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반에 공룡이 전학 왔다 - 차이와 평등 너랑 나랑 더불어학교 1
서지원 지음, 박정섭 그림 / 길벗스쿨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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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일때문에 아동도서를 본다. 이 책은 한국사회를 아동의 눈에 맞게 축소시켜 놓은 느낌인데 쉬우면서도 많은 가치를 다루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제목은 '우리반에 공룡이 전학왔다'로 읽기전에는 정보가 전혀 없어 무슨 아기 공룡 둘리 같은 내용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둘리완 다르게 이 세계에선 공룡은 차별과 멸시 분노의 대상이다. 마치 이주 노동자나, 성소수자, 유색인종, 다른 종교를 가진 자를 대하는 느낌이다.

 이 세계에선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공룡은 오래전부터 지구상에 있었는데 다만 멸종하지 않았다. 아마도 유카탄 반도에 뭔가 떨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후 발생한 인간과 공존이 시작된다. 그새 공룡도 상당히 지능을 갖추고 형태도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양자는 경쟁을 시작하여 급기야 백여년전 세계대전을 두차례나 치룬다.

 그 전쟁에서 서로간에 쌓인 증오는 그야말로 엄청났을 것이다. 전쟁은 인간의 승리로 끝났고 인간은 승전의 대가로 공룡을 노예로 삼았다. 그 기간은 무려 50년이다. 하지만 사회는 발전하고 전쟁의 상처도 치유가 되가는지 50년 전에 공룡은 노예에서 벗어나 인간과 똑같은 법적 권리를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양자간의 갈등은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기득권을 빼앗겼을 공룡들은 따로 슬럼가를 조성해서 살았고, 다니는 학교나 직장도 대개 달랐다. 쉽게 말해 이등시민이 된 것이다. 그런 판국에 아파트 주민이 사는 인간만 다니는 학교에 공룡한마리가 감히 전학을 온것이다. 아이들은 첫날부터 공룡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그 공룡의 이름은 토토다. 그리고 토토를 괴롭히는 아이들의 중심엔 치우가 있다. 치우는 단순히 못된 아이는 아니다. 공룡을 차별하고 멸시하는 인간 집단과 공룡의 권리를 옹호하고 평등을 주장하는 집단의 시위에 휘말려 건물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은 경찰관의 아들이다. 치우는 이 모든 사단이 공룡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마루가 있다. 마루는 공룡에 대해 별생각이 없었지만 아이들이 토토를 무조건 괴롭히는게 불편하다. 그런 마루에게 아버지는 아파트 사람들이 공룡마을과 자신들의 아파트를 분리하기 위해 이동통로를 막고자 연설하고 싸우는 용감한 사람이다. 마루는 아버지에게 용기를 얻어 아이들이 괴롭히는 토토를 구해주고 심지어 싸우기도 한다.

 아파트 사건을 계기로 아버지와 마루는 방송에 출연하게 되고 마루는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존중과 배려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한다. 존중과 배려는 단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존중해고 배려받기 위함이기도 한것이었다. 그렇게 마을의 가로막힌 도로는 다시 개통되고, 기적적으로 치우의 아버지도 회복된다. 치우와 토토가 서로를 용서하는 계기가 마련이 된 것이다.

 존중이나 배려, 인권, 평등의 가치를 이 책은 동화로 잘 녹여냈다. 아이들이 재밌게 보고 여러 인물을 자신과 주변사람들에게 대입해 생각할 거리를 줄 것 같다. 우리 반, 혹은 우리 학교의 토토나 치우는 누구일까. 그리고 사회에서 공룡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들을 괴롭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해결이 될까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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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19 -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19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이희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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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창 미래 책을 보다 초반만큼의 충격과 감동이 적어져 세부 분야 책은 좀 보았지만 종합적인 것은 1년여를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잡은 책은 다시금 충격을 주었다. 세계의 변화는 그만큼 빠른 것일까? 책에선 1900-1980년, 80년간의 변화가1980-2000년사이의 20년의 변화와 맞먹고 다시 이것은 2000-2014년 정도의 변화와 맞먹는다고 한다. 그리고 미래엔 이 변화는 1년 혹은 몇달사이의 변화와 비슷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본다. 사회가 변하고 발전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것이다. 이런 빠른 변화에 일정 나이가 지나면 안정을 추구하는 인간이 적응할진 과연 미지수다.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에선 장밋빛 미래보다는 걱정하는 논조가 많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하는 느낌이다. 새로 알게된 부분을 추려보았다.

