버터필드를 포함한 대부분 과학사학자는 ‘16~17세기를 과학혁명이 일어난 시기로 본다이 책의 1장은 과학혁명에 크게 기여한 과학고전들을 소개한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1543년은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라는 책을 발표한 해이다. 이 책은 견고하게 유지되어 온 천동설을 뒤엎은 과학 고전이다. 저자의 평가에 따르면 천체의 회전에 관하여는 과학혁명의 막을 올린 책이다.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포함한 운동 법칙을 증명하여 자연 현상으로 수리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의 업적은 매우 혁명적인 과학적 사고에서 비롯된 성과였다. 이론과 실험을 통해 자연 현상에 접근하려고 했던 뉴턴의 고전 역학은 근대과학이 탄생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불멸의 과학책이란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킨 과학적 사고, 과학적으로 사유하는 방식의 정수를 담은 과학 고전을 말한다. 그동안 우리는 지식으로 압축된 과학을 공부하는 방식에 익숙해져서 과학적 사고를 이해할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 과학사를 공부하면 과학이 대체 어떠한 것이며 또한 어떠한 학문인지 지니는지 이해할 수 있다. 과학사에는 인류가 어떠한 체계적인 과학적 사고를 해서 과학을 발전시켜 왔는가, 그 과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과학사 없는 과학을 공부하는 일은 앙꼬 없는 찐빵을 먹는 것과 같다. 알고 보면 과학은 앙꼬가 가득한 찐빵처럼 맛있는 학문이다






[Mini 미주알고주알]

 

    

1


 

 

 

 


 

2

 

* 97

 

 라 메트리는 인간기계론[] 마무리하면서 쐐기를 박듯이 다시 한 번 대담한 결론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은 기계이다라고 선언했다. 유물론으로 관철된 라 메트리의 이 대담한 결론은 오늘날 현대과학 기술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 의 오자.

 

 

 

 


3

 

* 110

 

 스터클리 박사가 1752년에 쓴 아이작 뉴턴 경의 생애에 관한 회상록(Memoirs of sir Isaac Newton’s life)에는 뉴턴에 대한 귀중한 회고담이 실려 있다.

 역사적으로 재미있는 일화는 허구인 것들도 많은데, 뉴턴의 사과 이야기는 천재가 젊은 날 실제로 겪은 사건이었다.[]

 

[] 뉴턴의 사과 이야기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사과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출처: <[과학 오디세이] 뉴턴의 사과나무 전설’>, 경향신문, 201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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