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베 스타인의 환희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남수인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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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사랑에도 봄은 오는가. 잃어버린 사랑의 복기 또는 복원에 관한 이야기. 평범하고 진부한 소재로도 완전히 다른 세계를 창조하는 뒤라스만의 매혹적인 문체, 색다른 시선, 어쩌면 해석이 불가한 독특한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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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약물 이야기 - 술, 담배, 카페인, 의약품
마쓰모토 도시히코 지음, 오시연 옮김 / 시그마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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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카페인 의존도가 높은 나로서는 아주 흥미진진, 충격적 읽기였다. 일본에서 문제가 된 스트롱계츄하이의 폐해는 처음 알았는데, 이 술이 젊은 여성들에게 크게 인기를 끈 배경을 분석, 약물 남용이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상의 문제(고통, 절망, 상실 등)라는 점을 짚은 부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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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12-08 1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순수하게 의학적으로 보자면 약물에는 ‘좋은 약’도 ‘나쁜 약’도 없고, 오직 ‘좋은 사용법’과 ‘나쁜 사용법’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쁜 사용법’을 쓰는 사람은 대개 무언가 해결되지 않은 문제와 고통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술, 담배, 카페인, 의약품_익숙한 약물 이야기>

건수하 2025-12-0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인 중독자로서 궁금합니다. 카페인이라 다행이긴 하지만 중독이라는 점이 좀 찜찜하긴 하거든요.

잠자냥 2025-12-09 10:55   좋아요 1 | URL
카페인은 여러 면에서 중독성 약물인데, 산업사회 및 현대사회에서 긍정적 역할(노동자 일 시켜먹기 좋고 전쟁터에서도 각성제로 혁혁한 역할ㅋㅋㅋㅋㅋㅋ)이 있어서 긍정적 약물처럼 수용되고 있지만 폐해는 분명히 있다는 게 저자의 논조입니다(커피뿐만이 아니라 에너지드링크나 이런저런 약에 카페인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문제일 수 있다고....)

제가 카페인 부분에서 밑줄 쳐둔 것인데요(길지만 읽어보세요).

카페인은 약리학적으로 각성제나 코카인과 같은 중추신경계 흥분제이며, 그 약리 작용은 꽤 뚜렷하다. 아마 누구나 커피나 홍차를 마신 뒤 의욕과 주의력, 집중력이 높아지거나 졸림과 피로가 완화되는 ‘약물 효과’를 경험했을 것이다. (......) 카페인은 ‘부자연스러움’이라는 점에서 알코올보다 더 ‘약물다운’ 성질을 지닌다. 알코올은 식욕을 돋우고 졸음을 유도하는 등 생리적 욕구에 따르는 작용을 하는 반면, 카페인은 생리적 욕구에 저항하며 우리를 배고픔과 과잉 활동 상태로 몰아넣는 매우 부자연스러운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카페인 크래시
밤늦게까지 일할 때, 우리는 종종 커피의 힘을 빌린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그 대가란 무엇일까?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 길항제다.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은 뇌의 수용체와 결합하면 신경계를 억제해 졸음을 유발한다. 하루의 후반부가 되면 우리 뇌는 아데노신 농도가 점점 높아지며 수면에 대비해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결국 뇌 안에 아데노신이 충분히 차면 머리가 멍해지고 ‘이제 잠자리에 들고 싶다’라는 유혹을 느낀다. 이런 수면에 대한 내적 욕구를 ‘수면 압력’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카페인은 원래 아데노신이 결합해야 할 수용체를 선점해 그 작용을 방해한다. 그러면 아데노신이 보내는 ‘머리 스위치를 꺼라’라는 신호는 뇌에 전달되지 않는다. 덕분에 우리는 졸음을 떨쳐내고 뇌를 깨어 있게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데노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것은 여전히 뇌 속에 존재하며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축적된다.
앞서 언급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수면 연구자 매슈 워커의 주장에 따르면, 실제로 아데노신은 축적되고 있지만 우리는 카페인에 속고 있는 상태, 혹은 카페인에 의해 아데노신의 존재가 일시적으로 가려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데노신이 갑자기 역습을 시작한다. 즉 카페인이 완전히 대사되고 수용체에서 물러나면 그동안 축적되어 있던 아데노신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이다. 이때는 커피를 마시기 직전에 느꼈던 졸음뿐만 아니라 카페인 효과로 각성한 동안 계속 쌓여 있던 아데노신의 졸음까지 합쳐져 엄청난 수면 압력으로 우리를 덮친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 카페인이 수용체를 점령하고 있는 동안 아데노신은 방해꾼이 사라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가 적이 자취를 감추자마자 기습 공격을 감행해 자신의 영토를 되찾는다고. 그 결과 우리는 말 그대로 폭력적인 졸음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카페인 크래시’라는 현상이다.
이 아데노신의 맹공에 대항하기 위해 다시 카페인을 섭취한다면 악순환이 시작된다. 만성적인 피로감을 카페인으로 억누르면서도 내성으로 인해 이미 그 효과는 떨어져 아무리 카페인을 섭취해도 예전처럼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은 얻기 어렵다. 마치 빚 독촉을 피하려고 또 다른 빚을 내는 사람처럼 수렁에 빠져드는 것이다.

