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달린 고양이들 봄나무 문학선
어슐러 K. 르귄 지음, S.D. 쉰들러 그림, 김정아 옮김 / 봄나무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남과 다르면 살기 어렵지” 하지만 자유로울 수 있지. 고양이와 르 귄 여사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창문을 닫아두고 가두는 사람보다 열어두는 사람이 더 믿음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 그나저나 내 고양이들 어깨에 날개 숨어 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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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11-16 23: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과 고양이의 조합도 짱입니다~😉

잠자냥 2021-11-17 08:28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11-16 2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은 이미 아이디부터 냥이 입니다 ^^

잠자냥 2021-11-17 08:28   좋아요 3 | URL
맞습니다. 냥이 안 키웠으면 안 만들었을 닉네임 ㅎㅎㅎ

페넬로페 2021-11-16 23: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고양이와 책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실건가요?

잠자냥 2021-11-17 08:26   좋아요 3 | URL
헉…..!

유부만두 2021-11-16 23: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은근 재밌죠? 그죠?

잠자냥 2021-11-17 08:26   좋아요 2 | URL
네 특히 마지막 에피소드 뭉클

mini74 2021-11-16 23: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혹시 고양이가 쓴 거 아닐까요 ㅎㅎ 잠자냥님 냥이들 소집품검사 한 번 해보세요. 원고 나오는건 아닌가요 ~ 냥권땜에 소지품검사 못하는건가요 ㅎㅎ

잠자냥 2021-11-17 08:27   좋아요 2 | URL
ㅋㅋㅋ 안 그래도 요즘 우리 둘째가 고독을 즐기던데 나 몰래?! ㅎ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를 좋아한다. 시대를 앞선 그의 음악, 독특함, 창조력, 늘 혁명적이고 혁신적인 퍼포먼스, 어딘지 이단아 같은 모습 등등. 그를 능가할 음악가는 한동안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그는 내게 록 스타 중의 스타이다. 2016년 그가 황망히 세상을 떠났을 때, 너무나 일찍 사라진 그 별을 안타까이 여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는 어쩌면 정말 이 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돌아갔을지도 모른다고, 그러니 그 별에서 편히 쉴 것이라고 그렇게 얼마나 나 스스로 위로했던가.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은 나와 같은 보위 팬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게다가 그 보위 팬이 나처럼 책 덕후라면 더 눈이 뒤집힐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이 궁금해서 목록부터 열어보았다. 100권 리스트를 보는 순간 와, 이 사람 대체, 진짜 하며 감탄부터 쏟아냈다. 100권 중에는 문학 작품이 많지만, 만화, 잡지, 미술, 역사, 건축 등등 소설과 논픽션, 고전과 현대, 외설적이고 인습타파적인 작품과 그와 정반대의 작품 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마치 그의 음악과도 같다. 평소 보위 스스로 책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기에 이런 책을 읽었구나 얼마쯤 예상 가능했던 목록도 있었지만, 아니 이런 책까지 읽었단 말이야? 대단한데! 깜짝 놀랄 책들도 많았다. 그 100권의 목록 중 문학 작품만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시계태엽 오렌지>, <이방인>,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롤리타>, <허조그>, <바보들의 결탁>,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1984>,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 <서커스의 밤>, <핑거스미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 <길 위에서>, <플로베르의 앵무새>, <화이트 노이즈>, <한낮의 어둠>,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인 콜드 블러드>, <맥티그>, <거장과 마르가리타>, <패싱>,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등등. 놀랍기 짝이 없다. 그중에서도 <바보들의 결탁>, <서커스의 밤>, <플로베르의 앵무새>, <패싱>,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 같은 책을 목록에서 발견했을 때 나의 놀라움이란! 심지어 그는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를 100권 목록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의 끊임없는 창조력과 약자(또는 이방인 또는 소외된 이들)에 관한 관심이 어디서 나왔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 리스트이다.

과연 이 100권의 목록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학업 성적이 좋지 않았던 보위는 1963년에 학교를 중퇴했다. 딱 한 과목, ‘예술’에서만 대학 입학 가능한 레벨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발적으로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습득했다. 어릴 때부터 독서 습관을 갖추고 있었고, 음악가로 성공한 후에도 강박적으로 책을 읽었다. 비행기 여행을 싫어했던 보위는 미국에서 대부분을 기차로 이동하면서 특별한 여행 가방에 책들을 넣어 다녔다고 한다. 가방을 열면 모든 책이 선반 위에 말끔하게 꽂혀 있는 이동식 도서관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이동식 도서관은 무려 1,500권까지 담을 수 있었다. 보위에게 이북리더기를 선물하고 싶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왠지 종이책을 더 선호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책 환자들이 그렇듯이…. 아무튼 이 이동식 도서관 무척 탐이 난다. 2013년 런던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서는 <데이비드 보위 이즈 David Bowie Is> 전시회가 열렸는데, 회고전 형식으로 무대 의상, 그림, 손으로 쓴 노랫말, 영상, 스토리보드를 포함한 개인 물품 500점으로 그의 가수 경력을 돌아보았고, 기록적인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 회고전은 5년 동안 전 세계를 돈 후, 뉴욕의 브루클린 박물관에서 대장정을 마칠 예정이었는데, 캐나다 온타리오 전시회 때 처음으로 이 책의 바탕이 된 목록을 발표했다고 한다. 보위가 평생 읽었던 수많은 책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다고 생각한 100권’의 목록으로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삶에 크게 영향을 끼친 책으로 꼽았다는 것은 곧 그가 그만큼 좋아하고 아끼는 작품이라는 소리가 아닐까.

