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숨
조해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간병인, 예술가, 계약직 노동자, 공장에서 죽어간 청소년 노동자 등 경계선 사이에서 위태로이 사는 사람들의 생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진심의 글. 그 진심의 시선이 빚어낸 세계에 여러 차례 울컥 마음이 흔들린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1-07-24 14: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닛 잠자냥님 세계문학만 읽으시는 줄 알았더니 한국문학까지…!!

잠자냥 2021-07-24 14:55   좋아요 3 | URL
ㅎㅎㅎ저 사실 국문학 전공한 거 모르시죠? ㅋㅋㅋㅋㅋ 학교 졸업 후 질려서 안 읽다가 이따금 읽습니다. ㅎㅎ 조해진 작가는 추천합니다.

독서괭 2021-07-24 15:46   좋아요 4 | URL
이런 반전이!! 세계문학도 믿고 갔지만 한국문학도 믿고 가야겠군요. 난처하다…

잠자냥 2021-07-24 16:01   좋아요 2 | URL
푸하하하 ㅋㅋㅋ 진짜 난처함이 느껴집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1-07-24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국문학 전공이셨군요!!!!!!!!!

잠자냥 2021-07-24 15:25   좋아요 2 | URL
소싯적 이야기 ㅎㅎㅎ 지금은 한국문학 진짜 띄엄띄엄 읽어요.

새파랑 2021-07-24 16:33   좋아요 2 | URL
역시 희곡작가는 전공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군요~!!

붕붕툐툐 2021-07-2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문학 전공자의 위엄👍

잠자냥 2021-07-24 17:32   좋아요 1 | URL
아이고 위엄은요. 개뿔입니다! ㅎㅎ

은오 2023-08-03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잠자냥님의 전공을!! 오늘의 잠모알 프로젝트.. 성공적...

잠자냥 2023-08-03 08:39   좋아요 1 | URL
부전공은 은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03 08:47   좋아요 1 | URL
제가 신형철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 ㅋㅋㅋㅋㅋ 국문과에서 본 남자들 너무 떠오름 으으. ㅋㅋㅋㅋㅋㅋ
 
펠리시아의 여정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5
윌리엄 트레버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펠리시아의 여정>을 읽은 지 한 달쯤 지났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도 ‘힐디치’, 그가 생각난다.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분명 ‘펠리시아’다. 그러나 그 대척점에는 힐디치가 있다. 이 두 사람은 선(善)과 악(惡)이 공존하듯이 이 작품에서 함께 한다. 가족 몰래 집을 나와 조니를 찾아 길을 떠난 순진한 펠리시아는 낯선 영국 땅에서 처음 힐디치 씨를 만난다. 그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퉁퉁한 체구에 안경을 쓴 단정한 외모의 중년 남성이다. 오갈 데 없이 곤경에 처한 펠리시아를 눈여겨보고 그녀에게 선뜻 도움의 손길을 건네기도 한다. 다만 그 도움이 진정으로 그녀를 위한 것인지 의아한데, 펠리시아는 경계하면서도 사람을 잘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그의 도움을 순수한 호의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그처럼 친절한 사람은 드물리라 생각하며 진심으로 감사한다.


힐디치에게도 어쩌면 처음에는 진심으로 그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펠리시아 이전에도 많은 여성들을 ‘도와’주었다. 남편에게 학대당해 집을 나왔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심리적으로 무너진 상태에 있는 여자들에게 접근해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정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따뜻한 차나 음식을 제공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런데 이 도움은 상대를 위했다기보다는, 상대를 위한다는 착각 때문에 결국 순수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한, 선을 가장한 악이 되고 만다. 게다가 그가 아무리 그들에게 잘해주어도, 그들의 눈 속에는 다른 사람이 담겨 있었고, 마침내는 그의 곁을 떠난다. 펠리시아처럼.


힐디치에게도 선이 그 방향을 잃지 않고 제대로 내비친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가 그처럼 관목 숲에 둘러싸인 단독주택에서 평생 고독 속에 방치된 채 타인과 정상적인 소통도 할 줄 모르고, 인간관계를 제대로 하는 방법도 모른 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탐욕스러운 식욕으로 달래며 몸만 점점 비대해진 덜 자란 어른으로 자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도 사랑다운 사랑이나, 존중다운 존중을 받아본 적 없는 이 안쓰러운 남자는 공장의 나이 어린 직원들이 회사 동료, 그것도 나이 든 사람에게 응당 대하는 예의를 자신에 대한 존경이나 애정, 신뢰로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여전히 혼자인 채 쓸쓸하게 살아간다. 엘시, 샤론, 베스, 게이, 재키 등 하이에나처럼 자신을 사랑해줄 누군가를 찾아다니며…….


