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데 난 로큰롤 베이비다.(헉!) 내 또래 대부분 남자들이 그러하듯 내 젊은 시절은 헤비메탈과 데스메탈, 하드록까지 소음이라 규정지어질 수 있는 음악 속에서 보냈다. 저항정신이라 말할 수 있는 로큰롤의 시대를 그대로 관통했다. 하지만 세월은 지났고 이제 로큰롤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뒤 이어 보이밴드와 팝이 세상을 점령하더니 이젠 힙합이 대세인 시대를 살고 있다.

 

음악이라고 별 수 있나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이제 대부분의 가수들은 밴드를 대동하지도 않고 마이크를 붙잡고 공연 앞좌석 청중들에게 아밀라아제 그득한 타액을 흩뿌리지도 않는다. 현란한 댄스가 그 자리를 차지했고 인형 같은 외모가 무대를 채우기 시작했다. 뮤지션은 사라지고 엔터테이너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더불어 각종 기계의 힘을 빌려 요즘 듣는 노래들은 왠지 그 노래가 그 노래 같아 보인다. 과거로 돌아갈 방법이야 철 지난 앨범을 들으며 흥얼거리는 정도였는데 요즘 불고 있는 복고 바람 덕인지 난 다시 록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응답하는 건 1997년만은 아니었나 보다. 10년을 더 넘어가면 이 영화가 등장한다.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 하였고 2시간 넘게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 시대를 점령했었을 부류들이다. 뮤지컬 맘마미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아바의 노래로 도배가 되었다면 이 영화 속 노래들은 록의 시대에 쉽게 접하고 귀에 잘 감기는 음악들의 편곡이 돋보인다. 스토리의 진부함이나 결말의 일관적인 형태는 논외로 치고라도 영화 자체는 귀를 즐겁게 해준다. 오리지널 곡이 아닌 기존의 곡을 사용하여 무리수를 줄이고 모험을 배제시켰으나 서로 다른 두곡을 혼합하여 새로운 느낌을 주는 참신함이 존재한다.

 

맘마미아가 기라성 같은 배우들을 포진시킨데 비해 이 영화는 특별한 주목을 받는 배우는 사실 존재하진 않는다.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아주 퇴폐적이며 느끼하신 톰 아저씨(톰 크루즈)의 존재가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어쩜 그리도 영화에서 현실 속 자기 모습을 비하해주시는지..) 이런 핀 포인트가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영화 내내 감칠 맛 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언어 문화권이 틀린 이국에서도 제법 흥얼거릴 정도로 선곡은 꽤 대중적인 포석을 둔만큼 록을 좋아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보인다.

 

paradise city - Guns N Roses

Just like paradise - David Lee Roth

Nothin' But A Good Time - Poison

Jukebox Hero - Foreigner

I Love Rock & Roll - Joan Jett & the Blackhearts

Hit Me With Your Best Shot - Pat Benatar

More Than Words - Extreme

Heaven - Warrant

Wanted Dead Or Alive - Bon Jovi

I Want To Know What Love Is - Foreigner

I Wanna Rock - Twisted Sister

Pour Some Sugar On Me - Def Leppard

harden my heart - quarterflash

shadows of the night - Pat Benatar

Here I Go Again - Whitesnake

Can't Fight This Feeling - REO Speedwagon

Any Way You Want It - Journey

Every Rose Has Its Thorn - Poison

Rock You Like A Hurricane - Scorpions

We Built This City - Starship

We're not gonna take it - Twisted Sister

Don't Stop Believin - Journey

 

간만에 영화 한 편 보고 심장이 뜨끈뜨끈해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가. 난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도 “록 스피릿”으로 충만하다.

 

 

We Built This City VS We're not gonna take it

 

 

Any Way You Want It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인 2012-11-22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베이비래! 말도 안돼!!! =3=3=3

Mephistopheles 2012-11-22 17:38   좋아요 0 | URL
어머. 왜! 왜요..!! 락엔롤 시니어여야 하나요.!!

야클 2012-11-2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큰롤 베어의 오타 아닌가요?

Mephistopheles 2012-11-22 17:38   좋아요 0 | URL
그리즐리라면 모를까......

