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도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 AI와 바이오 혁명이 바꾸는 노화의 미래
박상철.권순용.강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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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10년 전부터 미래 관련 책을 꾸준히 보고 있다. 당연히 인간 수명의 연장도 미래 주요 과제 중 하나인데 인간이 영생에 가까워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이다. 하나는 유전자든, 세포대사든 생물학적 접근으로 노화 및 질병에 걸리는 것을 막아 영생에 가까워지는 것, 두 번째는 신체의 많은 부분, 혹은 심지어 두뇌까지 기계와 결합하여 사실상 사이버네틱스가 되는 것 마지막은 의식 자체를 디지털화 해 디지털 공간에서 영생하는 방법이다. 

 책은 영생까지 다루진 않지만 현재 세계 여러 기업과 과학자들이 시도를 소개한다. 이는 노화를 최대한 늦추어 늙어서도 삶의 활력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삶의 질을 높이며 살아갈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이다. 책은 이를 노화디자인이라 한다. 

 노화설계에는 3가지 혁신적 접근이 있다. 생물학적 혁신은 크리스퍼-캐스9 기술로 노화 관련 유전자를 정교하게 조정하는 것이다. 줄기세포와 합성생물학으로 손상 조직의 재생과 새로운 생체구조 설계가 이에 해당한다. 생화학적 혁신은 표적 약물로 노화 세포만을 정밀 제거, 회복하는 것이다. 나노로봇을 활용해 초미세의사처럼 몸속을 순찰하여 노화 징후를 감지하여 대응한다. 기계공학적 혁신은 엑소스켈레토으로 신체기능을 보조하고, 인공지능과 뇌-컴퓨터 접속으로 인지능력을 보완하고 인간의 정신을 확장하는 것이다. 

 수명연장연구는 크게 3가지다. 노화 또는 노화 진입 세포의 기능조절로 젊게 몸을 유지하는 것으로 텔로미어 조절, 대사조절이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생체조직에서 노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고, 마지막은 호르몬 대체 및 최적화 요법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말단으로 반복적 DNA서열이다. 세포분열과정에서 유전자 복제의 안정화를 꾀하고 염색체를 보호한다. 문제는 세포분열마다 텔로미어가 점점 닳는다는 것이다. 신생아는 텔로미어 길이가 8.5-13.5kbp이나 40세이면 6.7, 60세면 6.1, 80세면 5.5, 사망하면 5정도까지 줄어든다. 그래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연장하거나 줄지 않게 막는 것은 초기 노화연구에서 핵심과제로 여겨졌다. 텔로미어의 조절은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하거나 약물로 길이를 조정하는 방안이 있다. 다만 최근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 것은 노화의 결과물로 생각되는 경향이 많아졌으며 대사조절로 노화연구의 초점이 옮겨졌다. 

 대사조절은 4가지 방안이 있다. 첫 번째는 칼로리 제한 모방 약물로 레스베라트롤, 메트로포민이 있다. 다음은 몸의 활력을 주는 NAD+부스터로 NMN, NR등의 물질이 있다. 세번째는 mTOR억제제로 라파마이신이 있다. 네번째는 AMPK활성화제로 메트로포민이 있다. 

 호르몬 대체 및 최적화 요법은 6가지다. 성장호르몬과 테스테스테론,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DHEA, 멜라토닌, 갑상선 호르몬이다. 호르몬 요법은 근육량, 골밀도, 피부탄력 같은 신체적 노화 현상을 완화하고 인지기능과 정서적 안정, 전반적 웰빙을 제공할 수 있다. 

 미네소타의 커쿠우드는 노화세포만을 선택저그올 제거하는 제노제를 개발했다. 노화유전자인 p16과발현 세포만을 제거한 것이다. 늙은 동물에 이를 적용하니 동물의 활동성이 증가하고 심지어 외모도 젋어졌다. 노화세포는 세포 자연사에 강한 저항성을 갖는다. 하지만 퀘르세틴과 다사티닙을 함께쓰는 칵테일 요법이 여기에 의미있는 노화억제 효과를 보였다. 

 복제기술은 단순히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차원을 넘어 생명현상 자체를 조작하는 수준이다. 체세포 복제술과 만능줄기세포가 여기 해당한다. 자연상태에서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가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배아에서 추출되며, 거의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고, 대량 배양이 되고 다른 인종 및 혈액형에도 거부반응이 없다. 또한 세포 하나가 성체로 자라나는 전능성이 있고, 모든 조직, 기관으로 분화하는 만능성이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성인 신체의 각 조직, 기관에 있으며 계통분화적이고 안정적이며, 암세포로 발현하지 않는다. 다만 배양이 어렵고, 거부반응이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태아가 아니라 놀랍게도 일반 성체의 체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린 것이다. 이는 일반세포에는 거의 없지만 줄기세포에만 많은 인자를 일반 세포에 주입하여 해낸 일이다. 

 조직공학은 생명과학과 공학의 융합분야로 손상된 조직이나 장기를 재생하고 대체하는 기술이다. 세포, 생체세포, 생리활성물질은 정교하게 포함하여 원하는 조직을 만들고 세포가 안정적으로 자라는 3차원 구조제를 설계한다.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한 개인 맞춤형 장기가 주요 방법인데 이는 장기이식의 거부반응과 장기의 부족이라는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이다. 

 뇌의 가소성은 노화에 중요한 요소다. 인간은 곧 뇌자체이기 때문이다. 노화를 뇌의 신경세포수를 감소시키는데 이로 인해 기억 담당 해마와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에서 감소가 두드러진다.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도 감소하여 뇌의 정보전달이 느려진다. 노화하면 뇌의 혈류가 감소하여 산소와 영양공급이 줄어들고, 만성염증으로 신경세포 손상이 가속화해 인지능력이 줄어든다. 해결책은 약물치료로 신경퇴행성 질환의 속도를 늦추고, 체계적인 인지훈련으로 뇌의 가소성을 높이고, 유산소 운동으로 뇌의 혈류량을 높이고,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식단, 충반한 수면과 스트레스 조절이 있다. 

 뇌 가소성은 시냅스 가소성과 구조적 가소성이 있다. 시냅스 가소성은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강도를 조정해 정보전달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구조적 가소성은 신경세포간 새로운 연결을 형성하여 불필요한 연결을 제거해 뇌의 회로를 재편성하는 것이다. 뇌의 가소성 향상 방안은 신경영양인자 생성촉진 약물 투입, 경두개 직류자극, 경두개 자기 자극, 컴퓨터 기반 인지훈련이나 게임이다. 

 BCI는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여 뇌의 신호를 해독하고 이를 이용해 외부장치를 제어하거나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혁신적 기술이다 이 기술은 신경신호해독, 신경신호 인코딩, 신경인테페이스 기반으로 이뤄진다. BCI는 뇌기능 저하 극복, 치매치료, 인간능력의 확장을 가능하게 한다. 

 엑소스켈레톤은 강화외골격을 말한다. 즉, 인간이 입는 로봇이다. 엑소스켈레톤은 사람의 근력과 지구력을 보완하여 보행을 강화하고 낙상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린다. 다만 고가이기에 개인 구매가 어렵고, 무거워서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지며, 장기적 안전성과 효과검증이 필요하다. 엑소슈트는 기존의 딱딱한 외골격대신 유연한 직물과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으로 5kg미만으로 가볍다. 

