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헤리치의 말 - 삶이라는 축제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마르타 아르헤리치.올리비에 벨라미 지음, 이세진 옮김 / 마음산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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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이고 자유분방한 그의 연주가 그냥 탄생한 것이 아님을 절로 알게 되는 책. 자신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인터뷰어 모습에는 좀 눈살이 찌푸려진다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아르헤리치 그녀 때문에 별 다섯. 이 늦은 밤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들의 연주가 몹시도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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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2-0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렌 굴드의 연주만 들었었는데 잠자냥님이 추천하시는 아르헤리치의 연주도 들어봐야겠어요. ^^

잠자냥 2023-02-09 06:57   좋아요 1 | URL
아르헤리치 연주는 그 자유분방함 때문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근데 대디 님 ai 의심이 더 듭니다. 글 쓰면 가장 처음 댓글 달리네요? (시간 불문 ㅋㅋㅋ)

DYDADDY 2023-02-09 08:35   좋아요 0 | URL
어쩌다보니 그런 경우가 종종 있어요. (회사, 집, 가끔 도서관만 가는 건 비밀입니다. ㅋㅋㅋㅋ)

은오 2023-02-09 04: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중에 뭐가 가장 좋으셨습니까?

잠자냥 2023-02-09 07:02   좋아요 2 | URL
이 시리즈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쟝쟝이 압니다. ㅋㅋㅋㅋㅋ

은오 2023-02-09 07:17   좋아요 1 | URL
르 귄 같은데요? 이 시리즈 중 자냥오별이 이거랑 르귄밖에 없는거같습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02-09 07:21   좋아요 0 | URL
훗 5별과 가장 좋아하는 것은 다르오…

은오 2023-02-09 07:39   좋아요 0 | URL
쟝님의 기상을 기다려야겠군...

은오 2023-02-09 07:41   좋아요 2 | URL
찾았습니다 시모어 번스타인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2-09 09:36   좋아요 1 | URL
아.. 앙대... 잠자냥과 내 사이에... 비밀스런 취향 공유였다규....!! 우리 사이 일을 이렇게 습득하지 말아요....

은오 2023-02-09 09:38   좋아요 1 | URL
내막은 모르고....
http://bookple.aladin.co.kr/~r/feed/631140058
여기 너무 공개적으로 적혀있었습니다ㅋㅋㅋ

은하수 2023-02-09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주 외적인 요소로도 호불호는 있겠지만.. 연주만큼은 저도 아주 좋아합니다^^
전 전혀 모르는 인터뷰어네요

잠자냥 2023-02-09 09:00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으니 그 외적인 부분도 한결 이해가 되더라고요!

자목련 2023-02-09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5개와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 어떻게 다를까요, 갑자기 궁금.
언제 별점에 관한 페이퍼를 써주시면 안 되나요? ㅎ

잠자냥 2023-02-09 08:59   좋아요 0 | URL
곧 써보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3-02-09 08: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잠자냥님 댁 그 CD장 그냥 장식장이 아녔음을 입증하는 백자평입니다.ㅋㅋㅋ
아르헤리치 저는 처음 듣는 사람인지라~@.@
시모어 번스타인은 들어봤어요.
책도 읽고, 프랑스 영화도 보고, 음악 들으며 고양이 집사 일까지!!!
일은 언제 하시는지? 넘 바쁘시겠습니다.ㅋㅋ
일단, 이 책은 보관함에 슝~ 담겠습니다^^

잠자냥 2023-02-09 08:59   좋아요 2 | URL
일은 틈틈이….. 아 이게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여자의 일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9
기 드 모파상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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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소풍을 간 적이 있다. 거창한 소풍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치원 근처 동네에 있던 ‘밤나무골’이라는 이름의, 그 시절 흔하디흔한 밤나무가 많던 숲으로 그냥 하루 야외 학습을 간 것이다. 그래도 소풍은 소풍이었다. 어린 마음에 소풍이라는 말은 늘 설레지 않은가. 소풍이니까 집에서는 당연히 김밥을 싸 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드디어 소풍날,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신이 나 도시락을 열었다. 당연히 다들 김밥이 담긴 도시락이었다. 아마 나도 들떠서 도시락을 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 도시락엔 그냥 맨밥과 총각무김치가 담겨 있을 뿐이었다. 어린 마음에도 당황스러웠다. 이게 뭐지? 하는 심정. 어쩐지 창피하기도 했다. 가난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거 같아 싫었다. 엄마가 미웠던 것 같기도 하다. 우습게도 그때 그 장면을 찍은 사진 한 장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유치원에서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남기고 싶었으리라. 사진 속에서도 내 도시락은 총각무와 밥뿐이다. 그 사진 속에서 난 다른 아이의 도시락을 힐끗 쳐다보고 있다. 뭔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저 총각무만 덜렁 들어 있던 도시락. 그 도시락 같다고… 인생이….

엄마는 무슨 무대뽀로 그런 도시락을 싸준 거야? 아니, 대여섯 살밖에 안 된 애가 소풍을 가는데 그렇게 성의 없는 도시락을 싸준 건 진짜 심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대부분 선명하지 않은 나인데도 이날의 기억만큼은 너무나 강렬했는지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날은 엄마에게 따지듯 묻기도 했다. 나는 아이가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라 그런 엄마의 심정을 헤아릴 수도 없고 대충 고양이 여섯을 돌보는 심정으로 유추해보아도 그날의 엄마처럼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막내가 고양이 유치원에서 소풍을 가, 잔뜩 들떴어! 집사가 도시락에 맛난 캔하고 츄르하고 과자(아니 6호가 좋아하는 보족세트)를  잔뜩 넣어줬으리라 기대했는데 도시락을 열었더니 건사료만 덜렁 들어있다고 생각해 보라. 하, 나는 그때 6호 표정이 그려져서 도저히 못 그럴 거 같다.

