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심연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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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제아무리 맛난 사과라도 상자째 사지 않는다. 하나씩 손으로 직접 고른다.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상자 윗부분에는 보기 좋고 먹음직스러운 사과들이 번듯하게 놓여 있지만 아랫부분은 곯거나 문드러지거나 알이 더 작은 것들이 담겨 있기가 일쑤이다. 명절이라고 특별히 만든 과일 세트의 사과들도 실상 맛을 보면 푸석푸석한 경우가 많다. 어디 사과만 그러할까. 위아래 두 줄로 배열된 딸기도 위쪽에 비하면 아래쪽에 놓인 것들은 문드러졌거나 위쪽의 그것들보다 볼품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겉보기에는 번듯하지만 실상 그 아래는 곯은 사과가 담긴 그럴듯한 사과 상자, 과일 선물 세트.

<마음의 심연>의 크레송 일가가 사는 대저택 ‘라 크레소나드’는 바로 그런 허울 좋은 사과 상자를 떠올리게 한다. 사업에 성공한 지방 재력가인 앙리 크레송과 그의 아내 상도르, 그들의 잘생긴 아들 뤼도빅 크레송과 그의 아내 마리로르- 이 네 사람은 경제적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가장인 앙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무위도식하면서 권태에 찌든 삶을 어쩔 줄 몰라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기에 상도르의 남동생이자, 앙리 크레송의 처남인 필립이 찾아오는데, 그 또한 앙리의 눈에는 ‘멍청한 식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작품은 사랑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는 젊은 부부, 뤼도빅과 마리로르의 무심하기 짝이 없는 대화로 시작한다. 이 두 사람의 문제는 무엇일까 궁금한데, 곧 앙리의 아들이자 이 대저택의 유일한 상속자인 뤼도빅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이 년 전 겪은 자동차 사고로 거의 죽음 직전에 내몰렸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런데, 그 이후 정신이 좀 이상해졌다고 (주변인들이) 판단했는지 정신병원과 요양원을 전전하다 얼마 전 집으로 돌아온 터였다. 마리로르는 이런 남편의 존재가 참을 수 없다. 그는 더 이상 예전의 뤼도빅이 아니다. 하루 종일 몽롱한 얼굴로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멍청이’일 뿐이다.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다. 뤼도빅은 그녀와 달리 아직도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기에.

어쩌면 이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부터 잘못이었는지도 모른다. 뤼도빅은 애초부터 마리로르를 진심을 다해 사랑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주인공처럼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문제로 여긴’ 그에게 마리로르는 그가 온 생을 걸어 사랑할만한 여자였고, 그렇게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아내를 사랑하고 그녀와의 진정한 애정을 주고받기를 갈망한다. 그러나 마리로르는 그런 그와 달리 뤼도빅으로부터 사랑 대신 돈을 보았다. 그가 가진 배경과 재산이 그녀에게는 사랑보다 더 큰 의미였다. 사랑을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처럼 생각하는 뤼도빅의 순진함은 마리로르에게는 그저 ‘결정적이고 순전한 경멸만을 이끌어 낼 뿐’이다.  


그가 불행해진 것은 얼마 후 마리로르를 만나면서였다. 그는 사랑에 빠졌고 자신보다 상대의 삶이 더 중요해졌고 그래서 불행해졌다. 사랑하는 이와 삶을 공유하지 않았다면 덜 불행했으리라. (40쪽)


뤼도빅이 집으로 돌아온 것은 마리로르에게는 재난과도 같았다. 그는 죽었어야 하는데, 자신의 행복을 위해 그쯤에서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야 하는데, 살아 돌아오다니! 재앙의 시작이다. 마리로르는 사람들의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과부 역할은 멋지게 해낼 수 있지만 그 멍청이의 아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리고 그런 역할을 얼마 하지 않았는데도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이 권태로운 삶이 지긋지긋해 죽을 지경이다. 아들과 며느리를 지켜보는 앙리 크레송의 심경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아들은 머리가 좀 이상해진 것 같고 며느리는 속물에다 어리석다. 설상가상 못생기고 우둔한 아내 상드라에, 멍청한 객식구 처남까지 찾아와서 기생한다. 그런데다가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자꾸만 자기 아들이 이상해졌다고 수군거리는 것 같다. 어찌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그는 기막힌 생각을 해낸다. 아들이 멀쩡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되지 않겠는가! 파티를 열어,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그 파티를 위해서는 대단한 솜씨를 가진 사람이 안주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아내 상드라는 외모부터 하는 짓마다 그의 심기를 건드리니 우아한 안주인 역할로서는 불합격. 어디 좋은 사람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는 과부가 된 자신의 사돈, 마리로르의 엄마이자 뤼도빅의 장모인 ‘파니 크롤리’를 초대한다. 파티 주최자로 그녀를 점찍은 것이다. 그리고 파니의 등장은 이 대저택에 뜻하지 않은 파란을 몰고 온다.

어쩌면 이 파란은 예고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앙리가 파니를 떠올린 것은 그녀가 순전히 그의 아들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린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작품 후반으로 갈수록 이 눈물의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의문에 쌓인 교통사고, 그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뤼도빅.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주위 사람들, 가장 가까운 가족마저 그를 얼빠진 놈, 정신이 조금 이상해진 사람 취급을 한다. 특히 가족들의 냉대는 더 심하다. 그들은 사고 이후 뤼도빅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진짜 뤼도빅은 이미 죽었다. 그래서 그들은 뤼도빅을 부를 때 이름이 아니라, ‘그’라고 칭했고, 그가 눈앞에 있는데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 그런데 파니는 요양원에 있는 사위를 보고 진심으로 마음 아파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가 진정으로 멀쩡하다는 것을 믿는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녀가 보기에 오히려 이상한 건 이 대저택의 별난 부르주아들이다. 그들의 성격은 정상을 벗어나는 무언가가 있으며, 자신의 딸 마리로르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더 심하다고나 할까. 파니는 아주 오래전부터 뤼도빅만큼 불행의 중심에 접근한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파니의 눈에 이 번듯한 사과 상자에서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사과는 뤼도빅이 유일했을지도 모르다. 뤼도빅 또한 이 허울 좋은 사과 상자 안에서 자신을 꺼내줄 수 있는 유일한 손길은 파니뿐임을 알아본 게 아닐까. 슈만의 음악에 감응할 수 있는 사람은 이 대저택에 파니와 뤼도빅뿐 아닌가.

<마음의 심연>은 모든 면에서 독자의 예상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은, 오히려 사강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참 묘한 작품이다. 애초에 이 작품이 세상에 등장한 것만으로도 모든 독자의 예상을 벗어났으리라. 뤼도빅과 마리로르 사이의 영원히 소통 불가능한 고독한 사랑의 이야기일까 싶을 때 뜻밖의 전개가 펼쳐져 독자를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그 섬세한 문체와 서정적인 분위기는 역시 사강 작품이구나 싶어 읽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고 완벽하게 훔치며, 비록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그럼에도, 바로 그렇게 미완성으로 남았기에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무엇보다 사랑의 권태와 소통 불가능함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서 사랑의 강렬한 속성들-유혹과 열정, 매혹과 질투, 욕망, 시기-을 너무나 섬세하고 투명한 언어로 그려나간다. 그리하여 이 쓸쓸한 늦가을에 비록 그 끝을 알 수 없을지라도 그런 사랑에 빠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사강의 대다수 작품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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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25 13:4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상자 속 사과를 알아보듯 사람의 뒷면을 보는 눈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데 프랑스와즈 사강은 진짜 천재 맞는 것 같아요. 설계된 설정 자체가 천재스러운데, 그 이야기를 만지는 언어마저 섬세할거 같은 것이 리뷰에서 느껴집니다요 😩

잠자냥 2021-11-25 14:13   좋아요 4 | URL
사람의 뒷면보다 난 심연을 보는 눈이 있으면... 아니다 아니야. 그럼 인간관계 더 못맺을 듯. ㅋㅋㅋㅋ
이 작품은 사강이 언제 써놓았던 것일까 궁금한데... 비교적 노년에 썼고 파니에 감정이입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보았어요. ㅎㅎㅎ

그레이스 2021-11-25 16:42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 맞아요^^
스스로도 환멸을 느끼겠지만 상대방도 나를 꿰뚫어보는 듯한 사람과는 가까이 하기 싫을듯요^^

- 2021-11-25 21:00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왜 사람은 일케 이케 복잡쓰럽고 속스끄러운 존재인 걸까요? ㅋㅋ 난 심연까지는 자신 없고 뒷면정도만 ㅋㅋ 너무 후진 사람은 좀 걸러내고파….