짱구아빠 2012-11-2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롹큰롤 어덜트? 롹큰롤 그리즐리?? ㅍㅎㅎㅎ
고딩때 한참 헤비메탈과 록큰롤에 몰입을 했었죠.. 전영혁의 <25시의 데이트>를 전부 녹음해서 듣고 친구들한테 자랑하고,특히 <캐멀>의 국내 미공개 음반을 녹음하고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 들뜨기도 했는디... 레드제플린, 마이클쉥커, 섹스피스톨즈, 블랙사바스,메탈리카, 핑크 플로이드 등등등.
우와 간만에 추억이 새록새록...지금 그때 사모았던 빽판들은 다 어데로 갔는지 원..
(하기야 빽판이 있다고 혀도 전부 엘피판이라 턴테이블을 구하는게 또 문제겠군여..)
메피님 알라딘 아주머니들의 무시를 극복하고 우리 20여년 전으로 돌아가 "록큰롤 그리즐리스"를 결성해 보아여..ㅎㅎ
<락오브에이지>는 홋카이도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뱅기안에서 보았는데,신나는 롹뮤직이 나온거는 좋았으나, 중간중간에 민망한 장면들이 나와서 좀 당황스러웠던....^^;;;;

Mephistopheles 2012-11-28 17:52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LA쪽 락이다 보니..좀 퇴폐적인(스트립 클럽)같은 것도 넣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상반신 벗는 건 톰 크루즈 말곤 없으니 그래도 민망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먼 산)
 

 

집 지어 달라 의뢰 하러 온 손님(건축주)에게 건축가가 대뜸 던졌던 질문이었다. 이 짧지만 심오한 질문에 건축주는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결국 하루정도 고민하며 자기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에게 전달한 후 자신의 집을 설계하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사실 이 질문 하나가 처음이지만 모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난 책을 안 읽고 그들(건축가와 건축주)이 등장했던 짧은 다큐를 봤을 뿐이지만, 건축가가 던진 화두 “어떻게 살 것인가?”는 계획과 설계 시공으로 마무리되는 건축물을 생성하는 과정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가가 던지는 이러한 질문은 사실 건축주의 입장으로써 당혹스러울지도 모른다. 아니 내가 내 돈으로 내 집을 짓겠다는데 다짜고짜 학교 선생님이 학생에게 던질 법한 질문을 제시한 건축가에게 어쩌면 속내가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건축주들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세상에 내 집 지어줄 사람이 당신 뿐은 아니다. 라며 돌아서던가. 아니면 이 양반이 나에게 이런 질문을 왜 던졌을까 라고 고민하고 답을 내기 위해 생각을 하게 되거나.

 

몇 차례 언급했었지만 내가 밥 벌어 먹고 있는 직종은 서비스업에 분류된다. 이런 분류방법 때문일까 사실 건축이 “예술”이며 시대의 철학이라고 하기엔 일부 국한된 범위에 속한다. 지금도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건축물의 생성과정에서 “예술”은 가장 먼저 제외시키는 항목이기도 하다. 서비스업의 특징상 클라이언트(고객, 건축주)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한정된 자본을 바탕으로 최고의 재화가치를 찾아주다 보니 이는 필수불가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사실 이건 핑계일지도 모른다.)

 

우리같이 남의 집이나 건물을 설계해주며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책에 나온 건축주 같은 사람은 참 고마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미술로 말하면 캔버스(대지)를 제공하고 연필과 물감까지 제공하며 어느 정도 자신의 생각을 첨부시켜 건축가가 추구하는 속칭 “예술”을 해줄 수 있는 자유의지를 인정해주는 것이니까.

 

나 역시 다시 시작한 이 직종에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요구조건도 다양하다. 작은 주택에서부터 꽤 규모가 큰 제약회사의 생산시설까지 건물의 용도와 목적에 맞게 대부분의 건축주들이 요구하는 항목을 십분 반영해줘야만 한다. 무림고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직 이일훈씨같은 고강한 내공을 소유한 고수는 절대 아니다. 감히 건축주에게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같은 위험천만한 질문을 날릴 정도로 자신감이나 성과는 없다고 봐야 하니까. 다분히 현실타협적인 방법이지만 난 요즘 건축주들의 가려운 곳을 살살 긁어주며 그들의 의견을 내가 속한 위치에서 최대한의 가성비를 뽑아내주고 있다.

 

얼마 전에 만났던 모 학교 관계자의 증축관련 미팅에서 나온 “최대한 예쁘고 멋지게.”이런 요구만큼은 정말 난감하다. 나에게 던져진 우문에 현답을 내줘야 하는 입장에서 머리에서 쥐가 날 지경이다. 언제쯤 난 그들에게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와 같은 위험천만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질문을 던질 수 있을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200채만 설계해보고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12-11-1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비스업이군요ㅎㅎ 좋은 마인드라고 생각되어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자문해보게 됩니다. 이 책 좋다는 평이 많던데 메피님 리뷰로 더 현실적으로 와닿아요. ^^

Mephistopheles 2012-11-19 17:08   좋아요 0 | URL
하지만 전....책을 안 읽었답니다......

야클 2012-11-19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설계하고 싶으세요?