 크리스퍼 캐스9은 캐스9 단백질이 두 개의 RNA 가이드를 통해 특정 DNA서열을 인식하고 절단하는 것을 활용한 기술이다. RNA 이용 방식으로 설계가 간편하고, 비용이 낮고 효율은 높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질병치료, 농작물 개량, 새로운 생물 소재 개발에 활용된다. GMO 농작물은 외부 유전자를 도입한 것으로 부작용 논란이 있지만 유전자 편집 농산물은 생물체 내부의 유전자 편집이기에 이런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CAR-T 세포치료는 살아 있는 약으로 불리는 혁신적인 암치료다. 환자의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강화하여 암세포를 정말 공격한다. CAR은 키메릭 항원 수용체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찾아내도록 설계된 유전자 조직 수용체다. 환자의 몸에서 면역 세포를 T 림프구에서 채취한 후,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내게 유전적으로 조직한다. CAR-T는 혈액암 치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고형암은 덩어리라 접근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나노로봇은 생물학적 시스템을 모방하는 바이오미메틱 접근법과 인공설계 접근법이 있다. 나노로봇은 특정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고 직접 치료를 수행한다. 나노로봇은 혈액이나 체액에 의존해 수동적으로 이동하거나 자기장, 화학적 추진, 초음파를 이용해 스스로 이동하기도 한다. 나노로봇은 종양조직에만 약물을 전달하거나, 혈관-뇌장막을 통과하는 게 가능하여 뇌종양, 알츠하이머 치료에 이용이 가능하고, 혈전제거나 동맥 플라크를 제거할 수 도 있다. 

 최근 양자컴퓨터의 실용화가 현실성 있게 다가오고 있고, 신경인터페이스 기술이 발달하며 의식의 디지털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신경망 매핑은 인간 뇌의 복잡한 네트워크를 해독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도다. 이는 인간을 디지털 언어로 해독하는 일이다. 의식을 디지털 공간에서 유지하고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양자이론에서는 인간 의식을 디지털화하려면 단순히 신경망 복제를 넘어서서 뇌에서 일어나는 양자 상태까지 재현해야 한다고 본다.

 과거는 디지털 기기를 인간이 지시와 통제했다면 이제는 인간이 초지능 시스템에 의존하는 숙주시스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간은 기억하고 정보처리하던 상황에서 벗어나 초지능이 제공하는 방대한 지식과 통찰을 활용하여 여기서 가치창출을 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초지능에 대한 현명한 의존이 중요해지며 인간 고유의 감성, 창의성, 직관이 중요해진다. 이미 나타나는 문제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과한 의존은 인간 자체의 독립적 사고력과 판단력을 약화한다. 

 한국은 초고령 국가이면서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선도하려는 국가다. 때문에 저자는 위기이면서도 이런 기술을 활용해 시니어가 많은 상태에서도 국가의 활력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2050년이면 한국은 65세이상 인구가 40%에 달하고, 2067년이면 46.5%다. 거의 절반이 노인인 셈이다. 물론 이 때쯤 되면 외향은 더욱 젊어지고, 활력도 크고 수명도 더욱 늘어나 노인의 기준은 더욱 뒤로 갈지 모를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고령인구인만큼 이들의 활력을 유지하여 국가의 재정을 아끼고, 경제인구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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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3 - 지리는 어떻게 우주까지도 쟁탈의 대상으로 만드는가 지리의 힘 3
팀 마샬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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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아프리카를 빠져나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아직 기술과 문명은 미약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긴 했지만 서로의 존재를 몰랐고, 텅 빈 땅도 많았다. 그러다 항해 기술이 발달하며 다른 사람들이 도착해 살고 있는 땅을 새로 발견하기도 했고,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구가 불어나며 빈 땅도 점차 채워나가게 되었다. 땅과 바다엔 자원이 풍부하거나, 교통의 요지이기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지점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가장 강력한 나라가 차지하게 되었다. 처음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었고, 다음은 영국이었으며, 현재는 미국이 그렇다. 유럽의 강국들은 자기 나라와는 매우 동떨어진 곳에 속령을 갖고 있곤 한데 모두 과거의 흔적이다.

 어쨌든 지구는 각 나라들의 영토와 사람으로 꽉 찼다. 바다도 완전하진 않지만 거의 교통정리가 되었다. 다음 곧 다가올 쟁탈지는 바로 우주다. 그래서 우주에서는 새로운 지정학과 쟁탈전,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리의 힘 3편은 바로 이 우주에 집중한다. 3년 정도 전에 나온 지리의 힘2권에서 우주편을 적지 않게 마지막 부분에 서술했는데 3권은 우주에만 모든 내용을 할애한다. 

 2차대전 당시 로켓이 발명되고 2차 대전 이후 냉전이 펼쳐지며 로켓기술은 자연히 우주로 연결되었다. 소련과 미국은 각축전을 벌였는데 승리자는 기술적 우위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우주개발은 이렇다할 경제적 이득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게 우주는 잊혀져가다 21세기 들어 상황이 달라진다. 인공위성 발사되고, 그것이 군사적 상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점을 가져왔다. 여기에 직접적으로 우주를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시화 되면서 각국은 다시 우주개발에 전력을 쏟기 시작한다. 

 우주는 자그마한 지구에 비해 매우 광활하지만 지구 가까운 우주 역시 지리적 요소가 많다. 방사능이 강한 곳, 행성의 중력이 발사체를 가속화하는 수퍼하이브웨이 지역, 군사 상업적 장비를 배치할 수 있는 전략적 회랑,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들에 제한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로켓 기술과 로켓 발사에 적합한 땅이 필요하다. 로켓 발사에 적합한 땅은 적도에 가까운 지역이다. 적도는 자전 속도가 가장 빠르기에 로켓의 자전의 힘을 실을 수 있고, 이를 위해 로켓은 동쪽으로 발사된다. 

 인공위성은 1.3kg에서 1톤까지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태양전지판을 갖고 있고, 전자장비를 갖고 있다. 위성은 목표 궤도에 진입하면 지구 자전방향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비행한다. 위성은 대개 지구 중위도나 저위도 상공에 머무는 데 극궤도 위성은 발사 때 연료소모가 크기에 많이 발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성은 지구와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그 궤도의 높이에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9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 

 보통의 민간 기상 위성은 1km의 해상도를 갖는다. 1km보다 작은 대상물을 관찰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대개 해상도가 50m이하면 저해상도 위성으로 분류한다. 현대의 최첨단 인공위성은 0.15m의 해상도를 갖는데 사람이 쓴 안경의 상표를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저궤도 위성은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한다. 저궤도는 보통 지상에서 160-2000km의 범위다.

 중궤도는 지상 2천에서 35768km의 범위다. 여기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2시간 걸린다. 중궤도 위성은 지구의 위치 확인 및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개 원자시계가 부착되어 있는 데 원자의 진동에 따라 시간을 측정하므로 오차가 수백만년간 1초 미만이다. 스마트폰과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소통하며 위치추적장치로 사람의 위치도 파악한다.

