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트가 1997년부터 2001년 사망하기 한 달 전까지의 심층 인터뷰와 유명 평론가들의 에세이를 엄선한 책이라고 한다. 부제는 ‘폭력의 시대, 불가능의 글쓰기는 어떻게 가능한가’란다.

별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발트가 워낙 유명하니 허리 꼿꼿히 세우고 읽어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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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5-06-18 0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쉽게 읽을 수 없는 책을 선택하신 스텔라님의 결기를 니르바나가 응원합니다.^^

stella.K 2025-06-18 10:27   좋아요 1 | URL
ㅎㅎ 니르바나님 그리 말씀하시니 괜히 결기가 꺾이는 것 같은데요? 어쩌나...ㅋㅋㅋ

yamoo 2025-06-18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발트는 치명적으로 지루한 문장을 양산하더라구요~~ㅎㅎ

stella.K 2025-06-19 10:23   좋아요 0 | URL
독일문학이 좀 그런 경향이 있긴하죠? 글치 않아도 제발트 책들 호불호가 있는 것 같긴한데 그가 문학에 공헌한 점은 인정해야할 것 같고, 이 책은 제발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저자로 참여한 글이랍니다.
 




드라마의 제목이 자기계발이나 처세쪽 냄새가 난다. 그러기엔 등장인물들이 진지하다. 정확히는 오피스 드라마다. 원작이 웹툰이란다. 


요즘엔 백발이 받는가 보다. 특히 5,60대에서. 커트만 잘하면 그도 제법 멋지다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막상 나더러 그런 머리를 하라고 그러면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런데 웬걸, 이 드라마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제훈 배우가 백발을 하고 나오는데, 한동안 백발이 유행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점쳐본다.  


제목이 좀 그렇긴하지만 이 드라마 제법 괜찮다. 무엇보다 안판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안판석 PD가 누군가? <밥 잘 사 주는 예쁜 누나>나, 오래 전에는 <하얀거탑>과 <풍문으로 들었소>를 연출했고, 뭐 그 정도까지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는 최근 일련의 작품을 통해 멜로 장인이 되려나본데, 왜 나는 멜로를 참을 수 없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아무리 잘 나가는 배우를 데려다 놔도 멜로는 끝까지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동안의 작품과는 다르다. 제법 한다. 아니 제법하는 정도가 아니다. 꽤 한다. 그래. 가끔은 이런 드라마도 나와줘야지. 시청자의 입장도 좀 헤아려줘야 하는 거 아냐했다. 


아직 뒤에 3회 정도가 남았는데 끝까지 볼 거다. 사실 안판석 PD는 장르를 떠나서 그가 펼치는 영상은 꽤 볼만하다. 그래서 안 보면 아쉽긴 하다. 꼭 무슨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대기업 M&A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보면서 현타가 오기도 했다. 즉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이 얼마만한 자본을 굴리며 경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 뭐 드라마라고 해도 전혀 근거없이 막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현실에 어느 정도 상응하게 만들거다. 50년 전만해도 1억만 가져도 재벌이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30년 전만해도 10억만 가져도 부자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누가 10억 가졌다고 재벌이란 소릴하겠는가? 그거야 노후자금 정도 밖에 더 되나? 적어도 두 자리 수의 조 단위의 자금을 굴려야 좀 한다하는 재벌 소리를 듣는다. 또한 그의 자제들이 마냥 놀고 먹을 수 없으니 뭐라도 한다면 소소하게 리조트나 백화점 정도 경영한다는 것. 평생 이런 것과 상관없이 사는 내가 그들의 세계를 어찌 알겠는가? 그런데 이 드라마는 그것을 일깨워 준다.ㅋ


이 드라마가 괜찮은 건, 암이 재발한 오너의 딸이 그야말로 소소하게 리조트나 운영하면서 조용하게 생을 마감하려고 하는데, 윤주노(이제훈 분)이 이끄는 M&A팀이 리조트 매각에 성공하면서 오너의 딸에게 재수술을 결심하며 다시 한 번 생의 의지를 불태우게 만드는데 그 과정이 꽤 볼만했다. 과연 협상의 최고 기술은 돈도 잃지 않으면서 사람도 잃지 않는 것에 있는 거구나 싶다.