Mephistopheles 2012-11-19 17:09   좋아요 0 | URL
200채 시행착오가 끝나면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antitheme 2012-11-19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프로젝트마다 을의 입장인 저도 서비스업 종사자로 봐야겠군요. 그리고 전 자~~알 살고 싶습니다.^^

Mephistopheles 2012-11-20 12:24   좋아요 0 | URL
아 서비스업의 고뇌...고객이 만족할때까지....하지만 고객은 만족을 모르는 욕심쟁이 우후훗..! 안티테마님도 "자~~알~~" 살고 싶으시면 그 역시 욕심쟁이 우후훗..!!

2012-11-20 0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0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쉰P 2012-11-2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전 저저번 달에 안도 다다오의 자서전을 읽었어요. 건축과는 전혀 별개인 제 인생이지만 안도 다다오의 삶의 역정이 맘에 들어 사서 읽었거든요. ^^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란 질문은 참 좋네요. 단순히 집이 아닌 제 인생에서도요.
200채 반드시 지으실거에요. 부럽네요. ^^

Mephistopheles 2012-11-20 12:27   좋아요 0 | URL
안도 다다오는 건축 외적인 면으로도 너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지라 아무래도 같은 분야가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건축이 뭐 별거 있나요. 어짜피 사람 사는 공간인데 설계해주는 사람들은 걍 수단일뿐이랍니다.

사실...아파트까지 포함한다면....전 200이 아닌 2만이 넘어가는 집을 설계한 꼴이 되더군요. 그냥 제가 말한 200은 내 맘대로 짓는 집을 말하는 거라죠. 평생 지을 수 없는 수치겠지만요..ㅋㅋ
 

 

다짜고짜 근황 페이퍼.

 

접힌 부분 펼치기 ▼

 

1. 서울을 떠난 지 1년여...신해철은 말했다. “아침엔 우유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쫒기는 사람처럼 시계바늘 보면서 (중략) 디스이스더시티라이프!” 이젠 마음까지도 턱별시민이 아닌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 증거가 수요일, 대중교통을 이용해 상경한 서울에서 부대낀 수많은 인파에 섞이며 살쩍 멀미를 느껴버렸으니까. 특별시는 분명 특별시로써의 장점이 있겠으나 지금의 내 사정상 분명 버거운 도시가 돼 버린 것 같다.

 

2. 아버지가 많이 호전되셨다. 워낙 고집불통의 성격을 가진 완고한 양반이셔서 치료와 재활에 많은 애로사항을 겪었으나 주치의와 간호사도 깜짝 놀랄 정도로 그 회복속도가 빠르신가 보다. 뇌경색의 특징 상 후유증은 분명 존재하겠으나 그 정도가 경미하다면 그 또한 반가운 일이다. 주말마다 본의 아니게 병원에서 1박을 하며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들의 모습에 많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기 힘든 상황에서 병상을 간호하는 그들에게 일종의 경외감을 느꼈다. 긴병에 열녀와 효자가 없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끈이 떨어지는 그 순간까지 가족들은 최선을 다한다. 그게 피가 물보다 진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3. 졸지에 미쿡에 사는 누나가 급하게 들어왔다. 사실 아버지가 쓰러지실 때 매형이 일 때문에 한국에 나와 있었다. 많이 놀란 매형은 아버지의 병상을 지켰고 출국날짜가 다가오자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 결국 조카 녀석들 때문에 매형은 출국하고 누나가 입국하게 되었다. 초반엔 고생을 했지만 아버지가 호전되다 보니 한시름 놓게 되었다. 시간적으로 심리적으로 여유를 찾게 되니 여러 가지 문화적 충돌이 오고 있나 보다.

 

에피소드 1)

재활병동으로 옮기신 아버지가 제법 도도한 레지던트의 진료를 받았었나 보다. 이런저런 검사를 약간은 고압적으로 했고, 그게 제법 못마땅했었나 보다. 검사를 마치고 차트에 휘갈겨 쓴 꼬부랑 영어가 누나의 눈에 띄었다. 그 중에 단어 하나가 스펠링이 틀렸다고 살짝 지적했더니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였단다. (사실 누나는 의료관련 봉사를 많이 하다 보니 의학전문영어를 알고 있는 상황) 슬쩍 인터넷으로 검색한 레지던트는 자신의 실수에 겸연쩍게 반응하며 “대체 어디 사세요?”라고 질문을 던졌단다. 누가의 답변은 “엔변이요” 였다.

 

에피소드 2)

짜장면이 먹고 싶다 하여 병원 부근의 중국집을 수소문해 주문을 넣었다. 메뉴판을 보던 누나는 “쟁반 짜장”에 시선에 머물렀다. 이게 뭐냐? 란 질문에 이런 저런 설명을 했더니 이걸 먹어보자고 한다. “군만두는 서비스로 준다며?” 이에 나는 4인분부터 서비스란 설명을 해줬더니 치사하다를 연발한다. 도착한 배달부의 모습을 보며 낄낄낄 웃기 시작한다. 왜 웃나 물어보니 한국에서 유년을 보냈던 조카 녀석이 저 철가방을 기억한다고 한다. 그것도 “스테인리스 스틸 실버 백 딜리버리”로 말이다.

