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로 걸어간 교사들, 마을교육과정을 그리다 - 혁신교육에서 미래교육까지
백윤애 외 지음 / 살림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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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개정교육과정 총론이 내년 고시된다. 얼개는 이미 나와서 돌고 있는데 이번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7차교육과정 이후 전면개정 형태가 지양되고 부분 개정을 하는 수시개정형태로 변모하였는데 노무현 정권 말기 2007개정 교육과정이 탄생했다. 이걸 이명박이 정권을 바꾸자마자 갈아엎은 것이 2009개정교육과정이고, 박근혜정권이 만든게 2015개정교육과정이다. 그리고 또 정권이 바뀌어 2022개정교육과정이 나온다. 2007에서 2009로의 급작스런 변경만 아니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최소 적용선은 지킨 셈이다. 초등6년 중고등6년을 그래도 운이 좋다면 한 교육과정으로 쭉 밟긴하기 때문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의 방점은 학생의 주도성과 개별성, 다양화, 그리고 전격적인 디지털 전환이다. 더이상 국가에서 주어지는 대로 교과서를 짚고나가는 진도빼기식 교육은 강력히 지양되며 학교와 지역의 특색을 살린 학교별 특색교육, 그리고 학생의 개별성과 주도성을 고려한 프로젝트 교육, 교육전반에서 디지털 소양을 갖춰나가는 교육이 강조된다. 특색과 학생의 주도성 개별성을 모두 살리는 구체적 방편으로 교사교육과정과 학교교과가 신설되며 중등의 자유학기가 초등6학년에게까지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대적 상황으로 보았을때 마을교육은 다음교육과정에서 더욱 중시될 것으로 생각된다. 해당학교만의 특색을 살리면서 학생의 교육이 그의 삶과 연결되고 주도성과 개별성을 모두 갖출 수 있는 방안이 마을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현장은 학교의 교육과정의 온전한 운영만으로도 힘들어 마을교육에 거의 손을 못대고 있지만 교원업무가 정상화되고 현장의 인식이 바뀌어나갈수록 마을교육은 활성화 될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시흥의 장곡중은 2010년 혁신교육 초반기에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천해나가면서 마을교육과정은 자연시 시행하게 되었다. 학생중심교육에 그들의 삶의 현장인 마을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마을은 자기가 살아가는 곳인 만큼 배움과 삶이 직결되고, 문제해결의 경험이 바로 이루어질수 있으며 앞으로 해당지역에서 살아갈 민주시민으로 키워지는데 필수적 그릇이다. 

 책에는 장곡중학교의 선생님들이 펼친 마을교육의 구체적 예가 나와있는데 하나하나 모두 매우 훌륭하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초등과 다르게 주제를 정해 교과통합수업을 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성취기준과 목표가 다른 제각각의 교과들이 하나로 묶여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점은 초등과 같지만 중등의 경우 각 교과의 선생님들이 다르다는 현실적 문제가 자리한다. 초등의 경우 교사 1인이 마음만 먹으면 본인의 학급단위만으로는 교과통합수업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중등은 수명의 생각이 다른 교사를 설득해야 한다. 이후에도 문제다. 각각의 수업을 따로 해야하는 것이다. 환경관련 프로젝트 수업을 이틀에 걸쳐한다면 5-6명의 선생님들이 매시간마다 따로 들어가야한다. 일관성 있는 수업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장곡중에서는 마을교육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학생들의 마을의 역사를 공부하며 지역의 오랜 우물에 주목했는데 해당 우물은 과거 마을주민들의 젖줄기 같은 역할을 했지만 근대화 이후 상수도가 보급되며 기능을 상실한 터였다. 이에 철거가 이뤄질뻔했는데 마을주민들의 반대로 남게 된것이다. 학생들은 그 역사를 조사하기도 하고 역사수업과 관련하여 마을 우물과 관련한 설화를 짓기도 하였다. 

 환경수업도 인상적이었다. 제품에는 가상수와 물발자국 개념이 있다. 가상수는 해당제품을 만드는데 소모된 물의 총량을 물발자국은 해당제품을 취득하고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소모되는 물의 총량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우리가 일생생활에서 얻는 여러 제품의 가상수에 대한 정보를 얻고 일개 햄버거에 무려 25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단걸 알게 된다. 때문에 가상수가 적게들어가는 햄버거를 만들고 이를 시식하는 행사까지 가졌다. 미술과 연계해서는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제품별 가상수의 인포그램을 만들었다.

