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마가 시작된 것인가... 대기가 습해졌고 그만큼 더워졌다.

어찌되었든 정권은 바뀌어서 한시름 놓았으나 앞으로의 과정을 잘 지켜볼 일이다. 추후 역사는 이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지 궁금하다.
세계는 더욱 어두운 소식들로 그야말로 혼돈이다. 자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선동을 조장하는 미국이나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격돌은 눈을 부릅 뜨게 만든다.
이런 때일수록 눈과 귀를 열어두되 정보들을 바탕으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갈수록 뉴스 하나도 맹신할 수 없는 세상이다보니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비교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서. 오히려 예전보다 발품팔이가 더욱 중요해졌다 여긴다.

오랜만에 책과 커피를 샀다.
커피 쿠폰을 쓰려는데 막상 사려는 것은 품절이어서 그냥 여름용 드립백으로 샀다. 이번에는 무난하게 가지뭐^^
책은 굵직한 책들로 두 권 골랐다.
‘이탈리아 전쟁‘은 중요한 역사일 수 있는데 이제 국내에 소개된다니 호기심이 안 갈수가 없는 내용이었다. 시기상으로 보면 르네상스 시기를 관통하는지라 중세의 역사 중 가장 관심이 가는 시기이기에 관련 책을 읽을 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상의 좌반구‘는 일단 사고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질렀고 아주 천천히 읽을 생각이다.
두 권 다 생소한 주제의 내용이라 읽는 시간은 오래 걸릴 것 같다.
그래도 이미 읽고 계시거나 이미 읽으신 분들이 있을거라 여기며 도움을 얻으면 완독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겠지.
아! 그리고 간만에 굿즈를 샀다. 독서대를 그리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동중에 써보니 마땅한 것이 없더라.
가벼워서 좋은 것은 부피가 컸고 어떤 것은 무겁고... 아무튼 그래서 이번에 요 녀석을 샀는데 부피도 작고 괜찮은 것 같다. 유용하게 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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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게 많지만 따뜻한 가슴이 없는 사람보다는 무지하지 - P76

만 애정이 있는 사람이 아이에게는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그 두 경우보다는 제대로 알면서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훨씬 낫다.
(1931, 11, 13)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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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유머 코드가 종종 보인다.

처세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웃었다. 타인과 협업을 하는 목적은 사랑, 두려움, 나머지 하나는 소유욕?이라 할 수 있다.
사랑을 제외하고 두려움, 소유욕은 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함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처세에 능하다고 평가받으며 성공의 길에 다다른다고 여기니까.
근데 러셀은 거기에 펀치를 날린다. 웃프지만 현실에서는 역시 타인의 눈치를 보며 굽실거리는 사람을 더 좋게 평가하는 것 같다.

오늘날 당신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과거에도 그랬듯이 대담하게 굴거나 독립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소심하게 굴며 환심을 사야만 한다.

- P69

능한 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가려서 사귀되, 그것이 여의치않다면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들을 사귀어라.
이렇게만 하면 당신은 공동체의 최고 인물들 전원으로부터좋은 평가를 얻게 될 것이다.
나무랄 데 없는 충고이긴 하지만, 나로 말하자면, 이 충고를 따르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다.
(1931. 11. 2) - P70

나는 우리가 매일 30분씩만 말없이 부동자세로 있을 수있다면 개인적 ·국가적 · 국제적 차원의 모든 사안을 지금보다는 훨씬 더 맑은 정신으로 처리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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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선입견을 만들수도 있겠구나.‘

내가 내리는 결정들의 대부분은 경험에 의거한 것이 많다. 물론 이성과 기존의 지식에 의거한 것들도 있지만.
그러나 경험은 때론 위험하다. 특히나 좋지 않다고 여긴 경험이 나도 모르는 고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버릴 수 있다.

조금이라도 위험성을 낮추려면 충분한 자료 조사와 여러 차례의 경험이 더해져야함을 새길 것.

경험에서 진정으로 무언가를 배우려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과학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런 태도가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열린 마음은 과학적 기질의 정수다. 경험에 바탕을 둔 과학은 경험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고, ‘소싯적’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게 해준다. - P56

