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라셀레스티나 을유세계문학전집 31
페르난도 데 로하스 지음, 안영옥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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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쟁이 셀레스티나 노파 이야기인데, 그가 엮어주는 칼리스토, 멜리베아 이 두 사람이 과연 사랑한다고 볼 수 있을까? 그저 육체 욕망뿐. 고전이라고 해서 꼭 계속 읽혀야 할 작품은 아닌 것 같다. 처녀막, 정절, 처녀성 상실 등등 아이고야 이 작품은 지금 읽기엔 너무 너무 너무 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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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22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뭘까요. 뭐죠, 이 책. 잠자냥 님이 별 둘 주는 건 흔한일이 아닌데 저는 잠자냥 님의 이 백자평 읽고나니 이 책을 읽고 까고 싶은 욕망에 시달립니다..... (참자) .....

잠자냥 2020-12-22 10:15   좋아요 0 | URL
아 진짜 이 책 전 아침 출근길에 전자책으로 읽었는데요, 읽는 내내 (전철에서 속으로) 욕하고 ㅋㅋㅋㅋㅋㅋㅋ 휴.... 제가 또 뚜쟁이들을 싫어해서 더 그런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12-22 10:17   좋아요 0 | URL
저 올해 별 둘 준 책 중에 이 책이랑 하루키 책 <일인칭단수> ㅋㅋㅋㅋ 문동 세계문학전집에서 김은국 <순교자>는 별 한 개 준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0-12-22 10:22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정말 웃긴 건 저 뚜쟁이 노파가 여자&남자 엮어주고는 여자들한테 처녀막 재생수술까지 해준다는 거 아닙니까. 아 증말 미쳐.................... (암튼 깔 포인트가 너무 많은 책입니다)

다락방 2020-12-22 10:22   좋아요 1 | URL
연말결산으로 ‘후진책들‘ 이런거 해도 될 것 같아요 ㅎㅎ

저는 올해 읽은 것 중에 지금 생각나는 걸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겁나 짜증났어요. 다른게 또 짜증났는지는 찾아봐야 될 것 같아요.

다락방 2020-12-22 10:22   좋아요 0 | URL
처녀막 재생수술이요? 와... 대환장이네요 진짜..... @.@

잠자냥 2020-12-22 10:22   좋아요 1 | URL
후진책들 재밌겠다. ㅋㅋㅋㅋ 다락방 님이 하면 저도 할게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22 10:51   좋아요 1 | URL
저는 지금 나미야 밖에 생각이 안나서.. 좀 더 있으면 써볼게요. 지금은 일단 좋았던 단편들에 대한 페이퍼를 하나 작성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으흐흐흐흐흐흐흐. 오늘 잠자냥 님과 이야기나눈 단편들 포함해서 다른 단편 몇 개 추가해서요.
 
빛과 바람과 꿈 - 나카지마 아쓰시 소설
나카지마 아쓰시 지음, 박은정 옮김, 사이토 마리코 서문 / 미행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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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섬에서 제국주의에 반대하며 원주민과 자유롭게 살다간 스티븐슨. 그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호기심이 일며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진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에 관한 이야기인데 묘하게 그의 모습에서 나카지마 아쓰시 작가 자신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글과 자유와 꿈을 말하는 책.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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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말랑,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말랑 지음 / 꿈꾼문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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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와중에 간혹 나오는 깨알 유머가 큭큭 웃게 만든다. 이렇게나 다양한 성정체성과 성지향성이 존재하는데 시스젠더 여성/남성에 이성애자만이 ‘정상’이라고 보는 시선, 참 폭력적이지 않은가. 말랑, 샤이엔 이 두 권은 중고등학교마다 구비해 둬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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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샤이앤,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나는 트랜스젠더입니다
샤이앤 지음 / 꿈꾼문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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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 대한 애정 때문에 독자 북펀드에 참여했던 책. 읽어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가 몰랐거나 오해한 부분도 수정할 수 있었고. 트랜스젠더 및 성소수자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조금은 바꿀 수 있기를. 트랜스여성이 여성혐오를 부추긴다는 뜨거운 논의는 좀 더 다뤘어도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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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2-17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궁금하네요. 트랜스 여성이 여성혐오를 부추긴다....왜 그런걸까요?궁금궁금

잠자냥 2020-12-17 14:38   좋아요 5 | URL
트랜스여성은 페미니스트들이 깨부수고 싶은 여성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고착화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레디컬페미니스트들이 탈코르셋운동으로 기존 사회에서 ‘여성적‘인 이미지로 정형화된 것들을 깨뜨리고 있는데, 트랜스여성은 도리어 색조화장, 긴 머리, 짧은 치마, 성적 이미지를 부추기는 속옷 등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많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성적인 행동들(애교 같은)을 과하게 이미지화 하기도 하고요. 한마디로 성전환이 전통적 성역할을 강화하고 트랜스여성이 여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사회가 규정한 성역할에 충실히 복무해 도리어 여성 인권 후퇴에 일조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 중에는 트랜스여성을 여성의 정체성을 사용해서 여성 공간에 침범하려는 ‘남성‘으로 보는 시선도 있고요.

