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메일함에 알라딘이 뭔가를 많이 보냈다. 신간 소개도 아니고 뭔 추첨 이벤트 당첨??

앗, 이거슨 100자평 이벤트 결과?!

그런데 메일이 4개나....!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보았다.




알라딘에서 오는 메일 중에 제일 반가운 소리ㅋㅋㅋㅋㅋㅋ



그랬다. 100자평 이벤트 4개 당첨! 이벤트하기 전에 읽은 책 2권 포함해서 모두 12권에 도전했는데, 그중 4개가 되었다. 50%는 넘고 싶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아 욕심이 과합니까? 그래도 반타작은 하고 싶었.........;



내가 100자평 남긴 책들과 당첨된 책 목록.


지난 7월 한 달은 이렇게 읽을 책 리스트를 만들고 다 읽고 100자평 남기면 V표 표시를 했다.

<피에 젖은 땅>하고, <브라이턴록>은 예전에 읽고 남긴 100자평 수정해서 올렸었다.


당첨된 것은 4권. 사실 100자평 남기다 보면 책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기도 했고, 진심으로 뽑히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당첨되어서 기쁘다. 그 책은 바로 <어둠속에서 헤엄치기>-

<피에 젖은 땅>은 지난번 리뷰 대회 때 3등에 그친 한을 드디어 풀었다. ㅋㅋㅋㅋ

<내가 되는 꿈>은 도서관에 책이 있기에 빌려 읽고 100자평 남겼는데 당첨되어서 가성비 으뜸 등극....

아무튼 아래와 같은 책들의 100자평이 당첨되었다.






















이건 꼭 될 거라고 생각했고, 뽑히기를 바랐던 책 중에 안 된 것은 조해진 <환한 숨>- 초큼 아쉽다.


아무튼, 이 기쁜 소식을 애인에게 알렸더니....






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저는 적립금에 진심인 사람입니다. 알라딘 직원은 아니고요. ㅋㅋㅋㅋㅋㅋ

기념으로 원서 한 권 사주기로 했다. 치킨도 사달라는데, 그건 적립금으로 살 수 없는 거지만.... 기분이니까 쏜다.


아무튼 알라딘, 내년에도 이 이벤트 꼭 해주세요~~


저는 장바구니 비우러 그럼 이만.




그나저나, 다부장과 잠자냥의 인생희비극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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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1-08-13 1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

잠자냥 2021-08-13 11:5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1-08-13 1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아! 잠자냥님 4관왕 축하드립니다 🎉
저는 <아주 편안한 죽음> 하나 썼는데 오천원 뽑혔습니다.
아이도 <이세린 가이드>써서 오천원 당첨됐네요.ㅎ

잠자냥 2021-08-13 12:02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우아, 자녀분도 써서 당첨되셨군요. 그 평 궁금하네요. 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8-13 12: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당근 될 줄 알았음. 이 열정으로 주식투자 아파트 투자했음 수십억장자 되셨을듯 ^^

잠자냥 2021-08-13 12:22   좋아요 2 | URL
학,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주식투자 아파트 투자 1도 관심없어서 이 모양 이꼴롴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3 12: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당첨사실을 메일로 보내주는군요.. 저 알라딘 아이디인 이메일계정 오랜만에 들어가보니 휴면상태;;; 이메일주소를 바꿔야겠어요.
축하드립니다. 60만원 단박에 질러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ㅋㅋ 엄청난 책탑 구경하고픈 1인

잠자냥 2021-08-13 12:25   좋아요 3 | URL
네, 이벤트 당첨 소식도 그렇고, 달마다 이달의 당선작도 그렇고 다 메일로 보내줘요.
그러니까 어서 이메일주소를 자주 접속하는 메일로 수정하세요.(이러니까 마치 알라딘 직원 같다 ㅋㅋㅋㅋ)
안돼요. 60만원 단번에 지르는 건....ㅠ 이미 책탑이 제 방 안에 가득가득해요 ㅠㅠ

제 보관함에서 가장 비싼 36만원 하는 파울 클레 판화집 살까 싶기도 하지만.... 적립금으로 야금야금 책 사는 재미도 있어서... 갈등합니다.

다락방 2021-08-13 12:28   좋아요 3 | URL
60만원 한번에 지르고 책사진 올려주면 안돼요? (그렁그렁)

잠자냥 2021-08-13 14:54   좋아요 2 | URL
다락방 님 이 댓글 지금 봤어요. 저희집 오는 택배 아저씨 힘들어서 안 돼요.... 안그래도 다달이 냥이들 모래 살 때마다 미안해 죽음...;; ㅋㅋㅋ

새파랑 2021-08-13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로써 알라딘에 충성을 다하시겠군요. 완전 축하드려요 ㅋ 전 저기있는책을 한권도 안읽었네요 ㅜㅜ 한번에 60 만원어치 책사는 기분이 궁금합니다😆

잠자냥 2021-08-13 12:27   좋아요 2 | URL
저 사실 예전에는 예스24, 교보, 알라딘, 인터파크 분산해서 샀는데요. 알라딘 서재(북플)에 정착하면서 교보랑 예스24는 그냥 평범한 회원됐어요.

한번에 60만원어치 책 사면 안 될 거 같아요.... 책 박스는 일상에 지쳤을 때 소소하게 뜯어줘야 제맛 ㅋㅋㅋ

얄라알라 2021-08-13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100자평 이벤트가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많았나요?^^ 알라딘 매일 들락이면서도 몰랐고, 잠자냥님께서 4관왕에 ˝적립금에 진심˝이신줄도 요 포스팅 보고 각인!! 축하드려요^^ ㅎㅎ

잠자냥 2021-08-13 12:30   좋아요 1 | URL
네 이 대회는 작년에 1회대회하고 올해 두번째인데요(여름에 열립니다. 7월 한달간 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총 28권이 대상도서로 선정되었어요. 중복해서 응모할 수 있고, 출판사가 각각 선정하는거라 중복 당첨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벤트는 끝났지만 참조 https://www.aladin.co.kr/events/wevent.aspx?EventId=221615

페넬로페 2021-08-13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축하합니다~~
60만원^^
대박인데요~~

잠자냥 2021-08-13 12:31   좋아요 3 | URL
고맙습니다. 오늘이 저의 광복절 ㅋㅋㅋㅋ

Falstaff 2021-08-13 1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이런 이벤트도 있었군요.
와 60 마넌! 땅 육십 길을 파봐도 절대 나오지 않는데, 정말 대박입니다. 또 그럴 만하고요!

