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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 3 - 지리는 어떻게 우주까지도 쟁탈의 대상으로 만드는가 ㅣ 지리의 힘 3
팀 마샬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25년 4월
평점 :
인간은 아프리카를 빠져나와 세계 각지로 퍼져나갔다. 아직 기술과 문명은 미약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긴 했지만 서로의 존재를 몰랐고, 텅 빈 땅도 많았다. 그러다 항해 기술이 발달하며 다른 사람들이 도착해 살고 있는 땅을 새로 발견하기도 했고,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인구가 불어나며 빈 땅도 점차 채워나가게 되었다. 땅과 바다엔 자원이 풍부하거나, 교통의 요지이기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지점이 있었는데 그 부분은 가장 강력한 나라가 차지하게 되었다. 처음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었고, 다음은 영국이었으며, 현재는 미국이 그렇다. 유럽의 강국들은 자기 나라와는 매우 동떨어진 곳에 속령을 갖고 있곤 한데 모두 과거의 흔적이다.
어쨌든 지구는 각 나라들의 영토와 사람으로 꽉 찼다. 바다도 완전하진 않지만 거의 교통정리가 되었다. 다음 곧 다가올 쟁탈지는 바로 우주다. 그래서 우주에서는 새로운 지정학과 쟁탈전,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리의 힘 3편은 바로 이 우주에 집중한다. 3년 정도 전에 나온 지리의 힘2권에서 우주편을 적지 않게 마지막 부분에 서술했는데 3권은 우주에만 모든 내용을 할애한다.
2차대전 당시 로켓이 발명되고 2차 대전 이후 냉전이 펼쳐지며 로켓기술은 자연히 우주로 연결되었다. 소련과 미국은 각축전을 벌였는데 승리자는 기술적 우위만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우주개발은 이렇다할 경제적 이득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렇게 우주는 잊혀져가다 21세기 들어 상황이 달라진다. 인공위성 발사되고, 그것이 군사적 상업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점을 가져왔다. 여기에 직접적으로 우주를 경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시화 되면서 각국은 다시 우주개발에 전력을 쏟기 시작한다.
우주는 자그마한 지구에 비해 매우 광활하지만 지구 가까운 우주 역시 지리적 요소가 많다. 방사능이 강한 곳, 행성의 중력이 발사체를 가속화하는 수퍼하이브웨이 지역, 군사 상업적 장비를 배치할 수 있는 전략적 회랑, 천연자원이 풍부한 곳들에 제한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로켓 기술과 로켓 발사에 적합한 땅이 필요하다. 로켓 발사에 적합한 땅은 적도에 가까운 지역이다. 적도는 자전 속도가 가장 빠르기에 로켓의 자전의 힘을 실을 수 있고, 이를 위해 로켓은 동쪽으로 발사된다.
인공위성은 1.3kg에서 1톤까지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태양전지판을 갖고 있고, 전자장비를 갖고 있다. 위성은 목표 궤도에 진입하면 지구 자전방향을 따라 서에서 동으로 비행한다. 위성은 대개 지구 중위도나 저위도 상공에 머무는 데 극궤도 위성은 발사 때 연료소모가 크기에 많이 발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성은 지구와 다른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그 궤도의 높이에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90분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
보통의 민간 기상 위성은 1km의 해상도를 갖는다. 1km보다 작은 대상물을 관찰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대개 해상도가 50m이하면 저해상도 위성으로 분류한다. 현대의 최첨단 인공위성은 0.15m의 해상도를 갖는데 사람이 쓴 안경의 상표를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저궤도 위성은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한다. 저궤도는 보통 지상에서 160-2000km의 범위다.
중궤도는 지상 2천에서 35768km의 범위다. 여기는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대략 12시간 걸린다. 중궤도 위성은 지구의 위치 확인 및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개 원자시계가 부착되어 있는 데 원자의 진동에 따라 시간을 측정하므로 오차가 수백만년간 1초 미만이다. 스마트폰과 차량의 내비게이션과 소통하며 위치추적장치로 사람의 위치도 파악한다.
35768km이상이 고궤도다. 여기서는 지구와 같이 위성이 도는 정지궤도이며 통신용으로 적합하다. 고궤도는 군사용 통신위성, 도청위성, tv위성, 라디오 위성, 광역 기상 위성이 체류한다. 고궤도는 무척 광활하여 자리는 많지만 아래에 위성이 많아 전파간섭이 심해 쓸 수 있는 주파수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un국제전기통신엽합은 고궤도 위성의 위치와 주파수를 지정한다. 정지궤도에서 미국은 군사, 민간상업용 고주파 위성 6대를 운용한다. 이 위성들은 차후 전투기를 비롯해 동맹국의 군대와 통신하고 미국의 핵조기경보시스템과도 통신한다.