그룹 오너역엔 성동일 배우가 맡았는데 난 이 배우 좋아한다기 보단 신뢰한다. 주인공이 아니어도 이 배우만 나오면 든든하고 화면이 꽉 차는 배우가 있게 마련인데 이를테면 성동일 배우가 그렇다. 난 이 배우가 오래도록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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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5-06-06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판석 이제훈 조합이라니 재미있겠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stella.K 2025-06-06 12:2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안판석 사단이 있잖아요. 이 작품에도 거의 나오는데 이제훈이 나온다는 건 좀 특별하긴 합니다. 존재감은 덜하지만 성동일이 나오는 건 신의 한 수는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장호일도 나오던데 이 사람 이제 완전 중년티가 나더군요. 함 보세요. 흐뭇하실 겁니다. ㅋ

니르바나 2025-06-08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판석 연출작 좋아하시는군요. 니르바나가 드물게 보았던 드라마도 안판석 연출 드라마 입니다. 성동일은 빨간 양말신고 나왔던게 생각나네요. 긴 드라마도 잘 보시는 스텔라님 대단하십니다. 니르바나도 정말 오랜만에 미니시리즈 한편 보았습니다. 폭삭 속았수다 입니다.

stella.K 2025-06-09 17:07   좋아요 1 | URL
ㅎㅎ 그 제목 웃기지 않나요? 저는 첨에 제목 듣고 한참 웃었어요. 근데 정작 보지는 못 했네요. 그렇게 재밌다면서요?
길들이기 나름인데 저는 요즘 드라마가 더 편하더라고요. 영화는 의외로 집중력이 필요하더라고요. 특히 외국영화는 더. 근데 드라마는 편하게 누워서 볼 수도 있고 한번 보는데 1시간이고 끊어서 볼 수 있잖아요. 물론 총시간 대비는 엄청나지만. 그냥 보는 과정을 즐기는 거죠. 그리고 울나라 드라마 잘 만든 건 엄청 잘 들어요. 안 보면 아까울 정도로. 이 드라마 도 그렇죠. 저도 보다가 그만 둔 것도 많아요. ㅎㅎ

서곡 2025-06-10 1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택에 연휴에 ‘협상의 기술‘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안판석 사단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 즐거웠어요~

stella.K 2025-06-10 11:57   좋아요 1 | URL
ㅎㅎ 좋죠? 저도 만족스러웠습니다. 12회 그렇게 끝나는 걸 보면 시즌 2 할 거 같아요.
또 좋은 드라마하면 알려드릴게요.^^

transient-guest 2025-06-13 0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단 배우 얼굴이 되니 뭘 해도 예쁘고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제가 코로나 즈음해서 사람문제로 속을 많이 썪다가 진짜 3개월만에 머리에 함박눈이 내린 후 지금까지 녹지 않고 있습니다만 주변에서 염색해라, 흑채뿌려라 같은 소리는 많이 해도 예쁘단 소리는 않더라구요...ㅎㅎㅎ

stella.K 2025-06-13 20:5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오랜만이십니다. 이젠 머리가 검으냐 희냐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커트를 해야한다는 겁니다. 저는 단순히 드라마속 이제훈이 머리가 백발이라는 게 아니라 커트 또한 멋있게 해다는 겁니다. 그러니 t-g님도 커트만이라도 멋있게 해 보시죠.
근데 무슨 사람문제로 얼마나 속을 썩으셨길래.ㅠ

transient-guest 2025-06-14 03:35   좋아요 1 | URL
깔끔하게 짧은 머리를 유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살고 있습니다.ㅋㅋㅋ 제가 은퇴할때까지 혼자 일하기로 맘먹은 계기가 그때의 일이랍니다. 조금 힘들어도 사람 안 쓰고 맘 편히 일하고 인건비 아끼는만큼 은퇴에 투자해서 일년이라도 빨리 자유롭게 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ㅎㅎ

희선 2025-06-18 0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우연히 뉴스 밑에 나오는 자막으로 이름만 아는 황정음이 횡령한 회삿돈 43억 갚았다는 말을 보고 그 돈을 갚을 돈이 있었단 말이야 했습니다 가끔 인터넷 기사에서 연예인이 아주 비싼 건물 샀다는 거 보기는 하네요 지금 재벌은 돈을 아주 많이 가져야 되겠네요 1억도 아주 많은 돈인데...