흠. 내년 되면 참가하지 말아야쥐. ㅋㅋㅋㅋ

잠자냥 2021-08-13 12:34   좋아요 3 | URL
아니, 안 그래도 지난번에 폴스타프 님이 <브라이턴록>에 평소 잘 쓰지도 않던 100자평을 ˝난 별로˝ 막 일케 달으셔서, 아니 이분이 100자평 이벤트 모르시나 싶었어요. ㅋㅋㅋㅋㅋ 하필 그때가 딱 이벤트 기간이었는데 ㅋㅋㅋㅋ
작년에 1회대회했고, 올해 두번째로 열렸습니다. 여름마다 하는 것 같고요.
내년 여름에는 폴스타프 님도 도전하세요..... 라고 쓰고 보니 도전 안 하신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13 12: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4관왕이라니 진짜 대단해요. 축하합니다!! 한꺼번에 적립금 60만원 꽂히는 삶을 저도 앞으로 살아볼 가능성이 있을까요? 장학금 받고 싶어 방통대 편입했다가 한학기 다니고 때려친 저로서는... 안되겠지요?
아무쪼록 좋은 책 많이 사서 많이 읽는 독서인생 되세요, 잠자냥 님!! >.<

잠자냥 2021-08-13 12:34   좋아요 2 | URL
네, 감사합니다. 적립금 들어오면 인증샷 남기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기념으로 남기고 싶네요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8-13 1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 🎊
대박 대박.. 👍

잠자냥 2021-08-13 12:35   좋아요 2 | URL
감사 감사~

단발머리 2021-08-13 12: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전 축하드려요, 잠자냥님!! 4관왕이라니!!! 정말 완전 엄청 대박 대단하십니다.
저도 60만원 한 번에 지출하시는데에 한 표 합니다. 책을 쌓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앗!! 근사해라!!

잠자냥 2021-08-13 12:5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아니 그런데 이 사람들 대리만족하려고 다 막 빨리 지르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08-13 13: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까 다락방님 서재에서 당첨되신 소식 읽고 축하해 드리고 싶었는데 다락방님이 너무 의기소침 하신 듯 하여...여기서 축하드리고 싶네요^^
60만 원!!!!! 대략 상상되지 않는 책 권수네요.얼른 책탑을 쌓아 주셔야..아~~저게 60만 원의 당청금???!!!!! 대리만족 느껴보고 싶네요.그래서 저도 한표 투표합니다.암튼 60만 원!!당첨금. 만세~~부르는 제목 마저도 대신 기쁘네요.축하 드립니다^^

잠자냥 2021-08-13 15:41   좋아요 3 | URL
아, 아닙니다. 다부장님은 결코 의기소침해지실 분이 아닙니다. ㅋㅋㅋ 그분은 점심 두 그릇 드시면 다 잊으실 분이에요. ㅋㅋㅋㅋ 그래서 저는 다부장님 서재에서도 그렇게 깝치고....;; ㅋㅋㅋㅋ
이곳까지 오셔서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탑은 곧.... 올려드릴게요. 그런데 60만원 한번에는 너무나 큰 책탑이라 엄두가 안 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1-08-13 15:13   좋아요 6 | URL
저 의기소침한데요? 의기소침하다구욧!! 지금 땅바닥에 누워서 뗑깡부리고 있다구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0만원어치 책탑사진 내놔요, 내놓으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5 09:4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두분 인생희비극 사진에 빵~

mini74 2021-08-13 15: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들에게도 물어보세요 무슨책 읽고 싶냐고 ㅎㅎ 한권씩 돌리셔야죠. ㅎㅎ 축하축하드려요 *^^

잠자냥 2021-08-13 15:40   좋아요 1 | URL
울집 냥이들은 책을... 첫째 냥이는 스크래쳐 삼는다(책탑을 쌓아두면 여지없이 ㅠㅠ 그래서 책꽂이 맨 아래 칸도 쿠션 같은 걸로 막아둬요). 둘째 냥이는 책 모서리에 이빨을 간다. 백치미 셋째는 책알못...입니다. ㅋㅋㅋㅋㅋ
감사해요.

blanca 2021-08-13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이런 이벤트도 있었어요? 와, 이건 대박인데요. 정말 축하해요!!! 부럽습니다. 저는 요전에 알라딘에서 시키는 책마다 귀퉁이가 팍 찌그러진 책이 와서 정말 알라딘에 의 상하고 있는 중이었어요. 누군가 나를 미워하나, 하는 망상까지...ㅋㅋ

잠자냥 2021-08-14 00:55   좋아요 2 | URL
오우 의외로 모르는 분들이 많군요. 7월 한달 내내 광고하고 그랬는데 ㅎㅎ 내년에도 한다면 꼭 도전해 보세요~

바람돌이 2021-08-14 02: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축축축축하드려요. 이런 이벤트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도대체 언제????
4권이나 당첨되시다니, 역시 훌륭하세요. 7월 한달 내내 제가 좀 바빠서 알라딘에 소홀했는데 말이죠. 물론 제가 참가했어도 별볼일은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ㅎㅎ

잠자냥 2021-08-14 09:55   좋아요 2 | URL
1, 2회 대회 둘 다 7월 한달 동안 열리고 결과는 8월 15일 전후로 알려주는 거 같아요~ 내년에는 꼭 도전해 보세요. 책 선택의 폭도 나름 다양하더라고요. (대략 30권쯤 되는 듯)

레삭매냐 2021-08-14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

알라딘 적립금은 덤?

잠자냥 2021-08-14 11:1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덤이라기보다는 그것이 주? ㅎㅎ

thkang1001 2021-08-14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4관왕이 되신 것을 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1-08-14 11:42   좋아요 0 | URL
아이고 감사합니다!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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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우리가 쓴 것》 읽기를 마치고 다른 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해서 100자평을 훑어보러 알라딘에 접속했다. 과연 이 책을 읽었을까 싶은 이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눈에 들어왔다. 아, 이런 거구나…. 문득 이 책에 실린 <오기>의 소설가 느꼈을 법한 심정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오기>는 명백히 조남주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읽힌다. 이 작품에서는 문제의 ‘그 작품’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독자는 그 작품이 《82년생 김지영》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작가는 그 작품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그와 함께 숱한 비난에도 시달려야 했다. 그 책이 여성의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면, 여성주의 관점으로 쓰인 작품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렸을까? 그런데 그 작품의 작가는 그 이후 다른 작품집을 내고도 또 다시 비슷한 비난을 받고 있다.

