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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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이 사람의 내면 어느 곳에서 이런 생각을 떠올려내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작가 중 하나이다. 또다른 유명한 예로는 스티븐 킹이 있다. 저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될만한 작품이 이번 신간인 '잠'이 아닐까 싶다. 인간이 삶에 있어서 1/3 정도를 보내게 된다는 '자는 시간' 동안 현실과 닿아있지만 비현실적인 무한한 미개척의 영역이 존재하는 꿈의 세계에서 베르나르는 그의 영감을 길어오는 것이 아닐까. 그만큼 그의 작품은 실제적인 현실감과 재미를 주면서도 환상적인 체험이 가능하도록 독자를 이끈다.

 

 "잠은 잘 자요?"라는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번 신간은 시작부터 경쾌한 리듬을 뽐낸다. 사실, 요즈음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불편하면서도, 초반부터 확 시선을 잡아끄는 몰입을 주는 문장이었다. 가차없이 이어지는 '만족스럽지 못한 잠'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마치 자신이 내밀한 상담자가 된 듯한 기분으로 다음장으로 다음장으로 넘어간다. 지금은 그런 독자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느끼기에 꽤나 날선 시작으로 공격받는 느낌을 받으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금세 다 읽게 되니 베르나르가 가지는 흡입력은 정말 대단하다.

 

 '잠'에서는 꿈의 세계에 대해 말한다. 문득 이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셉션'이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소재다. 잠을 자는 동안 꿈의 세계를 조절할 수 있다니. 영화 '인셉션'은 자각몽을 꾸면서 꿈 안의 세계를 스스로 설정하여 조작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잠'에서는 어머니의 실종을 두고 20년 후의 자신을 꿈에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이 부분은 '인터스텔라'에서 미래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에게로 메세지를 보내는 것과, 현재의 자신에게는 답이 없지만 미래의 자신에게서는 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는 것에서 닮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꿈-우주로 두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동시에 그 둘이 꽤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 그 둘을 동일시하는 마음으로 보게 만든다.

 

 1권의 내용만으로는 이제 막 도입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쉽게 끝나서 2권을 봐야지만 이 책에 대한 좋고 나쁨의 개인적 감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2권만으로 정리될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좀 더 이어져도 좋을텐데 싶은 바람이 생긴다. 소재 때문인지 읽으면서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서 2권을 마저 읽고 이 소설의 끝을 알아보고 싶어졌다. 베르나르의 고정된 독자들이라면 이 시간이 반가우면서도 어떻게 감상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시점일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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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 1 - 5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5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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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서를 잘 읽는 편도 아니고, 국사도 아닌 로마사에 대한 내용은 거의 배경지식이 없다고 봐도 괜찮다. 그러다가 최근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라는 책을 접하게 되면서 생각보다 낯선 내용들만 있는 건 아니었구나 싶어서 '카이사르'의 신간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것과 이거는 완전 별개의 성질이었다는 것을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몰랐으니까. 이전에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도 접해본 적이 없었는데, 상당한 매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 출판물이었다. 각 부당 한 권씩으로 구성되어 있을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5부에 해당하는 카이사르도 지금 읽은게 5부의 시작인 1권에 해당한다. 1부만도 3권에 가이드북도 따로 있다. 등장인물들 이름을 보면 지명이나, 사건 흐름의 규모 등등 아무튼 가이드북이 필요하고도 남음에는 공감한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꼬박꼬박 기다려 읽어온 열혈 독자들에게 절로 마음속 리스펙을 보내게 된다.

 

 물론 내용은 재밌다. 앞내용을 전혀 모르더라도, 어떤 인물이 새로 나오면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특이사항같은 설명이 조금씩 따라붙기 때문에 그냥 이런 인물이 등장했구나 하고 받아들이며 그 상황 안에서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게 되어있다. 또 권력과 돈, 치정 관계가 복잡하게 섞인 욕망물이라 사람의 시커먼 내면을 보는 재미로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초반 부분은 솔직히 어떻게 흘러가는지 살피면서 즐기지 못하고 그저 흐름을 따라가기에 바빴는데, 율리아의 죽음 이후로 브루투스와 카이사르게 서신을 주고받은 내용이 나오면서 좀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뒤이어 리안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부터는 특히 재미있었다. 전남편과 육탄전으로 다투는 부분도 그렇고 매력이 많은 인물의 등장이었다. 후에 그녀가 세르빌리아에게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은 굴욕은 읽으면서도 부끄러워질만한 모욕이었다.