고궤도에서 벗어나면 라그랑주 포인트가 나온다. 이곳은 지구와 달의 중력이 서로 상쇄되는 곳이다. 그래서 위성이 최소한의 연료소모로 머무를 수 있기에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지점이다. 그리고 두 개의 천체는 5개의 라그랑주 포인트를 갖는다. L1은 지구와 태양사이에 있으며 지구에서 150만km로 유럽과 미국이 공동제작한 태양관측위성인 소호가 근처에 위치한다.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2022년 L2에 도착했다. L2는 태양과 지구, 달의 반대편에 위치하여 머나먼 우주 관측에 적합하다. L3-5는 아직 미활용중이다. L3는 태양의 반대편이고 무척 멀어 관심이 거의 없다. L1과 2는 가깝기에 달개발의 전초기지 가능성이 높다. 특히 L2는 달의 반대편에 위치에 전파방해가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L2는 각축전이 벌여질 가능성이 높으나 폭이 80만 km나 되어 넉넉하다.
달은 지구에서 38만 5천km 떨어져 있다. 보통 지구에서 우주선으로 3일 거리이나 가장 빠른 기록은 뉴호라이즌스호가 세운 8시간이다. 달은 지구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밝은 곳은 고지대로 태양 빛을 잘 받아 밝아 보이는 것이고 어두운 지역은 과거 용암이 흘러 철이 있어 어두워 보이는 것이다. 달에는 규소와 알루미늄, 티타늄, 희토류가 다수 매장되어 있다. 달에는 무엇보다 헬륨3가 100만톤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핵융합의 원료가 되나 고작 1g의 헬륨3 채취를 위해 150만톤의 달 토양과 암석을 채취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달은 적도에서 남으로 2700km 거리에 2500km폭에 깊이가 13km인 남극 에어컨 분지가 있다. 여기는 주변에 우뚝 솟은 산이 있어 그곳이 햇빛을 막아 분화구 인근에 거의 햇빛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에 얼음 결정이 다소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의 극지점에는 6억 kg의 얼음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달에는 적도가 태양 노출이 더 강해 헬륨3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딘다. 달은 자전이 한달이나 되는데 그래서 낮이 14일 밤이 14일이다. 이는 극심한 온도 차이를 낳아 낮에는 132도, 밤에는 -179도에 이른다. 이는 달 기지의 금속이 팽창과 수축을 극심하게 반복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밤에는 배터리 충전도 어렵다. 그래서 기지는 적도보다는 춥지만 기온 변화가 적은 극지방이 추천된다. 달의 개기는 희박하여 방사능이 지구의 200배에 달한다. 하지만 달의 토양은 태양 복사에 대한 저항이 강하고, 낮은 열전도성으로 인해 기지건설 마감재로 적합하다.
화성은 최신형 우주선으로 7개월이면 도달한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지구로 가기 위한 정밀한 계산을 해야하기에 귀환 준비만 2년 가까이 소요된다. 화성과 지구는 평균 2억 2500만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가장 가까울 때면 5460만km이고 가장 멀 때는 4억 km거리다. 즉, 탐험은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이 아니고 그나마 지구와 화성이 근접할 때를 노려야 한다.
우주는 곧 아니 이미 세계 강대국의 각축장이지만 우주에 대한 국제 조약은 미미하다. 우주조약이 1967년에 이뤄졌는데 달과 기타 천체를 포함한 우주 공간은 주권 주장에 의해 또는 이용이나 점유에 의해 또는 기타 다른 수단에 의해서라도 한 국가의 전용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무엇보다 강제성이 없기에 문제다.
2019년 나토는 지상, 공중, 해상, 사이버 공간에 우주를 작전 영역으로 추가했다. 이듬해 우주센터의 설립에도 합의한다. 그리고 2021년 나토는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을 받으면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방위 조약 조항에 우주를 추가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하나의 위성이나 우주기지가 공격 받으면 집단 방위권이 발휘될 형국인 것이다.
우주에는 그간 위성을 발사한 나라들로 인해 쓰레기가 넘쳐난다. 나사는 지구 궤도 주변에 지름 10cm가 넘는 파편이 2만 3천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1-10cm크기는 50만개, 1mm이상이면 총 1억개다. 대부분의 파편은 크기가 작다. 하지만 이들은 시속 2500km로 공전하고 있어 고작 1cm의 파편과 충돌해도 시속 40km로 달리는 자동차와의 충돌 충격과 비슷한 타격을 입는다.