새파랑 2021-11-25 13: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강의 작품을 읽다보면 감성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사과와 사강 왠지 잘 어울려요 ^^

잠자냥 2021-11-25 14:14   좋아요 5 | URL
그러게요, 가끔은 그녀의 감성이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아니, 제 무의식에 사강때문에 사과가?! ㅋㅋㅋㅋ
새파랑 님도 이 늦가을이 저물기 전에 이 책 읽으시라고 추천드립니다.

독서괭 2021-11-25 14:4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사과상자 속 사과에 비유하시다니 확 와닿네요. 전 사강 작품 딱 한권 읽어봤고 특별히 좋지는 않았는데, 이 책 궁금해집니다. 파니가 몰고 왔다는 파란이 궁금해요 ㅎ

잠자냥 2021-11-25 15:12   좋아요 6 | URL
전 사실 이 미완성 유작을 아들이 발견하고 내놓았다고 해서 아무래도 아들이든 편집자의 손을 분명 탔을 것이다... 이걸 과연 온전히 사강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까 의심하면서 읽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사강스럽습니다. ㅎㅎㅎ

페넬로페 2021-11-25 18: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첫 문단 사과와 딸기상자의 비유로 읽어보지 않아도 이 소설의 배경과 전개가 한번에 이해될 듯 해요. 저는 아직 사강에 입문하지 않았는데 그냥 좀 소녀취향같다는 생각을 쓸데없이 했거든요~~
읽어봐야겠어요.
잠자냥님 대치동 1타 강사 같으십니다^^

잠자냥 2021-11-25 21: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대치동 1타 강사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사강, 한 두 작품쯤은 읽어보셔도 좋을 거예요~~ ㅎㅎ

다락방 2021-11-26 0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이 작품은 미완성이라는 거지요?

저는 사강 작품 한 권 읽고 영 별로여서 그 다음부터 관심 1도 안두고 있었는데 이 리뷰를 읽어보니 이 책은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예전에 제가 보았던 프랑스 영화 <차가운 장미>도 생각나고요. 줄거리가 비슷한 건 아닌데, 거기에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자신의 며느리에게 ˝내 아들이 널 불행하게 만든다면 헤어져라˝ 고 얘기하거든요. 왜 이 리뷰 읽는데 그 영화 생각이 날까요?

읽어보고 싶은데 미완성이라니 읽을까 말까 이렇게 되네요. 줄거리는 흥미로운데...

잘 읽고 갑니다, 대치동 1타 강사 님!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6 09:39   좋아요 0 | URL
저도 한권 읽었는데 다락방님의 한권 뭔지 궁금해요! 전 <슬픔이여 안녕> 이었어요^^

잠자냥 2021-11-26 09:47   좋아요 0 | URL
네, 이 작품은 사강 죽은 후 아들이 우연히 발견한 원고랍니다. 그래서 미완성이고요. 미완성이라 저도 그 마지막에 아아, 어떻게 된 것일까! 궁금해죽겠는데, 제 나름대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미완성이지만 그 나름대로 재미나고요. ㅎㅎㅎ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그 영화와 살짝 비슷한 면도 있는데, 이 작품의 아버지는 아마 ˝아들아, 며느리가 널 불행하게 만든다면 헤어져라.˝쪽일 거 같네요. ㅎㅎㅎ

사강 작품 그 한 권이 뭔가요? 저도 궁금... 전 사강 작품 번역된 건 다 읽었어요. 심지어 <리틀 블랙 드레스>라는 책도 ㅎㅎㅎㅎ 그리고 새 책<신기한 구름>도 사놨습니다요.

아아, 실제 대치동 1타 강사였음 제가 지금 40평대 아파트는 있지 않았을까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1-11-26 0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여기서 끊으시면…. ;ㅁ; 넘나 궁금해집니다.

저는 사강 첫 작품 <슬픔이여, 안녕>만 읽어봤는데… 궁금해진 김에 하나 더 ‘읽고싶어요’ 에 담아봐야겠어요. 언제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독서괭 2021-11-26 09:40   좋아요 0 | URL
엇 다락방님댓글에 달고 보니 수하님이랑 읽은 책 한권이 겹치네요 ㅎㅎ

잠자냥 2021-11-26 09:48   좋아요 0 | URL
아아... 이 책 마지막에 제가 궁금했던 심정입니다. ㅎㅎㅎㅎ
이 책 글씨도 크고, 행간도 넓어서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락방 2021-11-26 09:51   좋아요 1 | URL
제가 읽은 한 권도 <슬픔이여, 안녕> 이었어요. 이거 읽고 선물 받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를 안읽고 팔아버렸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사강과 거리를 두고 있었죠. 하하하핫.

잠자냥 2021-11-26 10:02   좋아요 0 | URL
아, 다부장님 왜요;
사강 작품은 가을에 바바리 코트 입고 읽으면 제맛인데.....ㅋㅋㅋㅋ(단 바바리 안에 옷은 다 입어야 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1-26 10:22   좋아요 1 | URL
흐음.. 그러면 사강과 재회 해볼까요? 그렇지만...좀 더 있다가.........
 

새벽녘 그는 내게 다가와 작은 입술을 살포시 가까이 댄다. 그러고는 곧 내 눈썹과 코, 입술에 입맞춤을 한다. 그러다가는 급기야 그 작은 입술을 열어 조그만 혀를 내밀고 나의 뺨, 나의 입술, 나의 눈썹을 핥는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기쁨의 소리를 내뱉는다. 그릉그릉, 나는 그의 까칠한 혀를 느끼며 기분 좋게 웃으며 슬며시 다시 잠속으로 빠져든다. 내 둘째 고양이와 나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일주일 전인가 녀석은 나에게 무언가 기분이 상했는지 내가 잠드는 방이 아닌 다른 방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안타까이 불러도 오지 않는 그. 부르면 오히려 부르지 말라는 듯 차갑게 앵알거리는 그. 대체 무엇 때문일까 알 수 없지만 그날 이후로 나는 새벽녘 그의 입맞춤도 눈썹에 닿는 까칠한 혀의 기쁨도, 이윽고 이어지는 그릉그릉 자장가 같은 다정한 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밤들은 얼마나 허전했던가. 그러다가 문득 그는 혼자 마음이 풀렸는지, 며칠 전부터 다시 새벽이면 나를 찾아와 내 귓가에 그릉그릉 자장가를 불러주곤 한다.