 35768km이상이 고궤도다. 여기서는 지구와 같이 위성이 도는 정지궤도이며 통신용으로 적합하다. 고궤도는 군사용 통신위성, 도청위성, tv위성, 라디오 위성, 광역 기상 위성이 체류한다. 고궤도는 무척 광활하여 자리는 많지만 아래에 위성이 많아 전파간섭이 심해 쓸 수 있는 주파수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un국제전기통신엽합은 고궤도 위성의 위치와 주파수를 지정한다. 정지궤도에서 미국은 군사, 민간상업용 고주파 위성 6대를 운용한다. 이 위성들은 차후 전투기를 비롯해 동맹국의 군대와 통신하고 미국의 핵조기경보시스템과도 통신한다. 

 고궤도에서 벗어나면 라그랑주 포인트가 나온다. 이곳은 지구와 달의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곳이다. 그래서 위성이 최소한의 연료소모로 머무를 수 있기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점이다. 그리고 두 개의 천체는 5개의 라그랑주 포인트를 갖는다. L1은 지구와 태양사이에 있으며 지구에서 150만km로 유럽과 미국이 공동제작한 태양관측위성인 소호가 근처에 위치한다.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2022년 L2에 도착했다. L2는 태양과 지구, 달의 반대편에 위치하여 머나먼 우주 관측에 적합하다. L3-5는 아직 미활용중이다. L3는 태양의 반대편이고 무척 멀어 관심이 거의 없다. L1과 2는 가깝기에 달개발의 전초기지 가능성이 높다. 특히 L2는 달의 반대편에 위치에 전파방해가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L2는 각축전이 벌여질 가능성이 높으나 폭이 80만 km나 되어 넉넉하다. 

 달은 지구에서 38만 5천km 떨어져 있다. 보통 지구에서 우주선으로 3일 거리이나 가장 빠른 기록은 뉴호라이즌스호가 세운 8시간이다. 달은 지구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밝은 곳은 고지대로 태양 빛을 잘 받아 밝아 보이는 것이고 어두운 지역은 과거 용암이 흘러 철이 있어 어두워 보이는 것이다. 달에는 규소와 알루미늄, 티타늄, 희토류가 다수 매장되어 있다. 달에는 무엇보다 헬륨3가 100만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핵융합의 원료가 되나 고작 1g의 헬륨3 채취를 위해 150만톤의 달 토양과 암석을 채취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달은 적도에서 남으로 2700km 거리에 2500km폭에 깊이가 13km인 남극 에어컨 분지가 있다. 여기는 주변에 우뚝 솟은 산이 있어 그곳이 햇빛을 막아 분화구 인근에 거의 햇빛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에 얼음 결정이 다소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의 극지점에는 6억 kg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달에는 적도가 태양 노출이 더 강해 헬륨3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딘다. 달은 자전이 한달이나 되는데 그래서 낮이 14일 밤이 14일이다. 이는 극심한 온도 차이를 낳아 낮에는 132도, 밤에는 -179도에 이른다. 이는 달 기지의 금속이 팽창과 수축을 극심하게 반복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밤에는 배터리 충전도 어렵다. 그래서 기지는 적도보다는 춥지만 기온 변화가 적은 극지방이 추천된다. 달의 개기는 희박하여 방사능이 지구의 200배에 달한다. 하지만 달의 토양은 태양 복사에 대한 저항이 강하고, 낮은 열전도성으로 인해 기지건설 마감재로 적합하다.  

 화성은 최신형 우주선으로 7개월이면 도달한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지구로 가기 위한 정밀한 계산을 해야하기에 귀환 준비만 2년 가까이 소요된다. 화성과 지구는 평균 2억 2500만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울 때면 5460만km이고 가장 멀 때는 4억 km거리다. 즉, 탐험은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나마 지구와 화성이 근접할 때를 노려야 한다. 

 우주는 곧 아니 이미 세계 강대국의 각축장이지만 우주에 대한 국제 조약은 미미하다. 우주조약이 1967년에 이뤄졌는데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우주 공간은 주권 주장에 의해 또는 이용이나 점유에 의해 또는 기타 다른 수단에 의해서라도 한 국가의 전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강제성이 없기에 문제다. 

 2019년 나토는 지상, 공중, 해상, 사이버 공간에 우주를 작전 영역으로 추가했다. 이듬해 우주센터의 설립에도 합의한다. 그리고 2021년 나토는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을 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방위 조약 조항에 우주를 추가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하나의 위성이나 우주기지가 공격 받으면 집단 방위권이 발휘될 형국인 것이다. 

 우주에는 그간 위성을 발사한 나라들로 인해 쓰레기가 넘쳐난다. 나사는 지구 궤도 주변에 지름 10cm가 넘는 파편이 2만 3천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1-10cm크기는 50만개, 1mm이상이면 총 1억개다. 대부분의 파편은 크기가 작다. 하지만 이들은 시속 2500km로 공전하고 있어 고작 1cm의 파편과 충돌해도 시속 40km로 달리는 자동차와의 충돌 충격과 비슷한 타격을 입는다. 

 지금은 대 위성 무기가 많다. 탄도 미사일, 레이져, 고출력 마이크로파, 사이버 공격등이 있다. 여기에 상대위성에 화학물질을 분사해 카메라 시야를 차단하거나 유압식 로봇 팔을 이용하여 상대 위성을 궤도 바깥으로 던져버리는 방법도 있다. 

 중국은 1970년 최초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 5번째 였다. 중국은 고비사막과 쓰촨성 시창, 하이난 섬 윈창, 닝보에 발사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해당하는 베이더우 항법시스템을 갖고 있다. 1980년대 미국은 GPS를 개발하여 토지활용의 극대화, 배송서비스의 효율화, 금융기관의 거래 시간 기록등 경제부양에 1조 4천억 달러의 효과를 보았다. 이러니 세계 각국이 그들만의 GPS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향후 10년 간 1천개의 위성을 더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2021년 러시아와 달에 공동기지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6년 3차례의 달 착륙 후 유인 임무 후 지구귀환이 목표이며 2036년 달기지 건설과 사람 거주가 목표다. 2028년엔 창어 8호가 3D프린터로 달의 토양으로 벽돌을 만드는 설계 로봇을 싣고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그리고 중국은 자체 우주정거장인 텐궁 3호를 운용중이다. 

 미국은 이에 대항해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다. 4성 장군이 지휘하며 타국 미사일발사를 감지하고, 적대국 인공위성의 전파를 차단하며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우주군의 예산은 연간 260억 달러에지만 병력은 아직 1만 6천명 정도 수준이다. 2023년 기준 미국은 4900개 위성 중 3000개를 가지고 있어 500개의 중국을 압도한다. 그리고 2028년가지 100대의 조기경보위성시스템을 구추가려 한다. 나사는 선외활동탐사복을 새로 개발했는데 움직임이 크게 개선되었다. 새 우주복은 이산화탄소를 배추라고, 전자장비가 소형화되어 안전장치가 강화되었다. 헬멧엔 통신장비, 고속 데이터 링크,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가 있고 방사능과 -150-120도를 견디고 6일간 생명유지가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러시아는 우주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경제력과 부정부패의 만연이 큰 문제이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100만의 러시아인이 자국에서 이탈하였는데 이 중에서는 과학자도 많다. 러시아는 1992년 우주군을 창설했고, 글로나스 군집위성이 GPS역할을 한다. 러시아의 크로나 단지는 타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스템을 보유한다. 러시아는 우주정거장, 재사용가능로켓, 우주예인성 등을 목표로 하나 실천이 어려워 보인다.

