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붉은 웃음

[eBook] 붉은 웃음
레오니트 안드레예프 지음, 이수경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년 5월

전쟁 속에서 미쳐가는 인간의 불안한 심리와 광기를 그로테스크하고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전방에서 미쳐가는 형과 후방에서 전쟁의 참상을 목격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동생의 대비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은 누구도 비껴갈 수 없음을 고발. 작가가 전쟁을 직접 겪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

[100자평] 크리스마스 잉어

크리스마스 잉어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7
비키 바움 지음, 박광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2월

“삶이라는 협소하고 미비한 감옥에 갇힌” 사람들의 삶이 여러 음식과 함께 대비되어 생생하게 그려진다. 단편 모두가 강렬한데 <굶주림>과 <길>에서는 가난한 여성들의 고단하고 절망적인 삶이, <백화점의 야페>와 <크리스마스 잉어>에서는 자본주의와 전쟁을 바라보는 서늘한 시선이 눈에 들어온다.

[100자평] 페미사냥

페미사냥 - 젠더 정치 탐구 ㅣ 민음사 탐구 시리즈 12
이민주 지음 / 민음사 / 2024년 11월

이 책의 페미사냥 연대기(pp.34~38)를 읽다 보면 이토록 찌질한 목소리에 응답해주는 사회가 더 문제가 아닌가 싶다. 소비자 담론을 맥락없이 가져다 쓰면서 구조적 약자인 여성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그 ‘억지’에 언제까지 동조해줄 것인가? 사냥꾼들에게 균열을 내기 위해서라도 읽어야 할 책

[100자평] 생활체육과 시

생활체육과 시 ㅣ 일상시화 5
김소연 지음 / 아침달 / 2024년 11월

김소연 시인은 산문을 군만두에 비유하고, 나는 김 시인의 그 군만두를 사랑한다. ‘운동성을 사랑하고 자기 몸에 애착이 깊어야만 가능해지는 세계 생활체육’- 그 곳곳에서 건져낸 포만감 넘치는 문장과 사유들…. 1991년의 그 시집과 시인은 누구일지 몹시 궁금해진다. 여러 번 다시 읽을 책.

[100자평]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

읽지 못하는 사람의 미래 - 주의 침탈 시대를 돌파하는 돌봄의 읽기를 위하여
전병근 지음 / 유유 / 2024년 11월

“살기 위해 읽는다”는 플로베르의 말처럼 읽기, 특히 종이책 읽기가 삶에 끼치는 지대한 영향을 설파한다(종이책이 디지털독서보다 이해도 면에서 6~8배 더 높다고). 읽는 자들에게는 더 읽을 이유를 북돋워 주지만 책을 읽어야 하는 사람들은 정작 이런 책의 존재조차 모를 것이라는 슬픈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