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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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찬양>, 뭔가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책장을 펼치면 상상 이상의 에로틱한 세계가 펼쳐진다. 유쾌하고 발칙하면서도 너무나 지적인 소설. 건강한 에로틱으로 똘똘 뭉친 이 소설 참 재미나다. 아이고 발칙한 폰치토 그 녀석 고것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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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5 1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이제 남미문학도 정복하시는 건가요..!!

잠자냥 2021-08-05 10:23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이제 발을 들여놓아봅니다! ㅎㅎㅎ

coolcat329 2021-08-05 1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 저 이 소설 너무 좋아합니다!

잠자냥 2021-08-05 10:32   좋아요 3 | URL
아이고야, 폰치토!!! ㅋㅋㅋㅋ

Falstaff 2021-08-05 11: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저고저, 요건 속편도 읽으셔야 합니다. ㅋㅋㅋㅋ 속편 리고베르토 씨의 비밀노트에서는 에곤 실레에 대한 적극적 탐구를 빙자한 야한 얘기가 속출합니다. 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비질비질....

잠자냥 2021-08-05 11:47   좋아요 2 | URL
아이고 이게 속편도 있군요!!! 바로 접수

syo 2021-08-05 1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사 이 요사스러운 사람.....☺

잠자냥 2021-08-05 11:46   좋아요 2 | URL
어머 나도 그 생각했는데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8-05 11: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여름에 읽고 막 미칠것 같았더랬어요. 제 방에 에어컨도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8-05 11:48   좋아요 3 | URL
아이고 후끈했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에어컨 켜놨는데도 덥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8-05 1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루의 MB !!!

노벨문학상 받은 뒤로는 신간은
안 나오네요 그것 참.

잠자냥 2021-08-05 13:2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페루 엠비 ㅋㅋㅋㅋ 너무합니다 ㅋㅋㅋㅋ

mini74 2021-08-05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탈레온 재미있었어요. ~ 이 책은 제목이 ㅎㅎㅎ

잠자냥 2021-08-05 16:11   좋아요 1 | URL
판탈레온도 곧 읽어보려고요.

새파랑 2021-08-05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그냥 아무 생각이 안들었는데 잠자냥님 100자평 보니 ㅋ 충격이네요 🙄

잠자냥 2021-08-05 16: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이 책 재미납니다!
 

최근 서재에서 <벤야멘타 하인학교>와 <필경사 바틀비> 리뷰를 잇달아 읽었다. 모두 내가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라 흥미롭게 읽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벤야멘타 하인학교>의 야콥 폰 군텐도, 필경사 바틀비도 모두 ‘하지 않기’를 선택함으로써 문학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긴 독특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벤야멘타 하인학교>를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선명하다. ‘하인학교’라는 제목부터가 강렬하다. 하인 양성 학교라니! 놀랍기 짝이 없다. 모두가 갑(甲)이 되어 마음껏 갑질하는 게 목표인 것 같은 이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하인처럼 미미한 존재가 되기를 기꺼이 선택하고, 그런 학교로 자발적으로 들어가는 귀족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어디 정신이 좀 이상한 거 아니야? 의심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 속 ‘야콥’은 발전을 거부한, 오히려 가장 미미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고 바란 반(反) 영웅적 인물로 내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하인 ‘학교’에 들어간 소년의 이야기이니, 성장 소설인가 싶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작품에서 성장은 없다. 성장, 발전, 진보, 앞으로 나아감, 변화 이런 단어하고는 전혀 거리가 멀다. 그저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야콥만 성장을 거부하는 게 아니다. 이야기 자체의 변화도 거의 없다. 스토리 자체가 멈춰있다. 다음 장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 질 거야, 뭔가 변화가 있을 거야, 믿고 넘겨보지만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야콥도 제자리, 이야기도 제자리. 야콥 주변인물, 벤야멘타 하인학교의 아이들도 제자리다. 이 학교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것을 배운다. 그저 인내하고 참는 법, 견디는 법을 배울 뿐이다. 그래야만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하인으로 나갔을 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 대한 어떤 희망도 가져서는 안 되고, 상실감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하며, 세상에 대한 어떤 의문도 제기해서는 안 된다. 바라는 것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저 제한된 어떤 시스템 안에서 복종하고 머리를 숙이는 일, 견디는 일만이 허락될 뿐이다.