트레버의 작품은 누구도 섣불리 단죄하지 않고, 그 누구의 삶도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 아주 쓸모없는 이의 삶도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연민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힐디치는 분명 소름끼치는 사람이다. 그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많은 거짓말을 너무나 교묘하게 하고, 그것으로 욕망을 채웠으며, 해서는 안 될 행동도 여러 차례 했을 것이다. 펠리시아에게도 그러했다. 그러나 이 소름끼치는 인물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 외따로 떨어진 커다란 집에서 기대고 의지할 사람이라곤 엄마밖에 없던 어린 힐디치. 정상적인 남성으로 자랄 본보기가 될 만한 성인 남자를 본 적이 없는 외로운 소년 힐디치. 그런 데다가 자신을 바로 잡아주고 제대로 된 사랑과 보호를 해야 할 엄마는 그릇된 방식으로 아들을 사랑한다. 이렇게 비뚤어진 세계에서 자란 힐디치는 누군가의 애정과 관심, 존중에 목이 마르기만 하다. 그가 아무런 사이도 아닌 펠리시아를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연인이라고 말하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혐오감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다는, 가엾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다.   


펠리시아가 선의 모습을 했지만 결코 선은 아니었던, 온갖 이기적인 각자의 욕망에 상처받다가도 마침내 아주 평범하지만 오롯이 선 그자체로 빛나는 선을 마주하고 위안을 얻은 것처럼 힐디치에게도 그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이전에 그런 선한 손길이 뻗쳤더라면, 그는 그토록 끔찍하고 거짓된 삶을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그의 죽음을 마땅한 인과응보라고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어쩐지 그 죽음에서도 한없이 쓸쓸한 그림자를 본다. 그 작은 한줄기 선함조차 닿지 않아 그렇게 끝내 타인을 고통의 수렁에 몰아넣고, 또 자기 자신도 지옥으로 몰아가게 되는 안타까운 삶. 이 나쁜 남자조차도 이렇게 연민어린 눈으로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트레버의 시선이야말로 또 다른 선함은 아닐지.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alstaff 2021-07-23 12: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모레 읽을 예정이라서 본문은 아쉽게도 스킵!
다 읽고 독후감 쓴 다음에 와서 한 수 배우겠습니다!! ^^

잠자냥 2021-07-23 12:40   좋아요 3 | URL
잘 하셨습니다. 이건 웬만하면 사전 정보 없이 읽는 게 이 책의 제대로 된 맛을 즐기는 겁니다요!
전 이 책 리뷰 2개나 썼어요(덕분에 2개 다 올라가는 거 처음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 나중에 2개 다 읽으세요~ ㅋㅋㅋㅋ

독서괭 2021-07-23 12:5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리뷰도 여러 개가 올라가는군요. 리뷰 잘 읽었어요! 2개의 리뷰 모두 좋네요. 이번 리뷰는 힐디치에 집중하셨군요.
힐디치가 굳이 젊은여자를 찾아 ‘젊은여자와 만나는 중년남성‘으로 자신을 정체화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으스대고 싶어하는 점이 참 혐오스럽더라구요... 결국 수단으로 이용할 뿐인 게 아닌지. 암튼 참 인상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잠자냥 2021-07-23 12:57   좋아요 4 | URL
그러게요! 두 개 안 올라가면 어쩌나 했는데 올라가네요? 저 도배중? ㅋㅋㅋㅋㅋ
지난번 리뷰는 스포일러 감추느라 힐디치 이야기를 전혀 하지 못한 감이 있었습니다.
힐디치 참 소름끼치는 사람인데 눈앞에 선하게 그려져요. 트레버가 묘사를 참 잘한 거겠죠.

Falstaff 2021-07-23 12:58   좋아요 2 | URL
아이고 세상에, 댓글도 스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7-23 13:08   좋아요 1 | URL
그만 읽으세욧!!!

독서괭 2021-07-23 13:09   좋아요 1 | URL
아이고 죄송합니다;;;

다락방 2021-07-23 13: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지금 이 댓글 읽으면서 으앗 댓글이 리뷰보다 더 많이 말한다! 했는데 ㅋㅋㅋㅋㅋ저도 읽기전이라 이건 스포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그렇지만 괜찮습니다. 저는 좋은 소설이란 아무리 스포를 당해도 주어야 할 것들을 다 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다음주에 읽을 예정인데 예정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렇습니다.
그런데 잠자냥 님의 리뷰와 독서괭 님의 댓글을 보노라니, 어쩐지 분노의 리뷰를 쓸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그럼 이만..

