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가 속 열린책들' 이벤트를 보며 이웃들 서가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도 몇 권 있지.... 하다가 한 번 모아봤다. 집 책꽂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녀석(?)들을 모아보니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다. 읽고 나서 지인에게 선물하며 넘긴 것도 있고, 책이 늘어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알라딘 중고서적에 다시 판 책들도 있고.... 이런 이벤트 할 줄 알았다면 그러지 말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잠시 떠올랐다.

한 군데 나란히 모아봤다. CD장 위에 모아봤더니 금세라도 쓰러질듯 위태위태하다. 평소에 저 아래칸은 저대로 꽂혀 있고, 위에 쌓아올린 책들은 다른 책꽂이에 꽂혀있던 것들을 임시로 가져왔다. 사진 촬영 후 다시 흩어짐. 다 모아놓고 보니 역시 열린책들은 화려~하다. 같은 시리즈가 판형을 계속 달리하기도 한다. 이건 좀 사실 열린책들에게 불만이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 가운데 가장 아끼는 책들은 줄리언 반스 작품들이다. 줄리언 반스가 요즘처럼 우리나라에서 크게 인기(?)를 얻기 전부터 그의 책을 사봤다. 생각해보니, 반스의 다음 작품은 또 언제 나오는지 열린책들 출판사에 직접 메일을 보낸 적도 있었다. 물론 출판사로부터 친절한 답변을 곧 받기도 했다.
한 권 한 권 출간되어 나올 때마다 반스의 작품이 국내에 널리 알려지길 바랐는데, 정작 반스를 크게 알린 작품은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바람에 좀 안타까운 심정이 들기도 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다른 사람이 챙긴 듯한 느낌이랄까. 아무튼, 신재실 선생 번역본으로 읽은 반스가 내겐 어쩐지 더 익숙하다.
<태양을 바라보며> 라든지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같은 작품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나중에 사서 소장하려고 했는데 그 새 절판되어버려서 무척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렇긴하다. 이 두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싶다. 알라딘 회원들이 중고로 팔기는 하던데... 반스의 인기가 오른 뒤 중고 가격을 좀 터무니 없게 받고 있어서 그걸 사긴 좀 그렇다.... 저 가운데서도 절판된 책이 몇 권 있다.
그리고 재미난 사실은...... 난 책을 읽을 때 겉표지는 분리해서 읽는 습관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발견한 사실 하나....

이 책도 이렇게 받아서는......

책 겉표지를 걷어내고 읽던 중이었는데!!!!!

<메트로랜드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어쩐담.....

내가 가진 책은 2007년 초판본...
저 사실을 발견하고 열린책들에 메일을 보냈는지, 어땠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전국 도서관에 <메트로랜드>는 <메트로랜드봐>로 꽂혀있을 걸 생각하니 크게 웃었던 기억이난다(보통 도서관은 겉표지를 떼어내고 저렇게 양장 상태로 꽂혀있다. 때문에 도서관에서는 보통 열린책들 책을 찾을 때, 파란색 양장, 노란색 양장, 검은색 양장, 또는 저렇게 회색 양장을 찾으면 된다).
아마도 <메트로랜드>를 여러 사람에게 꼭 보게 하고 싶은 마음에 <메트로랜드 봐> 라고 표기한 게 아니겠느냐고 친구들끼리 우스개 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으로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는, E.M. 포스터 전집이다. 전집을 한번에 구입한 게 아니라 하나씩 사 모았더니, 책 판형이 조금 다르고, 책 등의 저 우아한 'F.O.R.S.T.E.R'를 완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크흑.
<전망 좋은 방>은 두 권이다. 두 권인 이유는 ㅎㅎ 서재를 합치다 보니 저렇게 되었다. 그러다 보면 한 권을 보통은 처분하기 마련인데, 포스터니까! 차마 그러고 싶지 않더라. <전망 좋은 방>도 좋긴 하지만, 저 작품들 중 내가 가장 아끼는 작품은 <모리스>다.

그리고 또 내가 아끼던 시리즈 중 하나는 조르주 심농의 일명 '매그레 시리즈(Maigret Series)' 이 시리즈를 모두 발간한다고 해서 역시!!! 열린책들 하면서 크게 기뻐했는데 중간에 무산되고 말았다. 국내 출판 시장이 그토록 열악하니 어쩔 수 없었으리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아쉽긴하다. 저 시리즈 중 내가 산 책은 사실 얼마 되지 않지만 읽기는 거의 다 읽었습니다(네네. 빌려 읽었...;)
이렇게 돌아보니 열린책들은 참, 그때로서는 다른 출판사에서 선뜻 도전하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해서 전집으로 내놓는 일을 턱턱, 용기있게 잘도 했다 싶다. 도스토예프스키 시리즈야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아끼는 줄리언 반스도, 포스터도 열린책들이 아니었으면 어찌 알았을까 싶다. 모두 완간되지는 못했지만 조르주 심농 시리즈를 발간한 것도 그렇고....
최근 나온 전집 가운데 탐나는 시리즈는 로베르토 볼라뇨 컬렉션.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전화> 한 권 뿐이지만.... 언젠가는 꼭 갖고 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