 마을행사도 훌륭했다. 각 학교는 학예회나 운동회 혹은 학술제나 축제를 갖고 있는 편이며 마을자체에도 여러 지자체 행사나 축제가 있다. 이를 하나로 통합해 마을의 축제로 만드는 것이다. 같은 마을의 초중고가 연합하고 지자체와 마을이 같이 한다. 마을의 자원들이 부스를 차려 학생들을 위한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들은 평소 갈고 닦은 악기 연주 행사를 진행하며, 평소 마을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 이 마을행사는 매우 힘든일임에도 무려 2015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진화를 거듭하며 이어져오고 있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해야 제대로 이어질수 있는 것이며 그래서 이들을 교육3주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교육3주체의 공통분모는 학교이며 그리고 그 학교가 소재한 마을이다. 때문에 진정한 지역의 민주시민을 기르는 교육은 마을이라는 그릇과 함께가야한다. 다음교육과정의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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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와 소음 - 미래는 어떻게 당신 손에 잡히는가
네이트 실버 지음, 이경식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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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진화하면서 주변환경을 단순화하고 거기서 규칙을 찾도록 적응했다. 이는 예측을 가능하게 하여 기회를 잡고 위험을 회피하는등 인간의 생존력을 상당히 올려주었다. 하지만 오늘날 인간은 이로 인해 혼돈에 빠지기도 한다. 주변의 정보가 너무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규칙을 찾는 것은 쉽지 않으며 오히려 잘못된 규칙을 찾아 낭패를 보기도 쉽상이 되었다.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며 정보의 양은 엄청나졌지만 이중 의미를 갖는, 즉 상관성이나 인과관계를 갖는 정보는 매우 소수다. 실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정보는 대부분 일상의 사진이나, 영상등인데 하나하나는 모두 쓸모없는 정보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사진과 영상중 앞으로의 사회를 예측할만한 경향이나 트렌드도 있긴 할것이다. 그리고 이는 무척 소수다.

 책은 여러 분야를 살피며 여러 소음들 중 제대로 된 정보인 신호를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뭔가 대단한 규칙을 설파할 것 같았지만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것은 없었다. 그래서 책은 좀 중구난방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여러 분야에 대한 통계적 분석과 신호를 찾았던 저자의 과정을 따라가보는 것은 제법 재밌기도 했다. 여기에는 도박, 야구, 지진, 주식, 지구 온난화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한다. 

 미국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제대로 한번 망한다. 당시에는 여러 파생상품이 등장했는데 서브프라임은 B+ 등급으로 지급불응확률이 무려 20%이상에 달한다. 이는 매우 위험한 수치인데 이런데도 투자를 하기 위해 미국의 금융권은 이를 쪼개는 짓거리를 감행한다. 서브프라임의 위험수치가 0.2이므로 이런 서브프라임 상품 5개를 쪼개 하나로 묶는다. 그러면 서브프라임 5개가 모두 지급불능이 되어야 이 상품이 지급불능이 되므로 위험수치는 0.2를 다섯번 곱한 수치가 되어 그 위험도가 통계적으로는 인상적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문제는 이 서브프라임 상품 5개가 모두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모두 부동산관련으로 매우 상관관계가 높았다. 때문에 통계적 수치와 다르게 이 상품은 매우 위험했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바와 같다. 거기에 당시 미국의 주택 매매는 총 1.7조달러라 주식시장 매매금액 40조달러에 비해 무척 작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주택을 담보로 하는 MBS거래가 무려 80조원이었다. 레버리지가 무척 컸던 셈이다. 이렇게 레버리지가 크면 아주 작은 수치의 하락에도 전체자산이 매우 위험에 빠진다. 이 두가지 요소의 신호를 읽지 못한 미국의 금융계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붕괴한다. 

 정치평론가나 전문가들도 매우 형편없는 예측을 한다. 터틀록이 15년간 조사한 바로는 정치전문가들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것라고 공언한 사건의 15%가 실제 발생했다. 그리고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 예측한 사건은 25%가 발생하지 않았다. 상당히 엉터리인 셈이다. 전문가에는 두 유형이 있는데 고슴도치형과 여우형이다. 고슴도치형은 비장한 생각을 하고 세상에 대한 지배적 원칙을 선호하며 고집스럽고 질서정연한 것을 선호한다. 이들은 자신만만하지만 실제적으론 더 못한 예측을 한다. 여유형은 사소한 생각을 하고 문제해결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한다. 자기비판적이고 경험적이고 조심스럽지만 이로 인해 더 나은 예측을 많이한다. 하지만 불행이도 우리가 많이 접하고 방송과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은 단연 고슴도치형이다. 과감하고 선정적이며 확실하게 말하기 때문이다. 여우형들은 공부를 많이 하여 학위가 높고 정보량이 많을 수록 더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고슴도치형은 정반대로가 된다. 그들은 자기 편견이 강해 정보와 학위가 강해질수록 스스로의 편견을 오히려 강화하기 때문이다. 