 인도는 2019년까지만 해도 주요 강국들의 우주 야망을 비판하고 국제 공영을 외쳤으나 돌변한다. 인도는 2023년 챤드라 3호가 달에 착륙하여 4번째 달착륙 국가가 된다. 그리고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에 참여중이며, 아르테미스 협정국이다.

 호주 역시 2030년까지 우주전력 중위권 강국이 목표다. 남반구라는 지리적 위치로 정보수집과 우주추적에 유리하여 우방국들의 관심이 많다. 호주는 외딴 곳에 우주기지 건설이 가능하고, 이는 보안과 주파수 방해를 방지한다. 1961년 호주는 미국과 협정하여 자국내 여러 개의 우주 기지를 건설한다. 이중 파인 갭 기지가 유명하며, 여기는 미국의 우주기반 적외선 시스템 지상 중계국이 탄도미사일을 감지한다. 호주는 2022년 우주방위사령부를 창설한다. 

 이스라엘은 1970년대 자국 군대가 시리아와 이집트의 기습 공격을 포착하는데 실패하자 우주에 관심을 보인다. 1982년 우주국을 설립하고 6년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다. 다른 국가와 다르게 이스라엘은 서쪽으로 로켓을 발사하는데 동으로 쏠 경우 인근 국가에 공격으로 오인받을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연료를 30%나 더 필요로 하여 필연적으로 위성이 경량화되었고, 여기에 기술을 집약하였다. 이스라엘은 편대 비행이 가능한 나노 위성을 개발했고 UAE와 협력중이다.

 UAE는 2009년 카자흐스탄에서 첫 위성을 발사한다. 2021년에는 화성의 대기를 조사하는 호프 우주선이 화성궤도 진입에 성공한다. 자체 위성 제작이 가능하고, 소규모 군집위성도 개발했다. 아르테미스 협정 가입국이지만 중국의 5G기술을 이용하는 바람에 미국의 제재를 받아서 우주 개발이 늦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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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되지 않는 사회 - 인류학자, 노동, 그리고 뜨거운 질문들
김관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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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국의 노동에 관한 책이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경제선진국 기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직장 내 문화도 문제다. 많은 사람이 충분한 지원과 협력은 받지 못하면서도 실적위주의 개편으로 업무와 책무성은 높아지는 실태를 경험하고 있다. 직장 내 민주성도 부족하여 상사와 여러 손님 및 동료에게 갑질을 경험하고 있으며, 위험성도 매우 높아 여전히 하루에 6-7명이 출근하여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노동의 디지털화는 이런 위험성과 악영향을 완화하지 않고 더욱 부추긴다. 책에서 주로 지적하는 내용이다. 책은 여러 모음글을 소주제로 묶은 것이다. 그래서 다소 파편화되어 있지만 지적하는 부분은 일관된다.

 2020년에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김덕준씨가 사망했다. 그는 젋었는데 근무 1년여만에 몸무게가 15kg이나 줄었다. 그는 매우 활동적이고 배려가 있어 힘든 작업환경에서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쿠팡은 그가 사망하자 주당 노동시간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는 야간 근무를 했는데 야간 근무시간은 30%시간이 가산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야간 노동은 국제암연구소가 2급발암물질로 규정할 정도다. 

 영국의 경제학자 제이슨 히켈은 자본주의는 태생이 식민주의적이라고 분석한다. 많은 사람들은 초기 자본주의가 특별한 기술 개발이나 상행위 등으로 자본을 축적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자본의 기원은 기본적으로 탈취에 의한 축적이고 그 과정에서 반발이 있기에 폭력이 동원된다. 자본가는 기존의 공유재를 빼앗아 사유재로 만들고, 평민의 사유재산인 노동력을 마치 공유재 마냥 헐값에 사용한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강도 높게 노동하고, 끊임 없이 소비해야 기능한다. 그렇기에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임금은 노동의 가치에 비해 충분하지 않아야 한다. 충분하다면 노동자는 적당히 일하고 남은 시간은 자신의 사유재로 쓰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꾸준히 기호를 제공하여 욕망에 의한 소비에 빠지게 만들어야 한다. 결국 자본주의를 특징짓는 생산력의 발생은 인위적 희소성과 그 유지이며 희소성과 굶주림의 위협이 자본의 성장동력이 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간 국내 과로사 사망자는 2503명이다. 산재보험 가입이 안된 1인 자영업자와 택배기사는 제외된다. 철학자 한병철은 피로를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근본적 피로다. 땀흘린 노력에 대한 보답으로 탈진상태가 아니다. 능력의 상실이 아닌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다른 하나는 분열적 피로다. 성과사회에서 스스로를 극단적 피로와 탈진상태로 내몰면서도 오히려 일시적 성과에 도취되는 자기 긍정성의 과잉이다. 전자가 발전적이고 회복가능하다면 후자는 자기파괴적이며 회복이 불가능하다. 한국은 사람이 아파도 일을 하는 프레젠티즘이 논란이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어는 노동의 가치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로 구분한다. 경제적 가치는 노동에 부여되는 돈이고, 사회적 가치는 그 노동이 사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다. 집에서 가사와 양육을 부담하는 사람이 제공하는 소위 부불노동은 경제적 가치는 없어 심지어 GDP에도 산입되지 않지만 그것이 없다면 사회가 돌아가지 않을 만큼 사회적 가치는 높다. 청소노동자의 청소노동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제적 가치는 낮다. 반면 변호사는 금융종사자, 악덕 기업의 CEO는 경제적 가치는 지나치게 과도하나 오히려 사회적 가치는 낮추기 까지 한다. 이처럼 불행히도 양자는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한국의 콜센터 노동자는 AI도입으로 대량실직이 예고 되었으나 의외로 아직까지 실직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단기적 현상이다. 장기적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데 놀랍게도 콜센터들은 AI상담사의 음성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상당사의 실제 고객 응대내용을 적절한 동의절차 없이 마구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를 인사고과 및 수당에 반영하여 사실상 인간 상담사의 선택권도 배제한다. 매우 잔혹하게도 인간상담사로 하여금 절적한 보상없이 그들의 노하우를 싸게 획득하여 그들 스스로의 직장을 없애버릴 도구의 개발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 상담상담사들은 AI상담사의 도입 이후 그것의 기술오류로 인해 고객의 민원이 증대하고 스트레스가 커졌다고 한다. 상담사 45%가 AI상담사 도입으로 인해 전체업무량이 증가했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어떠한 보상이나 인력충원은 없다. 