목록을 살펴보면 그의 예술적 감수성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 책들과 그의 성장과 관련된 책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이 ‘아이에서 사춘기 소년, 약에 취한 슈퍼스타에서 사색적이고 은둔적인 가정적인 남자로의 변모하는’ 보위의 생애가 자연스레 그려진다. 보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그의 이부(異父) 형 테리 번스가 비트 문학의 고전인 잭 캐루악의 <길 위에서>를 소개해준 것이다. 열두 살 어린 나이의 보위에게 그의 형은 케루악의 비트 고전을 소개함으로써 그의 세계관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고향 브롬리에 대한 보위의 문화적 환멸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보위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아버지에게 색소폰을 배우게 해달라고 조른다. 1999년 보위가 영국의 음악 매거진 <Q>에서 밝혔듯이 <길 위에서>는 그에게 “나도 저렇게 (미 대륙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했으며, “브롬리 사우스 역에서 망할 기차를 타고 빅토리아 역까지 가서 지긋지긋한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하는 생활은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했다. 또한 케루악의 책은 예술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새롭게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자유와 탈출, 자발성과 창조성(약물과 섹스) 등 비트 문학과 보위의 삶은 참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우주, 소외, 다른 세상에 대한 보위의 강박적인 관심은 그의 초기작 <Space Oddity>에서 만년의 <Blackstar>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 그는 성장기에 탐독한 과학소설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장 인상적인 페르소나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그의 첫 히트곡인 ‘Space Oddity’가 스탠리 큐브릭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음은 보위의 팬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텐데, 스탠리 큐브릭의 다음 영화인 <시계태엽 오렌지>와 앤서니 버지스의 동명 소설이 보위에게 끼친 영향은 더 엄청났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버지스의 이 책을 읽고 매료된 보위는 1972년 으스대고 못된 짓을 일삼는 이들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경력의 전환점이 되는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를 창조한다. ‘지기’는 불안정한 요소들을 취합해서 만든 캐릭터로 데이비드 보위를 상징하는 아이콘과도 같다.

보위를 상징하는 이 독특한 캐릭터인 ‘지기’는 어떤 면에서는 소외된 이방인이자, 사회에서 왕따로 취급받기 쉬운, 이해할 수 없는 괴짜이기도 하다. 보위는 성장 과정에서 분명 자신을 그렇게 이해했을 터이고, 때문에 평생 그런 이들에게 관심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그의 독서 목록을 보면 그 심증이 더 굳어진다. 주노 디아스의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의 ‘오스카’는 똑똑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심각하게 뚱뚱한 도미니카계 미국 이민자이며, <바보들의 결탁>의 주인공은 인종차별주의자에 대한 비판과 중세 철학에 대한 현학적이고 박식한 사색을 공책에 빼곡하게 적어 내려가는 인물로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보위는 이런 사회 부적응자에게 매료되었다. 동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1967년에 발매한 그의 첫 솔로 앨범에 수록된 엉뚱한 매력의 ‘Under Arthur’는 바로 이러한 캐릭터를 묘사하고 있는데, 30대 초반의 주인공은 여전히 만화책을 읽고 배트맨을 추종하며 일과가 끝나면 자전거를 타고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온다. 한편, 어릴 때 브릭스톤에서 보드빌 쇼를 보고 록 스타로 투어를 다니면서 퇴폐적인 무대를 꾸미기도 했던 보위는 분명 유랑 서커스단과 프릭쇼(기형의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볼거리로 내세운 쇼)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그가 가장 과소평가된 1980년대 영국 소설 가운데 하나인 <서커스의 밤>을 칭찬한 것은 뜻밖의 일이 아니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보위가 이 책을 100권에 꼽았다니, 당장 읽어야겠다 싶어서 드디어 어젯밤 이 책을 펼쳐들었다.

그의 정체성과 관련 지어 영향을 끼쳤으리라 짐작되는 책들도 보인다.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노리스 씨 기차를 갈아타다>나 트루먼 카포티의 작품. 또 미시마 유키오의 책도 눈에 띈다. 보위가 <Heroes> 앨범을 녹음할 때 살았던 베를린 아파트 침실에는 그가 직접 그린 미시마 유키오의 초상화가 있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보위가 미시마 유키오의 마초적인 무사 정신, 그중에서도 그 퍼포먼스에 매료되었으리라고 분석하는데, 나 또한 어느 정도는 그 평가에 동의한다. 또 보위의 베를린 3부작과 이기 팝의 <The Idiot> 앨범에 나오는 기계 소리들은 알프레트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위는 오웰의 <1984>에도 크게 영향을 받았는데, 어느 정도이냐면 1973년에 <1984>를 뮤지컬로, 그 후에는 텔레비전 쇼로 만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판권을 관리하던 오웰의 부인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보위는 이미 어느 정도 녹음 해놓은 곡들이 많아서 그 곡을 어디에 써야 할지 난감했다. 그 고민의 결과물이 1974년 앨범<Diamond Dogs>인데, 2013년 NME는 이 앨범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 중 하나로 선정했다.