 기상예보도 무척 예측이 어려운 분야다. 예측이 어려운 것은 초기조건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예측 범위가 다양하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기상조건은 선형적이지 않고 지수연상으로 계산되는 항목이다. 때문에 초기 조건이 잘못되면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진다. 덧셈의 경우 1만큼 잘못 기입하면 답이 겨우 하나차이지만 지수연산의 경우는 수배, 혹은 수십배의 차이가 만들어진다. 거기에 예측해줘야하는 지역이 너무 광범위하다. 각 지역은 하나하나의 그리드로 쪼갤수 있는데 이 또한 3차원이다. 가로, 세로에 높이까지다. 해당 지역의 지형차이까지 고려하면 변수는 정말 상당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상예보는 꾸준히 발전해왔다. 1980년대만 해도 허리케인의 상륙반경은 560km 범위로 예보되었지만 지금은 160km정도다. 때문에 경보도 더욱 빠르게 내릴수 있다. 이처럼 태풍의 이동경로는 좀 상세해졌지만 그 강도의 예측은 아직도 쉽지 않다. 

 지진의 예측은 더욱 어렵다. 그래도 기상은 육안으로 볼수 있고 측정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땅속은 전혀 그렇지 않다. 측정할수 있는건 막상 지진이 났을때 뿐이다. 지열이나 마그마의 이동 혹은 단층의 이동등 여러가지 수치가 측정이 매우 어렵고 마땅한 방법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지진이 판들의 경계 부분에서 주로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지진의 빈도와 규모의 상관관계가 반대라는 것이다. 지진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발생 빈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진다. 진도가 1커질때마다 발생건수는 1/10씩 감소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진도 7-8까지의 지진은 제법 그럴듯한 예측 곡선이 그려진다. 하지만 진도 9이상의 지진이 문제다.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진 진도 9이상의 지진을 매우 적다. 때문에 곡선이 9부분에서 급감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잘못된 신호다. 9이상의 지진도 이어지는 곡선으로 그려야한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경기예측도 어렵다. 1993년에서 2010년까지 18년간 전문가 예측 GDP성장률은 표준편차를 적용해 90%의 예측구간을 고려하여 적용하여도 무려 6번이 이 수치를 벗어났다. 그리고 이 90%예측 구간은 수치로 GDP 6.4%다. 성장률 0에서 6.4%는 대단한 불황과 큰 호황의 차이에 달한다. 경제예측이 어려운 이유는 우선 경제통계자료만으로 인과관계 결정이 매우 어렵고, 경제는 항상 움직이므로 지금 유효한 것이 향후 쓸모없는 자료로 바꾸기 일쑤이며, 경제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예측 자료가 형편없이 그것을 활용한 예측 역시 쓸모없어진다는 점에 있다. 

 감염병 예측도 어렵다. 미국은 신종플루 발병 시점 그 위험도를 과다 예측하여 지나친 준비를 하는 바람에 낭패를 본적 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에서는 정반대의 예측을 해 역시 낭패를 보고 있다. 질병의 확산을 예측하는데 가장 유용한 수치는 기본감염재생산지수다. 이것이 1이 넘으면 이론적으로 전개체군이 모두 감염된다. 스페인 독감은 이 수치가 3, 천연두는 6, 홍역은 무려 15이며 말라리아는 150이나 된다. 문제는 이 재생산지수에 대한 믿을 만한 추정치가 나오는 시점이면 그 감염병이 그 지역을 이미 휩쓸고 지나가버려 관련 통계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할만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이처럼 변수가 많고 쓸데없는 소음이 많은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쓸만한 신호 찾기 방법으로 저자는 행위자 기반 모델과 베이즈정리를 제시한다. 행위자 기반 모델은 한 국가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하는 방법이다. 지수방정식 계산과 그 계산을 수행할 수퍼 컴퓨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구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데 그러므로 이 방법은 설문조사의 정확성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 그러나 인간은 특정행위에 대해 자기충족, 부정적 예언에 잘 빠져들고 언론 보도등의 홍보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현재로썬 그 이용과 검증이 쉽지 않아 보인다. 훗날 자신보다 자신을 더 잘아는 개인별 인공지능이 보급되고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빅데이터로 통합되며 이를 분석하는 인공지능과 전문가가 협업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면 큰 의미가 있어질수 도 있는 기법이겠다.

 베이즈 정리는 합리성을 확률의 문제로 본다. 베이즈 정리는 알려진 3개의 변수와 알려지지 않은 1개 변수가 동원된 대수적 표현이다. 베이즈 정리는 조건부확률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전제아래 이론이나 가설이 참이냐 거짓이냐를 확률적으로 따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여자가 자신의 남편의 소지품에서 여자의 속옷을 발견했다. 여자는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이를 베이즈 정리로 따지면 다음과 같다. 

