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본 책은 십대들의 중독이라는 책이다.나의 어린시절을 상기해도 그렇듯 그 때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고 쉽게 몰입하며 잘 헤어나오지 못한다. 그것은 십대들의 뇌가 그렇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책 '10대의 뇌'는 십대들의 뇌의 상황과 발달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쉽게 말해 호르몬의 홍수상태이며 각축장이지만, 그것을 통제할 만한 수단은 매우 미약한 것이 십대의 뇌 상태다. 그래서 십대는 쉽게 극단으로 가기도 하고 마라탕 같이 강한 자극을 추구하며, 뭔가에 쉽게 빠져 잘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하고 과도하게 자기 자신과 타인을 의식하기도 한다. 

 인간의 뇌는 후두엽-두정엽-전두엽의 순으로 발달하는데 후두엽은 시각, 두정엽은 몸에 전해지는 여러 감각의 처리, 전두엽은 자기인식과 미래기억, 통제를 담당한다. 이런 순으로 발달하기에 인간의 전두엽은 개인차는 있지만 20대 초중반에 완성되고 그래서 그제서야 철들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래서 한국의 경우 군대를 다녀와야 철들었다는 비과학적 소리를 하게 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십대의 뇌가 이렇게 진화한 이유는 인간의 지능과 그 산물인 문화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앞세대가 구축해 놓은 것들을 학습해야 하는 나이이기에 그것에 몰두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또한 성인이 되기 앞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구축과 자신에 대한 완성이 이뤄져야 하기에 뇌가 그렇게 발달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이 시기엔 빠른 학습과 처리를 위해 뇌의 가지치기가 이뤄지고 수초화현상이 일어난다.

 하지만 현대는 과거와 다르게 긍정적 학습 요소보다는 보다 자극적으로 십대의 뇌를 중독시킬만한 것이 넘쳐난다. 책' 포노 사피엔스'는 어느 덧 인간의 학명에 붙일만큼 우리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인간의 이야기다. 물론 이 책은 스마트폰에 대해 경고하기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우리 교육현장은 디지털과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는 추세인데 이를 미리 실행한 유럽의 선진국들은 전면금지로 향하고 있어 어색하다. 사회적 숙고와 합의가 필요해 보이는데 속도전 양상이다. 

 책' 도둑맞은 집중력'은 디지털 도구가 빼앗아간 집중력에 대한 문제를 고찰한 책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은 돈을 벌기위해 사람들이 자신들이 구축한 플랫폼이나 앱, 게임 등에 가능한한 오래 머무르게 하려고 한다. 즉, 중독을 시켜야 이득이 되는 구조다. 실제 게임이나 플랫폼, 앱 개발자들이 고려하는 요소는 그것의 재미,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최대한 많은 사용자의 유입, 그리고 이탈의 방지, 지속적 환기 등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게임이나 앱은 이렇게 작동한다. 사용해보면 재밌고, 여러 사람과 자꾸 나를 연관시키려하고 그 자체가 사용자가 많아 의존할수 밖에 없게 만들며, 지속적으로 구독이나 좋아요, 알림을 보낸다. 

 책 '중독의 시대'는 놀랍게도 인간 중독의 문명사를 관장한 책이다. 아주 오랜 중독거리인 술, 담배, 설탕 등의 향신료부터, 최근의 마약, 디지털 도구, 자극적 음식, 도박 등을 모두 고찰한다. 과거 중독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았고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놀랍게도 산업과 상업의 전면에 중독이 앞장선다. 

 인간의 3대 본능이 식욕, 수면욕, 성욕인 만큼 인간은 당연히 성에도 중독된다. 하지만 섹스 자체에는 잘 중독되지 않는다. 섹스를 허용해주는 짝을 마련하는게 당연히 어렵고, 성행위 자체도 시간과 체력을 요하는 것이라 지속적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를 향한 욕구만큼은 중독될 수 있고 무한대다. 이는 도파민과도 관련한다. 도파민은 모든 중독의 필수물질인데 목표 자체보다는 목표를 향한 갈망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성행위 자체보다는 그것을 갈망하게 하는 포르노에 중독된다. 

 책 '포르노 랜드'는 불법적이고 파괴적이며, 착취적이고 중독적인 포르노에 대한 것이다. 그것에 대한 모든 부작용이 다뤄지며 당연히 중독에 대해서도 다룬다. 포르노는 누구나 인터넷 연결만 되어 있으며 쉽게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며 현실세계에서 마주하기 힘든 이상적 파트너와 실제 성행위에서 있기 어려운 강한 자극을 제공한다. 때문에 섹스 그 자체보다 훨씬 중독되기 쉽다. 

 십대들의 뇌로 돌아간다면 그 시절의 중독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 중독으로 학습을 지속할 수 없기에 자신의 현재와 미래가 망가지고, 신체건강에도 치명적이다. 흡연의 경우 십대부터 하는 경우 성인이 뒤어 흡연하는 경우 보다 암발병률이 4배나 높다. 특히, 흡연과 직결되는 폐암은 무려 18배에 달한다. 

 중독은 십대의 뇌 자체를 망가뜨린다. 어느 것이든 중독에 빠지면 뇌의 구조가 자극에만 반응하는 구조라 바뀌는데 이를 팝콘 브레인이라 한다. 자극에 익숙해진 나머지 곧바로 튀어 오르는 것들에만 반응하기에 이런 비유적 이름이 붙은 것이다. 하지만 뇌가 이렇게 되면 일상에는 무관심해져 타인의 감정이나 진짜 현실에 무감각해진다. 

 사회 뿐만 아니라 청소년은 정말 중독의 홍수속에 무방비로 살아간다. 자극적인 영상과 볼거리가 넘쳐나 이전 긴것을 전혀 참지 못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5'를 보면 최근 영상을 1분으로 요약해주는 숏폼, 그리고 3-4분 정도의 가요도 줄여서듣는 숏폼이 유행이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긴 호흡으로 무언가의 변화를 분석 관찰하고, 책을 읽어내는 것이 가능할까 싶다. 결국 중독은 올바른 판단과 행위를 할 수 있는 시민의 부재로 이어질게 확실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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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는가 - 노화, 수명, 죽음에 관한 새로운 과학
벤키 라마크리슈난 지음, 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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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죽음을 인식하는 인지능력을 갖고 있기에 그것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한다. 하지만 의외로 담담히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갖고 있기도 하다. 스티븐 케이브란 사람은 이런 죽음을 피하려는 불멸성의 추구야말로 인간문명의 원동력이라 칭한 바 있다. 죽음에 대한 인간의 전략은 크게 4가지라 볼 수 있다. 최대한 오래 살려고 하기(진시황이 한 짓이다, 물론 오히려 빨리 죽었지만), 죽은 뒤 육체의 부활(예수나 미이라 등이다.), 영혼으로 이어지기(대개의 종교가 근거 없는 내세를 약속하고 현실에서 물질, 정신적 행위를 요구한다), 작품, 기념품, 생물학적 자손들로 유산 남기기다.(가장 현실적인 행위다)

 지난 150년 간 인간의 수명은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렇다고 늙은 노인이 200세까지 사는 것은 전혀 아니다. 과거 평균수명은 30세 정도로 극히 낮았는데 이는 사람이 30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유아 사망률과 질병등으로 요절하는 사람이 수치를 낮춰왔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운 좋게 넘긴 사람은 지금 만큼은 아니어도 충분히 오래 살았다. 때문에 평균수명의 연장은 요절하는 사람의 수를 크게 줄인 것에 기인하지 인간 자체의 수명을 늘린 것은 아니다. 