<1984>처럼 전체주의 사회에 반대하는 생각은 보위의 초창기 곡인 ‘We Are Hungry Men’, ‘1984’, ‘Scream Like A Baby’에 계속 모습을 드러낸다. ‘Scream Like A Baby’에는 게이 평화주의자가 화자로 등장하는데, 그는 친구 샘과 함께 눈가리개를 하고 쇠고랑을 찬 채 어디론가 끌려가서는 정부의 구미에 맞게 사회에 통합되는 법을 배울 때까지 약물을 주입당한다. 여기에서 <시계태엽 오렌지>와 <1984>, <한낮의 어둠>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다. 보위의 관심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읽은 목록 가운데 넬라 라슨의 <패싱>이 눈에 띄는데, 보위는 인종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소말리아 출신의 무슬림 아내와 혼혈 딸을 둔 그였기에 인종 정체성 문제에 마땅히 예민했던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보위의 목록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을뿐더러 정보가 되는 책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단지 흑인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다>는 보위를 이해하는 데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꼽는다. 인종에 대한 보위의 관심은 ‘Black Tie White Noise’ 같은 음악에 드러났고, 보위는 <NME>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알아보고 이해하기 시작한다면, 그리고 모두에게 백인과 똑같은 특징을 찾지 않는다면, 진실하고 의미 있는 통합을 이룩할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겁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을 읽노라면, 이런 책을 읽었기에 그가 그토록 혁신적이고 자유로운 음악 세계를 죽음을 앞둔 직전까지 펼칠 수 있었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으로 알게 된 진실은 대부분의 책 환자들이 그렇듯이, 보위 또한 책을 통해 끊임없이 위로받았다는 사실이다. 앞서 말했듯이 보위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쳤던 그의 형은 조현병을 앓다가 자살로 비극적인 삶을 마감했다. 이 정신병력이 모계로부터 유전되는 것임을 알고 있던 보위는 자신에게도 그런 증상이 나타날까봐 평생 두려워했다. 많은 이들이 보위의 지칠 줄 모르는 창조성은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광기로 표출되었을 수도 있는 조증을 슬기롭게 활용했기 때문은 아닐까 추측했는데, 보위는 중년에 이르러 이런 생각이 사실임을 확인해 주기도 했다. 1993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은 광기에 집어 삼켜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와중에 심리적으로 어마어마하게 망가집니다. 나는 (우리 가족 중에) 행운아였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이니까요. 나의 심리적 과잉을 모두 음악에 쏟아 부을 수 있었고, 그런 다음에는 항상 떨쳐버릴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그런 일이 내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은 거죠.”라고 말한 바 있다. 자신도 언젠가 형처럼 광기에 집어 삼켜질 수 있다는 공포에 평생 시달렸던 그가 정신을 놓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책이었다. 보위에게 책은 세상과 만나는 통로이자 피난처였고 그의 예술 세계를 넓혀준 바탕이자 그 자신의 삶의 지도였다. 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독서는 뭐니 뭐니 해도 도피’라고 말한다. ‘우리는 책을 읽는 동안 자신에게서 벗어나 다른 사람으로 다른 관점으로, 다른 의식으로 도피한다. 그러고 나면 한없이 풍요로워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16쪽) 말한다. 보위는 책을 통해 자신에게서 벗어나 한없이 풍요로워진 모습으로, 음악으로 돌아왔다. 이 100권의 목록이 그 증명이다. 보위의 100권에 견줄 나의 100권, 그리고 책을 읽는 우리, 당신의 100권 목록도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아무리 봐도 아름다운 지기 Zigg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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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1-15 16: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부캐의 선구자애 책목록이 어마어마하네요. 우와 !!! 겹치는 책 몇 권에도 무지 흐뭇해집니다 . 데이빗 보위 연기도 참 잘했는데 어릴 적 라비린스에서 본 보위모습에 반했었죠 *^^* 마지막 사진👍 담배연기가 아우라처럼 뿜어나오네요 ~~

잠자냥 2021-11-15 17:01   좋아요 4 | URL
그쵸 보위랑 겹치는 책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뿌듯 흐믓~ ㅎㅎㅎ

독서괭 2021-11-15 16: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페이퍼를 쓴 잠자냥님이 더 놀랍다... (보위를 몰라서 그런가요??ㅋㅋ)
아니 근데 여행가방에 1500권까지 넣을 수 있다는 건 대체 어떻게 가능한거죠? 미국책들은 무게가 가벼워서 가능한 걸까.. 어떤 형태인지 진심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예술은 문학이나 음악이나 다 통하는 부분이 있나봐요. 음알못인 저는 그냥 멋있따...!! 감탄할 뿐입니다.

잠자냥 2021-11-15 17:02   좋아요 4 | URL
맞아요. 그 여행 가방 정말 궁금하죠? 실물 영접하고 싶습니다. ㅎㅎㅎ 아마도 페이퍼백이라 가능했을 거 같기도.
문학과 음악, 예술은 통한다는 말씀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1-11-15 17: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길 위에서>에 대한 언급은 여기저기에서 종종 볼 수 있는데 그래서 언젠가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어쩐지 재미 없을 것 같아 자꾸 뒤로 미루게 되더라고요. 사실 저는 보위를 잘 모르지만 잠자냥 님의 이 글을 읽고 나니 ‘도대체 길 위에서가 어떤 책이길래 그러지?‘ 하고 이번참에 읽어야겠다 싶어져요. 책은 사뒀을것 같은데, 그건 집에 가서 확인해봐야 겠네요. ( ˝)

Falstaff 2021-11-15 19:10   좋아요 6 | URL
아이쿠....
다락방 님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 문제작이며, 당연히 저도 무진장 재미나게 읽은 <길 위에서>를, 읽지 마시라 권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기어이 읽고나서 (@*($#@ 하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ㅋㅋㅋㅋ 아, 개운해! 먼저 읽어본 자의 우쭐함이라니 말입니다.
근데 위에 쓴 건 진심이거든요. 다 부장님, 승질 터질 수도 있습니다. -_-;;;

잠자냥 2021-11-15 23:23   좋아요 1 | URL
다부장님, <길 위에서>는 늙어서 읽을수록 그 맛이 떨어질 텐데….. ㅋㅋㅋㅋ

다락방 2021-11-16 10:00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 님/ 집에 가보니 책장에 1,2권 나란히 꽂혀있길래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욕은 그 뒤에... ㅋㅋㅋㅋㅋ

잠자냥 님/ 그렇다면 아직 스물한살인 저는 한창 젊으니 괜찮겠네요? 후훗. 도전!

잠자냥 2021-11-16 11:15   좋아요 0 | URL
다부장 님 우리 한 살씩 더 먹지 않았어요?
다부장님은 이제 스물두 살 전 이제 스물한 살!

- 2021-11-18 11:11   좋아요 1 | URL
스물한살인 저도 도전 ㅋㅋㅋㅋ 아니다 나 스무살로할께 ㅋㅋㅋ 스무살!!!

