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글라야 페터라니,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4월에 출간된 책 중에 가장 흥미 돋던 책 가운데 하나.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는1962년생 루마니아 작가 아글라야 페터라니가 독일어로 쓴 데뷔작이자 작가 생전에 출간된 유일한 단독 저서이다. 곡예, 망명, 난민, 폭력, 소외 등 자전적 이야기에 기반한 자극적인 소재가 가득한 책이라고. 작가 소개와 내용을 얼핏 보면 약간, 아고타 크리스토프와 비슷한 세계관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 읽기 전. 아무튼 기대되는 작품. (제안들 시리즈 좋아하는데 사면 정작 안 읽고 계속 뒤로 밀린다...)
스타니스와프 렘, <미래학 학회 외 14편>
아니, 이 책이 나오다니.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시리즈 정말 최고. 지난달에 도서관에서 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 빌려와서는 결국 못 읽고 반납했는데, 이 단편집 출간은 선물 같음. 냉전 체제하의 동구권에서 영어가 아닌 언어로 작품 활동을 했음에도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필립 K. 딕과 함께 20세기 SF를 대표하는 거인으로 우뚝 섰던 폴란드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SF 작가 ‘스타니스와프 렘’의 단편의 정수를 책 하나에 담았다고. <솔라리스>도 재출간 해주세요.
그레이엄 그린, <브라이턴 록>
나오자마자 구매. 읽기도 전에 별 다섯 개 준 나만의(?) 화제의 작품. 그레이엄 그린의 모호한 세계관이 하드보일드한 추리 소설 기법과 맞물려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읽어 보니 역시 별 다섯 개. 곧 리뷰 올릴 예정.
제시카 브루더, <노마드랜드>
미국에서 고정된 주거지 없이 자동차에서 살며 저임금 떠돌이 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삶을 한 노년 여성을 중심으로 밀도 있게 묘사한 논픽션. 이 새로운 ‘노마드’ 노동자들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주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집을 포기하고 길 위의 삶을 택한 퇴직한 노년의 노동자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나도 내 노년을 생각하면 좀 무섭긴 해서 이 책 읽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애거서 크리스티, <살인을 예고합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도 되는데, 굳이 왜 샀냐면... 맥주잔 받으려고 ㅋㅋ 대상 도서 포함 3만 원 이상이면 주는 노동절 맥주잔이 딱, 집에서 맥주 마시기에 완전 좋아 보였다. 게다가 5월에 애인 생일이 있어서 왠지 이 잔이 더 필요해(응? 여태 잔이 없어서 술을 못 마셨나 이 사람아). 메이데이라고 딱- 써 있는 게 너무 탐나. 그래서 지름. 두 개 받으려고 저 위의 <노마드랜드>하고 나눠서 하루에 2번 지름-

이 잔에 마셨더니, 뭐랄까 호프집 가서 먹는 기분이 들었다. ㅋㅋㅋㅋ 슬기로운 집콕 생활 ㅠ_ㅠ
가지이 모토지로, <벚꽃나무 아래 - 시체가 묻혀 있다>
31세의 짧은 생애를 살았고, 작품 활동을 한 시기는 단 7년에 불과하지만 그 이름은 1세기 가까이 이어져온 가지이 모토지로. 죽기 세 달 전부터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에서 서평을 다루며 큰 호평을 받았으며, 죽는 순간까지 병상에 누워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았던 그의 대표작 12편이 실렸다.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정희진 쌤 책이니까 당연히(?) 사야죠- 솔직히 이 ‘정희진의 글쓰기’ 시리즈 1, 2권은 살짝 실망스러워서 이 3권 발간 소식 듣고 초오큼 시큰둥했으나, 1, 2권보다 좋다는 말이 많아서 믿고 구매합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아직도 정희진의 최고작은 <페미니즘의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독자. 그래도 정희진 쌤 책은 계속 읽을 겁니다.
가즈오 이시구로, <클라라와 태양>
닥치고 삼. 읽고 책장에 꽂아둠. <나를 보내지 마>와 함께 나에겐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 중 양대 산맥이 되었다. 그러나 저러나, 이 책 번역 어색하다고 지적하는 글들이 많아서 그 번역을 좋게 읽은 나로서는 좀 답답한데, ‘등급이 높은 옷’, ‘합리적인 가격’ 등등의 기묘하게 어색한 표현은 클라라가 인공지능 로봇임을 감안해서 역자가 일부러 그렇게 했으리란 생각은 왜 못하는지 좀 의아했다..... (클라라 말투를 보면 인공지능 로봇이 하는 것 같은 말투 꽤 많음).
가즈오 이시구로, <나를 보내지 마>
흐아, 이 리커버 버전을 결국 사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굿즈 때문. 클라라 램프 받고 싶었는데, <클라라와 태양>을 산 다음에 이 굿즈를 주는 게 아닌가. 다행히 <나를 보내지 마>를 사도 굿즈를 받을 수 있어서 그냥 샀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그림 완성. 암튼 이 기회에 이 책 다시 읽어야지.