 놀랍게도 독일은 노동에 급격한 변화를 몰고올 4차 산업혁명을 앞두고 2017년 노동백서 4.0을 발표한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전문가, 중소기업인, 학생, 견습생, 언론 등 관련 당사자가 모여 논의를 한 것이다. 22개의 도시에서 무려 175차례 토론이 이뤄졌다. 반면 한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의 도입과 발전에만 몰입한다. 뒤쳐지지 않으려고만 할 뿐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후과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없다. 

 한국은 소위 명예로운 때를 위해 시간을 허투로 쓰지 않고 살기를 종용하며 그로 인해 늘 시간이 부족한 삶은 살게 된다. 한국 사회는 그래서 시간의 빈곤과 이중빈곤의 개념으로 설명된다. 시간 빈곤은 글자 그대로 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이중 빈곤은 경제자원의 부족과 시간의 부족 두 가지의 결합이다. 특히 여성노동자, 미숙련 서비스 제공자, 비정규직이 이중 빈곤에 취약하다. 

 한국의 산재사고 치명률(노동자 10만명당 치명적 산재 수)는 1994년 34.1로 최대를 찍은 후 하락 추세다. 하지만 산재 사망자 수는 2022년 2223명, 2023년 2016명으로 상당히 많다. 노동시간도 엄청나다. 2022년 기준 연간평균노동시간은 1901시간으로 경제선진국 평균 1752시간보다 많다. 여기에 주당 55시간 이상 노동에 노출된 인구비율이 8.1-9.2%나 된다. 한국은 정신질환자의 수가 최근 5년 간 37%증가했다. 2022년엔 우울증 환자 100만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초중고 학생의 우울증은 같은 기간 50.1%나 증가했다. 

 디지털 자본주의는 공유경제에서 긱노동, 온디맨드, 크라우드 노동, 고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들은 어쨌든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다. 플랫폼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다. 데이터에 기반하면서 데이터에 최적한 유사시장이자 데이터 채굴에 힘쓴다. 플랫폼은 크게 5가지로 구분한다. 

1.광고 플랫폼-구글이나 메타

2.클라우드 플랫품-아마존 클라우드 애저

3.산업 플랫폼-제조업 분야에서 산업 인터넷의 활용

4.제품 플랫폼-스포티 파이

5.린 플랫폼-우버

플랫폼에서 일하는 소위 플랫폼 노동도 5가지로 구분한다. 

1.호출형-대리운전, 음식 배달 등

2.관리형-가사, 청소, 컴퓨터 수리 등

3.중개형-디자인, 번역, 문서 작성 등

4.전시형- 유튜브, 웹툰, 웨소설 등

5.미세작업- 자료수집, 검수와 검증 등


국내 플랫폼 노동자는 2018년 기준으로 2% 수준이나 지금의 그 배이 상이 될 거이고 미래의 노동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플랫폼 노동은 경쟁의 가시화, 통제의 비가시화, 노동시간의 불명확화라는 극단적인 노동 유연성을 자랑한다. 이들은 알고리즘 노동으로 노동의 모든 과정을 수치화하며 인센티브로 책정하여 높은 수치를 노동자가 쫓도록 개입한다. 

 디지털 생태계에서는 생산과 소비, 노동의 경계가 무의미하다. 소비자는 넘어 직접 상품화되는 생산소비자로서 디지털노동에 연루된다. 인터넷 이용자는 자발적으로 웹상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정체성을 확인받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여 정체성 노동을 한다. 기업은 개인의 정신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플랫폼 노동을 만들어내고, 각자가 자신을 감시하는 알고리즘 노동을 만들어내며, 그런 모든 것을 전시하여 정체성 노동을 하게 만든다. 

 기업은 이런 걸 하면서도 노동에 대응하는 방식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1990-2000년까지 한국의 기업은 노동자의 자살에 대해 거의 대응하지 않았다. 말하면 곤란해진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2000-2010년에는 노동자의 자살이 업무와 관련이 없다는 말을 하기 시작해서 면피를 하기 시작했고 2010-지금까지는 노동자가 자살하면 그 자신이 원래 가정이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기 시작했다.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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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국악 수업 - 40가지 주제로 읽는 국악 인문학 지식 벽돌
이동희 지음 / 초봄책방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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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대중음악은 세계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의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자국의 음악이 그 나라를 넘어 세계에서 이 정도로 흥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더구나 우린 변방인 아시아가 아닌가. 그치만 그 이름은 한국음악이 아닌 K pop이다. 글자 그대로 외국, 특히 미국음악을 들여와 우리의 색을 입힌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진정한 한국의 음악은 국악이다. 그리고 우리가 한국음악을 단순히 음악이라 하지 않고 국악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앞에 별도의 지칭이 붙었다는 것은 이미 즐기고 듣는 생활음악의 자리를 서양음악에 내주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그 외에도 자국의 언어 교과를 국어, 역사는 국사라고 하는 좀 이상한 면이 있다. 

 한국인은 대개 국악을 즐기지 않는다. 잘 알지도 못하고 대중음악이 아니며, 학교에서 딱히 배운적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교육과정이 개정되어 음악교과의 거의 절반을 국악이 차지한다. 하지만 개정 이전 교육과정을 경험한 기성세대는 음악시간에 국악을 접한 비중이 10-20%정도에 불과했었다. 

 국악은 한국인의 현대 정서와 다르게 좀 많이 느리다. 물론 빠른 곡도 있지만 대개 확실히 서양음악에 비해 느리다. 이는 서양음악이 빠르기의 기준을 심박수로 한 것에 비해 국악은 호흡수로 하기 때문이다. 심박보단 호흡이 확실히 느리다. 여기에 국악은 궁중, 양반 계층을 중심으로 발달하다 보니 그들의 유교문화가 반영되어 느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국악을 일상생활에 잘 활용한 예가 서울지하철의 환승음악이다. 기존엔 서양음악과 다른 음악을 사용하다 2009년부터 국악곡 '얼씨구야'를 음악으로 사용했다. 다들 한 번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14년만에 곡을 '풍년가'로 바꾸었다. 

 국악은 원래 작곡가가 없다. 그냥 연주자들이 다양하게 변주하는 과정에서 생성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중반부터 국악도 작곡가가 출현한다. 그리고 음악도 다양화한다. 

 국악은 원래 양반과 중인이 즐기는 정악과 서민 중심의 민속악으로 구분한다. 정악은 양반, 중인이 모여 취미로 음악, 시낭송, 서예, 그림, 바둑 등을 즐기며 듣는 풍류악이다. 민속악은 서민 중심으로 생성되고 향유한 음악이다. 대표 장르가 판소리이며 숙종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판소리는 12마당이었지만 치정극과 복수 이야기를 덜어내고 삼각오륜에 부합하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흥보가만 전해진다. 없어진 이야기들은 모두 재밌고, 양반을 비판하며, 성적인 면이 많은데 무척 아쉽다. 민속악엔 기악독주곡인 산조, 사물놀이, 시나위 등이 있다. 현재 국악은 여기에 창작국악이 더해져 지금은 총 3장르가 된다. 