 

1. 블록체인 

 우리나라는 암호화폐가 투기로 변질되 다른 의미에서 블록체인이 눈을 끌었지만 실상 블록체인의 특성은 장부나 거래 내역, 정보등을 중앙의 통제 없이 암호화하여 개별 주체가 안전하게 사용하는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런 블록체인의 특성은 분권화, 보안성, 투명성, 불변성에 있으며 2027년경에는 글로벌 GDP의 10%가량이 블록체인으로 저장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블록체인은 국가의 설립도 가능하게 한다. 블록체인 국가는 블록체인의 기반 위에 만들어진 새로운 국가의 형태로 이미 몇개국이 설립되었고, 기존 국가영해밖에 영구적인 거주지를 새로 건설하는 시스테딩형태가 시도되고 있다. 개개인이 태어난 지역에서 국적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특성과 이점에 알맞는 국가자체를 큰 물리적 제약없이 선택하는 날이 올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정보가 암호화되므로 인터넷의 등장이후로 손쉽게 실현될 것 같았지만 정보보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전자투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모든 선거는 그 형태가 어떠하든 끝없는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여 왔다. 블록체인은 이 잡음을 없애는 사상 초유의 깨끗한 선거를 가능하게 할지 모른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은 진정한 공유경제를 가능하게 한다. 책은 에어앤비나 우버가 가짜공유경제라고 한다. 왜냐하면 양자엔 중앙기업이 존재하고 이들은 소비자의 공급자를 보다 혁신적으로 연결하여 비용을 낮추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대신 자신들의 중간에서 이득을 가로채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서비스 공급자가 블록체인 플랫폼에 자신의 프로필을 입력하고 소비자가 이를 원하면 직접 거래가 되는 형태다. 때문에 중간체가 없는 진정한 O2O 공유경제가 가능해진다.

 

2. 인공지능

그 동안 인공지능은 사람이 어려워하는 것(수학문제풀기)은 매우 쉽게 하면서도 정작 사람이 쉬워하는 것(얼굴알아보기 등)은 못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한 대규모 학습이 가능해지면서 이미지 식별도 이젠 쉬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창조는 어려운 영역이었다. 이미지 식별을 가능해졌지만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생성적 적대 신경망 시스템이 이를 해겷했다.

 이방식엔 두가지 인공지능이 함께 작용한다. 한 인공지능이 목표 이미지를 우선 생성한다. 그러면 그 목표 이미지 식별이 뛰어난 인공지능이 이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방식이 무한루프식으로 빠르게 진행되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은 빠른 시간안에 목표 이미지 창조 기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딥러닝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협업하여 학습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만화 나루토를 보면 나루토가 자신의 분신체를 수백개 만들어 따로 수련한 후 다시 본체로 합쳐 수련 경험을 순식간에 공유하고 늘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인공지능이 지금 하는게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자율주행자 인공지능 한대가 도로 주행을 마스터하는데 수천시간이 걸린다면 수백대가 동시에 훈련한 후 그 결과를 서로 공유하고 학습한다면 시간은 수백분의 일로 단축될 것이다.

 때문에 인공지능의 진화는 인간의 예측과 판단, 대응을 순식간에 벗어날 수 있다. 이미 2017년 페이스북은 자신들이 만든 두 인공지능에게 서로 대화를 하면 정보를 공유하며 학습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 두 인공지능은 대화를 시작하면서 곧 인간이 알수 없는 그들만의 언어로 의사소통하기 시작했고 페이스북은 즉각 두 인공지능을 종료했다. 당시 개발자나 연구진이 느꼈을 공포가 책너머러 여기까지 전해진다.

 현재 세계의 정보망은 4 G를 넘어서 5G로 향하고 있다. 정보의 속도는 지금보다 100배 가량 빨라질것이며 기계간의 소통속도도 엄청나 질 것이다. 이 같은 기계간의 통신의 발전은 인공지능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고,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가게 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은 또한 미래 광고시장을 없앨수도 있다. 지금의 광고시장은 매우 큰 규모이며 여러 매체로 분산될 뿐이지 줄어들 기미가 없이 늘어나고만 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개개인이 토니 스타크의 자비스 같은 인공지능을 갖게 된다면 광고는 상당히 무용해진다. 인간의 취향과 필요성에 대해 빅데이터나 여러 흔적, 역사를 통해 파악한 인공지능이 이를 바탕으로 구매를 대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나은 지름능력에 만족한 인공은 안그래도 귀찮은 물건의 구매를 인공지능에 위임하고 이는 곧 광고시장의 소멸을 의미한다. 인공지능에겐 정말 물건의 사양만 필요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정치판도 뒤흔들 수 있다. sns의 확산과 기존 언론의 몰락으로 인간에겐 진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뉴스가 마구잡이로 공급된다. 현재도 이러한 가짜뉴스때문에 여러가지 폐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인공지능은 이런 가짜뉴스의 공급에 사용된다면 그야말로 난장판이 될 것이다. 현재의 가짜뉴스는 텍스트에 약간에 이미지가 있는 수준이지만 인공지능이 본격 사용되면 상당한 수준의 동영상을 포함한 가짜뉴스 제작도 가능하다. 가짜 뉴스를 뒷받침 하는 가짜뉴스까지 마구잡이로 펴진다면 사회적 혼란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것이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가짜 뉴스를 파악하고 필터핑하는 인공지능의 존재도 중요해진다.