<벤야멘타 하인학교>의 ‘야콥’은 작가인 로베르트 발저의 분신과도 같은 인물인데, 그는 또 다른 작품인 <타너가의 남매들>에서도 야콥과 같은 인물을 창조한다. 그의 이름은 ‘지몬’으로 “여태까지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당당히 말하는 인물이다. 부모로부터 약간의 재산을 받았는데, 방금 막 마지막 한 푼까지 다 써버렸고, 일할 필요도, 뭘 배울 의지도 없다. 그는 ‘일을 함으로써 낮의 성스러움을 모독할 만큼 무모하기엔 낮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낄 뿐이다. 지몬은 나날의 노동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것이 사라지는지 알고 있으며, 학문을 터득하느라 태양과 저녁달 없이 지내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에겐 그저 “저녁 풍경을 감상”하는 데 몇 시간이나 필요할 뿐이다.

물론 그도 때때로 일을 하긴 한다. 그러나 그 일은 오래 가지 못한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 최소한의 노동만을 할 뿐이고, 그 일의 종류는 수시로 바뀐다. 일을 통한 성장이나 진보, 발전 따위는 그가 가장 혐오하는 것 가운데 하나이다. 자신의 젊음을 사무실에서 묵히는 게 싫어 언제나 금세 떠난다. 쫓겨난 적은 결코 없다. 늘 어느 순간이 되면 제 발로 걸어 나온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근면, 충실, 시간 엄수, 눈치, 냉정, 겸손, 절제와 목표 의식’ 등등 오만가지에 그는 치를 떤다. 절반의 자유를 갖기 싫어서 아무것도 안 가진 쪽을 택하겠다는 지몬.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 적어도 제 영혼은 제 것이거든요.” (<타너가의 남매들>, 15~16쪽)


“저는 출세하고픈 욕망도 전혀 없어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대부분인 게 저한테는 최소한입니다. 저는 출세라는 걸 맹세코 대단하게 여길 수가 없거든요. 이런 거에 뭐 굉장할 게 있나요. 너무 쬐그만 책상 앞에 서 있느라 일찌감치 굽은 등, 쭈글쭈글 주름 많은 손, 창백한 얼굴, 망가진 평일 바지. 후들거리는 다리, 뚱뚱한 배, 상한 위장, 탈모로 맨숭맨숭한 머리, 핏기 없고 열정 없는 눈, 의무에 충실한 바보였다는 의식에. 사양합니다! 저는 차라리 가난하지만 건강한 채로 있겠어요. 저는 물론 딱 한 사람한테서만 존중받고 있기는 합니다. 즉 저 자신한테서요. 하지만 그 사람한테서 존중받는 게 저로선 가장 중요한 그런 한 사람이죠. 누가 ‘평생직장’이라는 낱말이나 이 낱말에 내포된 터무니없는 요구를 갖고 저를 대하면 저는 광분해요. 저는 인간으로 남아 있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저는 위험한 것, 신비스러운 것, 어슴푸레한 것, 통제 불가능한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타너가의 남매들>, 322쪽)


때때로 일하지만 대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출세나 신분 상승,  돈을 벌고, 부를 쌓는 등의 경제적 성장과는 전혀 거리가 먼 지몬. 그가 사랑하는 것은 자연을 벗 삼는 일이다. 황홀한 전망이 눈앞에 펼쳐지고 오감이 자연스레 휴식하며 생각은 그때그때 마음 가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연 속의 산책. 일하면서 휴가를 갈 수 있지 않느냐고 반박하는 사람에게 지몬은 말한다. 개한테 던져 주듯 그렇게 주어지는 자유는 증오한다고. 고꾸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삶과 겨룰 생각이라고. 지몬의 이 내밀한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어떤 의문이 든다. 정말 우리는, 아니 나는 무엇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까? 성장이나 발전, 진보 같은 개념들이 언제나 미덕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정말 그게 최선일까?



“어떤 사람이 책상 일을 하는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일이 있기도 해. 그렇게 되면 그는 50년 동안 회사에서 ‘일했다’는 걸로 무슨 득을 본 걸까? 그는 50년 동안 매일같이 똑같은 문을 드나들었고, 골 천 번 업무 편지들에서 같은 관용 표현을 썼고, 양복 몇 벌 바꿨고 자신이 구두를 한 해 동안 얼마나 조금 소비하는가에 대해 한 번씩 놀라곤 했지. 우리는 그가 살았던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수천의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 (<타너가의 남매들>, 41~42쪽)