올리브는 생이 그녀가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큰 기쁨은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여기에는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가 있다. 바로 그 때문에 작은 기쁨도 필요한 것이다. 브래들리스의 친절한 점원이나, 내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원처럼. 정말 어려운 게 삶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124쪽)



드디어 마침내, 요즘 <올리브 키터리지>를 읽고 있다. 노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한 노년 여성과 그녀 주변 인물의 삶을 묘사한다. 많은 이들이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을 좋아하는구나, 공감하면서 참 잘 쓴 작품이구나 감탄하면서 읽고 있는데, 때마침 위의 구절에서 눈길이 한참 머물렀다. 인생은 올리브 그녀가 생각하듯이 ‘큰 기쁨’과 ‘작은 기쁨’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로 이루어진다. 나의 ‘작은 기쁨’이란 무엇일까 생각하다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내 둘째 고양이, 그의 새벽녘 뽀뽀와 핥아줌, 그리고 그릉그릉 자장가 3박자라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요 일주일 녀석이 그 행복을 앗아간 후에야 깨달은 일상의 소소한 기쁨들….

어쩌면 내게 이 ‘작은 기쁨’은 ‘큰 기쁨’의 하나일 수도 있다. ‘결혼이나 아이처럼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일’이지만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도 존재하는 ‘큰 기쁨’- 나는 비혼주의자이므로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하는 종류의 큰 기쁨, 그러니까 ‘결혼’이나 ‘아이’같은 큰 기쁨은 내 삶에서 없고,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다. 사실 그것이 큰 기쁨인지는 여전히 내겐 의문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분명 그럴 것이다. 그 대신 나의 고양이들은 어느 날 문득 내게 찾아와 인생이라는 험난한 바다에서 삶을 지탱하게 해주고 있으며, 그와 함께 ‘위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해류’도 있음을 덩달아 깨닫게 해주고 있다. 녀석들이 아프거나 노화해 가는 것을 지켜보노라면 그 해류가 더 가까이 밀려오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짐은 어쩔 수가 없다.


다시 ‘작은 기쁨’을 생각해 본다. 올리브에게는 그녀의 커피 취향을 알고 있는 던킨 도너츠의 여종업이 있다. 나는 도시의 익명성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라 잘 가는 카페의 주인이 어느 날 알은체를 하면 그 카페에 더 이상 가지 않는 다소 괴팍한 성질의 소유자이다. 비슷한 이유로 식당에서도 알은체를 하면 그곳에 더는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던킨 도너츠 같은,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 점원이 내 커피 취향을 알아본다면 더더욱 기겁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들 중에는 기막히게 그런 취향을 잘 알아내는 이들이 있다. 나의 집 근처 편의점의 S 점원도 그런 이들 중의 하나가 아닐까. 어느 날 퇴근 후 늘 그렇듯이 나는 4캔 만 원인 맥주를 사서 계산대 위에 올려두었다. 그런데 점원 S는 아주 친절하게 계산을 해주면서 내게 물었다. “이 맥주 맛있어요?” “네, 저는 맛있더라고요.”하면서 주섬주섬 가방에 넣었다. 그 맥주는 국내 수제맥주인 ‘수퍼 스윙라거’였다. 사실 나는 언젠가 이곳에서 밝힌 적이 있지만 ‘서울숲’이라는 맥주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이 편의점에서 더는 그 맥주가 보이지 않아 대체용품으로 찾은 게 ‘수퍼 스윙라거’였다. ‘서울숲’이 아쉬웠던 터라 한마디 덧붙였다. “그런데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더 맛있어요.” 점원은 눈을 반짝이며, “그래요?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 맥주 냉장고 안에 있어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진열 안했는데 꺼내놔야겠네요. 그걸로 드릴까요?”한다. 점원을 귀찮게 하기가 미안해서 괜찮다고 말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그러고 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아마 그 다음 주였을 것이다. 나는 또 퇴근 후 4캔 만원을 주문처럼 떠올리며 그 편의점에 들러 또 다시 습관적으로 ‘수퍼 스윙라거’ 4개를 담았다. 냉장고에 서울숲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계산을 하려고 맥주 4개를 계산대에 올려놨는데, 바로 그 점원 S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을 덧붙인다. “서울숲 냉장고에 있는데 드릴까요?” 나는 화들짝 놀랐다. 일주일 전에 서울숲이 맛있다고 지나치듯 말했는데 그 점원은 그 사실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서울숲을 나 때문에 냉장고에 넣어뒀다는 말을 덧붙이니까 뭐랄까 몸 둘 바를 모르겠는 거였다. “아, 괜찮아요. 귀찮으실 텐데 다음에는 서울숲 달라고 말씀드릴게요.”하고 가게를 나왔다.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저 사람은 어떻게 그 많은 손님들 중에 내가 지나치듯 말한 ‘서울숲’을 기억하는 걸까. 손님들마다 어떤 담배를 좋아하는지, 어떤 맥주를 즐겨 사 가는지 다 아는 걸까? 문득 궁금했다. 그러다가 묘하게도, 점원 S의 관심과 배려가 그다지 불쾌하지는 않다는, 익명의 섬에서도 가장 미미한 익명으로 존재하기를 바라던 내가 내 취향을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더는 불쾌해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작은 기쁨’처럼 이 또한 나의 ‘작은 기쁨’이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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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4 11: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목의 ‘작은 기쁨‘을 보자마자 이건 올리브 키터리지다! 하고 달려왔는데 역시 그랫네요.

그나저나 저 처음 단락 읽고 아니, 이분 본격 19금 쓰시는 건가.. 했다가 ........
네, 뭐 그렇습니다. 흠흠.

잠자냥 2021-11-24 12:00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 다락방 님은 ‘작은 기쁨‘만 읽고 바로 아시리라 생각했습니다.
19금으로 낚아서 지송합니다. ㅎㅎㅎㅎㅎ

- 2021-11-24 14:40   좋아요 2 | URL
저도요…. 19금인 줄 알았다가…. (실망이네요, 응?) 절대 작은 기쁨이 기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11-24 12: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년의 어슐러 르귄이 떠오릅니다.
도시의 익명성이 편하시군요.^^
제게 편의점은 참 어색한 공간이예요
특히 점원만 혼자만 있고, 계산대에서 제가 물건을 고르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잠자냥 2021-11-24 12:03   좋아요 5 | URL
네, 저는 그래서 마을 주민들이 다 서로서로 아는 곳에 가서 살라고 하면 못살 거 같습니다..;; (올리브 키터리지의 마을 같은)
편의점도 그런 면에서 동네 가게보다는 편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만 그 편의점에서 제 취향을 알아버렸네요?! ㅎㅎㅎ

새파랑 2021-11-24 12: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센스 있는 편의점이네요 ㅋ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눈에 들어옵니다 ^^ 사먹어봐야 겠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2:39   좋아요 1 | URL
ㅎㅎ 서울숲도 슈퍼 스윙 라거도 추천합니다. 둘다 CU에서만 본 거 같아요.

페넬로페 2021-11-24 12:2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도 읽어야 하는데~~
근데 ‘서울숲‘이라는 맥주가 있다구요?
편의점 가서 찾아봐야겠습니다.
‘수퍼 스윙라거‘도요~~
책보다 맥주가 더 눈에 들어오니, 이런 ㅎㅎ^^
첫 문단의 모습이 옛 추억이 되고 이제는 코고는 소리가 진동하는 현실적 잠속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그런것 같아요^^
비혼주의 찬성요!
근데 요즘 넷플릭스에서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드라마 정주행했는데 비혼주의 여성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고민하더라고요~~

잠자냥 2021-11-24 12:41   좋아요 2 | URL
저는 드디어 올리브 키터리지 세계로 진입! ㅎㅎ
네, 서울숲은 CU에서만 판매하는 것 같아요. 칭따오처럼 가볍고 상쾌한 라거 좋아하는 분들 입맛에는 안 맞을 수도 있어요. 향도 있고 좀 씁쓸합니다~ ㅎㅎ

ㅎㅎㅎ 첫 문단의 모습이 옛 추억이라니! 이 댓글이야말로 19금 아닙니까?!
전 사랑하는 사람 이미 있습니다만 비혼을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크하하.