새파랑 2021-11-15 18: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위의 100권중 읽은게 그래도 두권이네요. 역시 보위도 문학소년이었군요~!! 역시 👍

저도 <길위에서>가 관심이 가네요 ㅋ 표지가 인상적이던데~~ 데위빗 보위는 이름만 알고 음악을 안들어봤는데 ㅎㅎ 저의 음악 감성 인생을 반성합니다 😅

잠자냥님의 백권도 궁금합니다 ^^

잠자냥 2021-11-15 23:26   좋아요 2 | URL
ㅎㅎ 이 페이퍼에 언급된 책들은 100권 중 제가 추린 목록이니, 실제 100권 목록을 살펴보시면 더 겹치는 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파랑 님은 브리티시록 좋아하시니 보위 노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1-11-15 1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데이비드 보위는 워낙 개성이 강하고 톡톡 튀는 면이 많아 책과의 연결은 생각도 못했어요. 이 또한 나쁜 편견이겠지만요.
다양하게 읽고 생각을 넓혀야 창의적인 새로움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또 알게 되네요^^
읽은 책과 영화가 몇 개 있지만 갯수는 안 알려줌~~

잠자냥 2021-11-15 23:27   좋아요 2 | URL
그 개성과 톡톡 튀는 면들 가운데 책에서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는 것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Falstaff 2021-11-15 20:2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음.... 저도 백 권의 책, 준비, 해보겠습니다. 비장한 마음으로 말입죠. ㅋㅋㅋㅋ

잠자냥 2021-11-15 23:27   좋아요 3 | URL
오, 폴스타프 님의 100권은 특히 더 궁금합니다. ㅎㅎ

다락방 2021-11-16 10:00   좋아요 3 | URL
오오 폴스타프 님의 백권 기대합니다! 공개하라, 공개하라!!

포스트잇 2021-11-15 2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나오자마자 구입했습죠. ... 구입했습죠.... ..... 아직도 안 읽고 있는데 잠자냥님은 벌써
다 읽으시고 페이퍼까지 완료. 부럽네요. 아쉽게도 보위의 직접적인 글이 아니라서 조금 실망한 점도 있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샀는데 몇페이지 못읽었네요.ㅠ

잠자냥 2021-11-15 23:34   좋아요 2 | URL
네, 저도 그 점이 가장 아쉬웠어요. 보위가 직접 쓴 서평이거나 보위의 코멘터리가 깃들어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읽다 보면 약간… 음 이건 너무 저자의 뇌피셜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평점은 별넷. ㅎㅎ

coolcat329 2021-11-16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목록이 저도 반갑고 놀라워요~
데이빗 보위 이름만 아는데 잠자냥님같은 팬들에겐 이 책은 큰 즐거움을 줄거 같아요.
보위가 직접 쓰지않았다는게 조금 아쉽지만요.

잠자냥 2021-11-16 11:20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 보위가 직접 썼다면 정말 이건 소장각!!! 자자손손 물려줄 책! 그러나 직접 쓴 책이 아니라서 아쉽.. 하지만 목록은 그가 고른 거라니까 믿습니다. ㅎㅎㅎ

- 2021-11-18 11: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데이빗 보위 멋있는 사람이네요! 음악만 좋은줄 알았는 데… 사람은 더 멋있어!!
잠자냥님 영화 <바스키아>봤어요? 저는 그 영화에서 본 보위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ㅋㅋ (참고로 그는 앤디워홀을 찰떡처럼 연기함 ㅋㅋㅋ) 그래서 연기자인줄 알았지 뭐예요?!? 그러다 또 다른 영화에서 보위 음악을 알게되고 그렇게 주요 음악(?)을 알게된 수준으로 좋은 감정을 느끼는 정도인데… 진작부터 알고 좋아한 예술가였다면 이런 독서광인줄 알았다면 그리고 제가 열몇살 언저리였다면 꽤나 앓았을 그런 인물이겠다 싶어요! 원래 어릴땐 뮤지션 좋아하잖아요?ㅋㅋㅋㅋㅋ
보위옹! 얼마전에 을지로 힙지로에서 간판에서 만나서 반가웠는데 ㅋㅋㅋ 관련된 영화를 좀 찾아봐야겠어여 ㅋㅋㅋ

잠자냥 2021-11-18 13:12   좋아요 3 | URL
쟝쟝 그대의 오픈마인드라면 지금도 보위옹에게 빠질 수 있소. 그대에게 <벨벳 골드마인>을 추천하오. 보위옹은 나오지 않지만 보위옹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오~

그레이스 2021-12-09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당선 축하드립니다.
데이빗 보위 제게는 감당할 수 없는 음악^^

mini74 2021-12-09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축하드립니다 *^^*

독서괭 2021-12-09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크 역시나~ 축하드려요 자냥님^^

건수하 2021-12-10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잠자냥님 뒤늦게 왔어요. 축하드립니다 ^^

(다른 분들 글은.. 제가 좋아요를 눌렀거나, 댓글을 달았던 글이라서 북플 알림이 와서 알았구요.
저는 이달의 리뷰, 이달의 페이퍼가 있는 줄은 어제, 어디서 보는지는 오늘 알았...)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
존 오코넬 지음, 장호연 옮김 / 뮤진트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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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 팬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책. 그의 독서 목록을 보면 실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런 책을 읽었기에 그런 음악과 예술이 가능했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와 이런 책까지 읽었어? 놀라게 되는 목록도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보위가 직접 쓴 리뷰나 코멘터리는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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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1-14 1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보위가 누군지도 모르는 1인…..🙄

잠자냥 2021-11-14 21:5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모를 수도 있죠!

붕붕툐툐 2021-11-14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위가 직접 쓴 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죠~ 라지만 보위가 누군지 모른다 22222

잠자냥 2021-11-14 21:54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그래도 저 책 목록은 보위 목록입니다만, 보위 몰라도 보위 노래 다른 가수들이 커버한 곡은 아마 들어보셨을 거예요. ㅎㅎ 들어보면 아, 이 노래! 하실 듯.

붕붕툐툐 2021-11-14 21:55   좋아요 3 | URL
엄훠, 가수예용? 작간 줄!ㅋㅋㅋㅋㅋㅋ

- 2021-11-14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안다. 스탈~맨~웨이팅 인더스까~이~ 이랑~ 히어로는 제 달리기 쏭~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분의 희안한(?) 패션과 연기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런데 맙소사.. 책 읽는 가수였어. 갑자기 인물에 호감.

잠자냥 2021-11-14 22:32   좋아요 2 | URL
책 목록 보면 더 반할걸용. ㅎㅎ

- 2021-11-14 23:38   좋아요 1 | URL
정말인지 이웃들의 고퀄 눈높이(?)때문에 즐길게 너무 많아져서 큰일임돠.
 