“엄마가 그땐 사는 게 너무 힘이 들어서…. 너네 아빠하고 사이도 안 좋고 정신이 없어서 그랬지…. 얼마나 정신이 없었냐면 내가 너 소풍 따라간 날 쓰레빠를 신고 갔더라.”


엄마는 총각무 도시락을 싸준 소풍날과 다른 소풍날을 같은 날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건 다른 날인데, 여튼 그랬다. 엄마와 내가 나란히 찍은 사진을 보면 우리 엄마는 분명히 쓰레빠를 신고 있다. 소풍날 총각무나 쓰레빠나 그게 그거다. 엄마는 미안하고 머쓱해하면서도 미안하다는 소리는 하지 않는다. 하긴 나한테 미안할 게 뭐가 있는가 어쩌면 엄마는 자기 인생한테 미안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런 남자를 왜 만났느냐고.....엄마 인생 최대 실수다.”
“그럼 너네가 없었잖아....”
“아유, 됐어.



“아아, 내겐 운이 없었어. 뭐 하나 되는 일이 없었어. 운명이 일생 동안 악착같이 괴롭혔지.”
그러나 로잘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말씀 마세요. 마님, 그런 말씀 마시라고요. 마님은 결혼을 잘못하셨어요. 그뿐이죠. 구혼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 채 그렇게 혼인하는 게 아닌데요.” 모파상, <여자의 일생>, 302쪽


“그런 말씀 마세요. 마님, 그런 말씀 마시라고요. 마님은 결혼을 잘못하셨어요. 그뿐이죠.” 엄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여자의 일생>- 오래전 엄마의 책꽂이에 꽂혀있던 전집, 새로쓰기로 된 그 전집 중에서 보았던 제목의 책이다. 엄마는 소싯적 그 책을 읽었을까? 읽었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주인공 잔느의 인생에 얼마나 자기 자신을 대입하면서 읽었을까? 잔느도, 나의 엄마도 운이 없었던 게 아니다. 운명이 일생 동안 악착같이 괴롭혔던 것도 아니다. 단지 그저 아주 신중했어야 할 순간, 결혼하는 그 순간 잘못된 남자를 선택한 그 잘못 때문에 인생이, 소풍날의 김밥 도시락 대신 총각무 도시락이 되고 만 것이다.

그 시절 엄마의 책꽂이에서 이 책을 꺼내 읽었던가? <여자의 일생>이라는 제목, 상투적인 내용이 딱히 와 닿지는 않아서 조금 읽다가 내려놓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 문득 읽고 싶어진 이 책- 어떤 인생(Une Vie) 그대로 번역했어도 좋았겠으나 ‘여자의 일생’이라 옮긴 그 제목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는 듯하다. 잔느, 그 꿈 많던 소녀의 망가져가는 일생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담담히 그려지기 때문이다.

잔느의 인생도 처음부터 총각무 도시락 같지는 않았다. 부유한 집안에서 외동딸로 태어났고 부모님의 사랑을 담뿍 받았으며 잘생긴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꿈도 꾸었고 바로 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기도 한다. 하, 그러나 그 결혼은 서로 잘 알지도 못한 채 이루어진 결합이었으니, 설레던 소풍날, 도시락 뚜껑 열었더니 총각무만 덜렁 들어있던 바로 그 순간이 이윽고 잔느를 덮친다. 사랑하는 사이에 이뤄지는 결합이니 당연히 좋아야하는데 이게 무슨 곳통이란 말인가. 짐승같이 덤벼드는 저 남자! 그놈에게 몸을 내주고 밀려드는 것은 환멸, 환멸뿐이다. 그런데도 제 욕심만 채우고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잠든 저 동물 같은 남자가 내 남편이라니! 싫다는데도 그놈은 계속 육욕만 채우려 덤빈다. 하, 엄빠에게로 나 돌아갈래! 계속 그렇게 산다면 인생이 얼마나 엿 같으랴. 그래도 다행이랄까 간혹 좋은 순간도 찾아온다. 맛없는 총각무 도시락 낼름 먹어치우고 보물찾기 놀이를 하던 그 순간처럼 잔느에게도 생의 희열과 기쁨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다. 그러니까 거듭된 섹스 끝에 마침내 찾아온 오르가슴의 기쁨 뭐 이런 것이랄까. 그런데 잔느는 몰랐을 것이다. 잔느여, 그건 다른 놈에게서도 아니 다른 놈한테서 더 잘 찾을 수 있었을지도 모를 그런 종류의 하찮은 기쁨이란다.