그러니까 이 굿즈 정말로 탐이 났음...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조합이 탄생-
로버트 쿠퍼, <유니버설 야구협회>
한때 야구광이었던 나로서는 왠지 이 책 무지 재밌을 거 같아서 내내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최고의 야구 소설 중 한 권으로 손꼽힌다고. 이 독창적인 소설의 지은이 로버트 쿠버는 흔히 미국문학에서 “가장 무시된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작가라고 해서 더 흥미가 생긴다.
빌헬름 라베, <포겔장의 서류들>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도 좋아해서 눈독들이던 이 책도 결국 삼. 독일 시적 사실주의의 대가 빌헬름 라베의 장편소설로 그의 작품은 국내 첫 소개. <포겔장의 서류들>은 산업혁명과 독일통일 이후 자본주의가 득세한 독일사회를 배경으로, 시민적 가치관의 변화와 시민계급의 정체성 혼란을 집중적으로 논한 라베의 후기 대표작. 굉장히 지루하면서도 흥미로울 것 같은 내용이다. (응?)
중고로
프란츠 카프카, <카프카의 일기>
944쪽 정가 4만원. 카프카를 좋아하면서도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는데, 중고로 1만 7천원에 뜸. 바로 샀다. 완전 새 책이 와서 더 좋다. 하루에 한 몇 장씩 카프카 일기를 훔쳐봐야지.
<환기 미술관 하이라이트>
김환기 그림을 좋아한다. 부암동의 환기 미술관도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 이 책 갖고 싶었는데 중고로(완전 새 책임) 나와서 망설임 없이 구매. 시대별 자세한 설명글과 풍부한 관련 작품과 연표가 있어서 좋지만 그림은 더 컸으면 좋았을걸..... 아무튼 내 꿈은 김환기 작품 내 집에 걸어놓는 것(이건희냐?ㅋㅋㅋㅋㅋㅋㅋㅋ)
수잔 올린, <난초 도둑>
예전에 본 굉장히 난해한 영화 <어댑테이션>의 원작소설이다. 난 그 영화가 싫었던 터라 원작을 읽어 볼 생각도 못했었는데, 최근 읽은 <읽는 직업>에서 이 책이 언급되었다. <읽는 직업>의 저자이자 글항아리 출판사 편집장 이은혜는 절판된 책 중에 복간하고 싶은 책을 몇 권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이 그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은혜 편집장의 선배 편집자가 ‘좋은 책이지만 복간하지 말라’고(판매가 안 될 거 같은 책이라) 해서 포기했다는데 그래서 난 더 흥미가 생김. ㅋㅋㅋ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난초의 모습과 열정적인 난초수집가들의 이야기.
야스미나 레자,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장리노?>
연극 <대학살의 신>으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야스미나 레자의 소설(난 연극은 아니고 영화로 봄). 살인을 저질렀으나 왠지 살인에 휘말린 것으로 느껴지는 장리노를 바라보는 엘리자베스의 시선으로시간과 기억과 노년, 관계와 배려, 상실과 고독을 참신하게 그려나간다.
사뮈엘 베케트, <해피 데이스>
짧은 책이었는데, <고도를 기다리며>보다 나에겐 더 난해했다. 120쪽 남짓한 짧은 희곡. 두 번 읽고서야, 음, 이런 뜻인가 싶지만 여전히 난해함. 새 책 샀으면 왠지 너무 난해해서 슬펐을 것 같은데, 중고로 산 책이라 심적으로 덜 힘들었다. ㅋㅋㅋ
앨리 스미스, <가을>
<데어 벗 포 더> 읽고 나서, 더 읽어보기로 한 작가 앨리 스미스. <가을>은 ‘사계절 4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2017년 ‘뉴욕 타임스’에서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내용을 훑어봤을 땐 <데어 벗 포 더>보다는 좀 더 대중적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앨리스 워커, <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전에 폴스타프 님이 추천하신 책이기도 하고, 최근 더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 다(코타) 부장님께서 얼마 전 지르신 거 보고 나도 드디어 구매.
피에르 파솔리니, <폭력적인 삶>
전부터 읽으려던 책 드디어 샀다. 1960년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영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거장 피에르 파솔리니의 장편소설로 전후 이탈리아 사회의 위선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다. 거장 감독이 작가로서도 거장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 그러나 저러나 누가 그를 죽였을까?
어슐러 K. 르귄, <날개 달린 고양이들>
르귄과 고양이의 조합인데 안 살 수 없지만, 왠지 동화책은 중고로 많이 나올 것 같아 기다렸더니 역시. 르 귄이 쓴 네 권의 동화를 국내 최초로 완역한 책. 날개를 달고 태어난 ‘이상한’ 고양이들과 날개 없는 ‘평범한’ 고양이들을 주인공으로 르 귄의 그 보석 같은 생각들을 만날 수 있다.
이제 제발 그만 사고 읽어.

하지만 언제나 아름다운 책탑....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