지몬의 이런 고백을 지켜보노라면 필경사 바틀비가 떠오른다.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I would prefer not to.”라는 그 유명한 말로 야콥이나 지몬보다 더 널리 알려진 反성장주의자이다. 월스트리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문서를 필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바틀비는 자기 신념과 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면 단호히 거부하는 인물이다. 바틀비가 일하는 사무실에는 ‘니퍼 Nipper’와 ‘칠면조Turkey’ ‘생강과자 Ginger Nut’처럼 특이한 별명을 가진 직원들이 있다.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이런 별명으로 부른다기보다는 어차피 그는 곧 노동력을 제공해 주는 기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이름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새로이 고용된 바틀비는 처음에는 문제없이 일을 잘 수행하지만, 어느 날 문득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말하고는 점점 일하지 않게 된다. 창밖을 보며 그저 뭔가를 꿈꿀 뿐이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차츰 사무실에서 퇴근조차 하지 않는다. 마침내 그를 피해 변호사가 오히려 사무실을 옮기는 사태에 이른다. 그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일까? 무언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무조건 하라, 하라, 하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사람들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자기가 속한 시스템에 발을 담고 정신없이 움직인다. 그런 세계에서 하지 않기를 선택한 바틀비는 어쩌면 가장 용감하면서도 숭고한 인간일지도 모른다.

反성장을 떠나서 움직임 자체를 멈춰버린 인물도 있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오블로모프>의 ‘오블로모프’가 그런 인물이다. 문학 인물 가운데 가장 게으른 인간을 꼽으라고 하면 오블로모프 즉, ‘일리야 일리이치 오블로모프’가 으뜸을 차지할 것이다. 그가 침대에 눕는 것은 환자나 졸린 사람들처럼 필연적인 것도, 그렇다고 피곤한 사람들처럼 우연한 것도 아니다. 게으름뱅이들의 향락과도 다르다. 오히려 그것이 하나의 정상적인 상태이다. 일 년 내내 잠옷을 입고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기를 가장 좋아하는 그, 하인이 양말까지 신겨줘야 한다. 그런데 이 남자, 교양도 넘치고 얼마나 순수하고 착한지 도무지 미워할 수가 없다. 그가 최고로 꼽는 덕목은 ‘양심’이며, 그는 그것을 여전히 잘 지키고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그는 천성적으로 악한 짓을 도무지 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귀족 신분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모습 때문에 ‘오블로모프’ 즉 잉여 인간이라 불리는 그. 그런데 이런 그가 꼭 게으르다고 비난받아야만 할까?

그는 바쁘게 사는 사람을 동정한다. ‘그것도 삶인가’ ‘그런 삶에 의미가 있을까?’ 의아하기만 하다. 바쁘게 일하면서 출세를 꿈꾸는 친구를 보며 혀를 찬다. “세상일에는 문외한이 되어버렸어! 그래도 출세는 하는 모양이지? 조만간 국정을 쥐고 흔드는 고위고관이 되겠지. 세상에서는 그런 걸 출세라고 하니까. 출세에는 인간성은 필요 없겠지. 지성이나 의지, 감정 따윈 그에게 도움이 안 돼. 그런 건 지나친 사치일 뿐이지. 한 인간이 짧은 생애 동안 한 가지 일에만 매달려 평생 살아야 하다니, 언급할 가치도 없어. 그런 상태로 8시부터 12시까지 집에서, 12시부터 5시까지 관청에서 일하다니, 정말 가엾은 사람이야!” 말한다. 자신에게는 그런 쓸데없는 바람이 없으니 그렇게 악착같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누워서 인간적 품위를 지키며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더없는 만족한다. 작가인 곤차로프는 이런 오블로모프의 모습에서 움직임 없는, 정적(靜的)인 아름다움을 발견한 것은 아닐까.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꾸역꾸역 살다가 어느 낡 갑자기 탈출해 버리는 인물도 있다. 아베 고보의 <불타버린 지도>는 스스로 지도 안에서 사라져 버린 남자의 이야기다. 평범한 회사에서 과장 자리에 있던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남자의 부인은 6개월 동안 그를 찾다 못해 흥신소에 의뢰를 한다. 흥신소 직원 ‘나’는 이 남자를 찾는 작업에 착수한다. 그런데 ‘나’도 사회에서 일탈한 사람이긴 마찬가지다. 그 또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아내와도 이혼하고 구린 일을 한다며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흥신소에서 남의 뒷조사나 하면서 살아간다. ‘나’는 이 ‘남자’를 찾으면서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고 실종된 남자와 얽힌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 남자는 대체 왜 사라진 것일까? 그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다. 이 탐정 ‘나’에게서 종종 실종된 남자의 모습이 엿보인다. 그리고 ‘나’는 추적을 할수록 이 실종된 남자를 어쩐지 이해할 것 같기도 하다…….