잔느, 그녀에게 얄팍한 오르가슴과 함께 얄팍한 사랑의 기쁨을 선사했던 그놈 쥘리앵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언제 내가 너의 육체를 탐했냐는 듯이 흥미가 짜게 식어 아내로부터 멀어져간다. 당연히 그럴 것이, 그에겐 이미 다른 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번 그런 놈은 지 버릇 남 주는 일 없듯이 잔느와의 결혼 생활 내내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판다. 어디 그뿐이랴, 인색하기 비할 데 없는 구두쇠라 내 돈은 내 돈 아내 돈도 내 돈, 처가 돈도 내 돈- 후안무치가 따로 없다. 이런 남편을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잔느에게는 어느덧 남편을 생각할 때면 환멸과 경멸이라는 감정만이 자리하고, 남편에게 가야 할 애정은 하나뿐인 자식, 아들 폴에게로 향한다. 그런데 또 이 여자 잔느는 어리석었으니 이 주체할 길 없는 애정 또는 집착은 아들 폴을 그릇된 길로 이끌고 이 아들은 지 애비와 마찬가지로 잔느의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잔느는 환멸과 고통, 비애만 남은 삶 속에서도 내일은 좀 다르리라, 내일은 아들이 좀 달라지리라 기대하면서 삶을 향한 희망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다.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좋은 것도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닙니다.” 잔느의 마지막 말에서 어차피 죽음으로 향하는 인생, 그럼에도 내일은 조금 다르리라는 희망을, 소풍날의 김밥 도시락을 꿈꾸던 어린 아이의 심정으로 기대하며 살아가는 이 어리석은 인간들, 그들 모두의 비루한 삶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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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2-08 14: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뭔가 엄청난 스트레스의 기운이 감도네요. 저도 가끔 엄마에게 그러게 왜 아빠랑 결혼했어! 하는데, 그러면 엄마가 잠자냥님 어머님처럼 ˝그래서 너네가 있잖아˝ 라고 하십니다. 그게 위안이 정말 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하여간 어제도 엄마에게 그랬습니다. 왜 아빠랑 결혼했어..

아무튼 저는 안하는 걸로..

잠자냥 2023-02-08 14:42   좋아요 2 | URL
저도 결혼은 안 하는 걸로....

다락방 2023-02-08 14:59   좋아요 3 | URL
알라딘에서 우리 알콩달콩 지냅시다! ㅎㅎ

망고 2023-02-08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소풍일화로 갑자기 제 유치원 소풍기억이 떠올랐어요 저는 당시 엄마가 워킹맘이셔서 소풍이란걸 깜박 잊으시고 빵을 사주셔서ㅋㅋㅋㅋ도시락으로 빵들고 갔는데요ㅋㅋㅋ큐ㅠ막판에 해피엔딩이긴 했지만 그 남들 김밥 도시락 먹을때 빵봉지 뜯던 순간을 잊지못해요ㅋㅋㅋ🤣😂

잠자냥 2023-02-08 15:25   좋아요 1 | URL
어린 마음에도 그런 기억은 참 잊히지 않지요? ㅎㅎ
망고 님도 지금은 웃지만 그땐 심정이 참 복잡했을 거 같아요. ㅎㅎㅎ

건수하 2023-02-08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아빠랑 결혼했어‘ 는 딸들의 단골 멘트인가봅니다.. ㅠㅠ

여자의 일생 읽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요... @_@
진주 목걸이만 읽었나;;;

잠자냥 2023-02-08 15:28   좋아요 2 | URL
제 주변에도 저마다 다양한 문제를 지닌 아버지들이 있고, 딸들은 대게 자기 아버지 좋게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ㅎㅎㅎㅎ
<여자의 일생>도 많은 사람들이 읽은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 책 중 하나가 아닌가 싶어요. 저도 읽었는지 읽은 것으로 착각한 것인지 아리까리해서 이번에 그냥 읽었습니다. 모파상의 작품이 대부분 그렇듯이 재미는 있어서 금방 읽어요.

페넬로페 2023-02-08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엄마 돌봐주시는 요양보호사님이 매일 엄마에게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노래 틀어줘요~~ㅠㅠ
그냥 제목만 들어도 짜증나네요^^
근데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3-02-09 07:23   좋아요 1 | URL
오, 이미자의 노래 제목 중 그런 게 있군요. 가사가 궁금해서 검색해 보겠습니다….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2-09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의 일생!
남자 하나로 여자의 일생이 좌지우지 된다는 건 참 마리오네트 인형 같은 인생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이 책 아직 안 읽었어요.ㅋㅋㅋ

잠자냥 2023-02-09 07:22   좋아요 1 | URL
이 책 읽으면 복장터지는 재미가 있습니다. ㅎㅎ

은오 2023-02-09 07: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빠가 나 졸업식때 혼자만 꽃다발 안사온거 생각나네 그걸로 두고두고 갈구다가 요즘 잊고살았는데 이 글 읽으니까 또 생각난다 오늘 전화해서 또 화내야지

잠자냥 2023-02-09 09:56   좋아요 0 | URL
아니 그깟 꽃다발~ 잊으시게.

잠자냥 2024-04-09 13:21   좋아요 1 | URL
˝화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운데......

은오 2024-04-11 10:54   좋아요 1 | URL
변태.......

잠자냥 2024-04-11 11:11   좋아요 1 | URL
그 변태 좋아하는 더 변태.....

은오 2024-04-11 11:36   좋아요 1 | URL
🙆‍♀️🙆‍♀️🙆‍♀️

coolcat329 2023-02-09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총각무보고 상처받은 어린 잠자냥님의 모습이 그려져 ‘어머니 넘 하셨다...‘했다가 어머니의 사연을 듣고 ‘아...그러실 수 있지. 얼마나 힘드셨으면...‘하고 생각했네요.

저 이 책 책 안 읽던 시절 읽었던 유일한 고전인데 너무 어려서 아무 느낌이 없었던 거 같아요.
이젠 여자의 일생이 뭔지 좀 아니 다시 읽으면 속 터질듯요.