 

3. 봇

봇은 로봇의 줄임말이지만 로봇이 좀더 물리적 형태를 갖춘 우리가 생각하는 물체라면 봇은 좀더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 같은 것이다. 아이언맨 슈트가 로봇이라면 자비스는 봇이랄까. 하여튼 봇은 우리나라 포털사이트에서도 쉽게 서비스로 제공할정도로 일상화되었다.

 책에는 봇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는 단계를 구분했는데 다음과 같다.

1단계 인간에서 기계로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생각하면 된다. 모든 것을 인간이 처리해야한다. 정보검색이나 명령이 입력을 모두 인간이하며 봇은 그냥 도구다.

 

2단계 인간의 대리인 휴먼 봇의 등장

봇이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쇼핑사이트에서 인간과 대화하고 콜센터에선 고객도 담당이 가능하다. 은행에 있는 봇은 개인의 이력서나 대출신청서를 보고 적합여부를 자신이 판단하여 회신하기도 한다. 현재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3단계 봇 대 봇

이제 사회적 대면, 혹은 거래, 행위에 인간은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인간이 개인의 봇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물품구매, 건강관리등을 대신한다. 또한 회사 지원 이력서 신청이나 입학신청도 이녀석이 한다. 근데 문제는 그러다 보니 이를 심사하는 것오 회사나 대학의 봇이된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이기에 이 사회에서는 온라인 상호작용의 99%를 봇끼리 하게 된다. 상호작용이 무척 빠르고 효율적이겠지만 봇끼리의 상호작용이므로 인간의 원하지 않는 행위도 일어날 수있다.

 

이런 봇의 발전으로 유럽연합은 2018년 인공지능 로봇이 스스로 판단 능력을 갖추고 그 판단을 가능케하는 알고리즘이 인간이 파악하기 어려운 수준으로까지 간다면 로봇에 행위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로봇을 사실상 법인에 가까운 전자인간으로 인정한 셈이다. 법안엔 프로그램 오류나 해킹으로 인한 오작동시 로봇을 즉각 멈추게 하는 킬스위치의 의무장착이 담겼으며 정부가 유사시 시스템 코드에 접근할 권한을 갖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무서울 수 있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치적으로 대비한 셈이다.

 

이런 봇에 대비한 로봇 프루프 교육도 대두한다. 이는 로봇이 할 수 없는 발명하고 창조하고, 발견하는 사고를 교육하는 것이다. 새로운 문해력을 강조하는데 빅데이터를 관리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력, 기하급수적 기술발전을 이해하는 기술적 문해력, 상호소통하고 사회적 윤리적 실질적 영향을 평가하는 인간적 문해력이 그것들이다. 이들 문해력에 비판적 사고와 기업가 정신, 시스템 사고, 문화적 민첩성이 추가되며 이 역량들은 강의나 시험형태가 아닌 실생활의 문제해결 과정에서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 이 교육의 특징이다.  

 

4.재생에너지

환경오염과 에너지 사용의 증대로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앞으로도 강조된다. 우선 스마트 도로가 인상적이다. 놀랍게도 지구 육지의 0.2-0.5%를 도로가 차지한다. 아스팔트인 이 도로는 지구를 덥게만 하고 오염시키는데 이 도로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 도로는 이를 통해 전기를 생성하며 도로위를 주행할 전기 자율주행차를 스마트 충전한다. 또한 이 도로는 자동차가 주행하며 만드는 진동도 전기에너지로 바꾸어낸다. 도로에 압전판을 붙여 전류를 발생하는 방식이다.

 건물의 유리도 발전설비가 된다. 대도시의 마천루를 비롯 거의 모든 건물은 창이 있으며 이는 유리다. 여기에 투명 혹은 반투명의 태양광 발전물질을 부착한다면 엄청난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 연구가 미진하고 최적 발전을 위한 각도조절 문제가 있으나 생산되는 양이 엄청나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지구는 들어오는 엄청난 태양에너지의 99%이상을 그냥 날려보낸다. 극히 일부만이 땅을 데우고 온실가스나 구름에 반사되 지구를 데우고 식물에 의해 에너지로 전환되 우리를 구성한다. 인간이 이런 엄청난 태양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면 인간에게 에너지 문제는 더이상 고민거리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건 지구자체의 열이 너무 커지는 것이다. 과거 식물과 동물이 저장한 태양에너지를 열로 방출했음에도 지구가 이리 더워졌는데 재생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한후 사용하여 열 배출량을 더욱 크게한다면 지구자체가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있다. 책엔 나오지 않지만 이 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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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의 수가 상당히 많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당연시 되는 시점을 넘어 기이해졌는데, 무려 수가 70억을 넘어선 것이다. 최상위 포식자는 피라미드의 최상위에 위치하기에 그 수가 적고 영역을 넓게 갖고 퍼져있어야 한다하지만 인간은 정반대로 밀집했고, 수는 지나치게 많다. 이런 일이 가능한것은 바로 농경과 가축화때문이다. 만약 인간이 자연계의 다른 최상위 포식자처럼 야생의 생물을 잡아먹어 연명했다면 지금과 같은 개체수는 지구의 크기론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책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선 잡식동물로서 인간이 발전해온 경로와 수렵, 농경, 산업으로서의 세가지 음식사슬을 분석한다. 인간은 석유에 의존해 음식사슬을 구축함으로써 지금의 식량생산을 갖출 수 있었으며 곡물중 옥수수가 이에 가장 어울리기기에 옥수수가 이것의 중심에 놓여있다는게 이 책의 골자였다. 결국 석유를 옥수수로 바꾸는 법을 알아낸 셈인데 이 옥수수는 다른 가축과 여러 가공음식의 재료가 된다는 점에서 인간자체도 옥수수로 바꾸어낸 셈이다.