 

4. 누나를 만나 조카들의 근황을 들었다. 첫째가 벌써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3이란다. 내년이면 대학생이 되는 것이다. 둘째 놈은 주니어와 동갑이다. 세월이 그렇게 지난 것이다. 그런데 첫째 조카 녀석이 제법 똘똘한가 보다. H대나 M대나 J대 중 장학금을 많이 주는 곳으로 선택하여 간다고 한다. 아마도 조카 녀석들은 매형 두뇌를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것이 확실해지는 부분이다. 예정대로 M대를 가게 된다면 말미잘님의 페이퍼에서 보여 준 3분 19초에 등장하는 그 유명한 남자를 만난다는 것인데 나중에 소감이나 물어봐야겠다. 다행히 조카 놈은 한국말도 한다. 더불어 학교에서 말 춤도 춘다고 한다.

펼친 부분 접기 ▲

 

 

나의 근황은 대략 이랬다. 이 중엔 차마 말하기 어려운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으나 그건 그냥 내 속에 묻어두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지난 1년여 동안 나에겐  수많은 별 일이 발생했다. 고속도로에서 3번 황천길을 건너갈 뻔 했고, 왼쪽 손등이 박살날 뻔도 했고 양쪽 팔뚝과 종아리엔 아마 지워지기 힘든 물리적 흉터가 남겨졌다. 사업을 하는 사람의 아집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도 알았으며, 최악의 상황에서 인간의 본색이 드러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삶이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지는 덤이다. 더불어 아버지는 쓰러지시고 과감히 버렸던 예전의 밥벌이의 현장으로 다시 돌아갔다. 전쟁으로 따지면 패잔병이고 사회적으로 말하면 패배자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난 수 많은 별일과 함께 살고 있지만 분명한 건 어제보단 오늘이 오늘보단 내일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별일이 있다한들 나날이 좋아진다면 패잔병이고 패배자일지라도 현실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언제까지 남의 밑에서 일할래? 너도 늬 사업을 해야지. 분명 달콤하고 유혹적인 말이긴 하다. 넘어갈 뻔 했지만 막판에 정신을 차렸길 다행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되묻고 싶다. 엄청난 빚더미에 가족과 형제까지 팔아먹으며 사업을 하고 싶을까. 수많은 거짓말로 여러 사람 수렁에 빠트리느니 조금 부족해도 그냥 월급쟁이로 살겠다고.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ntitheme 2012-11-16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셨군요. 그래도 그모든 일들이 좋은 쪽으로 수습되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앞으론 좋은 일이 더 많이 생기길 기원드립니다.
알라딘에서 자주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Mephistopheles 2012-11-16 09:33   좋아요 0 | URL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일이 있긴 하지만 그건 제가 그리 신용하지 않는 법의 힘을 빌려볼까 하고요. 관련 법규만 따져보니 어마어마하더군요. 노동법은 기본에 도로교통법에 식품 위생법에 금융에 관련된 법에...분명한 건 한꺼번에 터트리면 완벽한 재기불능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선인 2012-11-16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끝내주는 태그네요. 그 모든 1년을 살아낸 메피스토님에게 건배를. 슬쩍 곁들여 모든 생존경쟁에서 끈질기게 버틴 우리 모두에게 건배를.

Mephistopheles 2012-11-16 09:34   좋아요 0 | URL
라디오에서 줏어 들었는데 "젖은 낙엽 정신"이라는게 있다더군요. 비온 날 아스팔트 바닥에 찰싹 붙어서 무진 빗질에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 세상이라고..^^

토트 2012-11-16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힘드셨겠어요.
안좋은 일은 한꺼번에 일어난다니까 이제 당분간 좋은 일만 일어날거에요.
힘내세요!! ^^

Mephistopheles 2012-11-16 09:35   좋아요 0 | URL
근데 제가 내년부터 삼재라더군요. 아니 그럼 이 모든 건 단지 리허설이고 전야제였단 말인건지..나원참..

깐따삐야 2012-11-16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큰오빠 메피님! 역시 큰오빠다운 선택이세요. 힘든 일을 겪는 중에도 온정과 유머와 희망을 잃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 좋아 보여요. 메피님이 이곳에 계셔서 왠지 모르게 항상 든든해요.^^

Mephistopheles 2012-11-16 12:02   좋아요 0 | URL
와하하하하...제가 큰오빠면 제 윗 연배이신 분들은 아저씨군요.와하하하하 왠지 아저씨와 오빠의 경계에서 오빠의 영역에 안주하는 이 뿌듯함이란!!

