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뽑은 2016년 올해의 책 (2016년 출간)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책을 받았을 때는 이토록 얇은 두께에, 양장본으로 만들어서 만 원 가까운 값을 받고 있는 것에 놀람. -_- 하지만 내용이 좋으니 참는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먼저 읽어야 할 책. 그러고 나서 여자 남자 모두 읽어야할 책. '남자와 여자는 태어나지 않는다. 다만 만들어진다.' 쉽고 재치있으면서도 핵심만 콕 찝어 여성의 권리, 더 나아가 양성평등을 이야기한다. "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라고 말하는 여자들은 특히 꼭 더 읽어보길!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캐롤>
빼어난 수작, 참 잘 썼다. 영화를 보고 나니 책이 한결 더 잘 썼다는 느낌이 든다. 뭐랄까 좀 더 스릴러스러운 면모도 있고.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말하고자 했던 바가 아무래도 책에서 더 잘 드러난 느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단지, 스릴러 또는 잔혹한 단편을 잘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로맨스도 꽤 잘 쓰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를 재발견 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의미 깊다.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는 힘이 세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곧 그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사랑하는 행위이다. 솔닛은 마치 셰에라자데처럼 전혀 관련없어 보이는 것들로 이야기를 엮어가며 이야기의 힘을 전한다. 책장을 덮을 즈음 삶을 사랑하게 되고 인간을 조금 더 이해하게끔 된다. 참 괜찮은 책이다. 이웃 가운데 어떤 분은 이 책을 비추천으로 꼽은 걸 보니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록산 게이, <나쁜 페미니스트>
서문을 읽은 순간 이 책에 반했다. 그녀가 자신의 고통을 털어놓을 때는 존경심마저 든다. 페미니즘은 인간이 만든 운동이라 결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부족한 페미니스트로 당당히 살겠다는 그녀의 선언에 진심으로 공감, 응원을 보낸다. 알라딘에서도 올해의 책에 꼽힘. 올해 출판 키워드 중 하나가 페미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페미니즘 책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읽히는 듯한데, 왜 현실에서 여혐/남혐은 이토록 심한가.
찰스 부코스키, <호밀빵 햄 샌드위치>
집, 학교, 가족, 친구, 일 모든 것에서 벗어나 그저 한 사람. 술과 담배, 책, 글쓰며 숨어 있을 작은 공간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자했던 안티히어로 치나스키의 웃기고도 슬픈 성장담. 이런저런 구절에 공감이 꽤 가는 작품. 예전에는 왜 찰스 부코스키를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 작품으로 조금은 그 심정이 이해된다. 찰스 부코스키 '시'말고 '소설'을 좀 더 많이 만나고 싶다....만 번역된 소설은 이제 다 읽어버렸다 -_-;
조르주 바사니, <금테안경>
존경받던 의사에서 한 순간 가십 거리로 전락하고 마는 중년 남자, 이웃과 가족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 미래가 찬란했던 한 젊은이, 그 또한 영원한 국외자가 되고 만다. 한 사람은 동성애자이기에 또 다른 사람은 유대인이기에. 이 영원한 이방인들의 애잔하면서도 쓸쓸한 우정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고독하고 서글픈 분위기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 작품에 반해서 조르주 바사니 전집 마련함.....이라고 해봤자 전3권. ㅋ
윌리엄 트레버, <비 온 뒤>
사그라들고 바스라들고 언제가 흩어져버릴 것들에 대한 따스하면서도 애잔한 시선. 윌리엄 트레버가 보는 방식으로 사람을 본다면 이 세상에 안쓰럽고 불쌍하지 않은 이가 없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가을 11월쯤 읽으면왠지 더 다가올 듯하다. 그리고 이상한 점 하나. 난 왜 정영목 번역본은 늘 별로일까…. 현대문학에서 나온 윌리엄 트레버 단편집이 더 좋았다.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
독서에 대한 또다른 우화. 폐지더미 속에서 찾아낸 온갖 책들. 그 안에서 주인공 '한탸'는 아무리 고독해도 '텍스트'가 있기에 '희망'도 있었다. 그러나 텍스트 없는 세계, 이제 '백지'앞에 서야 할 그에겐 오직 '절망'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탸의 이 희망과 절망에 깊이 공감할 것이다.
나카지마 아쓰시, <산월기>
중국 고전을 빌려와 오늘날에도 통할 이야기로 잘 빚어냈다.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인간심리와 인생의 복잡다단성을 깊이있게 표현했다. 잘 다듬어진 문장과 통찰력 넘치는 시선이 빛난다. 덕분에 공자와 자로 등 중국 고전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다. 식민지 조선을 그린 단편도 빼어나다.
최윤필, <가만한 당신>
누구보다도 뜨겁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과 또 다른 이들의 삶을 위해 살다간 이들의 기록. 그들은 모두 인간의 존엄성, 개인의 가치, 정의, 자유, 권력에 대한 항거를 추구하며 살아갔다. 그런 이들의 삶 앞에서 절로 숙연해진다.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반성과 질문도 절로 들게 해준다. 책 표지 안쪽 작가 사진 보고 깜놀. 인상이 무척 선하다.
2016년 올해의 워스트 -_-;;
오쿠이즈미 히카루, <가뿐하게 읽는 나쓰메 소세키>
지금 생각해도 분하다. 작가 얼굴 떠오르니까 한대 치고 싶..;
애초에 일본에서 중딩 대상으로 나온 책이다!!!!!!
주노 디아스, <이렇게 그녀를 잃었다>
정녕 이 작가가 떠오르는 작가란 말인가!!!! 그저 탄식-
이렇게 너를 그냥 헌책방에 팔아버렸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