 

 책 값싼 음식의 실제 가격에서는 우리가 싸게 먹고 있는 여러 고기들이 실제로는 가격이 싸지 않으며 우리는 이를 위한 막대한 무대 비용을 치루고 있음을 입증한 책이었다. 친환경적이면서도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전통농업에 대한 공격은 그것이 고기를 비싸게 만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지금의 싼 고기는 막대한 환경비용(온실가스와 환경오염), 농가에 대한 보조금, 다국적 기업에 대한 지원, 사치와 낭비(유통과정에서의 약간의 흠만생겨도 동물과 식물은 폐기된다.), 그리고 동물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이라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상당히 비싸다는 것이었다.

 위 두책은 별점 다섯개를 아낌없이 뿌릴 만큼 훌륭한 책이었지만 음식 산업의 체계와 역사상의 문제점을 수치와 논리로 다루고 이를 통해 산업화한 농축산업이 결국 인간과 환경에 무리를 주는 올바르지 못한 선택이란 점을 입증한다는 점에서 결국 상당히 인간중심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쓴책이라 당연한 것이지만 결국 이 문제에 있어 인간과 더불어 주요 당사자인 동물을 다루는 것이 다소 미약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꼭 그렇지만은 않다. 두책은 동물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책의 중심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어쩔수 없었던 두 책의 미약한 점에만 비교적 크게 집중한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고기로 태어나서'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의 축산업계에 짧은 시간이나마 직접 종사하면서 동물의 고통에 대해서 목도하고 쓴 책이다. 너무 솔직하게 썼기에 책은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이 번 글을 쓰기 전에 통계를 찾아 보았는데 한국엔 닭인 2억마리 돼지가 1천만 마리 소가 3백만 마리 가량 살고 있다. 상당히 많은 수치인데 동물과 인간의 수명이 서로 다른 걸 감안하더라도 우리가 고기를 먹기 위해 도축하는 동물의 수를 계산한다면 연간 이들의 수보다 두세배는 많은 동물이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위 수자체도 크지만 이는 평균적으로 유지되는 수다. 탄생과 죽음의 수로 연간 변동이 적은 인간의 수에 비해 위 동물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튼 책에서 다루는 동물은 닭과 돼지, 그리고 개다. 소가 아닌 점이 좀 특이했는데 사실상 불법이면서도 묶인하에 고기로 많이 유통되는 개를 다룬 점은 오히려 이 책을 더 부각시킨 것 같다.

 

1. 닭고기로 태어나서

 가. 부화장 

닭들은 당연히 자연상태로 태어나진 않고 부화장에서 대거 부화한다. 양계장은 항상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란 편견과 달리 부화장은 매우 깨끗하고 위생적이며 작업을 위해선 멸균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면 이야긴 매우 달라진다. 부화한 병아리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대거 이동하는데 여기서 '감별'이 이루어진다. 막 부화한 병아리들도 어느정도의 운동능력이 있어 녀석들은 컨베이어 벨트의 이동에서도 가까스러 균형을 잡는다.

 암과 수의 운명은 매우 극적으로 달라지는데 이는 암컷이 우리가 먹는 달걀을 낳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수정이 인공적으로 이루어지기에 수컷 병아린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예전에는 그래도 신해철의 날아라 병아리에 나오는 얄리처럼 수컷병아리를 가져다가 파는 사람이 있었다. 최근엔 그마저도 없어 수컷병아리의 운명은 모두 죽음이다.

 암컷은 구별되고 수컷병아리는 마치 물건처럼 커다란 플라스틱 노란박스에 던져진다. 먼저 던져진 녀석은 다른 녀석들에 깔리고 플라스틱 박스는 놀랍게도 다 차면 그위에 새로운 박스를 던져서 다시 쌓는다. 박스는 다행히 홈이 있어 어느정도 무게를 견디지만 대충 쌓거나 그 사이에 낀 녀석들은 눈알이며 내장을 모두 쏟아내고 죽는다. 간혹 컨베이어 벨트나 박스에서 탈출한 녀석들도 있다. 녀석들이 탈출해도 결국은 돌아다니는 차나 인부의 발에 깔려 죽는다. 작업장은 매우 바쁘고 분주해 눈에 띄지 않는 개미처럼 녀석들은 존재감없이 밟혀 죽는다. 워낙 삐약 소리가 많아 녀석의 삐약소리는 들리지 않을 것이다.