잠자냥 2023-02-09 09:57   좋아요 0 | URL
ㅋㅋㅋ 총각무 이야기 하면 엄마도 민망해 합니다! ㅋㅋㅋㅋ 내가 용서한다! ㅋㅋㅋㅋ
쿨캣 님이 여자의 일생이 뭔지 좀 안다고 하시니까 왠지 빵! 터집니다. 웃프네요. ㅎㅎ

2023-02-11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12 1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자의 일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9
기 드 모파상 지음, 이동렬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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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또 어쩌면 너무나 진부한 어떤 인생. 그런데도 끝까지 단숨에 읽게 만드는 것은 역시 모파상의 필력. 다 읽고 나면 이 인생에서 기쁨은 일순간이요, 오직 환멸의 연속뿐이라는 어쩌면 또 너무나 익숙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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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2-08 0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쁨은 일순간이라 지금 잠자냥님 맘껏 좋아하는중

잠자냥 2023-02-08 08:32   좋아요 1 | URL
그 또한 지나가리~~

은오 2023-02-08 08:36   좋아요 1 | URL
이렇게 계속 안받아주면 안지나감... 첫사랑이 안이루어지면 죽을때까지 생각나는것처럼...

은오 2024-04-11 10:58   좋아요 1 | URL
진짜 안지나갔네...

DYDADDY 2023-02-08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고해라 찰나의 기쁨을 행복이라 부르고 그 행복을 조금더 강하고 길게 가져가려는 것이 인간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감귤이가 눈인사를 오래 하며 옆자리를 내주거나, 자다가 눈을 떴는데 미남 동반자분의 얼굴을 볼 때, 북친들과 사소한 장난들.. 그런 작은 일상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

잠자냥 2023-02-08 08:32   좋아요 1 | URL
자다가 눈 뜨면 제 침대 메이트 3호의 궁둥이가 보입니다! ㅋㅋㅋㅋㅋ

DYDADDY 2023-02-08 08:37   좋아요 1 | URL
오오오!!!! 슬쩍 손을 뻗어 만지면 말랑말랑 폭신폭신.. 그리고 이어지는 ‘주인놈아 일어났으면 밥내놔라‘ 라는 고양님의 옥음.. 생각만 해도 행복한 아침입니다. ㅠㅠ
 
우리의 사이와 차이 - 장애를 지닌 언어학자의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얀 그루에 지음, 손화수 옮김, 김원영 추천 / arte(아르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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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사색적인 남과 조금 다른 나의 육체 관찰기. 그 안에 펼쳐지는 인간이라는 존재와 삶에 대한 성찰은 누구에게나 해당할 보편타당한 내용이다. 나는 이 책에 굳이 ‘장애’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그런데 이 말을 하려다 보나 결국 쓰게 되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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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2-07 0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태어나서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책 읽기뿐이라 그 시절에도 책 읽기가 가장 쉬웠고 가장 잘하는 일 중 하나였다.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라 유치원이고 학교고 단체 생활을 하러 집을 나서서 어딘가로 가야한다는 것 자체가 어린 시절부터 극한 스트레스였다. 그럴 때 책은 유일한 위로이자 도피처였다. 그래서 그 시절에는 걸어 다니면서도 책을 읽었다. 당연히 등하교 때도 친구와 같이 다니기보다는 혼자 책을 읽으면서 학교를 가고 집을 오곤 했는데 그러다 보니 학교 앞 문방구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쟤는 오늘도 저렇게 책을 읽네...” “쪼끄만 게 책을 항시 손에 들고 있어.” 뭐 이런 류의 칭찬 비슷한 소리가 귀에 날아와 꽂히는 때도 있었다. 그런데 어린 마음에도 아니, 아줌마 제가 읽는 책은 공부 책은 아니라서.... 하고 속으로 좀 민망했던 기억도 난다.

그 시절에 한번은 담임선생님이 조용히 따로 불러 묻기도 했다. “자냥아, 너는 책이 그렇게 재밌니?” 쉬는 시간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책만 보고 있는 걸 지켜보다 보다 하신 말이었다. “네.” 선생님은 “책도 좋지만 그래도 친구들하고도 놀아야지.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참 재밌을걸.”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는 ‘아닌데, 책이 더 재밌는데....’ 하면서도 “네.”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했다. 책 읽는 게 문제인걸까 싶으면서도 아니 내가 너무 애들하고 안 어울려서, 문제라는 것이로구나, 근데 난 애들이랑 놀기 싫은데, 지루한데.... 하, 이젠 책도 몰래 봐야 하는가 보다.... 이런 생각을 했다.

실제로 나는 책이 인간보다 더 좋았고, 좋고, 좋을 것이다. 웬만한 인간과 같이 시간을 보내느니 내 방구석에 홀로 앉아, 아니 누워서 책을 읽는 게 더 좋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다수 인간과의 대화는 무의미하고 머릿속으로 딴 생각을 하게 되며 기어코 하품이 나올 때가 더 많다. 중고등학교 때도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는 재미가 없었다. 그놈의 연예인, 누가 누굴 좋아한다, 어떤 선생님이 좋다...... 거의 대부분은 어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좋아하는 이야기- 인간은 짝짓기의 거대왕국 속에서 짝을 찾아 헤매며 일생을 보내는구나 하품- 대학교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뇌가 자라고 성장을 해도 그놈의 짝짓기 왕국을 못 벗어나는구나 하품- 그래도 빙고! 대학교에는 거대한 도서관이 있었다. 도서관에 앉아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1, 2학년을 보냈더니 어느 날인가 과에 이런 소문이 나 있더라. “자냥이, 쟤 편입시험 공부한대.” 에에에엥? 그럴 리가 내가 미쳤다고 다시 입시 공부를 하니.




