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잊으면 새들의 친구가 되네 - 이규보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3
이규보 지음, 김하라 편역 / 돌베개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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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사람으로부터 소나 말, 돼지와 염소,
개미 같으 곤충에 이르기까지, 삶을 사랑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마음을
같은 법이라오. 어찌 꼭 큰 생물만이 죽음을 싫어하고, 작은 생물은
그렇지 않다 하겠소?
.....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당신의 열 손가락을 한 번 깨물어 보시구려.
어디 엄지손가락만 아프고 나머지는 아프지 않습디까?
한 몸에 있는 것이라면 크고 작은 마디 하나하나에 모두 생명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똑같이 아픈 것이지요. 하물며 하늘로부터
제각각 숨과 기(氣)를 부여받은 존재로서, 어느 걸은 죽음을 싫어하고
어느 것은 죽음을 좋아할 리가 있겠소?

- '이와 개에 관한 명상' (슬견설) 중에서 --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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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유> = 꼭 소유해야하는 책?

법정 스님 입적하신지 3달이 지났다.
입적 이후 한때 법정 스님의 책들 때문에 말이 많았다.
스님의 유언이 공개된 이후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에는  

스님의 책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었다.
그리고 중고 샵에는 스님의 책들이 정가보다 높은 고가에 판매되기도 했다.
심지어 유명 경매 사이트에는 스님의 대표작인 <무소유> 93년 판이  

무려 110만원에 낙찰되었다.
정가가 1500원임을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값이다. 
 





 

 

 

 

 

<무소유>라는 책 한 권의 가격이 110만원이라..... 책 제목이 민망할 따름이다.
그 이후로 경매 사이트는 중고책 경매 과열을 막기 위해 가격 상한선은 낮추었지만, 
사람들의 행동이 씁쓸하기만 하다.
정작 스님이 원하는 현상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시간이 흘러 <무소유> 경매 소동은 가라앉았고, 사단법인과 출판사들 간의 논의 끝에
올해까지만 출판하기로 결정하여 지금도 스님의 책들 서점가에 볼 수 있다.
그런데, 좀 잠잠하다가 싶었더니 이번에는 스님의 편지를 경매 품목에 올랐단다.
어느 경매회사에서 ‘여름 세일’ 경매 품목으로
법정 스님의 편지뿐만 아니라 김수경 추기경님의 자필 원고도 함께 등장하였다.
품목 추청가로는 3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출품한다고 한다.
신문 기사에는 편지의 내용과
경매에 출품한 사람에 대해서 자세한 언급이 없었다.
다만 알 수 있는 정보에는 법정 스님의 편지가
D 대학교 문리대 학장을 지냈던 L씨에게 보낸 것이라고 한다.
편지가 쓰여진 시기가 1970년대임을 감안하면
편지를 받은 대학교 학장이 경매에 올릴리도 없겠고,
(만약 학장 본인이 경매에 올렸다면 정말 잘못된 행동이며 비난을 받아야 한다.
분명 스님은 학장을 위해 나름 좋은 문장을 썼을텐데
오히려 학장은 그것을 악용하여 경매에 부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성에 문제가 있다)
혹여나 학장의 자손들이 공개되지 않은 유명한 분의 글이라는 것을 생각하여
경매에 부칠 수도 있겠다.
누가 경매에 부쳤든 간에 스님의 편지가  

돈으로 사고 판다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
스님이 무소유를 주장하면서 욕심과 집착을 버리라고 했건만
이 세상의 어리석은 중생들은 스님이 자신들을 위해 남긴 글들을
자기들끼리 서로 가격에 매겨 소유하려고 한다.
하늘에 계실 스님은 이 세상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나는 양서를 읽었는가? 

