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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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번역본)

 

2.5점   ★★☆   B-

 

 

 

 

스페인어로 씌어진 원본을 <단 하나의 가감도 없이> 번역한 것은 좋으나 동해일본 해라고 직역한 점(141)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https://blog.aladin.co.kr/haesung/1219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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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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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작품성)

 

4.5점   ★★★★☆   A

 

 

 

 

평점 (번역본)

 

2점   ★★   C

 

 

 

 

 

(마르)케스 형, 미안해요. 형이 쓴 소설을 읽다가 레메라는 낯선 이름을 보자마자 형을 의심했어요. “레메가 누구야? 왜 케스 형은 읽기 힘들게 등장인물을 많이 나오게 한 거야? , 짜증 나!”라고 말이죠. 그런데 알고 보니 역자가 레난타 레메디오스(Renata Remedios)의 애칭 메메(Meme)를 잘못 썼던 거예요. 형이 쓴 소설은 끝까지 다 읽었어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에요. 사람들이 형의 소설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는지 알겠어요. 그런데 제가 읽은 책의 번역 상태가 엉망이에요. 엉터리로 설명한 역주들도 있고요.

 

번역자가 워낙 유명한 분이고, 예전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오역 사전을 썼대요. 그런데 케스 형, 오역 사전 2가 나온다면 형의 소설 번역본에 발견된 오역 사례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형도 제 의견에 동의하죠?

 

형의 소설을 다 읽은 후에 리뷰를 써야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게을러서 쓰지 못했고, 리뷰를 쓸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지나갔어요. 소설을 또 읽어야 할까요? 한 번 더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제 머리가 어지러워요‥…. 언젠가 형의 소설을 또 읽는 날이 오겠죠? 케스 형, 7년 뒤에 다시 봅시다. 2027년이면 형이 태어난 지 정확히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 그러고 보니 2027년은 형의 소설이 나온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네요. 2027년이 될 때까지 과연 새로운 번역본이 나올까요?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https://blog.aladin.co.kr/haesung/12195001

https://blog.aladin.co.kr/haesung/1219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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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One Hundred Years of Solitude(약칭 백 년’) 번역본 2(문학사상사, 민음사)의 번역 비판에 대한 두 번째 글이다. 주요 내용은 민음사 판 백 년2권 전체 본문과 이에 해당되는 문학사상사 판 백 년본문 속에 발견한 오역 문장과 오류들이다.

 

 

 

 

 

 

 

 

 

 

 

 

 

 

 

 

 

 

* 가르시아 마르케스, 안정효 옮김 백년 동안의 고독(문학사상사, 2005)

    

 

 

 

 

 

 

 

 

 

 

 

 

 

 

 

* 가르시아 마르케스, 조구호 옮김 백년의 고독(민음, 2000)

 

 

 

 

    

 

 

5

    

 

* 안정효 씨는 아우렐리아노 세군도(Aureliano Segundo)의 딸 레난타 레메디오스(Renata Remedios)의 애칭 메메(Meme)레메로 잘못 썼다.

 

 

 

 

 

6

 

* 원문

  A while later, faced with a new attempt by the workers the lawyers publicly exhibited Mr. Browns death certificate, attested to by consuls and foreign ministers which bore witness that on June ninth last he had been run over by a fire engine in Chicago.

 

 

* 문학사상사 335

  다시 얼마 있다가 노무자들이 또 들고 일어나려고 하자, 변호사들은 두 나라의 영사관과 외무부의 공증까지 받은 미스터 브라운의 사망확인서를 공개하였는데, 그 사망확인서에는 미스터 브라운이 시카고에서 불자동차에 치여 지난 79에 죽었다고 적혀 있었다.

 

 

날짜가 잘못 적혀 있다. 정확한 날짜는 ‘69이다.

 

 

 

 

7

 

* 문학사상사 358

 

아폴로 신의 거상(巨像,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에게 해의 로데스 항구에 있음역주)

 

      

Colossus of Rhodes: 로도스라고 표기해야 한다. 아폴로 신의 거상은 현존하지 않으며 로도스 항구(로도스 섬)에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에게 해의 로도스 항구에 있음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민음사 판 2174쪽에 로다스 섬의 거인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표현 또한 오역이다. 정확한 명칭은 로도스 섬의 거상이다.

 

 

 

 

 

8

 

* 원문

  They found her dead on the morning of Good Friday. The last time that they had helped her calculate her age, during the time of the banana company, she had estimated it as between one hundred fifteen and one hundred twenty-two.

 

 

* 민음사 판 2203

  우르술라는 죽은 몸으로 성 목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바나나 회사가 있던 시절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마지막으로 그녀의 나이를 계산해 보았는데, 그 당시 그녀가 백열다섯 살에서 백스물 살 사이라고 결론지었었다.

 

 

성 목요일(Maundy Thursday)은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Gethsemane)에서 체포된 날이다. 성 금요일(Good Friday, 수난일: 십자가형을 받은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는 날) 전날이다. 우르술라가 사망했을 때 그녀의 나이는 백스물 살이 아니라 백스물 두 살이다.

 

 

 

 

 

9

 

 

* 원문: Isaac the Blindman

 

 

* 문학사상사 406

 

장님 이삭

역주: 구약성서에 나오는 장님 이삭

 

 

* 민음사 판 2236

 

장님 이사악

역주: 동로마 제국의 황제(1155~1204)

 

 

장님 이삭에 대한 두 역자의 설명이 다르다. 둘 중에 뭐가 맞는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민음사 판 2236쪽 역주에 언급된 동로마 제국의 황제는 이사키오스 2세 앙겔로스(Isaac II Angelos)를 가리킨다. 그의 출생연도는 불분명해서 1156년으로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삭과 이사키오스 2세 모두 말년에 장님이 되었다.