루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3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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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관계인 엄마와 가족, 자기가 속한 사회(인종, 계급 등)와 안녕을 고하고 철저히 홀로서기에 나선 한 소녀의 치열한 성장기. 140쪽 남짓 짧은 작품인데, 이상하리만치 진도가 더뎠던 것은 루시, 이 ‘화’ 많은 소녀의 분노가 이해되기도 하지만 불편한 지점도 많았기 때문. 마음이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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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11-14 0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5살 중딩이 읽어도 괜찮을까요?? 가끔 딸에게 자냥님 추천 책을 권하는데, 황금물고기 완독. 펠리시아 중도하차 ㅋㅋ 지는 짧아서. 또 첨 보는 작가라. 손택 여사 추천이라. 소녀의 분노가 궁금하여 읽고 싶어용^^ 아 또 표지가 넘 예뻐서^^

잠자냥 2021-11-14 09:47   좋아요 3 | URL
아,,, 주인공이 소녀라고 해도 19~20세이고요. 주인공 루시. 이 아가씨가 자기 분노나 상처를 무의미한 성적 관계로 해소하는 장면이 많아서 중학생에게는 부적절하지 않나 싶어요.

단발머리 2021-11-14 0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을까?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잠자냥님 평 보고 읽는 쪽으로 갑니다. ㅎㅎ

잠자냥 2021-11-14 09:48   좋아요 3 | URL
네~ 읽어보셔도 좋을 작품입니다.

coolcat329 2021-11-14 1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나오자마자 잽싸게 읽으셨네요~~^^

잠자냥 2021-11-14 12:25   좋아요 2 | URL
ㅎㅎ 네! 처음 읽는 작가라 궁금해서 반갑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책 분량이 길지 않아 또 금방 읽을 수 있었고요.

붕붕툐툐 2021-11-14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냥 사별이라 고민한다. 왜? 자냥 오별도 읽을게 쌓여있으니까!ㅎㅎㅎㅎ

잠자냥 2021-11-14 22:3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자냥 사별 오별 아유 웃겨유 ㅋㅋㅋ

독서괭 2021-11-14 23:52   좋아요 1 | URL
저도 딱 이 생각을 ㅋㅋㅋㅋ
 

법의학자(VO) (중성적이고 단조로운 목소리) : 안구 하나는 계단의 마지막 단 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시신경이 완전히 보존된 상태의 완벽한 안구였습니다. 이 안구는 어떤 기구의 도움도 없이 적출된 것이었습니다. (사이) 마담 당자르와 마드무아젤 당자르의 시신은 층계참 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뼈와 치아, 그리고 황색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 짝, 두 눈알, 머리핀 약간, 수첩, 열쇠 꾸러미, 코트 단추 하나가 바닥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사방 벽과 문 위에 선혈이 튀어 7피트 높이까지 자국을 남겼습니다.
판사(VO) :  이 주석 항아리가 두 모녀를 내리친 그 주석 항아리입니까?
(레아가 눈을 들어 쳐다본다)

판사(VO) : 레아 뤼통, 10년간의 노역형에 처한다. 앞으로 20년 동안 르망 시 출입을 금한다.(사이. 크리스틴, 레아 옆에 선다.) 크리스틴 뤼통. 신발을 벗기고 맨발로, 속옷만 입힌 채, 머리에 검은 베일을 씌워 르망의 공공 광장으로 데리고 간다. 그곳 모든 르망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참수형에 처하도록 한다.
레아 (앞을 똑바로 쳐다보며 더듬거리면서 노래한다.)

잘 자요, 내 어여쁜 언니, 잘 자
까마귀는 까악까악
양들은 메헤헤
언니 곁에는 나
내 착한 언니
두 눈을 감고 잠들어요. (웬디 케슬먼, <이 집에 사는 내 언니>, 113~114쪽)


얼마 전 미미 님이 ‘파팽 자매’ 사건을 언급한 적이 있다. 미미 님의 페이퍼에도 자세히 적혀 있지만 이 파팽 자매 사건은 그 끔찍함과 기괴함 때문에 프랑스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고, 많은 지식인과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했다. 이 사건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1933년 2월 2일 파리 남서쪽 르망(Le Man)이라는 소도시의 뷔예르가 6번지에서 남자주인인 랑슬랭 씨가 외출한 사이 그 부인과 딸이 두 하녀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하녀들은 그 집에서 7년 가까이 착실하게 일해 온 자매로 이름은 ‘크리스틴, 레아 파팽(Christine & Lea Papin)’이다. 모녀의 시신은 칼로 난도질당하고 눈알은 손가락으로 후벼 파진 채 발견되었고, 사건 직후 자매는 체포되어 언니 크리스틴은 참수형, 동생 레아는 10년 노역형과 추방령을 선고받았다. 그 후 크리스틴은  종신형으로 감형,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렌의 국립정신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식사를 거부하고 1937년 병원에서 사망했다. 동생 레아는 형을 마치고 다시 하녀와 세탁부로 생활하면서 2001년까지 생존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건은 영화로 여러 차례 만들어졌고, 희곡으로 쓰여 무대에서 상연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장 주네의 <하녀들 Les Bonnes>과  웬디 케슬먼의 <이 집에 사는 내 언니 My Sister in This House>가 있다. 똑같은 사건을 다루고 있음에도 제목부터 결이 조금 다르다. 주네의 <하녀들>은 파팽 자매를 ‘하녀들’이라고 명명하며 객관적인 대상, 관찰 대상으로 그리고 있는 데 비해 웬디 케슬먼은 ‘내 언니 My Sister’라는 표현을 씀으로서 사건 가해자인 그들 자매들 중 한 사람을 화자처럼 내세운다. 실제로 주네의 희곡은 사건의 원인을 밝히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그 사건의 연극성에 주목하면서 두 하녀와 여주인(과 그녀의 딸), 지배와 피지배, 현실과 환상, 현실과 연극을 서로 대비시키면서 이 끔찍한 사건을 불평등한 계급에서 비롯된, 그러므로 계급 차이가 있는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으로 묘사하고 있다(때문에 작품 결말도 실제 사건과는 사뭇 다르다).