개인주의 2012-11-16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를 잃지 않으시는 메피님과 가족. ^^
굉장히 공감가는 글이네요.
특히 맨 마지막 글이.=_=
막 달리다 보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지더라구요.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Mephistopheles 2012-11-16 18:10   좋아요 0 | URL
넵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죠.
말리고 제지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그게 당신들의 한계라고 큰소리를 칩니다.
하지만 단 몇개월만에 바닥이 전부 보여버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을
않합니다. 참 묘하죠?

프레이야 2012-11-1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으셨군요. 참 별일 없이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ㅠㅠ
아버님,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에피소드 1) 때문에 웃다가 넘어질라 합니다.ㅎㅎㅎㅎㅎ
유머도 가족내력인가 봐요.^^

Mephistopheles 2012-11-16 18:11   좋아요 0 | URL
그 레지던트는 그 다음부터 회진돌때 유독 어색하고 불편하게 무언가로 왠만하면 가리면서 차트를 쓴다...라고 하더군요.

moonnight 2012-11-16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힘드셨겠어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도 꿋꿋이 이겨내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십니다. ^^ 언제까지 남의 밑에서 일할래? 이렇게 부추기는 사람들, 나빠요. -_-;;;;; 아버님 빨리 회복되고 계시다니 참 감사합니다. 하여간에 건강이 최고예요. 메피님도 건강 잘 챙기시길 바라며, 컴백하신 직장(직종?)에서 좋은 하루하루 보내시길 또 기도합니다. ^^

Mephistopheles 2012-11-16 18:12   좋아요 0 | URL
그 부추킴이 내면 깊숙히 이용가치를 철저히 계산한 언행이었기 아마도 걸려들어가지 않았나 봅니다. 사기를 칠려면 제대로 치던가 속이 뻔히 보이는 사기를 컴퓨터 파일 몇개와 세치 혀로 해볼려고 하다니..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어처구니없기도 하지만 한심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BRINY 2012-11-16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은 '사업본부장' 명함을 갖고 다니는 동생에게 그대로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태그는 정말 쇼킹하네요. 동생은 그 정도 그릇은 아니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Mephistopheles 2012-11-16 18:13   좋아요 0 | URL
이 태그는 새발의 피랍니다. 전 이번에 인간의 바닥을 봤습니다. 인간과 짐승의 아슬아슬한 경계...

비연 2012-11-1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어렵게 돌아돌아 자리를 다시 잡으신 것 같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걸 계기로 알라딘에 자주 들러주시니 더욱 좋네요, 저는.

Mephistopheles 2012-11-16 18:1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참 많이도 돌아서 왔네요. 바로 전의 일터가 최악의 상황인지라 이젠 왠만한 일에도 여유가 생기더군요. 무슨 대장간의 담금질 당한 쇠덩이도 아니고 한껏 쇠망치로 두둘겨 맞았더니 단단해졌습니다..ㅋㅋ

무해한모리군 2012-11-1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건강이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이예요.

Mephistopheles 2012-11-16 18:16   좋아요 0 | URL
건강은 늘 소중해요 정말..
그런데 그걸 지키는게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주위환경의 영향도 무시못하고요.

마노아 2012-11-16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 많으셨지만 여전히 씩씩한 메피님을 보니 다행스러워요. 격렬히 응원합니다.^^

Mephistopheles 2012-11-16 18:17   좋아요 0 | URL
씩씩하진 않고 요즘은 그냥 품속에 칼하나 품고 다니는 기분입니다.
튀어나오지 말아야 할텐데 자꾸 튀어나오게 도발하는 사람하나가 있어
문제입니다. 빨리 정리하고 털어내야죠..

몬스터 2012-11-1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살아낸다는게 견뎌내는 것인듯 합니다. 기운내세요 3번 썼다가 지웠다가 했습니다. (조심스러워서요). 기운내요. 내강외유이신 분인듯 합니다.

Mephistopheles 2012-11-18 17:2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문오현님. 저만 그렇겠습니까. 요즘 사는 것자체가 많이 힘든 시기다 보니 저보다 더 힘들분들도 신나게 웃으면서 사실꺼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에 누웠는 중환자 분들이나 사건 사고로 급하게 응급실로 실려오시는 분들이요) 아 전 내강외유라기보단 그냥 내유외유하고 싶습니다..^^

saint236 2012-11-18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 패잔병일리가 없죠. 가끔은 그 자리에서 버텨주는 것이 가장 힘든일이고, 주변 사람에게 가장 힘이 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힘내시고요. 컴백한 메피님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컴백 공지를 하신 다음에도 메피님답지 않은 글을 보면서 의아했던 적이 꽤 있었습니다.