이와중에 KDB생명클린센터 뭐니....



아무튼 이런 인간이다 보니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학창 시절 친구들도 다 연락이 끊겨서 현재 내 아이폰8 연락처에 등록된 32개의 연락처 중 가족, 회사 및 일 관련 연락처 빼고 오롯이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딱 8명이다. 그 친구들도 내 나이 서른 넘어 대부분 온라인으로 알게 되었고 나이도 각양각색 공통점이라면 다들 어쨌든 책을 좋아하고, 한둘을 제외하곤 비혼에, 대한민국 인구 소멸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나처럼 사람 만나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우리끼리도 일 년에 한 서너 번 볼까말까. 어쩌다 좀 자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우리 요즘 너무 자주 본 것 같다. 치즈 곰팡내 난다.”라는 말과 함께 만나는 횟수를 확 줄이기도 했다. ‘치즈 곰팡내’ 발언은 소로우의 <월든>에서 밑줄 그어놓은 부분인데, 소로우도, <월든>도 좋아하지 않지만 이 구절만큼은 진심 명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대체로 사람들의 사교는 값이 너무 싸다. 너무 자주 만나기 때문에 각자 새로운 가치를 획득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우리는 하루 세끼 식사 때마다 만나서 우리 자신이라는 저 곰팡내 나는 치즈를 서로에게 맛보인다. 이렇게 자주 만나는 것이 견딜 수 없게 되어 서로 치고 받는 싸움판이 벌어지지 않도록 우리는 예의범절이라는 일정한 규칙들을 협의해놓아야 했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195쪽, 은행나무

 
이렇게 뜬금없이 구구절절 ‘인간관계’ 이야기를 늘어놓는 까닭은 어제 은오 님 서재에, ‘알라딘 북플(서재) 친구 신청’에 관해 몇 자 댓글을 남기다가 든 생각 때문이다.






위와 같은 댓글을 남겼기 때문이다. 어느덧 7~8년째 알라딘 서재를 내 블로그처럼 이용하고 있는 나- 처음에는 그저 리뷰 몇 개 올렸더니 이달의 당선작이라면서 적립금을 주기에 아니, 책 사볼 공돈 욕심에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어느덧 댓글 놀이 그 맛에 빠져서 이것도 회사 일의 하나라며(시장 조사/소비자 니즈 조사?), 나는 월급 루팡이 아니라 시키지도 않은 일까지 척척 자진해서 하는 훌륭한 사원이라면서 출근 전부터 퇴근 전까지 거의 상주하고 있는 이곳-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친구 신청을 막 여러분이 하시던데 이게 참- 온라인이면 그냥 다 받아줘도 될 텐데, 이놈의 현실에서도 친구 없는 성격은 가상(?)은 아니지만 아무튼 온라인에서도 괜히 꼬장꼬장해서 막 다 위 아더 월드하게 되지는 않더라. 오프라인에서도 그 어린 시절부터 타인에게 먼저 친구하자고 말하지 않듯이(친구의 필요성 잘 모르겠,,,,) 온라인에서도 잘하지 않는데(먼저 신청하는 경우는 정보 취합에 도움될 거 같을 때만), 이곳 분들은 덥석덥석 참 친구신청도 잘 하시더라.

그래도 그걸 다 받아주긴 그렇지 않은가? 아닌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 경우에는 현실에서나 이 온라인에서나 아무나 다 친구한다는 게, 팔로우/팔로워 수 많다는 게 허상같이 느껴져서(내 기준엔 현실에서 인맥 자랑하는 사람처럼 공허하고 못나 보이는 사람 없다) 나름 기준을 세워서 받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잠자냥에게 친구 신청은 했으나 친구(?)가 되지는 못한 239명의 분이 계시는데..... 그분들 중엔 속으로 아 저 인간 뭐라고 여태 안 받아줘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자면 제가 잘나거나 뭐 그래서가 아니라 오히려 못나서 그 많은 인간들을 관리(?)할 자신도 기운도 의지도 없어서 그런 것이다 하고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그런데도 억울한 분이라면 혹시 본인의 프사가 (트위터로 말하자면) 달걀귀신, 혹은 유령처럼 실체가 없는 상태는 아닌지(유령하고 친구할 순 없잖아요?), 아니면 이와 달리 너무 본인 얼굴에 자신이 넘쳐서 실제 본인 얼굴을 프사로 한 건 아닌지(이런 분들이 좀 있었는데 타임라인이라고나 할까 북플 ‘나의 뉴스피드’에 그 실제 얼굴이 자꾸 뜨니까 너무 깜짝 놀라가지고 그냥 친구를 끊었다.........) 확인해주시기 바란다. 인간의 얼굴을 프사로 했을 때 내가 용납할 수 있는 건 다락방 그 인간처럼 ‘안젤리나 졸리’라든가, 이제는 개구리에서 유령으로 변했지만 한때 ‘공유’에서 ‘이동욱’ 얼굴을 프사로 한 물감 님 정도가 친구신청 했을 때 받아주기 편하다(만 물감/잠자냥은 친구 사이 아님).  