문득 얼마 전 읽은 조애나 러스의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이 떠오른다. 조애나 러스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숱하게 여성 작가들의 글을 폄하하며 그들이 글을 써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우려고 해왔던 온갖 억압의 역사를 통쾌하게 반박한다. 그 책에 따르면 페미니스트 작가들을 향해서 흔히 쏟아지는 비난으로 ‘어휘가 기교적이지 않다’, ‘문체가 부적절하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 또는 ‘신념을 담기에는 어조가 너무 사적’이며 ‘거리 유지가 안 되어 있다’(조애나 러스, 《여자들이 글 못 쓰게 만드는 방법》, 204쪽) 등이 있다. 이는 조남주의 작품, 아니 조남주 작가에게 가해지는 대부분의 비난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가 만일 여성 작가가 아니었다면, 여성주의 관점의 작품을 쓰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비난에 시달렸을까? 작가와 그의 작품을 비난하는 이들은 그런 행위를 통해 작가에게 글 쓸 자유와 권리, 그리고 작품을 통해서 억압 받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이 목소리 내는 것을 짓밟고 싶은 것이리라.

여성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려는 이런 시도는 《우리가 쓴 것》의 여러 단편에서도 볼 수 있다. 자신보다 고작 몇 살 위인 남자 친구에게 완벽하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젊은 여성(<현남 오빠에게>)이 있으며, 이름도 없이 그저 ‘미스 김’으로 불리며 온갖 잡일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결국은 폐기물처럼 버려지는 젊은 여성 노동자가 있고(<미스 김은 알고 있다>), 여성주의 관점의 소설로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비난과 악플에 시달리는 소설가가 있다(<오기>). 날마다 학교에서 불법촬영물 공포에 시달리지만 그 소녀들의 진실은 엄마에게조차 의심받는다(<여자아이는 자라서>). 한편으로는 억압적인 아버지가 사라짐으로써 가족들이 제 목소리를 찾고 화기애애해지는 삶을 다룬 작품(<가출>)도 있다. 이 작품에서 인상 깊은 장면은 어머니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딸이 비로소 인식하는 부분이다. 이사, 자식의 진학, 취업 같은 중요한 결정부터 여행지, 외식 메뉴, 텔레비전 채널 같은 사소한 결정도 모두 아버지의 뜻대로 하던 집안에서 엄마는 늘 중얼거리기만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사라지자 엄마는 ‘간결한 문장과 정확한 발음으로 의견을 말’(96쪽)한다.

노년의 여성의 삶을 그린 두 작품도 인상 깊다.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부모의 바람 때문에 ‘말녀’라는, 끔찍한 이름으로 살며 자기 존재를 부정당해야 했던 여성과(<매화나무 아래>), 시어머니에서 어머니 그리고 딸로 이어지는 돌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노년의 여성(<오로라의 밤>)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두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작게나마 이룬다. 한 여성은 개명을 함으로써, 또 한 여성은 평생 꿈꾸던 오로라를 보러 가서 마음속에 품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던 ‘그 소원’을 크게 외친다. 조금 결이 다른 작품이긴 하지만 코로나가 불러 온 계급 차이로 말미암아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서로 말을 나눌 기회가 아예 막혀버린 가여운 아이들(<첫사랑 2020>)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이들, 그러니까 가장 약한 존재의 목소리가 차단당한다는 면에서는 이 작품도 앞선 작품들과 비슷하다.

소녀부터 젊은 여성, 그리고 노년의 여성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 파묻히거나 지워졌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파노라마처럼 나와 내 주변 여성들의 삶이 겹쳐지며 떠오른다. 보편적이지 않다는 비난, 지나치게 사적이라는 비난, 세계관이 좁다는 비난…. 그런 칼날의 말들이 과연 온당한가. 이 책 속 이야기들은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고, 겪을 법한 일들이다. 그렇기에 한 여성은 소설가인 다른 여성에게 내 이야기를 훔쳐서 쓴 게 아니냐고 되묻지 않는가(<오기>). 다행스럽게도 이 작품 속 여성들은 입 다물고 조용히 살지 않는다. 자기 이름을 찾고(<매화나무 아래>), 자기 목소리를 찾으며(<현남 오빠에게>), 소심하지만 은밀한 복수를 한다(<미스 김은 알고 있다>). 딸도 엄마도 소원을 이루고(<오로라의 밤>), 소녀들은 연대를 통해 자기를 보호하는 방법을 배운다(<여자아이는 자라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에 맞서 꿋꿋이 목소리를 내, 항변의 글을 남긴 소설가(<오기>)처럼 조남주 작가도 계속 목소리 내는 일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첫사랑 2020>의 어린 약자들이 살아갈 세상은 조금 나아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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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12 11: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이책 리뷰대회가 있길래 사서 다 읽었는데, 마감이 곧인데 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전 <82년생 김지영>을 읽지 못했는데 때를 놓치고 나니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다루었기에 내용은 대충 알아서 손이 안 가더라구요. 그때문에 이 작가님께 왠지 모를 부채감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약간 해소됐어요 ㅋ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최근 ‘페미검증‘등의 사태를 보면서 ‘입을 닫게 하는‘ 압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 반가운 글이네요.

잠자냥 2021-08-12 11:42   좋아요 7 | URL
쓰세요~ 쓰세요~ 괭 님은 쓸 수 있습니다! ㅎㅎ
부채감을 느끼셨다는 말 뭔가 와닿네요. <82년생 김지영>과 <우리가 쓴 것> 두 권을 읽으니 작가의 글쓰기 특성이 조금 감이 잡히는 느낌도 들었어요. 작가가 사회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건조하게 사실처럼 전달하려고 애쓰는 느낌도 들고요. 암튼 조남주 작가의 작품들은 완벽하게 제가 좋아하는 문학은 아니지만 이런 목소리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문학이 해야 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고요.....
요즘 백래시가 심하죠. 그만큼 여성들이 목소리 내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1-08-13 12:24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의 응원에 힘입어 저도 리뷰를 올렸습니다^^

다락방 2021-08-12 11:33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항변의 글을 썼다는게 인상깊네요. 그리고 마땅히 그리해야 할 것 같고요. 옆에서 보는 사람들도 스트레스인데 작가 자신은 오죽했을까요. 저는 악플이나 저격글만 봐도 스트레스 폭발하는데요.. 뭐 이제는 좀 무뎌지긴 했지만.. 아니 글쎄 82년생 김지영의 작가가 김지영인 줄 아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책은 안읽어보고 김지영 그거 페미잖아, 라고... 하아- 갈 길 왜이렇게 멀어요..
잠자냥 님 리뷰는 제가 쓸 수 없는 리뷰라 언제나 감탄하며 읽곤 하지만 이번 리뷰는 특히 더 좋아요. 한국 작품을 읽고 쓴 리뷰는 더 잘 읽히는가.. 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잠자냥 2021-08-12 11:45   좋아요 5 | URL
네, <오기>라는 작품을 읽다 보니 작가가 참 힘들었겠구나, 대체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지더라고요. 그런데 이 작품 100자평에도 심한 평들이 좀 있어서.... 에휴 ㅠㅠ
이번 리뷰는 작가에게 애잔한 마음이 들어서 더 그냥 술술 써진 것 같기도 합니다....