잠자냥 2021-07-23 14:16   좋아요 2 | URL
눈 감아요~ 눈 감아~ <펠리시아의 여정> 안 읽은 분들은 댓글에서도 눈 감아~
다락방 님은 아마 이 책 읽으면 만자 내외가 아니라 이만자 내외도 부족할지 몰라요! ㅋㅋㅋㅋ

새파랑 2021-07-23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으면서 ˝힐디치˝가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오히려 ˝조니˝가 나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둘다 의도적 거짓말을 한 거긴 하지만 🤔

잠자냥 2021-07-23 15:24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폴스타프 님 이 댓글도 읽지 마세요)


어우 조니... 어우...... 욕 나와요. 근데 현실에서 많은 여자들이 그런 남자한테 순진하게 넘어간다는 ㅠㅠ

mini74 2021-07-23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력조차 찾아 볼 수 없는 조니 ㅎㅎㅎ 여기서 두드려 맞고 있네요 ㅎㅎ

잠자냥 2021-07-23 17:23   좋아요 2 | URL
어우 증말 그러게 말이에요!

Falstaff 2021-07-30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독후감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힐디치 시각에서 쓰는 것이 어떨까, 진지하게 생각했었는데 ㅋㅋㅋ 이 리뷰를 읽어보니 감상이 새롭네요.
힐디치는 악당입니다. 동정하지 마세요. 같은 환경에 있다고 전부 힐디치가 되는 건 아니거든요. 저도 힐디치의 엽기 행각이 드러나자마자 그의 입장에서 독후감 쓰겠다는 생각을 싹 버렸습니다. 근데 완전히 바꾸진 못한 거 같아요. ㅎㅎㅎㅎ
읽어가면서, 트레버 치고는 별거 없다 싶었는데, 난데없이 힐디치가 확 변모를 해버려서 아이고 참. ㅎㅎㅎ 재미있었습니다.

잠자냥 2021-07-30 11:22   좋아요 2 | URL
다 읽으셨군요! 폴스타프 님의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힐디치 악당이죠. 그런데도 조금 불쌍해요. 소름끼치면서 불쌍한.... 그래서 약간은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생각도 났습니다. 현실에서 힐디치 같은 인간이 있다면 일말의 동정심도 안들 텐데, 문학에서는 그게 되더라고요. ㅎㅎㅎ 트레버의 작품이 참 그런 힘이 있지요.

독서괭 2021-08-31 1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우수상 축하드려요!! 어제 발표했는데 이제야 봤네요. 잠자냥님 적립금 떨어질 날은 언제 올 것인가..

잠자냥 2021-08-31 10:14   좋아요 2 | URL
으아, 감사합니다. 어제 메일 왔더라고요.
적립금 줄어들어 슬펐는데 다시 조금 채웠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8-31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잠자냥 2021-08-31 10:2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1-08-31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역시 잠자냥님은 잠만 자는게 아니었군요. 적립금 천재~!!

잠자냥 2021-08-31 11:1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주로 잠자다가 가끔 책보고 글 씁니다. ㅎㅎㅎ

Azalea 2022-06-25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가 아무리 그들에게 잘해주어도, 그들의 눈 속에는 다른 사람이 담겨 있었고, 마침내는 그의 곁을 떠난다. 펠리시아처럼. 이라고 쓰셨는데... 다른 여자들과 펠리시아는 떠난 방식이 다르지 않나요. 펠리시아만 그 집에서 살아나온게 아닌가요...?

2022-06-26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드나잇 도서관이 있다면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돌려주세요, 돈도 시간도 무쟈게 아깝습니다! 후회합니다! 도덕교과서도 아니고 읽는 내내 지겨워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엉망인 소설도 진짜 오랜만이다. 전세계 독자들은 대체 이 책의 무엇에 반한 걸까? 베스트셀러에 대한 불신만 한번 더 깊어졌다.

댓글(46) 먼댓글(0) 좋아요(1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넬로페 2021-07-22 2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다니다가 이 책 읽는 분들 많이 봤어요 ㅠㅠ

잠자냥 2021-07-22 23:20   좋아요 3 | URL
베스트셀러니까요~~! ㅋㅋㅋㅋ 휴 전 리뷰대회 있어서 한번 사봤는데 포기합니다! 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7-23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1-07-23 00:27   좋아요 0 | URL
오, 다른 거 읽으세요~~~

독서괭 2021-07-23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2 ㅋㅋㅋ

잠자냥 2021-07-23 08:28   좋아요 0 | URL
세상에 읽을 책은 많습니다! ㅎㅎㅎ

새파랑 2021-07-23 0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의 🌟1개는 첨보는거 같아요 😐

잠자냥 2021-07-23 08:27   좋아요 1 | URL
아주 가끔 있어요. 아주 가끔 이 책는 한 별 두 개인데 돈과 시간이 넘 아까워서 하나 뺐습니다!