 국악기를 만드는 재료는 8가지다. 대한제국의 백과사전은 증보문헌비고는 이를 팔음이라 칭한다. 쇠, 돌, 명주실, 대나무, 바가지, 흙, 가죽, 나무로 각각 금부, 석부, 사부, 죽구, 포부, 토부, 혁부, 목부라 한다. 금부악기는 편종, 특종, 방향, 징, 꽹과리, 나발이 있다. 편종은 가장 낮은 황종부터 반음씩 총 16음계고 특종은 황종음 하나만을 내는 큰 종이 매달린 악기다. 방향은 16개의 건반이 있는 큰 실로폰 같은 악기다. 석부악기는 편경과 특경인데 편종, 특종과 같은 방식으로 돌로 만든 차이다. 사부악기는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비파가 있다. 죽부는 대금, 중금, 소금이 있고 리드로 부는 향피리, 당피리, 세피리와 단소, 풍소가 있다. 포부는 생황이 있는데 이것은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연주가 가능하다. 토부는 훈과 부가 있는데 훈은 오카리나와 비슷하고, 부는 큰 질 그릇을 내서 채로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혁부믄 장구와 북, 소고가 있다. 목부는 박과 축, 어, 태평소가 있다. 축은 제사의 시작에 어는 제사의 끝을 알리는 악기다. 

 국악의 시작은 당연히 민족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의 왕산악은 중국의 칠현금을 참고하여 6개 줄의 거문고를 만든다. 백제는 금동대향로에 5명의 악사가 등장한다. 유명한 노래 정읍사는 수제천의 전신이다. 신라는 진흥왕대에 가야의 우륵을 통해 가야금을 만든다. 12줄 악기로 왕은 우륵에게 계고, 법지, 만덕의 세 제자를 붙여주고 이들은 각각 가야금과 노래, 춤을 배운다. 하지만 가야와 신라의 정서가 달라서인지 이 세 제자는 스승의 뜻을 따르지 않고 음악을 변형한다. 신라는 국가음악기관은 음성서를 설립하고 삼현(거문고, 가야금, 향비파), 삼죽(대금, 중금, 소금)의 악기를 편성한다. 그리고 나당연합군 시절 당에서 당악이 유래하며 자신들의 음악을 향악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발해는 왕립음악기관인 태상시가 있었고, 연해주에서는 유목민의 악기인 바르간이 출토된 걸로 보아 초원의 음악도 수용한 것 같다. 고려는 송을 통해 교방악과 사악이라는 음악이 유래하여 당악에 편입된다. 송휘종은 1116년에 대규모 아악을 보내주었는데 이 때부터 우리 음악이 당악, 아악, 향악으로 구분된다. 고려는 궁중무용인 중재가 유행했고, 청산별곡, 서경별곡, 가시리, 쌍희곡, 사모곡이 유행했다. 고려는 궁중음악을 관장한 대악서, 공인의 실질적 음악 연습과 교육을 하는 관현방, 종묘에서 노래와 연주를 익히는 아악서가 있었다. 조선전기는 외국의 영향이 없는 독자적 음악의 발전시기다. 세종은 정간보를 창안했고, 새 악곡을 창작하고 아악을 정비했다. 세조는 궁중음악기관 5곳을 통폐합하여 장악원을 만들고 종묘제례악의 기틀을 마련하고 아버지가 만든 곡들은 여기에 편입시켰다. 성종은 최고의 음악 교본은 악학궤범을 완성한다. 양난으로 조선은 많은 악기를 상실한다. 그리고 음악이 중심이 민간으로 이동한다. 조선 후기에는 성악곡이 기악곡화하는데 염니락, 영산회상, 낙양춘, 사관풍류, 횡성곡 등이 그렇다. 그리고 악곡의 속도가 빨리지고 고음화한다. 개화기는 판소리를 오페라처럼 만든 1인 1역의 창극이 크게 유행한다. 일제강점기 정악은 이왕직아악부로 명맥만 유지했고 민속악은 민중자각의 모태가 되어 크게 발전한다. 1951년 국립국악원이 개원하고, 54년 대학에 국악과가 신설되었으며 62년 중요무형문화재법에 따라 64년 종묘제례악이 1호로 지정된다. 그리고 1994년이 국악의 해로 지정된다. 

 조선 세종은 음의 기준을 정한다. 황해도 해주의 곡식 기장의 길이를 기준으로 하여 국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황종 음을 대는 대나무 율관을 제작한다. 이를 근거로 주선율을 연주하는 편종과 편경을 제작한다. 세종은 전반기엔 아악, 후반기는 향악에 집중한다. 여민락, 취풍형을 작곡하고 종묘제례악도 작곡한다. 세종은 아악이 궁중음악이므로 왕과 왕비의 제사인 종묘제례악에 당연히 향악을 써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의 학문의 덕을 기리는 보태평과 군사적 업적을 기리는 정대업을 작곡한다. 하지만 반대가 심해 당대엔 어려웠고 그 아들인 세조가 이를 종묘제례악으로 지정한다. 

 한국의 아리랑은 본래 강원도 정선을 비롯하여 영월과 평창 등 태백산맥 일대에 분포한 메나리조의 아라리에서 유래했다. 아리랑의 의미는 밀양의 전설적 인물 '아랑'이라는 설, 신라왕비 알영비라는 설, 긴(아리) 강(라)이라는 의미라는 설, 아리따운 임을 의미한다는 설, 나의 이치를 찾는다는 설등 다양하다. 

 사물놀이는 풍물놀이 중 판굿을 극대화한 음악이다. 1978년 김덕수와 금용배를 비롯한 젊은 20대 예인들이 완성했다. 단기간 폭발적 인기를 얻었으며 리듬만으로 하나의 장르를 완성한 매우 독특한 음악이다. 사물놀이는 꽹과리, 장구, 북, 징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각각 별, 인간, 달, 해를 상징하고 소리는 번개, 비, 구름, 바람에 비유된다. 

 민속악 중 유일한 기악 합주곡이 시나위다. 시나위는 전라대 일대의 무속음악의 반주가 독립하여 발전한 것으로 재즈의 즉흥성을 갖고 있다. 

 민요는 지역별로 독특한 음계와 발성법을 갖고 이를 토리라고 한다. 경기, 충청일부의 음악은 경토리다. 맑고 경쾌하며 음악이 분명하고 빛깔이 부드럽다. 굿거리 장단과 세마치 장단을 쓴다. 전라도는 육자배기 토리다. 극적이고 굵은 목을 눌러내는 특유의 창법이 있다. 떠는 목, 꺽는 목이 있으며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장단을 쓴다. 평안도와 황해도는 수심가토리다. 하늘하늘한 소리와 큰소리로 부르다가 콧소리를 낸다. 함경도와 경상도는 메나리토다. 경상도는 장단이 빠른 반면 함경도는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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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하리 지음, 이지연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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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맞은 집중력의 요한 하리가 이번엔 비만 치료 신약에 대해 썼다. 역시 필력이 뛰어나며 책 전반에 걸쳐 여러 전문가 의견과 각 계의 연구결과 및 사회문화적 현상을 토대로 도출한 깊이 있는 분석을 보여준다. 가독성이 뛰어남은 물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식시장에선 노보노디스트와 일라이 일리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들은 원래 유명한 회사였지만 바로 비만 치료 신약을 개발했기에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비만 치료 신약은 이미 상당히 일반화하였다. 국내에서도 시판중이고, 유명한 건강방송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도 이를 다뤘다. 그리고 헐리우드 및 세계의 유명인사들은 갖은 방법으로도 안되던 몸매관리를 비만 신약을 통해서 드디어 해내고 있다.