아베 고보는 <불타버린 지도>를 통해 사회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스스로 지도 안에서 사라져버린 사람. 스스로 지도를 불태우고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을 과연 이곳이 당신의 자리이니까, 사회 시스템 안으로 돌아오라고 강제로 끌어다 놔야할 권리가 다른 인간에게 과연 있을까? 가정이나 사회 안에서 인간은 마땅히 제 역할을 하며 살아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으며, 그걸 잘 해나가야만 제대로 잘 살고 있다고들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낙오자, 패배자, 잉여인간이라고 한다. 사람의 가치는 오직 ‘쓸모’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렇게 성장과 발전을 스스로 거부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성장’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그토록 닳고 닳도록 말하는 ‘발전’ ‘진보’ ‘변화’ ‘혁신’ ‘미래’ ‘나아감’ 이런 것들이 대체 무엇인지, 꼭 사람의 인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며, 발전해야 하고, 성장해야만 하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더라도 야콥이나 지몬, 바틀비, 오블로모프, 그리고 불타버린 지도의 그 남자처럼 자기가 속한 시스템에 의문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살아간다면 괜찮지 않을까? 차라리 가난하지만 건강한 채로 있겠다고, 자기 자신한테서 존중받기를 선택하겠다고, 그리고 그 사람한테서 존중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지몬의 말이 참으로 울림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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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8-04 18: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인학교> 손에서 놓기 힘들 정도로 빨려 들어 읽었어요! <타너가의 남매들>은 두꺼워서 좀 겁나고 <바틀비>도 궁금해요. 이런 인물들을 경험할 수 있는 문학이란 장르~ㅎㅎ♡

잠자냥 2021-08-04 23:47   좋아요 3 | URL
<타너가의 남매들> 두껍긴한데, 발저의 진면목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8-04 18: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반성장주의 주인공들이 이렇게 많군요.
근데 잠자냥님은 이들을 또 사랑하시네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살잖아요. 개인의 발전,성장을 위해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 이 중 한 권 읽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열심히 안 사니까 괜찮겠지만 이 중에서 꼭 읽고 싶은건 <오블로모프>에요.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

잠자냥 2021-08-04 23:48   좋아요 4 | URL
네, 모아놓고 보니 은근 많네요? ㅎㅎ <오블로모프>는 꼭 읽어보세요~

테레사 2021-08-04 19: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홋 저도 바틀비를 읽고 그 놀라운 인물에 한동안 멍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우리 문학사에는 그런 인물이 과연 있나..

잠자냥 2021-08-04 23:49   좋아요 3 | URL
오, 그러게요. 우리나라 문학사에 바틀비 같은 인물이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계속 생각해 본다….*

페넬로페 2021-08-04 19: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반성장주의에 대한 내용이 흥미로워요
저는 이런 류의 작품은 거의 전혀 읽어보지 않았거든요.근데 필경사 바틀비도 반성장주의에 속하는 건가요?
성장이란 단어의 의미를 잘 생각해야겠어요^^
역시 잠자냥님은 책세계의 쥬크박스이십니다👍👍😍😍

잠자냥 2021-08-04 23:50   좋아요 4 | URL
바틀비는 폭넓게 보면 자본주의 체제에서 아무것도 안 하기를 선택한 인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붕붕툐툐 2021-08-04 20: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 오늘 페이퍼 완전 제 스타일!!😍😍
<오블로모프> 읽으면 저도 최애인물이 바뀔 수도 있을 듯합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주제의 책들을 이리 줄줄 연결해 페이퍼를 쓰시는지~ 그저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책도 주섬주섬 보관함에 넣고~😘

잠자냥 2021-08-04 23:51   좋아요 3 | URL
툐툐 님 아마 <오블로모프> 주인공 만나면 완전 사랑하게 될 걸요. ㅋㅋㅋㅋㅋ 제가 그랬듯이

mini74 2021-08-04 2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때때로 일하지만 대부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 밑줄 쫘악. 제가 꿈꾸는 삶입니다 ㅎㅎㅎ지몬 멋지네요. 터너가의 남매들 찜 ㅎㅎ *^^*
이런 식으로 책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니! 참 좋습니다. 아 다 읽어보고 싶습니다. *^^*