유부만두 2021-07-23 0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드렸잖아요..ㅠ ㅠ

잠자냥 2021-07-23 08:27   좋아요 0 | URL
ㅋㅋㅋ 도서관이라는 소재에 낚인 느낌 ㅋㅋㅋㅋ 휴 대단하네욬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7-23 08:29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벗어나 다른 책 읽을 수 있어 참 기뻐요. ㅋㅋㅋㅋㅋ 다른 책 읽었더니 눈이 호강하는 기분ㅋ

2021-07-23 08: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3 0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3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3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bsh6307 2021-08-01 15: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베스트셀러 댓글들보면 다 좋았다해서 살까말까 고민하는데 진솔한 댓글 감사해요 ㅋㅋ

잠자냥 2021-08-01 18:51   좋아요 0 | URL
ㅎㅎ이런 평 남겼다고 인성 그지 같다고 악플 남겼다가 문제될 거 같으니까 지우고 도망간 사람도 있는데요. ㅎㅎㅎ 아무튼 서점에서 한번 직접 훑어보시고 선택하는 걸 추천합니다.

2021-08-19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9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oh712 2021-08-27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덕책 같다는 말은 대부분 수용하기 싫고, 듣기 싫고, 외면하고 싶은 소리가 많았다는 뜻이게 마련이죠. 안타깝습니다. 언젠가는 이 책에 담긴 소중한 말들의 가치를 알아보길 기원합니다. 꾸준히 그리고 올바르게 독서를 이어나가신다면, 언젠가는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잠자냥 2021-08-27 17:46   좋아요 2 | URL
ㅎㅎㅎ 제가 도덕책 같다고 한 의미는요, 그런 뜻이 아니고요. 저는 문학 작품에서 주인공이나 기타 등장 인물이 직설적으로 설교하는 걸 참 싫어합니다. 좀 촌스러운 방식이라고 생각하고요(이 작품에서 엘름 부인의 말이 거의 대부분 그렇지요). 저는 다양한 상징을 통해 독자가 제 나름으로 생각할 여지를 주는 문학 작품이 좀 더 제 취향이라 이 작품은 그런 점에서 실망스러웠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꾸준히 올바르게 독서를 이어나가신다면, oh712 님이야말로 자신과 비슷한 감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불쑥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단정적으로 가르치듯이 댓글 남기시는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

oh712 2021-08-27 17:45   좋아요 12 | URL
먼저 잠자냥님이 남긴, 반말과 존댓말이 섞인 기묘한(?) 평을 볼까요. 전세계 독자들이 이 책의 무엇에 반했는지 모르겠다고 썼습니다. 베스트셀러에 대한 불신만 커졌다고도 썼네요. 그것부터가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수많은 독자들을 우습게 본 말이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대개 시대정신을 꿰뚫었기에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이게 마련이라는 사실도 간과한 말이구요. 취향의 높낮이가 있다고 믿는 분이구나, 싶어서 저도 위와 같이 댓글을 단 것이네요.

본인이 싫어하는 스타일이란 점을 곧 소설이 엉망이라는 결론으로 연결짓는 것도 재미납니다. 본인이 마음에 안 드는 책은 해당 책이 본인 취향이 아니라는 뜻이지, 해당 책이 엉망이라는 뜻이 되는 게 아닙니다. 님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혹평한다고 하여 <율리시스>가 엉망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요.

이 책을 감명깊게 읽은 수많은 독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대고, ‘당신들이 왜 이 책을 높게 평가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다분히 우월감 깃든 어리석은 댓글을 쓰지 않는 것이 다독가로써 마땅한 일일 것입니다. 똑같은 <위대한 개츠비>를 두고도 세상의 수많은 작가들의 평이 갈립니다. 각자의 평이 다른 것을 두고 깎아내리는 경거망동을 자제하면 좋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하나, 책을 제대로 읽고 평가를 내려도 내리시길 바랍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속 한밤의 도서관은 특정 시점 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지 않아요.

위에 누군가 악플을 지우고 도망갔다고 비웃으셨던데, 이 책에 대한 다분히 생각 없었고, 정도를 넘었던 막말을 언젠가 삭제하는 날이 올 거예요. 그런 날이 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구요. 그런데 그건 비웃을 일이 아닐 겁니다. 님이 더 발전했다는 증거가 될 거예요.