Falstaff 2021-11-24 12: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는 지금 <다시 올리브> 375쪽을 읽고 있습니다!!!

큰 기쁨.....을 알고 경험해본 자의 입장에서 말씀드립자면, 큰 기쁨은 그 안에 큰 외로움, 큰 아픔을 담고 있더라고요.
올리브 키터리지가 잘 알고 있잖아요. 어차피 세상은 지옥이라는 걸.

잠자냥 2021-11-24 12:43   좋아요 2 | URL
아, 요즘 <다시 올리브> 읽으시는구나, 전 이 댓글 얼핏 보고는 왜 다시 <올리브>를 읽으시는 것일까? 이미 읽으셨을 텐데! 했습니다. ㅋㅋㅋ 전 내친 김에 올리브 시리즈 다 끝낼까 싶기도 했으나 몰아읽기는 좀 힘들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장편 읽어야지;;

올리브 아줌마 현자 또는 점쟁이. 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1-24 12:47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님 말씀에 300% 공감합니다^^

mini74 2021-11-24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올리브.ㅎㅎ 그런 올리브도 넘을 수 없는 첫번째 며느리와의 사이 ㅎㅎ 저희 강아진 새벽이면 막 발길질을 해요. 어디서 넓은 초원을 달리는 꿈을 꾸는가 싶어 짠하기도 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2:45   좋아요 2 | URL
많은 분들이 올리브를 사랑하시던데, 전 올리브 같은 사람이 이웃(할머니)으로 있으면 힘들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은근 오지랖퍼... -_-;; 근데 그 며느리도 싫고;; 헨리 키터리지도 싫고(특히 모든 사람 짝짓기 해주려는 거);;;; 결론은 제가 인간 혐오자인가 봅니다. ㅋㅋㅋㅋ

미미 님 강아지의 새벽 달리는 꿈 응원합니다.

mini74 2021-11-24 12:47   좋아요 4 | URL
ㅎㅎ저도 옆집할머니로 만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제가 좋아하는 앤도 옆집 소녀라면 아마 피해다니지 않을까싶어요 ㅎㅎ

잠자냥 2021-11-24 13:22   좋아요 2 | URL
아이고! 앤!!! ㅋㅋㅋㅋ
저랑 제동생은 여자인데도 남들과 달리 유독 좋아하지 않는 소설 캐릭터가 있는데, 그애가 바로 앤입니다. 친구도 하고 싶지 않다고 고개 절레절레.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4 1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흐흐 19금을 기대하게 만드는 도입부로 많은(?) 분들에게 실망을 안기신(?) 잠자냥님- 하지만 고양이 입맞춤의 느낌을 아는 저로서는 이 또한 참 설레는 장면입니다.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싶네요.. 하 읽을 책 진짜 너무 많다. 서울숲이라는 맥주 처음 들어봐요. 이름이 상쾌해서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편의점 직원이 그렇게 센스가 있다니, 일하기도 힘들텐데. 어쩐지 감동적이예요.

잠자냥 2021-11-24 13:24   좋아요 1 | URL
역시! 고양이 입맞춤 아는 분은 다릅니다요! ㅋㅋㅋㅋㅋ
괭님도 언제 서울숲 마셔보아요~

- 2021-11-24 14: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우 좋다. 이 페이퍼 좋네, 그랴~~!! 저는 올리브키터리지 절반 정도 읽다가 말았어요!! 재미없었던 건 아니고, 이건 아껴뒀다가 인생 좀 알 것 같을 때 읽고 싶다… 이랬거든요. 이 사람들과 친해지기에 아직은 내가 좀 덜살았구나(?)하는 겸손함이랄까 ㅋㅋㅋ 히히. 맥주.. 맥주…. 저는 편의점 직원이 저를 알아볼까봐 너무 무서워요… (제가 취해서 못참고 광기에 휩싸여서 밤늦게 술 담아 간 적이 몇번 있는데 말입죠… 마스크 껴서 얼마나 다행인지…. 그 모습은 내가봐도 미친 사람 같았어…) 어제도 마셔서 오늘은 참아야하는 데…. 안대 안대…안..대…대..대….

잠자냥 2021-11-24 15:21   좋아요 1 | URL
<올리브 키터리지> 사람들이 아주 상찬했는데요(심지어 제 동생도 친구가 자기 인생 책이라고 하면서 선물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3분의 2쯤 읽은 현재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알겠지만 심정적으로 80% 정도만 좋아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노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ㅎㅎㅎㅎ 아직 젊은 것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주말마다 술을 쓸어담고 있는데, 편의점 주말 알바하는 그 친구는(서울숲 챙겨준 S 점원하고는 다른 사람) 절 모른체 해주면 좋겠어요. 근데 왠지 아는 거 같어...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2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는 안읽은 사람이 없군요???...........

잠자냥 2021-11-24 15:2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제가 바로 그 유명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1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었는데요! (심지어 엄마집에 동생이 선물받은 <올리버 키터리지>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만....그만..... 다부장님이 막 읽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입 사원인 제가 부장님 말씀 따라야죠. 네네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4 15:41   좋아요 1 | URL
음?? 아 저도 그 유명한 1인이네요! ㅋㅋㅋ

coolcat329 2021-11-24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 기쁨이란 누군가 내 삶에 들어오는걸텐데요...당연히 거기엔 고통도 따르더라구요.
잠자냥님에겐 고양이가 큰 기쁨맞네요.

지난번 김연경 식빵 잠자냥님 때문에 사먹었는데 이번엔 또 서울숲을 사겠네요 ㅋㅋ

올리브 키터리지 저는 마지막 장이 참 좋더라구요.

잠자냥 2021-11-24 21:52   좋아요 1 | URL
네, 저에겐 고양이들이 자식이나 마찬가지겠지요. 큰 기쁨! ㅎㅎㅎ 서울숲 쿨캣 님 입맛에 맞기를 기원합니다!

앗, 저는 아직 마지막 장 못 읽었는데! 오늘 마저 다 읽어야겠습니다.

건수하 2021-11-24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몇 년 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요…

그치만 첫 문단을 흐뭇하게 읽었답니다. 처음부터 그의 정체를 파악했지요 ㅎㅎ 저는 첫째 (프로필의 러블)랑 같이 살게되고나서 열흘 정도 첫 출장을 갔을때 다녀오니 모른척했다가 몇 시간 지나서는 팔을 지그시 꽉 물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십년도 더 전에…

서울숲! 저는 맥주가 잘 안 맞지만 궁금해서 마셔봐야겠어요. 한 모금 마시고 동거인에게 줘야지 ㅎㅎ

잠자냥 2021-11-24 21:55   좋아요 0 | URL
ㅎㅎ 고양이 키우는 분들은 첫 문단에서 다 그 느낌 아실 거예요. 수하 님 고양이도 그때 삐쳤다가 10일 만에 풀렸군요! ㅎㅎ 역시 예민하고 섬세한 녀석들.