잠자냥 2021-08-04 23:52   좋아요 3 | URL
<타너가의 남매들>도 그렇고 오늘 제가 언급한 책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바람돌이 2021-08-05 0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주 예전에 박민규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보고 진짜 충격받았거든요. 열심히 할 필요없어. 왜 저 공을 꼭 쳐야 해? 이런 질문들을 보면서 빵터치고, 아 맞아 삶을 굳이 그렇게 아득바득 살 필요는 없어 하면서 굉장히 신선해했는데....
그게 박민규작가가 처음이 아니었군요. 이렇게 많은 비슷한 인물들이 많다니.... 역시 문학의 세계는 넓고도 넓습니다. ^^

잠자냥 2021-08-05 08:49   좋아요 1 | URL
네 그 무렵에 그 책은 참 센세이션했지요! ㅎㅎ저도 좋아했던 작품입니다(그러나……그 이후 ㅋㅋㅋㅋ) 암튼 바람돌이 님 말씀처럼 문학의 세계는 끝이 없어요!

독서괭 2021-09-10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으잉? 잠자냥님 글 중에 놓친 게 있었다니 ㅜㅜ 당선 축하드리고, 찬찬히 읽어봐야겠어요.

새파랑 2021-09-10 16:26   좋아요 1 | URL
2관왕~!! 썼다하면 당선 축하드려요~!!

잠자냥 2021-09-10 16:28   좋아요 0 | URL
아, 괭님 이 글 읽으신 줄 알았어요. 괭 님 이모티콘 ㅋㅋㅋㅋㅋ 많이 보여서 그랬나봐요.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9-10 17: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저는 바틀비를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기방어기제가 지나치게 작동해서 고장난 케이스로 봤어요
채플린처럼.

잠자냥 2021-09-10 17:22   좋아요 2 | URL
네, 그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딩 2021-09-11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페이퍼 당선 축하드립니다~
잠자냥님 즐거운 토요일 되세요~
 
술라
토니 모리슨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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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잉크>에서 토니 모리슨은 ‘여성의 관계를 남성과의 관계에 종속시키지 말자’고 했으며 ‘여성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노는 시간이 아니라 제대로 보내는 시간’이라고 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그는 ‘여성의 중요한 우정’을 <술라>에서 다룬다. <술라>는 분명, ‘술라’와 ‘넬’ 두 여성의 기나긴 우정의 기록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만 설명하기에 이 작품은 그 두 여성 말고도 에바, 해나, 섀드랙 등 아주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두 여성의 우정 이야기라고만 소개하기엔 이 작품의 진가를 다 설명하지 못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는 한 편의 신화처럼 시작한다. 오하이오주 메달리언이라는 지역의 ‘보텀(Bottom)’ 마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부터 알려준다.  언덕배기 땅에 위치한 이 마을은 태생 자체부터가 백인들의 기만에서 비롯된다. 흑인이 노예로 살던 시절, 그들의 주인인 백인들은 어려운 일이 끝나면 그들에게 자유와 함께 저지대bottom 땅 한 뙈기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런데 막상 땅을 주기가 아까웠던 백인들은 교묘한 술수를 부려서 언덕 위 땅을 주겠다고 한다. 놀란 노예들은 골짜기가 저지대 아니었느냐고 묻는다. 백인들은 “아이고, 아니야! 저 언덕 보이지? 저기가 저지대야. 비옥하고 기름진 땅이지. 하느님이 내려다보실 때는 저기가 바닥이라고. 그래서 우리가 보텀이라고 부르는 거야. 천국의 바닥이란 뜻이지. 그러니까 최고 좋은 땅이다 이 말이야.”(16쪽) 이렇게 교묘하게 노예들을 속여 그들에게 언덕 위에 있는 보텀 땅을 주고 아래쪽의 비옥한 골짜기 땅은 자신들이 갖는다. 자유민이 된 흑인들은 천국의 바닥, 보텀에서 백인들을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살아간다.