하루빨리 이런 경솔했던 평을 지우는 날이 오시기를.

잠자냥 2021-08-27 17:52   좋아요 0 | URL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독자들을 우습게 본 평은 아니고요, 그건 님이 혼자 그렇게 속단한 것 같네요.
책 한 권에 여러 평이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자신하고 똑같이 좋은 감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우월감 느끼면서 가르치듯 댓글 남기신 것도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하루빨리 이런 경솔했던 댓글 지우는 날이 오시기를.

oh712 2021-08-27 18:00   좋아요 4 | URL
다분히 감정적이 되신 것 같네요. 님의 평을 본 누구든 쉽게 타인의 취향을 이해 못할 것으로 우습게 본다는 점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만의 속단이 아닐걸요. 솔직해지세요. 제가 님처럼 썼다고 하더라도, 님께서는 ‘자기 잘난 맛에 취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을 거예요. 게다가 스스로의 말에 스스로가 걸려 넘어지고 있군요. 책 한 권에 여러 평이 있을 수 있다면 님을 제외한 수많은 타인의 이 책에 대한 호평을 인정하십시오. 왜 저런지 모르겠다~ 식의 무시 말고요. 저도 님이 나의 스타일이 아니다, 다른 책이 좋았다 정도의 평을 내렸더라면 당연히 가능한 평이지 하고 넘겼겠지만, 그런 평이 아니었지요.

책을 평소에 많이 읽으신다면, 우월감이 아니라 우월함이 있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님이 책을 읽고자 함은 그 전의 님보다 나아지기 위함입니다.
님이 과거의 님보다 우월할 수 있다면, 다른 타인이 님보다 우월할 수도 있지요.
그리고 지금 님의 댓글과 경거망동을 보면, 적어도 신중함에서는 제가 님보다 우월하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평소라면 이런 댓글을 달지 않았겠지만, 먼저 타인에 앞서 우월감을 느낀 평을 쓴지라 남깁니다.

논리와 차분함이 없는 미러링식 끝내기는 다독가답지 않습니다.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아집도 안타깝구요.

차라리 자기 댓글을 날렸던, 님이 비웃으셨던 분이 나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군요.

잠자냥 2021-08-27 18:05   좋아요 0 | URL
제가 호평 남기신 분 서재 가서 일일이 이렇게 따지고 다닙니까? 이렇게 긴 글로 아집이니 발전을 바란다느니 다독가답지 않다느니 우월감이니 뭐니 하시는 분이 더 남의 취향을 존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하이고, 알았으니 그만 말씀하시고 가세요.

cndwottl 2021-08-30 14:14   좋아요 2 | URL
오님이 이해하셨으면 좋겠는게요 물론 아시겠지만요
하루에도 무지막지한 출판물이 쏟아지는만큼 워낙에 별로인 책이 많아서요
내가 짜증나는 것 이상으로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를 강제하게끔 만드는
그 부당함을 없애려면 원초적으로 독자들의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릴 필요가 상당히 있는 거 같은데
아니 그게 가장 필요한 거 같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근데 그러려면 할당량이 정해져있는 다수의 독자들에게 도저히 아무 책이나 읽게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는 법이거든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말이에요
출판문화가 좀 더 활발해져서 수준 높은 창작물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이요
이 분은 좀 더 그런 목적에서 쓰신 글이라고 바라봐주실 순 없는 건가요..?

저는 이제좀 이제까지 수준이 낮은 독자였다가 이분의 평가를 어떤 지표로 사용(?)하면서
하급 독잘 벗어나려는 노력중인 한사람인데요 좀 너무그냥.. 공감이 잘 안가서요
저처럼 이런 신랄한 댓글을 표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대충 말하면 못알아들을까봐 강력하게 표현하는 거 저도 좀 잘하는 편이라서.. 그러다보면 좀 비약도 섞이고 너무 오버했나 싶어지지만
적어도 힘을 실음으로써 말에 주장을 강화시켰다.. ! 저는 이 댓글을 그렇게 보고 그렇게 써먹고 있거든요.. 항상 제가 이 서재 주인님과 교류가 없었지만 유명하신 분이잖아요 다들 알고 있단말이에요
이분의 한마디는 출판시장의 느슨함을 쪼여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보거든요
그런의미에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잠자냥 2021-08-30 15:04   좋아요 4 | URL
cndwottl 님 말씀 감사하고요.