 

 읽기 쉽지만은 않은 느낌인데, 한번 흐름을 타면 읽는 속도가 붙게 된다. 이 길고 자세한 이야기를 이렇게 흡입력있는 구성으로 읽게 되어 즐거운 경험이었다. 대하드라마나 아침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접하면 분명 매료될 것이라 생각한다. 가제본으로 읽었는데, 잘 장정된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세세하게 표기된 지도같은 것들을 그냥 신경쓰지 않고 넘겼는데, 정리되어 출간된다면 보기에 좀 달라진 부분이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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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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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은 너무나 감명 깊게 읽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선물했던 작품이고, '나쁜 어린이 표'는 아이들 독서 논술 교육을 할 때 항상 목록에 있었던 작품이었다. 황선미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라니 반갑고 기대되고 읽어보고 싶었다. 황선미 작가의 신작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은 독특한 재미를 준다. 제목에서부터 전해지는 이국적인 느낌은 외국을 배경으로 한 어린이 도서인가 싶은 생각을 들게 만든다.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은 장루이라는 이름의 소년이 전학을 오게 되면서 생기는 68일 동안의 일을 담은 내용인데, 길지 않으면서도 인물과 사건간의 변화와 흐름이 잘 정돈되어 책안에 빠져들어 읽도록 만드는 흡입력이 있다.

 

 나는 그냥 남들 사이에서 평범하게 중간만 하고 싶다'는 아이, 잘난 친구에게 경쟁자처럼 보여지면 친구가 더이상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아이. 뭐든지 잘하고 싶고 중심이 되고 싶어하는 요즘 아이들이랑은 정반대의 모습을 가진 오윤기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한마디 더 해도 될 상황에 끝내 그러지 못하는 윤기가 안타깝기도 하고 너무 소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학교 생활은 그런 것들도 걱정해야 할 만큼 복잡한 인간관계가 장기간 유지되는 정글같은 곳이었다. 윤기의 모습을 그 나름의 숙련된 처세라고 생각하니 또 나름 기특하게 여겨졌다.

 

 또다른 주인공 장루이는 다른 친구들과 말도 섞지 않고 혼자있기만 한다. 프랑스에서 온 귀국자녀인 장루이는 독특한 외모와 이력으로 전학 간 반의 아이들 이목을 사지만 모두의 관심을 스스로 거절한다. 전학 첫날부터 오윤기와 부딪히게 되는 일들이 생기면서 아이들의 미움을 사고 모두와 멀어지게 되기도 하지만 뜻밖에 모습에서 진심이 드러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숙한 느낌을 주는데 그래서 장루이가 보여주는 태도가 점점 이해하게 될수록 마음이 아파진다. 루이의 건방진 모습은 루이 나름의 자기주장이었던 셈이다.

 