그에 비해 케슬먼은 실제 사건 자체를 주목하면서 왜 파팽 자매가 이런 끔찍한 사건을 저질렀는지를 파헤친다. 이를 위해 케슬먼은 사건이 일어난 지 47년이 지난 후에 사건 현장인 르망의 뷔예르가 6번지의 바로 그 집을 방문, 생존한 랑슬랭 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런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집에서 피해자의 가족이 여전히 살고 있다는 점이 놀라운데, 그 집은 사건 이후 ‘번지가 없는 집’으로 남아 있었고 집이 팔리지 않자 랑슬랭 씨는 그 집에서 ‘하녀를 두고’ 혼자 살고 있었다 한다(아내와 딸이 하녀들에게 살해되었는데도 또 하녀를 두고 살아간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무튼 케슬먼은 당시 발간된 신문, 잡지, 방송 재판 기록을 모두 살펴보고 관계자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며, 그 집에 살던 네 여자, 크리스틴과 레아, 마담 당자르와 그녀의 딸 이사벨, 이 네 사람의 관계에 집중해 그들 사이의 갈등을  밀도 있게 그려나간다.

이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 ‘이 집에 사는 내 언니’라는 제목에서 ‘나’는 당연히 동생 ‘레아’이고 ‘언니’는 크리스틴을 뜻하는 것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작품을 읽다 보니 ‘My Sister in This House’의 ‘My Sister’는 언니도, 동생도 모두 지칭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즉, 레아 관점의 크리스틴일 수도 있고, 크리스틴이 보는 레아일 수도 있는 것이다. 더 넓은 의미로는 레아가 보는 주인집 딸 ‘이사벨’, 혹은 크리스틴이 보는 ‘이사벨’일 수도 있다. 혹은 마담 당자르를 포함할 수도 있다. 이렇게 이 작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절묘한 제목을 사용하면서 뷔예르가 6번지 ‘그 집’에 사는 네 여자들, 네 ‘sister’들 사이의 계급 차이와 욕망, 섹스(동성애), 젠더 문제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주네의 <하녀들>에서 클레르와 솔랑주 두 자매는 여주인이 집을 비우면 늘 ‘마담 되기 놀이’ 또는 ‘마담 죽이기’ 놀이를 한다. 그들 두 하녀는 마담이 없는 자리에서 마담의 장신구를 하거나 옷을 걸쳐 보면서 하녀 신분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며 그 순간이나마 자기 계급을 벗어나는 역할 놀이에 심취한다. 그러는 한편 마담의 계급이나 그 계급이 주는 안락함과 부(富), 취향 등을 조롱하면서도 동경한다. 파팽 자매가 살해 동기로 “마담의 피부가 갖고 싶어서”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케슬먼의 작품에서 크리스틴 레아 두 자매는 마담 역할놀이를 즐기기는커녕 도리어 마담의 감시와 억압을 견딜 수 없는 것으로 묘사한다. 하녀를 대하는 마담 당자르의 태도 또한 이중적이고 가식적이다. 마담은 전통 귀족 가문 출신이 아닌, 신흥 부르주아인지라 그녀 자신도 또 다른 계급을 선망하는데, 때문에 하녀들이 자기 앞에 나타나면 딸과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급작스럽게 말을 멈추고 우아한 자세를 취한다. 딸 이사벨에게 크리스틴처럼 일 잘하는 하녀는 없을 거라고 그들 자매를 칭찬하지만 그러는 한편으로는 흰 장갑을 끼고 돌아다니면서 먼지가 있는지 늘 체크하고, 하녀들 중 한 사람을 일부러 불러서 바닥에 떨어진 진주알을 줍게 하거나 유리볼에 담아둔 초콜릿 개수를 세어 두거나 한밤중에 은식기 개수를 확인해 보기도 한다. 게다가 또 그녀는 하녀들에게 말이 아닌 시선이나 눈짓을 통해 일을 지시함으로써 그들에게 모멸감을 심어준다.

크리스틴은 이런 마담에게 반발심을 느끼며 그녀를 “모든 걸 보는 마담”이라고 말한다. “모든 걸 보는”이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한데, 사실 마담은 극 후반부에서 드러나듯이 크리스틴과 레아의 동성애 관계나, 딸 이사벨을 향한 레아의 남다른 관심, 그런 레아를 통제하려하고 이사벨을 시기하는 크리스틴의 마음까지도 ‘모두 보는’ 즉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자매들을 자기가 통제, 억압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처럼 보이는)은 크리스틴이다. 크리스틴은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레아와의 관계)까지 모두 감시하는 마담이라는 존재와 그녀에게 부속된 존재인 이사벨을 살해함으로써 자신을 억압하는 성(性)과 젠더, 계급 및 지배/피지배 관계를 모두 벗어나고자 한다. 특히 크리스틴은 어릴 때부터 사랑과 보호를 받는 대신 어머니에게 지속적으로 착취를 당했고, 그런 삶이 이 극중에서도 드러난다. 그런 크리스틴에 비해 레아는 어머니와의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엄마를 좋아하는 것으로 그려지는데, 크리스틴은 이런 레아가 못마땅해 그 자신도 동생을 통제/억압하려고 한다(어떻게 보면 레아는 이 작품에서 가장 약자의 위치에 속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쁘기 때문에 수녀원에서도 언니에게도 착취당하는 대상이다). 그리고 이런 크리스틴이 하녀 생활을 벗어나 꿈꾸는 다른 삶에는 당연히 어머니는 포함되지 않는다. 크리스틴과 레아 둘만의 미래가 있을 뿐이다. 때문에 크리스틴은 자신과 레아의 행복한 삶을 가로막는 존재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특히 그 모든 것을 보는 마담의 “눈”이야말로 정말로 없애버리고 싶은 것이고, 그녀는 실제로 그렇게 했다.