얄라알라 2021-08-12 15:22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저도 잠자냥님의 글에 홀려서 국수 쭉 흡입하듯 쭈욱 읽었어요. 와우!
저도 다락방님의 ‘엉뚱한(?) 생각‘하심에 손 같이들어봅니다.

그나저나 작가 이름이 김지영이라 착각하고 저격하는 분들은....읽지도 않고 작품을 비난하시는 이들은, 어쩐대요.

잠자냥 2021-08-12 15:26   좋아요 3 | URL
북사랑 님 / 국수 쭉 흡입하듯이라는 표현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ㅎㅎ
유령 작가 김지영 ㅋㅋㅋ 세계 초 베스트셀러 작가 김지영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8-12 13:3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글보고 100자평 구경하고 왔어요 ㅎㅎ 일부 이상한 평점이 있어도 평점이 엄청 높더라는~!! 저도 82년생 김지영만 읽어 봤는데 이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

잠자냥 2021-08-12 14:37   좋아요 5 | URL
네, 일부 이상한 평이 있지요? 책 읽고 나서 하는 온당한 비판이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닌 거 같아서 좀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고요.

hellas 2021-08-12 14:38   좋아요 6 | URL
저도 이 책 사놨는데... 지금 읽는 책 얼른 다 읽고 바로 읽어봐야겠네요.

- 2021-08-20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단편집이로군요, 자냥님 평을 보니 잡지나 엔솔로지로 만난 소설들이 보여서 읽을까 말까 싶다가 <오기>가 읽어보고 싶어지고 정화 평(!)도 써야겠다 싶어집니다! 불끈 💃🏻💃🏻

잠자냥 2021-08-20 16:20   좋아요 1 | URL
단편집이고 금방 읽을 수 있어요!
 
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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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82년생 김지영>을 쓰고 나서 참 많이도 공격당하고 힘들었나 보다. 이 책에 실린 <오기>를 읽노라니 절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또 이렇게 여기, 그간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았던 여성들-소녀에서 노년의 여성들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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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12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었는데, 같은 생각을 했어요^^

잠자냥 2021-08-12 11:21   좋아요 0 | URL
조남주 작가에게 애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괭님도 읽으셨군요! 제 리뷰 읽어주세요. ㅋㅋㅋㅋ
 

내가 사는 빌라에는 모두 여덟 가구가 산다. 집마다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주로 혼자 살거나 많아야 둘이 산다. 둘이 함께 산다고 해도 결혼한 커플이 사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이 빌라에는 아기 울음소리라든가 아이들 뛰어다니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신축 건물인 이 빌라에는 내가 두 번째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그때 계약서상에 우리집 때문에 추가된 문구가 하나 있다. 반려 동물은 고양이‘만’ 된다는 조항이었다.

애초에 이 건물 주인은 임대, 그것도 전세로만 세입자를 구했고 신축 건물이다 보니 조심해서 사용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다 보니 반려 동물은 당연히 꺼려지는 대상이었다. 이 집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도 그 때문에 매우 고민을 했고, 어쩔 수 없이 사정을 설명했더니, 집주인은 고양이'만' 된다는 조항을 넣었다. 고양이가 개처럼 짖지 않는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을 한 것 같았다. 실제로 이사 온 뒤 한동안은 새 건물이다 보니 직접 사람이 살면서 생기는 소소한 건물 내 문제들을 해결하러 관리인이 우리집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고양이가 대체 어디 있느냐고 물을 정도였다. 녀석들이 워낙 낯선 사람을 가리는 터라 알아서 숨어버린 것이다.

아무튼 이 조항 때문에 우리집 다음으로 이사 온 나머지 가구는 이 계약서를 받아들고서는 반려 동물은 고양이만 된다는 문구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을 수도 있고, 흥미롭게 여겨서 질문을 던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어느 집에선가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리라. 뭐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 옆집은 이사 오고 나서 한동안 바뀐 환경에 적응을 못한 첫째 냥이가 새벽마다 울어대는 바람에 그 조항을 보지 못했어도 자연스레 아, 새로 이사 온 집에 고양이가 있구나 알아차렸을 것이다.

젊은 사람들이 살다 보니 이웃끼리 최대한 부딪히지 않으려고 서로 조심하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오가는 사이에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래서 대충 알게 된 사실인데 이 건물에는 30~40대 혼자 사는 여자들이 많으며, 남자는 딱 한 가구이다.

우리집은 가장 높은층이기 때문에 올라오다 보면 집 앞마다 놓인 택배 상자를 종종 보게 된다. 보통은 쿠팡에서 오는 2리터짜리 생수가 가장 빈번하게 배달되어 온다. 302호는 온라인으로 옷을 자주 주문하는데, 직접 받아보고는 마음에 들지 않는지 반품하느라 다음 날 문 앞에 다시 나와 있는 일이 잦다. 내가 가장 궁금한 상자는 알라딘이나 예스24 택배 상자이다. 이런 상자를 다른 층에서 발견하기란 매우 드물다. 우리 집은 뭐..... 알라딘 당일 배송 아저씨가 이제 내 얼굴을 알 정도이다. 심지어 이 아저씨는 예스24, 인터파크 도서 배송까지 같이 하시는데 내가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에서 책을 살 때마다 계속 오셔서 한 달에 대여섯 번 본 적도 있다. -_-;;;

그에 비해 다른 층에서는 책과 관련한 택배 상자를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러다가 어느 날! 301호 집 앞에 놓인 예스24 상자를 보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 아니, 책을! 무슨 책을? 무슨 책을 샀을까? 몹시 궁금해서 그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하하하하 박스 바깥에 붙은 스티커를 보고야 말았다. 그랬는데 특별한 게 아니라서 좀 실망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오는데, 도서 택배 상자보다도 내 마음을 뛰게 한 택배 상자를 보고야 말았다. 순간 동공지진. 그것은! 'Pet' 어쩌고 적힌 상자였다. 강아지나라 고양이천국 뭐 이런 택배 상자였다. 201호였다. 그 상자를 보는 순간 나는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강아지일까? 고양이일까? 그런데 결정적으로 그 택배 상자 위에는 포장이 따로 되어 있지만 집사의 예리한 눈에는 당연히 ‘그것’으로 유추 가능한 물건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하하하하! 나는 그걸 발견하고는 왠지 모르게 뛸 듯이 기뻤다.