현실 세계에서도 친구는 생각이나 취향이 어느 정도 맞아야 우정이 성립한다. 그래서 나는 친구 신청을 받았을 때 일단 그 신청한 사람의 북플을 좀 훑어보는 편인데, 나만의 저 ‘벡델자냥테스트’에 따르자면 북플에 최근 읽은 책이 온통 자기계발서이면 일단 받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만났는데 부동산투기, 스팩쌓기, 인맥쌓기, 주식투자, 이런 이야기만 하는 친구 만나요? 전 안 만나요. 저리 가 제발. 이 문장만 쓰는데도 갑자기 피곤해진다. 절레절레. 그 다음은 BL/GL/로판 등의 책으로만 도배된 분도 받지 않는다. 내가 BL/GL/로판을 싫어해서가 아니라(동물성애자도 이해하는 마당에 이런 장르와 이런 장르를 보는 분들을 이해 못할 게 뭐가 있는가) 그 책 이미지들이 내 북플 스피드 라인에 뜨는 게 싫다. 특히 BL........... 성애적인 느낌의 그 표지가 내 북플 스피드 라인을 점령하는 게 그저 싫을 뿐(정리의 달인 TJ라 어쩔 수 없음). 이런 기준에서 친구 신청 한 분의 북플이 온통 ‘읽었습니다/읽고 있습니다/읽고 싶어합니다’ ‘밑줄긋기’로만 도배된 경우도 받지 않는다. 최소한 내가 판단할 수 있는 100자평, 리뷰, 페이퍼 등이 몇 개는 있어야 한다. 친구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이 너무 심하면 좀 그렇지 않은가? 니 이야기도 들려줘야지 내 이야기만 들을 거니? 아마 이런 기준에서 은오 님을 판단할 수 없어서 며칠 동안(?)이었나 아무튼 한동안 친구 신청 안 받아줬었다. ‘얜 뭐야? 아무것도 없네. 그냥 나 따라다니다 맘에 안 들면 가던가.........’ 라고 생각했다는.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추가된 기준은 다락방 그 인간을 친구로 삼고 있는가. 팬도 많지만 안티도 많은 이 인간은 이 인간을 좋아하고/싫어하는 사람들의 기준이 나름 선명한지라 판단하는 데 아주 좋은 기준이 된다. 책 좀 읽는 사람들이 모이는(???) 아니 주고받는 온라인 댓글들 보다 보면 알라딘은 페미 친화적이다, 페미가 점령했다 뭐 이런 댓글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알라딘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인간들도 있더라(!) 아무튼 그 알라딘의 페미화에 앞장선 다락방, 다부장 그 인간은 여성주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1순위로 친구 추가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여성주의를 싫어해서 1순위로 친구 추가에서 제외하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잠자냥은 판단). 그래서 다락방의 친구이면 일단 벡델자냥테스트에서 1점 상승.




자냥의 벡델테스트로 활용되는 다락방 그 인간.....



근데 이 인간은 알라딘 서재의 완전완전 고인물이라 친구가 너무 많아. 초창기에 이 인간을 이웃으로 둔 분들 중엔 꼭 이 인간이 페미여서 추가한 건 아닌 것 같더라. 그냥 책(특히 소설)을 무쟈게 많이 읽고 많이 먹고 많이 써대니까 친구 추가한 분도 많은 것 같아서 언제부터인가 내 기준으로 삼기엔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 그래서 거기에 한 번 더 거르는 용도로 ‘공쟝쟝’을 팔로우하고 있는가를 추가했다. 이 사람은 일단 알라딘 서재 고인물은 아니고, 최근 유입된 터라 친구 수가 다락방만큼은 많지는 않을 것 같고, 특히 요즘은 아주 대놓고 극렬하게 남성 혐오를 외치고 있어서 안티페미니즘이나, 여성주의 혐오자들을 거르는 용도로 아주 훌륭한 잣대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친구 신청 받아서 친구로 지내다가, 끊었거나 아예 안 받은 분들 중엔 서평용 책만 공짜로 받아서 리뷰하거나, 리뷰 대회용으로만 리뷰 쓰는 분들도 있다. 리뷰 대회에 참여하는 건 반대하지 않는데(나도 종종 한다), 리뷰 대회용! 으로 글을 쓰는 건 뭐랄까 그 사람의 글에 대한 신뢰도를 팍 떨어뜨린다. 믿을 수가 없잖아요... 믿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친구로 삼아요?


아무튼 그런데 그러다가도 어느 순간, 에휴, 자냥 니 따위가 뭐라고 친구 신청을 받아주고 말고 하냐, 걍 다 그냥 받아..... 그리고 정리되지 않아서 어지러운 북플을 니가 보지마, 하면서 막 받아줄 때도 있으니 별 기준은 없는 것인지도. 아무튼 친구는 아무나 하는 거 아니잖아요?



마무리는 내가 좋아하는 인간관계에 관한 띵구절로!



내가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 기준이 대체로 이렇다. 사람 자체보다 그가 하는 짓을 따진다. 그가 나와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서로를 이용할 것인지 등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난 소위 ‘인간적 관계’로 얽힌 사람이 별로 없다. 담담하게 사람을 만날 뿐이다. 정이 별로 없다. 누구를 특별히 미워하지도 않으며 각별히 아끼는 사람도 없다. 하는 짓이 미워서 멀리하던 사람도 어느 날 갑자기 이쁜 짓을 하면 이뻐한다. 한국 사람은 정이 많다고 하니 난 그런 종류에 속하지 않는 모양이다.