희선

stella.K 2025-06-18 10:25   좋아요 0 | URL
앗, 그런 훈훈한 기사가 있었나요? 물론 횡령한건 나쁜거긴 하지만 전 갚은것 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희선님 마음 부자시네요. ㅎ 물론 1억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1억으로 이제 집 못 사잖아요. 최소 10억은 되야 그때부터 뭘해볼 수 있을까 궁리하지 않나요? ㅋ
 

알라딘 중고샵에 안 가 본지가 4만년쯤 되는 것 같다.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 한 번 갔었나? 가물가물하다. 언젠가 알라딘에 들어 와 중고샵을 돌아다녀봤더니 강남역점이 검색이 되지 않아 폐업한 건가? 가슴이 덜컹했다. 뭐 강남역점이 없으면 비교적 최근에 문을 연 신논현역점이 있으니 걱정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없어졌다고 생각하니까 그동안 좀 애용을 할 걸 약간의 후회가 밀려왔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이전을 한 것. 휴~ 그러면 그렇지. 물론 그곳에 강남역점이 있다고 막상 다닐 것 같진 않지만 사람 마음이 또 그게 아니다.  


그런데 강남역 7번 출구가 어디있더라? 소싯적 강남역을 그렇게 다녔어도 7번 출구 다닐 일은 별로 없었던지라 좀 당황했다. 옛 강남점이 있던 곳을 주로 다녔지.근데 이번 주 버스 타고 지나가는데 똭 보였다. 그 유명한 알라딘 로고! 아, 여기군! 지하철 이용하는 사람은 상관없겠지만 만일 버스를 이용한다면 2호선 강남역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신분당선 강남역에서 내리시라. 2호선 강남역에서 내리면 많이 걷게 될지니.


아,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재오픈 했다고 할인 이벤트하는가 본데 갈 수나 있으려나 모르겠다. 다리도 안 좋고, 몸도 안 좋으지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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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6-01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강남역점이 이전을 한 것은 맞는데 아직 개장은 하지 않은 것 같더군요.간판은 크게 걸어났으니 조만간 개장하지 않을 듯 싶어요^^

stella.K 2025-06-01 18:38   좋아요 0 | URL
아, 지난 5월 30일에 오픈했습니다.^^

카스피 2025-06-02 01:11   좋아요 0 | URL
ㅎㅎ 아마 전 30일 이전에 본것 같아요^^;;;

hnine 2025-06-0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tella님, 몸이 안좋으신가요?
아니시기를....

stella.K 2025-06-01 18:41   좋아요 0 | URL
갱년기죠. 뭐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는 아니지만 예전에도 좀 힘들었는데 그때 힘들다고 말하면 안되는건데 싶더군요. ㅎ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cyrus 2025-06-02 0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주 토요일에 오랜만에 종로점에 갔어요. 종로점이 한동안 건물 재정비를 한다고 잠시 휴점한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방문했는데, 앉아서 책 읽을 수 있는 계단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책장이 들어섰어요. 책상과 의자도 없었어요. 책과 굿즈 진열대가 더 많아졌어요. ^^;;

stella.K 2025-06-02 16:44   좋아요 0 | URL
앗, 그래? 책상과 의자를 없애다니, 별로 바람직하지 않네. 서점은 고객이 책을 사든지 안 사든지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되야하는데, 그렇지 않고 난짝 책만 팔거나 사고간다면 오프라인 서점을 왜 가나 싶다. 그냥 편하게 온라인 이용하지. 모르긴 해도 여기 강남점도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든다. 쩝

니르바나 2025-06-03 16: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다리도 안 좋고, 몸도 안 좋으시다니 안부 인사 먼저 챙깁니다.
그까짓 책이 무엇이라고 몸보다 중요하겠습니까 마는
스텔라님이 워낙 책을 좋아하시니
알라딘 중고점이 댁에서 가까운 곳에 오래도록 잘 운영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니르바나는 새책이 없으면 우주점이나 판매자 중고로만 구입하다보니
알라딘 중고점에 가본게 두어번 간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 택배에 맛들이니 서점에 가본 것도 오래되었네요.
책의 맛은 서점 나들이가 제격인데 말이죠.
그나저나 스텔라님 불편하신 몸이 얼릉 낫기를 기원합니다.^^