법정 스님은 책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한 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이게 하고  
 안이해지려는 내 일상을 깨우쳐 준다

책은 세상에 대해 새로운 눈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며
우리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스님의 글들을 보면 간간이 자신이 읽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게는
스님이 쓴 책들과 언론이나 방송에서 언급되었던
모든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 여행, 환경, 종교, 명상, 평전 등
생전 스님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책들을 읽으셨다.
이 책들은 스님이 읽다가 자꾸 덮곤 했을 양서들일 것이다.  

 

 

 



 

 

 

 

 

 

                                  

 

 

 

 

 

 

 

 

 

 

 목차와 목록을 훑어봤는데
여태까지 내가 읽어보지 못한 책이 너무 많았다.
아니, 안 읽었다고 하는 표현이 낫겠다.
스님이 선정한 도서들을 보면서  
나는 과연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책들은 양서였는지 스스로 반성을 하였다.
나도 나름 균형 잡힌 독서를 한답시고 노력은 했지만,
종교나 명상 분야의 도서를 접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종교와 명상 분야의 도서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가졌다.

뭔가 추상적이면서도 어려울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교라는 점이 작용하여 종교와 그 종교인들에 대해서
그리 호감을 가지지 않았던 편이었다.

이 책에 소개된 도서들을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버리게 되었다.
종교 분야 도서의 내용은 그리 어려워보이는 것이 아니었다.
비록 간략한 소개문이지만 그 책을 안 읽어도 이 책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었다.  

 

 

  

 스님의 편지보다 스님을 만든 책들 
   

이번 스님의 편지의 경매는 과연 얼마에 낙찰될 지 궁금하기도 하다. 

분명 <무소유>만큼 높은 값이 나올 것이다. 

경매에 참가하는 이들은 법정 스님이라는 이름이 유명한 점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평소 스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스님의 글씨체가 남긴 편지라도 접하고 위해서라면 

많은 돈이 들더라도 편지를 살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법정 스님의 글이 좋다고하면   

차라리 스님의 쓴 책을 읽거나 스님이 추천한 책이라도 읽어라.  

  

스님은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스님이 남긴 글을 이제 올해가 마지막이고 

스님이 추천한 책들은 법정 스님이라는 훌륭한 분을 만든 양서이기 때문이다.

 

법정 스님이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책을 읽으면 잠든 영혼을 일깨워주고 

보다 가치 있는 삶으로 눈을 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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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29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서울에서 온 친구, K 
 

나는 지금까지 대구에서 자랐다. 군대 이외에는 대구를 떠나서 살아본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서울에서 생활해본 적도 없었고,  

서울에서 자란 사람과 대면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대학 동기 중에 서울에서 자란 K라는 친구가 있다. 
나의 유일한 서울 친구이다.  

그래서 서울 사람과 대구 사람의 차이를 확연히 깨달을 수 있었다.
말투부터 차이가 나고, 그는 자유분방하면서도 나름 노는 것도 잘 논다.
그리고 집도 나름 잘 산다.
가끔 그는 손발 오그라드는(?) 서울 말투로
서울과 비교하여 대구에 대하여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마음씨는 착하고 정이 많다.
학교가 경산에 위치하고 있어서 K는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과 떨어져
학교 근처 원룸에 혼자 살고 있었다.

나는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데 먼 편이라서 가끔 밤까지 놀게 되면
그의 원룸에서 자고 가곤 했다. 그리고 딱히 원룸에 있으면 할 게 없어서
그가 야식을 준비하여 인터넷 사이트에서 다운 받은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때우곤 했다.
원룸에 혼자 사는 것도 있지만, 그가 서울 사람이기에
자취 생활하는데 외로움이 있으리라. 그래서 내가 자취방에 놀러 오면 무척 반가워했다.
어느 날, 나는 강의가 야간에 있어서 잠깐 그의 집에 머물기 위해서 찾아갔다.
여전히 그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이번에는 그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K가 나에게 이런 영화를 다운받았다고 말하면서 같이 보자고 말했다.
그는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자취방에 오면 함께 다운받은 영화를 봤었기에
나는 그가 어떤 영화를 다운받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가 말한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 무슨 반응을 보여야할지 난감했다.  