이런 배경을 가진 보텀 땅에서 태어난 술라와 넬이 이제 등장하는가 싶은데, 느닷없이 1차 세계대전, 전쟁터로 떠나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섀드랙’. 그런데 그는 전쟁터에서 커다란 트라우마를 얻고 돌아와 이 보텀에 정착해서는 ‘전국 자살일’을 만들고 해마다 1월 셋째 날이면 동네방네 종을 울리며 다닌다. 미치광이 같은 그의 존재는 보텀 주민들에게는 끔찍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는 이 보텀에서 은둔하며 지낼 뿐, 누군가에게 크게 해가 될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이 보텀 땅과 섀드랙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금 의아해지기도 한다. 술라와 넬과는 어떤 관련이 있기에 작가는 거의 상관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작품을 시작하는 것일까? 그 후로도 이 작품의 주인공 술라는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다. 어린 넬과 넬의 어머니, 에바, 에바의 딸 해나 등이 등장하고 나서야 ‘술라’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독자는 술라의 그 당찬, 아니 당차다는 말로만은 부족한 독특한 개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모든 배경 설명과 여러 인물들이 먼저 소개되었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백인들의 술수로 척박하고 쓸모없는 언덕 위에 세워진, 보텀이라는 이름의 흑인들 마을도, 전쟁으로 인해 망가진 정신을 이끌고 이 마을에 은둔한 섀드랙이라는 인물도, 흑인이면서도 자신은 다른 흑인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로부터 엄격하게 통제된 훈육을 받고 자란 넬도, 남편에게 버림받은 이후로 자기 몸을 희생해서(말 그대로 육체를 절단한다), 아이 셋을 키운 술라의 할머니 에바도, 엄마인 에바와 딸 술라 앞에서도 자기 욕망을 숨기지 않고 자유로이 살아간 해나의 생의 궤적도 사실은 술라라는 인물의 특성과 개성을 살리기 위함이었음을, 그 존재의 특별함을 설명하기 위한 밑거름이었음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에바의 아들이자, 술라에게는 외삼촌인 플럼을 제외하고는 남성은 없다시피 한,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술라의 가족은 술라의 독립성과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술라의 할머니 에바는 술라처럼 강한 인물이다.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술라와 대척점에 서기도 한다. 에바는 남편이 떠난 뒤로 아이 셋을  키우려고 자기 몸을 희생한다. 자신의 다리를 기차에 밀어 넣어 절단함으로써 보험금을 받아 아이 셋을 어렵지 않게 키운 것이다. 에바의 강인함은 이 작품 여러 부분에서 볼 수 있는데, 약물 중독자가 되어버린 아들 플럼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나 딸 해나가 위험에 처한 순간에도 그저 모성이라는 부드러운 단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강인한 방식으로, 자기 일족을 그만의 방식으로 지켜나간다. 반면 해나는 이런 에바의 희생을 어느 정도는 누리고 살아가는 인물로,  자신의 쾌락과 욕망을 위해서 거리낌 없이 자유로운 성생활을 해나간다. 에바의 이런 강인함과 해나의 자유로움은 술라가 일찌감치 남자 없는 삶, 남자에 기대지 않는 삶, 자기 욕망에 충실한 삶을 가능하도록 결정짓는다.


“흠, 참을 수 없다느니 그딴 소리나 나불댈 생각은 마라. 결혼은 언제 할 셈이냐? 아기도 낳아야 할 테고. 정착을 해야지.”
“전 다른 누구도 만들고 싶지 않아요. 제 자신을 만들고 싶어요.”
“이기적이구나. 어떤 여자도 남자 없이 떠돌며 살 수는 없어.”
“할머니는 그러셨잖아요.”
“그건 내 의지가 아니었어.”
“엄마도 그랬고요.”
“원해서 그랬던 게 아니었다니까. 혼자 외따로 살고 싶어 하는 건 옳지 않아. 네게 필요한 건…… 너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내가 말해주마.”
술라가 일어나 앉았다. “저에게 필요한 건 할머니가 입 다무시는 거예요.”
(……)
“지옥불도 필요 없겠구나. 이미 네 안에서 불타고 있으니……”
“제 안에서 뭐가 타오르건 그건 제 거예요!”
“그리고 할머니가 불을 끄게 놔두기 전에 이 타운을 전부 다 동강내버릴 거예요!” (133~135쪽)