전 카페인 크래시 경험 종종하거든요.... -_-;;

건수하 2025-12-09 13:41   좋아요 1 | URL
전 오전 중 카페인 보충을 안하면 두통이 심하게 와요. 그때 커피 마시면 두통이 샥 사그러드는 느낌이 드는데 이런게 약 하는 느낌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ㅁ=

카페인 크래시는 그 전에 속이 울렁거려서 그만 마시는 편이긴 한데...
가끔 진짜 피곤할 때 커피 마시고 나서 기절하듯 잠들었다가 깨면 엄청 개운하더라고요.
그 느낌도 뭔가 자연스럽고 점진적이지는 않은, 약물이 이런건가 싶은 느낌이구요.

그래서 카페인 덕분에 약물 중독이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5-12-09 14:24   좋아요 1 | URL
ㅋㅋㅋ 커피 안 마시면 두통 있다가 마시면 사라지는 거 그게 전형적인 중독(금단) 현상이랍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는 두통을 느낄 정도로 안 마시고 버텨본 적이 없어서 정말 커피 끊으면 그런 두통이 느껴질까 궁금하기도 하네요.

이 책 카페인 다룬 장에서 ‘최음제로서의 카페인’이라는 챕터가 있는데요. 진짜 최음제로서의 역할을 한다기보다는(실망하는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사람을 유혹한다고(끊지 못하게)... 제약 회사들이 약에 카페인 성분 넣는 것도 결국 자기들 약에 중독되어서 자꾸 사게 만들려고 그러는 게 아닐까... 하고 저자는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마약이나 마리화나처럼 불법으로 취급하는 약물보다 알코올 카페인 니코틴 등 합법적인 약물이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여기에는 오피오이드계열 진통제 및 수면제 항불안제 등등 포함이고요.

건수하 2025-12-09 14: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약에 왜 카페인이 들어가지? 했는데 중독시키려는 목적일 수도 있군요....
(그래서 감기약 먹을 때 잠시 커피를 안마셔도 버틸 수 있더라는... 먼산)
 
스텔라 마리스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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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의 내밀한 대화로만 이루어졌는데도 많은 걸 보여준다. 스스로 정신병원에 들어온 천재 수학자. 사랑이 정신적 질병이라고 믿는 이 여성의 생을 지켜보노라면 인간은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지녔어도 결국 결함이 있고 그 결함을 안고서도 기어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 처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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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소민아 2025-12-08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맥 맥카시! 수학자라고 수학 막 나오고 그러는 건 아니죠? ^^ 수학꼴찌라서요~. 이 책 유심히 보겠습니다!

잠자냥 2025-12-08 12:43   좋아요 0 | URL
주인공이 천재 수학자라서 아무래도 수학 이야기나 수학자/과학자 이야기가 종종 나옵니다(그래서 읽는 내내 코맥 맥카시의 지적 수준에 감탄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크게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어요. 저도 수학/과학 정말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참, 그리고 <스텔라 마리스 Stella Maris>는 <패신저 The Passenger>하고 같이 읽으셔야 해요. 두 권이 The Passenger Series애 속하거든요.
 
정신과 의사 페이지터너스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이광윤 옮김 / 빛소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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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다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시선. 그 짧은 순간에 담긴 인간의 모순이나 허위의식에 대한 폭로 등이 어우러진 해학적인 작품들. 미치광이는 다른 미치광이를 알아보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미치광이인 줄은 모르는구나(<정신과 의사>). 근데, 표제작보다는 앞선 짧은 단편들이 더 좋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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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12-04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사놓고 볼 때마다 예쁘다.. 하고만 있어요. ㅎㅎ

잠자냥 2025-12-04 13:55   좋아요 0 | URL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 예쁜 책 못 보겠네요?🤣 전 밀리의서재에서 읽었는데 안 사길 참 잘했다 생각했습죠….🤣🤣

젤소민아 2025-12-04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처음 보는 작가네요. 읽으러 달려갑니다~~

잠자냥 2025-12-05 10:05   좋아요 1 | URL
국내에 소개된 작품은 이 책 말고도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창비), <동 카즈무후>(휴머니스트)가 더 있습니다. 저는 <정신과 의사>보다는 먼저 읽은 두 책이 더 좋았습니다. <브라스 꾸바스....>하고 <동 카즈무후>는 장편입니다.
 
멜랑콜리아 은행나무 세계문학 에세 24
미르체아 커르터레스쿠 지음, 백승남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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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로 가득한 생의 신비. 아이에서 소년으로, 소년에서 어른으로. 영원히 인간을 떠나지 않는 멜랑콜리….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할지라도 호불호가 갈릴 책인 듯(내 취향은 아닌 것으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라 하기엔 그 시선 안에 숨겨진 늙은 남자가 자주 드러나서 몰입 난감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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