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월에는 설 연휴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더 빨리 흘러간 것 같다.

오늘은 올해 처음으로 연차를 내고 쉬었다.

요리는 전혀 못해서 청소를 상대적으로 많이 한다.

주중에는 이마저도 하기 어려워서 주말이나 쉬는 날을 이용하기에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지만...

빨래 돌리고 널고 청소기 돌리고 등등 뭐 하다보면 시간을 은근 잡아먹는다. 

오늘도 그랬는데 낮에는 책을 여유롭게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이 달은 직장인들의 보너스인 연말정산이 나오기에 기분이 좋다. 토해내지만 않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돌려받는 금액이 좀 되었다.



#2

2월의 마지막 주문을 끝냈다. 굵직한 책들이 많아서 당분간 책을 안사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막상 또 3월이 되면 주섬주섬 담겠지.

장바구니에 꾹 담겨져 있던 책들을 털어내고 받아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근데 그만큼 읽어야 할텐데-_-;







#3

오늘은 신문을 보다 찜한 책들이 많다.


1) 바다의 긴 꽃잎


이사벨 아옌대의 최신작 소설로 1939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이를 피해 칠레로 간 한 가족이 그곳에서 정착하면서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긴 여정을 그렸다. 주인공은 빅토르 페이인데 실존인물로 피란길에 파블로 네루다와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이는 또 칠레 정치 격랑에 휩쓸리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데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기대가 된다.


2) 일상적 국민주의


얼마 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으로 인한 반중 이슈로 떠들썩했다. 자국민 중심 정책과 외국인 혐오 정서가 강해지면서 이것이 민족주의와 국민주의적 모습으로 강화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이 일상화되면서 너무 당연시되어간다는 데 있다. 예전에는 극우파들에게 그런 모습들이 보였지만 이제는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스며드는 모습이다.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국민주의를 성찰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3) 낯선 삼일운동


얼마 후면 삼일절인데 그에 맞춰 역비에서 신간이 나왔다. 저자는 그동안 삼일운동에 참여한 인물들이 대부분 엘리트에 치중되어 있어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삼일운동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야말로 민중들의 일화를 세세히 다룬 적은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민중 속으로 들어간 삼일운동을 다룬다고 보면 되겠다. 제목부터 커버까지 눈길을 사로잡는다.



4) 한 세대 안에 기후위기 끝내기


환경운동가인 저자 폴 호컨의 최신작으로 전작에 대해 워낙 호평들이 많았기에 이번 책도 기대가 된다. 제목이 구체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분야별로 축적된 기후 변화 지식을 통합적으로 조망하여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되살리기(Regeneration) 방법을 내보이며 인간과 자연 사이의 균형과 건강 회복을 위한 실천 방법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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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2-25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연차내시고 맘껏 쉬기
신간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책값에 놀라고 택배 지연 될까봐 조마 조마 😊
낯선 삼일운동 👆찜^^

거리의화가 2022-02-26 07:54   좋아요 2 | URL
ㅎㅎ 책값 좀 썼네요^^; 이렇게 20만원에 육박하게 산 적은 오랜만입니다. 열심히 읽는수밖에요. 스콧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mini74 2022-02-26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말정산 돌려받음 은근히 기분좋죠. 책들이 다 넘 좋아보입니다. 저도 찜 해둔 책도 있고. 화가님 편한 주말 보내세요 ~

거리의화가 2022-02-26 20:12   좋아요 1 | URL
비싼 값을 치뤘으나 값어치를 하는 책 같아요. 책 배송기사가 무겁다고 욕할듯^^; 날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텁텁하지만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다락방 2022-02-26 19: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크라이나 사셨군요! 저도 다음 지름에는 우크라이나 넣을 예정이에요. 오늘 서점에 가서 시사주간지 살펴봤거든요. 우크라이나에 대해 다룬게 있다면 사려고 했는데 보이질 않더라고요. 아마도 다음주쯤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사가 주간지에 실리지 않을까 싶어요. 시사인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성괴물 너무나 기대되죠? 진짜 이 책 재미있을 거예요. 3월에도 함께 읽어요, 거리의화가 님!

거리의화가 2022-02-26 20:1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우크라이나 역사 꼭 읽어봐야겠다는 절박감이 생겼거든요. 결국 전쟁이 일어났고 그 기원을 꼭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 우크라이나 다룬 잡지들은 많이 없을 거에요. 오히려 외국 뉴스들에서는 메인으로 계속 다루고 있습니다. CNN, NYT, BBC news.
그리고 저... 여성주의 책 읽고 있는데 계속 리뷰쓰는 게 어려워서 못하고 있네요. 어쨌든 계속 읽으면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은 드는데 뭔가 말로 표현이 잘 안되서 망설이고만 있습니다. 다음달부터는 하다 못해 100자평이라도 써보려고 해보려구요. 이끌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달에도 열심히 읽을게요^^
 