그것은 바로.....




바로 이렇게 생긴 고양이 스크래쳐-




201호 사람이 고양이를 키우게 됐구나! ‘고양이만 가능하다’는 계약 조항을 보고 드디어 집사의 세계로 들어온 것이로구나!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길냥이를 데려온 것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아기냥일까? 아그그 귀엽겠다. 암컷일까 수컷일까? 어떻게 생겼을까? 아주 조용한 걸 보니 아기냥이가 틀림없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난리도 아니었다. 우리집 고양이한테 “야, 여기 아래층에 애기 고양이 있어. 알아? 소리 들려?” 하기도 했다. 고양이가 생긴 뒤로 201호 사람은 늘 집에 불을 켜두고 외출을 하는 것 같다. 집에 불이 켜져 있는데도 집 앞에 택배 상자가 그대로 놓여 있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이다.

혹시 새끼 강아지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어느 날 완전히 해소되었다. 201호 사람이 이제 본격적으로 고양이 쇼핑몰을 알았는지, ‘OOOOOO’이라고 쓰인 택배 상자를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내 추리(?)가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을 보고 씩 웃었다. 그리고 이 빌라에 우리 말고도 누군가가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실이, 여덟 가구 가운데 두 가구는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 가구라는 점에 왠지 흐뭇해졌다.

OOOOOO 은?!




고양이대통령! ㅋㅋㅋㅋ 빼박 증거-



그리고 며칠 전, 집에 올라오는데, 드디어 마침내! 냐옹~  우는 201호 녀석의 울음소리를 듣고야 말았다. 그 사이 자랐는지 이제는 제법 운다. 그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는 알지 못한다. 길에서 고생하던 녀석인데 201호 사람이 냥줍해서 키우는 것이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낚시터에서 박수홍을 만나 길냥이 신분에서 전국민(?) 사랑을 받고 있는 다홍이처럼, 또는 히끄처럼 복터지는 냥이가 되면 좋겠다. “얘들아, 우리 집 아래에 고양이 있어. 궁금하지? 나도 궁금해.” 201호 고양이를 생각하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서 비실비실 웃고 만다.


그나저나 요즘 알라딘에서 고양이 관련 책 사면 고양이 스크래쳐 박스 준다...; 작년에도 받았는데 또 주네.... 또 받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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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8-11 1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들 중에도 집사가 많은데(세마리와 함께 사는 집사도 있어요) 다들 알라딘 저 박스 받으려고 책 사고 그러더라고요. 저도 이 소식을 친구들과 공유해야겠어요. 하하하하하.

잠자냥 2021-08-11 10:48   좋아요 3 | URL
어머 세 마리! 저도 세 마리! ㅋㅋㅋ 저 박스 작년에 눈 돌아가서 받았는데, 아직 남았나봐요. 올해 또 주는 걸 보니. ㅎㅎㅎ

다락방 2021-08-11 10:54   좋아요 3 | URL
새로 만든 거 아닐까요? 설마 남아있을 리가…

잠자냥 2021-08-11 11:01   좋아요 2 | URL
작년이랑 너무 똑같아서 ㅋㅋㅋㅋㅋㅋ 2021 에디션인지 제가 받아보겠습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11 11:05   좋아요 2 | URL
사실 저는 고양이 박스에 관심이 없어서 작년하고 디자인이 똑같은지 어떤지 모르겠거든요. ㅋㅋ 그러니까 잠자냥 님이 꼭 확인해주세요.
저는 오늘 굿즈로 세단기, 부채, 에코백 받았습니다.

그럼 이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8-11 11:09   좋아요 1 | URL
근데 그 굿즈 좋죠? 아니 에르노 메모지+노트+볼펜 세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완전 마음에 들어서 책에 대한 애정도까지 증가??;;; ㅋㅋ

다락방 2021-08-11 11:24   좋아요 1 | URL
저 그 굿즈 가질까 어쩔까 엄청 고민하다가 포장도 안뜯고 조카 줬어요. 조카가 너무 좋아해서... 후회는 없습니다............................................................................................................................................................................................................

잠자냥 2021-08-11 11:40   좋아요 1 | URL
저도 포장도 안 뜯고 다른 사람 줬어요. ㅋㅋㅋㅋㅋㅋ 받은 사람이 엄청 좋아함. 저도 후회는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1 1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른집 책택배박스 안을 궁금해하는 그 마음 공감합니다 ㅋㅋㅋ 스크래쳐박스를 준다고요?? 냥집사인 울 언니에게 빨리 책을 선물해야겠군요~

잠자냥 2021-08-11 11:0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책 박스는 정말 궁금해요. ㅋㅋㅋㅋㅋ 요즘은 우리 빌라에 책 박스 오는 집 늘었다능 ㅋㅋ
저 스크래쳐박스 고냥들이 좋아해요. 울집 냥들은 작년에 서로 들어가려고 싸웠다능 ㅋㅋㅋ

coolcat329 2021-08-11 11: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일상 얘기 참 재밌게 읽었습니다 😃
저는 식물외엔 키우는 걸 싫어하는데, 지난 주말 넷플릭스에서 가족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을 보고 가족 모두 얼마나 꺄악~거렸는지 모릅니다. 고양이 밥이 너무 귀여운 거에요~~
게다가 저희 아이 친구가 또 브리티시 숏헤어를 들여서 매일같이 사진을 보내오는 통에 저희도 덩달아 자지러지네요.

잠자냥 2021-08-11 11:41   좋아요 3 | URL
아유 ‘밥‘ 너무 귀엽죠. 제가 지금은 이렇게 고양이에 환장해도 십여 년 전만 해도 고양이 무서워하던 사람이라니까요. ㅋㅋㅋㅋㅋ 사람 앞일은 모릅니다. ㅋㅋ

2021-08-11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1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이버 2021-08-11 1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아😖 깜냥이 너무 심쿵이에요

잠자냥 2021-08-11 12:06   좋아요 2 | URL
제 고양인 아니지만 그렇죠? ㅎㅎ

syo 2021-08-11 13: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 귀여워... 박스 사면 야옹이도 주나요.... 😍

잠자냥 2021-08-11 14:12   좋아요 1 | URL
냥이를 주우면 박스를 사게 됩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8-11 13: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검은 고양이 네로?
저는 애들이 애완동물 키우자고 할때마다 이제까지 너희들 키우느라 힘들었다고 제발 살려달라고 해요 ㅋ

잠자냥 2021-08-11 14:12   좋아요 3 | URL
ㅎㅎ 그러게요, 다른 생명체를 돌본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일이에요~

레삭매냐 2021-08-11 14: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오래 전, 일산에 살던 대학
동창 친구가 댕댕이 때문에 이웃
과 전쟁을 치르면서 썼던 명문
이 떠올랐습니다.