 

 

 

 

 

10

 

 

* 원문

  When he rode the bicycle he would wear acrobats tights, gaudy socks, and a Sherlock Holmes cap, but when he was on foot he would dress in a spotless natural linen suit, white shoes, a silk bow tie, a straw boater, and he would carry a willow stick in his hand.

 

 

* 문학사상사 420

  그는 자전거를 탈 때면, 곡예사의 흘태바지알록달록한 양말을 신고 셜록 홈즈의 모자를 쓰고 다녔지만, 걸어 다닐 때에는 티끌 하나 없는 단정한 양복에 흰 구두를 신고 비단으로 만든 나비넥타이에 밀짚모자를 쓰고 손에는 버드나무 단장을 짚고 돌아다녔다.

 

 

* 민음사 판 2254

  그는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때는 곡예사 바지백파이프 연주자들이 신는 양말을 신고, 탐정들이 쓰는 모자를 썼으나, 걸어 다닐 경우에는 말끔하게 손질한 생 아마포 옷에 흰 구두를 신고, 비단 나비넥타이를 매고, 맥고모자를 쓴 차림으로 버드나무 단장을 들고 다녔다.

 

 

gaudy: 천박한, 촌스러운, 요란스러운, 번지르르한

 

인쇄가 잘못된 건지 아니면 안정효 씨가 잘못 적은 건지 알 수 없지만, 흘태바지가 아니라 홀태바지(통이 매우 좁은 바지)라고 써야 한다.

 

→ 영문판에는 백파이프 연주자들이 신는이라는 번역문에 해당되는 표현이 없다. 그렇다면 스페인어로 쓰인 책에 백파이프 연주자들이 신는’이라는 표현이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스페인어 판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뭐가 맞는 번역인지 판단하지 않았다.

 

그런데 조구호 씨는 ‘Sherlock Holmes cap’탐정들이 쓰는 모자라고 엉터리로 번역했다. ‘Sherlock Holmes cap’은 셜록 홈스가 써서 유명해진 모자(원래는 사냥꾼들이 즐겨 쓴 모자). 탐정들은 홈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모자를 쓰고 다니지 않는다.

 

 

 

 

 

 

11

 

 

* 문학사상사 428~429(본문 아님)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Aureliano Babilonia)와 함께 토론하는 네 명의 친구 중 한 사람의 이름이 게르만(Germán)이라고 되어 있다. 스페인어로 된 소설이기 때문에 스페인어 발음에 가까운 헤르만으로 표기해야 한다(민음사 판본 2권 267~268쪽).

 

 

 

 

 

12

 

 

* 원문

  Aureliano put him up several times in the silver workshop, but he would spend his nights awake, disturbed by the noise of the dead people who walked through the bedrooms until dawn. Later he turned him over to Nigromanta, who took him to her well-used room when she was free and put down his account with vertical marks behind the door in the few spaces left free by Aurelianos debts.

 

 

* 문학사상사 431

  아우렐리아노가 은세공 작업실에 몇 차례 그의 잠자리를 마련해 준 일도 있었는데 그는 새벽까지 집 안을 배회하는 죽은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에 불안해져서 뜬눈으로 밤을 꼬박 새우곤 했다. 나중에는 그를 니그로만타에게 맡겨두었는데, 그녀는 손님이 없어 한가할 때면 그를 자기가 주는 쓰는 방으로 불러들여서 즐겁게 해주고는 그에게 외상으로 봉사해 준 계산을 기록해 두기 위해서 손톱으로 아우렐리아노의 빚을 기록한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다 새로운 손톱 장부를 마련했다.

 

 

vertical mark: 세로 줄

 

원문을 우리말로 해석하는 게 쉽지 않다. 어쨌든 손톱손톱 장부는 오역으로 보인다.

 

 

 

 

 

13

 

 

* 원문

  She was irresistible, with a dress she had designed and one of the long shad-vertebra necklaces that she herself had made.

 

 

* 문학사상사 432

  손수 지은 드레스를 입고, 청어 를 모아서 만든 기다란 목걸이를 걸친 그녀의 모습은 정말로 매혹적이었다

 

 

* 민음사 판 2270

  스스로 디자인한 의복을 입고, 송어 척추 뼈로 직접 만든 길다란 목걸이를 걸치고 있는 그녀는 저항하기 어려운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shad: 청어

 

vertebra: 척추 뼈

 

청어는 청어과에 속한 물고기이며 송어는 연어과에 속한 물고기다

 

 

 

 

 

14

 

 

* 원문

  There was a big white dog, meek and a pederast, who would give stud services nevertheless in order to be fed.

 

 

* 문학사상사 435

  그곳에는 또한 먹이를 얻으려고 수컷 노릇을 하는 하얀 암캐도 있었다.

 

 

* 민음사 판 2274

  동성애를 했지만 먹고 살기 위해 종견(種犬) 노릇을 하던 유순한 성격의 흰 수캐 한 마리도 있었다.

 

 

meek: 온순한, 유순한

 

pederast: (젊은 소년을 대상으로 한) 남색에 빠진 사람

 

stud: 종마(種馬)

 

 

 

 

 

 

15

 

 

* 원문

  Years before, when she had reached one hundred forty-five years of age, she had given up the pernicious custom of keeping track of her age and she went on living in the static and marginal time of memories, in a future perfectly revealed and established, beyond the futures disturbed by the insidious snares and suppositions of her cards.

 

 

* 문학사상사 436

  여러 해 전에 그녀는 백마흔 살이 되었는데, 그때부터는 자기의 나이를 헤아리려는 헛된 버릇을 버리고 정체된 추억 속에서 여분의 삶을 살아가면서, 카드가 예시한 내적인 고뇌에 찬,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살아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여생을 보내고 있었다.