‘근사록당’을 통해 본 ‘학당’의 특징
- 소라이학과 한당 훈고학을 배척하고 주자학을 숭상
- ‘학당’의 상대는 또 하나의 당파가 아닌 번의 기성체제
- 회독이라는 학습 방법을 채택
- 결사성

1847년(弘化4)경이 되면 겐모쓰 자택의 학습회는 이미 죠카마치(城下町)에서 유명해져 문벌의 청년 사무라이들이 다수 참여했을 뿐 아니라, 향당(鄕黨)들도 연계되었다. "쓰보이, 교마치의 향당들이 크게 분기하여 실학을 제창했다"는 말이, 이들이 겐모쓰 자택 학습회에 참석했다는 것인지 아니면 앞에서 본 것처럼 쇼난 사숙에 참석한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인지 분명치 않으나, 어쨌든 고카(弘化) 연간(1844~1847)이 되면 겐모쓰 자택 학습회에 동조하는 문벌, 향당 세력이 적지 않게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 - P146

번교 바깥의 학습회가 활성화되자 학생들은 자연히 번교출석과 번교에서의 학습을 소홀히 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번교 내 교원들의 불만과 반발이 생겨났다. - P148

학문과 경국(經國)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야심에 찬 학문 리더들은 경국에 무관심한 채 자구 고증이나 사장적 경쟁 또는 박람강기(覽强記)를 존중하는 풍조를 비판하면서, 그 대신 몇몇 제한된 텍스트민을 중시하고 그 속에서의 복잡한 언설 체계를 간단명료하게 제시한 후이를 곧바로 정치문제와 연관시키는 학습 방법을 택했다. 이는 젊은 시무라이들을 매혹시켰다. 이들이 자신들과 다른 학문 방법을[특히 번ㅠ의] 강하게 비판하고 당파성을 강화해 나가면서 정치적 발언을 하기 시작할 때 ‘학당‘은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 P150

이 시기 등장하는 학당‘은 당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던 정치체제에서 한쪽의 정치세력이 초기적으로 당을 형성해 나가는 성격의 것이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점은 사쓰마번에서도 근사록당(近思錄黨)은 결당의 이름으로 비판받고 있는 데비해서, 근사록당은 타 세력을 당(黨)으로 지칭하고 있지 않은 점에서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1850년대 이후 정치세력들이 자신을 ‘정의당(正義黨)‘, 상대방을 속론당(俗論黨)‘으로 이름 지어 상호 비난하는 것과는 다른 상황인 것이다. - P150

‘근사록당‘은 이어 자신들의 스승인 기도 다케키요의 가격(家格)을 높여 준 다음, 야마모토를 대신해 어전강의를 담당케 했다. 즉 1808 년(文化5) 정월 18일 기도가 처음으로 어전에서 『태극도설』을 강의하기 시작해 이로부터 3일 혹은 5일 간격으로 강의가 계속되었다. ‘근사록당‘의 핵심인 구마모토도 어전에서 『태극도설』 수장을 강의했다. 그리고 이어 정월 21일 야마모토가 공식적으로 면직되어 번교조사관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근사록당’은 권력을 잡은 지 4년 만인 1808년 시마즈 시게히데의 반격을 받고 권력의 자리에서 일제히 쫓겨났다. 수십 명이 면직된 것은 물론 중심인물인 지치부와 가바야마는 할복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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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번의 학적 네트워크와 학당의 형성

번교 시습관에서의 ‘학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모습
학당이 형성되기 까지 나가오카 겐모쓰의 역할

당시 많은 사무라이는 수없이 존재하는 학습회 중 어딘가에 속하여 학문, 특히 유학을 공부했고, 또 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번교의 동년배, 선후배 또는 사숙, 학습회의 동료 간에 인적 관계가 생겼고, 각자의 선생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갔다. 이처럼 학을 매개로 한 관계에서는 기존의 반 구미로 이뤄진 군사 조직이나 역직 조직보다 가격이나 신분을 상대화할 여지가 많았고, 학문 실력이 관계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했다. 이런 성격의 ‘학적 네트워크’가 19세기 전반 구마모토번에 광범하게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 P128

번 당국은 학문 교육을 통해 가신단의 규율과 질서를 바로잡으려고 했지만, 학문을 통해 사무라이들이 정치화되는 것에는 큰 경계심을 갖고 있었다. 번 당국이 번교에서 정치토의의 금지 방침을 표명하는 것은 어느 번교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런 번 당국의 방침에 맞추어 대부분 번교들은 젊은 사무라이들의 혈기와 무례를 다스리기 위한 효제 등의 인성 교육이나 도시와 상업 발달로 인한 사치풍조를 교정하기 위한 절검 강조에 교육 방침을 두었다. 학문적으로는 훈고학적인 고색을 주로 하거나 사장적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 P128