타인의 책 박스에 가지는 호기심,
책쟁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었
을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1-08-11 14:14   좋아요 4 | URL
ㅎㅎㅎ 저만 타인의 책 박스에 호기심을 느끼는 게 아니라니 위안이 됩니다. ㅎ

mini74 2021-08-11 1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박스외 고양이 ㅎㅎ 우리집은 개님이 살고 계셔서 택배박스엔 관심이 없는데, 강아지간식박스는 칼같이 알아요. 막 두 발로 서서 춤을 춘답니다 얼쑤얼쑤하면서 ㅎㅎㅎ 검은 고양이 무지 매력적입니다 ㅎㅎ

잠자냥 2021-08-11 18:00   좋아요 3 | URL
오! 저희집 냥이들도 택배 박스 오면 칼같이 자기들 건 알아요. 자기들 상자 오면 춤추는 거 같음 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8-12 00: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 잠자냥님 고양이 세 마리 집사님이셨군용! 어쩐지 이름에서 풍기는 냥이의 향기라니~
저도 며칠 반려냥이를 들여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으나, 역시 저는 저 하나도 챙기기 버거운 인물이란 걸 깨닫고 말았습니다! 잠자냥님 진짜 대단하십니다~👍👍

잠자냥 2021-08-12 00:35   좋아요 3 | URL
ㅎㅎㅎ 울집 냥이들이 하도 자고 또 자서 잠자냥?! ㅋㅋㅋㅋ 그랬다는 설이 있습니다(그레고르 잠자 냥이기도 하고요). 언젠가 고양이의 신묘한 매력에 툐툐 님도 빠지시길 기원합니다~ 이왕이면 길 아가들로 ㅎㅎ

붕붕툐툐 2021-08-12 09:07   좋아요 2 | URL
그레고르 잠자냥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오하당~ㅎㅎㅎㅎ
길아가들로~ 명심하겠슴다!

잠자냥 2021-08-12 09:25   좋아요 1 | URL
어느날 길에서 길아가들이 툐툐 님을 딱~ (도저히 피할 수 없이) 간택하는 날이 올 거예요. 그렇다면 운명입니다.
저도 둘째, 셋째 냥이를 그렇게 만났거든요. 첫째 냥이는 누군가가 구조해서 임시보호 중인던 녀석 데리고 왔고요.

독서괭 2021-08-12 10:33   좋아요 2 | URL
그레고르 잠자냥이 였어요?? ㅋㅋㅋㅋ 당연히 쿨쿨자는 잠자냥인 줄 알았는데 ㅋㅋㅋ 세마리 키우시다니 대단해요. 저도 예전에 엄마잃은 아가길냥이 데려다 키운 적 있어요. 지금 언니네 있는 냥이들도 첫째는 임보중이었던 아가, 둘째는 아가길냥이 였어요^^

잠자냥 2021-08-12 10:43   좋아요 1 | URL
괭 님, 괭이 넘나 귀엽죠?ㅎㅎㅎ 전 그렇게 잠이 많은 타입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울집 애들은 24시간 중 22시간 자는 거 같지만...ㅋㅋ

물감 2021-08-12 07: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마리의 집사에요ㅎㅎ
냥이는 털만 빼면 완벽한 동물...ㅎㅎ

붕붕툐툐 2021-08-12 09:08   좋아요 1 | URL
엄훠~ 물감님도 집사님? 게다가 완벽한 동물?👀👀

잠자냥 2021-08-12 09:26   좋아요 3 | URL
어! 물감 님도 집사! 귀연 녀석들 언제 한 번 보여주세요~ ㅎㅎ
그리고 물감 님도 이 알라딘 냥이 스크래쳐 박스를 사시고 책을 받으세요~(응?) ㅋㅋㅋㅋ

물감 님 말씀처럼 고양이는 털만 빼면 완벽한 동물입니다. 그 귀여움, 그 아름다움, 그 새침함! 그 맹뭉미!ㅋㅋㅋㅋㅋ

물감 2021-08-12 09:30   좋아요 2 | URL
ㅋㅋㅋ저희집 애들은 아름다움과 새침함하고는 좀 다릅니다. 멍청 맛, 바보 맛으로 무장되어있어요ㅋㅋㅋㅋ

잠자냥 2021-08-12 09:3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 물감 님 이미 자기 자식 자랑에 빠졌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멍청한 맛, 바보 맛 저도 그거 엄청 좋아해요. 저희 집 막내가 백치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2 10:36   좋아요 3 | URL
오오 물감님도 냥집사셨다니.. 털만 빼면 완벽한 동물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ㅎㅎ

- 2021-08-20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걸 준다구요??????? 맙소사…!! 몰랐어… 너무 귀엽구… (뒤에서 부터 봐온터라 이미 냥 세마리 실물영접하였나이다) 잠자냥님!! 이리터 생수가 풀라스틱이 맘에 걸리시면 (혹 일인 가구시라면) 브리타 정수기를 추천드리옵니다. 3리터들이로요 ^^ 제법 물맛 좋습니다!

잠자냥 2021-08-20 16:39   좋아요 1 | URL
박스 아직도 줘요. 구매구매 ㅋㅋㅋㅋ 냥들이 엄청 좋아합니다요.
참, 브리타 정수기 예전에 썼었어요. 이젠 냥들 땜에 걍 lg 정수기 렌탈 서비스 이용해서 쓰고 있어요.
3개월마다 청소해주러 오시고.... 생수 플라스틱 양심에 안 찔리고 암튼 좋아요. ㅎㅎ

- 2021-08-20 18:01   좋아요 1 | URL
삼마리 냥과 함께 하려면 정수기도 좋은 선택이십니다!! 담달엔 저 박스 받아야겠어요 🔥🔥🔥 고양이 책 뭐사지???
 
비밀요원 대산세계문학총서 53
조셉 콘라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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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콘래드의 작품은 처음 읽는다.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는 작가 중 하나였다. 그래도 언젠가는 읽어야 할 작가로 마음에 새겨두기는 했었고, 드디어 그의 작품 중 재미있을 것 같은 <비밀요원>을 읽었다. 스파이가 주인공이라니, 흥미진진할 것 같지 않은가. 실제로 이 작품은 재미있다. 단, 자극적이면서 이야기가 긴박하게 흘러가고 숨막힐 듯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이 작품이 그다지 재미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존 르 카레의 작품처럼 스토리가 천천히 진행하면서 이런저런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고급스러운 스릴러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도 틀림없이 좋아할 것이다.