Mephistopheles 2012-11-18 17:26   좋아요 0 | URL
이미 지난 일이라 그려려니 합니다만. 받은 건 반드시 되돌려줘야겠기에 준비 중인 것이 있습니다.^^

2012-11-20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짱이다. 라고...

 

얼마 전 우연히 유명하고 인기 있는 아이돌 여가수가 모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요리를 하나 했다 보다. 그런데 그 요리가 제법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만들기 편하고 간단하며, 그리고 맛도 제법 있으면서 가격대 성능비까지 킹왕짱이라고 한다.

 

이 정체의 메뉴는 ‘토달볶“이라 이름 붙여졌다는데........말 줄이기 좋아하는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반영했다고 밖에 추측되는 작명되시겠다. ”토마토와 달걀을 함께 볶은 요리”를 줄여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사실 이 메뉴는 그 유명하고 인기 있는 여자 아이돌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더불어 그녀의 열렬한 추종자들에게도) 이미 존재하는 요리다. 그것도 대륙의 요리 다시 말해 중화요리, 비속어로 짱깨 음식이다.

 

 

행복의 향기しあわせのかおり, Flavor Of Happiness, 2008

 

난 이 토달볶이라는 요리를 처음 접한 건 어느 영화에서 이었다. 한적한 항구도시에 조그마한 중화요리점을 낸 제일 중국인이 그 고장 사람들에게 언제나 만들어 주는 요리, 제법 맛이 좋아 언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고 소문이 퍼져 도시의 방송국에서까지 취재를 위해 온다는 내용. 그리고 그 앵커가 초로의 중국인 주방장의 요리에 반해 그의 대를 이어 소상해 반점을 이끌어간다는 이야기이다. 주제에 걸맞게 영화의 국적은 일본이며, 그 영화에서 나왔던 모든 음식들의 비주얼은 보는 사람 침샘을 자극하기엔 나무랄 데가 없었다.

 

사실 그 영화를 몇 년 전에 보고 화제의 요리를 예능에서 만나면서도 저게 뭔 맛이 날까? 의심스러웠으나 얼마 전 내 호기심은 직접 실천과 더불어 새로운 음식에 대히여 마루타를 자처하며 결론을 내렸다.

 

“어. 제법 맛있네.”

 

만드는 법이 얼마나 간단명료한지 요리에 자신 없는 모모님도 이 정도는 뚝딱일 것 같다.
대충 순서를 나열해보면 이렇다.

 

1) 계란 2개정도 푼다.(젓가락으로 그릇 벽에 흰자를 다다닥 헤딩시켜야 흰자의 입자가 끊어져 팬에 오를 때 부드러운 결과물을 볼 수 있단다.)

 

2) 중불로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1)의 결과물을 투하한다. 더불어 익어가기 전에 휘저어 앵글로 색슨 전문용어로 말하면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 논다.

 

3) 2)를 그릇에 덜어놓고 센 불로 팬을 달군 후 기름을 적당히 두르고 토마토 1개를 너무 잘지 않고 한입 크기로 썰어 투하한다. (놀라지 마시길. 워낙 수밀도의 채소다 보니 팬에 투하한 순간 요란한 효과음을 발생시킨다.) 토마토는 너무 익지도 그리고 너무 덜 익지도 않은 중간정도로 조금 무른 것을 선택하는 게 포인트란다.

 

4) 열심히 볶다가 소금으로 간을 하고 (혹자는 간장으로 한다더라) 접시에 고이 모셔 둔 스크램블 에그를 토마토가 적당히 기름 위에서 질펀하게 놀았을 때 팬에 투하한다. 그리고 당연한 행동이겠지만 같이 볶는다.

 

5) 그릇에 담는다.


6) 먹는다.


7) 잘 만들었으면 맛있네. 못 만들었으면 메피 이 자식 이젠 요리로 낚시를...

 

토마토가 익으면 동네 의사의 얼굴도 붉게 달아오른다고 한다. 토마토 즐겨 먹으면 잔병치례를 하지 않아 의사 밥벌이에 타격을 입는다는 뜻이란다. 경기도 어려운데 먹는 거 까지 아낀다며 인스턴트 즉석으로 대처하지 말고 싸지만 영양가 있는 요리로 한 끼 식사 든든하게 하고 힘차게 살아가면 좋겠다. 그럼 또 아나 뇌세포 활발해져 쓸데없는 소모전 말고 본질을 파악하는 현명한 생각과 행동이 거미 똥구멍의 거미줄마냥 술술술 풀려나올지..

 

뱀꼬리) 이 요리의 원어발음은 시홍스차오지단(西红柿炒鸡蛋)" 또는 "판치에차오지단(番茄炒鸡蛋)" 라고 한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2-11-13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중국 음식이었어요? 저 몇 년전에 인터넷에서 요리법 찾아보고 해봤는데 제가 하니까 토마토 국물만 줄줄 새나와서 형편없어지더라구요. ㅠㅠ
다시 도전해보겠어요. 불끈!