 인간이 죽는 이유는 생명체를 유지하는 기제에 문제가 생겨 결국 총체적인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간 DNA에는 발달과 성장, 생명유지를 위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설계도가 있다. 이는 매우 정교한 복제능력을 갖고 있지만 실수라는 것을 하며 이것을 수정하는 기제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나이가 들수록 점차 붕괴한다. 이렇게 연령이 높아지며 점차 망가져가는것을 노화이론이라 한다. 이 이론은 몸은 나이들어 죽기 전 유전자를 전달할 수단일 뿐이기에 몸이 유전자 입장에선 일회용이니 임무를 마치면 점차 노화하여 폐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세대를 거듭하면 생식세포는 기존 부모가 갖고 있던 노화의 표지나 후성적 표지를 모두 초기화해 젊고 건강한 세대를 다시 만들어 내어 진화한다. 그리고 이런 기제는 부모 자식이 뚜렵이 구별가능한 생물일 수록 잘 나타난다. 그리고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게서도 잘 드러난다. 성이 진화한 이유는 각 부모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 유전적 변이를 이뜰어내고 이를 통해 환경변화 적용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결국 성별을 분리한 대가는 죽음일지도 모른다. 무성생식 생물은 죽음이 유성생식 종만큼 뚜렷하진 않기 때문이다.(스스로가 복제되거나 다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복제의 회수에 한계는 있다.)

 동물의 수명엔 큰 차이가 있다. 이는 대사율과 관련하는데 동물의 대사율은 뭄무게의 (3/4)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래서 동물은 클수록 대사율이 낮다. 포유동물의 심박수는 평생 15억회 정도다. 대사율이 느리면 심박은 낮고 그래서 오래 산다. 이런 모든 관계는 마치 생명의 자연적 한계가 설정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큰 동물의 대사가 느린 이유는 신체가 크기에 표면적이 적어 체온 유지에 유리해 대사를 낮게 유지할 수 있고, 포식당할 확률이 적어 오래 살며 새끼를 키우는 것이 더 적응적이기 때문이다. 작은 생물은 정확히 반대로 표면적이 넓어 체온 유지가 어려워 대사가 빨라야 하고 잡아먹힐 확률이 높아 긴 수명을 설계하는 것이 비적응적이다. 

 이런 이유로 수명지수란 것이 있다. 신체크기와 평균수명간의 비례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대부분의 동물은 1이다. 인간은 이것이 무려 5로 이는 인간이 신체크기에 비해 5배나 긴 수명을 보인다는 의미다. 인간은 의례적인 경우로 인간보다 높은 수명지수를 보이는 생물은 포유동물 중 19개 종 뿐이다. 그 유명한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있고, 나머지 18종은 모두 박쥐다. 박쥐는 포식확률이 낮은 조류이고(그래서 조류들은 대개 몸집에 비해 수명이 길다), 여기에 포식자가 침입하기 어려운 동굴에 거주하며 그나마도 거꾸로 매달려 있어 잡아먹힐 확률이 극히 낮다. 여기에 동면까지 취하기에 이들의 대사속도는 더욱 느리다. 이런 박쥐의 수명지수는 무려 10에 달한다. 이제 책에서 제기하는 노화의 원인을 살펴보자.


1.DNA의 문제

 유전자에 기록된 가장 중요한 정보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다. 신체를 조립하는 조직이니 이것을 만드는 방법은 신체를 구성하는 것이 된다. DNA는 디옥시리보스라는 당과 인산염이 번갈아가면서 늘어서 골격 가닥을 이룬다. 그리고 각각의 당분자는 네 가지 염기인 A, G, T, C와 결합해 정보를 부호화한다. 이 분자들이 특정한 순서로 늘어놓여 의미와 정보를 전달한다. 그리고 A-T, C-G만 결합한다. 그래서 한 쪽만 알면 반대를 알 수 있고 이 때문에 한 가닥만 분리하여 복제가 가능하다. 

 DNA에서 유전자를 부호화한 부분이 북제되어 RNA를 생성한다. RNA는 한 가닥이고 리보스라는 당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T대신 V염기를 쓰는게 차이점이다. 일부 RNA는 단백질을 만드는 기계의 부푼 역할을 한다. 유전자의 활성을 켜고 끄기도 한다. 구분은 위해 유전자 복사와 관련한 RNA를 mRNA라 한다. 

 단백질의 원료인 아미노산의 생성엔 문제가 있다. 그것은 20개인 반면 설계도인 유전 염기는 4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염기를 세 개씩 한 단위인 코돈으로 묶어 스며 한 코돈이 한 개의 아미노산에 대응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엔 세포내 조직인 리보솜에서 일어난다. 

 아미노산 서열 속에는 그 단백질 자체가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특정한 형태로 접히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있다. 단백질 사슬을 스스로 접히는 능력 갖추고 있기에 유전자 속의 일차적 정보가 삼차원으로 구성된다. 유전자에는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여기는 인체를 단순히 구성하는 것 외에 중단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단기, 장기간 만드는 정보도 있다. 이 신호들은 주변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나 다른 유전자에 의해 활성화, 비활성화한다. 

 DNA 복제는 성장하는 것 이외에도 세포를 평생 무수히 복제하므로 계속 일어난다. 이는 매우 정교하나 꾸준히 오류가 일어난다. 이런 돌연변이는 있어도 다른 유전자가 이 기능을 대체 하는 경우가 많아 괜찮다. 그리고 생식세포의 돌변변이는 치명적일 수도 있지만 적응적 변이를 일으켜 진화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체세포는 다르다. 여기서의 돌연변이는 생명과정 자체의 붕괴를 일이킬 수 있다. 

 인간의 유전자 설계도는 방사선이나 화학물질 등 환경인자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자외선은 두 개의 인접한 티민을 서로 연결하여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자외선 노출은 매우 흔한 일이기에 티민이량체가 생기는 것은 흔하며 이는 하나처럼 움직인다. 티민이량체가 있으면 DNA복제가 차단되어 새로운 DNA생성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자외선에 지속 노출되면 놀랍게도 티민이량체가 사라지고 다시 채워진다. 이는 DNA가 티민이량체를 인식하고 복구하는 기전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손상이 너무 크거나 복구기전자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암이 생겨나게 된다. 

  DNA손상대응의 핵심은 p53단백질이다. 이는 TP53이라는 종양억제 유전자의 산물이다. 모든 암의 거의 50%에서 p53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정상적인 경우 p53은 동반자 단백질이 결합해 비활성화 상태다. 하지만 DNA 손상을 감지하면 p53이 세포에 축적된다. p53은 세포내에서 항상 생성되어 빨리 교체된다. p53은 많은 유전자를 활성화 시켜 DNA복구 유전자 활성화 그리고 손상이 심한 세포의 자멸사 유전자를 켜기도 한다. 인간은 부모에게서 각각 한 개씩 p53 유전자 물려 받는다. 그런데 이는 적은 숫자다. 우리 보다 세포가 훨씬 많은 코끼리는 p53 유전자가 20개나 된다. 그래서 암에 좀처럼 걸리지 않는다. 이는 큰 몸의 유지를 위해 진화한 기제로 보인다. 

 실제로 강력한 DNA 복구 기제는 수명과 강한 상관관계가 당연히 있다. 


2. 텔로미어

 온전한 염색체의 말단은 끊어져도 바로 연결되지 않고 분리 상태를 유지한다. 이를 텔로미어라 한다. 인간은 46개의 염색체 당 두 개씩 텔로미어 92개를 갖는다. 텔로미어의 염기서열은 반복적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의 텔로미어 반복서열은 TTAGGG식이다. 어느 정도 반복되며 염기는 점차 사라지는데 그래서 반복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결국 모두 닳아서 사라지면 문제가 생긴다. 

 텔로미어의 반복서열을 연장하는 효소가 있는데 텔로머라아제다. 대부분 세포는 텔로머라아제를 생성하지 않는다. 생식세포와 일부 특수세포 그리고 암세포가 불행히도 예외다. 암세포는 흔히 세포의 분열한계를 일컫는 헤이플릭한계조차 없다. 그래서 인간이 죽음을 맞게 되는 것이다. 