 박스 쌓기가 끝나면 대형 컨테이너 차에 병아리는 버려진다. 다른 병아리들도 계속 쏟아지며 병아리를 다 버리고 나면 부화하지 않은 무정란도 여기 버려진다. 병아리들은 이 무정란을 얻어 맞는다. 동료와 무정란 다음으로 쏟아지는 건 쓰레기다. 이게 끝나면 컨테이너는 닫히고 병아리의 삐약소리도 현저히 줄어든다. 이 수컷병아리 사체들은 공장으로 이동해서 갈려져 흙과 섞여 비료로 이용된다. 생명은 질기고 강해 이 지옥의 아수라장에서도 공장인근까지 살아남는 병아리도 있다고 한다.

 

나. 산란장

 알을 낳는 닭은 농구공만하다고 한다. 그런데 한 케이지에 농구공이라면 도저히 들어갈수 없는 케이지에 닭들은 들어간다. 움직이고 우겨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지들은 삼단으로 인간의 무릎놓이정도와 머리 높이 그리고 허리 높이 정도에 위치한다. 저자가 근무한 산란장에서는 3마리가 간신히 들어갈 공간에 무려 네마리를 처넣었다. 그래서 항상 한마리가 깔려 있었고, 일어서려 발버둥치면 나머진 셋에 의해 다시 깔렸다. 이 녀석들은 매우 시끄러웠는데 먹이가 나올때만 조용해졌다. 좁은 케이지 사이로 머리를 항상 넣고 자기들 끼리 부딪혔기에 깃털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닭의 형상이 아니었다.

 달걀이 저절로 굴러떨어져 나올수 있게 케이지는 기울어져 있었고 때문에 닭들은 항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횃대가 있어야 마땅할 곳에 오히려 미끄럼틀이 있는 것이다.

 저자는 녀석들에게 주사를 놓을 때가 무척 끔찍했다. 주사를 놓으려면 녀석들을 잡아야하는데 이놈의 날개가 잡을때마다 부러지기 일수였던 것이다. 처음엔 자신이 서툴러서 그런가 했지만 그건 당연한 일이었다. 매일 같이 알을 무리하게 낳는 녀석들을 칼슘부족으로 뼈가 매우 약한 상태이기 때문이었다.

 

다. 육계장

육계들은 그래도 산란닭들에 비하면 대접받는다. 처음으로 닭같은 풍모를 느낄 수 있었고, 상당히 빨리 자랐다. 하지만 결국 한달 정도의 시간후에 도축된다는 점에서 그들의 운명도 비참하긴 마찬가지였다. 고기의 품질이 손상되면 안되기에 위생관리도 좀더 나은 편이다. 하지만 더럽긴 매한가지.

 육계장에서 저자를 힘든게 한건 빨리 자라나지 못하거나 문제를 갖고 태어난 녀석을 매번 잡아 죽여야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저절로 폐사하는 녀석들을 치우는 일도 곤욕이었다. 문제가 있는 녀석을 죽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축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사료값인데. 바로 이녀석들이 사료 대비 고기전환비율이 낮은 녀석들이기 때문이다. 빨리 죽이는 것이 나았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

 저자는 처음으로 자신이 육계장에 닭을 키우러 온것이 아니라 죽이러 온것임을 깨닫는다.

 

2. 돼지 고기로 태어나서

어느 동물이나 어미의 숙명은 잔혹한지 알을 낳는 산란계처럼 새끼를 낳는 모돈은 죽을때까지 갇혀사는 운명에 처한다. 거대한 몸집을 하고서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스톨에 갇혀산다. 이유는 효울성때문이다. 모돈은 한마리 한마리가 개별 이력 관리를 받으므로 처방한 약품과 건강, 출산횟수등이 모두 기록된다. 이를 위해 갇혀사는 것이다.

 편리한 점은 또 있다. 거대한 돼지에게 주사를 놓기도 편리하며 새끼를 낳으면 문제가 생길 경우 팔을 넣어 직접 꺼내기도 용이히다. 새끼 돼지인 자돈은 이 스툴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어미 밑에서 자라나는데 간혹 어미에 깔려죽는 녀석들도 더러 발견된다.

 어머 못지 않은 새끼의 잔혹한 운명도 이제 시작이다. 녀석들은 고밀도로 갇혀살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로 인해 서로의 꼬리를 씹는다. 때문에 새끼돼지들은 위라래로 나있는 무려 8개의 송곳니를 어릴때 제가당한다. 꼬리도 마찬가지.  그리고 병아리처럼 수컷돼지는 수컷이란 이유로 또하나의 고통을 당한다. 바로 거세다.