 

 

정확한 번역은 백마흔 다섯 살이다.

 

 

 

 

 

 

16

 

 

* 원문

  Collons, he would curse. I shit on Canon Twenty-seven of the Synod of London.

 

 

* 문학사상사 442

 

우라질!” 그는 욕설을 퍼부었다. “전부 엿이나 먹어라.”

 

 

* 민음사 판 2283

 

제기랄, 런던 종교회의에서 승인된 교회법 27항에 똥을 처발라 버려야겠어.

 

 

의역문(안정효)과 직역문(조구호)의 차이

 

 

 

 

 

 

17

 

 

* 원문

  Three months later they received in a large envelope twenty-nine letters and more than fifty pictures that he had accumulated during the leisure of the high seas.

 

 

* 문학사상사 443

  석달이 지난 후, 그들은 카탈루냐의 할아버지가 항해를 하는 동안 심심할 때면 틈틈이 써서 모아둔 27의 편지50장이 넘는 예쁜 사진이 들어 있는 커다란 봉투를 하나 받았다.

 

 

오역. 정확한 번역은 ‘29통의 편지.

 

 

 

 

 

 

18

 

 

* 원문

  He sold everything, even the tame jaguar that teased passersby from the courtyard of his house, and he bought an eternal ticket on a train that never stopped traveling.

 

 

* 문학사상사 444

  그는 집 앞마당에 묶어놓고 길들여, 지나가는 사람들을 놀려먹던 표범을 포함한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팔아치우고는 영원히 내리지 않는 차표를 사서 기차를 타고 떠나갔다.

    

 

* 민음사 판 2286

  그는 집 마당에서 행인들을 놀리곤 하던 우리 속의 호랑이까지 모든 것을 다 팔아 종점이 없는 열차의 평생 탑승권을 샀다.

 

 

재규어(jaguar)는 아메리카 대륙에만 서식하는 동물이라 아메리카 표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퓨마(Puma)의 이명이 아메리카 표범이다. 재규어, 표범(Leopard), 퓨마 모두 고양잇과 동물이다. 간혹 재규어와 표범을 동일한 종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 재규어와 표범을 구분하는 방법은 얼룩무늬 형태다. 나무위키의 재규어의 명칭항목의 설명에 따르면 남아메리카 국가에서는 재규어를 호랑이(tigre)라고 부른다. 스페인어 tigre’의 뜻은 호랑이와 재규어다(네이버 스페인어 사전 참조).

 

 

 

 

 

 

에필로그

 

다시 검토해야 할 번역문들이 더 있다. 하지만 필자의 부족한 외국어 독해 실력으로 할 수 없는 일(정확히 말하면 해선 안 되는 일이다)이라 이 글에서 제외시켰다. 번역문을 제대로 검토하려면 스페인어 판본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그러므로 백 년번역본 2종을 비교 검토한 이 두 편의 글은 반쪽짜리 작업의 결과물이다. 당연히 번역문을 지적한 필자의 견해가 미흡하고 틀릴 수 있다. 필자가 쓴 두 편의 글에 대한 비판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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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0-12-05 1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다. 한 종으로 읽기도 쉽지 않은데
비교분석본을 만들다니.
요런 거 모아서 책 한 권 내도 좋을텐데 말야.
이런 페이퍼 꽤 되지 않나?

cyrus 2020-12-05 15:51   좋아요 0 | URL
번역 전문가도 아닌 ‘보통의 독자’인 제가 번역을 따지는 내용을 담은 책을 쓰면 역자와 출판사에게 혹독하게 까일 수 있어요.. ㅎㅎㅎ 이런 일은 전문가가 해야 해요.

scott 2020-12-05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단!
안정효씨는 영어판 조구호씨는 스페인어판으로 번역했을텐데
이렇게 비교해놓고 보니 출판사쪽에서 제대로 교정은 안한것 같아요.
잘팔리니깐 그냥 내버려두고

마르케스는 영어본 번역이 훨씬더 유려해서(자신이 중구난방 산만하게 쓴 스페인어보다 훨씬 깔끔하게 문장을 엮어서) 많은 국가들이 스페인어 원본이 아닌 영어판으로 번역 출간 했다는데 옆나라 일본도 의역과 직역에 차이가 크네요.
스페인어권번역가 중에 조구호 씨 번역은 그나마 낫다고 생각했는데,,,,
오래전 대학가 신문에 자신이 번역한 마르케스 작품에 대한 글을 기고 하신적이 있는데 독자들한테 완벽하게 전달하려고 직역을 고집했다는걸 읽은 기억이 있어요

보르헤스에 픽션들 번역본도 송병선과 황병하 번역에 차이도 의역과 직역이였어요.
스페인어 원본과 비교해보면 송병선씨는 거의 자신의 언어로 번역해버렸고 황병하님은 한문장 한문장 꼼꼼할정도로 직역하며 상세한 주석을 달아놓으셨는데 보르헤스적인 언어를 이해하는데(여러번 읽으면서)는 황병하님의 번역이 훨씬 낫다고 결론을 내렸죠.
그이유가 지나친 의역이 원문을 훼손해버리는게 더 심각하더군요.


cyrus 2020-12-05 15:59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 교정을 제대로 한 출판사 측도 책임도 있어요. 가르시아 마르케스 읽기에 푹 빠져 있을 때 보르헤스 읽기에도 도전하려고 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주석이 많이 있는 번역본을 선호해요. 주석 때문에 독서 속도가 느려지지만, 오히려 주석이 있어야 내용을 이해할 수 있거든요. ^^

scott 2020-12-05 2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When he rode the bicycle he would wear acrobat’s tights, gaudy socks, and a Sherlock Holmes cap, but when he was on foot he would dress in a spotless natural linen suit, white shoes, a silk bow tie, a straw boater, and he would carry a willow stick in his hand.