 요한 하리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늘 그렇듯 그는 사회의 여러 저명인사와 모임에 나가곤 하는데 자기와 친숙한 몸매를 보이던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날씬해져 있던 것을 발견하면서부터다. 더구나 이들은 파티에서 자신과 같이 탐식을 하곤 했는데 정말 음식 보기를 돌 같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요한 하리는 그들이 비만 신약 치료제를 투약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효과는 매우 우수했으며 이에 자신도 이를 처방받기 시작한다. 효과는 놀라웠다. 그는 항상 먹을 것을 탐했고, 그 중에서도 건강에 좋지 못한 것들만 먹었는데 이런 음식의 섭취량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글루카곤은 혈당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글루카곤 유전자는 여러 요소로 구성되는데 기다린 사슬 같은 구조로 이 중 작은 한 토막이 GLP-1이다. 그리고 이는 인슐린 생성을 촉진한다. 사람이 음식을 먹고나면 장에서 GLP-1 수치가 급증한다. 이는 배불러 먹었다는 신호로 뇌에 그만 먹으라는 신호, 즉 포만감을 보낸다. 이로 인해 GLP-1은 발견되자마자 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보았다. 당연히 약제로서의 가능성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GLP-1 체내에 투입하면 고작 수분만에 분해가 되어 효과가 극히 미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한 발견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 GLP-1의 유전자 코드가 할러몬스터라는 도마뱀의 독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GLP-1 유사물질은 독인 만큼 당연히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고 수 시간을 지속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더욱 개선하여 급기야 GLP-1 유사물질이 일주일이나 체내에 머무르게 개선했다.

 처음에 GLP-1 유사물질은 당뇨 약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당뇨 개선 외에도 처방 환자들의 체중이 무려 25-30kg이나 감소하는 현상이 다수 관찰되자 2022년 노보노디스크 경영진은 비만환자에게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하는 대규모 임상실험을 진행한다. 68주 임상에서 실험군의 체중은 무려 15%나 감량되었다. 하지만 투약을 중단하자 1년만에 감량 체중의 66%가 회복되었다. 이는 이 약을 평생 복용해야한다는 의미이며 이는 환자에겐 재앙이나 제약회사에겐 쾌재를 부를 일이었다. 지금 노보노디스트는 두 가지 형태의 세마글루타이드를 판매한다. 당뇨환자에겐 오젬픽, 비만환자에겐 위고비를 처방한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GLP-1과 GIP라는 다른 장호르몬도 자극한다. 마운자로는 평균 체중을 21%감량시킨다. 그리고 개발중인 트리플 G는 이름처럼 무려 3가지 호르몬을 자극한다. 현재 비만 치료제는 주사형태다. 가격은 비싸다. 한달에 수백달러가 필요하다. 경구약이 개발중인데 이는 비용을 하루 1-2달러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 신약은 매우 효과가 강력하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으로 인해 벌써부터 패스트푸드 업계와 고관절과 무릎 관절 기기 기업이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비만치료제엔 부작용이 있다. 우선 메스꺼움이다. 음식에 거부감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변비와 트림이다. 음식이 적게 들어가고 노폐물이 이로 인해 오래 머물러 나가기 어려워 생기는 현상이다. 또한 갑작스런 심박수 상승도 있다. 

 비만치료제가 각광 받는데는 바로 세계적 비만 유행이 자리한다. 세계 보건 기구에 의하면 1975년 이후 전 세계의 비만은 3배나 증가했다. 여기엔 인간의 먹을 거리의 변화가 자리한다. 즉, 초가공식품이 광범위하게 퍼진 것과 비만의 증가는 일치한다. 

 가공식품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는 진열대에서 오래 버티지 못해 유통과 판매의 수익성을 심각하게 악화시킨다. 그래서 이들이 제조한 음식에는 설탕과 지방, 소금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야 박테리아가 덜 자라 오래 보관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량 제조과정에서 식재료는 고온의 열과 상당한 스트레스를 거치며 본연의 맛과, 향, 색을 상실한다. 그리고 금속 맛과 쓴맛이 생성된다. 이를 감추기 위해 수 많은 색소와 향이 첨가된다. 이 밖에 향료, 광택제, 방부제, 응고방지제, 요해제, 보존제, 착색제, 산유화제, 표백제 등 6천가지 화학물질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육류는 박테리아를 죽이고 유통해야 오래 가기에 수산화암모늄 가스를 주입한다. 이걸 핑크슬라임이라 한다. 내가 산 고기가 지나치게 냉장고에서 오래 보틴다면 핑크슬라임을 의심해야 한다. 액화 닭고기에 유화제를 첨가하여 너겟의 주재료로 삼는 것은 미트 슬러리다. 육류는 물을 넣어야 오래 지열되기에 물의 증발을 막는 육류용 접착제도 첨가된다.

 이런 초가공식품은 본연의 맛은 전혀 없음에도 각종 첨가물과 향미료, 설탕, 지방, 소금의 첨가로 사람을 가장 기분좋고 행복하게 하는 블리스포인트를 마구 자극한다. 그래서 이들은 웬만큼 먹어도 포만감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과식하게 되는데 비만 식약은 바로 이 포만감을 자극한다.

 초가공식품이 포만감을 못느끼게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덜씹기 때문이다. 초가공식품은 대개 매우 부드러워 거의 씹을 필요가 없다. 때문에 지나치게 빨리 위장간으로 내려가 사람은 미쳐 멈추라는 신호를 받기 이전에 과도하게 음식을 섭취한다. 다음은 설탕, 지방, 탄수화물의 강력한 조합이다. 그리고 식이섬유 및 단백질은 거의 없고 단순당 위주로 구성되어 인간의 혈당을 급격히 높이고 급격히 낮추는 작용을 일으키기에 많이 먹었음에도 금새 허기지게 하여 더 먹게 한다. 또한 언급한 것처럼 단백질과 섬유질이 현저히 부족하다. 이는 인체에 필수 요소이기에 사람은 이것의 최소량을 채우기 위해 가공식품을 정말 많이 먹게 된다. 그리고 음료형태다. 가공식품은 음료수도 많은데 상당히 고열량이다. 인간은 고체형태로는 과독한 열량섭취에 거부감을 느끼나 놀랍게도 음료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제로 음료도 그렇다. 제로 음식은 섭취시 열량이 거의 없지만 단맛이 강해 인체의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당이 들어오지 않으면 뇌는 속았다고 생각해 몸을 더욱 허기지게 만들어 더 많은 당분을 먹게 만든다. 가공식품은 또한 영양교란을 일으킨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자연의 음식을 맛보고 필요한 영양분을 얻어왔다. 누구나 특정 영양분이 부족하기에 특정 음식을 갈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공식품의 맛과 향은 영양과 무관하다. 이것이 인간의 오랜 시스템을 교란한다. 마지막은 장기능 문제다. 인간의 장에는 장내마이크로바이옴이 존재한다. 이들은 음식을 분해하고 인간에게 필요한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다양성이 중요한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30가지 이상의 채소를 먹어야 한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식이섬유가 없다. 그나마다 매우 단순하여, 밀과 콩, 옥수수가 거의 전부다. 이로 인해 현대인은 장내마이크로바이옴의 40%를 상실한 상태다.  