 텔로미어의 구조는 특별하다. DNA가닥 중 하나가 다른 가닥보다 곧게 뻗어 있다. 이 긴 가닥이 고리처럼 되돌아오면서 특수한 단백질의 도움을 받아 특이한 구조를 이룬다. 이를 셸터린이라 한다. DNA말단을 보호하고 끊어졌다고 인식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텔로머라아제에 결함이 있거나 양이 적으면 이른 나이에 노화 관련 질병에 시달린다. 스트레스는 노화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되는데 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량의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 텔로머라아제 활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텔로미어가 이렇게 수명가 관련하기에 길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닳는 속도가 중요하다. 실제 생쥐의 텔로미어는 인간보다 길다. 다만 빠르게 닳아버리기에 소용이 없다. 


3. 후성유전

 전사인자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어떤 유전자를 얼마나 켜고 끌지를 결정한다. 줄기세포에는 그래서 활성전사인자가 많다. 일본의 야마나카는 4가지 전사인자를 활성화 시키면 성체세포도 만능성 줄기세포로 바꿀수 있음을 밝혔고 이를 유도만능줄기세포라 한다. 모든 세포에는 항상 발현되는 유전자가 있는데 이를 살림 유전자라 한다. 

 하지만 많은 유전자들이 전사인자에 의해 활성화하거나 비활성화한다. 대장균은 평소 유당을 접할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유당을 접하면 이를 소화하는 유전자가 활성화하고 사라지면 다시 꺼진다. 염기인 ATCG에는 화학적 작용기가 붙어있다. -CH3메틸기가 추가되면 스위치가 꺼지는 식이다. 세포는 분열하면서 모세포의 메틸화패턴을 그래도 보전한다. 그래야 적응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DNA에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이 둘러쌓여 있다. 히스톤은 양전하를 띠고 있어 DNA의 인산염을 끌어당긴다. 그래서 DNA를 고도로 당기는 힘으로 압축한다. 8개의 히스톤이 모여 공모양을 만들고 그것을 DNA가 감싼 형태가 뉴클레오솜이다. 이것이 가지런히 정렬해 실모양을 이룬 후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촘촘하게 엮여서 세포의 핵이라는 비좁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크로마틴이 압축된 상태에서는 그때그때 필요한 DNA상 정보를 전달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크로마틴은 압축 저장하고 항상 필요한 부분은 쉽게 접근하는 구조를 갖는다. 

 DNA가 메틸화하면 비활성화하고 히스톤 아세틸화는 활성화를 한다. 이런 DNA메틸화는 연령과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건강수명, 암, 치매 발생위험을 가능하게 하는 메틸화 부위가 무려 513개나 된다. 메틸화 패턴은 그래서 생물학적 시계나 다름이 없다. 이처럼 후성적 유전적 표식은 염증 경로의 증가와 RNA 및 단백질 합성 경로의 감소는 물론 DNA복구와도 관련이 있다. 그래서 결국 노화가 일어난다. 후성유전 변화 역시 일정표를 따르는 것 같다. 


4. 단백질

 단백질은 올바로 생성되어도 잘못 접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샤프롱이다. 아미노산이 접히는 이유는 일부 아미노산이 소수성을 띠기 때문이다. 소수성은 물 노출을 싫어하는 성질이다. 친수성은 반대로 물 노출을 즐긴다. 그래서 소수성을 띠는 것이 물을 피하기 위해 안으로 오그라들어 숨고 친수성이 드러나며 단백질은 접히게 된다. 이들은 분포에 따라 접힘은 상당히 다양해진다. 

 다만 단백질은 굳건하진 않기에 시간이 지나면 사슬이 엉켜 기능을 잃게 된다. 많은 단백질은 생성 후 특정 부위에 당분자가 추가된다. 이를 당화라고 하며 작동에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노화하면 당분자가 무작위로 단백질에 추가된다. 이를 무효성 당화라 하며 백내장, 황변병성 같은 병의 원인이 된다. 

 그리고 신체에는 이런 잘못된 단백질을 고치는 기제가 있다. 유비퀘틴이라는 표지가 잘못된 단백질에 붙고 이것을 프로테이솜이라는 것이 부숴셔 재활용한다. 다만 이 기제 역시 노화하면 잘 잘동하지 않게된다. 오류 단백질이 규모가 커지면 이를 리보솜에서 처리한다. 이를 자가포식이라 한다. 자가포식은 결함있는 단백질 이외에도 노화한 세포구조물, 세균바이러스를 제거한다. 

 비정상단백질이 과다하게 되면 이 재활용기전에 과부하게 걸려 리보솜에서 단백질 생산을 중단한다. 이를 통합스트레스반응이라한다. 


5. 열량제한

 TOR은 영양소가 충분할 때 세포 속에서 일련의 단백질 합성을 활성화해 세포 증식을 조절한다. TOR이 영양소를 감지해 세포를 능동적으로 자극해야 증식이 일어난다. 홀과 소넨비는 TOR에 그 과정을 능동적으로 허용해주지 않으면 세포가 mRNA를 번역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시작할 수 없고 따라서 증식이 멈춤을 밝혀냈다. TOR은 활성효소의 하나이며 다른 활성효소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이런 네트워크 효과로 TOR은 광범위한 역할을 한다. TOR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영양소가 풍부하고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서 자가 포식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열량제한을 하면 TOR이 비활성화한다. 그리고 이는 자가포식을 증가시키기에 단백질의 잘못 접힌 부분을 적극 개선한다. 놀랍게도 면역억제제인 라파마이신도 열량제한처럼 TOR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IGF-1이 결합하면 daf-2 수용체가 활성한다. daf-2는 연쇄반응을 일으켜 daf-16 단백질을 인산화한다. 그런데 이 인산화한 daf-16은 핵속에 침투를 못한다 돌연변이가 생겨나야 하고 그래야 핵속에 들어가 수많은 유전자를 활성화한다. daf-16은 굶주림, 온도상승 등의 스트레스 대처한는 유전자와 당백질이 문제를 일으키기전 미리 손을 쓰는 샤프롱 단백질을 부호화하는 유전자도 활성화 한다.  

 

6. 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는 오래전 큰 세균이 하나의 작은 세균을 삼키고 이것이 소화되지 않고 우연히 공존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 기관으로 자리 잡아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고등생물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생명체가 흡수한 에너지를 ATP로 전환한다. ATP는 아데닌 염기에 리보스 당과 세 개의 인산염이 연결된 것으로 결합자체에 고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 결합이 끊어지면 역시 고에너지를 방출한다. 즉, ATP는 인체 전체를 돌아다니며 에너지가 필요한 곳에서 결합을 끊어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종의 화학적 고성능 배터리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생성하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미토콘드리아는 두 개의 막으로 이뤄진다. 내막 안쪽에는 크고 복잡한 단백질 분자들이 호흡을 통해 생성도니 에너지를 이용해 수소이온을 내막 밖으로 내보내어 양성자 농도차를 만든다. 하지만 양성자는 생체막을 통과하지 못한다. 미토콘드리아의 막 부분에 있는 ATP 합성효소라는 특수한 분자만이 통과경로가 되는데 여기엔 터빈 같은 것이 있고 여기를 지나가며 터빈이 돌아가 ATP가 생성되는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매일 거의 자신의 몸무게와 비슷한 ATP를 생성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대부분의 유전자를 버렸다. 99%이상이 핵속 염색체 유전자로 생성되며 자신이 나머지 일부만을 갖는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정자가 관여하지 않아 오로지 모계계승이 이뤄진다. 간혹 사람중에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세 부모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엄마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경우 부부의 수정란을 정상적인 여성의 핵을 제거한 난자에 넣어 발생을 시키는 것이다. 이 방법이면 부부의 유전자를 그대로 계승되면서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한 아이가 태어날 수 있고 영국에선 합법이다. 