.
.
.
.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살로 소돔 120일>이라는 영화였다.  

 

 

  

 

 저주받은 영화  

 

이 영화는 19세 미만 영화와 엽기 동영상보다 더하다는 악명 높은 영화다.
성 관계, 성기 노출, 잔인한 고문, 성적 학대, 살육 장면, 동성애 등 

성적이며 잔혹한 영화 장면들로 구성하고 있어 

일반적인 사람들은 왠만해선 제대로 보기 힘들다고 알려져 있다.  

 


    사드 (1740~1814)       파졸리니 (1922~1975)


사드 후작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소설도 영화 못지 않게
문학 작품 중에서 가장 퇴폐적이고 음란한 내용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사드 후작은 ‘사디즘’ 이라는 용어로 알려져 있는 변태성욕자의 대명사 아닌가.
이 소설에서도 자신의 광기를 그대로 문장으로 표출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 감독 파졸리니는 이 영화가 개봉한 그 해에 
동성애 소년으로 영화에 출연한 17살의 배우한테 살해당하는 등
나름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저주받은 영화라고 하던데.....
(파졸리니의 죽음에 대한 어떤 자료에 의하면
파졸리니가 동성애자라서 자신을 살인한 17살 배우와 동성애 관계가 있었다는 말도 있다) 
 


 고도, 2000 (절판)
 인터넷 헌책방 전문 사이트에서는 고가의 가격으로 거래된다는
 희귀 도서
    


 

나는 이 영화를 같이 보자는(!) K에게 나름 알고 있는 내용들을 설명해주었다.
내용이 좋지 않아서 보게 되면 정신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 그는 내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 내용이 독특하다면서 자신은 꼭 끝까지 보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히 그 전에 이 영화와 사드 후작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K처럼 한 번 그 악명 높은 소설과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던 적도 있다.
사실 출간된 소설은 절판이 되어 서점에 찾기 힘든 Rare 도서이며
몇 몇 공공 도서관에만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파졸리니의 영화는 개봉 이후 논란을 일으키게 되어
개봉 금지 처분을 받았고 그 이후로 이 영화를 직접 구해서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K는 어떻게 구했는지 그 문제적인 영화를 손에 넣은 것이다.
나는 친구의 제안에 같이 보려고 하였으나, 자신이 없었다.
결국, K는 자신이 말한대로 이 영화를 봤다.
(그런데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지는 알 수가 없다.
본인은 다 봤다고 주장하는데 믿을 수가 없다)
영화를 본 후기들을 나에게 무용담 펼치듯이 이야기를 하였다.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게 놀라웠으며 영화 장면들이 정말 엽기적이라고 평했다.
그 이후로 K는 몇 일간 사드의 후유증에 시달렸다.
머릿속에 장면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시간이 지나자 모든 것이 잊혀졌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그 영화를 안 본 것이 잘 된 일이었다. 
 

 

  

 한국의 사드(Sade), 백성수 
 

사드 후작은 성(性)을 통하여 기존의 사회와 도덕에 반대하는 자유분방한  

반 사회적 쾌락주의자였다.
작품들은 노골적인 성 묘사를 통해 인간의 어두운 욕망 표출을 중요시하였다.
그 중에 <소돔 120일>은 사드 후작의 변태적인 성적 행위와
발칙한 상상에 영감을 얻어 만든 광기의 세계이다. 
 






  

 

우리나라 소설 중에서도 사드 후작과 비슷한 인물이 나오는 소설이 있으니,
김동인의 <광염 소나타>이다.
‘광염’ 이라는 제목부터 알 수 있듯이, 예술가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천재성과 광기를 나타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인 백성수는 방화와 살인을 통해 천재적 음악성을 발휘하는 작곡가이다.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서 죄의식도 없으며 오히려 당당함을 보여주는 사드 후작과 같이
백성수는 예술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행위도 죄악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반(反) 이성주의, 반 도덕적인 코드가 서로 비슷하다. 
 