stella.K 2025-06-03 18:33   좋아요 1 | URL
아유, 뭐 다 갱년기죠. 사람 육체 가운데 눈이 9백냥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다리가 천냥쯤되는 것 같습니다. 병원엔 가기 싫고. 때되면 낫겠지 싶은데 그래도 요즘은 조큼 괜찮아진 것도 같습니다. ㅎ
니르바나님도 오프 서점은 잘 이용 안 하시는군요. 젊었을 땐 못해도 한 달에 한번은 꼭 갔고 코로나 전만해도 약속시간 30분 전에 가서 책 팔고 그랬는데 그 시절이 제게 또 올 수 있을까 싶기도하네요. 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페크pek0501 2025-06-04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몸이 안 좋으시다니.. 젊은 분이 왜 그러십니까? ㅋㅋ 하긴 저도 몸 컨디션이 좋은 날이 별로 없는지라... 어떤 날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매맞은 듯 아플 때가 있어요.
이수역 알라딘 중고점은 가 봤어요. 넓고 잘 정리돼 있었어요. 새 책인 듯 책이 대부분 깨끗해서 구매하고 싶은 충동을 일게 했어요. 들고 올 자신이 없어서 못 샀어요. 요즘은 책 한 권도 가방에 넣으면 무거워요..

stella.K 2025-06-04 15:03   좋아요 1 | URL
아, 언니 그러실 필요 없어요. 책 사셨으면 집으로 배달해 달라고하면 해 줄 거예요. 그거 모르는 사람들 많겠는데요? 저도 사실은 이용해 본 적은 없는데 언젠가 그런 서비스있는 거 알았어요. 사람들 우주점에서 온라인으로 사기도 하니까. 일단 알아 보세요.
옛날에 의례 책 한권 정도는 가방에 넣고 다녔는데 지금은 감히 상상도 못 하죠? ㅎㅎ 이수역 알라딘은 의자와 탁자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ㅋ

yamoo 2025-06-05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중고매장에 최근 알라딘 강남역7번출구점이라고 떠서 이건 뭐지? 했는데...
이사간 거였군요!ㅎㅎ 7번출구에서 가까우면 예전 지점보다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전 강남점은 역에서 넘 멀었다는..^^;;

다리도 안좋고, 몸도 안좋다니...보통 70대 이상이신 분들에게 많이 듣는 소리인데, 똑같은 소리를 스텔라님에게도 듣네요..^^;; 몸이 많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운동을 하든 뭘하든 건강해야 뭐든 즐겁더라구요~~

stella.K 2025-06-05 11:21   좋아요 0 | URL
ㅎㅎ 그 정도면 별로 먼 것 같지는 않는데요. 7번 출구라고 해도 예전에 비하면 글쎄요, 한 10보쯤 덜 걸으려나요?

그러고보면 야무님은 아직 몸이 튼튼하신가 봅니다. 저는 30대 후반쯤부터 서서히 아프기 시작했는데 70되면 폭삭 상하겠죠? ㅠㅋ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 쉼 없는 분주함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 최신 개정증보판 AcornLoft
수영.전성민 지음 / 에이콘온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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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개정판을 펴내면서'를 읽으면 다소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다. 일종의 프롤로그 같은데 이 책의 출판사 사장이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나름 흥미진진하게 썼다. 저자 중 한 사람인 전성민이란 분은 한마디로 유목민의 피가 흐르는가 보다. 고등학교 때부터 가출을 하기 시작했고, 성인이 돼서는 어느 날 갑자기 아프리카를 간다고 하고, 그러다 한동안 잘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신학을 미처 다 마치기도 전에 네팔에 가고 다시 또 아프리카로 가는 등. 그런 과정 어디쯤에 책을 내는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행방이 묘연해 책 내는 걸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극적으로 연락이 닿아 내기도 한다.


사실 난 편독을 하는 습성이 있어 자기 계발이나 성공학에 관한 책은 잘 읽지 못한다.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늘 선택에서 밀린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끌렸다. 어쨌거나 한군데 정착하지 않고 관습에 메이지도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 책을 썼다니 성공학이 됐든, 성장학이 됐든 자기 경험을 녹여 썼을 것 같아서 기대가 갔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좀 아쉬웠다. 내가 기대했던 자기 경험에 관한 얘기는 나오지 않는다.단 한 자도.  


초판이 나왔을 때는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책이 안 나왔겠는가? 좀 미안한 얘기지만, 말이 개정판이지 외피만 갈아입는 책이다. 무려 10년 만에 나왔으니 개혁에 가까운 개정판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읽을 가치가 없다는 건 아니다. 그냥 좀 아쉽다는 얘기다.