 큰 사건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읽는 사람의 마음에 깊이 들어와 꽂히는 글들이 있다. 작가 황선미의 글들이 그렇지 않을까. '건방진 장루이와 68일'을 읽으면서도 천천히 내 마음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참 좋았다. 처음엔 시작하는 부분이 다소 평이한 느낌이 들어서 여타의 동화들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구나 싶었다. 썩 개운하지 않은 하루를 시작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나, 자기 자신을 평범하게 여기는 태도 등이 꽤 익숙한 느낌을 준다. 머리속으로 '요즘 애들은 다들 자기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할텐데'하고 떠올리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루이와 윤기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이야기의 끝으로 다가갈수록 내 마음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루이와 윤기의 사이처럼 천천히.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책과의 사이에서 이해를 주고받은 느낌이 들었다. 두 소년이 부딪히면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과 다른 솔직한 면모를 보여주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그리고 글의 분위기와 삽화가 참 잘 어울려서 삽화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꼬마 니콜라'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니콜라처럼 앞으로도 두 소년의 이야기가 두작가분들의 공동작업 시리즈로 나와서 계속 만나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흔히 동화를 통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곤 하는데, 동화와 함께 전문적인 카운슬링을 접목했다는 점이 새롭고 놀라운 장점이었다. 독자가 스스로 행간을 파악하여 내면화 시키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독자인 아이들을 위해 좀 더 자세한 가이드라인을 챙겨놓아 주었다. 앞으로도 이런 구성의 작품을 다양하게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 공부야 선행을 하든 복습을 시키고 학원을 보내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든 메꿔주도록 도울 수 있지만, 아이들의 교우 관계는 그런 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 뿐 아니라 학부모를 위해서도 요즘같은 때에 더욱 관심가고 도움이 될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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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읽는 시간 - 내 삶을 성공으로 이끄는 다섯 가지 지혜에 대하여
유디트 글뤼크 지음, 이은미 옮김 / 해의시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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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와 표지의 부제 정도를 봤을 때는 그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중 하나와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됐다. 하지만 책에서 다룬 내용이 '지혜'에 관해서 라는 주제만으로도 이 책의 깊이는 다르게 느껴진다. 그만큼 '지혜'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삶에 있어서 크고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지식을 쌓는 일은 지혜를 갖는 것보다 기능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식과 지혜에 관해 지식은 쌓는다고 하고, 지혜는 갖는다고 다르게 표현하였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지식을 책을 읽거나 배우면 쌓아나갈 수 있는 것이지만, 지혜는 배워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으로 직접 받아들이고 정립하여 체득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본다.

 

 비슷한 맥락으로 '지혜를 읽는 시간'에서도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별로 와 닿지 않는 지혜에 관한 격언들과 정말 우리 안에서 비롯되어 우리를 변화시키는 깨달음 간의 차이"가 있으며 "그것은 개인의 실제 경험에 달려 있다"고 한다. 약간은 모순적이게도 체득해야 하는 지혜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지식의 개념으로 읽어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문자 그대로의 '지혜를 읽는 시간'을 통해 쉽게 헷갈리기 쉬운 궁극적인 방향성- 지식이 많은 사람이 될 것인가,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정리와 방법론적 이론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였기도 하다.

 