 이런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미토콘드리아도 나이가 들면 결합이 생긴다. 이것은 원래 길쭉한 타원이나 노쇠할 수록 원형에 가까워진다. 정상적인 대사의 부산물로 화학적 활성이 높은 분자가 생성된다. 이중 일부를 유리기라 한다. 이것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세포를 손상시켜 노화를 가속화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당분자를 산화해 연소시키는데 이대 산소를 물로 환원시킨다. 하지만 일부가 환원되지 않고 활성산소를 형성한다. 이것이 단백질과 유전자, 세포의 다른 구성요소를 손상시킨다. 즉,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상실은 더 많은 활성산소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인체 손상을 가속화해 노화를 촉진하게 되는 것이다. 

 노쇠한 미토콘드리아는 파열하고 그 안의 물질이 세포질로 나오게 된다. 문제는 미토콘드리아는 별도의 유전자를 갖고 있기에 세포가 이를 외부물질로 인식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느 것이다. 때문에 노쇠한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지면 광범위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7.줄기세포

세포는 유전자 손상을 감지하면 3가지 기전을 작동시킨다. 손상이 가벼우면 복구기전을 작동하고, 심각하면 세포사멸화 유전자를 켠다. 마지막은 손상으로 인해 더 이상의 세포분열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모두 암을 예방하는 조처다. 

 세포가 노쇠하면 염증을 일이크고 주변 조직의 기능을 방해하는 사이토카인 등의 물질을 분비한다. 노쇠세포는 보통 처리되나 노화하면 그 기능도 떨어져 문제를 일으키는 세포들이 신체내에 많아지게 된다. 

 세포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꾸준히 보충된다. 물론 심장과 뇌는 예외다. 심근 세포는 평생에 걸쳐 겨우 40%만이 보충되며 뇌세포는 연간 1.75%만이 재생된다. 이 두 기관의 손상이 치명적인 이유다. 

 조직의 재생에는 줄기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노화로 줄기세포는  더 많은 줄기세포를 만드는 임무와 재생을 해야하는 임무 사이에서 균형을 상실하게 된다. 줄기세포는 노화의 위험성이 커지면 수선보다는 사멸한다. 왜냐하면 암으로 발생할 경우 위험부담이 일반세포에 비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화하면 전신의 줄기세포는 빠르게 고갈되어 신체 전체의 재생능력이 크게 저하하게 된다. 특히, 조혈세포 부분의 줄기세포가 고갈되면 면역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노화로 인한 전 분야의 줄기세포 고갈은 외모의 노쇠화, 전체적인 신체기능의 저하, 면역 기능의 저하의 주원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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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 - 우리의 문명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 접근
바츨라프 스밀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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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년 여름 기온은 최고 기온을 갱신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올 여름이 앞으로의 일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거론한다. 온난화의 영향은 실로 광범위하다. 교육, 생산성, 의료, 수명, 농업, 범죄, 복지, 군사, 치수, 총체적 경제성장 등 거의 사실상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인류의 안녕에 탄소의 감축은 매우 중대하게 관여한다. 하지만 인간은 문명 발달 과정에서 특히, 근대와 현대에 이르러 상당히 화석 연료에 의존해왔고 이는 언급한 전 분야에 깊숙이 새겨져 있기에 탈탄소는 매우 어려운 실현 과제다. 

 책 '세상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가'는 인간 문명의 발달사의 여러 부분을 살핀다. 동시에 인간이 얼마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지 그리하여 탈탄소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고찰하고 소위 일부 선진국들이 제기하는 탈탄소 목표가 실현 가능성이 적은지를 짚는다. 이처럼 문명사를 통해 인간의 탄소 의존도를 잘 드러낸다는 점이 이 책의 특별함이다.


1. 에너지

 책은 먼저 에너지를 살피다. 우주엔 열역학 법칙이 있다. 1법칙은 우주의 에너지나 물질은 전환될 뿐 절대 사라지지 않고 보존된다는 것이며 2법칙은 그 에너지의 유용성이 점차 사라지는 방향으로 무질서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다. 이런 우주에서 물질과 에너지가 무질서하게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일부 중력장의 뭉침으로 물질과 에너지가 모여 항성계와 은하, 생명을 잉태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명은 에너지를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전환하는 장치다. 

 그리고 이 생명 중 하나인 인간이 만들어낸 경제 체제는 자원으로부터 에너지를 추출해 가공하고 상품과 서비스로 구현되는 에너지로 바꿔가는 체제다. 그래서 인간의 경제 체제엔 에너지가 중요 요소가 되며 인류가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나서야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1600년경 인간은 작물 이외의 석탄에서 열을 얻기 시작한다. 1850년이 되어서도 총 연료 에너지의 7%만 석탄이었고 축력이 50%, 인력이 43%였다. 1950년에 이르러 화석연료가 일차 에너지의 75%를 차지하게 된다. 

 화석연료의 사용은 근대에 폭발하는데 19세기 60배가 늘어나고 20세기엔 16배가 늘어 산업화 이후 지난 22년간 총 1500배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인간이 사용하는 유효에너지의 공급 총량도 크게 증대한다. 1800년 일 인당 0.05기가 줄, 1900년 2.7, 2000년 28, 2020년 34기가줄에 이른다. 34기가 줄은 상당히 큰 에너지다. 800kg의 원유 또는 1.5톤의 역청탄, 60명의 성인이 밤낮없이 일년 내내 일해야 만들어내는 에너지다. 

 이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데 이를 재생에너지로만 충당하는데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독일은 2020년의 경우 구름이 많이 끼자 태양광이 11%만 작동하여 화석연료로 전기의 48%를 충당해야 했다. 덴마크 같은 소국은 평소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다가도 기상이 안좋은 경우 네트워크를 이용해 인근 국가들과 전기를 교류할 수 있으나 독일처럼 큰 경제는 이것이 쉽지 않다. 

 재생에너지 중 풍력도 쉽지 않다. 풍력은 태양광보다 위치가 더 한정되는데 그러다보니 소비지와 멀리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장거리 직류송전과 고전압 송전장치가 필요하며 이는 상당한 낭비를 낳게 된다.  


2. 식량 

 20세기의 녹색혁명으로 세계의 영양은 크게 개선되었다. 영양부족은 1950년 65% 1970년 25% 2000년 15% 2019년 8.9%로 크게 줄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기간 인구는 두 배 넘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인구가 늘면서 영양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식량생산이 엄청난 증대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 식량증대에도 화석연료가 깊이 관여한다. 농업에는 농기계와 강철, 운성을 위한 철도와 선박, 그리고 무기비료의 공급이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이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19세기만 해도 씨를 뿌린 경작지 1ha당 연간 27시간의 인력이 투입되었다. 그리고 수확의 전 과정까지는 연간 최소 120시간의 인력이 요구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농업 전과정에서의 화석연료의 투입으로 같은 면적당 인력은 겨우 2시간 이하가 필요하다.

 질소는 모든 생물의 생육에 필요하다. 질소는 대기에 충분하나 문제는 이것이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대개 비활성화 상태이나 매우 소수의 자연과정에서만 활성화한다. 바로 번개가 치는 것인데 그러면 번개에 닿은 공기부분에서 질소산화물이 생성되고 이것이 빗물에 녹아 땅에 흡수되어 질산염이 형성된다. 다만 번개가 자주 치는게 아닌 만큼 자연적으로는 이것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질소를 땅에 공급하는 다른 방법은 콩과 식물의 뿌리에 서식하는 박테리아가 질소를 쪼개 암모니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질산염이 된다. 그리고 효율이 낮은 다른 인위적 방법은 인간이나 가축의 배설물을 땅에 뿌리는 것이다. 다만 배설물의 질소함량이 매우 낮아 대량살포가 필요하다. 헥타르당 10톤이 기본이다. 

