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X이야기이다..
마님과 친하게 지내는 또다른 친구중에 아직 결혼을 안한 친구가 하나 있다.
마님의 말을 빌리자면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정이 들고 성격도 좋다는 것이다.
언젠가 오래간만에 마당쇠와 주니어를 재끼고 간만에 이 친구를 만나고 오는 마님의 표정이
그리 밝지가 않았다.
마님의 친구 어머님은 유명하신 분이다. 신문지상에 나오는 유명여성인사가 아니라 자기 딸들
을 가급적 흔히 말하는 `사'자가 들어가는 남자들과 혼인을 시킬려고 작심하시고 이미 딸 둘을
그 예의 `사'자 들어가는 남자들과 결혼에 성공을 시킨 어떻게 보면 꽤 물질적인 분이시다.
뭐라고 할 수 없는것이 이왕이면 경제적으로 고통이 없는 남자와 사는 딸의 모습을 보고 싶은
엄마라는 입장에서의 소망이 커다랗게 증폭이 되어서 이런 상황이 왔었기에 뭐라 욕을 할수도
없지 않은가 싶다.
마님의 친구역시 이 어머니의 성화에 못이겨 맞선을 봤고 고시패스를 하고 사법연수원에 들어갈
날만 기다리는 예비검사와 결혼날까지 순식간에 잡아버리는 일이 벌어졌단다. 답답한 심정에 누
군가와 수다를 떨고 하소연을 하고 싶었기에 마님을 호출했으리라고 본다. 마님의 귀를 통해 역
시 한다리를 건너서 들은 내용은 같은 남자로써 열받기 그지없었다.
이 남자는 고시를 패스했다는 것 말고는 가진것이 아무것도 없는 남자였단다. 집이 부유하지도
않을 뿐더라 마님의 친구말에 따르면 인물도 그다지 좋은 인상이 아니란다.(뭔들 곱게 보이겠는
가?)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은연중에 품어져 나오는 `우월감'이 감지가 되면서 마님의 친구는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과연 이남자와 평생 살 수 있을까. 고시패스 하나로 하
늘 높은 줄 모르고 잘난척을 하는 이 남자랑 한이불을 덮고 잠을 잘 수 있단 말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고 한다.
결혼날짜가 다가오면서 이 남자의 그 돼먹지 못한 우월감은 재력이 어느정도 있는 이 마님의 친
구집에 노골적인 혼수요구로 이어졌다고 한다. 고시공부하면서 꼴에 어디서 유명명품들은 섭렵을
했는지 불러대는 혼수목록마다 초고가 초호화 물품들이였다고 한다.
마침내 잠까지 못자면서 심각한 고민을 했던 마님의 친구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이 남자랑 절대 결혼 못한다고 평생 혼자 살아서 쭈그렁 바가지가 될지언정 이남자랑은 절대 결혼
못하겠다고 가출을 했단다. 이미 혼수와 꽤 되는 금액의 현금까지 남자측에 전달이 된 상태에서
이런 선언을 했으니 마님의 친구 집안은 발칵 뒤짚어졌다고 한다. 회유와 협박이 이어졌지만 이에
굴하지 않은 마님의 친구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결국 결혼을 몇칠 남겨 논 상태에서 파혼이라는
극단적이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결론이 이렇게 끝이 났다면 별상관이 없겠지만 파혼 후 이남자의 행동을 주목하면 자다가도 욕이
튀어나온다. 이미 전달이 된 혼수와 현금은 어찌 되었던 다시 돌려주고 돌려받아야 할 아주 껄끄
러운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단다.(물론 이 남자가 해온 건 쥐뿔도 없다. 일방적으로 돌려받기만
해도 되는 상황이다.) 정중하고 죄송하게 재교환을 요구했으나 그남자의 말은 자신의 정신적인
충격의 위자료로 돌려 줄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항은 이남자는 검사
가 될 인간이다. 기가 차지도 않은 마님의 친구는 그냥 포기할려고 하는 자신의 엄마를 뿌리치고
수차례 전화로 걸어 결국은 시계를 뺀 나머지 혼수와 전달된 절반의 현금을 돌려 받았다고 한다.
그것도 몇차례를 만나면서 인간적으로 치욕적인 남자의 발언을 참아가면서....
마지막 만남에서 마님의 친구는 시계는 왜 안돌려주냐는 따짐에 이남자는 이렇게 말했단다.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 한강에 버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남자는 검사가 될 사람이다.)
한두푼도 아닌 카르티에 제일 비싼 가격의 시계를 한강에..? 이렇게 돈을 밝히는 남자가 그걸 한강에..
지나가는 하루살이가 침을 뱉고 눈을 부라릴 일이 아닌가..
결국 시계를 포기한 마님의 친구는 그날부터 집에서 파혼의 대한 책임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힘들게
지냈다고 한다. 물론 이 남자를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파혼의 상흔이 어느정도 아물어갈 즈음에
이남자의 근황을 듣게 되었단다. 결국 다른 돈많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한달도 못되서
이혼당했단다.
이러한 사연을 마님에게 몇차례를 거쳐 듣게된 나는 참으로 암담했다.
다른사람도 아니라 한나라의 사법기관에서 정의를 심판해야 할 입장의 사람이 이렇게 물욕과 물질에
눈이 멀었다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러웠다. 뻔할 뻔자 아닌가... 어영부영 법원에서 인맥만들기에
혈안이 되어서 어느정도 경력이 쌓이면 영화에 나오는 데블스 에드버킷의 길을 따라갈 것임은 안봐도
뻔한 3류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법전만 딸딸 외운다고 되는 판검사..보다는 먼저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인성을 보고 자격여부를 판단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어진다. 앞에 말한 법조계에 종사하는 이따위 남자가 하나이길 바랄 뿐이다.
물론 택도 없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