베스트셀러에 대한 불신 부분은 베스트셀러를 읽는 분들을 결코 낮게 평가해서가 아니라,베스트셀러를 억지로 *만드는* 출판 시장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리뷰 대회도 그렇고, 사전 평가단, 신간 평가단 등등의 명목으로 공짜로 책 뿌리고 좋은 리뷰/ 좋은 별점 쓰게 만드는 그런 행태요). 이 책에 저도 기대하는 바가 있어서 읽었는데 좀 실망스러웠고, 초반에 쏟아진 좋은 평들은 출판사에서 뿌린 사전 평가, 신간 평가단의 좀 과한 칭찬이 아니었나 싶어서 오히려 더 상대적으로 낮게 준 면도 있습니다. 암튼 제가 더 박하게 준 이유는 모두가 별 다섯을 줄만한 책은 아니라는 의미였고요(물론 누군가에게는 틀림없이 별 다섯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오님도 오해하시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끝으로 오님은 제 100자평을 지우길 바라시는 것 같은데, 저도 고민 많이 했으나. 제가 나중에 돌아봤을 때 혹시라도 부끄러워지더라도 그건 제 몫이니 그대로 남겨두겠습니다.

dnfrmq 2021-12-11 10:03   좋아요 0 | URL
굉장히 독선적이시네요. 소중한 말들의 가치를 아시는 분이라곤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속단하시고, 자기의 시각이 옳고 더 상위의 것이라고 믿고 당신도 언젠간 깨달으셨으면 한다니...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독서괭 2021-08-30 15:5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흠 다른 사람 서재에 와서 댓글로 가르치는 거랑 자기 서재에 자기가 돈주고 사 읽은 책 평가하는 거랑 동일선상에서 볼 수 있나요. 어느쪽이 오만한 걸까요.

파피루스 2024-02-27 12:34   좋아요 0 | URL
진짜 맞는 말씀! 본인은 좋게 읽었으면 그걸로 됐지, 개인적인 서평을 저토록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대거리하고 있으니;;;;

그로밋 2021-11-14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이라는 제목이나 내용만 나오면 읽고 싶어지는 사람들을 겨냥했다면 정말 마케팅 잘한듯 싶어요. 그렇지만 요즘 유행하는 영화광고처럼 티저에 실린 것이 전부인 소설을 칭찬 일색인 평만 보고 산다면 돈낭비, 시간 낭비니까요. 솔직하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서점가서 들춰보고 사야겠네요. 율리시스랑 위대한 게츠비에 비견할만한 소설인지도요.

잠자냥 2021-11-14 16:14   좋아요 1 | URL
네 누군가에게는 좋은 책일 수도 있겠지요. ㅎㅎ 서점에서 직접 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사시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minishell0314 2021-11-21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달전엔가 읽었는데 진짜 재미없게 겨우 읽었어요 댓글 완전 공감하고 가요ㅋ

잠자냥 2021-11-21 13:47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저도 꾸역꾸역 읽은 기억이 납니다.

vicky37 2021-12-07 15: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상이야 사람마다 다 다를수 있으니 넘어가고요.취향의 다름이 우열을 가리는 문제는 아니니까요.저는 주인장님께서 지적하신 출판계의 과한 홍보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특히 이번에 방탄에 묻어가는 홍보는 너무 했죠어떤 작가가 쓴 책이 아니라 방탄이 읽은 책으로 홍보하는 건 작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작가에 따라서는 뭐 일단 많이 팔려서 돈 많이 벌면 좋아할지도 모르죠.저도 책 좋아하다보니 공짜책도 좋아하지만,책 한권 받고 출판사 눈치 보는 리뷰는 쓰기 싫더라고요.그래서 협찬 받았다고 기재된 리뷰는 믿고 거릅니다.얼마전 방탄 예능 보다가 느닷없이 튀어나온 뭐시기 오디오북과 이 책은 정말이지...책을 판매하기 위한 좀 바람직한 개선안은 없는지 출판사에서도 진심어린 고민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잠자냥 2021-12-07 15:33   좋아요 0 | URL
아하, 최근에 이 책 읽고 제 100자평에 공감 누르는 분들이 유독 많아져서 무슨뭔 일이 있는가 싶었더니 방탄이 읽었다고 해서 한번 더 자연스레 홍보가 되었군요. ㅎㅎㅎ
저도 출판사에서 협찬한 리뷰는 읽지 않고 넘기는 편입니다. ㅎㅎㅎ 말씀하신 여러 부분에서 공감합니다.

2021-12-08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08 2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yceandZion 2021-12-26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 동감해서 댓글 남겨요~! 이 작가 다른 논픽션은 괜찮아요 근데 이건 정말 감수 없이 대충빨리 만들어낸 소설이에요 저는 영어원서로 읽었는데 문장들이 정말 별로 였어요~

aromijini 2022-03-01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입하려는순간 잠자냥님 댓읽고 스톱했어요

잠자냥 2022-03-01 10:58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ㅎㅎ 궁금하시면 서점에서 몇 장 읽어보고 판단하시거나, 도서관을 이용하시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김은지 2022-05-0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이 책은 절망적인 삶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던 것 같아요!

