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홀링허스트, <아름다움의 선>으로 처음 만났을 때 와, 이 사람 뭐야? 문장이 정말 유려한데 하고 놀랐다. 나는 길고 화려한 문장보다는 담백하고 건조한, 수식이 많지 않은 문장을 좋아하는 편이다. 묘사를 극도로 세밀하게 해서 진저리가 나게 하는 글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이를테면 발자크와 헨리 제임스 같은). 이런 작가들 글을 읽노라면 아, 그만! 그만 주변 상황 좀 묘사하고 본 내용을 말하라고! 나도 모르게 속으로 소리치고 있다. 그런데 헨리 제임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는 앨런 홀링허스트의 작품을 읽으며 문장이(심지어 번역본이면서) 아름답다고 느끼다니 참으로 신기했다. 그 이후로 나는 앨런 홀링허스트 이름을 새겨두고 그의 작품이 출간되면 반가운 마음으로 덥석 사고는 했다. 그러나 서재 친구들이 잘 알다시피, 두 번째로 번역된 그의 작품 <수영장 도서관>을 읽었을 때만 하더라도 지나치다 싶을 만큼 과한 게이 섹스 묘사에 질려 버려서 이 작가 책은 그만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더랬다.

그런데 최근 민음사에서 <스파숄트 어페어>와 <이방인의 아이>가 잇달아 나오자 나는 또 귀신에 홀린 듯 그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다. 각권 640쪽, 880쪽에 10% 할인해서도 18,000원, 19,800원. 결코 만만한 두께와 가격이 아니다. 그런데도 반가운 마음으로 샀다. 뭐야 이 지경으로 그의 문장에 매료당한 거야?(게이 섹스에 매료당한 거 절대 아닙니다. 저는 BL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안 읽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전 <스파숄트 어페어>부터 읽었는데 640쪽, 이 두꺼운 책(본문만 그 정도 분량이다. 이 책은 해설은 물론 옮긴이 글도 없다)을 휴일 이틀 동안 내리 읽어버렸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와, 역시’ 할 정도로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그래서 때로는 허영이 느껴질 정도의) 문장을 굶주린 듯 탐욕스럽게 빨아들였다. 게다가 지금까지 읽은 그의 작품(<아름다움의 선>, <수영장 도서관>, <스파숄트 어페어>) 중 게이 섹스 묘사가 가장 덜 노골적이어서 심적으로 읽기 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스파숄트 어페어 The Sparsholt Affair>라니,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책을 몇 장 읽고는 ‘스파숄트(Sparsholt)’가 사람 이름, 정확히는 ‘데이비드 스파숄트’의 성(姓)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책 제목은 스파숄트 사건? 스파숄트 불륜? 스파숄트 정사(情事), 스파숄트 스캔들 뭐 이런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김 씨 사건, 김 씨 불륜, 김 씨 스캔들 뭐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 김 씨는 너무 흔한 성이니 흔치 않은 성을 붙여야 할 것 같기는 하다. 이 책에서도 스파숄트라는 마치 “무슨 엔진 부품이나 총 같은 이름”, 그 특별한 성(姓) 때문에 데이비드 스파숄트가(또는 그 집안 식구들이) 겪어야만 하는 지난한 고통이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 데이비드 스파숄트는 어떤 사람이기에 이름 뒤에 ‘Affair’가 붙어 스파숄트 어페어, 스파숄트 스캔들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되었을까? 사실 그의 잘못(?)이란 너무나 아름답다는 죄뿐이다. 조각상을 떠올리게 할 만큼 눈부신 육체와 미모의 소유자라는 점 그뿐이다. 그런데 자신의 눈부신 미모가 하나의 거대한 스캔들이 되리라고는 열일곱 살의 그는 전혀 알지 못했으리라. 때는 1940년, 2차 세계 대전이 한창 진행 중인 그 불안한 소용돌이 속에 옥스퍼드 교정에 숭고할 정도로 아름다운 청년, 데이비드 스파숄트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다. 모두의 눈을 사로잡는 완벽한 육체와 아름다운 얼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그의 등장은 옥스퍼드 교정에 거대한 폭풍을 불러온다.