[사전확률]

남편이 바람을 피울 확률의 초기 추정치로 x 다.     4%

[새로운 사건 발생]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조건아래에서 속옷이 등장했을 확률  Y 50%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는 조건아래에서 속옷이 등장했을 확률 Z 5%

[사후확률]

여자가 속옷을 발견했다는 조건 아래에서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추정치로

xy/[xy+z(1-x)]로 29%다.


베이즈 정리는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이 공식을 좌우하는 것은 사실상 X 로 남편이 바람을 피울 확률의 초기 추정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다. 위의 예에서는 4%로 매우 낮은데 이는 평소 남편이 매우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실제 믿을 만한 남편의 소지품에서 다른 여자의 속옷이 나오는 것은 의심스러운 행위지만 실제 그가 바람을 폈을 확률을 낮춘다. 하지만 평소 품행이 단정치 못한 남편이었다면 초기 추정치는 매우 높아지고 그렇다면 사후확률 값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즉, 베이즈정리가 유효하려면 오랜 경험과 통찰, 그리고 신호를 잘 파악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역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의 결합으로 데이터 분석능력이 뛰어난 인공지능이 초기 추정치를 잘 잡는다면 상당히 유용한 방법이 될 듯하다. 인간이 초기 추정치를 결정해야 하는 지금은 상당한 전문가가 아니면 어려운 방법이라 생각된다.

 이 책 '신호와 소음' 은 최근 개정판이 나왔다. 책 자체가 10년 전 책이라 시대에 뒤떨어지는 부분이 좀 있는데 패턴찾기에 대한 기술적 발전과 시대적 변화 부분이 잘 반영되지 않았을까싶다. 빅데이터로 무척이나 많아진 소음속에서 신호를 찾는 과정은 인간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개인에게나 사회에게 무척 중요할 것이다. 다만 신호를 찾는 공식이나 인공지능 과정도 오염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에 이에 대한 주의도 많이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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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1-12-2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것처럼 베이즈 정리, 즉 조건부 확률은 초기 추정치(x)가 매우 중요한 듯합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결과는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원인 때문에 일어난다는 아주 단순하고 명백한 원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 AI - 4차산업혁명시대 인공지능 융합교육법
박찬 외 지음 / 다빈치books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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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들어와있음을 언급하는 것은 새삼스럽다. 이미 많은 사이트가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있고, 웬만한 업체는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쳇봇을 사용하고 있다. 2022년 개정교육과정이 내년쯤 윤곽을 잡고 2024년엔 적용된다. 이번 교육과정은 기존의 언어와 수리이외에도 디지털 소양을 기본소양능력으로 집어 넣었다. 기본소양은 이 사회에서 시민으로 삶을 영위하며 기본적이고도 가장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능력을 말한다. 잘하는게 아니라 이건 그냥 해야만 하는 기본 바탕인 것이다. 

 한국정부는 인공지능을 상황을 인지하고, 이성 논리적으로 판단 행동하며 감성적, 창의적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까지 포함한 과학기술의 한 분야로 규정한다. 인공지능 연구는 1970년대 활발했지만 당시 컴퓨터 성능의 한계와 충분한 데이터가 부족하여 한계에 부딪혔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모든것이 해결되고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며 전기를 맞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미 의료, 금융, 서비스등 많은 분야에서 살마보다 정확한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전통적 프로그래밍은 프로그래머들이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에 따라 처리할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머신러닝이 확보된 데이터와 그것으로부터 기대되는 해답을 입력하면 규칙이 나오는 알아서 배우는 형태로 진화했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하여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수 있게 하는 인공신경망을 기반으로 구축한 기계학습기술이다. 엔지니어가 일일이 판단 기준을 정해주지 않아도 컴퓨터가 스스로 정보를 습득, 추론, 판단하여 성장한다. 

 머신러닝 기술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확부한 데이터 분야에 대한 전문가의 통찰과 직관, 창의력이 중요하다. 머신러닝 기술로 의미있고 창의적인 규칙을 발견하려면 그 분야의 탐구 경험이 직관적으로 해답을 제시할 때 타당한 규칙 발견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교육에서 지향해야 하는 것은 개인의 전문성이다. 전문가는 문제상황을 통찰하고 제시된 정보를 적절한 배경지식과 빠르게 통합하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이런 전문가 양성을 위해 세계 최초로 교과의 벽을 없앴다. 교과대신 개별사건과 현상에 대한 연구를 도입한 것이다. 예를 들어 2차대전을 수학, 과학, 지리적 관점등의 다양한 시각에서 연구하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광범위한 주제 연구를 마친 후에는 관심 분야와 미래 전망에 따라 자신이 연구하고 싶은 특정 사건이나 현상을 스스로 선택해 깊은 탐구의 기회를 제공받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새롭게 학습하거나 창의적으로 생산한 지식을 다시 문제 해결에 적용한다. 이렇게 스스로 학습해가며 개인의 영역 특수적 지식을 형성하게 되고 이게 나선형으로 발전하여 개별적 전문가가 탄생하는 것이다. 