암튼 이런 논의는 이 책에서는 깊이 있게 다뤄지지는 않았어요. 아무래도 만화이고, 청소년들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만들었다 보니, 트랜스여성 입장에서 짧게 다뤄지고 있는데요. 이 책의 주장은, 시스젠더 여성들이 다양하듯, 트랜스여성들도 다양하기 때문에 미디어에서 주로 소비되는 그런 트랜스여성의 이미지가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스젠더 여성도 각양각색이지만 미디어에서 소비하는 이미지는 여전히 전통적인 성역할에 충실한 여자들이 대부분이죠. 그렇듯이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트랜스여성 이미지도 그런 면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han22598 2020-12-18 05:29   좋아요 1 | URL
친절하고 자세한 답변 감사해요. 잠자냥님 ^^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반감이 되는 요소들이 트랜스여성들이 가지고 있을 수 있겠네요.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인데, 궁금한 점이 요즘 많이 생겨서 조금씩 알아보고 싶어졌어요. 이 책도 기억해두겠습니다.
 
블랙 유니콘
오드리 로드 지음, 송섬별 옮김 / 움직씨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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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로드의 <블랙 유니콘>을 읽으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백인 남성의 시에, 그들의 언어에 익숙해졌는가를 깨닫는다. 로드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그는 흑인이자 레즈비언이며 페미니스트이다. 1950년대부터 여성운동과 페미니즘, 퀴어 운동과 담론을 형성한 이론가로 흑인 여성 디아스포라 페미니스트 조직화에도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1960년대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백인과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문단 주류를 깨뜨린 최초의 흑인 여성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블랙 유니콘>에 앞서 읽었던 <시스터 아웃사이더>에서 로드는 ‘시는 사치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로드는 ‘삶을 성찰할 때 우리가 어떤 빛을 비추느냐에 따라 우리가 빚어낼 삶의 형태와 그 삶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변화가 결정된다. 우리가 마법 같은 일들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실현할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은 바로 이런 빛 속에서다. 시는 바로 그런 빛을 밝혀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시를 통해 이름도 형식도 없이 미처 태어나지 못한 채 느낌으로만 존재하던 아이디어에 이름을 부여’할 수 있으며 ‘꿈이 개념을, 감정이 아이디어를, 앎이 이해를 낳듯이, 경험을 정제해 나온 진실어린 시는 우리의 사유를 가능케 한다’고 말한다(<시스터 아웃사이더>, 39쪽). 로드가 보기에 시는 그저 말장난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일깨워 주는 경험의 정수’이며 그렇기에 시는 사치가 아니다. ‘시는 우리가 존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우리의 생명줄’이자, ‘이름 없는 것들에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그것을 사유할 수 있도록 한다.’(<시스터 아웃사이더>, 41쪽)

한마디로 로드에게 시는 ‘생존과 변화에 대한 꿈과 희망을 확인하고, 무엇보다 그것을 언어로, 아이디어로, 좀 더 구체적인 행동’(<시스터 아웃사이더>, 41쪽)으로 이어지게 만들 수 있는 그 무엇이다. 그렇기에 그는 여성이자 흑인, 레즈비언으로서, ‘흑인 여성 시인전사(戰士)’로서 시를 썼으며 그것이 바로 자신이 무엇보다 해야 할 일이었다. 침묵을 언어와 행동으로 바꾸는 일, 그 자체가 로드의 시(時)인 셈이다. <블랙 유니콘>은 바로 그 흑인 여성 시인전사의 생생한 기록이다. 이 책은 ‘블랙 유니콘’, ‘살아남기 위한 기도’, ‘재창조’, ‘시스터 아웃사이더’ 4장으로 이루어지는데, 첫째 장을 여는 시는 ‘블랙 유니콘’은 제목에서부터 많은 것을 상징한다.