서울숲 그 한 입이 맛있길 기원합니다~

건수하 2021-11-24 22:03   좋아요 1 | URL
아, 10일 정도 제가 자리를 비웠더니 삐져서.. 근데 몇일은 아니고 몇 시간 모른척 하더니 팔을 정말 지그시.. 아프게 꽈악 물었었어요 ^^;;;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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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알라딘 굿즈(절구) 때문에 산 책인데, 작가의 전작들보다 좋아서 절구가 더 기특하게 여겨졌다(응?). 김영민 교수 전공분야라 글의 깊이가 있었던 것 같고, 정치에 대한 온갖 사유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문학, 영화, 미술, 드라마 등을 예로 들어 재미나게 전달한 점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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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21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저도 절구를 갖게 되나요..

잠자냥 2021-11-21 21:0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그 절구 정말 괜찮아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1-11-21 22: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번달 마지막 주문으로 고양이서재 디자인의 담요를 골랐는데 말입니다. 언니 주려구요. 절구 필요한가 물어봐야 하나…

잠자냥 2021-11-21 23:23   좋아요 1 | URL
ㅋㅋㅋ 괭이들이 아프지 않아서 절구가 필요하지 않으면 더욱 좋지요~

책읽는나무 2021-11-21 2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절구 책!! 바로 기억한 책.
절구 갖고 싶어지게 만드는 그러한 책이란 거죠??ㅋㅋㅋ

잠자냥 2021-11-21 23:24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그 절구 책입니다! ㅎㅎ

mini74 2021-11-21 2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성의 절구인가요 ㅎㅎ

잠자냥 2021-11-21 23:24   좋아요 1 | URL
ㅋㅋㅋ 책은 절구의 그 치명적 매력에는 조금 못미칩니다만 책도 좋았습니다.

새파랑 2021-11-21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절구를 사면 책이 오는건가요? 😅 절구 쓸 일이 없어서 아쉽네요 ㅜㅜ

잠자냥 2021-11-21 23:25   좋아요 2 | URL
ㅎㅎ 그러게요, 절구를 샀더니 책이 딸려왔어요!

그레이스 2021-11-22 0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절구가 굿즈?
상상못한 조합인데요
호모 하빌리스?

잠자냥 2021-11-22 10:03   좋아요 2 | URL
절구가 왜 굿즈인지는 책을 읽어도 끝끝내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 2021-11-23 18:25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왜 절구였을까.. 왜 절구였니... 왜 절구였는지 모르겠지만 절묘한 굿즈였다.. 이 천재 알라딘 굿즈 마케터들아!! 이번에도 좋은 시도였다...!!

coolcat329 2021-11-22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행이네요~~^^

잠자냥 2021-11-22 10:04   좋아요 1 | URL
네 절구도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마음의 심연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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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랑해도 건널 수 없는 사람들 사이 그 마음의 심연을 사강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체로 그려나간다. 그런데 아아, 이렇게 끝나다니 너무해!!! 끝이 너무나 궁금하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브람스 대신 “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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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당신의 기록’ 이딴 걸 보내주었다. 항상 올해는 덜 사야지 하면서도 어김없이 작년보다 더 많이 사고 있는 이 현실. 그러나 나는 보시다시피 40대 여성 상위 0.3%에 속할 뿐이다. 출판계 주요 구매층이 30~40대 여성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내가 그렇게(?) 사도 0.1%에 속하지 않는 것을 보면....? 그나저나 8월에 받은 달콤한 적립금도 이제 다 바닥나서 3개월 순수구매액 0원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3개월 순수구매액 44,230원에서 알라딘 적립금 탕진). 이제 알라딘 적립금 플렉스 잠자냥은 저쪽 그래24로 가서 지난 9월에 국민서평대상 수상으로 받은 적립금 50만원을 써야겠다.....




왜 올해는 덜 사자는 결심은 항상 무너지는가.......



4월에 나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이렇게 사봤자 나는 상위 0,3%일 뿐이여..... 40대 여성들이여, 책 참 많이 사는군요. 참 잘했어요~



신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라스트 울프>
<저항의 멜랑콜리>, <사탄탱고> 등 라슬로 책 다 사놨다. 다 읽기 도전했었다. 그런데 이 작가 책 읽기 쉽지 않더라. 내가 좀 만연체 문장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두 작품 모두 3분의 1쯤 읽다가 일단 내려놓았으나, 꼭 모든 작품을 다 읽어보고 싶은 작가이다. 그러던 참에 이 책이 나왔다. 표제작 <라스트 울프>와 <헤르먼> 두 작품으로 구성된 중편집.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문학적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책’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일단 두께가 가벼워서 부담이 없다. 아, 그리고 알마에서 출간된 이 라슬로 시리즈 책 표지 진짜 다 너무 아름다움.




엘리자베스 문, <잔류 인구>
이 책, 출간되자마자 우리의 다부장님께 딸랑딸랑 아부용으로 선물했던 책. 그때 점심으로 두 가지 메뉴 드시면서 땀 뻘뻘 흘리는 부장님을 위해 이 책 굿즈였던 손수건도 보내드렸다. 그 후 나도 냉큼 샀는데, 그 사이 굿즈는 품절. 나도 손수건 갖고 싶다! 부랴부랴 예스24, 교보로 달려가 봤으나, 그 손수건은 알라딘에서만 주는 굿즈였네?! 역시 이 알라딘 굿즈 맛집이여. 아무튼 이 책은 세계 주요 SF문학상인 로커스상, 휴고상,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상 최종 후보작으로 어슐러 K. 르 귄이 극찬한 최고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70대 여성 노인의 행성 생존기’ 이 소개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는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
고골의 새 작품집이 나왔다. 그의 초기 걸작들만을 모은 선집으로, 이 작품집에는 푸시킨, 주콥스키 등 당시 최고의 문인들과 벨린스키 같은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큰 인기를 누린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에 수록된 작품들과 고골의 유일한 교양 소설이라 할 수 있는 <로마>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저메이카 킨케이드, <루시>
국내 초역작이라 냉큼 사서 읽었다. 내가 많이 접하지 않았던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한 작품. 분노 많은 소녀 ‘루시’의 성장기. 서인도제도의 앤티가섬에서 태어나 자란 뒤 열일곱 살에 외국인 입주 보모로 미국 뉴욕에 가 생활한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담겨있다. 그나저나 이 책 읽고 별 넷을 줬더니 ‘자냥 오별도 아닌 사별은 일단 미루겠다’는 댓글이 보여서 말씀드립니다. 자냥 사별도 실은 추천하는 작품입니다요. 이 책은 짧은데도 ‘식민주의, 탈식민주의, 흑인 페미니즘, 계급과 인종, 젠더’ 문제까지 고루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요.

아울러 시답지 않은 저의 별점 평가에 민감한 분들을 위해 가이드를 마련해드리자면....
자냥오별- 강추. 죽기 전엔 꼭 읽어보셈.
자냥사별- 추천. 웬만하면 한번 읽어보셈.
자냥삼별- 읽거나 안 읽거나 좋거나 나쁘거나 당신의 선택(기대보다 못했을 때 주로 주는 것 같다).
자냥이별- 장바구니에 담았다면 냉큼 이별하길.
자냥일별-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다. 시간 있다면 다른 책을 읽기를.




프랑수아즈 사강, <마음의 심연>
정말 오랜만에 읽는 사강. <마음의 심연>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미발표 유작으로 이 원고는 사강이 세상을 떠난 뒤 십여 년 동안 서랍 속에 깊숙이 묻혀 있다가, 그의 아들 드니 웨스토프가 발견하여 빛을 보게 되었다. 미완성 유작이라, 약간 의문이 드는 점은 아들이 얼마나 원고에 손을 댔느냐 하는 점. 그럼에도 요즘 이 책 읽고 있는데, 첫 문장부터 아, 사강이구나 했다.