 20세기는 블루칼라와 화이트 칼라의 시대였다. 하지만 21세기는 뉴칼라의 시대다. 뉴칼라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연구개발하는 능력이 우수한 사람이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뉴칼라가 필요하다.때문에 인공지능 교육은 기본적인 교과지식의 소양위에 인공지능을 활용해 창의적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배양하는 교육이 중시된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발빠르게 인공지능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시작했다. 중국은 이미 2017년 교실케이시스템을 도입했다. 교실내 카메라로 학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학습결과의 정보를 교사와 학생에게 제공한다. 얼마나 집중했고, 졸았는지, 발화의 빈도와 횟수등을 분석하는 것이다. 출석, 정서, 수업참여도가 평가되지만 인권의 문제가 남아있다. 

 중국은 인공지능 교육이 이미 의무교육이다. 3-8학년까지 초중등생대상으로 인공지능 통식과 인공지능 응용, 인공지능 코딩, 인공지능 로봇개발을 배운다. 인공지능 통식은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로 3-8학년까지 인공지능 알기, 튜링테슽, 사물인터넷 알기, 인공지능의 역사, 인공지능의 응용, 인공지능의 우세와 제한점을 배운다. 인공지능 응용에서는 음성얼굴인식, 스마트서칭엔진과 의사결정나무, 스마트가구, 스마트농업, 자율주행, 증강현실, 데이터, 지능장착, 사람인식, 바둑고수, 스마트집사, 무인수퍼를 배운다. 인공지능 코딩에서는 도형화코딩, 소스코드 편집기, 음싱인식과 음성합성, 음성가전컨트롤, 스마트가전조절, 스마트신호등, 문예창작, 초보적 인공지능으로 일상문제해결하기를 배운다. 인공지능 로봇개발에서는 얼굴인식, 이동식로봇, 스마트물주기, 은둔로봇, 구원로봇, 변형로봇의 순이다.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으로 의무교육수준에서도 상당한 인공지능 지식과 활용능력 및 개발능력을 갖출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약한 코딩수준만을 의무교육에 집어넣은 우리로써는 따라가기 벅차보인다. 

 다음은 인공지능 교육에 활용할 만한 도구들이다. 우선 구굴번역이다. 구글 번역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필기기능은 글씨를 쓴 것을 번역해주는 것이고 대화기능은 두 가지 언어로 대화해도 모두 번역해주는 기능이며 음성기능은 마이크에 이야기한 것을 번역해준다. 파파고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번역기로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13개인어가 가능하고 텍스트, 음성, 사진속 문자도 번역해준다. 

 구글 번역을 활용할 땐 팁이 있다. 사전에 맞춤법 검사를 하는게 중요하고, 가급적 짧은 문장 구성이 번역에 용이하다. 한국어의 경우 주어 목적어를 분명히 서술안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분명히 해줘야 올바른 결과가 도출된다. 전문용어는 사전에 미리 번역하는 것이 낳고, grammarly앱을 이용해 문법검사를 하는게 좋다. 

 구글 포토는 용량 제한이 있지만 1600만 이하 화소와 1080p이하 동영상에 한해서는 용량이 무제한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업로드한 사진을 인공지능 얼굴 인식 기능으로 같은 얼굴의 사진을 모아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검색어 입력으로 관련 사진을 찾는 기능도 있다. 구글 포토에는 OCR기능이 있는데 광학 문자 판독 기능으로 이미지에 있는 문자를 인식하여 이를 문자화해주는 기술이다. 

 구글아트앤컬쳐에는 Behind closed doors기능이 있다. 이는 세계 미술관 속 숨겨진 장소, 출입이 통제도니 장소들과 그곳의 예술품 탐방 기능이다. 아트앤컬쳐에는 스트리트 뷰기능도 있는데 박물관, 미술관, 경기장, 국제우주정거장,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의 지하공간을 탐방하는게 가능하다. 