옥스퍼드의 게이들은 데이비드를 보자마자 모두가 그를 향한 애끓는 마음을 제어하지 못한다. ‘에버트 닥스’와 ‘피터 코일’도 그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 두 사람의 친구인 ‘프레디 그린’은 에버트, 피터와는 달리 동성애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데이비드 스파숄트를 줄곧 주시한다. 분명히 프레디는 그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러나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세상의 사람이기에 관찰해 두면 언젠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그를 지켜본다. 그럼에도 프레디의 눈에조차 그에게는 어떤 특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프레디는 에버트나 피터처럼 데이비드를 향한 노골적인 관심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오히려 그와 가장 먼저 가까워진다. 그리고 피터나 에버트가 알고 싶지만 알 수 없었던 데이비드의 사생활의 면면을 알아간다. 예를 들면 그 눈부신 육체의 소유자가 2년 전까지만 해도 ‘약골’에 ‘힘없는 말라깽이’였다는 것, 그렇기에 항상 괴롭힘을 당했고 유일하게 잘하는 운동이 달리기, 아니 도망치기였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강해지기로 결심해서 운동에 매달린 결과 그런 몸매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아름다운 청년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 등등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에버트나 피터의 바람과 달리 데이비드 스파숄트는 엄연히 약혼녀가 있는 이성애자인 셈이다.

그런데 어느 날 에버트가 들떠서 털어놓는 이야기에 프레디는 깜짝 놀란다. 에버트는 말한다. 어젯밤 그, 그러니까 데이비드를 “가졌다”는 것이다. 에버트의 환상일까? 꿈은 아닐까? 부풀린 말은 아닐까 의아한기만 한데, 이어지는 에버트의 이야기를 듣자니 데이비드 스파숄트와 에버트 그 둘 사이에 있을 법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부유한 집안 출신인 에버트는 전쟁 중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는데, 데이비드는 어느 날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려 급하게 돈이 필요해진다. 에버트에게 20파운드를 손쉽게 얻은 데이비드. 그리고 그날 그 두 사람은 침대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다. 프레디는 데이비드가 20파운드에 굴욕적으로 자신의 몸을 팔은 게 아닐까 의심하지만, 사랑에 빠진 에버트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다가 얼마 뒤 데이비드는 에버트에게 엽서를 보낸다. 거기에는 쉽사리 그 뜻을 짐작할 수 없는 기호, 알파(Α)와 오메가(Ω) 단 두 글자만 쓰여 있다. 이 두 기호를 보고 에버트는 생각한다. 그는 그것이 “내가 그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뜻”이 아닐까 추측하는데, 프레디는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뜻”(126쪽)일지도 모른다고 자신의 친구가 헛된 망상을 하지 않기를, 그리고 그 망상으로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조심스레 덧붙인다.

이 알파와 오메가는 정말 어떤 의미일까? 프레디의 추측처럼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뜻일까? 아니면 한눈에 데이비드에게 반하고 그를 사랑하게 된 에버트의 바람대로 그 자신이 데이비드 스파숄트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는 뜻일까? 여기까지는 이 책의 초반인 100여 쪽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 이후 500쪽 가까이에서 이 엽서 속 두 글자 ‘알파와 오메가’에 관한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펼쳐진다. 2부부터는 생각지 못한 인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그들은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면서 켜켜이 이야기 타래를 만들어 나간다. 그러다가 그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아져 어느 한순간 폭발하면서 독자는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게 된다. 그리고 앨런 홀링허스트는 그 개개인의 이야기 속에 194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영국 사회, 더 나아가 이 세계의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 그려나간다. 이 기나긴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결국 ‘스파솔트 사건’은 ‘스캔들’, 그러니까 추문이 아니라 하나의 ‘사랑’이야기, 그러니까 ‘어페어’였음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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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0-15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역시 홀링허스트의 로망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기막히게 아름다운 외모와 완벽한 육체를 소유한 옥스퍼드 재학생/졸업생.
부유한 에버트에게 하여튼 환락을 제공하는 댓가로 얼마가 됐든지 간에 돈을 비는 거. 이거 참. 암만해도 전 내년에나 읽어야겠습니다. 어쩌면 다행이란 생각도 드네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10-15 13:15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 홀링허스트의 로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져요.
증말 전 이 작가 책 읽다 보면 작가 사진 전에 찾아봤으면서도 다시, 또다시 구글에서 찾아보게 된다니까요. ㅋㅋㅋ 무슨 의미인지 대충 아실 듯...ㅋㅋㅋㅋㅋ

내년에는 읽어보세요. 전 이 작가 책 사실 <아름다움의 선>, <수영장 도서관>은 다 읽고 팔았는데, 이 책 읽으니 <아름다움의 선>은 괜히 팔았나... 하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컬렉션으로 모아볼까 싶기도. ㅋㅋㅋㅋㅋ

요즘 노벨문학상 뜬금(?)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 거 보면 이 작가도 한 10~15년 뒤엔 수상 가능성 있지 않나 싶습니다.