너무나 끔찍한 사건이었기에 이 두 자매에게 정신병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견도 당연히 있었는데, 정신과 의사들은 그들을 정상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언니의 인격에 의해 동생의 인격이 완전히 소멸된 점을 이 범죄의 특징 중 하나로 본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라캉도 이들의 영혼이 샴쌍둥이와 같다고 보고 이 사건에서 그 유명한 거울 이론의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라캉은 자매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며, 광기와 착란의 살해 행위는 바로 서로를 비추던 그 거울을 파괴해 버린 행위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살해한 사람은 그들의 착취자와 어머니인 동시에 바로 그들 자신이라고 분석했다. 보부아르는 파팽 자매를 “가해자인 동시에 희생자”라고 평했다는데, 웬디 케슬먼의 <이 집에 사는 내 언니>도 이 관점과 거의 비슷하다. 한편 사르트르도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단편 <에로스트라트>를 썼는데, 어젯밤 파팽 자매를 언급한 그 구절을 다시 읽고 그들의 사진을 찾아보니, 사건 전후로 두 자매의 모습이 많이 달라 보이는 점이 참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나는 여주인을 살해하고 약탈한, 아름다운 두 하녀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그녀들의 범행 전과 후의 사진을 비교해보았다. 범행 전 그녀들의 모습은 얼룩진 칼라 위에서 얌전한 꽃처럼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녀들은 건강했고 호감이 가는 정직함을 풍겼다. 두 여자의 머리칼은 똑같이 슬며시 아이론으로 지져 물결치고 있었다. 그 웨이브 진 머리, 칼라, 사진관에 간 듯한 모습. 이 모든 것보다도 더 확신을 주는 것은 바로 자매로서의 닮은 모습이었다. 그것은 혈연과 가족이라는 자연적인 뿌리를 전면에 내세우는 사려 깊은 닮음이었다. 범행 후에 그 여자들의 얼굴은 불같이 타오르고 있었다. 그 목은 장차 잘려질 목처럼 노출되어 있었으며, 여기저기에 주름살이, 공포와 증오의 끔찍스런 주름살이 나 있었고, 마치 발톱을 가진 짐승이 그녀들의 얼굴을 한 바퀴 빙 돌아다닌 듯 살에 주름과 구멍이 파여 있었다. 그리고 눈, 언제나 검고 끝이 없는 듯한 그 커다란 눈—내 눈과도 흡사한—이 있었다. 하지만 두 여자는 더 이상 닮지 않았다. 그 여자들은 공동의 범죄에 대해 각자 나름대로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었다..... (장 폴 사르트르, <에로스트라트>, 《벽》, 112~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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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1 13: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엄청난 사건을 작품으로 하면 사회적 논란이나 피해가족의 반발? 같은게 있었을거 같은데 이렇게 책으로 나오는군요 🤔 잠자냥님 글 보니 흥미롭습니다. 역시 소설(희곡)보다 더 잔인한 현실이라니~~

잠자냥 2021-11-11 14:31   좋아요 5 | URL
피해자 가족인 랑슬랭 씨가 케슬먼의 인터뷰에 응한 것도 좀 놀라웠어요. 파팽 자매 중 동생은 모범수로 감형받고 세상으로 일찍 복귀한 것 같더라고요.

blanca 2021-11-11 13: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집에 사는 언니‘ 읽어봐야겠어요. 충격적인 사건이네요...

잠자냥 2021-11-11 14:34   좋아요 5 | URL
봉준호 감독은 주네의 <하녀들>을 읽고 파팽 자매 사건의 계급 문제 주목해서 <기생충>을 만들었다고도 하는군요. 저는 <하녀들>보다는 <이 집에 사는 언니> 쪽이 좀 더 좋았습니다. ㅎㅎ

독서괭 2021-11-11 13: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같은 사건을 이렇게 다르게 바라본 두 작품이라니! 이 사건 자체도 처음 알았는데, 흥미롭네요(끔찍한 사건에 흥미롭다는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지 않긴 하지만..). 두 작품 표지가 똑같아서 처음에는 같은 책인 줄 알았습니다;;

잠자냥 2021-11-11 14:37   좋아요 5 | URL
워낙 사건이 충격적이고 정신병리학적으로 분석해 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지, 문학뿐만이 아니라 영화로도 여러 번 만들어진 것 같아요. 영화 중엔 클로드 샤브롤 감독 <의식>이 참 잘 만들었어요. 기회되시면 이 영화도 번 보세요!

지만지 희곡 정말 제목을 잘 보지 않으면 다 똑같은 작품 같죠! ㅎㅎ

페넬로페 2021-11-11 14: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같은 사건을 여러 관점에서 서술한 내용을 비교하며 읽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형을 마치고 나와 다시 하녀와 세탁부로 생활한다~~
넘 끔찍합니다 ㅠㅠ

잠자냥 2021-11-11 14:38   좋아요 5 | URL
그쵸. 저도 정말 그 점이 끔찍합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계급을 벗어날 수가 없어.....ㅠㅠ

청아 2021-11-11 15:23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사건 전.후의 사진 모습이 다르다는 대목이 흥미롭네요! 찾아봐야겠어요. 지난번 알려주셔서 두 작품 모두 읽어보려고 했는데 사르트르의 ‘에로스트라트‘도 추가해야겠어요. 존경하고 애정하는 잠자냥님 페미퍼에 저를 언급해주시니 너무 행복합니다~♡ 저 오늘 전화통화하다 친구한테 북플장점 말하며 ‘잠자냥‘님에 대해 얘기했는데ㅎㅎ♡(n˘v˘•)¬♡

잠자냥 2021-11-11 15:34   좋아요 4 | URL
전 이 자매들 사진 지금까진 굳이 찾아보지는 않았는데요, <이 집에 사는 내 언니>에도 이 두 자매가 사진 찍는 장면이 의미심장하게 나오기도 하고, 사르트르 작품에도 사진이 언급되어서 이번에 큰맘 먹고 찾아봤는데....! 사건 전에 찍은 사진 속 두 자매가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랐어요. 많은 지식인이나 정신분석가들이 두 자매를 샴쌍둥이나 같은 자아로 해석한 게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갈 정도였어요. 그런데 또 사건 이후에는 서로 많이 달라보이니까 신기하더라고요.