 카카오에는 챗봇만들기 기능이 있다. 카카오 계정만 있으면 누구나 채널 개설이 가능하다. 카카오 i develp의 챗봇서비스에서 사용신청을 하며 6일 정도내에 이메일승인이 결정된다. 시나리오는 봇안에서 사용자가 경험하는 서비스의 단위다. 카카오 오픈 빌더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응대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블록이다. 기본 시나리오가 모든 봇에 장착되며 3개 블록이 있다. 웰컴 블록은 봇이 사용자를 처음 만날 때 발송하는 환영 메시지다. 폴백 블록은 봇이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때 내뱉은 메시지다. 탈출블록은 봇이 되묻기 등의 상황에서 사용자가 대화를 초기화하거나 탈출하고 싶을 때 쓰는 명령어다. 책에는 카카오를 이용해 학교의 급식메뉴를 알려주는 챗봇을 만드는 과정이 수록되었다. 흥미롭다. 

 언급한 것처럼 2022개정 교육과정에는 기존의 언어와 수리 기능이외에 디지털 소양을 모든 시민이 갖춰야할 기본 소양으로 설정했다.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4년부터는 초중고 모든 학교에 인공지능과 코딩을 비롯한 여러 디지털 교육이 새로운 교과나 범교과 혹은 학교자율과정등의 형태로 자리 할 것이 분명해보인다. 교사 하나하나가 학생에게 디지털 소양을 쌓아줄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갖춰나가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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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미래X교육 안내서 -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연구회 13인, 미래 교육을 만나다 함께 걷는 교육
경기도 미래교실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연구회 외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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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교육 담론은 4가지다. 미래 사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교육, 미래에 도달하고자 하는 현재교육의 목표, 미래에서 더 잘 살아가기 위한 능력을 준비하는 현재의 교육,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현재 진행되는 교육적 실천이다. 미래교육은 이 중 교사에 따라 하나에 치중되는 경우는 있겠지만 네 가지를 모두 포괄하고 있을 듯 하다. 특정 교사가 구글클래스룸이나 인공지능, 메타버스 및 여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이나 개별화 평가 및 과정에 힘쓰고 있다면 그는 미래에 이뤄질 교육을 앞당겨 어느정도 실천함과 더불어 학생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직접적 역량배양, 현재의 더 나은 교육발전, 미래로 향하고자 함을 모두 실천한다고 볼 수 있다. 

 미래 교육의 방향은 4가지로 상상하고 도전하는 교육,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교육,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교육, 주도성을 높이는 교육이다. 그리고 이들을 모두 포괄하는 요소는 주도성과 개별성, 유연성이다. 미래사회는 변동성과 불확실성, 모호성이 지배하는 사회다. OECD는 교육2030에서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로 환경적 도전(지구온난화, 자원고갈), 경제적 도전(과학기술혁신, 경제통합에 따른 문제), 사회적 도전(문화적 다양성 충돌, 불평등확대)를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은 문제를 타개할 주도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주도성은 방향감각을 잃지 않고 목표를 수립하고 그 목표를 실천하며 그 실천이 타인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는 능력을 포괄한다.

 주도성을 키우는 수업은 학생이 학습의 주인이 디어 진정으로 참여하고 책임감을 갖는 수업, 학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경계를 가로질러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과 연계하는 수업, 공공선을 위해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기능을 키우는 수업이다. 

 개별성은 맞춤형 수업을 통해 길러진다. 맞춤형 수업은 학생의 학습준비와 흥미, 선호하는 학습환경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제식 수업이 가르침에 초점을 둔다면 맞춤형 수업은 배움에 초점을 둔다. 그리고 개별성을 중시한다고 해서 이것이 반드시 학생 개인지도형 수업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전체수업이더라도 다양한 학습자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보편적 맞춤형 수업이라 할 수 있다. 개별화 수업에는 설계 원칙이 있는데 학생을 존중하는 수업과제와 교과의 중요한 개념, 융통성 있는 수업운영, 지속적인 형성평가, 질서가 있는 유연한 학습 환경이다. 

 유연성은 학생보단 교사에게 강조된다. 교사는 미래 수업을 위해 수업목표 달성을 위한 창의적 수업 설계 능력이 필요하다. 늘 하던 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교육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이전과 다르게 학습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처럼 주도성과 개별성, 유연성의 바탕하에 상상하고 도전하는 교육,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 교육, 학습의 주도성,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교육과정이 학습자 주도형 교육과정이다. 학습자 주도형 교육과정은 학습자가 학습의 내용과 목표를 결정하고 학습과정 전체를 주도하며 학습 내용에 대해서도 스스로 평가하면서 학습을 주도하는 교육과정이다. 교사는 자기 주도성이 낮은 학습자를 위해 적극적인 개입과 지원을 위한 개별화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한다. 교육과정의 내용은 핵심역량중심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배움의 결과는 이 핵심역량을 얼마나 함양했는가가 된다. 즉, 미래학교의 학습방법은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학습 과정에 참여하고 학습을 주도하면서 학교 안팎을 넘나들며 학습자의 삶과 배움을 밀접히 연계하는 방식이 된다. 