 이런 상태에서 1909년 프리츠 하비가 암모니아 합성법을 개발한다. 그 덕에 녹색혁명이 일어났고 지금의 과도한 인구 부양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우주의 모든 것은 결국 전환인만큼 엄청난 양의 식량엔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밀가루 생산을 위해서는 낱알을 걷어내는 도정을 하고 이 과정에서 질량이 25%감소한다. 80g의 통밀에서 밀가루 58g이 나오는 셈인데 여기에 디젤유가 80ml정도 필요하다. 이 밀가루가 빵으로 구워지고 그 과정에서 원재료와 완성재료가 이동, 포장, 유통되는 전과정을 감안하면 빵 1kg에는 무려 210ml의 디젤유가 투입된다. 

 그리고 축산도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지난 50년간 소나 돼지보다는 닭의 가축사료 효율이 크게 개선되었다. 1950년 3:1이었지만 지금은 1.82:1이다. 이는 매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나 닭의 품종을 개량해 식량이 될 몸만 커지고 걷지 조차 못하는 기형적 닭은 양산한 결과다. 그 결과 닭이 겪는 고통은 상당하다. 하지만 이 닭고기도 먹을 수 있는 부분만으로 계산하면 사료와 :1수준으로 떨어지고 사료, 운송, 도축, 가공, 조리의 모든 과정을 생각하면 1kg의 닭고기에 원유 300-350가 필요하다. 빵보다는 높지만 고기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소와 돼지고기는 여전히 닭에 비해서는 크게 전환효율이 떨어진다. 

 사실 놀라운 것은 채소다. 채소는 고기보다 훨씬 나쁜 전환효율을 보인다. 토마토 재배에는 묘목, 비료와 농약, 물과 난방, 노동력, 시설이 필요하다. 이건 생산이고 역시 수확, 유통, 가공, 조리의 전과정을 생각하면 토마토는 1kg당 650ml의 원유를 쓴다. 때문에 온난화를 생각하는 채식주의자는 야채, 과일보다는 곡물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여기에 토마토는 단위 면적당 비료도 옥수수의 10배나 요구한다. 

 어류도 효율성이 낮다. 새우나 랍스터는 놀랍게도 1kg당 10리터의 원유를 필요로 한다. 최악인 셈이다. 정어리나 고등어 같은 표영성 어류는 1kg당100ml의 원유가 필요하고, 초식어류는 300정도이지만 참치, 농어, 연어같은 인기 육식어류는 무려 2리터 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부 국가의 열악한 상황은 낭비를 더 부추긴다. 저소득 국가는 식물 저장방법이 낙후하고 냉장시설이 부족해 상당한 식품이 시장에 도달하기도 전에 폐기딘다. 전 세계의 식물 폐기량은 엄청난데 뿌리작물, 열매, 채소의 50%, 어류는 1/3, 곡류는 30%, 식용육, 유제품의 20%가 폐기된다. 이 중 가정에서 버리는게 30%d이고 나머지는 생산, 유통, 가공과정에서 버려진다. 


3. 시멘트, 강철, 플라스틱, 암모니아

 위 네 물질은 현대 사회의 기둥이라 할 수 있다. 하나라도 없다면 문명은 상당한 곤란을 겪는다. 문제는 이 네가지 필수품이 생산과정에서 대량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깨지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과 열가소성으로 인해 널리 쓰인다. 그 생산량은 1925년 2만톤이었으나 지금은 4억톤이 넘는다. 거의 모든 가전제품, 자동차, 항공기에 대량 사용한다.

 강철은 탄소함량이 많이 연성이 낮고 인장강도가 약하다. 하지만 강철빔은 화강암 기둥보다 15-30배의 무게를 지탱하고 인장강도는 알루미늄의 7배, 구리의 4배다. 내열성도 훨씬 강하다. 여기에 철은 지각에 풍부하나 무려 5%나 된다. 강철은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는데 1톤당 50kg의 탄소를 배출한다. 세계적으로 연간 900만 메가톤의 강철이 생산되는데 여기서 배출하는 탄소는 전체 배출량의 7-9%에 달한다.

 시멘트는 커다란 가마에 분말 석히석과 점토나 혈암, 폐기물을 넣고 1450도 이상에서 가열해 생산한다. 이를 소결하면 용해된 석회석과 알류미노 규산염이 클링커에 남고 이를 곱게 빻으면 시멘트가 된다. 시멘트와 물, 골재를 섞은 것이 콘크리트인데 이는 압축에는 잘 견디나 장력에 약해 툭하면 금이 간다. 장력을 위해 철근으로 보강하는데 건설현장에서 그렇다. 

 

4. 세계화

 인간은 고대부터 꾸준히 교역을 해왔다. 하지만 전지구를 연결하는 세계화는 4가지의 근본기술로 가능해졌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디젤엔진, 제트여객기 추진에 사용하는 가스터빈, 대형벌크선과 컨테이너 수송, 컴퓨터의 활용과 정보처리의 비약적 발전이다. 

 초기 증기기관 수송선은 효율이 좋지 못했다. 무엇보다 무겁고 부피가 큰 석탄을 선적해야 했기에 화물을 실을 칸이 부족했다. 그러다 증기선의 외차를 대신한 스크루 장치의 도입으로 증기선이 강신이 범선에 우위를 차지한게 1897년이다. 디젤엔진이 개발되지 이 증기선보다 연료를 적게 실고 효율은 2배에 달해 재급유가 필요없이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살아있는 가축 및 냉장육류도 교역이 가능해지게 되었다. 

 가스터빈은 연료를 압축공기의 흐름속에 분무하여 고속으로 기계 내에 확산한 뒤 나가며 고온가스를 만들어 낸다. 보잉747에 이것에 설치되었는데 더 큰 추진력과 적은 소음을 내었다. 기존 가스터빈 이전의 비행기들은 규모가 커졌지만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고도가 낮아 난기류에 시달렸다. 747은 1548기 생산되어 50년간 전 세계로 50억명을 수송한다. 

 1973년에서 2019년 세계 해상무역은 3배 증가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초기 컨테이너선은 겨우 1968개를 적재하나 지금은 2만 3756개를 적재한다. 컨테이너는 배에 물건을 실고 내리는 것을 매우 규격화하여 항만의 작업을 매우 효율화하였다. 그리고 이는 세계 교역의 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한다. 

 그리고 이런 세계화 과정 모두 많은 탄소의 사용을 전제로 한다.


저자는 인간이 여러 위기를 과소 평가하고 일부는 과대 평가함을 다른 장에서 드러내기도 하며 인간이 탄소배출의 축소에 얼마나 어리석고 비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설명한다. 문명이 탄소에 깊게 얽혀 있어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아 인상깊었다. 물론 원전에 대한 지나친 낙관과 위험의 무시는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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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 학교수업이 즐거워지는 9가지 인지과학 처방
대니얼 T. 윌링햄 지음, 문희경 옮김 / 부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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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학습하는 과정을 단순화하면 환경-작업기억-장기기억의 순이다. 환경이 뭔가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면 인간은 그것을 해결하거나 이해하기 위해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 이 관심과 주의가 일어나는 부분이 작업기억이다. 의식이라 할 수도 있겠다. 하여튼 문제는 이 작업기억은 용량의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인간은 한 번에 혹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한다. 이 작업기억에서의 일이 훌륭히 처리되면 해당 자극은 장기기억으로 넘어간다. 학습이 일단된 것이다. 책은 이런 인간의 기본적 인지과정을 전제로 하여 교육적 논의를 전개한다. 최근 2022개정교육과정은 개념기반교육과정을 그 토대로 하는데 개념의 이해와 그것의 확장적용을 목표로 한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개정교육과정의 이해에 함의가 있다.