블랙 유니콘

블랙 유니콘은 탐욕스럽다
블랙 유니콘은 성마르다.
블랙 유니콘은 오인되었다.
그림자로
또는 상징으로
차디찬 땅을 헤치며
끌려 다녔다.
내 분노를 향한 조롱이
안개처럼 흩뿌려진 곳을,
유니콘의 뿔이 놓이는 건 그녀의 무릎 위가 아니라
커져 가는
달 구덩이 깊숙한 곳이다.

블랙 유니콘은 가만있지 못한다
블랙 유니콘은 수그릴 줄 모른다
블랙 유니콘은 자유롭지
않다. (<블랙 유니콘>, 23쪽)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희귀한 존재인 유니콘. 그런데 그 유니콘은 우리가 익숙하게 상상하듯 하얀 모습이 아니다. 검다. 게다가 순수한 존재가 아니라 탐욕스럽고 성마르다. 그림자나 상징으로 ‘오인’되기도 했다. 끌려 다녔고, 무엇보다 자유롭지 않다. 이 블랙 유니콘이 로드를 비롯한 아프리카 출신 흑인 여성들을 뜻함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자유롭지 못하고, 타자화되어 그림자처럼 오인된 존재. 그러나 그 블랙 유니콘은 ‘수그릴 줄’ 모른다. 그렇기에 로드는 그 다음 시 ‘여성이 말한다’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나는 여성이었다/아주 오래전부터/드넓은 미래를 품은 위험한 존재/나는 /여성이고/ 백인이 아니다.’ (‘여성이 말한다’, 25쪽). 나는 여성이며, 흑인이다가 아니라 ‘백인이 아니다’ 엄숙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선언에는 짜릿한 전율이 인다. 나 또한 ‘유색colored’ 여성이지 않은가. 첫째 장에서 흑인 여성임을 선언한 로드는 ‘예만자의 집에서’, ‘다호메이’, ‘코냐기 여자들’과 같은 시를 통해 흑인의 신화와 흑인 여신을 호명하고 노래한다. 폭력과 식민의 역사에 맞서 온 흑인 여성들의 저항을 기록하며 아프리카 여성 신화를 1970년대 미국의 흑인과 흑인 여성들의 삶과 연결 짓는다.

로드는 <시스터 아웃사이더>에서 <여성/생태학>의 저자인 ‘메리 데일리’에게 편지를 보내 묻는다. 왜 아프리카의 여신 아프레케테는 예로 들지 않았느냐고, 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여신들의 이미지는 백인이며, 서구 유대교와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것이냐고. 비(非)백인 세계의 여신들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역사와 신화적 배경이 왜곡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우리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든 여성이 똑같은 억압을 겪는다고 하는 것은 가부장제의 수많은 다양한 도구들을 고려하지 못한 것’ (<시스터 아웃사이더>, 95쪽)이라고 지적한다. ‘백인 여성의 역사와 신화만이 권력과 배경을 요구하는 모든 여성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정당성을 갖춘 유일한 여성사라고 보는 가정, 그리고 백인이 아닌 여성들과 그들의 역사는 그저 들러리나 피해 사례로만 가치가 있다는 가정이 어떤 식으로든 여성들 사이의 인종차별과 분열을 조장하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블랙 유니콘>의 첫째 장은 바로 그 편지 내용을 로드가 시로 표현한 것과 마찬가지 이다.

두 번째 장 ‘살아남기 위한 기도’에는 흑인 여성들의 고통스러운 삶이 시로 그려진다. 누군가는 그들을 ‘미쳤다고/못됐다고 우쭐거린다고 약하다고 흑인이라고’ 부른다. 그런 상황 아래 그들은 ‘서로의 입 속 가득한 고통을/말하려 애쓰며 말하려 애쓰며’ 말하려 애쓴다. 그러다가 ‘채찍 끝에서/혀에서/서로의 배신이란 가장자리에서/존중’의 의미를 배우기도 한다. ‘길에서 마주친 서로의 얼굴로부터/그 아름다운 검은 입으로부터/낯익은 신중한 눈으로부터/눈을 돌리고/홀로 스쳐 가는 것’임을(‘헤리엇’, 47~48쪽). 그들 아이들은 ‘해골 아이들’이다. ‘아이들 얼굴 아래에는 햇살이 없다/어둠도 없다/남아 있는 심장도 없다/새벽이면 아이들의 몸을/여성으로 돌려놓을/그 어떤 전설조차 없다.’(‘사슬’, 49쪽) ‘선택이라는 잠깐의 꿈조차도 마음껏 누릴 수 없’으며 그들의 일상은 ‘해가 뜨면 두려워한다/해가 계속되지 않을까 봐/해가 지면 두려워한다/아침에 다시 뜨지 않을까 봐’. 그렇기에 ‘아이들의 꿈이 우리의 죽음이 닮아가지 않도록’ ‘미래를 길러 낼 단 하나의 지금을 찾아야만’한다(‘살아남기 위한 기도’, 62~63쪽). 이토록 혹독한 삶인데도 로드는 그들의 아이들에게 기원한다. ‘자라나 거라/검게 그리고 아름답게’(‘앨빈 프로스트를 위한 추도사’, 79쪽), 로드의 시에서 검정은 아름다움이다.

