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사2랑 삼겸살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는데, 갑자기 집사2가 “넌 먹을 때 제일 행복해 보인다?”라기에 “응? 먹을 때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라고 대꾸하다가 생각해보니 “아닌데! 난 누워서 책 읽을 때가 제일 행복해! 근데 책 읽을 땐 집중하고 있으니까 즐거워 보이지는 않지” 하고 말했다. 진짜야. 진짜라니까. 어제도 그렇게 소주 마시고 집에 들어와 넌 쿨쿨 잘 때 난 책 읽는다. 그래서 또 책도 샀지. 큰 택배 상자로 안 받으려고 야금야금 ㅋㅋㅋㅋㅋㅋ
조르주 페렉, <나는 태어났다>
<어렴풋한 부티크> 읽고 나서 페렉의 다른 책 혹시 뭐 나온 거 있나 검색하던 중 발견. 아니 이 책 언제 나도 모르게 나왔어?! 내가 페렉의 알림 신청을 하지 않았던 것인가?! 이럴 수가. 생각해 보니 조르주 페렉으로 신간 알림 신청을 한 것이 아니라 페렉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로 알림 신청을 해서 놓쳤던 이 책. 이 책은 자전적 글쓰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메모, 단편, 연설, 비평, 편지, 자화상, 신문 기사, 인터뷰, 서평, 라디오 방송 등 다양한 성격의 글을 모았다.
그레이엄 그린, <코미디언스>
다부장님 최근에 이 책 생겼죠? 저도 샀습니다. 이 책은 북펀딩해서 출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펀딩은 하지 않았고, 출간 때 보관함에 담아두기는 했는데 그레이엄 그린임에도 바로 사지 않았던 이유는....딱히 재미는 없어 보여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아이티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 당시 아이티 대통령인 프랑수아 뒤발리에의 독재 치하와 그 체제 아래 다 쓰러져 가는 호텔을 운영하는 영국인의 이야기라고. 그래도 그레이엄 그린이니까 한번은 읽어봐야지 하던 참에 집 근처 중고서점에 있어서 가져옴.
볼프강 카이저, <미술과 문학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워 보여서 구매. “독일의 문학비평가 볼프강 카이저가 저술한 가장 광범위하고 종합적인 그로테스크 연구서”라고 할 수 있다고. 과거의 그로테스크를 살펴봄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그로테스크한’ 현대의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는 취지.
아서 C. 단토, 데메트리오 파파로니, <예술과 탈역사>
이 책의 부제는 ‘예술의 종말에 관한 단토와의 대화’. 예술의 종말을 고해 미술계와 철학계 모두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 철학자, 아서 C. 단토. 이탈리아의 미술 비평가인 데메트리오 파파로니가 단토와 함께 동시대 예술에 관한 대화를 기록하고 있다.
아니타 브래디, 토니 쉬라토 지음, <쉽게 읽는 주디스 버틀러>
다부장님 최근에 이 책 생겼죠? 저도 샀습니다. 주디스 버틀러를 읽다 보니 더 읽고 싶어졌는데, 그러다 보니 눈에 들어온 이 책. 대중문화, 미디어, 실생활의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주디스 버틀러의 이론과 개념을 쉽게 이해하게 해준다고. 그런데 책 만듦새는 좀 안 멋있네......ㅋㅋㅋㅋㅋ
주디스 버틀러, <젠더 허물기>
<젠더 트러블>도 안 읽었으면서 젠더 허물기부터 읽기?! 버틀러가 퀴어, 여성, 유대인, 철학자로 스스로를 전면화하고 개인의 역사를 드러내며 써 내려간 저작으로 1999년에서 2004년 사이에 쓴 글을 모아 엮었다고.
프란츠 파농, <검은 피부, 하얀 가면>
모두가 아는 책 <검은 피부, 하얀 가면> 예전에 나오기는 했으나 번역 지적하는 소리가 많아서 일단 보관함에만 묵혀뒀는데 개정판이 나왔다고 하기에 믿어보고 샀다.
세라 망구소, <300개의 단상>
에세이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에세이를 샀습니다. 세라 망구소 에세이는 다 읽어보려고 보관함에 담아두기는 했는데, 이 책은 미리보기 하다가 오호라, 하면서 또 반해서 샀다. 줌파 라히리가 세라 망구소를 일컬어 “오늘날 영미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가”라고 극찬했다고.
그래서 밑줄 그은 구절이 많은데 그중 하나만 소개.
당신의 반려동물은 당신이 어떤 인간 반려자를 찾는지를 드러낸다. 또한 당신 자신을 드러내기도 한다. - P37
아쉬우니까 하나 더 소개?
파리에 간다면, 당신이 발견하게 되는 것은 파리가 아니다. 파리에 간 당신 자신이다. 다른 어느 곳에서든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냥 집에 있는 편이 낫다. 집에서, 당신을 둘러싼 환경에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곳에서, 당신은 온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단, 당신이 진정으로 보려고 한다면 말이다. – P102
고병권, <편집자의 세계>
책을 딱 펼치면 (미리보기에서 4페이지) 완전 크게 나오는 저자 사진에 당황했으나..........(저자 사진 보고는 읽지 말까 싶었음), 저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편집자들 이야기라서 읽어보기로 했다.

이제 주말이다. 누워서 책 읽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