 아이들은 학교를 대개 싫어한다. 많이 좋아하기도 하는데 대개의 경우 학습보다는 친구들과의 관계와 함께 노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를 싫어하는 것은 학교가 학습거리를 많이 제공하고 그 과정에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쉽고 성공적이라면 싫어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적응을 위해 인간의 뇌는 모르는 것에 호기심을 갖는데 하지만 이것을 생각하여 학습하는 것이 어렵다. 인간은 호기심이 생기면 새로운 생각과 문제를 탐색하는데 여기서 이것이 지나치게 쉽거나 지나치게 어렵다면 쉽게 포기한다. 이런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설계와 도움이 교육에선 무척 중요해진다. 

 인간의 인지구조를 고려하면 학습이나 생각에는 4가지 요소가 성공적이어야 한다. 우선 환경에서 정보를 얻어야하고, 장기기억에서 관련도니 사실이나 절차를 불러 와야 하고, 작업기억안에 이를 해결할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 중 하나만 실패해도 생각이나 학습은 성공적이지 못하게 된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고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면서 단순 지식의 효용성은 많이 감소했다. 물론 과거 교육이 이해와 적용을 바탕에 두지 않은 단순 암기를 시키면서 그것을 안다고 간주한 것은 큰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 시대건 인간에게 단순 지식의 양은 상당히 중요하다. 지식이 있어야만 뭔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학습을 하면서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는 것과 연관시켜 이해를 하게 되는데 그래서 학습에서는 비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지식이 풍부해야 상위적 사고인 비판적 사고나 창의적 사고, 문제해결능력 등이 배양된다. 우리의 학습 대상은 주로 글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든 글은 상당히 많은 틈새를 가지고 있다. 틈새는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저자가 글을 쓰면서 모든 것을 다 설명한다면 그야말로 사전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독자의 일정 수준을 전제로 하여 많은 것을 생략하는 틈새를 글에 남기게 되며 바로 이 틈새를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는 적지 않은 배경지식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배경지식은 갖는 이점은 많다. 어휘를 제공하며 저자가 생략한 논리적 틈을 스스로 메울 수 있게 하고,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의미덩이를 만들어 작업기억의 용량을 확보하고 개념을 서로 쉽게 연결하며, 모호한 문장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저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점은 무엇보다도 작업기억을 충분히 마련해준다는 점이다. 2차대전에 일어난 제노사이드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당시의 국가들의 모습과 정치적 상황, 주요 지도자들, 위치 등이 배경지식으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래야 책의 논의인 제노사이드에 대해 집중할 만한 작업기억이 확보되는데 그러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다면 그런 부수적인 요소에 집중해 책의 논의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초등학교 4학년의 슬럼프의 요인이 배경지식때문이라 파악한다. 초3까지는 기초 문해력에 초점을 두어 글자해독에 초점을 두고 평가도 그에 집중한다. 하지만 초4는 그러한 단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기에 이해력 평가에 초점을 두게 된다. 여기서 학생 개개인이 갖는 배경지식이 영향을 미친다. 가정형편이 우수하여 다양한 체험과 서적을 접한 아동은 배경지식이 많아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되고 반대는 형편없이 지는 것이다. 

 배경지식은 기억에도 영향을 미친다. 배경지식이 많은 사람이 특정 분야를 배울 때 관련 지식을 더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이는 누적 효과를 미쳐 배경지식이 부족한 학생과 기억에서 점차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고 이는 더 많은 학습능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기초 개념 교육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교과의 모든 지식을 제한된 학교교육에서 실행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여러 교과과정에서 주요 공통개념을 넣고 여러 가지 주제를 하나 이상의 개념틀로 바라보고 이해하도록 가르치는게 중요하다. 개념기반교육과정의 핵심개념은 여러 교육에 적용될 수 있으며 여러 교과에서 공통 핵심개념을 프로젝트로 묶어 학습하게 하는 것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학생이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정보에 주목하지 않아 작업기억에 아예 안들어가는 경우다. 즉, 재미가 없어 집중하지 않은 것이다. 장기기억에서 정보를 끌어올리지 못하거나, 장기기억에 정보가 아예 없거나, 작업기억에서 관심을 기울였으나 결국 이해하지 못해 장기기억으로 넘기지 못한 경우다. 기억의 향상에는 반복과 정서적 관심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그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다.

 따라서 학습자료가 학생들에게 의미를 두게 하는 것은 교육적 함의를 지닌다. 경험중심 교육과정을 주장한 듀이나 마크프렌스키 같은 교육학자들은 학생의 학습을 모두 실생활과 관련시킬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학교교육내용을 그렇게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이 제시하는 좋은 방법은 학습자료를 이야기로 만드는 것이다. 

 이야기는 많은 강점을 지닌다. 이야기는 4가지 원칙이 있는데, 4C다. 하나는 인과성(casuality)로 사건이 인과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다른 요소는 갈등, 복잡성, 인물이다. 이야기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인간이 바로 이야기구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 주변의 환경을 이야기로 연결해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은 인간의 뇌가 주변의 것을 중요한 부분만 압축하여 인과적으로 연결하여이해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주변 환경의 모든 것에 집중하고 이해하기에는 뇌의 의식이 너무많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야기는 이해 및 기억의 쉽게 재미있다. 

 학교교육의 목표는 본질적으로 추상화의 성공이다. 추상화는 학교에서 배운 구체적인 사실에서 일반적 원리를 찾아내어 이를 일상생활에서 부딪힐 새로운 문제의 해결에 창의적으로 적용해내는 것이다. 이는 개념기반교육과정의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고도의 과정이다. 추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학생이 풍부한 지식을 익히고 있다는 뜻이다. 지식이 풍부해야 주어진 주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지식의 단편들을 훨씬 풍부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체를 볼 줄 알기에 하나의 지식을 다양한 맥락에 적용할 수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며 일부가 변해도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변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추상화가 되면 지식의 전이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 전이, 즉 추상화를 위해서는 문제의 표층구조가 아닌 심층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수학을 예로 들면 학생들은 단순 수식 문제는 대개 해결한다. 하지만 이것이 서술형으로 등장하며 표층구조가 달라진다. 하지만 결국 다양한 서술형 문제도 같은 단원의 수학에선 심층구조가 같은데 이를 파악해야하는 것이다. 심층구조를 익히게 하는 방법으로 좋은 것은 다양한 예시다. 학생에게 다양한 예제를 제시하여 경험을 쌓게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교육에서 연습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연습은 정신 작업에 필요한 공간을 줄여 작업기억을 확보하게 한다. 연습은 어려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필요한 기초기본기술과 지식을 탄탄히 하여 이를 돕는다. 그리고 한 번 익힌 것을 잘 망각하지 않게 하며, 지식의 전이 가능성을 높인다. 연습을 많이 하게 하면 해당 지식이나 절차가 자동화된다. 이는 자전거나 자동차 운전을 처음 배울 때 상당히 의식적으로 집중하나 오랜 시간을 들여 연습하여 익숙해지면 거의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이 처리되는 것과 같다. 자동화하면 해당지식과 기술을 수행하는데 작업기억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의 뇌는 다른 일을 학습하거나 처리할 여유를 갖는다. 그래서 운전하면서 뭔가를 먹거나, 이야기하고,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게 위험하나 가능한 것이다. 