요제프 로트, <4월, 어느 사랑 이야기>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유명한 요제프 로트의 단편 모음집. 표제작인 ‘4월, 어느 사랑 이야기’, ‘모범생’, ‘바르바라’, ‘역장 팔메라이어’ 등 수록된 작품 모두가 좋았다. 건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 독특한데 묘하게 잘 어울리는 비유 등이 인상 깊다.




코맥 매카시, <핏빛 자오선>
코맥 매카시 작품 읽을 때마다 실패하는데, 그래도 국경 3부작까지는 읽어보고 판단해야겠다 싶어서 이 책도 일단 샀다. 그런데 얼마 전 출간된 <신의 아이>부터 읽고 질려서 손이 가지 않는다. <신의 아이>에 넘나 심정적으로 힘든 장면이 나온다. 꼭 그렇게 써야 하나 싶은... 음.




테디 웨인, <아파트먼트>
리뷰 대회 있어서 구매. 리뷰 대회의 장점 중 하나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 뜻밖의 책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한데 테디 웨인의 <아파트먼트>가 거기에 속했다. 리뷰 대회 아니었으면 안 읽었을 텐데 생각보다 좋았다. 특히 90년대 문화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더 흥미롭게 읽었다.
    



허태연, <플라멩코 추는 남자>
이 책도 리뷰 대회 있어서 구매. 그런데 리뷰 대회의 단점 중 하나가 또 이렇게 괜히 책을 사게 되는 일도 있다는 것. 사실 적립금으로 샀으니 돈이 아까운 건 아니....(아니다 다른 책 살 수 있었잖아)지만 아무튼 꾸역꾸역 읽다가 3분의 2쯤에서 그만 포기하고 냉큼 팔아버렸다(그래서 아래의 책 사진에는 없음). 꼰대 주인공이 일단 너무 비호감이고.... 내가 평소 읽는 책들이 외국 고전이라 그런지 한국 현대문학 읽을 때 그 수준 차이를 더 절감하는 것 같다.....

올해 리뷰 대회 때문에 산 한국 현대 소설들 강화길, <대불 호텔의 유령>, 정유정, <완전한 행복>, 허태연, <플라멩코 추는 남자> 세 권 모두 대회 포기하고 책은 냉큼 팔았다는 후기... 그나마 <완전한 행복>은 흥미라도 있었다만.




김영민,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추석이란 무엇인가’라는 칼럼으로 출판계 블루칩이 된 김영민 교수. 사실 나는 이이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화제가 되었던 ‘추석이란 무엇인가’도 몇 번을 읽었으나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전작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를 읽었을 때도 그닥... 썰렁한 개그, 쿨함, 삐딱한 태도, 블랙유머 등이 있기는 있는데 읽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꼰대의 향기랄까.

그런데 이 책을 왜 구매했느냐!!! 바로 이 미니 절구 굿즈 때문이다. 진심 굿즈 때문에 책을 샀다. 이 절구로 말하자면...... 내가 마늘을 빻는 것도 아니고! 참깨를 빻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순전히 고영님들을 위한 것으로.... 우리 고영이들 약을 먹일 일이 종종 있는데, 알약은 도저히 멕일 수가 없다. 그래서 가루로 빻아서 영양제 같은 것에 섞어서 냉큼 입에 처넣어야 하는데, 그때 이 절구가 아주 유용하다능! ㅋㅋㅋㅋㅋ 전에 쓰던 절구가 깨지는 바람에 새 절구 주문했더니 책이 딸려왔다.





바로 이 절구! 100% 이 절구를 얻기 위해 김영민의 책을 샀다능. ㅋㅋㅋㅋㅋㅋ




토베 얀손, <무민의 특별한 보물>
400일 갓 지난 내 조카가 요즘 무민에 폭 빠졌다고 해서 구매. 아가야 근데 이모는 무민 큐브릭 있는 사람이다?! 녀석한테 빼앗기지 않게 조심해야지! ㅋㅋㅋㅋ




중고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대부분 사 모으고 있는 편인데 이 책은 구매하지 않았었다. 최근 중고로 나왔기에 냉큼 샀다.   




알리 스미스, <호텔 월드>
폴스타프 님 리뷰 보고 구매
    



다이허우잉, <사람아 아, 사람아!>
나도 이제 드디어 이렇게 뒤늦게 다이허우잉을 읽겠다. 이 책 또한 폴스타프 님 리뷰 영향.





오노레 드 발자크, <골짜기의 백합>
발자크가 좀 재미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은근 손이 안 간다. 그래도 이 작품은 좀 재미날 거 같아서 구매.  ‘이후 거의 모든 프랑스 연애 소설에 영향을 준 명작’이라고 하니 그래 어디 한번 읽어보마.




이반 투르게네프, <첫사랑>
소싯적 읽은 투르게네프 <첫사랑> 요즘 왠지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구매. <아르세니예프의 인생>을 옮긴 ‘이항재’ 번역본이라 이 책으로 선택했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쿠코츠키의 경우>
러시아의 빼어난 여성 작가 중 한 사람인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장편. 그의 영원한 테마인 ‘가족과 여성성’을 풍부한 일화와 다양한 세대의 풍경을 통해 그려나간다. 중고로 샀는데, 이 책을 판매한 사람 이름(도장)이 꽝 찍혀 있어서(그것도 책머리 부분에) 책 받아보고 대 실망... ㅠㅠ 여러분, 중고로 팔 책이면 책에 자기 이름 사인이나 도장 좀 남기지 말아요~~





한 달에 이 냥이 박스를 넘지 않게 사는 것이 나의 목표인데, 두 권은 이미 중고로 팔아서 사진에 안 보일 뿐... 역시 또 한 박스 가득 채운 듯.



음반


예전에 비하면 음반 구매량은 확 줄었다. 특히 록 음반은 요즘 웬만하면 잘 사지 않는데, 그럼에도 음악 들어보지도 않고 믿고 사는 아티스트들이 있으니, 빌리 아일리시와 스네일 메일이 그렇다. 둘 다 어린 소녀들이라 앞으로 더더욱 기대되는 꼬꼬마들(내 기준). 이번 앨범들도 다 정말 좋다. 스네일 메일 앨범은 나오자마자 알라딘에서는 품절이라 예스24에서 구매.



Billie Eilish, <Happier Than Ever>



Snail Mail, <Valentine>




세이수미, <Christmas, It's Not A Biggie>

국내 인디록 <허클베리핀>, <3호선 버터플라이>, <국카스텐>, <폰부스>, <언니네 이발관>, <줄리아하트>, <검정치마>, <몽구스>, <브로콜리너마저> 등등 열심히 듣던 시절이 있었다. 홍대 클럽에서 했던 소규모 공연도 다 찾아가서 볼 정도로 팬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듣지 못하겠는 음악들이 많아졌는데(대표적 <언니네 이발관>(정바비, 이석원), <줄리아하트>(정바비), <검정치마>(조휴일의 문제적 가사) 등) 그런 와중에 보물처럼 발견한 밴드가 세이수미(Say Sue Me). 부산 출신 4인조 인디록밴드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알려졌고 지금도 더 유명한 듯.  2017년에는 영국 레이블 댐나블리(Damnably)와 계약을 맺고 첫 영국투어를 성공적으로 다녀오기도. 서프록(Surf Rock)을 주로 하는 밴드로, 멜로디 뽑아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보컬 최수미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2019년 드러머 강세민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불행한 일도 있었다). 이들의 1, 2집과 EP앨범 모두 추천. 내가 오죽하면 이 크리스마스 앨범까지 샀을까. 올 12월 크리스마스는 이들의 앨범과 함께. 아무튼 3집 기다립니다. 세이수미여!