 

 

 예술이냐 도덕이냐 
 

그리고 이 소설은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구성되어
백성수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공교롭게도 그의 이름은 K씨다. 앞에서 언급한 내 친구의 이니셜이 똑같다.
K씨는 백성수의 생애를 이야기하면서 그의 행위를 옹호하고 있다.
반대로 K씨의 이야기를 듣는 인물로 나오는 모씨
윤리 도덕을 강조하는 이성주의자다.
결국 <광염 소나타>의 시작과 끝에는 백성수에 관환 이들의 논쟁이 대부분인데
예술적 가치가 우선인가, 아니면 도덕률이 우선인가에 관한 것이다.

논쟁은 마무리 짓지 않은 상태로 소설은 끝나게 되는데
작가는 예술이 사회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의식을 던져주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K씨는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데
눈물의 의미는 백성수에 대한 동정심인 동시에  

예술을 알아 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서글픔이다.
작가 김동인도 예술가인만큼 소설 속 인물 K씨를 통해
도덕 앞에서 작아지는 예술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해주고 있다. 
 

 

 

 백성수, 보들레르, 김태원

일반적으로 백성수의 행동은 인간으로서는 용서 못할 반(反) 인륜적이다.
자신의 예술을 위한답시고 살인과 방화를 일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있어서는 안 될 위험한 존재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도입 부분에서 서술자가
백성수의 이야기를 ‘세상 어디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백성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과거에도 존재하였으며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은 그들의 행위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보들레르는 더러운 쓰레기에도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기성 세대에 반감을 가진 예술 지상주의자다.
그의 유일한 시집 <악의 꽃>은 그가 주장한 악마적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악마 같은 여자 쟌느 뒤발과의 광적인 사랑을 하게 되고,
<악의 꽃>에서도 쟌느 뒤발에 언급하는 시가 있다.
과장일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존재가 있었기에 불후의 명작이 나오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백성수와 비슷한 인물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한창 버라이어티 출연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록 그룹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 씨다.
‘국민 할매’ 라는 애칭으로 독특한 언행으로 방송인으로 알리기 전에는
자신이 속한 부활의 모든 앨범의 곡을 만들었으며  

부활에 없어서는 안 될 정신적 지주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대마초 흡입으로 교도소에 생활을 하기도 하고, 한 때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1987년에 발표된 2집에 수록되어 있는 ‘천국에서’‘회상 3' 이라는 노래에 관한 

숨겨진 일화가 있다.

‘천국에서’ 는 김태원 씨가 대마초를 흡입하면서 만든 곡이며,  

‘회상 3’ 은 대마초 흡입 후 환각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 공연 하는 것을 알면서
지켜보던 여자 친구를 위해 만들었단다.
재미있는 것은 그 때의 여자 친구는 결국 지금의 김태원 씨의 아내가 되었다.
‘회상 3’ 는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 의 Original 버전이다.
어느 인터뷰에서 김태원 씨는 과거의 대마초 흡입을 무척 후회한다고 밝힌 적이 있었다.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그의 대마초 흡입으로 인해  

명곡이 나왔다는 점이다.  

 

예술가들은 예술 작품 하나를 만드는데
모든 정신이 그 곳에 집중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평소보다 집중력이 강해지게 된다.
그래서 작품이 완성되고 난 후나 자신이 원한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허무함과 정신적 무력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고는 자신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달래기 위해  

일시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대마초나 마약에 손을 대게 된다.
그들의 고통이 극단의 끝으로 도달하게 되면 결국 자살을 선택하고 만다.
분명 김태원 씨도 대마초 흡입을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음악을 만들면서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어두운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사람들에게 호감 받는 ‘국민 할매’ 로 방송에 나오고 있다. 
 