 또한 연습은 전이를 촉진한다. 연습을 통해 많은 경험을 얻어 학생이 여러 다양한 표층구조를 가진 문제들이 사실 같은 심층구조를 갖고 있음을 파악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전문가와 일반 학생의 차이다. 전문가는 해당 분야에서 탄탄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어 대부분의 지식을 의미덩이로 묶어 낼 수 있어 상당한 작업기억을 갖고 있다. 전문가는 문제와 상황에 대한 표상을 장기기억에 보관하는데 이런 표상은 대개 추상적이다. 그래서 전문가는 부수적인 곁가지를 무시하고 곧바로 심층, 즉 유용한 정보에 파고드는게 가능하다. 즉, 쉬게 말해 문제의 본질을 바로 파악하고 접근하느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전문가는 실용적인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습득하고 정신 과정을 자동화하여 작업기억의 공간을 절약한다. 그리고 이 남은 작업기억을 문제 해결을 위한 자기와의 대화에 활용하고 효과적인 자기검증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전문가는 지식의 이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교육적 함의들은 결국 교사의 이해와 노력에 의해 실천이 가능하다. 교사는 대개 초기 5년간은 교수능력이 발전하다가 이후엔 정체된다. 교직에서 경력이 수십년 된 사람과 5-6년 된 사람이 큰 차등이 없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다. 교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수법을 개발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며 자신의 교수법에 대해 평가를 받고, 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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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 지도를 펼치지 않고는 지금의 세상을, 다가올 세계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에밀리 오브리 외 지음, 이수진 옮김 / 사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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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천연 원색의 지도가 가득한 책이다. 이런 지도를 바탕으로 각 대륙 주요 국가들의 모습을 세세하게 짚어낸 책이다. 지금 세계가 돌아가는 꼴을 보고 싶다면 적합한 책이란 생각이다. 


1. 유럽

 가. 러시아 

 러시아는 구소련 붕괴 후 2천년대 부터 다시 공격적 대외정책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방은 정치적 다원주의의 부재, 야권에 대한 압박용 입막음, 경제적 빈곤을 가리기 위함이라 비판한다. 하지만 러시아 자체의 시각에선 이는 자위적 측면이 크다. 그들은 오랜 침공의 피해 의식이 있으며 이로 인해 적어도 동유럽의 구 공산권 국가들까지를 자신들의 불가침한 세력권으로 여긴다. 하지만 구 소련 붕괴 후 서유럽과 미국 나토가 동진함에 따라 이런 러시아에 안보위협을 가져왔다.

 2004년 조지아의 장미혁명으로 친 서구 사카유빌리가 지부건하자 친러 세력이 남 오셰티야를 침공하자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여 수도 트빌리시까지 진군한다. 그리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자신들의 발상지이자 완충지대로 여긴다. 2004년 친러 성향의 후보가 승리하자 우크라아나 국민들은 부정선거로 생각하여 오렌지 혁명을 일으킨다. 이에 러시아는 가스회사 가즈프롬을 이용하여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중단한다. 그리고 2014년 친러성향의 대통령이 탄핵되자 크름반도를 점렴해 버린다. 

 러시아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항로의 이용이 가시화하자 야말반도의 가스를 운반하기 위해 과거 폐쇄했던 북극기지들을 다시 개장하고 강화한다. 북극해에는 원유 매장량의 15% 가스의 30%가 매장되어 있다. 러시아는 이를 다른 나라와 공유해야하나 배타적 경제수역을 주장하고 있다. 


 나. 독일

 독일은 통일 후 임금 비용의 감소로 수출이 증가하고 실업률이 감소했다. 경제력이 막강해졌고 유럽연합내 영향력도 커졌다. 수출의 59%, 수입의 66%가 EU를 향한 것이다. 독일은 EU GDP의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전히 동유럽 지역의 실업률은 높고 임금은 낮으며 그곳엔 대기업이 없다. 그래서 통일 후 무려 520만의 청년, 여성, 고학력자가 동독에서 서독으로 향했다. 

 독일은 천연가스의 40%, 석유의 30%를 러시아에서 수입했으나 크름반도 사건 후 이를 절반으로 줄였다. 계속된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이 단절은 가속화하고 있다. 그리고 2016년엔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긴장도 고조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으로 인해 군의 현대화를 위해 1억 유로를 투입하기로 했다. 


 다. 폴란드

 폴란드는 18세기 말에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가 분할 통치했다. 1918년 재건되었는데 볼셰비즘의 완충 역할을 하는 국가였다. 그러다 1939년 9월 동부는 소련이, 나머진 나치가 점령한다. 2차 대전 후 3국엔 큰 영토변화가 생겨났는데 독일의 동부지역은 폴란드가 차지했고 기존 폴란드의 동쪽지역은 소련이 차지했다. 즉, 폴란드의 영토가 전체적으로 서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런 큰 변화로 인해 2차 대전 후 3국에서 대규모로 인구이동이 있었다. 

 폴란드는 공산권 붕괴 이후 러시아를 믿지 못해 1999년 나토에 가입한다. 그리고 2004년 EU에 가입한다. 폴란드의 서부, 즉 과거 독일 지배 지역은 도시화, 인프라, 발전도가 높다. 반면 소련 점령지역이었던 동부는 그 반대다. 그렇다보니 정치적 성향도 서부는 자유주의를 선호하는 반면 동부는 보수적이다. 

 폴란드는 1개 대도시가 전국에 고루 분포한다. 발트해에 거대 항구들이 있고, 서유럽쪽에 산업지구가 있으며 거대 광산도 있고 인건비가 저렴하고 노동력은 우수하여 발전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전히 1인당 소득이 EU평균의 75% 수준이고 EU의 근본가치를 준수하지 않는 면이 있다. 


2. 아메리카

 가. 미국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은 미국의 제2의 전성기나 다름이 없다. 1992-2000년 미국은 연간 4%의 고도 성장을 한다. 실업률은 매우 낮았고 세계최고의 경제규모를 자랑했다. 1991년 이라크, 1992-93 소말리아 내전 1994-95 아이티 1995 보스니아 1999 코소보 등 90년대의 주요한 국제적 분쟁을 비교적 잘 해결하며 국력에 걸맞는 세계의 경찰 역할도 잘 해냈다.

 하지만 9.11사태 이후 이라크, 아프간 전쟁에서의 실패로 인해 2차대전에서부터의 적극적 개입주의에서 과거의 전통적 고립주의로 점차 회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 브라질

 브라질은 인구 2억 1500만에 면적 5위의 대국이다. 인구는 해안가에 밀집하고 있으며 포르탈레자, 살바도르, 헤시피,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등이 주요 해안도시다. 브라질은 막대한 자원이 있으며 석유가 해저에 위치한다. 2006년부터 이를 개발해 원유를 자급자족하고 전기 생산을 위한 수자원도 풍부하다. 여기에 엄청난 규모의 농지에서 오렌지, 사탕수수, 커피가 생산되며 대두도 생산량이 세계 2위다. 

 하지만 브라질은 가장 부유한 10%가 국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이들의 70%가 백인이다. 룰라대통령의 보우사 파밀리아 정책은 조건부 학자금과 굶주림 제로 정채긍로 빈곤 타계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보우소나루가 대통령이 되며 긴급 금융 지원을 종결하여 빈곤이 심해졌다. 브라질은 남부와 동남부가 발전했고 북동부는 해안 지역만 활기가 있으며 가뭄이 심하다. 반면 아마존과 중서부는 인구가 거의 살지 않는다. 

 브라질은 26개주에 1개 연방 특구가 있고 소규모 정당 30개가 난립하고 상하원의 분열되어 연정이 매우 어렵다. 룰라는 2002년 하원 513개 의석 중 91석 상원 81개중 14개석, 26개 주 중에서 겨우 3개 주에서만 승리하고 집권했다. 이 정도로 강한 리더십을 갖기가 어렵다.

 보우소나르는 beef, bible, bullet의 소위 3B 정책으로 집권한다. 그는 친미정책을 펼치고 중국과는 거리를 두려 했으나 무역의존도가 심해 용이하지 않았다 브라질은 미약한 국력과 군사력에도 국제무대에서 활약이 많은 편이며 특히 남반구 상호간의 협력을 강조한다. 최근 보우소나르가 물러나고 룰라가 돌아와 대통령이 되어 최초의 3선 대통령이 되었다.