스페인어-Cuando andaba en el velocipedo usaba pantalones de acrobata, medias de gaitero y cachucha de detective, pero cuando andaba de a pie vestia de lino crudo, intachable, con zapatos blancos, corbatin de seda, sombrero canotier y una vara de mimbre en la mano.

우선 스페인어 원문에서 pantalones de acrobata-곡예사 바지
medias de gaitero-‘gaitero‘가 백파이프 medias 는 양말 즉, 백파이프 연주자들이 신는 양말이라는 뜻(조구호 번역이 맞음)
특히 영어번역판에 셜록홈즈의 모자 라고 해석했는데 스페인어 원문에는 cachucha de detective-‘탐정들이 쓰는 모자‘라고 쓰여 있어요.(영어판이 의역 원문에 셜록 홈즈라는 단어가 없음)
안정효 번역에 [그는 자전거를 탈 때면]이라고 해석한 부분 스페인어 원문은[pero cuando andaba de a pie vestia de lino crudo]‘andaba de a pie vestia de lino crudo‘ 자전거를 타고 구석구석(목적없이)돌아다니는 어슬렁거리는 의미입니다. pero cuándo~접속사구 해석을 영어에서 단순히 ‘when‘으로 해서 안정효씨가 그냥00~때라고 번역한것 같습니다.

이단락부분은 영어판이 원문과 다른 의미에 단어 없는단어를 넣고 있는 단어를 뺴버림

스페인어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건 ‘조구호‘
안정효:조구호-50:50인것 같네요.

cyrus 2020-12-05 22:24   좋아요 1 | URL
역시 제가 예상한대로 스페인어 판 문장과 영문판 문장의 표현에 차이가 있었군요. 그럴 줄 알고 ‘백파이프 연주자들이 신는 양말’이라는 번역문에 대해선 오역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않았는데, ‘탐정들이 쓰는 모자’라는 표현을 오역이라고 잘못 지적하고 말았네요. 10번 항목의 내용을 수정해야겠어요. scott님이 인용한 스페인어 문장과 번역문을 분석한 의견을 수렴해서 개정문을 쓰도록 할게요.

혹시 부탁해도 될까요? 두 번째 글의 8번 항목의 ‘성 목요일(민음사 2권 203쪽)’, 13번 항목의 ‘송어(민음사 2권 270쪽)’에 해당되는 스페인어 원문을 확인해주실 수 있어요? 정말 궁금해요. 천천히 확인하셔도 돼요. 알려주신다면 제가 사례로 scott님이 원하는 책 한 권을 주문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scott 2020-12-06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페인어 원문8번 항목 - Amaneció muerta el jueves santo. La última vez que la habían ayudado a sacar la cuenta de suedad, por los tiempos de la compañía bananera, la había calculado entre los ciento quince y los ciento veintidós años.
*영어 번역본은 good friday라고 했는데 스페인어 원문(el jueves santo) ‘성목요일‘이라고 되어있네요
‘ ciento veintidós‘는 백 스물 두살이 정확한 뜻입니다.
‘ciento quince‘는 백 열다섯살정도
원문에는 백 열다서살에서 백스물두살 사이 라고 적혀 있어요
스페인어 원문 13번 항목-Era irresistible, con su vestido inventado, y uno de los largos collares de vértebras de sábalo,que ella misma fabricaba.

‘청어뼈( vértebras de sábalo)‘기다란 목걸이‘( los largos collares)

cyrus 2020-12-06 00:38   좋아요 0 | URL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제 제가 스페인어 원문을 확인하지 않고, 주제넘게 번역이 잘못 되었다고 지적했네요. 얼른 고쳐야겠어요.

약속한 대로 책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선물 받는 일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셨으면 해요. 어제 scott님이 댓글을 단 일은 별거 아닌 일일 수 있겠지만, 제겐 큰 도움을 받은 거나 다름없습니다. 이 댓글을 확인하시면 성함, 주소, 전화번호, 우편번호를 비밀 댓글로 남겨주세요.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One Hundred Years of Solitude(약칭 백 년’)을 읽었다. 그동안 백 년을 완독하는 데 실패했던 나로선 숙원이 드디어 풀렸다. 백 년이 독서 모임 필독서가 아니었으면 올해도 제목만 아는 고전명단에 올랐을 것이다.

    

 

 

 

 

 

 

 

 

 

 

 

 

 

 

 

* 가르시아 마르케스, 안정효 옮김 백년 동안의 고독(문학사상사, 2005)

    

 

 

 

 

 

 

 

 

 

 

 

 

 

 

 

 

 

 

 

 

* 가르시아 마르케스, 조구호 옮김 백년의 고독(민음, 2005)

 

    

 

가장 많이 알려진 백 년번역본은 2(문학사상사, 민음사)이다. 번역본 2(실질적으로는 책 세 권)을 같이 읽느라 오래 걸렸다.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 부엔디아(Buendía) 가문의 가계도를 이해하지 못한 채 소설을 읽으면 헤맬 수 있기 때문에(예전에 백 년읽기를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과거, 현실, 환상이 복잡하게 뒤섞인 미로 같은 이야기에 적응하지 못해 포기했다) 정말 집중해서 읽었다. 역시나 백 년은 쉽지 않은 소설이었다.