로드의 시가 아름다운 이유는 황량하고 거친 사막과 같은 흑인 여성의 삶이 진솔하게 그려지면서도 그저 그 고통을 울부짖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당당히 마주하고, 과거에는 더 그러했고 지금도 여전히 힘겹지만 앞으로는 그 삶이 평화롭고 윤택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끊임없이 소망한다는 점에 있다. 삶을 향한 그 열정적이고 희망에 찬 자세가 감동으로 다가온다. 3~4장인 ‘재창조’와 ‘시스터 아웃사이더’에서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자매들 간의 연대를 통한 삶의 재창조를 노래한다. 로드 그 자신은 ‘얼마나 수없이 내 뼈저린 혼란을 검은색’(‘바깥’, 103쪽)이라 불렀는지 모른다며 회한어린 고백을 하지만 이제 그는 ‘나만의 이름을 찾으려 애쓴다’ 그는 이제 ‘나의 형상을 찾는다’(‘바깥’ 104쪽). ‘고통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하는 해방’(‘하지만 내 딸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가’, 155쪽)을 노래한다. 그리고 그 해방은 ‘시스터 아웃사이더’ 즉, 경계 위에서 살아가는 자매들의 연대에 있음을 잊지 않고 강조한다.



시스터 아웃사이더

우리는 가난한 시절에 태어나
결코 서로의 굶주림을
어루만지지 못하고
결코
빵 부스러기를 나누지 못했다
두려워서
빵은 적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을 존중하고
또 서로를 존중하라 가르친다.

이제 네게 외로움이란
성스럽고 쓸모 있는 것
이제
더는 필요 없는 것
네 빛은 환하게 반짝인다
하지만 난
알려 주고 싶어
너의 어둠 역시
그윽하고
두려움을 넘어선다고. (‘시스터 아웃사이더’, 170쪽)



로드는 ‘아웃사이더인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경계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서로 지지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서로를 온전히 알아야 합니다.’ (<시스터 아웃사이더>, 98~99쪽) 말한 바 있다. ‘강인한 여성들은 자신의 증오가 어떤 맛인지’ 알고 있으며 ‘비밀스럽고 참을성 있는 아름다운 여성’ (‘초상’, 90쪽)들은 그 내면의 부드러움을 사랑이라는 부드러운 열망, 마음속의 뜨거운 불로 승화해(‘여성에게서 불을 빼앗지 말라’, 177쪽) 자신들이 처한 억압적인 상황을,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음을 긍정한다. 폭력과 억압 아래 수없이 상처받고 한때는 자기 자신을 미워하기도 했지만 그런 자신을 껴안고 보듬고 나아가 다른 이들까지 끌어안을 수 있음을 시로써 증명한 기록이 바로 <블랙 유니콘>이다. 이런 로드의 시는 ‘눈물을 떨어뜨릴 땅’(‘200주년을 기리는 시’, 142쪽)조차 없던 여성들에게 한줄기 아름다운 위로이자 연대를 위한 뜨거운 외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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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12-16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기심에 찾아 보았는데,
신간이더라구요. 당근 중고서점에도
없고, 도서관에도 비치가 되어 있지
않네요 에잉~

제목은 멋지네요.

잠자냥 2020-12-16 18:03   좋아요 0 | URL
네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중고로 만나시려면 좀 기다리셔야 할 듯하네요. ㅎㅎ

유수 2023-01-29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유수 2023-01-30 08:35   좋아요 0 | URL
엇.. 이거 반은 오타고 반은 진심으로 눌린 거예요. 애 옆에서 누워서 보다가 뭐지 이 무릎꿇을 리뷰는..생각하다가 아이가 제 폰 만져서 화면을 껐던 거 같은데 이렇게 되었네요. 뭐지 이거(얘) 생각하실까봐 ㅋㅋ 구구절절 달아요

잠자냥 2023-01-30 08: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무리 확대해서 보려고 해도 정확히 안 보여서 그냥 엄지척으로 생각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