잠자냥 2022-05-09 11:24   좋아요 0 | URL
네, 그렇게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짱구 2022-07-27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마다 읽고 느끼는 감정이 다르죠 ㅎㅎ

조예진 2022-10-05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괜찮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상가시리즈? 집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괜찮았어요. 솔직히 너무 단정적으로 써놓으신 것 같아요.
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구입하려고 합니다.

즐건독서 2024-07-14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서 스토리 뿐만 아니라 문장 또는 단어 하나로 공감되어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회사에 나 혼자서만 마라톤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분이 있다. 이분은 말 그대로 마라톤을 하신다. 몇 해 전 어느 가을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시더니 이번 주말 춘천국제마라톤에 참가한다고, 마음속으로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씀하시고는 자리에 앉으셨다. 그때 나는 그분이 이제까지와는 달리 보였다. 그러고 보니 지방질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바싹 마른 몸에 꼬장꼬장한 걸음걸이 등이 정말 마라토너를 떠올리게 했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온 지도 벌써 n년 가까이 되어 가니, 그게 n년 전인 것 같다. 그때 이후로 해마다 가을쯤이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번 주말에 춘천국제마라톤에 참여한다고 말씀하시며 응원을 부탁하는 게 그분의 연례행사처럼 되었다(물론 지난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지 못하셨다). 그분에게는 일종의 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는 겉으로는 단 한 번도 표현한 적은 없지만 속으로는 진심으로 응원을 보냈다. 저 나이에도 해마다 마라톤을 참가할 수 있다는 정신,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아침마다 일정 거리를 달리고 회사에 오신다는 그 자기 관리가 말할 수 없이 존경스러웠다.

 

얼마 전에 이분이 다른 분과 말씀 나누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여권 사진을 찍고 오셨다는데, 다른 분이 이 난리통에 어디 가시려고요?” 질문 하니, “여권 갱신해두려고요.” 하신다. 나는 본의 아니게 대화를 엿듣다가 이분이 올해 70세가 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른 분이 여권 갱신했다가 어디 가려고요?” 하니, 로마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꼭 한번은 참가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히셨다. 예전에 듣기론 마라톤 할아버지는 베를린 마라톤 대회는 다녀오신 적이 있단다. 그러니 이번에는 로마 마라톤에 꼭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문득 가슴 한쪽이 서늘해졌다. 심심한 맛 때문에 좋아하는 만화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 만화에는 우연히, 아주 뒤늦은 나이에 BL 만화에 빠지는 할머니가 등장한다. 아니, 이 할머니가 주인공이나 다름없다. 할머니의 나이는 무려 75. 그런데 이 할머니가 BL 만화 덕후인 여고생과 알게 되면서 둘 사이에 서서히 우정이 싹튼다. 이 여고생은 할머니가 좋아하는 만화를 추천하고 빌려주기도 하는데, 알고 보니 할머니가 푹 빠진 작품의 작가는 연재를 너무나도 띄엄띄엄 해서 다음 만화는 1년 후에나 나올지 확신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할머니에겐 이 1년 후라는 시간이 굉장히 길게만 느껴진다. 이듬해에도 자신이 살아 있을지 어떨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다가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늙어간다는 것은 이런 거구나, 완간되지 않은 만화를 기다릴 때도 이듬해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어떨지 확신할 수 없는 것…….

 

71세에 언젠가 로마에서 달릴 날을 꿈꾸며 여권을 갱신하는 할아버지와 75세에 완간되지 않은 만화를 이듬해에도 읽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할머니. 인생은 길기도 하고 참 짧기도 하다.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4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1-07-21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생에 있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게 느껴지네요~중요한건 마음인듯~!!

잠자냥 2021-07-21 12:24   좋아요 4 | URL
네, 저는 이 나이에도 마라톤 절대 불가인데 말입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1-07-21 12: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목표가 있기 때문에 마라톤 할아버지는 인생이 좀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서 코시국이 끝나서 할아버지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간절히요.

잠자냥 2023-09-04 09:51   좋아요 3 | URL
그렇겠지요. 나이든 분들에게는 1년 1년이 정말 소중할 텐데, 이 코로나는 언제나 끝이 날까요. :(
마라톤 할아버지가 로마 간다고 말하는 거 속히 보고 싶습니다! ㅎㅎㅎ

얄라알라 2021-07-21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께서 소개해주신 분, 비장미까지 전해주십니다. 그 결연한 의지, 하나의 촛점에 많은 걸 쏟아붓는 의지, 대단하십니다.