    

 

 

 

 

 

백 년번역본 2(문학사상사 판본은 영어 중역본, 민음사 판본은 스페인어 직역본)에 대한 독자평들을 확인했는데, 2종 모두 번역이 별로여서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있었다. 확실히 2종의 번역본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문학사상사 판본이 민음사 판본보다 가독성이 좋다고 한 독자가 있었고, 반대로 민음사 판본의 번역을 선호한 독자도 있었다. 그런데 번역을 지적한 독자들은 어떤 번역문이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필자가 제대로 못 찾은 것일 수 있지만, 백 년번역을 요목조목 따진 독자 및 전문가 서평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래서 필자는 어색하거나 문제가 되는 번역문을 직접 찾아보게 되었다. 필자는 스페인어를 쓰고 말할 줄 모른다. 영어 까막눈이지만(), 백 년영문판을 참고했다. 내용 분량을 조절하기 위해 두 편의 글(첫 번째 글은 민음사 판본 1권의 문장들, 두 번째 글은 민음사 판본 2권의 문장들이 나온다)로 나누어 썼다.

 

 

 

 

 

 

1

 

 

* 원문

  Úrsula on the other hand, held a bad memory of that visit, for she had entered the room just as Melquíades had carelessly broken a flask of bichloride of mercury. Its the smell of the devil, she said. Not at all, Melquíades corrected her. It has been proven that the devil has sulphuric properties and this is just a little corrosive sublimate.

 

 

* 문학사상사 10

  우르슬라만큼은, 멜키아데스가 실수로 2산화수은이 담긴 병을 깨뜨린 순간 방에 들어섰기 때문에, 그의 방문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냄새, 정말 악마의 냄새처럼 고약했어요.” 우르슬라가 말했다. “아닙니다.” 멜키아데스가 대꾸했다. 지옥의 악마한테서는 유황 냄새가 나는데, 그날 부인이 맡은 냄새는 거기에 비하면 퍽 고상했죠.”

 

 

* 민음사 119

  멜키아데스가 2염화수은이 담긴 유리병을 실수로 깨뜨리는 순간에 하필 그의 방에 들어갔던 우르술라는 그의 방문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이건 악마의 냄새예요그녀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멜키아데스가 바로잡아 주었다. 악마는 유황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게 밝혀졌고요, 또 이건 단지 약간의 염화수은일 뿐이지요

 

 

bichloride of mercury: 염화수은(II), 염화 제2수은, 2염화수은, 승홍(昇汞, corrosive sublimate)

 

염화수은: 염소와 수은의 화합물, 염화수은(II)화학식 HgCl2

 

산화수은(mercury oxide): 수은의 산화물(한 개 이상의 산소 및 다른 원소와 결합하고 있는 화합물), 화학식 HgO

 

 

 

 

 

 

 

2

 

 

* 원문

  He had been shipwrecked and spent two weeks adrift in the Sea of Japan, feeding on the body of a comrade who had succumbed to sunstroke and whose extremely salty flesh as it cooked in the sun had a sweet and granular taste. [중략] In the Caribbean he had seen the ghost of the pirate ship of Victor Hugues, with its sails torn by the winds of death, the masts chewed by sea worms, and still looking for the course to Guadeloupe.

 

 

* 문학사상사 91~92

  한번은 배가 파선되어 한국 동해에서 2주일 동안 표류하다가, 일사병으로 죽은 동료의 시체를 먹고 살았는데, 그 짭짤한 살은 햇볕에 잘 익어서 달콤하고 쫄깃쫄깃하더라는 얘기도 했다. [중략] 카리브 해에서는 빅터 휴즈의 해적선이었던 배가 죽음의 바람에 돛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돛대가 바다벌레에 갉아 먹힌 유령선이 되어 아직도 과달루페로 가는 뱃길을 찾아 헤매는 것도 보았다고 했다.

 

 

* 민음사 판 1141~142

  한번은 배가 파선되어 일본 해에서 두 주일 동안 표류하면서 일사병으로 죽은 동료의 시체를 먹고 살았는데, 소금기에 절고 또 절고, 햇볕에 익은 그 살이 쫄깃쫄깃하고 달콤하더라는 얘기도 했다. [중략] 카리브 해에서는 빅또르 우게스의 해적선으로 사용되던 배가 죽음의 바람에 돛이 갈기갈기 찢기고 바다 바퀴벌레에 돛대가 갉아 먹힌 유령선이 되어 여전히 구아달루뻬로 가는 뱃길을 찾아 헤매는 것을 보았다고도 했다.

 

 

동해명칭을 둘러싼 한일 양국 간의 국제적 갈등을 생각하면 영문판에 적힌 ‘Sea of Japan’과 두 역자의 명칭 모두 아쉽다. 동해는 특정 국가가 영유한 바다가 아니다. 그러므로 한국 동해’, ‘일본 해라는 표현을 쓰는 건 적절하지 않다. ‘동해라고 써야 한다.

 

 

Victor Hugues: 빅토르 우게스. 쿠바의 소설가 알레호 카르펜티에르(Alejo Carpentier)의 소설 The Age of Enlightenment에 나오는 주인공이다. 민음사 1142쪽에 빅토르 우게스에 대한 역주가 있다. 이 역주를 단 조구호 씨는 The Age of Enlightenment의 우리말 제목을 의 세기라고 썼는데, 원문의 의미에 부합한 제목은 계몽의 세기. ‘빅터 휴즈는 빅토르 우게스의 영어식 발음이다.

 

 

 

 

 

 

3

 

* 문학사상사 102

  쏟아져 나오는 피를 잉크를 말리는 압지처럼 흡수하는 그물침대의 무더운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레베카는 참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 자신을 잃고 다시 태어났음을 하느님에게 감사드렸다.

 

 

필자가 밑줄 친 부분이 어색하다. 도대체 뭔 말이야?

 

 

 

 

 

 

4

 

* 문학사상사 177

 

세인트 엘모의 불꽃(St. Elmo’s fire)’에 대한 역주

도깨비불, 매일 밤 양초를 들고 정처 없이 마을의 거리를 헤매 다니던 프랑스 신부 엘모에게서 유래.