청아 2021-10-15 12: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잠자냥님 그때 그 리뷰읽고 <수영장도서관>조용히 찜해제 한 사람🖐ㅋㅋㅋㅋㅋㅋ쪽수가 좀 무섭지만 이 작품은 안읽어볼수가 없네요!(흥분해서 이중부정ㅋ) 너무궁금! 울면서 장보러...꺼이 ...ㅋㅋㅋ

잠자냥 2021-10-15 12:35   좋아요 2 | URL
ㅋㅋㅋ <수영장 도서관> 찜해제는 찬성이오. 그 작품으로 이 작가 처음 시작하면 이 작가 책 다시는 안 읽을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ㅋㅋㅋ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

국내 번역작 중에서는 부커상 수상작인<아름다움의 선>이나 <스파숄트 어페어>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헌데 게이 섹스 묘사는 <스파숄트 어페어>가 가장 덜하긴 해요.

페넬로페 2021-10-15 14: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며 내용과 함께 문장도 좋으면 더 그 책이 좋아질 때가 많은듯 해요^^
수영장 도서관 빌려놨는데도 결국 못읽고 반납했는데 홀링허스트의 다른 작품부터 먼저 읽어봐야겠어요^^

잠자냥 2021-10-15 14:18   좋아요 4 | URL
네, 저는 유려한 문장에도 좀 환장하는 터라, 이 작가 책을 자꾸 읽게 되네요.
다른 작품부터 읽으시는 것 탁월한 선택입니다. ㅎㅎ

coolcat329 2021-10-15 14: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려한 문장이 부담스러운 문장을 덮어주는군요.
작가 외모도 참 유려하던데요..
아 저는 너무 노골적인 그런거에 좀 그래서...참...🥺😨

잠자냥 2021-10-15 17: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작가 외모도 유려하단 말을 영국의 그가 들어야 할 텐데요! ㅋㅋㅋ

새파랑 2021-10-15 15:2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수영장 도서관 하면 잠자냥님이죠 ㅋ 동일 작가의 책이었군요~!! 저도 BL(?)은 선호하지 않는데 내리 읽으셨다니 읽어보고 싶네요 ^^

잠자냥 2021-10-15 17: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수영장 도서관 마니아 잠자냥! ㅋㅋㅋㅋ 이 작가 책은 다 게이 러브가 주제이자 소재이긴 합니다만, 한편쯤은 읽어보세요~ ㅎㅎ

레삭매냐 2021-10-15 18: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움의 선> 그리고 <수영장 도서관>
을 내리 읽었으나 아무래도 제 스타일의
작가가 아닌 듯 하여...

그리고 이번에는 가격과 두꺼움의 부담
으로 패수~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라도
중고책방에 등장하게 되면 아마 구매를
고려해 볼까 싶네요.

잠자냥 2021-10-15 22:41   좋아요 3 | URL
네~ 나중에 왠지 중고책방 막 찾아돌아디니실 듯. ㅎㅎㅎ

그레이스 2021-11-05 16: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저는 왜 이 글을 놓쳤을까요?

mini74 2021-11-05 17: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축하드려요 잠자냥님 *^^* 당선기념으로 저 ㅠㅠ 고양님들 근황 좀 ㅎㅎㅎ

새파랑 2021-11-05 18: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영장 마니아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이 책도 곧 읽겠습니다~!!