지금은 대 위성 무기가 많다. 탄도 미사일, 레이져, 고출력 마이크로파, 사이버 공격등이 있다. 여기에 상대위성에 화학물질을 분사해 카메라 시야를 차단하거나 유압식 로봇 팔을 이용하여 상대 위성을 궤도 바깥으로 던져버리는 방법도 있다.
중국은 1970년 최초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 5번째 였다. 중국은 고비사막과 쓰촨성 시창, 하이난 섬 윈창, 닝보에 발사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GPS에 해당하는 베이더우 항법시스템을 갖고 있다. 1980년대 미국은 GPS를 개발하여 토지활용의 극대화, 배송서비스의 효율화, 금융기관의 거래 시간 기록등 경제부양에 1조 4천억 달러의 효과를 보았다. 이러니 세계 각국이 그들만의 GPS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은 향후 10년 간 1천개의 위성을 더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2021년 러시아와 달에 공동기지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26년 3차례의 달 착륙 후 유인 임무 후 지구귀환이 목표이며 2036년 달기지 건설과 사람 거주가 목표다. 2028년엔 창어 8호가 3D프린터로 달의 토양으로 벽돌을 만드는 설계 로봇을 싣고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그리고 중국은 자체 우주정거장인 텐궁 3호를 운용중이다.
미국은 이에 대항해 2019년 우주군을 창설한다. 4성 장군이 지휘하며 타국 미사일발사를 감지하고, 적대국 인공위성의 전파를 차단하며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우주군의 예산은 연간 260억 달러에지만 병력은 아직 1만 6천명 정도 수준이다. 2023년 기준 미국은 4900개 위성 중 3000개를 가지고 있어 500개의 중국을 압도한다. 그리고 2028년가지 100대의 조기경보위성시스템을 구추가려 한다. 나사는 선외활동탐사복을 새로 개발했는데 움직임이 크게 개선되었다. 새 우주복은 이산화탄소를 배추라고, 전자장비가 소형화되어 안전장치가 강화되었다. 헬멧엔 통신장비, 고속 데이터 링크,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가 있고 방사능과 -150-120도를 견디고 6일간 생명유지가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에 비해 러시아는 우주 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경제력과 부정부패의 만연이 큰 문제이며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100만의 러시아인이 자국에서 이탈하였는데 이 중에서는 과학자도 많다. 러시아는 1992년 우주군을 창설했고, 글로나스 군집위성이 GPS역할을 한다. 러시아의 크로나 단지는 타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레이저 시스템을 보유한다. 러시아는 우주정거장, 재사용가능로켓, 우주예인성 등을 목표로 하나 실천이 어려워 보인다.
인도는 2019년까지만 해도 주요 강국들의 우주 야망을 비판하고 국제 공영을 외쳤으나 돌변한다. 인도는 2023년 챤드라 3호가 달에 착륙하여 4번째 달착륙 국가가 된다. 그리고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에 참여중이며, 아르테미스 협정국이다.
호주 역시 2030년까지 우주전력 중위권 강국이 목표다. 남반구라는 지리적 위치로 정보수집과 우주추적에 유리하여 우방국들의 관심이 많다. 호주는 외딴 곳에 우주기지 건설이 가능하고, 이는 보안과 주파수 방해를 방지한다. 1961년 호주는 미국과 협정하여 자국내 여러 개의 우주 기지를 건설한다. 이중 파인 갭 기지가 유명하며, 여기는 미국의 우주기반 적외선 시스템 지상 중계국이 탄도미사일을 감지한다. 호주는 2022년 우주방위사령부를 창설한다.
이스라엘은 1970년대 자국 군대가 시리아와 이집트의 기습 공격을 포착하는데 실패하자 우주에 관심을 보인다. 1982년 우주국을 설립하고 6년후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다. 다른 국가와 다르게 이스라엘은 서쪽으로 로켓을 발사하는데 동으로 쏠 경우 인근 국가에 공격으로 오인받을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연료를 30%나 더 필요로 하여 필연적으로 위성이 경량화되었고, 여기에 기술을 집약하였다. 이스라엘은 편대 비행이 가능한 나노 위성을 개발했고 UAE와 협력중이다.
UAE는 2009년 카자흐스탄에서 첫 위성을 발사한다. 2021년에는 화성의 대기를 조사하는 호프 우주선이 화성궤도 진입에 성공한다. 자체 위성 제작이 가능하고, 소규모 군집위성도 개발했다. 아르테미스 협정 가입국이지만 중국의 5G기술을 이용하는 바람에 미국의 제재를 받아서 우주 개발이 늦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