 

 

안정효 씨가 단 역주에 잘못된 내용이 있다. 엘모는 뱃사공들의 수호성인 포르미아의 에라스무스(Erasmus of Formia)가 와전된 이름이다. 포르미아는 이탈리아 라치오 주에 있는 도시 이름이다. 포르미아의 에라스무스는 프랑스 (출신의) 신부가 아니라 이탈리아 출신의 신부이다. 민음사 판에는 도깨비불이라고 번역되어 있다(1236).

 

 

 

 

 

 

 

에필로그

 

이 첫 번째 글은 민음사 판 백 년1권 전체 본문과 이에 해당되는 문학사상사 판 백 년본문 속에 발견한 오역 문장과 오류를 정리한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2종의 번역본의 문제점이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필자가 글을 두 편으로 나누어서 쓴 이유가 있다. 오역으로 볼 수 있는 문장들이 민음사 판 백 년2권에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안정효 씨의 오역과 엉터리로 쓴 역주도 있다. 인지도가 높은 백 년번역본 2종의 번역 수준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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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20-12-0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루스박사님 반가워요 역쉬👍👍👍

cyrus 2020-12-05 14:28   좋아요 1 | URL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죠? ^^

카알벨루치 2020-12-05 19:41   좋아요 0 | URL
아랫분들 댓글 배틀에는 못 끼어들겠네요 시루스 박사님 스콧 박사님 두분 다 갑입니다 ^^

cyrus 2020-12-05 22:33   좋아요 1 | URL
경쟁이라기보다는 제가 scott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상황입니다. ^^

2020-12-05 1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5 14:30   좋아요 0 | URL
꼼꼼하게 책 읽는 일은 시간을 많이 소모하는 일이고, 상당히 귀찮은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꼼꼼하게 안 읽는 일이 반성해야 일은 아니에요. ^^;;

scott 2020-12-05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Úrsula on the other hand, held a bad memory of that visit, for she had entered the room just as Melquíades had carelessly broken a flask of bichloride of mercury. “It’s the smell of the devil,” she said. “Not at all,” Melquíades corrected her. “It has been proven that the devil has sulphuric properties and this is just a little corrosive sublimate.”

스페인어-Úrsula, en cambio, conservó un mal recuerdo de aquella visita, porque entró al cuarto en el momento en que Melquíades rompió por distracción un frasco de bicloruro de mercurio.
-Es el olor del demonio -dijo ella.
-En absoluto -corrigió Melquíades-.
Está comprobado que el demonio tiene propiedades sulfuricas, y esto no es más que un poco de solimán.
*조구호 번역- 멜키아데스가 제2염화수은이 담긴 유리병을 실수로 깨뜨리는 순간에 하필 그의 방에 들어갔던 우르술라는 그의 방문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간직하게 되었다.

「이건 악마의 냄새예요」 그녀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멜키아데스가 바로잡아 주었다. 「악마는 유황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게 밝혀졌고요, 또 이건 단지 약간의 염화수은일 뿐이지요」
*안정효 번역- 우르슬라만큼은, 멜키아데스가 실수로 제2산화수은이 담긴 병을 깨뜨린 순간 방에 들어섰기 때문에, 그의 방문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냄새, 정말 악마의 냄새처럼 고약했어요.” 우르슬라가 말했다. “아닙니다.” 멜키아데스가 대꾸했다. “지옥의 악마한테서는 유황 냄새가 나는데, 그날 부인이 맡은 냄새는 거기에 비하면 퍽 고상했죠.”

*이렇게 놓고 비교해보니 확실히 조구호씨 번역은 스페인어판을 직역하셨고(나쁘게 말하면 어순을 뒤죽박죽 구글번역기 돌리듯) 안정효씨번역은 영어판으로 번역해서인지 의역을 했지만 스페인어판과 똑같이 우슬라와 멜키아데스에 주체를 뒤바꾸지 않고 어순도 정확합니다.

‘en que‘라는 시간 접속 부사구(that절이 아닌 시간 부사구 just as로 번역해야함) 뒤 주어를 조구호씨는 문장 첫머리 주어로 번역했는데 영어판 번역 우슬라가 주어로 나와야 정확한 번역입니다.

‘porque~‘구절도 이유를 뜻하는 ‘for~‘구절로 번역한 영어판이 정확하고

조구호 씨 번역은 어순을 뒤바꿔버릴정도로 엉망
solimán은 스페인어로 수은으로 만든 화장품
sulfurico((단수형)/sulfuricas 스페인어로 황산
sulphuric-영어로 유황

스페인어판 원본에는 ‘황산‘이라는 단어를 썼고 영어판에는 유황으로 번역했고 ‘corrosive sublimate‘ 는 영어판에서 염화 제2수은이라는 전문 화학용어가 아닌 원문이 품고 있는 진짜뜻(수은성분이 들어간 화장품/황산이 부식할때 나는 유황냄새로 번역(안정효)했네요

