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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LE (2disc) - 유럽직수입 슬림 틴케이스 초도한정판
제임스 맥티그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가상의 3차 세계 대전 후, 비도덕적이고 비민주적인 방법을 동원해 엄청난 수의 국민을 사고를 위장한
학살로 집권한 정당이 공포와 통제라는 방법으로 독재를 하고 있는 영국. `V'라고 명명되는 정체불명의
테러리스트가 치밀하고 과격한 방법으로 완벽에 가까운 혁명을 이루어내는 영화이다.

`V'의 정체는 1605년 영국의 화약음모사건의 행동대장인 `가이 포크스'의 가면에 가려져 있으나, 영화가
진행되어감에 따라 또다른 주연인물인 `이비'를 통해 조금씩 벗겨져 간다. 영화를 통해 거의 보여지지
않는 그의 실체는 영화속의 영국의 새로운 암흑기를 정면으로 관통하는 모든 상처를 안고 있다.
그 모든 상처를 반대적인 개념인 진보(신교)를 저지하려고 했던 1605년의 보수(카톨릭)적인 테러리스트
가이 포크스의 모습으로 가려져 있다. 수백년이 지난 영화속의 현실에서는 통제와 공포를 파쇄시키는
자유의 모습으로 다시 보여지고 있는 것 또한 아이러니 하다고나 할까.
영화속의 V는 기존의 다른 영화의 슈퍼 히어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슈퍼맨처럼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완벽을 추구했고 베트맨처럼 번뇌하지만, 그 번뇌의 해결방법을 알고
있고, 스폰처럼 잔인무도하지만, 스폰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대의명분 보다는 절대다수를 위한 대의명
분이 존재하는 현실에 가장 접근하는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스로의 한계를 깨닫고 그 한계점을 무리하게 돌파하는 오만을 보이지 않으면서, 또다른 혁명의 씨를
영리하게 퍼트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과격한 폭력적인 방법을 제외한 시대가 원하는 완벽한 혁명과
혁명가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면 나의 지나친 오바가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선동적인 느낌이 조금씩 맛보여지는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에서의 시대와 별반 다를 것 없는 통제와 억압
과 조작의 시대를 살아왔던 내 나라의 과거를 경험한 나에게는 그 선동이 쌉싸름하지만 달콤하게 느껴졌다.

Remember, remember, the fifth of November
뱀꼬리 : V를 연기한 배우는 메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으로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서 엘론드(요정의왕)를
맡았던 휴고 위빙이다. 가면에 가려져 있었기에 그의 목소리가 보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