대체로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같다. 우리의 이론이 세상을 빚어내며, 우리가 믿음으로써 그 이론은 진실이 될 수 있다. 다른 믿음이 지배하는 다른 사회에서는 세상이 아주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당신의 선입견이 경험으로 확인된 것이라 할지라도 만일 전에 다른 경험을 했다면 완전히 다른 선입견을 확인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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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인문학 -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정아 옮김 / 반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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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긴장한다. 한쪽 다리가 기둥처럼 땅과 하늘 사이에서 몸을 지탱한다. 다른 쪽 다리가 뒤에서 휙 옮겨 온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다. 몸무게가 앞쪽 발볼로 쏠린다. 엄지발가락이 바닥을 밀어내면, 몸무게는 또 한 번 미묘한 균형을 찾아간다. 두 다리가 위치를 바꾼다. 그렇게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이 이어지면서, 탁, 탁, 탁, 탁, 보행의 리듬이 생긴다. 더없이 자명하면서도 더없이 모호한 이 보행이라는 주제는 어느새 슬며시 종교, 철학, 풍경, 도시 정책, 해부학, 알레고리, 그리고 애통함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날씨에 상관없이 어디서든 걷는다. 예전보다 새로운 곳을 찾아나서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같은 풍경을 마주 대하더라도 걸을 때 신기하게도 새로운 경험을 얻기에 계속 걷게 되는 것 같다. 걷기는 신기하게도 지루하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걷기가 좋아서 계속 해왔는데 역사 속 과거의 많은 사람들도 걷기를 예찬했던 것을 보면 이것에 분명 어떤 효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지난 주 대마도를 짧게 여행하고 왔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과 일본의 단절된 국교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때 이르러 재개되자 조선은 일본에 조선통신사를 에도 시기 총 12차례 파견하였다. 조선통신사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양국 간 평화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조선통신사 기록은 2017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대마도는 조선통신사가 가장 먼저 상륙했던 곳으로 에도(도쿄)까지 총 17차례의 지점에 걸친 대장정의 시작점이었던 곳이다. 대마도는 섬의 90% 이상이 산지로 척박하여 옛부터 어업 이외에는 자체 농업 생산을 할 수 없는 곳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찍부터 그곳은 무역이 발달했던 곳으로 대마도의 ‘대마(对馬)‘가 ‘말을 대기한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을 확인해봐도 주민들이 섬의 활로를 어느 곳에 방점을 찍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남과 북으로 길게 뻗은 대마도는 북단(히타카츠)과 남단(이즈하라)에 항구가 각각 있을 정도로 서로 거리가 있었다. 나는 가는 날은 남단으로 가면서 여행을 시작하고 떠나야 하는 날은 북단으로 이동하여 여행을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했다. 대마도는 산길에 구불구불한 길이 많은 데다 도로폭이 무척 좁았다. 그래서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렌트를 이용하거나 관광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하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일 생활해야 하는 주민들은 이런 불편함을 받아들이며 생활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현재는 쓰시마섬으로 불리는 이곳이 만약 대한민국령이었다면 어떤 모습일지 잠깐 생각해보았다. 개발을 명목으로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널찍한 도로를 내었을 것이고 바닷가 앞에는 수많은 펜션과 주점을 만들며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지 않았을까. 현재의 훼손되지 않은 빽빽한 나무숲과 께끗한 바닷물을 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비교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대마도의 자연이 유지되는 것은 최소한의 인위성을 배제하고 자연을 지켜낸 덕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덕혜옹주의 결혼기념봉축비를 보면서 당시의 어두운 시대와 신산한 그녀의 삶을 생각했고 구권 5천엔의 주인공인 소설가의 삶과 사랑을 생각하기도 했다. 수백 년간 이곳을 지나다녔을 조선통신사 사절의 모습을 상상하며 떠올려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차 대전이 끝난 뒤 부산에서 송환선이나 밀선을 타고 대한해협을 건넜을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보게도 되었다. 지금도 부산에서 대마도까지 뱃길로 최소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인데 당시는 본토까지 가려면 위험천만한 순간들이 많았을 것 같다.
이런 저런 골목길을 구경하는 즐거움도 좋았고 어선들이 항구에 떠 있는 모습을 바라볼 때는 고즈넉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무엇보다 울창한 나무숲을 바라보고 걷는 일은 힐링이었다. 초여름의 뜨거운 볕 사이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기분은 짜릿했다.

꿀 같은 휴가를 보내고 일상에 복귀했다. 낮에는 3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시작된 걸 보니 이제 여름에 진입했구나 싶다. 아무튼 이번 여름도 즐겁게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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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6-10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다뿐 아니라 숲도 만나셨군요 섬이지만 산이기도 하네요 예전에 조선 통신사가 처음에 간 곳이라니... 조선 통신사로 간 사람은 조금 힘들었을 듯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꽤 오랫동안 걸렸을 테니 말이에요 그런 시대가 있기도 했는데...

유월이 오고 하루하루 잘 가는군요 오늘이 가면 삼분의 일이 가겠습니다 거리의화가 님 남은 유월 건강 잘 챙기면서 보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5-06-11 15:37   좋아요 1 | URL
산이 90% 이상인 곳인데 신기한 것은 높은 산들이 없어서 어디 막혀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는 거에요^^
그 시절에는 정말 먼 길이었겠죠. 17코스를 거쳐서 에도까지 갔을테니~ 가다가 쉬고 가다가 쉬고를 반복하며 이 길이 언제 끝나나 잘 돌아갈 수 있을까 뭐 그런 생각하며 갔을 것 같아요.

대선이 끝나고 여행 다녀오고 나니 이 달도 1/3이 지나가버렸습니다. 희선 님 남은 달 즐겁게 마주하시기길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25-06-11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마도!
날씨가 좋은 날엔 부산 바다에서도 살짝 보이던 대마도로군요.
대마가 말을 대기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군요.
근데 요즘 기온이 올라 좀 더웠겠어요. 그래도 바다 근처라 바람은 시원했을 듯도 하구요.
숲 속 풍경 멋집니다.^^

거리의화가 2025-06-11 15:39   좋아요 1 | URL
맞아요. 역시 나무 님 잘 아시네요! 제가 갔던 날은 날이 흐리고 해무가 껴서 얼핏 형체만 보이는 정도였습니다^^
햇빛이 세서 양산과 선글라스는 필수였고... 바람 불면 시원했어요. 어딜 가나 초록초록을 볼 수 있어 힐링 잘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