올려주신 번역본만으로 볼때 안정효 번역본이 스페인어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어번역본이 정확하고 (원문이 품고 있는 의미를 안정효씨가 의역한것은 있음) 제2산화 수은이라고 화학적 용어가 아닌 마르케스는 수은이 들어간 화장품을 의미했고 (원문에서) 조구호 번역은 일대일 사전 찾아 번역기 돌려버린것 같아요

cyrus 2020-12-05 16:37   좋아요 1 | URL
스페인어 원문은 어디서 찾은 거예요? 영단어 몇 개 입력하면 어떻게든 영문판 텍스트를 찾겠는데 제가 스페인어를 몰라서 서반아 판을 찾는 건 포기했어요... ㅠㅠ

scott님이 저보다 번역문을 분석한 내용을 잘 설명하셨어요. 이런 소중한 댓글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어법을 몰라서 문장 속의 단어를 지적하는, 어떻게 보면 엄청 쪼잔한(?) 방식으로 번역문을 해석해요... ㅎㅎㅎ

scott 2020-12-05 16: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페인어판은 제가 이북으로도 갖고있고 워드로 직접 친것도 있어요 스페인어 전공은 안했지만 (포루투갈어로 읽다가 너무 훌륭해서)작년 재작년동안 마르케스 보르헤스만 줄창읽었어요 영어판도 읽었고 안정효 번역본도 읽었는데 안정효 번역이 크게오역(한국어의미로 해석하려고)한부분이 극히 적다는것 특히 마지막챕터는 이보다 더좋게 번역하지못할정도로 잘했어요

cyrus 2020-12-05 16:54   좋아요 1 | URL
번역 문제를 안 따지고 줄거리를 이해하는 목적으로 읽는다면 안정효 씨 번역문이 읽기 수월했어요. ^^

페넬로페 2020-12-05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오래 전에 문학사상사판으로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었는데
그때는 번역에 대해선 생각하지도 않고
하여튼 책을 읽으며 너무 감동을 받았거든요~~
그때의 좋았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해요^^
지금은 그 책은 없고
민음사판을 구입해 놓았는데
다시 읽으면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cyrus 2020-12-06 07:54   좋아요 1 | URL
독서 모임에 참석한 분들은 안정효 씨가 번역한 책이 좋았다고 했어요. 이 책을 선호하고 좋게 본 독자들이 많아요. ^^

2020-12-06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6 08:00   좋아요 2 | URL
저도 그래요. 책에서 본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해요. 책 한 권을 다 읽으면 밑줄 치고 싶은 문장, 내가 생각하기에 알아두면 좋은 내용 등을 한컴 프로그램에 입력해서 파일 형식으로 저장해요. 제가 책을 더럽히면서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래도 파일로 정리해놓으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해도 제가 읽은 내용을 전부 다 기억하지 못해요. 예전에 파일에 저장해놓은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서 다시 입력하기도 해요. 어찌 보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지만, 다시 안 잊어버리려면 계속 입력해야 돼요. ^^
 
에드거 앨런 포, 삶이라는 열병 시대의 아이콘 평전시리즈 1
폴 콜린스 지음, 정찬형 옮김 / 역사비평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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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4.5점   ★★★★☆   A

 

 

 

 

발정기에 들어선 고양이가 우는 소리를 들으면 아기의 울음소리처럼 들린다.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은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소름 끼치는 소음으로 들린다. E. A. (Edgar Allan Poe)의 대표작 검은 고양이에 묘사된 고양이의 기괴한 울음소리는 살인은 저지른 주인공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든다. 마치 지옥에서나 들릴 법한 고양이의 울음소리는 완전범죄를 꿈꾼 주인공을 파멸로 이끈다. 1841년에 모르그 거리의 살인 사건을 발표한 포는 추리 문학의 포문을 열었다. 모르그 거리의 살인 사건은 탐정이 등장한 최초의 소설이다. 아마도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포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포의 소설이 유명해지면서 오랑우탄(모르그 거리의 살인 사건)과 검은 고양이는 사람들에게 오해를 많이 받았다. 오랑우탄은 사람을 한순간에 제압해버리는 엄청난 힘을 가진 난폭한 존재로, 검은 고양이는 불길한 존재로 알려졌다. 이 둘 중에 가장 억울한 동물은 검은 고양이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검은 고양이를 마녀의 반려묘로 취급했다. 유럽에 마녀재판이 유행했을 때 사람들은 마녀 색출이라는 명목으로 검은 고양이를 잡아들어 잔인한 방식으로 고문하면서 죽였다.

 

포의 작품들(환각 상태를 묘사하는 듯한 환상적인 분위기의 시와 잔혹하고 기괴한 소재를 다룬 소설)을 본 독자나 비평가들은 포의 생애나 기행(奇行)을 그의 작품에 대입하여 해석한다. 한때 필자도 그런 방식으로 포의 작품들에 접근해서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독해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되며 절대로 해석이 옳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은 평소에 온순한 성격의 인물이지만, 술만 마시면 난폭한 성격으로 변한다. 어떤 독자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애주가로 알려진 포를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포는 술을 많이 마시면 평소와 다르게 말이 많아지고, 내성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정확하게 딱 들어맞는 자신의 해석에 의기양양해진 독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포는 검은 고양이의 주인공처럼 술만 마시면 미친놈이 되며 고양이를 엄청나게 싫어한 사람일 것이다.” , 제발 이렇게 생각한 독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검은 고양이를 작가의 고양이 혐오가 반영된 불쏘시개 작품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포에 관한 평전인 에드거 앨런 포, 삶이라는 열병은 포와 그의 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중요한 책이다. 평전은 ‘작품 해설집’의 역할을 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포의 작품들(문학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은 대표작과 그 밖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준다(저자가 작품을 잘 설명해줘서 결말까지 언급한 부분은 조금 아쉬운 점이다). 대부분 사람이 알고 있는 포의 성격과 기행은 과장되었거나 잘못 알려진 경우다. 평전을 쓴 폴 콜린스(Paul Collins)는 한 작가의 작품으로 자서전(작가의 생애)의 빈칸을 메우는 방식은 작품과 자서전 모두를 오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 포는 생전에 인정받지 못한 불행한 천재또는 고독한 천재로 알려졌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을 틀렸다. 포가 외롭게 지낸 건 맞다. 어린 시절 포는 부유한 상인의 양자가 되어 자랐다. 그러나 양아버지는 대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채권자들을 피해 다니는 포를 친자식으로 대하지 않았다. 포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숙모와 그녀의 딸이자 훗날 자신의 아내가 된 버지니아(Virginia)를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버지니아가 폐결핵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포는 또 다시 술에 의존하면서 지내게 되고, 점점 피폐해져 갔다.