작품은 “벌록 씨는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명목상으로 가게를 처남에게 맡겼다. 그것은 손님과 거래를 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라는 뜻밖의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작품이 스릴러라는 사실을 모르고 읽는다면 런던을 배경으로 한 여느 문학 작품과 별반 다르지 않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윽고 이어지는 “벌록 씨는 외형적으로 벌여놓은 장사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그의 부인이 처남을 돌보고 있었다. 문은 낮에는 닫혀 있었고, 밤에는 조심스럽고 수상쩍게 약간만 열려 있다.” 이 문장으로 몇 가지 암시를 얻는다. 낮에는 닫혀 있고 밤에만 수상쩍게 열리는 가게, 이런 가게를 외형적으로만 유지할 뿐, 장사에 통 관심 없는 벌록이라는 인물. 촉이 좋은 독자라면 이 벌록이 문제의 ‘비밀요원’이겠구나 감을 잡게 된다. 그런데 벌록을 제외하고 이 가게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인물들, 그러니까 그의 아내와 장모, 처남 등은 조금 의아하다. 이 조그만 가게를 배경으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일까? 벌록이 신분을 위장하려고 결혼한 것일까? 아니면 모두가 평범한 가족으로 위장한 범죄조직인가 등등 온갖  생각을 하게 된다.

조금 더 읽다 보면 아리송해진다. 이 벌록이란 인물은 도무지 스파이 같지 않다. ‘살찐 돼지처럼 감정을 내색하지 않는 몸집이 큰 벌록 씨’라니, 아무리 위장이라고 해도 지나치다. 뚱뚱한 그의 몸에서는 게으름이 뚝뚝 떨어진다. 스파이 같은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엔 그 비대한 몸이 크게 방해될 것 같다. 그는 어찌나 게으른지 ‘단순한 선동가나 노동 연설가, 혹은 노조 지도자초차 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 것들은 그에겐 너무나 귀찮기만 하다. 그저 그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형태의 편안함’일 뿐이다. 그렇다고 그의 인상이 썩 좋은 것도 아니다. 그는 ‘소규모의 노동력을 사용하는 고용주와 비슷한’ 외모를 갖고 있는데, 그런 그에게는 ‘기술자가 아무리 부정직한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습득할 수 없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분위기’가 있다. ‘악과 어리석음, 인간의 저질적인 공포를 이용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분위기’로 ‘도박장이나 매음굴 업주들, 사설탐정과 흥신소 직원들, 사이비 특허 약품 발명가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도덕적 허무주의의 분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에게서 어디 한 부분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가 없다. 책을 조금 더 읽어 나가면 실제로 벌록은 런던에서 활동하는 프랑스 대사관의 비밀요원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가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 대신 그곳에서 은밀하게 무정부주의자들의 모임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가관인 것은 그가 이 자본주의 사회에 혁명을 일으키고자 만나는 또 다른 스파이들, 그러니까 런던에서 활동하는 혁명주의자들 모두가 하나같이 이 모양 이 꼴이라는 것이다. 벌록에게 명령을 내리는 러시아 대사관의 블라디미르는 살찌고 게으른 그를 질타하지만 그 자신도 입만 살아서 터무니없는 명령을 내리는 인물이며, 게으르기 짝이 없는 데다가 여자 따라다니는 일에만 몰두하는 오시폰, 잔인한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테러리스트이지만 실제로 테러리즘을 실행해 본 적은 없는 윤트, 폭탄을 옷 속에 넣고 다니는 열등감 덩어리 폭탄 제조업자 교수 등 하나같이 그 ‘위대한’ 대의명분을 수행하기엔 부족하기 짝이 없고 뒤틀린 인간들일 뿐이다.

이들의 뒤를 쫓는 경찰은 어떠할까? 경찰 부국장은 특정 혁명주의자와 친분이 있는 귀부인의 눈치를 보아, 그가 범죄에 연루되어 있음이 틀림없는데도 그를 비호하기에 바쁘다. 그렇다고 이런 부국장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사건을 캐내려는 히트 반장은 정의로운가?  물론 그는 자기 일에 부국장보다는 충실하다. 그러나 그 또한 이중 스파이를 포섭해 그로부터 정보를 캐내 자신이 출세하는 것에 가장 혈안이 되어 있다. 이 두 사람 모두 무정부주의자들이 혁명으로부터 시민과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개인적 출세와 권력을 좇는 일에만 눈이 멀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벌록의 가족은 어떠한가. 책을 읽는 이들은 누구나 벌록이 신분을 위장하려고 아내 ‘위니’를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위니라는 여성은 어떨까? 그녀에게도 벌록 씨가 상상하지 못한(게으르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기에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과거가 있다. 위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음에도 편안한 삶을 살고자 아무런 애정도 없는 벌록을 선택한다. 물론 위니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 데에는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지능이 모자란 동생 스티비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 두 사람을 부양하려고 위니는 도무지 실체를 알 수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안정되어 보이는 벌록을 선택한 것이다. 위니, 위니의 어머니, 그리고 스티비 이 세 사람은 벌록의 실체는 알지 못한 채 그의 겉모습만 보고 저마다 좋은 사람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를 믿는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결코 이해하지 못한 채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살아간다. 그러나 이 완벽하게 소통이 막힌 가족에게는 엄청난 비극이 닥친다.    
 
<비밀요원>의 스파이 벌록은 블라디미르로부터 도시를 혼란에 빠뜨릴 엄청난 일을 하라는 명령을 받고 그리니치 천문대를 폭파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실제로 천문대에서 폭파 사건이 일어난다. 이 작품에는 비참한 죽음도 있고 끔찍한 살인도 일어난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런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는 스파이들의 숨 막히는 첩보전을 다루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허영과 위선에 찬, 게으르기 짝이 없는 무정부주의자, 혁명주의자들의 뒤틀린 생활과 삶을 묘사하면서 그들이 말하는 대의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지, 그리고 그런 이들로부터 이 세계를 지키겠다며 정의를 운운하는 경찰 조직도 그들과 얼마나 다를 바가 없는지 보여주며, 이기적인 욕망으로 뒤틀린 인간들이 부르짖는 혁명이란 얼마나 비루하기 짝이 없는지를 쓰디쓰게 조소한다. 게다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한 지붕 아래 살아가지만 서로 진정한 교감이나 소통 없이 이루어진 관계가 얼마나 큰 비극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이 작품은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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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9 1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풍자적인 작품인 것 같네요~ 잠자냥님의 별다섯이니 일단 담아두고 봅니다. 읽을 날이 오겠지요.