                      


이 책은 복잡하지 않고 간결해서 좋다. 사실 각성을 주기 위한 책은 어렵고 복잡하면 안 된다. 핵심만 잡아서 전달해야 한다. 청소년이나 청년이 읽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꼭 어느 특정층만 위한 것은 아니다. 뭔가 나를 다잡을 필요가 있을 때도 이 책은 위로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강연 내지는 뭔가 좋은 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일본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배려를 배우지만, 한국 사람은 경쟁을 배운다고 한다. 물론 경쟁이 꼭 나쁜 것마는 아닐 것이다. 그게 있어야 발전이 있다. 하지만 무엇을 위한 경쟁이어야 하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타인을 짓밟아야 내가 살 수 있는 경쟁이라면 그건 너무 자기 파멸적이고 불행하다. 이 책은 그런 삶에 적절한 균형과 지혜를 줄 것이다. 삶에 대한 여러 예화와 그에 맞는 적절한 명언들로 이루어져 있어 읽다 보면 나를 다잡아 줄 것이다. 한꺼번에 급하게 읽지 말고 하루에 한 두 쳅터씩 읽고, 생각은 많이 했으면 좋겠다.


* 이 책은 출판사의 후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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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5-04-25 03: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국 사람은 경쟁을 먼저 배우다니... 어쩐지 조금 슬프기도 하네요 책을 읽고 조금 생각하고 다음을 읽으면 더 오래 기억에 남겠습니다 어떤 책이든 그런 식으로 보면 좋을 듯하네요 그러지 못합니다


희선

stella.K 2025-04-25 18:07   좋아요 1 | URL
그렇다기 보다 그냥 가까운데 두고 심심하면 아무데나 펼쳐봐도 좋을 것 같은데 다음에 볼 책들이 가만히 두질않죠? ㅎㅎ

꼬마요정 2025-04-25 13: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경쟁부터 배운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비교를 더 많이 하나봅니다. 경쟁을 먼저 배워도 배려와 함께 무엇을 위한 경쟁인지를 배운다면 좋겠네요.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기!! 너무 좋은데 저도 잘 못합니다. ㅎㅎㅎ

stella.K 2025-04-25 18:10   좋아요 2 | URL
세상이 꼭 그렇기만하겠습니까? 안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이 많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

푸른기침 2025-04-26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위 자기 계발서를 읽지 않습니다. ^^

저자에게 뜬금없는 딴지를 걸자면, 아시겠지만, 책 제목인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속도는 방향을 포함하는 개념이기에, 굳이 방향을 배제하고 싶었다면,
책 제목을 <삶은 속력이 아니라 방향이다>가 맞습니다.

이상, 쓸데없는 참견을 하고 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쁜 봄날요^^

stella.K 2025-04-26 19:57   좋아요 0 | URL
ㅎㅎ 오랜만이십니다. 딴지라도 좋으니 이렇게라도 뵙게되서 저는 반가운데요? 잘 지내시죠? 이게 첨 나왔을 때만해도 이만한 제목이 없었을 겁니다. 또 그 때문에 팔리지 않았나 생각하구요. 지금도 인용구처럼 사용되는 줄 알고 있습니다.^^

니르바나 2025-04-26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소개는 스텔라님의 리뷰로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한일간의 차이로 소개하신 배려와 경쟁은 꼭 그렇지만은 않고
어쩌면 고정관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일본인들의 배려를 유심히 관찰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본인들의 배려는 타인의 대한 존중보다는 집단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는
본심이 작용한 다분히 의도적인 배려라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타인을 의식하는 곳에서는 배려가 작동하지만 혼자 행동할 때는 오히려 배타적이었다고 적고 있습니다.
저는 이 해석이 맞다고 보는 것이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조선 또는
일본 본토에서 보여준 행동은 도저히 배려심이 있는 행동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본인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배려가 일본인의 행동 규범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은 경쟁을 배운다고 하셨는데 한국 사람들은 경쟁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독재 지배 계층에 의해 경쟁으로 내몰리는 것이 현상의 본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기에는 독재자들이 백성들을 <국민>으로 보는 근대적 사고가 내재합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딴 생각하지 못하도록 경쟁을 부추켜 국민을 관리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지요.
경쟁이 개인이나 사회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올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은
독일의 교육을 오래도록 관찰한 김누리 교수에 의하면 사람 사이에 서로 돕는 교육으로 지금의 수준높은 독일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니까요.
한국사회의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으로 만드는 극심한 정신병리적 인간소외를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는 김교수님의 주장에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stella.K 2025-04-26 20:0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일본의 배려엔 그런 게 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정확히 짚어주셨네요. 오늘 뉴스에도 초등학교 학생이 학업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걱정입니다. 이 아이들이 어떻게 될까? 왜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답답하더군요.
이 책은 그냥 가볍게 읽는 책 같습니다. 전 나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니르바나 2025-04-26 22:06   좋아요 1 | URL
그냥 가볍게 읽는 책, 짧게 감상을 말씀드려야 했건만
니르바나가 국뽕(?)이 차올라 주저리주저리 썼는데도 불구하고
역시 스텔라님은 마음이 바다와 같이 너그러운 분이시라 좋게 봐주시네요.
저도 스텔라님 리뷰를 나름 재밌게 읽었답니다.^^