 

포는 시와 소설뿐만 아니라 서평, 기사, 잡문도 썼다. 그는 최고의 시를 쓰고 싶었지만, 작품성보다 수입이 따라오는 글을 써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포는 돈을 벌기 위해서 소설이나 잡문을 써야 했다. 비록 글을 쓰면서 수중에 들어온 수입은 적었으나 암호문으로 유명한 추리소설 황금 벌레와 미국 시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까마귀(The Raven, 이 시는 갈까마귀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제의 의미에 맞는 제목은 까마귀)는 발표 당시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까마귀황금 벌레보다 더 많은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다만 미국의 보수적인 문단은 포의 소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포는 서평과 비평을 써서 미국 문단과 기성 작가들을 비판했다. 포의 공격적인 비판은 포가 문단으로부터 배척받게 된 원인이 되었다. 포가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다라는 평가는 반은 맞다. 

 

필자가 평전을 읽으면서 새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그 사실은 바로 포는 고양이 집사였다는 것이다. 포에게 가족은 숙모, 버지니아 그리고 고양이였다. 고양이의 이름은 캐터리나(Catterina). 포의 반려묘 이름 철자를 잘 보시라. ‘카테리나(Caterina)가 아니다. 포의 반려묘 이름을 잘 보면 ‘t’가 하나 더 있다. 이 책에서 포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은 장면이 나온다. 고양이 집사라면 다음에 나올 문장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포가 글을 쓸 때면 그가 자주 밖을 바라보곤 했던 두 개의 창들 사이에 놓인 책상을 이용했다. 그때마다 포의 애묘 캐터리나는 그의 어깨 위로 뛰어올라가 자리를 잡고 주인의 글 쓰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134)

 

 

평전을 다 읽고 난 후에 궁금한 점이 생겼다. 캐터리나의 털 색깔은 무엇이었을까. 과연 캐터리나는 검은 고양이었을까.

 

  

 

 

 

Mini 미주알고주알

 

 

* 15

할로윈 핼러윈(Halloween)

 

 

 

* 34

 

  이런 포의 특징을 타멀레인(Tamerlane)포 스스로 가장 뛰어나고 성숙한 작품이라고 자평한 시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없다. 그 시에서 화자는 명확한 정체성과 목소리를 얻는다. 그의 박자와 운은 행과 행을 눈에 보이지 않게 하나로 묶으며 점점 더 대화를 닮은 시를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이 시가 제목처럼 터키의 전설적인 정복자(티무르)[]의 흥망성쇠라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 밑줄 친 부분의 원문은 이렇다.

 

“The legendary Turkish conqueror.”

 

(Edgar Allan Poe: The Fever Called Living, 17)

    

 

타멀레인은 중앙아시아 일대를 지배한 군주 티무르(Timur)의 영어 이름이다. ‘Turkish’터키어’, ‘터키인을 뜻하는 단어이며 티무르는 튀르크 인(Turks) 출신이다. 하지만 그가 튀르크 인이라고 해서 그를 터키 어를 쓰는 터키 인으로 보긴 어렵다. 튀르크 인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터키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지역(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등)에 살아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무르는 몽골어와 튀르크 어가 섞인 차가타이(Chaghata)어를 썼다. 티무르를 단일 민족 출신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티무르의 모계 혈통은 칭기즈 칸(Chingiz Khan)의 후손, 즉 몽골 인이다. 현재까지도 티무르의 혈통에 대한 논란이 있다. 폴 콜린스처럼 티무르를 터키의 지배자라고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티무르를 몽골 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단일 민족이라는 낡고 오래된 통념을 믿는 사람들은 티무르가 혼혈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

 

 

 

 

* 89

 

  포의 이 소설에서는 마치 제우스의 우리[]를 박차고 뛰어나온 다 자란 아테네 여신처럼 현대 추리소설의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 원문

 

 The grown Athena sprung forth from Zeus.

 

(Edgar Allan Poe: The Fever Called Living, 48

 

우리는 짐승을 가두어 기르는 곳을 말한다. 그런데 본문에 나온 제우스의 우리는 오역이다. 그리스 신화에 지혜의 여신으로 알려진 아테나(Athena)는 제우스(Zeus)의 머리에서 튀어나왔다. 아테네의 어머니는 티탄(Titan) 신족의 메티스(Metis). 제우스는 메티스에게 구애했지만, 평생 처녀로 살고 싶은 메티스는 그의 구애를 거절했다. 제우스는 강압적으로 메티스를 자신의 아내로 삼았고, 메티스는 아테나를 임신하게 됐다. 그런데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는 제우스에게 불길한 예언을 했다. 예언에 따르면 아테나는 제우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존재가 될 것이며 과거에 제우스가 아버지 크로노스(Kronos)를 몰아내고 신들의 제왕이 되었듯이 아테나가 제우스를 몰아낸다는 것이다. 불안한 제우스는 임신한 메티스를 삼켜 버린다. 크로노스가 자신의 자식들태어난 순서대로 헤스티아(Hestia), 데메테르(Demeter), 헤라(Hera), 하데스(Hades), 포세이돈(Poseidon)을 삼켰던 것처럼 말이다. 그 후 아테네는 제우스의 몸속에서 자랐고, 제우스는 심한 두통을 느낀다.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Hephaistos)가 도끼로 제우스의 이마를 쪼개자, 다 자란 모습의 아테네가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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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8 0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12-08 15:42   좋아요 0 | URL
무슨 소설을 공부하셨어요? 연말이라 대학원 일정이 빠듯하시겠군요. 비대면 방식으로 강의를 들으셨을 텐데 고생 많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