연예인들의 마약이나 대마초 복용 사건이 터지면  

우리들은 무조건 그들을 욕하고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연예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도 않고, 그들의 변명도 들으려하지 않는다.
웃기는 사실은 욕을 한 연예인이 재기에 성공하여 인기를 얻으면
언제 그랬냐는듯 칭찬 일색이다.

인간의 행위 선택은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기에
그 선택적 상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고정된 편견으로 그들의 행위를 보는 것보다는
그들의 생각과 심정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상황이 옳은지 잘못된 것인지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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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조부 2010-11-0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가집이 경산 이라서 익숙한 지명이어서 살짝 놀랐어요.

장문의 글인데도 잘 읽히네요. 잘 봤습니다 ^^

cyrus 2010-11-06 16:0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매버릭꾸랑님^^
이 때 서재 블로그 만든지 얼마 안되서
일부러 왼쪽 정렬식으로 글을 올려봤답니다.
뭐 지금은 일반 리뷰어들처럼 쓰고 있지만요..^^;;
오히려 글이 장문처럼 되버린거 같네요.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8년 만의 재회 
 

오랜만에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1권을 읽었다. 8년 만이다.
많은 시간을 흘러 사람이 성장하면 키도 커지고 체형도 변하듯이 

이 책도 그런거 같다.
구판의 책표지에는 김정희의 ‘세한도’ 였으나
개정판에는 윤두서의 ‘진단타려도’ 로 되어 있다.
책 크기도 구판보다 조금 켜졌고, 디자인도 Simple하면서도 예전보다 나아졌다.

하얀 색 바탕에 중간에 한국화를 배치하여 여백의 미(美)를 보여주고 있다.
꼭 박물관에 그림이 전시되어 보는 거 같다.

그리고 2권도 출간되었다.
한창 1권을 읽고 있을 때 2권이 나오기를 기다리곤 했었는데.....
5년 전에 백혈병으로 돌아가셨다.
투병 생활 중에서도 우리나라 그림에 대한 연구를 손에 놓지 않았다.
아마도 2권 출간을 위한 구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돌아가신지 1년이 지난 후에야 생전에 구상하고 있었던 자료들을
한국미술을 연구하는 그의 지인들이 완성한 것이다.
지인들 덕분에 2권의 유고 자료들은 빛을 보게 될 수 있었다. 
 

 

 

 미술 교과서와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8년 전, 그 때는 중학생이었다.
1권에는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그림들이 있었고
당시 미술 선생님께서 한 번 읽어보라고 하셨기에 읽게 된 것이다.
이 책이 우리나라 그림에 대해 쉽게 설명했다고는 하지만,

중학생의 나이에 한자어의 문장과 동양 사상 내용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비록 내용은 제대로 읽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는 계기로 우리나라 옛 그림들에 더욱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1권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은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다.  

  


 

깎아지른 절벽의 배경, 바위 위에는 선비가 편안히 턱을 괸 채 흐르는 물을

그윽이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선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시끄러운 속세를 떠나 편안하게 자연을 감상하는 선비를 그린 것이다.
항상 이 그림을 보게 되면 나도 선비처럼 편해지기도 하면서도
아무 근심 걱정 없이 미소 지으면서 물을 바라보는  

그림 속 선비가 부러운 느낌도 들게 된다.  

 

미술 교과서로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사진 속 그림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교과서와 같은 사진 속 그림이었는데도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왜 보는 것의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산수화와 이 책의 산수화는 비교 자체가 안 된다.
교과서의 그림들은 크기가 작은 반면에  

이 책은 그림 한 점 시원하게 한 페이지 전체를 장식한다.
그러니 이 책만 읽어도 전시회 안 가도 그림 한 점 제대로 감상하는 셈이다.
미술 교과서에는 모든 나라와 모든 인류의 역사를 대표하는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다.
즉, 동, 서양의 유명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을 그림들이 교과서 한 권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과서는 교과서일 뿐이다. 단지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내용일 뿐이지
감상용으로 쓴 것은 아니니깐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시험 기간만 되면 학생들은 잠깐이나마 예술 애호가가 된다.
‘~주의’ 에는 무슨 화가의 그림, 이 그림을 그린 화가, 그림의 표현 기법 등등.....
그림과 그림 제목, 화가 같은 세세한 정보들을 달달 외운다.