아..그러면 토마토 사러 가야하나.......그냥 계란만 먹어야겠다.......

Mephistopheles 2012-11-13 16:2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그 모모님 중에 한 분이셨군요. 그냥 계란지단 먹고 토마토 썰어 먹고 냅다 흔들면....위장만큼은 그 맛을 알겠죠..^^

노이에자이트 2012-11-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요리도 잘하시는군요.메피 님...요리이름이 좀 복잡하네요.

그런데...우리 수지 씨 사진이 좀 이상하게 나왔네요.

Mephistopheles 2012-11-13 16:28   좋아요 0 | URL
요리를 잘하진 못하고 그냥저냥 마님 바쁠 때 주니어 한끼 정도는 투정 안부리고 먹이는 재주는 있습니다..^^ 수지 씨 사진은 어쩌다 찾다보니...^^

조선인 2012-11-13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구말이' 성공했어요. 밥반찬으로는 좀 무리고,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짱이더군요.

Mephistopheles 2012-11-13 16:28   좋아요 0 | URL
어...조선인님은 결국 구 모모님에 속하지 않으시는군요..^^ 뭔가 딴걸 한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야클 2012-11-1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생긴 건 그다지... -_-; 수지가 직접 만들어 떠먹여 주면 모를까.

Mephistopheles 2012-11-13 16:29   좋아요 0 | URL
수지씨가요? 아님 요리가요? 아님 저 일본영화에 나온 여배우가요? 그도저도 아니면.....저 중국인 주방장이요?
(수지가 직접 만들어 떠먹여 준다면 양잿물도 꿀물일까요?)

별족 2012-11-1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지도 미스에이 중국인 멤버 페이?에게 감사인사를 전했으니, 뭐 독창성을 주장한 적은 없답니다.

Mephistopheles 2012-11-13 16:30   좋아요 0 | URL
넵 압니다 별족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일부 열성팬....을 지칭하는 것으로써 오해 없으셨으면 합니다..^^

프레이야 2012-11-1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요리이름 어려워요. 메피님이 만드신 건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

Mephistopheles 2012-11-13 16:30   좋아요 0 | URL
요리이름이 아무래도 중국어이다 보니 참 발음하기 거시기 하죠.
언젠가 "곰식당"을 열어야 겠군요.

레와 2012-11-13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탕을 티스푼으로 하나 정도 넣어 보세요. 더 맛있어요! ㅎㅎ

Mephistopheles 2012-11-13 16:31   좋아요 0 | URL
설탕이요? 아 토마토 썰어서 설탕에 살짝 재워 놓으면 달콤한 그맛이 날지도 모르겠군요.

BRINY 2012-11-1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요리, 언젠가 나비님 서재에서도 본 거 같아요.
유학 시절에 같은 기숙사 중국 친구가 이거 만들어줬었어요. 근데 제가 흉내내면 그 맛이 안나더라구요...노하우의 문제인가봐요.

Mephistopheles 2012-11-13 23:35   좋아요 0 | URL
이 음식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계란말이 중국버전이 아닐까요? 아무리 머리가 커서 계란말이를 근사하게 말아도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것과는 비교가 안되니까요..^^

깐따삐야 2012-11-1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토마토도 좋아하고 계란도 좋아하니까 이 음식도 맛있을 것 같아요. 저 상태로 식빵 사이에 끼워먹으면 어떨까 싶기도. 여하간 오늘은 칼국수가 먹고파요.ㅠ

Mephistopheles 2012-11-14 12:47   좋아요 0 | URL
근데 빵에 끼워먹기에는 좀 국물(?)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햄버거 사이에 끼워져 있는 슬라이스 토마토면 모를까요..

아 칼국수.. 전 여기저기 정말 많은 칼국수를 먹어봤는데. 어렸을 때 부터 먹어봤던..그리고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푹 퍼진 명동의 교자칼국수가 생각나곤 합니다. 그 유명세 때문에 편하게 여유있게 먹을 순 없는 가게 시스템이지만 그 맛은 가끔 생각나곤 해요.

moonnight 2012-11-16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해봐야겠어요. 지금까진 계란이랑 양파 같은 채소랑 볶아서 토마토케첩 뿌려먹었는데.. 토마토 넣으면 더 맛있겠네요. +_+
 

본론에 앞서 간단히 부연설명을 하자면....

 

경기이남 모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이 배경이다. 식품제조와 유통이 주종인 회사다. 올해 초 불어 닥친 불경기의 여파를 직통으로 맞아서인지 어렵게 유지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불어 사장이란 인간의 뻘짓으로 인해 불경기의 여파를 몇 곱절로 맞아버렸다. 관리직은 5명에서 최종 2명으로 줄어버렸다. 더불어 생산직 또한 20명에서 현재 3명으로 감축되어 있는 상황이다. 급여는 당연히 밀리고 있다. 좀 지나칠 정도로.