stella.K 2025-04-27 09:48   좋아요 1 | URL
ㅎㅎ 아니어요. 국뽕이라뇨. 제가 오히려 니르바나님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yamoo 2025-05-02 11:03   좋아요 0 | URL
저도 니르바나 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동감 100배~~

페크pek0501 2025-04-27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쟁은 남과 하는 게 아니라 나의 과거와 해야 하는 거죠. 글을 쓰고 나면 과거에 쓴 글보다 못한 글이 된 것 같아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과거보다 나은 글이라고 느낄 때 희열을 느끼죠...ㅋ

2025-04-27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08: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4-28 1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0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05-17 2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프리쿠키 2025-05-31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공에 대한 책(?)도 나름 편견없이 읽으시려는 자세에
편견으로 가득찬 절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stella.K 2025-05-31 21:32   좋아요 0 | URL
아유, 무슨... 저도 얼마나 편견이 심한데요?
솔직히 이 책 기대했다가 좀 실망한 책이에요.
그래도 뭐 무난하게 읽혀서 그냥 완독했어요.
잘 지내시죠?^^
 
세이빙 어스
캐서린 헤이호 지음, 정현상 옮김 / 말하는나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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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1부를 읽으면서 이 기후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게 정치적 상황 맞물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론 책에서 언급한 기후 위기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들이 대놓고 정치적 상황으로 몰아갈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하긴, 트럼프는 1기 때나 이번 2기 때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그 효력은 1년 후에 발생한다고 한다.) 1기 때 이 기후 협정을 탈퇴한다고 했을 때 좀 놀랐다. 다 같이 맺은 건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탈퇴를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공동의 목표에 차질이 생길 것이다. 이건 이제까지 내가 알던 미국과는 전혀 다른 행보였다. 미국은 우방과 늘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오지 않았던가?

확실히 트럼프는 '무시 그룹'에 속하며, 그의 사전엔 '공동'이나 '협력'은 없으며 오직 '이익'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가 그럴 수 있는 건 그 자신의 이득과 지지그룹에 화석연료 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은 트럼프에 멍석을 깔아준 것 밖엔 되지 않는다. 그 이후 미국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쩌다 미국이 그렇게 되어버렸는지.

하지만 이게 미국만 증오하고 비판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다음 문장을 보자.

인간에게 가장 좋은 온도는 몇 도일까? 그것은 너무 덥지도 춥지도 않은 온도다. 우리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골디락스 Goldilocks(딱 좋은) 온도다. 그 온도에서 인류 문명이 발달했다. 그 온도에서 수자원을 배치하고, 사회기반시설을 설계하고 건설했으며, 논경지를 구획해 나누었다. 그 조건에서 우리는 사회. 경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치적 경제를 설정했으며, 자연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정했다. ” 88p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미국이야 대놓고 한다지만 능력을 갖춘 나라는 자기네가 원래 살던 곳이 피폐해지거나 지형적으로 뭔가 불리해지면 침략을 해서라도 빼앗고 거기에 말뚝을 박는다. 지금까지의 전쟁이 다 그런 거 아닌가. 살다가 가뭄이나 홍수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좋은 기후를 가진 곳을 차지하기 위한 싸울 것이다. 능력을 갖춘 나라가 좋은 땅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힘없는 나라는 고스란히 내팽개쳐질 테고. 근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그건 둘 다 좋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서로 공조하는 노력이 필요할 텐데 앞으로 점점 더 패권주의로 노 나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뭐 하겠는가? 나 하나 그런 생각을 갖는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이 책에 나와 있는 다음 말을 주목해 보자.