문제 형식은 객관식이라서 답 찾는 것이 쉽다.
시험지에 흑백으로 처리된 그림 사진이 나오면
기억력을 발휘하여 바로 망설임 없이 보기에 답을 고른다.
이제 시험이 끝나고 채점을 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그리고 동시에 공부했던 미술 지식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예술 애호가에서 성적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 평범한 학생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요즘은 중,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예전 우리가 공부한 것보다 내용과 구성이 더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예전 교과서보다 수록된 그림 자료가 많다든지
내용면이 훨씬 더 나아졌다고 해서 무조건 교과서가 좋아졌다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를 봐도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옛 그림을 보고 즐기는 것은 갑자기 생기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이 창조한 게임 캐릭터가 꾸준히 레벨 업 상승을 시켜 능력을 키우는 것처럼
옛 그림에 대한 심미안(審美眼)을 가지는 것도 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자주 그림을 보면서 느낄 줄 알아야 키워지는 능력이다.  
  

 

 

 선비의 미소가 아름다운 이유

1권을 다 읽고 난 후에도
나는 가끔 ‘고사관수도’ 가 있는 페이지를 찾아 다시 본다.
언제나 이 그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특히, 선비의 미소가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동, 서양화에 나오는 인물 중 최고의 미소일 것이다.  

                                                                 


        
단연 미술 작품 중 최고의 미소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가 있다.
그녀의 미소는 
보는 사람들을 자신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은 모나리자의 미소를 알 수가 없다.  

일반적인 기분이 좋아서 웃는 거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뭔가 우울한 기분이 감도기도 한다. 

보는 사람마다 미소를 보는 입장이 달라진다.
결국 그녀는 관객에게 사악한 미소만 지을 뿐이다.
사람들이 미소의 의미를 알지 못한 것을 비웃기라하듯이 말이다.

그러나 ‘고사관수도’ 의 선비는 다르다.
선비의 미소는 모나리자보다 아름답다.
우리는 그림만 봐도 선비가 왜 웃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나리자처럼 비웃지도 않는다.  

그림 속 주인공인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보다는
그림 속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절벽과 절벽에 자라고 있는 식물,  

그리고 바위와 흐르는 물.
그것은 관객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감상하자는 장면을 연출한다.
선비의 미소는 자연을 보는 즐거움에 취하여 웃는 동시에
그림을 보는 관객들에게도 함께 즐거움을 느끼자고 권하는 것 같다.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과 자연의 합일(合一)과 동시에
그림 속 인물과 그림 밖의 관객의 합일을 이루고 있다.

요즘 대형 미술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고대 그리스부터 시작해서 영국 근대 화가, 그리고 조각가 로댕까지.....
올해에는 외국에서 온 미술 작품들이 우리나라에 찾아왔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안 보면 후회할 전시회들이다.
하지만 왜 우리나라와 관련된 대형 전시회는 자주 열지 않은 걸까?
그리고 전시회 홍보도 많이 차이가 난다.
외국에서 온 다양한 색상의 그림들은 손님인데도 불구하고 자기들 왔다고 법석거린다.
반면 터주대감인 우리나라 그림들은 조용히 관객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외국 그림들처럼 소란스럽게 자랑하며 내세우는 것도 아니다.
관객에게 여유를 주면서 천천히 음미하며 바라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관객도 그림과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


이것이 우리나라 옛 그림에만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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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철학의 역사 시공 아크로 총서 6
브라이언 매기 지음, 박은미 옮김 / 시공사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 사상과 미술 그림과의 조화로 어렵지 않게 읽혀지는 철학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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