한국 사람들은 유독 사람 자체에 집착한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뽑을 때도 ‘인물’보고 찍는다. 인물을 보고 찍는다는 건 그가 했던 짓을 고려하는 게 아니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채 자기 맘에 들어야 한다는 걸 뜻한다. 이러다보니 한번 그 사람과 엮이면 쉽사리 그 관계를 끊지 못한다. 하는 짓이 달라졌어도 여전히 사람 보고 쫓아다닌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게 사람 사는 도리에 합당하다고 여기는 거 같은데, 그런 건 도저히 못하겠다. 사람이 아무리 좋아도 하는 짓 봐서 자를 건 잘라야 한다.  -강유원, <몸으로 하는 공부>, 160~161쪽, 여름언덕
     
나는 고독을 싫어한다. 그러나 친밀한 사이가 되는 것은 두렵다. 나의 생활의 본질은 자기 스스로와 사사로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고, 그것을 다른 누군가와의 문답 형식으로 바꾼다는 것은 자살 행위와 진배없을 것이다. 내게 필요한 친구는 술집이나 카페에 가면 어울릴 수 있는 그러한 친구다. 영혼의 교류를 바란 적이 나는 없다.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을 얘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다.  -아이리스 머독, <그물을 헤치고>, 54쪽,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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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03 16:0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꼭 썼어야 하는데, 아깐 잊어서 추가....

---마지막으로 친구 신청 받아서 친구로 지내다가, 끊었거나 아예 안 받은 분들 중엔 서평용 책만 공짜로 받아서 리뷰하거나, 리뷰 대회용으로만 리뷰 쓰는 분들도 있다. 리뷰 대회에 참여하는 건 반대하지 않는데(나도 종종 한다), 리뷰 대회용! 으로만 글을 쓰는 건 뭐랄까 그 사람의 글에 대한 신뢰도를 팍 떨어뜨린다. 믿을 수가 없잖아요... 믿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친구로 삼아요?

건수하 2023-02-03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친구가 많지 않은데 (여성주의책읽기 하시는 분들 대거 추가 이후 별로 없)

자기계발서나 웹소설만 읽으시는 분들, 그리고 어린이책만 주구장창 있는 분들, 그리고 글이 전혀 없는 분들하고는 친구를 하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친구만으로 충분한 것 같…

잠자냥 2023-02-03 16:21   좋아요 2 | URL
아 저도 어린이책만 주구장창 있으면 저랑 서로 관심사가 다른 것 같아서 일단 제외합니다....ㅎㅎㅎㅎ

- 2023-02-03 17: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랄랄라 랄랄라 안녕하세요 저는 고귀한 잠자냥의 백델 테스트 기준이 되는 공쟝쟝입니다! 심지어 한 번 걸러진 것을 두 번 거르는 고급 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잠자냥이 나를 밀어내고 조롱하고 건너뛰고 혼내도 나는 그녀의 거름망~~~
사람들은 나를 걸러내지만 나는 사람들을 걸러내지 않지만 나를 걸러낸 사람들아 너희는 세젤페 내젤페 동물성애 변쟈냥에게 다가갈 수 없엇!!!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라고 쓰고 잠자냥이 나 친구 끊을까봐 소심해졌다. 그러지마냥🐈‍⬛홉스봐서 함만봐됴)

잠자냥 2023-02-03 17:34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 아 미쳐 어떻게 알았어요? 내쳐버린다 달려고 하다가 마지막 문장에서 참는다….

coolcat329 2023-02-03 2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저는 처음에 활동 없는 친구 자른다는 글인 줄 알고 순간 놀랐습니다. ㅋㅋㅋㅋ 저는 정말 아무런 활동이 없을 때 자냥님께 친구신청한 거 같은데 그냥 테스트 없이 수락을 하신 거 같아요.ㅎㅎ
참 비슷하네요. 저도 알라딘 고인물이신 분들 글들을 참 재미있게 읽지만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의 책들을 주로 읽으셔서 선뜻 친구신청을 못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분들은 직접 찾아가서 글을 읽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다락방님은 왠지 안젤리나 졸리 같이 생기셨을 거 같고, 물감님은 공유랑 이동욱이랑 닮았을 거 같고, 미미님은 엠마 왓슨이 떠오르니 프로필 사진이 참 큰 힘을 가진 거 같아요. 어째 여기 댓글들은 프사가 거의 고양이류인게 그것도 참 재밌습니다.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물감 2023-02-03 22:16   좋아요 1 | URL
흠칫....

잠자냥 2023-02-04 01:19   좋아요 2 | URL
아이구 활동 없는 친구 자르기는요! 제가 알라딘 관리자도 아니고 ㅋㅋㅋㅋ 프사 사진이랑 왠지 비슷할 거 같쥬? 그게 바로 사기캐입니다 ㅋㅋㅋ

coolcat329 2023-02-04 13:48   좋아요 1 | URL
하하 물감님 프사 바꾸셨네요 ㅋ

다락방 2023-02-06 14:11   좋아요 0 | URL
아 큰일이다. 저 안젤리나 졸리같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거 낭패로군요... 흠흠..

coolcat329 2023-02-03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리스 머독의 <그물을 헤치고> 저도 있는데, 올해 읽을 북리스트에 추가합니다. 정말 저 문장 맘에 드네요.