“ ......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지적 구두쇠'라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 인간은 가능하면 생각을 덜 하는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의존하기도 한다. ” 103p

인지적 구두쇠. 좀 재밌는 말 같다. 흔히 늘 깨어있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알 것도 같다. 그런데 이게 참 다양하게 작동하는 것 같긴 하다. 가스라이팅에 의해서도 그렇고, 아무 걱정 하지 말라고 다독이는 말에도 작용하고, 생각하는 게 싫어서 남들도 그렇게 한다며 스스로가 생각을 차단하기도 하지 않는가. 특히 환경이나 자연을 생각하는 건 막연한 느낌이 들 때가 많아서 더한 것 같다. 인간의 내면에 그러한 것이 있다니, 역시 인간은 여러모로 복잡한 존재인 것 같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우리의 적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국을 비판하고 강대국을 경계하면 뭐 하겠는가? 우리 안에 환경에 대한 안일한 생각들이 오히려 환경을 더 위험하게 할 수도 있다.

“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모든 봉쇄를 통해 사람뿐 아니라 산업과 교통도 멈춰 섰을 때 세계의 탄소 배출량은 7% 줄일 수 있었다. 비록 일시적인 현상이었지만 말이다.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런 감축을 지속적으로 매년 하는 것이 중요하다. ” 130p

그래. 우린 이런 말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코로나 봉쇄는 분명 자연환경에는 선물 같은 기간이 될 거라며 그때를 버틴 적도 있다. 사실은 이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는 언제든지 다시 재현될 거란 보도는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하도 많이 보도되고 있어 그러면 또 그런가 보다 한다. 또 격지 뭐. 그까이 꺼. 하지만 막상 닥쳐 봐라. 과연 그까이 꺼가 정말 그까짓 거가 될 수 있는지. 저자의 다음 말도 좀 기억하자.

코로나19는 백신 덕분에 결국 끝날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백신은 없습니다. 343p

이 책은 꼭 기후와 환경에 대해 암울한 전망만을 말하지 않는다. 희망적인 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비행기 한 대가 뿜어내는 탄소가 자동차의 몇 천대 분량이라고 들었는데 과연 항공사에선 탄소 감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은 전해주고 있다.

“ 코로나19 사태 이후 환경친화적 회복이 이런 계획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는 에어 프랑스와 KLM에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승객당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요구했다. 유나이티드에어라인은 2016년 이래 농업 폐기물로 만든 바이오 연료를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에 공급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베르겐과 오슬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호즈의 브리즈번, 스웨덴의 스톡홀름 등 5개 공항에서 바이오 연료 주입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 280p

그나마 다행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정말로 환경을 위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 예컨대 2019년 셀-가장 부유한 기업 3위 이자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회사 6위-의 CEO는 런던에서 일단의 CEO들에게 제철이 아닐 때 딸기를 먹는 것과 너무 많은 옷을 사는 것은 문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세 명의 딸이 있는데, 다들 너무 패션에 민감하답니다. 그래서 저는 딸들에게 1년에 네 번 계절마다 새 옷을 갖는 것은 상당한 생태발자국을 만든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여러분들도 그것을 깨달았나요? 이게 다 기후변화에 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241p

'제철이 아닌 딸기'란 문장은 진짜 딸기를 말하기 보다 제철이 아닌 과일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일 것이다. 요즘엔 계절 구분이 없거나, 일찍 나와 늦게까지 먹는 과일이 많아졌다. 수입 과일도 많고. 거기에 탄소가 많이 배출될 거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은 했지만 이것이 농사짓는 분들과는 어떻게 이야기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특별히 환자거나 입덧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제철 과일을 앞당겨 먹는다고 좋아라 하지는 않는 것 같은데.

언젠가 TV에서 "세상의 모든 다큐'란 프로에서 패스트패션에 관해 다룬 적이 있었다. 패션을 위해 제3 세계 하청을 떠넘기고, 거기에 소요된 어린아이나 젊은이들의 열악한 노동을 보고 어느 패션모델은 자기 옷방에서 옷을 전부 다 내다 버렸다는 말을 듣고 아연실색한 적이 있다. 정말 생각이 있다면 이미 산 옷은 오래도록 입고, 앞으로 옷을 안 사거나 아주 필요한 것만 제한해서 사 입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닌가? 패션은 돌고 돈다고 10년, 20년 전 옷을 다시 입는다 해도 본인이 말하지 않는 이상 잘 모를 때가 많다. 나도 예전에는 잘 안 입으면 내다 버리곤 했는데 지금은 가급적 버리지 않고 입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패션계도 고민이 많겠단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을 읽는 중 역대 최대, 최악의 산불이 났다. 매년 되풀이되는 산불 때문에 소나무가 문제로 대두됐다. 과연 소나무 없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가? 의문스럽기도 하다. 화재의 90%가 실화라는데 그렇다면 인간과 제도에서 문제 해결을 찾지 않고 애꿎은 소나무를...? 정책이란 게 참 빈약하기 짝이 없다. 불을 내도 벌금이 3천만 원이거나 5년 이하 징역이라는데 그나마 그것도 제대로 지켜지지도 않는단다. 어쩔.