잠자냥 2021-08-09 14:17   좋아요 4 | URL
네, 근데 그 풍자가 과하지 않아서 더 품격 있었습니다.
아니, 근데 제 별 다섯을 그렇게 믿으십니까? 괭님 이러다 제가 똥을 된장이라고 해도....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09 14:15   좋아요 5 | URL
저 그렇게 쉬운 사람 아닙니다? 물론 잠자냥님이 똥을 된장이라고 하시면 똥냄새나는 된장이 나왔나부다 할 것 같긴 하지만…ㅋㅋㅋㅋ 책 한정입니다.😜

청아 2021-08-09 13: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조셉 콘래드의 스릴러라니 바로 담습니다!😆

잠자냥 2021-08-09 14:09   좋아요 5 | URL
네, 전 이 작품부터 시작하는 바람에 콘래드 진입 장벽이 조금 더 쉬워진 느낌입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1-08-09 13: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에 <암흑의 핵심>을 읽고서...
좌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다음에 6년 전에 이 책을 읽어야지
하고선 사두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
는 지도 모르겠네요. 만날 하는 타령 -
어디에 있는지 모린다.

잠자냥 2021-08-09 14:10   좋아요 4 | URL
<암흑의 핵심> 난해하다는 소릴 많이 들어서 그간 손이 안 갔는데요, 이 작품부터 읽으니까 다음 작품 읽을 계획이 저절로 세워지더라고요. 매냐 님도 이 책 찾아서 읽어보세요. 콘래드 전작 읽기에 도전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Falstaff 2021-08-09 14: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콘라드와 이 작품을 다룬 논문을 먼저 읽었다가, 책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논문을 읽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해서, 찾아 읽고 논문도 다시 읽어본 책입니다. 그랬더니 눈이 밝아지더라고요.
얘기하신대로 리뷰 읽는 분들이 다른 쫄깃쫄깃한 스파이 소설 같은 것을 기대하셨다가는 낭패를 볼 게 거의 틀림이 없어서 ㅎㅎㅎ
그건 그렇고 정말, 리뷰는 이렇게 써야 하는데 말입니다. 햐.... 명문 아닙니까, 여러부우우우운?

잠자냥 2021-08-09 14:16   좋아요 7 | URL
오, 논문을 읽으셨군요. 이 작품 다 읽고 말씀하신 논문 읽어도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스릴러라는 말만 듣고 사 읽는 분에게는 좀 뜨악할 작품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전통적인 스릴러 형식에서 벗어난 작품이라 더 좋았어요. ㅎㅎ

아이고 명문이라니요, 이렇게 띄워 주시니, 선물로 따귀 한 대 방지권 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8-09 15: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암흑의 핵심>에 빠져 고통받던 게 저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이렇게나 시원한 기쁨을 주는군요.
잠자냥님께 별 다섯을 받았단 말이지요. 흠흠. 그렇다면, 흠흠.

잠자냥 2021-08-09 15:41   좋아요 3 | URL
얼마나 고통스러운 작품인지 곧 읽어봐야겠습니다! ㅎ
이 작품은 신간도 아니고 출간된 지 꽤 지난 작품이니 천천히 나중에 한번 읽어보세요~

새파랑 2021-08-09 15: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별 다섯은 그냥 읽어야 하는 책이 맞는거 같아요 ^^ 게다가 대산문학총서라니~!!

잠자냥 2021-08-09 16:06   좋아요 4 | URL
대산문학총서는 믿고 읽으셔도 되고요, 제 별 다섯은... 음 가끔 취향 탈 수 있습니다. ㅎㅎㅎ

유부만두 2021-08-09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는 저도 막 우아해졌습니다?!!!

잠자냥 2021-08-09 22:22   좋아요 2 | URL
하하하 그런 일이?!!!!

바람돌이 2021-08-10 0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극히 현실적인 스파이물이군요. 그래서 더 읽어보고싶어지네요. ^^

잠자냥 2021-08-10 10:12   좋아요 0 | URL
네, 실제로 거대한 대의명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가운데 저런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ㅎㅎ

2021-08-1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1-09-10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는 잠자냥님 리뷰 중에 뭐가 당선될지 점쳐봐야겠어요 ㅋ

잠자냥 2021-09-10 16:12   좋아요 2 | URL
감사하니다~ 주로 신간 위주로 주는 것 같던데 가끔 이렇게 구간 리뷰에도 주네요? ㅎㅎㅎ

Falstaff 2021-09-10 16:15   좋아요 3 | URL
저는 별 네 개는 이해가 가는데, 심지어 품절 상품 독후감 올렸다가 이달의 리뷰 먹었답니다.
분명 알라딘이 개선되고 있거나, 미치고 있는 중일 겁니다. ㅎㅎㅎㅎㅎ

잠자냥 2021-09-10 16:25   좋아요 3 | URL
미치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선이라고 합시다.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9-10 16:31   좋아요 1 | URL
괭님 / 저도 그거 예상해 보는 재미가 있는데, 항상 어긋나더라고요? ㅋㅋㅋ 전 이번 달엔 <소년을 읽다> 리뷰가 뽑히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그게 금주의 뉴스레터에 선정되었기도 해서) 역시나 땡! ㅋㅋㅋ

새파랑 2021-09-10 16: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당선 천재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 전 도선생님 악어로 당선이 되었다는 ㅎㅎ 신간 위주가 아닌가봐요 ㅋ

잠자냥 2021-09-10 16:25   좋아요 2 | URL
ㅋㅋㅋ 당선 천재 ㅋㅋㅋㅋ 아이고 황송하옵니다. 네, 암요, 신간으로만 채우지는 않겠지요. ㅎㅎㅎ

mini74 2021-09-10 16: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 고양이들에게 츄르 한 반 쏘시죠 ㅎㅎ헤

잠자냥 2021-09-10 17:23   좋아요 2 | URL
아이고 울집 뚱냥이들 어제 한 봉지씩 드셨는데! ㅎㅎㅎ 또 쏘죠 뭐! ㅎㅎ

그레이스 2021-09-10 17: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축하드려요~!
당선천재 맞아요^^

잠자냥 2021-09-10 17:23   좋아요 3 | URL
ㅎㅎ 감사합니다!

초딩 2021-09-11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2관왕 멋져요~~~~~

coolcat329 2021-09-23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 책 읽으신 줄 몰랐어요. 리뷰를 이제야 봤네요.
콘래드 작품 솔직히 술술 넘어가는 재미는 없지만 종 잡을 수 없는 그 심오한 문장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 계속 찾아 읽을거 같아요. 논문도 찾아 봐야겠습니다.

잠자냥 2021-09-23 23:03   좋아요 1 | URL
네, 정말 문장이나 그 깊이가 역시! 하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