이런 술라와 어릴 때부터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는 넬은, 술라의 집안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서 성장한다. 일찌감치 결혼에 안주한 넬의 어머니는 자신들보다 얼굴이 까만 흑인은 내심 경멸하며, 술라 일가처럼 자유분방한 흑인들과는 넬이 가까이 지내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흑인이면서도 흑인의 삶을 벗어나 저기 어딘가 백인처럼 살아가기를 바라는 넬이 어머니,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고 배우고, 보고 자란 넬은 어머니와 거의 같은 길을 걷는다.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돌보며 모범적으로 사는 어머니로서의 삶. ‘백인도 아니고 남성도 아니어서 그 어떤 자유와 승리도 그들 몫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알았기 때문에’ 서로 함께 ‘뭔가 다른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이 두 소녀, 술라와 넬은 이렇게 결혼이라는 한 과정을 통해 서로 조금씩 삶의 궤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술라가 도시로 떠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간극이 커져간다. 마을을 떠났다가 10년 만에 돌아온 술라와 넬은 더는 서로 교감할 부분이 많지 않아 보인다. 술라는 제 엄마 해나가 그랬듯이 마을 남자 중 마음에 드는 이가 있다면 자유로이 그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고 이런 술라를 마을 사람들은 해나와 다를 바 없다며 손가락질 한다. 술라는 어느새 마을에서 마녀와도 같은 존재가 된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아는 건 아니야. 단지 모든 것을 다 할 뿐이지.”
“흠, 내가 하는 대로 하지는 않잖아.”
“내가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네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줄 아니? 이 나라 흑인 여자들이 어떻게 사는지는 나도 알아.”
“어떻게 사는데?”
“죽어가고 있지. 바로 나처럼 말이야.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그 여자들은 그루터기처럼 죽어간다는 거야. 나, 나는 저 미국삼나무 중 하나처럼 쓰러지고 있고. 나는 정말로 이 세상에서 살아봤어.”
“정말? 그 증거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뭔데?”
“보여줘? 누구한테? 얘, 내 마음은 내가 갖고 있어.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것도. 무슨 말이냐면, 나는 내 거야.”
“외롭잖아, 그렇지 않니?”
“그렇지. 하지만 내 외로움도 내 것이야. 지금 네 외로움은 누군가 딴사람 거고. 딴사람이 만들어서 너에게 건네준 거지. 그게 뭐 대단하니? 중고 외로움이지.” (205쪽)


서로가 함께여서 행복했던 어릴 적의 그 두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술라와 넬은 어느 순간 서로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걷고 있다. 넬이 보기에 술라에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넬에게는 남편도, 아이도, 가족도, 특정한 연인도 없는 술라의 삶이 처연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술라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이라도 하고야 만다. 그리고 대다수 흑인 여자들이 그루터기처럼 죽어갈 때 술라 그 자신은 삼나무처럼 쓰러져 가며, ‘이 세상을 살아봤다’고 의연하게 말한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외로움이 아닌, 오롯이 외로움조차 자기 것이라고, 나는 내 것이라고 말하는 술라. 그 어떤 희생도 순응도 거부한 술라의 삶은 천국 아래 땅이라는 보텀 마을 여느 흑인들의 삶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식을 위해 다리를 자르지도 않았으며, 더 이상 노예가 아닌데도 백인 앞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구차한 미소를 짓지도 않고, 누군가의 몸에 불을 붙이느니 그 불을 지켜보며 자기 스스로 불꽃이 되기를, 아니 자기 안에서 타오르는 건 그 무엇이나 다 자기 것이라고 강렬하게 외치며 살아간다.  술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던 넬이지만, 마침내는 술라를 지켜보며 어린 시절의 자기를 떠올린다. 생애 처음으로 떠난 어머니와의 여행에서 근사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던 넬, 언젠가는 메달리언을 떠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던 넬, 앞으로 혼자서 떠날 머나먼 여행을 꿈꾸던 넬, ‘나다움’을 처음으로 자각했던 넬…… 그 시절의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자기 자신으로 오롯이 살았던 불꽃같은 술라의 삶을 지켜보노라면 누구라도 넬처럼 잊었던 자기 자신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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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3 13: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헝 조만간 읽고 이 리뷰 자세히 볼 거예요!

잠자냥 2021-08-03 14:10   좋아요 3 | URL
네, 저도 괭님 <술라> 리뷰 기다릴게요~ ㅎㅎ

독서괭 2023-09-18 18:31   좋아요 1 | URL
조만간이 2년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아놔, 이 책 짧은데 리뷰 쓰기 되게 힘들더라고요. 어쩜 이렇게 잘 쓰셨어요?

잠자냥 2023-09-18 22:41   좋아요 0 | URL
나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 미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8-03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 술라...

술라는 모름지기 두 번은 읽어야
모리슨 선생에 대한 예우가 아닐
까 욱여 볼랍니다.

잠자냥 2021-08-03 14:10   좋아요 2 | URL
맞아요. 그런 거 같습니다. 이건 나중에 한 번은 더 읽어보려고요.