초딩 2021-11-07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잠자냥님 멋져요~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마리아나 엔리케스 지음, 엄지영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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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나 엔리케스.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읽고 머리에 각인된 작가. 최근 번역 출간된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를 반가운 마음에 냉큼 사서 읽었다. 여전히 음험하고 서늘하며 위험하다. 유령이 나타나고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전혀 생뚱맞게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현실과 너무나 닮아서 섬뜩한 공포로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일어서는 느낌이다.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이 책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돌아온 아이들>을 꼽았다. 나도 이 작품의 서늘한 공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작품의 주인공 ‘메치’는 실종 아동들 기록 보관서에서 일하고 있다. 기록 보관소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지만 찾아오는 이들은 드물다. 아주 중요한 사건이라면 경찰이나 검찰이 문서를 갖고 간 경우가 많고 이곳에 기록이 보관된 아이들은 실종된 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단지 종이 더미에 불과하다. 나날이 보고서와 자료가 수북이 쌓여간다. 간혹 가족이나 친지들이 찾아와 잃어버린 아이들의 행방을 찾기도 한다. 놓친 실마리는 없는지 각종 문서와 자료를 훑어본다. 또 때로는 새로운 의혹이나 자료를 들고 오기도 한다. 이를 전문 용어로 ‘부모에 의한 납치 피해자들’이라고 한다. 아버지나 어머니 중 한 명이 아기를 데리고 잠적해 버린 경우가 가장 필사적인데, 아이와 함께 달아난 쪽은 대부분 어머니이다.

아이들은 왜, 어쩌다 사라졌을까? 메치는 기록 보관소 아이들의 서류를 훑어본다. 아이들은 종종 나이든 남자와 함께 어디론가 떠나거나, 갑자기 아이가 생겨 겁을 먹고 사라진다. ‘술주정 부리는 아버지, 새벽부터 자기를 강간하는 양아버지, 밤에 등 뒤에서 수음하는 남동생을 피해 달아난 아이들. 클럽에서 술에 취해 며칠 동안 정신없이 놀다가 막상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 밖을 떠도는 아이들’(224쪽)이 대부분이다. 유괴나 납치를 당한 여자아이들은 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매춘 조직으로 끌려간 뒤 다시는 나타나지 않은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죽은 채 발견되거나 납치범들을 살해한 뒤 경찰에 검거된 아이들도 있다. 이런 경우는 악의 소굴을 벗어났으니 차라리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사라진 아이들의 사연을 문장(文章)으로 지켜보는 일도 그리 쉽지는 않다. 심적으로 힘들어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진다.

이렇게 사라진 아이들의 이야기는 다른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무대로 한 <슬픔에 젖은 람블라 거리>에서도 아이들을 향한 이 세계의 폭력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소아 성애 조직이 아이들에게 마수를 뻗치고, 매춘부의 아이들을 방에 가두어 놓고 사진을 찍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가난에 찌든 여인들이 돈 몇 푼 받고 자신의 아이들을 소아성애자에게 팔아넘기고, 광장에서 소아성애자들에게 사냥당하는 아이들도 있다. ‘학교를 가는 대신 칼을 든 채 무리 지어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매춘’을 하는 아이들, ‘마약쟁이 엄마가 데려다 놓고 방심한 사이에 발코니에서 떨어진 아이들, 목에 열쇠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서너 살짜리 아이들, 택시 운전사를 죽이고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거나, 돈을 벌기 위해서 거리에서 매춘을 하는 아이들’(128~129쪽) 등등.

이런 끔찍한 풍경을 서술, 나열함으로써 뭔가 다른 효과를 노리는 건 건 아닐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읽을 때도 들었던 생각이다). 단지 독자의 관음증을, 호기심만을 자극하려는 술수일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리아니 엔리케스는 영리하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독자의 관음증을 자극하면서도 그런 인간의 비뚤어진 본성이, 그 이기적인 본성이 바로 이 세계의 비참함을 불러왔음을 폭로한다. <돌아온 아이들>의 주인공 ‘메치’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녀는 기록 보관소에서 무료함을 달래고자 아이들의 문서를 읽어본다. 그러다가 그 아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을 뗄 수 없는 소녀 ‘바나디스’의 기록을 읽게 되고, 서류를 덮고 나서도 이 매혹적인 아이의 이미지를 지우지 못한다. 이 아이는 어쩌다 사라졌을까, 이 예쁜 외모라면 틀림없이 납치되어서 좋지 않은 일을 겪고 있으리라. 살아있다면 좋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또 그 나름대로 어른들에게 착취당하며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으리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단지 서류상에서 존재하는 바나디스를 향한 메치의 집착은 나날이 심해져간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다. 메치의 친구로 기자인 ‘페드로’는 메치의 기록 보관소를 충실히 이용해 사라진 아이들에 관한 기획기사를 쓰고 그로 말미암아 주위의 인정과 함께 명성을 얻는다. 바나디스의 기록을 보고 그 또한 관심을 갖는다. 아이는 이 평범한 두 어른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그토록 매혹적이다. 페드로는 어느 날 동영상을 입수한다. 동영상 속 소녀는 화질이 좋지 않아 또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어쩐지 바나디스일 것 같다. 그 소녀가 틀림없는 것 같다. 메치는 냉큼 그 동영상을 확인하고 싶지만 참는다. 그러나 자꾸만 보고 싶다.