잠자냥 2023-02-04 01:20   좋아요 1 | URL
<그물을 헤치고> 오래전에 읽기는 했는데 괜찮았던 기억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2-03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는 다락방 님과 공쟝쟝 님과 물감님 이 세분과는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잠자냥 님과는 친구 사이가 된 그 날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글을 읽으면서 아..그래서 내가 친구가 된 거구나? 이제 깨달았습니다ㅋㅋ
첫 번째 다락방님 벡델테스트로 활용된 상황에 얻어 걸렸었구나! 생각했어요^^
다행이다! 다락방 님과 친하게 지내길 잘했네~ 가슴 쓸어내렸어요ㅋㅋㅋ
저는 밖에서 한 삼 년 놀다가 북플 들어왔었는데 잠자냥님 60 만 원 리뷰 적립금 받으셨다는데 내 친구 글에 안떠서 응? 친구 신청이 안되어 있었네? 미리 미리 안해놓고 게을렀구나? 친구 신청이 안되어 있어도
저는 진짜 잠자냥 님과 이미 오래전 친구사이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친구신청 뒤, 글을 읽으면 읽을 수록 내가 기억력이 약한 건가? 이 사람 좀 낯설다? 공쟝님도 어째 좀 낯설다?
서서히 시간 지나 아...진짜 새로운 친구 분이란 걸 뒤에 깨달았던~ㅋㅋㅋ
암튼 자냥 님의 친구에 속하게 해주신 점 거듭 감사드립니다^^
책 열심히 읽고, 리뷰랑 페이퍼 열심히 쓸테니 자르지 말아 주십시오!!🙇‍♀️

잠자냥 2023-02-04 01:22   좋아요 2 | URL
와 전 진짜 책나무 님 입담이 하두 구수해서 ㅋㅋㅋㅋㅋㅋㅋ 불알친구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 ㅋㅋㅋㅋㅋㅋㅋ 언제 친구가 됐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잠자냥 2023-02-03 21: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댓글 보니까 제가 진짜 뭐라고 ㅋㅋㅋㅋㅋ 아 여러분 걍 맘대로 하세요. 저 따위 인간 눈치 보지 말고! ㅋㅋㅋㅋㅋㅋㅋ (취한 자냥 올림)

햇살과함께 2023-02-03 22:02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 이때다 ‘다 받아 모드’

바람돌이 2023-02-04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친구가 289명이야요. 그것도 신청하는 분 다 받아줘서..... 잠자냥님은 안 받아준 친구 신청이 239명이구나.
아 이 숫자는 바로 인기의 차이요. 권력의 차이구나..... 나는 그래도 분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친구들 글 다보는거 너무 힘들어서.... ㅎㅎ
그런데 프사에 자기 얼굴 올리신 분들 글 올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는건 저만 그런건 아니었군요. 다행.... ^^

잠자냥 2023-02-04 01:25   좋아요 1 | URL
인기는요 개뿔 ㅋㅋㅋㅋ 글케 따지면 다부장 그 인간은 친구 2000명 넘는다고 전에 페이퍼에서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아 알라딘 서재가 그간 참 많이 쇠락했구나…. 아무튼 아주 예전만큼 많은 이들이 찾지는 않는 것 같아요. 서재-북플-투비….. 알라딘의 길은 과연!

은오 2023-02-04 0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학년 변자냥님 너무 귀엽고...... 변자냥님은 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아싸였다.
시장조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얜 뭐야? 그냥 나 따라다니다가 맘에 안 들면 가던가... 하던 은오는 어느새 하루 안 보였다고 변자냥님이 친히 찾아와서 바쁜가보네... 하는 사람이 됐고여. 그리고 제가 변자냥님 너무 좋아해서 친구 20명의 애정쯤은 혼자 대체하니까 변자냥님 친구 더 필요 없을듯?

잠자냥 2023-02-04 18:11   좋아요 2 | URL
그거 시장조사 차 찾아간 겁니다. 이대녀는 요즘 뭘 읽나.

단발머리 2023-02-04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냥님 친구인건 확실하고요 ㅋㅋㅋㅋㅋ 아니에요? ㅋㅋㅋㅋㅋ 제 목표는 이제 잠자냥님 번호 따는 걸로 하겠어요.
이 인간은.... 아무래도 어렵겠죠? 그건 다락방님한테만 쓸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2-04 18:12   좋아요 1 | URL
이 인간 품귀 현상. ㅋㅋㅋㅋ

다락방 2023-02-06 14:12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전화번호는 저도 못땄습니다. 시도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02-04 14: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친구라서 으쓱으쓱~~

잠자냥 2023-02-04 18:13   좋아요 1 | URL
자목련님 하고는 꽤 초창기부터 친구였던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3-02-06 14: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제가 잠시 한국을 떠나 있는 사이(응?) 이런 글이 올라와 있었네요.
저는 북플되고 나서 친구 가려받으려고 했다가 어느 순간 ‘내가 뭐라고..‘ 이게 와가지고 ㅋㅋㅋ 웬만하면 신청하시는 분들 다 맞팔로 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유령같거나 비엘물 잔뜩 올라오거나 그거 말고 그거 뭐죠? 라이트노벨? 그것만 엄청 읽거나 자기 얼굴만 대문짝하게 올린 남자라든가 하면 그와중에도 추가를 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의 안거르는데 그럼에도 걸러지는 분들이 있죠.

잠자냥 님, 저랑 가치관이 통하네요. 저는 일단 저를 좋아하는 사람을 높게 사는데 말입니다. 그런 사람을 잠자냥 님은 친구로 허락하시는군요. 매우 훌륭한 기준을 갖고 계십니다.

그럼 이만.

잠자냥 2023-02-06 14:4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미쳐 한결같은 자뻑 다부장 존경합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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