 거세의 이유는 순전히 인간의 입맛때문인데 거세를 해야 돼지 특유의 냄새가 사라지고 고기기 연하다고 한다. 실제 우린 정육점에서 돼지나 소가 거세했음을 알리는 이력을 아무생각없이 손쉽게 볼 수 있다. 거세를 위해서 수컷의 뒷다리를 잡고 당겨 항문이 튀어나오게 하는데 이 경우 힘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세면 탈장해 돼지가 죽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고환을 11자로 자르고 그냥 뜯어낸다. 돼지들은 이때 꼬리자르기나 이빨자르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비명을 질러대며 처치후 축사로 바로 돌아간다. 이 모든 외과적 처치가 어떠한 마취도 없이 이루어진다.

 자돈들은 어느 정도 자라면 어미로부터 떨어져 다른 축사로 이동하는데 이 또한 아비규환이다. 본능적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돼지는 무척이나 무겁기에 회초리나 갖은 몽둥이로 돼지를 후려팬다. 고기로 자라나는 자돈 역시 무척이나 많이 먹기에 잘 자라지 못하는 녀석들은 바로 폐기 대상이 된다. 저자는 잘 자라지 못하는 돼지도 죽여야 했는데 닭과는 달리 돼지를 죽이는 일은 쉽지 않다. 대개 경우 망치로 머리를 치는데 축사사람들은 돼지가 즉사하지 않아도 내버려뒀다. 힘들여 즉사시키느니 저대로 두어도 더 먹지 못하고 죽는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커진 돼지를 치우는 것도 일이었다. 백 킬로 그램이 넘는 돼지를 치우는 것은 닭을 치우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간혹 돼지들은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기도 했는데 이때도 아비규환이 벌어진다 겁먹은 돼지들이 서로 도망치고 한곳에 몰려 깔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돼지에게 놓는 주사는 목에다 놓는다. 왜인지는 안나오지만(이래서 목살을 먹지 말라는 것인가) 주사를 잘못 놓으면 돼지의 목은 부풀어 올라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돼지들이 마지막으로 대거 이동하는 것을 출하일이다. 이 때는 돼지의 무게가 최고조에 달했기에 겁먹은 돼지를 모는 일이 엄청나게 힘들다. 때문에 돼지에 대한 폭력은 그 어느때다 극대화되고 심지어 전기 충격기를 쓰기 까지도 한다.

 

3. 개고기로 태어나서

돼지나 닭보다 개가 내는 소리가 더 큰가보다. 저자는 닭 돼지보다 개의 짖는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컸다. 개는 닭이나 돼지와는 다르게 비교적 자본이 적은 사람들이 한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개의 사육에는 축산업계의 최대적인 사료값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개가 잡식성이기에 인간이 먹는 음식찌꺼기를 먹기에 가능한 일이다. 개 사육장에서는 음식점을 돌며 소위 짬을 수집한다. 학교가 최대 고객인데, 음식의 질과 양이 많고 보장되고 웬만하면 망하지 않는 장기 고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는 방학이 있어 다른 음식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짬을 치우며 오히려 돈을 받는다.

 이런 구조이기에 정부는 동물단체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개고기 사육장을 어찌하기 힘들다. 사실상 음식물 처리에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인 사료는 나름의 발효과정을 거쳐 개에게 제공된다.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은 형태와 냄새의 음식이지만 평생 그것만 먹어온 개들은 이를 탐식한다. 간혹 닭발이나 버려진 소세지도 제공되며 이는 특식이다.

 개에게는 짬이 조절되는데 이는 살이 찌면 찔수록 좋은 닭이나 돼지와는 다른 점이다. 이는 개고기 시장에서 기름기가 너무 많거나 마른 개고기가 선호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고기 시장에서 마블링은 적인 셈이다.

 개 사육 역시 케이지에서 이루어진다. 녀석들은 평생 여기 갇혀서인지 저자가 불쌍히 여긴 개 한마리를 잠시 풀어주자 오히려 매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는 축산업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도축 역시 잔혹하게 이루어지는데 주로 전기봉으로 개를 죽인다. 개는 자신의 주둥이로 다가오는 막대기를 무는 습성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전기봉을 물게 한 후 죽이는 것이다.

 개는 죽인 후 토치로 털을 그슬린다. 이는 털의 이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개의 해체도 사육장에서 행해지는데 이 과정이 매우 비위생적이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행해지기 때문이다.

 개가 도축되는 수는 생각보다 놀라운데 정부는 대충 연간 백만마리가 식용으로 유통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돼지나 닭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놀라운 수치다.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4. 그 안에서의 차별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인간의 철저한 잔혹함도 지적하나 그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고통도 드러낸다. 우선 철저한 비위생이다. 동물에게 주사를 놓는 것을 인부가 하며 이 과정에서 동물수십마리에게 놓은 주사에 찔리기도 한다. 이런 것에 대한 처치는 없다. 또한 축사는 매우 지저분함에도 마스크나 분진제거를 위한 설비는 거의 없으며 심지어 샤워시설도 축사에 없는 경우가 많다. 있어도 저자는 온수가 없어 찬물샤워를 했다.