쟝쟝, 빌리 아일리시, 스네일 메일 한 번 들어봐~~ ㅋㅋㅋ




그리고 마무리는 역시 우리 냥이들로




어느날, 퇴근 후 집에 왔더니 녀석들이 다 안 보여서 어디 갔나 했더니?! 바로 여기에... 집사가 만들어 준 한국형 코다츠. ㅋㅋㅋㅋㅋ 앉은뱅이 책상에 이불만 덮어 씌웠을 뿐. 집사가 있을 땐 전기 장판 켜주지만, 없을 땐 아무래도 끄게 된다. 불 날까봐 무서움...;




요즘 약간 사춘기.... 아니 오춘기 온 것 같은 우리 둘째. 지난주 토요일부터 계속 숨어 있으려고만 해서 어디 아픈가 노심초사했다. 근데 또 먹는 건 잘 먹는 걸로 봐서 아픈 거 같지는 않고. 암튼 녀석 요즘 나한테 뭐 삐쳤는지 자꾸 거리를 둔다. 쳇. 내가 자다가 혹시 발로 뻥 찼나???? -_-??




알라딘 책베개의 참된 용도.


12월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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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1-19 12:1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 점심으로 두 가지 메뉴 드시면서 땀 뻘뻘 흘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정답이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완전 빵터졌네.

그나저나 이쪽 적립금 다 썼으니 이제 저쪽 적립금 쓰러 가는 플렉스.. 겁나 멋져. 언니 짱이야!! >.<

저 분명 굿즈로 절구 받았다고 해서 뭐야 굿즈로 절구가 뭐야 깔깔 하다가 절구 사진까지 보니, ‘나도 절구 받을까?‘ 막 이렇게 되네요? 저 어떡하죠? ㅜㅜ

잠자냥 2021-11-19 12:36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흘리고 계십니까? 시래기 된장국이면 틀림없이.... ㅋㅋㅋㅋㅋ

저도 저 책 굿즈가 절구인 거 보고, 웬 절구 그랬는데 이미지 보니 절구 그것참 매력적이더라고요. 사진 봐도 혹하죠? ㅋㅋㅋㅋㅋ 절구 마련~ 빵 만들 때 허브라도 좀 빻아넣어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1-19 13:22   좋아요 4 | URL
저 아래 페넬로페 님 댓글 보니까 절구 유용하대요. 어서 마련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11-19 20:23   좋아요 1 | URL
내가 하고 싶은 말 다락방님이 다해놔서 이하 동감. 저쪽 적립금 쓰러가는 거 너무멋져!!. 0.3 프로 잠자냥!~ 다락방은 몇프로일 것인가!! 어서 인증하라!! 랑 굿즈로 절구가 뭐야 깔깔. 나도 절구 받을까? ㅋㅋㅋㅋㅋ 무슨 소리야 난 이제 책을 안살꺼야. 허벅지를 또 찌른다. 이 순간 거의 비슷한 뇌의 흐름으로 읽었구나 우리...

Falstaff 2021-11-19 12:45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여태 스물한 살인줄 알았는데, 아니 그게 맞는데, 알라딘 전산망에 에러가 떠서 40대 여성 상위 0.3%라네요.
이런, 제가 대신 항의해줄께요! 세상에 이런 일이!!
<라스트 울프>는 저도 샀어요! 책에 실린 두 작품을 전에 읽었는데 책으로 나와서 얼른 사버렸습니다. 올해 말? 내년 초에 읽을 듯.
주로 중고로 사신 책을 읽어구먼요. 역시 전 신간에 약해요. ㅋㅋㅋㅋ
책 진짜 많이 사시네, 와!!! @.@

잠자냥 2021-11-19 12:51   좋아요 5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제 나이의 두 배로 계산하다니 이런 알라딘 나쁜 넘들! ㅋㅋㅋㅋㅋ
폴스타프 님은 워낙 문학 독서 범위가 넓으시니까, 좀만 기다리면 중고로 나오는 책이 많더라고요. ㅎㅎㅎ
폴스타프 님이야 말로 30대 남성 중 상위 0.01%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11-19 13: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6월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구매액이 제정신이 아니더라구요.
(충격적이라 여기 올릴수도 없음)
잠자냥님 별4개도 좋았었기 때문에 4개까진 마구 담고 있습니다~^^*♡

잠자냥 2021-11-19 13:13   좋아요 3 | URL
미미 님 6월에 무슨 일 있었는지 제발 알려주세요! 제발!!!!
넘나 궁금해요!!!! 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1-11-19 13: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진짜 많이 사시네요.
저는 40대 여성 1.5프로더라구요.
7월부터 정말 독하게 자제해서 3-4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근데 절구 때문에 원치않는 책을ㅋㅋㅋㅋㅋ
저도 절구 쓰는데 아주 유용하긴합니다.
고양이가 아프지 않아 절구 쓸 일이 없길 바랍니다.
둘째가 왜 그러는건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잠자냥 2021-11-19 13:15   좋아요 5 | URL
와, 저야말로 증말 독해져야 하는데;;; ㅎㅎㅎ
40대 여성 0,1%는 몇 권 사야 가능한지 좀 궁금하네요. 누가 인증 좀 해줬으면. ㅋㅋㅋㅋ

저 절구 생각해 보니 돈까스 먹을 때 참깨 가는 용도로 좋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
우리 둘째 정말 저도 궁금해요. 그래도 요즘은 조금 풀렸는지 새벽에 보면 제 옆에 와서 자고 있더라고요. 근데 그래도 그전보다 저한테 그루밍도 덜 해주고 ㅠㅠ 덜 그릉거려요. 쳇.. ㅠㅠ 둘째야 제발 말을 해보아~~~

Falstaff 2021-11-19 14:34   좋아요 3 | URL
알라딘 팝업 때문에 제 서재 폭파되기 전에 0.2% 기록한 적 있는데요, 한 달에 300권 정도만 더 사면, 300권 정도‘만‘이랍니다, 상위 0.1%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한 거를 조금 부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상위 0.1%, 천 명 가운데 한 명이 되려면 각 동네에 있는 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 각급 도서관 등에서 책 구입 담당자가 아니면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잠자냥 님은 일반 독자 가운데 최상위, 진짜 최상위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저는 ‘진짜‘는 아니고, 그냥 최상위 가운데 한 명.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11-19 13: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잠자냥님 페이퍼보고 찾아보니까 전 244권이네요 ㅋ
신간중에는 고골이랑 사강이 들어오네요 ㅋ 굿즈를 받기 위해 책을 사시다니 ㅋ 잠자냥님 보다 더 많이 사는 분이 있다니 놀랍습니다 ㅋ
책배게 용도가 저런거군요 ^^

잠자냥 2021-11-19 13:17   좋아요 3 | URL
러시아 사랑 새파랑님 고골 마련하셔야죠~ 사강도 좋아하시고 ㅎㅎㅎ
굿즈 때문에 책 사는 것도 생각해 보면 적립금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아요. 제 돈 주고 굿즈때문에 책 사지는 않을 거 같은;; ㅋㅋㅋㅋ

저희집에 있는 책베개는 대부분 고양이들 차지입니다. 굿즈로 주는 방석도. 담요도.. 몽땅.. ㅠㅠ 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11-19 1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부잣집 곳간은 마를 날이 없다는 옛말을 여실히 증명하는 자냥님의 적립금 퍼레이드입니다. 매번 저한텐 새로운 작가를 알아가는 신세계이니 모두 관심 갑니다.
냥이 박스에 담긴 책 한번에 캡쳐하면 되니 편리합니다^^

잠자냥 2021-11-19 13:18   좋아요 4 | URL
실제로 제 집 곳갓이(통장이) 마를 날이 없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ㅋㅋ 가득 찰 날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오, 냥 박스 한 번에 캡쳐! 좋은 아이디어네요. ㅎㅎ

페넬로페 2021-11-19 13:18   좋아요 4 | URL
생각보다 절구는 유용해요.
음식할 때 마무리 직전에 깨를 절구에 살짝 갈아 넣으면 더 고소할 것 같아 저는 그렇게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엄청 주부 9단 같지만 사실 그 반대예요 ㅎㅎ

건수하 2021-11-19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국민서평대상이라니… 이런 걸 받으시는 분들이라니… 이런 분들 덕분에 요즘 알라딘 서재에 빠져있습니다 ㅋㅋㅋ

(고양이들 넘 이뻐요!)