 

대충 눈치는 챘을지 모르겠으나 내가 바로 얼마 전 까지 몸담고 있었던 곳이었다. 나름 무언가 다른 것을 해보겠다면 덤벼봤으니, 듣던 것보다 심각한 상황은 몸을 담고서야 알게 되었다. 더 망가지기 전에 발을 빼버렸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젠 내 알바 아닌 곳이 되어버린 곳이다. 하지만 그간 같이 지냈던 사람들과의 정도 있고 채 정리되지 않은 금전적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연락은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터졌다.

 

남아있는 인원들 사이에서 매우 불쾌한 사건이 터져버린 것 같다. 생산 쪽 직원 3명의 구성원 중 문제가 발생했다. 어차피 무늬만 관리직이었던 나였지만 그들과 부대끼며 어려운 시간을 보낸 입장이기에 방관만 하기엔 외면하기가 어렵다.

 

나이가 제법 들은 A라는 남자가 문제의 발단이었고 피해자의 입장으로 B,C 여자들이 존재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그간 잠재되어 있었을지도 모를 행동을 50대의 A가 20대의 B,C에게 행한다는 것이다. 말하기 불쾌하고 공분을 자아낼 수 있는 “성추행”이다.

 

어느 날 갑자기 C에게 걸려온 전화는 충격적이었다. 비교적 상세한 내용의 성추행 내용이었고 이런 일이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날이면 수시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골적 성적 농담부터 시작해 이젠 그 범위를 벗어나 추행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 사항은 확대되어 A는 C에 이어 B에게 까지 성추행을 시도했다고 한다. B와 C는 동갑내기 쌍둥이로 나이에 비해 좋게 말해 순진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정신적으로 성장이 더딘 상태였다. 어쩌면 이런 사항 때문에 50대의 A라는 남자는 그녀들을 쉽고 우습게 보는 걸지도 모른다.

 

고민이다. 오늘 관리직 차장에게 이 사항에 대해 반드시 언급을 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하라 단단히 충고를 했으나 그녀들의 성격상 이런 말을 할지는 미지수다. 더불어 지금 상황에서 단 한사람의 직원이라도 퇴출이 될 경우 아마도 자연스럽게 도산의 수순을 밟게 될 형편이기에 애써 외면할 게 뻔한 사장 놈의 정신상태 역시 문제다.

 

아마도 밤 9시 이후 난 분명 확인전화와 더불어 무언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성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인간 수컷을 수수방관하고 풀어 놓으면 결국 파국으로 진행된다는 진실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12-11-05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같은 아가씨들을.. ㅠ_ㅠ 인간같지 않은 인간들이 왜 어딜 가나 있는 걸까요.

Mephistopheles 2012-11-06 18:33   좋아요 0 | URL
셍긱해보니.....그만한 나이의 딸이 있군요. 입장을 바꿔보면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야하나 답이 단번에 나오는데...제어가 안되는거겠죠.

비연 2012-11-0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거의 테러 수준이군요. 정말이지, 그런 거 제어하지 못하는 인간 수컷들은 어디 무인도에 버렸으면 싶슴다... 제발 잘 해결되어야 할텐데요...

Mephistopheles 2012-11-06 18:35   좋아요 0 | URL
무인도는 뭔 죄가 있다고요...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바로 훼손되겠군요..

saint236 2012-11-0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에 100% 공감합니다.

Mephistopheles 2012-11-06 18:37   좋아요 0 | URL
근데 막상 망하면 거기서 일하던 몇몇 사람들은 뭘 먹고 살아가나..걱정이 되다가도 그걸 알기에 사장이란 인간이 막장으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복잡하네요..

조선인 2012-11-0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증거확보가 중요한데, 최소한 메피스토텔레스님과 통화한 내용이 녹음이라도 되어있길 바랄 뿐입니다.

Mephistopheles 2012-11-06 18:39   좋아요 0 | URL
저와 통화를 한 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들인걸요. 그리고 어제 확인해보니 일단 관리자에게 사실대로 말했고 사과도 받았다더군요. 재발방지 약속했고요..근데 이런 제어가 안되는 파렴치한 행동이 사과한다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발생 않하는 건 아니다 보니 문제랍니다.

실비 2012-11-12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맘이아프네요.
어딜가나 이런문제가 왜자꾸 생기는지..
더이상 안커지고 상처 안받으면 좋겠어요 ㅠ

Mephistopheles 2012-11-13 10:24   좋아요 0 | URL
상처는 이미 받았고 저 페이퍼에 걸린 영화 제목처럼 인간관계는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갔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