 이런 가공식품은 온 세계를 둘러싸 인간은 비만하기 매우 쉬운 상태다. 진짜 음식은 찾기 어려우며 상당수 저소득층은 서민들은 진짜 음식은 없는 식품 사막에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양결핍에 시달리면서도 하루에 500kcal를 추가로 섭취한다. 이는 빅맥하나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즉, 평생 하루에 건강한 음식을 먹는 사람보다 빅맥하나만큼을 더 먹는 셈이다.  

 비만이 야기하는 건강상의 문제는 상당하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인체의 주요 에너지원인 글루크스가 세포에 들어가게 돕는다. 당뇨가 생기면 인슐린 저항성으로 작용을 잘 하지 못해 바로 글루코스가 세포에 침투하지 못한다. 그래서 신체의 핵심부위가 위험해지는데 바로 심장, 신장, 신경, 눈이다. 당뇨로 인해 사람들은 시력을 상실하고 , 미국에서만 매년 당뇨합병증으로 12만이 다리를 절단한다. 시력 상실, 신부전증, 뇌졸증으로 수명이 무려 15년이나 감소한다. 

 비만이면 이 무서운 당뇨의 발병률이 남성의 경우 6배, 여성은 15배나 증가한다. 비만은 또한 허리와 무률, 고관절을 혹사시킨다. 남성은 과체중인 경우 무릎이나 고관절 수술 가능성이 176%증가하고 비만인 경우 320%나 증가한다. 체질량지수가 5% 증가할 때마다 심부전의 위험은 41%나 증가한다. 과체중과 비만은 허혈성 뇌졸종을 각각 22%, 64% 증가시킨다. 그리고 비만은 4-8%의 암과 관련한다.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세포가 팽창하는데 그 한계에 도달하면 몸이 이를 손상이라 인지하여 신체 각곳에 염증을 발생시킨다. 항상 염증상태이기에 면역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고 실제 병이나 암세포에 대응역량이 약화되기에 각 종 암과 병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과체중이면 그래서 10년내 사망률이 20-40% 증가하고 비만이면 200-300%나 증가한다. 

 이렇게 비만이 위험하기에 비만 신약은 하나의 구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GLP-1 신약의 잠재적 위험도 하나 둘 보고 되고 있다. 

 우선 급작스런 감량으로 인한 얼굴과 엉덩이의 처짐 현상이 있다. 그리고 갑상선 암 위험이 있다. GLP-1 수용체가 갑상선에 많기에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췌장이상이다. GLP-1 작용제는 소화효소를 생상하는 췌장세포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췌장염 유발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위장 마비다. 음식 섭취의 저하로 소화기관이 느려져서 음식물을 소장으로 내려보내기 어렵다. 다음은 근육량 감소다. 급격한 체중감소는 근육량 감소로 이어진다. 만약 근손실이 심각한 노년층이 GLP-1 신약 복용으로 이게 가속화한다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영양손실도 야기될 수 있으며 GLP-1의 수요증가는 약 공급이 이에 못미칠 경우 가격상승으로 인해 건강상 반드시 필요한 이들이 이것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유사품을 저렴하게 이용해 건강의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다.  

 GLP-1 신약의 다른 효과는 바로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다. 2013년 쥐의 뇌의 측좌핵에 GLP-1을 주입하는 실험이 있었다. 이 부분은 보상중추의 핵심이다. 보상중추는 특정 행위에 쾌락을 주어 생명의 유지와 번식을 가능하게 한다. GLP-1을 주입한 쥐는 정크푸드 섭취는 줄었으나 정상식품 섭취엔 영향이 없었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 쥐에게 GLP-1을 주입하자 놀랍게도 알코올 섭취가 60%나 감소했다. 헤로인이나 펜타닐에 중독된 경우도 마찬가지 였다. 이는 GLP-1이 생존에 필수적인 욕구는 어느정도 유지시키면서 중독의 치료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때문에 전 세계 과학자들이 GLP-1을 이용한 중독 치료 연구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GLP-1 신약이 인간의 보상시스템 전체를 약화시킬 가능성도 상당히 우려스럽게 제기된다. 보상시스템은 생명유지와 번식 이외에도 그것 이상의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간의 욕망과 깊게 관련한다. GLP-1은 이것을 전반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이는 사람의 우울증을 증가시킬 수 있고 사회 문화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려 생산성과 문명의 발전 자체를 저해시킬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23년 유럽 의약품청은 오젬픽에 대해 일부 사용자에게 자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임산부가 복용할 경우 태아의 뇌에 작용해 자녀의 장기적 보상시스템에 영구적 변화를 일으킬 우려도 제기된다. 

 이런 비만 치료 제의 우려로 인해 저자는 또 다른 해결책을 탐색한다. 우선 사람이 탐식하는 이유는 생존과 즐거움, 마음의 위안, 과체중에 대한 심리적 보호 역할, 어릴 때 학습한 음식에 대한 생각과 감정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 1950년대만 해도 대부분이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에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영미 남성의 70%, 여성의 90%가 불만족한다. 이는 상업적 광고와 소셜미디어 때문이다. 이들은 물건의 판매를 위해 사람들에게 계속 그들이 뭔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런던 세인트 조지 병원의 100명 대상 조사결과 자신의 허리를 25%, 엉덩이는 16%나 더 크게 생각한다. 그래서 긍정적 신체 이미지를 갖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신체로 가능한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의 신체로 인해 사람은 걷거나 ,산책하거나, 책을 읽거나, 등산하는등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를 당연시 하지 않는 것이다. 다음은 신체 이미지는 구현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즉 운동을 하는 것인데 축구, 댄스, 농구, 등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일본을 찾는다. 일본은 놀랍게도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부유해졌지만 비만해지지 않은 나라다. 일본의 비만률은 겨우 4.5%에 불과하며 심지어 이마져도 매년 0.8%씩 감소하고 있다. 일본음식은 매우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한끼에 보통 60-65가지 재료가 들어가며 프랑스 음식은 고작 20개이며 가공식품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일본의 음식은 5가지 맛과 5가지 조리법, 5가지 색을 중시한다. 단맛, 짠맛, 쓴맛, 감칠맛, 신맛이며, 썰고, 굽고, 끓이고, 튀기고, 찌는 것, 검정, 흰색, 초록, 노랑, 빨강이다. 이는 영양소의 균형을 확보하는 건강한 방안이다. 일본은 음식가 사회문화 자체가 과식을 매우 어렵게 한다. 이들은 이렇게 먹을 뿐만 아니라 소식을 하는 특유의 풍습이 있다. 그렇기에 평균수명이 세계 1위이며 건강수명마저 그렇다. 요한하리는 일본의 이런 비만과 거리가 먼 음식문화가 하나의 답이라 생각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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