바람돌이 2021-08-03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술라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네요. 조만간 읽도록 킵해두겠습니다. ^^

잠자냥 2021-08-03 14:50   좋아요 2 | URL
네! 요즘 페미니즘 공부하는 분들이 읽어도 반할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ㅎㅎ

coolcat329 2021-08-03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고 싶은 책인데 요즘 정말 죽어라 참고 있습니다. 이 책 보관함에 오래 들어있는 책이에요. 일단 빌러비드부터 읽어보겠습니다.
폴스타프님이 이 책 읽기가 쉽지 않다고 하셨던걸로 기억하는데 잠자냥님 리뷰 읽어보니 쉬워보이기도 해요. ㅋ

잠자냥 2021-08-03 16:15   좋아요 3 | URL
공쟝쟝 님이 책 사는 사람이 젤루 똑똑하다고 했어요. 참지 말고 언능 사세요. 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8-03 16:34   좋아요 6 | URL
토니 모리슨 책이 쉬운 건 하나도 없을 겁니다. 근데요, 다 읽고나서 후회하는 것도 하나도 없어요!! ㅋㅋㅋㅋ

이 책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하여튼 토니 모리슨.... 생각하는 거 자체가 보통 사람들하고는 완전히 다른 거 같아요!
세상에나, 언덕 꼭대기에 있는 땅 이름이 보텀이라니, 하이고 참. 이름이 뭐더라... 술라 엄마가 하는 행동 하나만 기억해도 ㅋㅋㅋㅋ 본전 뽑는 거예요.

빌러비드 먼저? 동의합니다. 두 번째로 솔로몬의 노래!

잠자냥 2021-08-03 17:45   좋아요 4 | URL
네, 저도 토니 모리슨 이제까지 읽은 책보다 앞으로 읽을 책이 더 많은데, 읽을수록 감탄하게 되는 작가입니다. 전작 읽어야 마땅한 작가랄까요. 아주 어린 나이에 읽지 않고 요즘 읽기 시작한 게 더 다행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요. ㅎㅎㅎ

- 2021-08-03 18:19   좋아요 4 | URL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 술라, 중얼중얼 (어떡하지? 초조 어떡하지? 공포... 나 이제 실업급여 곧 끝나는 데....)

coolcat329 2021-08-03 18:26   좋아요 4 | URL
빌러비드 솔로몬 술라 재즈로 나가겠습니다. 재즈를 한 20년전인가 제목만 보고 샀다가 2장도 못 읽고 덮어버린 책이라 오기로 다시 사두었습니다. ㅋ

붕붕툐툐 2021-08-03 23: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빌러비드 읽다 포기한 1인으로서 이건 좀 덜 어렵냐고 여쭙고 싶네용~😊

잠자냥 2021-08-04 00:45   좋아요 1 | URL
네, 어렵지 않고 재미납니다. 일단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요. 앉아서 집중하면 두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분량. 근데 툐툐 님 방학 숙제해야죠? :P

그레이스 2021-08-04 08:25   좋아요 1 | URL
비러비드가 환상적 요소가 있긴 하죠!
저는 술라 라고 해서 로마의 그 술라 인줄 알았어요 ^^
 
술라
토니 모리슨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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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강렬한 캐릭터 술라. 그녀는 누군가의 그 무엇 무엇도 아닌 그저 그녀 자체로 살아갔다. 짧지만 무척이나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작품. 한 번 읽기로는 어쩐지 부족한 느낌. 토니 모리슨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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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3 0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두달쯤 전에 사놨는데..! 졌다…

Falstaff 2021-08-03 08:38   좋아요 3 | URL
겁나 재밌어요. 얼렁 읽으셔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1-08-03 09:21   좋아요 2 | URL
ㅎㅎㅎ 하루만에 다 읽으실 수 있는 분량입니다. 다만 짧은 소설인데 꽤 복잡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ㅎㅎㅎㅎㅎ
 
[eBook] 치과 의사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13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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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 읽게 되는 해미시 멕베스 시리즈. 인간의 살해 동기는 치정이 제일 큰 것인가? 그나저나 해미시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가 했더니!!!!! 다음 편이 궁금해서, 내년 여름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사서 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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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1-08-02 11: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별점은 세개인데 평은 매우 재미있어 보이네요ㅎㅎ

잠자냥 2021-08-02 11:24   좋아요 2 | URL
ㅎㅎㅎ 누구한테 꼭 읽어봐! 할 만한 책은 아니고 걍 저 혼자 재미나게 읽는 시리즈 중 하나라서요. ㅋㅋㅋㅋ 괭 님의 잭 리처 같은?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02 13:16   좋아요 2 | URL
오오 잭리처랑 비교하시니 이해가 딱 됩니다 ㅋㅋ

Falstaff 2021-08-02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치과만 갔다 오면 살의를 느낍니다. 일단 제목은 맘에 드네요. ㅋㅋㅋ

잠자냥 2021-08-02 14:12   좋아요 1 | URL
ㅎㅎㅎ 이런 계절에 슬렁슬렁 읽기 좋은 그런 책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