그녀도 그 휴대 전화 영상을 보고 싶었다. 아니 보고 싶어 죽을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그런 병적인 호기심을 선행을 위한 것이라고 포장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256쪽)


그러던 중 놀랍게도 어느 날 그 바나디스가 메치 앞에 실제로 나타난다. 메치는 아이의 사진을, 기록을 너무나 많이 봐왔기에 바다디스를 단번에 알아본다. 사라진 그 소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바나디스의 가족과 친지들은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아이를 다시 만나자 미친 듯이 기뻐하다 기절하기까지 한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메치는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바나디스가 실종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전화 한 통화 하지 않던 인간들이 저 난리를 피우니 말이야. 더구나 그전에 저 아이가 소년원에 들어갔을 때 면회를 간 사람이 아무도 없었잖아. 열네 살 때 거리에서 매춘을 시작했을 때도 저들은 아이를 구하려고 애를 쓰기는커녕 관심조차 갖지 않았으면서…….’

언론도 모순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신기하게도 바나디스가 나타난 이후로 곳곳에서 사라진 아이들이 되돌아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돌아온 아이들의 상태가 기묘하다. 아이들은 실종된 지 몇 년이 지나 돌아왔음에도 사라졌을 당시 그 모습 그대로이다. 3년 전에 아버지와 험하게 말싸움을 하다 두드려 맞고 집을 나간 아이는 돌아왔을 때  눈두덩이가 부어올라 있었고, 아랫입술은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마치 24시간 전에 두들겨 맞은 듯한 몰골이다. 메치는 아버지가 그 아이를 구타했다는 사실을 기록 보관소 문서에서 본 적이 있다. 이런 정보라면 기자들도 다 알고 있으리라. 그런데도 아이가 돌아오자 기자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은 채, 오로지 감동적인 상봉 장면만 부각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기자인 페드로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바나디스를 중심으로 한 기획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인신매매범들과 뚜쟁이들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바나디스를 비롯해 아이들이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나타나면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한다. 돌아온 아이들이 그동안 자신의 노력을 다 망쳐 버렸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취재고 뭐고 아무 쓸모도 없다고 화를 낸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자신이 입수한 ‘바나디스 영상’은 방송국에 큰돈을 받고 팔아버릴 생각이다. 그 돈을 받고 이 끔찍한 나라를 뜰 것이라면서 메치에게 함께 떠나자고 말한다. 그때 메치는 페드로에게 묻는다. “왜 여기만 그렇다고 생각하지? 다른 데도 똑같을지 어떻게 알아?” “내 말은 다른 곳에서는 아무 일도 없으리라는 걸 어떻게 아느냐는 거야.”(280쪽)

그러니까, 아이, 소녀, 가장 여리고 나약한 존재를 착취하고 그들에게 온갖 폭력을 자행하는 어른들은 아르헨티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 세계 곳곳에 있다. 집안에서는 아이를 방치하거나 구타하고 성폭력을 자행하며, 그런 집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아이나, 납치되거나 유괴된 아이들이 또 다른 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일은 비단 아르헨티나의 어느 어두운, 가난한 뒷골목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닌 것이다. 아이를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 아이들의 영상을 찍고 그것을 보고 싶어 하는 어른들, 그것으로 한탕 돈벌이를 하려는 어른들, 그것으로 기사를 써 부와 명성을 얻으려는 어른들은 이 세계 곳곳에 있다. ‘돌아온 아이들’은 사라졌을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 어른들 앞에 나타나 자신들을 폭력에 노출되게 한 어른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가해진 폭력이 어떤 것인지, 자신들의 잘못을 쉽사리 깨닫지 못한다. 비단 이 작품만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10대 청소년부터 젊은 여성, 혼자 사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대별, 계급별로 다양한 여성의 삶이 그려진다. 그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주변의 가까운 이들로부터 폭력을 당하거나 억압 받고, 상처를 입어 그로 인해 고통스럽게 살아간다(<우물>, <땅에서 파낸 앙헬리타>,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때로는 그 틈바구니에서 자신들의 욕망을 여과 없이 표출하기도 한다(<호숫가의 성모상>, <심장이여,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카르네>). 이들의 삶을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팔다리가 절단된 유령보다도 더 끔찍하게 무서운 것은 인간다움을 잃어버린 살아있는 인간들, 그리고 그들이 만든 이 세계가 아닐까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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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0-13 13:1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게 배달되고 있는 책입니다.
바로 읽으려고 합니다.