암스트롱은 달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겼다지만, 우리는 지구에 탄소 발자국을 남겼다. 지구가 두 개면 뭐 하겠는가? 이대로 가단 그 하나 남은 지구도 똑같이 망하게 할 것이다. 우리는 지구의 환경을 예전으로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늦출 순 있지 않을까. 그래야 우리의 후손에게 좀 덜 미안하지 않을까? 지금은 산소 발자국을 남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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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5-04-16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지구가 곧 우리네요.
그 지구에 가장 큰 문제가 우리 인간들이구요.
아니, 그악스런 탐욕으로 쪄든 극소수의 인간들 때문이지요.
지구 스스로 몸살 정도가 아니라 사망을 막기위해
지금 마지막 씨름 한판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한영애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stella.K 2025-04-16 21:48   좋아요 1 | URL
ㅎㅎ 그 노래 저도 알아요. 멋진 노래죠.
그러고보니 지구의 시계가 몇분 안 남았다는 얘기를하죠.
누구를 원망해야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오늘도 택배 받았는데 티이핑을 어찌나 많이했던지 굳이 안 해도
되는 곳까지 해서 택배 받아도 즐겁지가 않고 짜증부터 나요.
포장 쓰레기는 또 얼마나 많은지.걱정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5-04-17 11: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후 위기의 심각성은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당장 어떻게 되는 게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죠. 그보다는 하루하루 생활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직장인은 당장 끝마쳐야 하는 과제가 있고, 주부로 돌아오면 당장 저녁 메뉴를 고민해야 하고... 저만 해도 당장 어머니 모시고 병원에 가서 혈압, 혈당 약을 받아 와야 하고. 이렇게 살다 보면 기후 위기는 먼 문제가 되고 말지요. 그래서 이건 법과 사회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할 것 같아요. 가령 제철이 아닌 과일을 먹기 위해서는 비닐 하루스 안에서 적당한 온도의 유지를 위해 온풍기나 냉풍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을 법으로 규제하는 방법을 써서 과일은 제철의 것만 먹게 하는 거죠. 연료를 덜 사용하게 하는 극단적인 예, 입니다. 이것이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어요. 예를 들면 그렇다는 거죠.ㅋㅋ

stella.K 2025-04-18 10:56   좋아요 1 | URL
얼마 전 야구 한 게임당 쓰레기가 톤 단위로 나오는 걸 보고 놀랐어요. 저 학교 때만해도 먹으면서 관중하는 거 없엤던 것 같은데. 그런 구장에서 다회용기만 써도 쓰레기를 엄청 줄일 수 있다고 하더군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나 하나쯤이야 하지 말고 나 하나라도 하는 생각으로 바꿔야 할 것 같아요.

희선 2025-04-25 0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에 바다 온도가 올라가서 산호가 죽어 간다는 기사 봤어요 이건 예전부터 나온 건데, 해마다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에 꽤 심했나 봅니다 한국 바다에서 볼 수 없었던 상어도 나타나고... 기후 위기가 심각한데 여전히 아니다 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사려고 하는 건 거기에 묻힌 히토류 때문이다는 말이 있기도 하던데, 지금 사람이 지구 속에 있는 걸 다 써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 게 기후 위기를 만들지 않았을까 싶네요 기후 위기 피해를 보는 건 잘 못 사는 나라일 때가 더 많아요

지난번에 난 산불 소나무 때문에 커졌다는 말 보고 소나무 탓을 하다니 했습니다 사람이 조심해야지... 기후는 어느 한나라만 애쓴다고 될 일이 아니기는 한데, 세계 사람이 다 힘을 합쳐야죠 그래야 하는데...


희선

stella.K 2025-04-26 21:09   좋아요 0 | URL

요즘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이 좀 조용한 편인데 전 그것도 원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바다의 사막화 심각하다고 하던데 회복이 가능할까 싶어요.
저 트럼프는 점점 망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