 또한 농축산없의 어려움 때문인지 최저임금법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되어 있어 이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노동을 하고도 200만원도 안되는 월급을 받았다. 급여가 적다보니 한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일하지 않아 외국인의 노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여기서도 차별이 이루어져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 간에는 수십만원의 급여차가 존재했다.

 또한 한국인 사용자나 관리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반말을 하고 함부러 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래서인지 외국인도 이직율이 매우 높았으며 그래서인지 한국인 사장들은 어쩌다 저자처럼 이 바닥으로 들어오는 한국인 젊은이들을 주로 감언이설로 정착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한다고 한다.(그려려면 대우가 좋아야하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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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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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가장 인기 좋은 하라리를 필두로 제러드 다이아몬드와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 일본인이 인터뷰한 책이다. 그래서인지 유독 쓸데없이 일본 관련 질문이 많다. 이는 책 논지의 보편성을 다소 흐리기도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더 문제는 제목에 걸맞지 않게 책의 깊이가 다소 얕댜는 점이다. 다소 실망한 이 책의 논지의 배경에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있다.

 과학기술이 20세기 들어 크게 발달하며 당세기는 물론 21세기에도 엄청난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이는 앞으로 인류사회를 크게 변화시킬 3가지 문제를 야기한다. 인공지능과 100세시대, 그리고 민주주의의 파괴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제조업은 물론이고 서비스업에서조차 자동화를 야기하고 있다. 이는 인간 지적노동의 상당부분까지 기계로 대체된다는 것인데 이것이 미래 사회의 큰 위기로 다가온다. 세계인구는 날로 팽창해가고 소비도 가속화되고 있는데, 정작 이들의 소득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실제 자동화가 상당히 진행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현 3-40세 세대는 그들의 부모세대보다 더 적은 재산을 축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모두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것이지만 그자체가 문제라기 보단 그 기술을 특정계층의 사람들이 독점하거나 사용하게 되면서 증가한 노동생산성이 일부에게만 집중되어 일어난 결과다. 인류전체의 생산성 향상의 과실을 일부만 독점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미래사회는 상당한 무용계층의 등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이미 핀란드에서 실행한 기본 소득제도가 언급된다.

 하지만 기본소득의 경우 누가 수혜를 입을 것이며, 또는 얼마나 돈을 줄 것인지가 역시 문제로 대두된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일 자체가 주는 인생의 의미와 재미를 과연 기본소득을 통한 정치, 오락, 교양활동만으로 대체할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다음은 100세시대다. 이미 한국의 경우도 남성은 80세 여성은 86세정도까지 평균수명이 올라가 있으며 21세기나 20세기 후반에 태어난 인간은 100세정도까지 살수 있으리란 기대가 사회전체적으로 팽배해있다. 건강의 수준도 눈에 띄게 올라가 지금의 나이는 0.8정도를 곱해야 20세기 중후반 세대의 나이와 비슷해진다. 지금의 40세는 1970-80년대의 32세 정도의 활력과 느낌, 건강수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더 심해질 것이다.

 문제는 이 긴수명의 대가가 저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빙식이던 교육을 통한 취업준비와 30-40여년간의 회사생활, 은퇴의 3단계 라이프 공식은 이미 깨어졌다. 취업준비 기간은 매우 길어졌으며 반면 회사생활은 매우 짧아졌다. 그리고 준비는 없는 반면 은퇴이후의 죽음까지의 시간은 지나치게 길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사고의 유연성과 학습능력 및 적응력이 떨어진 4-50대가 새로운 기술을 배워 첨단 직업시장에 다시 도전한다는 것인 인지적, 정서적으로 매우 버거운 일이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 책의 전문가들은 노인 인력의 활용을 강조한다. 많은 주요선진국에서 인구가 감소하며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현상을 겪고있는데(일본이 그렇다) 정년을 늘려 경험많은 노인인구를 노동력으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선 정년이 65세로 연장된데 이어 벌써 70세 연장론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은 민주주의의 파괴다. 역설적이게도 민주주의는 배부름위에서 번성한다. 실제 지구상 국가중 시민개개인의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들인 일본을 제외한다면 이미 상당수준의 민주주의를 구가한다. 이는 곧 경제적 위기와 쇠퇴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과거68혁명세대는 새로운 세대를 꿈꿨지만 그들이 취업시장에 뛰어든 70년대는 케인즈 주의가 종언을 고한 경제적 위기의 시기였다. 그리고 그들의 사회변혁과 민주적 열망도 감퇴했다.