첫번째 스토리부터 유령이 난무하
니, 기대만빵이네요.

잠자냥 2021-10-13 16:14   좋아요 4 | URL
흥미진진해서 냉큼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유부만두 2021-10-13 13: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 작가가 이번에 국제 작가 축제에서 강연 하는(한??) 작가군요. 무서운 이야기라고요? 찜. (아후, 이게 몇 권 째에요. 찜 찌다 늙겠어요)

잠자냥 2021-10-13 16:15   좋아요 4 | URL
네, 이번에 우리나라까지 왔더라고요. 공포/호러 장르이긴한데 무서운 거 잘 못 읽는 제가 소화가능한 정도이긴 합니다. ㅎㅎ

mini74 2021-10-13 16:42   좋아요 5 | URL
너무 찌면 만두는 터질수 있어요 유부만두님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1-10-13 13: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냥님의 리뷰되는 책들은 우선 보관함에 넣고 봅니다!!!
내가 읽어 보지 못한 책들이 너무 많아서 길잡이가 되는 느낌을 주는 분들 중 한 분이신데....보관함에 일단 담고 보니 내보관함이 언젠간 폭발하지 않을까?걱정 되는군요ㅜㅜ 빨리 읽어서 권 수를 줄여나가야 할텐데..일단 담고만 있으니ㅜㅜ

잠자냥 2021-10-13 16:16   좋아요 4 | URL
저 위에 보관함 달인 유부만두 님이 잘 아실텐데 알라딘 장바구니랑 보관함은 절대 터지지 않아요! ㅋㅋㅋㅋㅋ

mini74 2021-10-13 16: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왔던 8미리란 영화가 생각나네요. 거기서도 실종된 여자아이들을 찾는 ~~ 궁금하고 읽고 싶어집니다. 저도 찜 *^^*

잠자냥 2021-10-13 17:20   좋아요 4 | URL
오 그렇군요. 이 책도 언제 한 번 읽어보세요~

붕붕툐툐 2021-10-13 2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로 무서운 건 호시탐탐 나를 놀려 먹으려는 자냥이~😱
원래 담배는 침대에서 피우는게 제 맛(멋?) 아닙니까?ㅎㅎ

잠자냥 2021-10-14 00:09   좋아요 4 | URL
해헤헤헤 쌤 그러다 침대에 빵구난다요~

coolcat329 2021-10-15 16:5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도 너무 읽고 싶네요.. 사실 제목만 봤을 땐 별로였거든요.
정말 내용이 심적으로 힘들거 같긴 한데 궁금하긴 합니다.

잠자냥 2021-11-05 20:33   좋아요 4 | URL
사실 표제작은 그렇게까지 인상 깊지 않은데 그 작품을 표제작으로 꼽았더라고요.

그레이스 2021-11-05 1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불조심 표어!^^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독서괭 2021-11-05 16: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자냥오별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새파랑 2021-11-05 18:54   좋아요 1 | URL
아 ㅋ 역시나 아이디도 책에서 얻으셨군요 ^^

새파랑 2021-11-05 18: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적립금은 다 잠자냥님께 ㅋ
생각해보니 <변신>에 ˝잠자˝를 보고 아이디 만드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독서괭 2021-11-05 18:52   좋아요 5 | URL
그 잠자 맞다고 하신 것 같아요 ㅋㅋ

잠자냥 2021-11-05 20:34   좋아요 4 | URL
네 그레고리 잠자의 잠자 고양이의 ‘냥’을 합친 조합입니다. ㅎㅎ

초딩 2021-11-07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
짝짝짝~

thkang1001 2021-11-07 18: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을 많이 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스파숄트 어페어
앨런 홀링허스트 지음, 정지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600쪽이 넘는 이 긴 장편을 이틀 동안 내리 읽을 정도로 흡인력 있다. 서로 관련 없을 듯한 이야기를 툭툭 던져서 하나로 모아 직조하는 솜씨나 걸신들린 듯 탐욕스럽게 쫓아가게 되는 아름다운 문장 등은 앨런 홀링허스트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앞으로도 이 작가 책은 나오는 족족 다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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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0-11 23: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솔직히 글을 너무 잘 쓴다…..