잠자냥 2021-07-21 14:21   좋아요 2 | URL
네, 말씀하신 것처럼 왠지 비장미까지 느껴집니다. ㅎㅎ

독서괭 2021-07-21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꿈꾸는 70대. 멋져요. 사실 젊은 사람도 1년 후를 알 수 없는 것이지만 70쯤 되면 그 느낌이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아요. 저도 그 나이에도 꿈꾸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건강한 몸도 유지하고..

잠자냥 2021-07-21 14:21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이, 알라딘 서재 사람들은 그때에도 읽을 책을 사 모으면서 아, 이걸 내가 죽기 전에는 다 읽고 가야할 텐데 그럴까요? ㅎㅎㅎ

독서괭 2021-07-21 14:35   좋아요 2 | URL
아니요. 저는 아닌데요(딴청)
하지만 제가 70이 되어도 이 알라딘마을이 건재하고, 잠자냥님 페이퍼 읽으며 개미지옥 운운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자냥 2021-07-21 14:38   좋아요 3 | URL
알라딘아 보고 있냐! 싸이월드처럼 갑자기 이 서재 닫아 버리면 혼날 줄 알아라! ㅋㅋㅋㅋㅋ

mini74 2021-07-21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 꼭 그 분 로마에서 콜로세움 지나며 멋지게 마라톤 하길! 막 응원하게 되네요. 공통의 관심사는 많은 걸 뛰어넘어 공감대를 형성하네요. ㅎㅎㅎbl에 빠진 할머니라니. 일본의 상상력이란 !! ㅎㅎ잔잔하니 무지 재미있을거 같아 책 구경 중입니다 ㅎㅎ

잠자냥 2021-07-21 16:12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러게요, 이 소망의 힘을 끌어모아 그분에게로~
<툇마루에서....> 이 만화 잔잔하니 괜찮습니다.

바람돌이 2021-07-21 17: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분이네요. 나이와 상관없이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게 있고,그걸 위해 가만히 노력하는 삶은 아름답지 않을까요? 우리는 책으로 그렇게 해보아요. ^^

잠자냥 2021-07-21 17:47   좋아요 0 | URL
ㅎㅎ 달리기는 자신 없지만 책으로는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2021-07-22 2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대로 달리기를 계속 하면 나도 70대에 로마 달리기를 해볼 수 있는 걸까…? 하는 꿈을 꾸게 하는 글이었어요 뿅😌 쫌만 더 눠잇다 달리러 나가야디

잠자냥 2021-07-22 22:07   좋아요 0 | URL
60대로 낮춥시다!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8-13 0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툇마루 책 검색하다가 (영화로 나왔다고 해서요) 잠자냥님의 ‘내가 어쩌다 놓쳤는지 기억 안나는 귀한‘ 페이퍼를 읽었어요. 이 마라톤 할아버지는 요즘 어떠신지? 궁금해 집니다. 전 자냥님의 자전거 이야기만 읽어도 감탄하는 사람이고요.

잠자냥 2023-08-13 13:42   좋아요 0 | URL
마라톤 할아버지는 일단 회사는 은퇴하셨고요. 얼마전에 회사에 오실 일이 있어서 잠깐 얼굴 뵀는데, 코로나 해제로 다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고 기뻐하셨습니다. 여전히 하루 5킬로미터씩 뛰신다고 합니다. :)

영화로 나왔군요. 힐링물일 거 같아요. ㅎㅎ

다락방 2023-09-0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좀전에 두 권인줄 알고 땡투 누르고 왔는데 다섯권 입니까? 시무룩..

잠자냥 2023-09-04 09:5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5권 완간이 어디에요. ㅋㅋㅋㅋ 전 만화 너무 길게 연재하면 못 보는 사람..ㅋㅋㅋㅋㅋ
(중고 노려보삼...)ㅋㅋ

다락방 2023-09-04 10:06   좋아요 1 | URL
저도 ㅋㅋ 밥 해먹은 여자였나 그거 2권 완간 아닌거 알고 충격받아 안사 읽는 사람 ㅋㅋㅋㅋㅋ
 
욕구들 -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지마‘의 세계에서 욕망에 대한 억압에 시달리며 자기파괴로 나아가는 여성들. 거식증을 앓은 냅이 자신의 경험을 사유하며 다른 여성들에게 당신의 욕망은 정당하다고 해방을 선사하는 과정은 눈부시고 명민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