 지금도 그런 위기가 오고 있다. 전세계적 경제위기와 자동화로 인한 중산층의 붕괴는 주요 선진국의 정치질서를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다. 유럽연합의 주요국이 그런 변하를 겪고 있고,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했다. 미국은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택했고, 한국의 정치권도 경제적 위기와 더불어 막말을 일삼는 보수쪽으로 빠르게 지지층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와 더불어 기존 주요 선진국들의 중산층을 계급화하고 빠르게 보수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의 중심축으로 여겨지며 과거엔 기득권으로 여겨져 계급으로 인식되진 않았지만 최근 경제적 위기, 그리고 그들의 정치적 선택으로 빠르게 계급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백인남성들이 그러한 경향을 보이며 트럼프를 선택했고, 유럽의 각국들도 20세기 후반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보수적 언행을 일삼는 극우정당을 지지하기 시작했다. 한국역시 마찬가지여서 지금까지의 추세를 보면 내년 총선에서 보수정당의 지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민주주의의 파괴는 국소적인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인종주의로 변질되어 전세계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지구촌의 현안들을 더욱 뒤로 밀어버려 장기적으로 인류전체에 악영향을 끼칠께 분명하다. 실제 트럼프는 기후변화협약을 무시해버렸다.

 민주주의 파괴 부문에서 다소 아쉬운 것은 이를 과학기술의 발달과는 연계를 하지 않고 질문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과 모든 사물의 연결과 감시는 개인 자유를 침해하고 기업과 정부권력을 생각보다 비대하게 만들수 있으며 민주주의의 파괴로 이어질수 있다. 재밌는 것은 이게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인데, 내 몸속에 스마트폰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칩을 심어 나의 건강정보와 소비패턴, 보안등이 관리되어 막대한 혜택을 입는 대신 나의 사생활이 다소 침해된다면 상당수 사람들은 이 경우 혜택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이미 우리는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켜서 이런 행동을 다소 하고 있다.)이를 같이 언급했다면 보다 수준 높은 인터뷰가 되지 않았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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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박정준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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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은 94년 설립해 인터넷 서점에서 시작하여 거의 모든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한 미국의 기업이다. 이런 아마존에서 12년간 아마존에서 일한 한국인이 쓴 책이 이것으로 아마존에 대해서 잘 몰랐던 내부사정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었다.

 책을 읽으며 놀란 점 첫번째는 아마존의 사원 평균 근속 기간이 1년대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다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이나 유럽연합에 비해 고용유연성이 상당한 것을 알고 있었지만 IT업계에서는 그 정도가 매우 심했다. 쉽게 나가고, 이직하고, 경력을 쌓아서 돌아오는등 입퇴직이 매우 자유로웠다. 그래도 아마존의 사원들은 적어도 4년은 버티려고 하는데 그 때가 처음 입사할때 주기로 한 아마존 주식을 모두 챙길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마존의 근무환경은 매우 경쟁적이다. 호봉제는 언감생심이고 철저히 능력제로 평가하며, 자신에 대한 평가와 동료들의 평가가 인사고과에 적용된다. 또한 모든 프로젝트가 서로 분업되어서 개개인의 성과가 그대로 민낯으로 드러난다. 이런 상태이니 분위기는 서로 매우 협력적이면서도 경쟁적이다. 그리고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연수를 받게 되거나 매니저에게 불려나가 해고당하기도 한다.

 업무도 매우 많은 편인데, 근퇴를 자유로이 하고, 개인 사정에 따라 근무형태도 매우 자유롭지만 항상 업무성과에 시달린다. 저자는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아마존은 사원 개개인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짜내는 느낌이다. 이점은 한국과도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인데,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아마존이란 기업이 철저히 소비지 중심이라는 점이다. 한국기업의 노동착취는 기업사주의 이득을 위해서인 경우가 많지만 아마존의 경우는 배조스 회장이 아니라 아마존의 발전과 아마존의 이용자들의 편익을 위해서라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인지 아마존은 주가와 매출이 지난 20여년간 엄청난게 올랐음에도 순이익은 큰 변화가 없다. 이는 배조스 회장이 아마존의 이익을 대부분 다음 프로젝트나 연구개발비로 투자가힉 때문이다. 때문에 아마존의 기업 순이익과 성장은 2020년이후에 더욱 대단해질거라고 보는 전문가도 많다고 한다.

 소비자 중심인 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은 사원들에게 식사도 무료로 제공하지 않으며 복지도 애플이나 구글에 비해 미약하고, 심지어 자사 제품마저도 쉽사리 직원들에게 주지 않는다. 이것 역시 기업내의 비용을 최대한 아껴 이를 소비자에게 편익으로 제공하려는 철학이 자리한다. 제법 독한 기업인 셈이다.

 읽고보니 아마존은 매력적이지만 가고 싶은 기업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강한 업무강도와 기업의 방향성을 사원을 알기 어려받는 점과 짧은 근속기간과 복지의 부족은 부정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편익이 기업사주가 아닌 세상을 바꿔나가고 회사의 발전과 소비자의 편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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