 처음 지혜에 대해 연구하게 되면서 "실험 참가자들에게 살아오면서 지혜롭게 행동한 적이 언제였는지 물었다."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자신의 경우에는 어땠었나 떠올려보다 자연스럽게 검열을 했다. 내가 처한 행동이 지혜로운 대처였던가 아니면 그저 분란을 일으키거나 손해보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얕은 잔머리나 도피성 우유부단함은 아니었던가 되짚어보았다. 하지만 뒤이어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난 지혜롭지 않은걸요!" 하며 이 질문을 부담스러워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대목을 보고 이 책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이들이 연구를 위해 만난 평범한 147명의 삶과 나의 반응이 그닥 다르지 않았단 것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자신조차도 스스로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이 좋았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삶에서 그 어떤 것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이런 변화가 비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잠시 그렇게 느꼈다 해도 결국은 역시 아님을, 오히려 그 안에는 성장과 발전을 위한 잠재력이 있음도 깨달았다." 는 내용과 함께 책에서 처음 접한 "외상 후 성장"이라는 발달 단계 용어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어떤 충격적 사건을 겪은 이후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근'이라는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외상 후에도 불안이나 공포감을 느끼는 반응만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긍정적인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명료한 용어로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운한 사건이 단지 트라우마로만 남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기억에 남기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예로 들기에는 약간 다르지만 거시적으로는 결국 비슷한 관점으로 느껴진 다른 부분이 하나 더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괴롭히고 싶어 할 수도 있고, 또 그들이 실제로 나를 괴롭히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나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지는, 또 그들로부터 내가 받는 상처의 정도는 결국 나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 라는 부분이었다. 개인의 삶에서 시련이나 상처로 여겨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미하는 점에서 둘은 비슷한 맥락이다. 거기에 '외상'이 상처가 될지 성장이 될지, 혹은 결국 그것 자체를 외상으로 받아들일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결정된다는 것까지도 이 두 문장들이 '지혜를 읽는 시간'을 통해 내 안에서 이해된 궁극적인 결론이 되었다. 더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 더많은 경험을 하고 난 뒤에 다시 이 책을 읽는다면 또 다른 것은 얻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괜찮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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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펌 -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굳건히 서 있는 삶
스벤 브링크만 지음, 강경이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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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는 보통 수용적인 시선을 갖고 있지는 않다. 절친한 지인이랑 대화할 때도 그들의 말에 반대의견을 내는 편인데, 이러이러하게 살라'고 하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순순히 오, 그렇군요' 하지는 않는 편이다. "스탠드펌"의 경우에는 초반부터 좀 어색함이 느껴질 정도로 나와는 맞지 않는 내용인가 싶었다. 자기계발서의 탈을 쓰고 요즘 사회는 너무 빠르게 변한다, 쏟아지는 자기계발서들은 당신의 삶을 쥐고 흔들려한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중심을 잡으라, "자기계발 명령에 말대꾸할 언어를 찾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등등 수많은 자기계발서 들의 불필요함을 주장하면서 그러나 나=자기계발서 는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라고 하고 있으니 모순처럼 느껴졌다. 마치 나빼고 다 **이야,를 시전하는 듯한 태도가 느껴져서 의도적인 거리두기를 하며 읽었다.

 

 저자의 글 역시 약간은 공격적이게 느껴지는데, 다른 자기계발서들에서 흔히 보이는 '내면에 집중'하라는 말이나 '자신의 안에 답이 있다'는 말들 '긍정을 믿으라'는 태도를 매우 경계한다. "내면의 목소리가 회식 자리에서 당신 옆에 앉은 잘 생긴 동료 직원을 애무하고 싶다고 속삭인다면?" 이런 예를 들어보인다거나, 내면에 답에 있다는데 "중국어로 '말'을 뭐라고 하죠?" 하는 식으로 답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특히나 긍정 심리학에 대한 비판글을 썼었던 경험을 통해서 보여준 긍정 심리학자들이 보인 긍정적이지 못한 반응에 대한 예시는 우스우면서도 아직까지 그들을 조롱하고 공격하려는 의도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내면'이니 '답'이나 '긍정'이라 하는 것들이 예로 들어보인 것처럼 일차원적인 의도로 쓰여진 것이 아님에도 단순히 생각해서 낼 수 있는 반박을 하는 통에 논점이 좀 어긋난 것 같긴 하지만 한편으론 약간의 통쾌감도 든다. 때로 그렇게 자기계발서들을 향해 반박하고 딴지를 걸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라이프스타일 멘토, 자기계발 강사, 건강 전문가의 충고, 다양한 코치와 치료사 긍정 컨설턴트, 수없이 많은 자기계발서와 7단계 안내서" 들의 범람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티-자기계발서"를 표방하는 이 책을 읽기 보다는 그냥 모든 것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일상에 집중하며 하루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사는 것이라 여긴다. 물론 그게 쉬웠다면 계발 강박에 대한 디톡스로 이 책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설 등 문학 작품이나 인문사회 서적을 주로 읽는 편인데, 주변을 보면 독서를 즐겨하는 사람들 중 자기계발서 류의 책만을 골라 즐겨읽는 지인들이 있다. 한동안 청춘의 힘겨움에 대해 이야기하던 책이 큰 공감을 얻었다가 점차 과잉으로 흘러가 비판도 받게 되었는데, 마찬가지로 수많은 계발서, 지침서들을 읽었음에도 나와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 살짝 염증을 느끼게 된 상황이라면 이 "스탠드펌"을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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