잠자냥 2021-11-19 14:22   좋아요 2 | URL
알라딘 서재 개미지옥에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이제 못 빠져나가요. ㅋㅋㅋㅋㅋ)

제 고양이들 예쁘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청아 2021-11-19 18:34   좋아요 3 | URL
수하님 조심하세요! 잠자냥님 이곳 개미지옥의 국무총리급입니다! 못빠져나간다는건 빈말이 아닌 실화입니다.(최대 피해자 중 하나인 미미)ㅋㅋㅋㅋㅋ

건수하 2021-11-19 19:33   좋아요 4 | URL
앗 제가 위험한 곳에 발을 들였군요 ㅋㅋ
미미님 금액 봤어요.
올해는 다른데서 많이 사서 저는 40대 여성 2.9 밖에 안돼요!

이럴 때 빨리 발을 빼야할까요? 지금이라도 어떻게…? ㅎㅎ

잠자냥 2021-11-19 19:38   좋아요 2 | URL
그렇게는 안 될 걸요~~ ㅋㅋㅋㅋ

청아 2021-11-19 19:42   좋아요 2 | URL
수하님 이미 그런 고민하시는 것만 봐도 늦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1-19 14: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니까요.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자냥오별도 수두룩빡빡인데(왜나면 그만큼 내가 읽은 책이 없으니까!!ㅜㅜ) 자냥사별을 챙길 여유는 없다니깐요.. 근데 지금 읽고 있는 <시월의 저택> 자냥사별이잖아! 꽥
절구에 빵 터지고 ㅎㅎ 굿즈는 냥이들 차지군요. 알라딘 적립금 다 소진하고 이제 그래24 적립금 소진하러 가시는 잠자냥님의 뒷모습 너무 멋지다.. 머쪄.. 부럽다
근데 잠자냥님도 0.3%라니, 0.1%는 대체 누가 하는 건가요. 전 6-8월에 집중적으로 샀는데 아무래도 백일장 이벤트 영향이 아니었나 싶네요. 10월부터 무척 자제중임다.
코타츠에 모인 냥이들 사랑스럽네요 그리고 부럽다...

잠자냥 2021-11-19 14:56   좋아요 4 | URL
ㅎㅎㅎㅎ 네, 오별 읽으시고 사별 중에서도 왠지 땡기는 건 또 먼저 읽으시고 그럼 됩니다요~ ㅎㅎ
0.1% 가능한 사람 저 이제 알아요. 저기 미미 님이라고 6월 한 달에 거의 백만원어치 책 산 분 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저도 11월부터는 자제모드.....(이게 자제인지;;)
우리 괭들 사랑해주셔서 감사~!

바람돌이 2021-11-19 14: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쁜 냥이들, 예쁘고 실용적인 절구에다 좋은 책들까지 정말 힐링포인트 팡팡인 글입니다.
심지어 책을 사는 저의 죄책감을 확 줄여주는 저 순위표, 세상에는 나보다 더 책을 사대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라는걸 진실로 보여주는 화면은 최고!!! ^^

잠자냥 2021-11-19 14:56   좋아요 2 | URL
저도 미미 님 페이퍼 보니까 죄책감 줄어들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11-19 18:31   좋아요 2 | URL
헉😱😭😭

책읽는나무 2021-11-19 1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때문에 제가 40대 모든 순위에서 자꾸 밀려나고 있었군요????
빨리 50대로 진입해야지!!!
그래도 50대 알라디너분들이 또 대거 포진!!!!
ㅋㅋㅋㅋ 갈데가 없네요ㅋㅋㅋ
그나저나 잠자냥님 주머니는 화수분 주머니!!
그렇게 썼는데 또 그만큼 남아 있네요?
아...부럽,부럽~^^ 셀럽보다 더한 부럽!!
12월에 주인님 또 책 사면 냥이들 또 볼 수 있네요~~주인님 책 많이 사주셔야옹~

잠자냥 2021-11-19 19:39   좋아요 2 | URL
ㅋㅋㅋ 적립금만이 아니라, 실제 주머니도 화수분이면 좋겠습니다! ㅎㅎ

우리 냥이들 12월에 또 만나요~~ ㅎㅎ

프레이야 2021-11-19 19:45   좋아요 2 | URL
ㅋㅋ 책나무 님 오십 대로 언능 드루와요~~ 아 옛날이여. 저도 사십 대 출신인데 말이죠.

책읽는나무 2021-11-19 20:04   좋아요 2 | URL
프레야님...조금만 기다리세요^^
이제 몇 년 안남았습니다ㅋㅋㅋ
그럼 프레야님이랑 금방 친구 되는 거죠?ㅋㅋㅋ

프레이야 2021-11-19 20:31   좋아요 2 | URL
60으로 넘어가기 전에 언능 와야 해요 ㅎㅎ

프레이야 2021-11-19 1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책베개 위 냥이님 넘 귀티가 좔좔
우아합니다^^

잠자냥 2021-11-19 19:40   좋아요 1 | URL
아니, 이 못난이가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프레이야 2021-11-19 19:47   좋아요 2 | URL
ㅎㅎ 울냥이랑 닮은 둘째아이도 귀요미에요.

mini74 2021-11-19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절구가 나와서 깜짝했어요 ㅎㅎ 뭘 삐뚜루 빠뚜루 빻으실려고? ㅎㅎㅎ 전 지금도 무민이 좋아요 몸매가 친근해서 더 좋아요 ㅎㅎ

잠자냥 2021-11-19 21: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알라딘 서재 분들 대부분 무민이랑 친근한 몸매일 텐데 말입니다. ㅋㅋㅋㅋ

- 2021-11-19 2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냥, 내 빌리 아일리시는 좋아하네. 세이수미 접수하겠네. 무엇보다 스네일 메일 고맙네.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정바비(야 이 새끼야)랑 진짜 검정치마는 .... ㅜ_ㅜ 귀에 물리도록 들었는 데... 이제 못 듣겠어서 느무 슬픈 것. 아아. 또 빡쳐. 정바비 이 개새끼야... 에고 으미없다. 플레이리스트에 짙은이랑 혁오는 아직까지는 살아있는 데.. 이제 나는 음~ 악~ 하~ 는~ 남자는 징그러... 아니면 자냥님 처럼 이미 죽은 남자 음악을 들어야하나요.

잠자냥 2021-11-19 21:51   좋아요 1 | URL
스네일 메일 MZ 그대 귀에도 좋을 것일세~ 그렇다네 죽은 남자들 음악을 듣거나 가사를 잘 모르겠거나, 아니면 저 멀리 영국쯤 살아서 소식을 속속 알 수 없는 남자들 노래를 들어야 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