학당‘은 주로 번교 바깥의 사숙·학습회를 기반으로 발생했지만, 번교 내의 인맥이 번교 바깥에서 학당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경우도있었다. 그러나 어쨌든 번교 바깥에서 ‘학당‘이 발생했기 때문에 흔히학당‘과 번교의 주류 세력들은 학문적·정치적으로 대립되는 경우가많았다. 이 경우 번교를 중심으로 한 ‘학적 네트워크‘는 ‘학당‘의 개혁요구에 대항하는 중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 P129

‘학적 네트워크’, 나아가 ‘학당’에 가로급 인물 또는 그 자제들이 참여하는 경우는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다. 막말 정치변혁은 하급 사무라이들이 번 질서를 정면으로 뒤집지 않고 번 권력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이용하는 형태를 취해 격렬한 소요나 많은 희생자를 내지 않고 진행되었는데, 이런 과정이 가능하게 된 배경으로 가로급 인물들의 정치적 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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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를 잊지 않는다면 - 제8회 제주4·3평화문학상 논픽션 수상작
김여정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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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두루 빛나는 마을. 보광동의 숨은 뜻이다.

마치 오가는 이들을 따뜻한 아랫목처럼 붙잡는 곳.

한남동 뉴타운 개발 예정 지역으로 보광동 마을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 모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콧날이 시큰했다.


이곳의 토박이 어른들은 6.25 전쟁을 온몸으로 겪었다.

폭격 소리가 무서워 비행기를 여전히 공포스러워하고

이웃 사촌 사이에 이념 때문에 서로 죽고 죽이던 피비린내 나던 상황들이 벌어졌다.

한강 다리가 폭파되고 집안이 풍비박산나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어제 나갔던 이들이 영영 돌아오지 않던 경험들을 겪었다.

누가 잡으러 올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 악몽, 환각.먹어도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 배고픔과의 사투...

이 모든 것이 실제이다.


꽃언니 삼인방, 투덜이 스머프, 양키스, 박씨 아저씨. 기품 있는 철원 어르신, 성소수자들...

살아 있는 박물관 사연들을 마주했고 다른 곳에서는 손가락질 받으며 차별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보광동만은 이들을 받아주고 감싸줘서 보광동이, 그들의 삶이, 그들의 이야기가 봄날의 볕처럼 따뜻했다.

보광동에 살던 이들의 삶이 이렇게 기록으로 남아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서 어르신들의 몸과 정신이 많이 피폐해지셨다고 한다.

주민센터, 사랑방, 목욕탕 등을 비롯한 시설이 코로나 심화로 폐쇄가 되다보니 마음 나눌 곳이 없어진 탓이 크다.

코로나는 이렇게 마을의 남은 시간마저 쓸쓸히 사라지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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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묘 가신단의 내부 계층

시=사무라이: 지교와 기마가 허락되었고 집안도 유서 깊음. 가역과 가록이 세습됨
우마마와리 이상: 상급 사무라이(상사)
나카고쇼: 중급 사무라이(중사)
가치: 하급 사무라이(하사), 보병. 세습되지 않았음. 이무에 종사
아시가루 쥬겐 고모노: 졸병, 경제. 군속 담당. 평민층 간의 구분이 크지 않음

번교를 단순히 교육사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사적 맥락에서 파악하려고 한다면, 사무라이 내부의 다양한 계층이 번교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어떤 관계로 존재하는지 살피는 일은 중요할 것이다. - P87

홍도관 체제가 기존 신분 서열에 기본적으로는 의존했지만, 훈도와 사장에 가치층 혹은 가치 이하 헤야즈미 등 비교적 낮은 서열의 자들이 다수 임명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그들은 일선에서 학생들을 직접 교육, 지도했기 때문에 그 인품과 능력에 따라서는 학생들에게 큰 영향력을 지닐 수 있었다. 정규 가신단 조직에서는 얻을 수 없는 지위를 홍도관 내에서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 P98

교원들이 표강석과 공자들과의 수업을 통해 번정의 실력자 혹은 장래의 권력자들과 친분을 형성할 가능성도 생기게 된 것이다. 더욱이 강습생, 사장조차 강의를 매개로 그들과 접촉했다면 그 과정에서 신분이 낮은 이들 젊은 가신들과 번 상층부 인물들이 가까워질 가능성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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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2-22 0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대하 역사 소설 나올때
이런 신분 계급이 나오는데
일본이 역사적으로 철저하게 상하 계급 구별을 한
견고한 구조의 계급 피라미드 사회고
이걸 당연시 여기는 일본인들에 충격 받았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2-02-22 09:09   좋아요 1 | URL
네. 저도 번교라는 학교가 생기고 그 안에서도 철저하게 계급이 나뉘어서 생활하는 모습이 있었구나 알게 되었고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번교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물론 조선이나 중국만은 못했겠지만 유학과 학문이 통용되고 그들끼리 토론의 문화를 펼치며 학적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는 게 인상깊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