붕붕툐툐 2021-10-12 0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올~~~ 자냥이도 100자 평을 잘쓴다....(파닥파닥~ 낚시 성공!!)

잠자냥 2021-10-12 00:12   좋아요 3 | URL
쌤 저 100자평 대회 4관왕 ㅋㅋㅋㅋㅋ 잊었어요? ㅋㅋㅋㅋㅋㅋ

행복한책읽기 2021-10-12 00:27   좋아요 3 | URL
ㅎㅎ 지두 딱 저렇게 쓰려했더니. 낚는 선수라죠^^

붕붕툐툐 2021-10-13 08:35   좋아요 1 | URL
아.. 알지 알지~ 그 상장 샘이 대독했잖아~ㅎㅎㅎㅎㅎ

그쵸 행책님? 자냥님은 북플계의 강태공!ㅎㅎ

유부만두 2021-10-12 06: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추천하는 책은 족족 다 살 것 같다.

잠자냥 2021-10-12 09:33   좋아요 2 | URL
혹시 이 작가 책 처음 도전해보실 생각이 있다면... <수영장 도서관>부터 시작하면 절대 아니되옵니다. 부커상 받은 <아름다움의 선>이나 이 작품으로 시작하세요. ㅎㅎㅎ

- 2021-10-12 09:38   좋아요 1 | URL
수영장도서관…. (시무룩)

유부만두 2021-10-12 09:40   좋아요 2 | URL
아름다움의 선!!! 수영장 말고!!! (암기 암기)

coolcat329 2021-10-12 0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또 읽으셨군요.
아아...이 작가 넘 부담스러운데, 그렇게 글을 잘 쓰는군요...
진짜 이 작가의 왕팬이 되셨어요~~

잠자냥 2021-10-12 09:36   좋아요 2 | URL
하하,작가 자체의 왕팬은 아니고요(읽다 보면 가끔... 게이의 허영이랄까 허세 같은 것도 보여서 작가 자체를 좋아하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ㅎㅎㅎㅎ 그러나 자꾸 읽게 되는 암튼 잘 쓰는 작가임엔 틀림없습니다.

이 작가 책 국내 번역된 것 중 3권 읽었는데요. 이 책이 그나마 가장 덜 노골적인 것 같습니다. ㅎㅎㅎ

Falstaff 2021-10-12 0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또 이이네요. 그럼 나중에 읽기로. 이 책에선 안 그럴지 모르겠지만 우짰든 게이의 사랑 이야기는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팍! ㅋㅋㅋ

잠자냥 2021-10-12 09:37   좋아요 4 | URL
네, 내년쯤에 한번 읽어보세요. 이 책은 가장 덜합니다. ㅋㅋㅋㅋ 뭐가? ㅋㅋㅋ 알아들으셨죠?

노골적인 순서로 따지면 <수영장 도서관> >>>>>>>>>>>>>>><아름다움의 선> >>> <스파숄트 어페어>입니다. 이 작품이 작가의 가장 최신작이던데, 작가도 늙어서 그런지 좀 많이 덜하네요. ㅋㅋㅋㅋㅋ
 
시월의 저택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조호근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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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은 사라지기 때문에, 꽃은 질 운명이기 때문에 사랑받는다.’(181쪽)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되새겨보는 삶의 소중함. 한 편의 시라고 느껴질만큼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이 돋보인다. SF와 환상문학도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레이 브래드버리. 핼러윈의 유령조차 낭만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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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10-10 1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굉장히 귀여워요 ㅋ 유령조차 낭만적이라니 궁금하네요. 작가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한편도 못 읽어봤어요.

잠자냥 2021-10-10 20:51   좋아요 2 | URL
ㅎㅎ 이 작가는 SF와 환상문학에 낭만성과 서정성을 더한 참 뭐랄까 정감가는 사람이에요.
 
에세이 만드는 법 - 더 많은 독자를 상상하는 편집자의 모험 땅콩문고
이연실 지음 / 유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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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부지런함, 자기 일에 대한 사랑이 이연실 편집자가 지닌 가장 큰 힘 같다. 백발이 돼서도 교정지 든 에코백 메고 현장을 누비는 ‘현직’ 할머니 편집자이고 싶다는 저자의 장래희망에 슬며시 웃으며 응원을 보낸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편집자의 글은 늘 힘이 되고 또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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