그나저나 미미 님 알라딘에서 상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북플을 이렇게 열심히 영업하고 다니시다니!! ㅎㅎㅎㅎ
(근데 페미퍼는 뭐예요? ㅋㅋㅋ 페미니즘에 경도되신 미미님의 페이퍼는 페미퍼! 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11-11 21:33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이 오타 그냥 안 넘어갈 줄 알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11-11 21:39   좋아요 4 | URL
오마이갓ㅋㅋㅋㅋㅋ아까 이동중에 보고 제눈에 그냥 다 페이퍼라고 보여서 ‘잠자냥님 무슨얘기하시는거지?‘했어요😳 백신2차 후유증입니다ㅋ

잠자냥 2021-11-12 09:48   좋아요 3 | URL
헤헤헤, 페미퍼 좋은데요, 왜! ㅎㅎㅎㅎㅎㅎ

- 2021-11-12 23:20   좋아요 3 | URL
툐툐님 나도 알았다. 페미퍼~

Falstaff 2021-11-11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으, 끔찍해. 잠자냥 님은 별 걸 다 읽으셔...... ㅋㅋ

잠자냥 2021-11-11 16:03   좋아요 3 | URL
ㅋ 이 작품은 안 끔찍해요. 사건이 끔찍하지.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1-11 18: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페이퍼에서 읽고 끔찍해서 아~~했었는데 또다른 관점의 소설이 있었군요??
그 이후로 하녀라는 글자만 봐도 파팽자매가 떠오르더라구요...기회 되면 이 책도 읽어 봐야겠네요? 책은 어쩌면 좀 처연한 느낌도 있겠어요????

잠자냥 2021-11-11 20:32   좋아요 5 | URL
사르트르의 소설은 파팽 자매 사건에 관한 구절은 나오지만 작품 자체는 그 사건과 관련이 깊지는 않고요. <이 집에 사는 내 언니>와 <하녀들>이 그 사건을 다룬 희곡입니다! ㅎㅎ

붕붕툐툐 2021-11-11 2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추천해 주셔서 이미 보관함에 있지만 다시 한 번 리마인드 감사요~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다니 그게 더 신기할 정도네요? 근데 동생의 인격이 소멸되었는데 동생은 어찌 정상인거죠? 알수 없는 정신과의 세계~ㅎㅎㅎㅎㅎ

잠자냥 2021-11-12 09:49   좋아요 4 | URL
동생이 그 이후에 거의 90세까지 살았다는 게 전 더 충격이에요. ㅎㅎㅎ 정말 정신적으로 외상도 없었을지...;; 흠...

coolcat329 2021-11-11 22: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파팽 자매...당시 정말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겠어요. 모든 걸 보는 눈이 얼마나 싫었으면...에구 참 무섭네요.

잠자냥 2021-11-12 09:50   좋아요 5 | URL
정말 진심 놀랍죠. 얼마나 그 눈이 싫었으면 맨손으로...;;; 와...

행복한책읽기 2021-11-12 00: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하이루 잠자냥님. 넘 간만이쥬. 저 요즘 좀 힘 딸려 북플 간당 출석해 훑어보는데 님 것을 비롯 놓치는 것들이 수두룩. ㅠㅠ 근데 역시나 탑클래스 리뷰에요. 전 이 유명한 사건 전혀 몰랐네요. 사건은 끔찍하나 작품은 끔찍하지 않다구요?? 레알?? 기생충, 전 끔찍했는데 그런 거 없어요?? 믿고 찜해요 말아요 ㅋ

잠자냥 2021-11-12 09:52   좋아요 4 | URL
아니, 책읽기님 괭이 프로필 이미지 드디어 바꾸심! ㅎㅎ (독서괭님하고 헷갈렸는데 좋아요. ㅋㅋ)
사건이 워낙 끔찍해서 그런지 이 희곡은 하나도 끔찍하지 않습니다. 그건<하녀들>도 마찬가지고요.
아마 장 주네나, 웬디 케슬먼 두 작가가 이미 끔찍한 사건을 또 나열하는 게 의미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mini74 2021-11-12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글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나 스스로 칭찬해 아직 쓸만한 기억력 ㅎㅎㅎ 뭘 이렇게 재미있게 쓰시는 겁니까 잠자냥님. ㅠㅠ 읽고 싶어집니다. 읽다 만 책을 다시 팽겨쳐야 하는걸까요 ㅎㅎ

잠자냥 2021-11-12 23:28   좋아요 3 | URL
책이 재밌는 거지요, 저는 거들뿐… ㅎㅎㅎ

- 2021-11-12 23: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사르트르 문장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해요. 기생충이 패팽자매 사건이 모티브였구나라고 생각하니 정말 그런것 같기도 하고. 저는 이 페이퍼를 읽으면서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가 생각났어요. 베이비시터였던 루이즈가 키우던 아이들을 살해하는 내용이었는 데, 나는 그녀를 모를 것도 같았지만 알 것도 같아서 매우 복잡한 기분이었거든요. 여성.. 계급.. 환경...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는. 그런 인물들을 다루는 이야기가 많아지는 것은 남성 가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과는 어떻게 다른걸까? 하는 생각도 하게하고. 이 곳 아니면 만나기 힘든 희곡작품들에 대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미미님 처럼 잠자냥님 페이퍼 팬입니다!

잠자냥 2021-11-12 23:48   좋아요 1 | URL
<달콤한 노래> 안 읽었는데, 궁금해지네요. 여성이 자기가 속한 계급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참 걷잡을 수 없기 쉬운 것 같아요. 물론 인간이 다 그런 측면이 있지만… 아니 근데 이 깍듯한 존대 낯설다잉~ ㅋㅋㅋ

- 2021-11-13 00:02   좋아요 2 | URL
아 .. 댓글 놀이 해야하는 데 이시각은 멤버들을 소집할 수 없는 시각 (주로 오전에 출몰하며 드립을 날리는 나의 이웃들 ㅋㅋㅋ)

잠자냥 2021-11-13 00:05   좋아요 2 | URL
특히 금토 밤엔 다들 술마시러 가서 댓글 놀이 불가…. 나도 이만 알콜로…

- 2021-11-13 00:21   좋아요 2 | URL
부럽다.. …. 난 설거지 아직도 안하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