 교사는 학습자 주도교육과정을 실행하는 학습자의 학습 경로를 살펴보고 전문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학습 촉진자가 된다. 또한 프로젝트 관리자로써 학습자의 프로젝트가 잘 실행되도록 지원하며 학생의 정서적 심리적 발달에 관심을 가지고 정서적 문제에 대해 상담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 학교의 공간은 학습자 주도형 교육과정의 실천을 돕기 위해 분산의 공간, 그리고 구성원이 함께 만나며 소통 협력하는 집중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상상하고 도전한는 교육, 소통하과 관계를 맺는 교육, 학습자 주도성,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수업들의 구체적 사례가 실려있다. 모두 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수업으로 각 교과 선생님들의 수업으로 매우 수준이 높으며 디지털 기기는 물론, 국제적 수업까지 이뤄진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중등선생님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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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제2국면 - 코로나 롱테일, 충격은 오래간다
우석훈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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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말 '88만원 세대'는 매우 좋은 책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신자유주의로 치달아 고용안정성이 붕괴된 상황에서 앞으로의 세대가 맞을 수 밖에 없는 세태를 잘 짚은 책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저자 우석훈이 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예측한 책이 '팬데믹 제2국면'이다.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가 종식하면 모든 것이 과거로 회귀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코로나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고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생각해보면 외환위기 시절도 그랬다. 그 어려운 시기만 넘어가면 이전처럼 대학에서 내내 놀기만 해도 기업에서 알아서 모셔가고, 취직 후 큰 사고만 안친다면 월급이 조금씩 늘면서 적당히 승진하고 알아서 정년이 오는 그러한 시기가 다시 올 것만 같았다. 그리고 알다시피 세상은 외환위기 이후 근본적으로 변했고 과거의 시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도 아마 마찬가지 일 것이다. 우석훈은 이 책을 통해 그런 코로나 이후의 근본적으로 변화할 세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예측했다.

 일단 팬데믹이 발생하면 제1에서 제4국면이 진행된다. 제1국면은 백신등장 이전의 시기로 팬데믹이 선언되고 마스크와 거리두기로 혼란에 빠지는 상황으로 일상에 마비가 온다. 2020년이다. 제2국면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이 보급된다. 백신의 유무에 따라 국제적 갈등이 고조된다. 하지만 백신은 100%의 방어력을 띄지 못하고 유효기간도 있다. 때문에 백신의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면 유효기간이 도래해 효과가 사라진다. 한편으론 제한적 관광과 백신여권이 도입된다. 2021년이다. 제3국면은 개도국과 저개발국가도 백신접종이 시작된다. 2022년일 것이다. 선진국 사이에서면 이뤄지던 관광이 부분적으로 여기서도 가능해진다. 제4국면은 아프리카와 저개발 국가도 백신이 보급되는 시기다. 아마 2023년 이후가 될 것이다. 팬데민 종료가 조심스레 거론되고 코로나 균형이 새롭게 국제적으로 형성된 가운데 한국의 위상은 그 어느시기보다 높아진다. 다른 나라들이 크게 쇠퇴한 가운데 홀로 어느정도 선방이란걸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산업군은 3개로 구분된다. A형산업은 줌같은 비대면 플랫폼, 반도체 산업, 재생에너지산업, 배달서비스등이다. 코로나로 수혜를 받아 크게 성장했으며 세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여 코로나 이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상가들은 크게 붕괴하여 예전의 위상을 찾지 못하고 도시근교 쇼핑몰 다수는 배달서비스에 밀려 그들의 물류창고로 전락하게 된다. B형 산업은 코로나로 충격은 받으나 단기충격이고 장기적으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는 산업이다. 공공부문이나 발레처럼 규모가 작은 순수예술 분야다. C형산업은 충격이후 제자리로 회귀하지 못할 산업이다. 크루즈 산업이나 영화산업등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관광이나 영화산업이 코로나 이후 예전의 위상을 회복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관광은 기반자체가 관광지내에서 혹은 여행업계에서 붕괴해버렸고, 전세계적인 회복도 아직 매우 요원하다. 영화는 OTT의 성장으로 이미 많은 것을 빼앗겨 버렸으며 따라서 코로나 이후에도 회복이 어렵다. 한국인은 매년 5-6회정도의 영화관람을 했었는데 집에 대부분 OTT 서비스가 생겨난 상황에서도 그런 수치를 보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그들은 이미 자체제작이 상당한 수준이고 개봉까지 하고 있다.