다. 멕시코

 멕시코는 면적이 프랑스의 4배이며 인구가 1역 2700만에 달한다. 하지만 국가 결속력이 약하고 원주민에 대한 차별이 심하며, 마약 카르텔의 폭력이 심각하다. 멕시코는 세계 15위의 경제 대국이며 에너지 자원, 관광 유산, 미국과의 인접성이 강점이다. 

 멕시코 남부 캄페체만 해저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으며 미국과의 국경지대를 따라 쌍둥이 도시가 발달했다. 값싼 세금과 저렴한 노동력으로 북미의 하청업체 역할을 주로 한다. 미국의 자동차, 섬유, 전자기기 본사가 있고 멕시코엔 생산기지가 위치하는 식이다. 그래서 멕시코 수출의 80%가 미국을 향하며 미국인은 관광으로 멕시코는 자주 찾는다. 관광업이 매년 200억 달러 이상으로 멕시코의 제3의 수입원이다. 

 멕시코의 최대 수입원은 이민자들의 송금액이다. 3600만 미국 거주 멕시코 인들이 매년 300억 달러를 본국으로 송금한다. 그런 반면 불평등이 매우 심해 무려 5300만 인구가 빈곤층이다.

 마약카르텔은 과거 정부가 버리고 고립시킨 산악지대에서 뿌리내렸다. 멕시코는 매년 대마초 7천-1만톤을 생산한다. 그리고 콜롬비아에서 코카인을 수입해 미국에 판매하는 중개역할을 한다. 마약수입은 엄청나서 연간 200억 달러 이상으로 관광수입에 육박한다. 이렇다보니 마약카르텔은 경찰, 군대, 법조계, 공무원, 주지사, 시장에 이르기까지 멕시코 정계를 장악해 철저히 부패시켰다 멕시코 마피아와 민간인의 다툼으로 12년 간 20만이 사망했고 3만이 실종되었다. 


3. 아시아

 가. 중국

 중국은 14억 인구에 22개성 4개 직할시, 5개 자치구, 2개 특별행정구가 있다. 지형은 고원, 분지, 사막의 서부와 강과 평야의 동부로 구분하며 동부에 인구의 94%가 집중해있다. 소득 불평등으로 베이징 주민은 간쑤성 주민에 비해 6배의 소득을 갖는다. 내륙 개발을 위해 고속철도를 건설하여 해당지역에 한족이 증가했다. 티베트의 라싸 인구는 20%가 한족이며 여기엔 리튬과 구리, 금이 풍부하다. 신장의 우루무치에는 75%가 한족으로 석탄, 가스, 유전이 풍부하다 중국은 위구르를 탄압하여 무려 백만명이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집착한다. 스프래틀리 군도에 180개 섬이 있는데 중국은 고작 10개정도를 갖고 있지만 이 해역의 전체 영유권을 주장한다. 국제법상 간조노출의 섬은 영유권 주장의 근거를 갖지 못하나 중국은 이 지역에 활주로와 군사시설을 설치해 영유권을 주장한다. 


 나. 북한

 분단 후 북한에서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백만 명이 남한으로 이탈한다. 전쟁 중 미국은 제공권을 장악해 북한 지역에 무려 63만 톤의 폭탄을 투하한다. 이중 3만 3천개가 네이팜탄이었다. 북한은 전후 이것에 대한 공포증이 있었고 북 정권은 이를 이용하여 안보정책을 고수하고 자신들의 독재를 강화하였다. 

 경제활동 인구의 40%가 농업에 종사하지만 부실하여 1994년 대기근으로 무려 80만에서 1백만이 아사하였다. 9.11테러 이후 이라크, 리비아 같은 독재국가들이 미국에 의해 붕괴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북한은 자국책으로 핵무장을 선택하게 된다. 

 김정은은 경제적 측면에서 자유시장과 쇼핑센터를 개방한다. 휴대전화 통신망을 설치하고 개인용 차량을 판매하고 관광업도 장려하고 있다. 외화획득을 위해 12만의 노동자를 러시아, 중국 등의 해외로 파견하고 있다. 곡물자급을 위해서는 연간 800만 톤의 곡물이 필요하나 실제 생산량은 570만 톤 정도에 불과해 만성적 식량부족에 시달린다. 

 정치적 탄압은 극심하여 12만 명이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1998년 이후 3만명 정도가 탈북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 호주

 호주는 방대한 영토에도 불구하고 황폐하여 인구가 2530만에 불과하다. 호주는 미국에 안보는 의존하면서 중과 경제교역하는 체제였다. 2015년 중국과 FTA를 체결하였고 그 후 교역량이 25%가 늘어났으며 광물, 농산물, 육류를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호주의 광산, 부동산, 농업, 다윈항에 집중투자하였다. 그리고 2016년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출신은 무려 5%나 증가하였다. 하지만 중국이 호주의 앞마당인 남태평양 국가에 영향력을 미치며 호주와 경쟁하게 되었다. 

 호주는 이 지역의 자금지원을 늘리고 2018년 미국과 파푸아뉴기니의 마누스섬에 환동해군기지건설을 발표하였다. 호주는 중국의 5G 통신만 자국 설치를 금지하였고 시드니-솔로몬 섬 간의 해저 케이블망 참여도 금지시킨다. 호주는 안보 문제로 중국 대신 인도, 일본과 접근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인 3만 3천이 호주로 이주하였다. 일본과는 군사협력을 강화중이다. 


4. 아프리카

 가. 에티오피아

 이 나라는 아프리카 나라 중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2세기 악숨왕국이 있었고 시바여왕과 이스라엘 솔로몬 왕의 만남으로 솔로몬 왕조가 기원전 1세기 창건되고 초대 왕인 메넬리크 1세가 있었다. 4세기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했고 19세기 식민시기 내내 이런 종교적 이점으로 유럽 국가들과 특권 관계를 맺고 무기를 얻고 전략적 이점으로 식민지배를 당하지 않았다. 

 1930년대 마지막 황제인 셀라이시 1세가 이나라의 근대화에 앞장섰다. 그는 최초의 고동학교, 대학교, 항공사, 라디오, 텔레비전, 근대식 군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독재를 하였고 1973년 대기근으로 20만이 사망했고 이듬해 퇴위한다. 

 인구는 무려 1억 1천만으로 60%가 기독교도 이며 이중 다수는 에티오피아 정교회를 믿으며 무슬림은 33%정도다. 1963년 아디스아바바에 본부를 둔 아프리카 통일기구를 창설했고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하고 아프리카의 난민을 73만이나 수용하는 등 국제적 역할에 충실하다. 

 셀라이시 퇴위 후 맹기투스가 집권하나 사회주의를 주창했고 탄압과 빈곤으로 수만이 희생되어 1991년 퇴출된다. 2010-2018년 경제성장률이 9.7%나 되었고 이는 외국 자본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일인당 소득은 1787달러로 빈곤하다. 그랜드에디오피아 댐을 나일강에 건설 중인데 이로 인해 인근 국가와 마찰 중이다. 

 

 나. 말리

 말리는 사헬지역에 위치한다. 사헬은 해안이라는 뜻이다. 인구가 1900만이지만 60개부족이고 거의 무슬림이다. 7세기부터 팀북투, 가오, 젠네 같은 도시들은 북아프리카와 대륙의 나머지 경로를 이어주는 카라반 경로를 장악해 부유했다. 노예, 금, 소금 무역으로 번영하였고 13-15세기 말리제국은 사하라 남부에서 대서양 해안까지 뻗어나갔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사헬-사하라 지역은 투아레그족과 차드의 다양한 반군조직의 주요활동무대가 된다.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도 포함된다. 이들은 내전 후 쫓겨난 알제리의 이슬람주의자들이다. 이들은 밀매업과 높은 실업률로 인해 젊은 청년을 쉽게 흡수한다. 그리고 가다피의 몰락과 리비아의 붕괴로 말리 북부로 리비아의 무기가 흘러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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