 팬데믹은 디지털 전환과 선진국 현상을 한국에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노동시간은 줄 것이고 주4일제가 시행될 것이며 회식등이 줄고 직장민주주의도 강화될 것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한중일은 상대적 수혜자인데 중국은 진원지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방역태세와 의료장비, 생필품 수출이 증가하면서 무역흑자가 두배로 늘어났다. 한일도 여행이 크게 감소하고 수출이 의외로 늘어나는 부분이 생기면서 불황형 흑자가 늘어났다. 

 경기회복은 천천히 회복하는 U자형과 급격히 회복하는 V자형, 그리고 일본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장기침체하는 L자형이 있다. 팬데믹 이후에는 K자형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위부분은 회복하고 성장하지만 아래부분은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침체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성장률이 하락하고 경제체질도 좋지 못하며 내부경쟁이 치열해진다. 빈부격차로 사회적 합의가 어려워지고 사회통합도 힘들어진다. 거기에 코로나로 국가가 강해지고 어려움이 겹치며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로 회귀하는 경향도 강해질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후 국가는 자본의 논리에 밀려 그 위력을 상실해왔지만 팬데믹으로 방역의 전면에 나서고 세계가 서로 단절되면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 중일갈등과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로 국가의 역할과 힘은 그 어느때보다 다시 중요성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지방의 존재도 두드러지게 되었다. 중앙정부에서 전체적인 방역의 틀을 잡아도 막상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이며 그 과정에서 존재감이 드러나게 되었다. 미국같은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엉터리 방역정책에 제대로 저항하는 주지사나 시장이 존재감을 드러내었고 한국에서도 초기 대구시장이 중앙정부와 갈등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앞으로 선진사회로 더욱 도약하기 위해 지방정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에서 드러나는 차별성을 토대로 경제를 더욱 선진화하고 사회를 민주화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에도 강한 중앙의 힘으로 인해 이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팬데믹은 한국 교육의 약한 고리와 우리의 교육이 어디에 집중하는지를 잘 드러내었다. 저자가 보기에 한국교육의 두 축은 돌봄과 대입이다. 실제 팬데믹 상황에서 다른 교육은 모두 원격화되며 사실상 질 관리가 포기되고 중지되었지만 돌봄과 대입만은 멈추지 않았다. 실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은 등교하지 않았지만 돌봄이 필요한 상당수 아이들은 긴급돌봄의 이름으로 등교했었다. 학교는 문을 닫은 적이 없는 셈이다. 대입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빨리 위험을 무릎쓰고 등교를 감행한 것이 고3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위 두 상황을 연결하는 중학교 학생들이 가장 소외받는다. 저자가 보기에 중학교 시기는 학생이 한국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고착되는 시기이며 두뇌발달상 과몰입이 많은 일어나는 시기다. 이런 시기의 학생들이 코로나 시기 가장 관리 받지 못하고 소외되었다는 것은 문제다. 대입교육행정에 투입되는 예산의 일부분만 써도 중학생을 위한 원격상황의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저자는 이를 계속 유지하여 팬데민 이후에도 성공적으로 교육계에 정착될수 있다고 본다. 

 팬데믹으로 기업들은 독점기업이 늘어나고 덜 경쟁적인 시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큰 충격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향후 더 큰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편 가계는 심각하다. 이미 부채비율이 전세계 1위다. 양적완화상황에서는 통화가 부유층과 기업으로 투입되었기에 통화량이 크게 늘어도 자산가격만 부풀지 인플레이션 상황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코로나 지원은 일반인에 직접 지원되기에 인플레이션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으로 금리 인상을 유발하기에 작금의 가계 부채 비율에서 가계가 견디기는 어렵다. 거기에 내수분야에서 비 숙련 노동자인 청년과 노인이 어려워지고 비수도권지역의 관광경제는 사실상 붕괴했다. 한국은 자영업자가 무척 많은데 이 역시 회복이 어려워 지금의 24.6%에서 다른 나라 수준인 10%후반까지 자영업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팬데믹은 한국의 위상을 그 어느때보다 올려놓을 것이 분명해보이지만 상당수 국민들이 가난해지고 상위산업과 하위산업간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다. 또한 국가가 회귀한다. 이는 지역중심으로 이행하는 과정을 더디게 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의 경우 일본처럼 지역개발을 토건으로 밀어붙여 좋지 못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저자는 우려한다. 공교육에 대한 재정투입과 좋은 프로그램 마련, 토건보다는 지역인재와 대학들에 대한 투자, 지방중심의 정책실행, 플랫폼 노동자등 비임금노동자들에 대한 정책마련, 지역대학들의 무상화와 지역대학간의 공동프로그램운영, 청년에게 다가올 충격완화를 위해 대규모라 갑작스레 없어지고 있는 공채채용 중지의 점진적 도입등이 저자가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이뤄져야 주기적으로 다가오는 듯한 팬데믹이 한국사회가 더 잘적응할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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