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드라마만 보다가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만판 '먹방 사랑이 꽃 피는 나무'라고나 할까? 어느 고등학교에 퀸카에게 같은 반 남자아이가 아침밥 조공을 바치는데 그걸 뭐든지 먹기 좋아하는 일명 먹방 소녀가 대신 먹으면서 벌어지는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다. 사실 난 요리 영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먹지도 못하면서 눈요기나 하는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다. 근데 여자 주인공이 복스럽게 먹는 장면은 좀 인상적이긴 하다.


대만 영화는 평소 잘 접할 기회가 없어선지 이 영화에서도 좀 낮설었다. 게다가 스토리가 명확히 와닿지는 않았다. 내가 못 따라가는 건지 아니면 영화가 좀 불친절한 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따뜻한 영화다.


솔직히 난 로맨스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도 끝까지 보게 만드는 건 학교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예 자막이 없어도 끝까지 봤을 것 같다. 내용과 상관없이 옛 추억에 젖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좋았으니까.


                


배우들이 연기는 잘하는데 인물은 좀 빠진다는 느낌이 든다. 학교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역시 학교 축제 장면이다. 내내 보면서 난 왜 저 시절을 즐기지 못했을까, 다시 청소년 시절로 돌아가면 끝내주게 잘 살 것 같은데 역시 하나마나 한 소리겠지? 그래도 돌이켜 보면 추억이 아주 없었던 것도 아니다. 헛헛할 때 보면 좋긴 한데 너무 빠져서 보진 마라. 그러다 나도 모르게 먹을 것까지 챙겨 먹으면 책임 못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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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근래에 내가 기억하는 가장 뜨거웠던 여름은 지난 2018년 여름으로 이었다. 그전까지는 그냥 근근이 견딜만해서 에어컨 같은 건 키우지 않았다. 더위를 심하게 타는 체질도 아니어서 선풍기로 버틸만했다. 하지만 그 해 여름의 끝자락에 결국 에어컨을 달았다. 하지만 그 이후 또 그럭저럭 견딜만한 해서 에어컨은 그다지 절실하지 않았다. 그래도 언젠가 2018년과 같은 여름이 오지 않을까 했더니 올해가 딱 그런 해고 전기 사용량이고 뭐고 너무 더우니 에어컨이란 물건이 없었더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올여름은 이미 2018년의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누가 말하기를, 어떤 운동선수는 태국으로 전지 훈련을 간다고 해서 의아했단다. 그 더운 아열대 나라를...? 그랬더니 우리나라 보다 덜 더워서 가는 거라고 했단다. 일본도 기온이 떨어졌다는데 왜 우리나라만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열대야만이라도 사라지면 좋겠는데 입추와 말복도 한참 지났건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예보에 의하면 앞으로 이런 폭염은 열흘은 더 지내야 한다고 하니 걱정이다.

어제 아침에 뉴스를 보니 이런 찜통더위에 어디는 어제 마라톤 경기를 하다 온열환자가 나와서 경기를 취소했다나 뭐라나. 그나마 더위 때문에 오후 늦게 했나 본데 요즘 해가 져도 더위는 식지 않는데 뭐 그런 오싹한 일을 감행했는지 모르겠다.


            


며칠 전 본 영화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만들었다. 솔직히 좀 놀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런 영화를...? 국가기관에서 만들었으니 건전 영화(?)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웬만한 첩보 스릴러 못지않다. 보다가 재미없으면 끊어야지 했는데 끝까지 다 봤다.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좋다. 시나리오가 좋으면 영화는 끝까지 보게 된다. 우리나라 고등어 납품 세 곳의 비리와 담합 사건을 파헤친 사건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내에 '사건 수사 신속 신속지원팀'의 활약상을 그렸다.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회사 사람들과의 머리싸움도 볼만하지만 그 과정에서 같은 팀끼리 서로를 의심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과 나중엔 차가운 냉동차에 갇히기까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간다는 뭐 그런 의지도 보여서 나름 신뢰가 느껴지기도 했다. 공무원이 예전만 같지 않다는 말이 있는데 이 영화가 과연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 그래도 공정한 사회를 위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환영이다.


괜찮은 영환데 평점이 의외로 낫다. 배우 몇 사람을 제외하면 정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섭외한 건 아닐까 싶게 낯설다. 아무래도 국가에서 만든다고 하니 출연료가 그다지 세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샤이한 면이 있어서 기존의 배우는 선뜻 출연할 마음을 먹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유명 배우와 스토리가 조금만 더 풍성했다면 급이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그 점은 좀 아쉽다. 국가 기관에서 만든 만큼 무료로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봐 줄만하다. 기회되면 한 번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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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8-20 0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웹드라마도 있군요 영화하고는 다른 내용일지... 드라마를 먼저 만들었나 봅니다 일본 소설 《공정의 파수꾼》(신카와 호타테)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이 소설에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나와요 본래 제목은 ‘경쟁의 파수꾼’인데 공정한 경쟁을 하기를 바라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희선

stella.K 2024-08-20 16:47   좋아요 0 | URL
엇, 웹드라마가 있었나요? 그건 못 봤네요.
웹드라마도 재밌을 것 같네요.
공정의 파수꾼도 있군요. 그럼 그 소설 보고 착안해서 시나리오를 썼을까요?
암튼 괜찮았습니다.^^

페크pek0501 2024-08-20 15: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점이 낮은데 의외로 좋은 영화가 있더라고요.^^

stella.K 2024-08-20 16:5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그런 게 있죠?
좋은 줄 알았는데 막상 별로 보단 훨 낫죠? ㅎㅎ
너무 더우니까 휘지네요.
태풍이와도 더위는 꺾이지 않을 거라니 걱정입니다.
마지막까지 건강 조심하세요.^^

고양이라디오 2024-08-28 1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좋은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맞아요 2018년 이후로 가장 더운 여름 같습니다. 열대야가 심했는데 그래도 요즘은 조금 꺽인 거 같습니다ㅎ

stella.K 2024-08-28 13:28   좋아요 1 | URL
저는 괜찮았어요. 고라님도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네요.
이 뜨거운 여름도 이제 서서히 등을 보이려나 봅니다. 밤날씨는 그제 다르고 어제 다르고 하던데요? 좋긴한데 또 관문이 남았죠. 가을 모기! ㅋㅋ
 

해가 짧아졌다. 하지가 지난지도 한달이 넘었으니 당연하다. 전에는 5시만 되어도 날이 밝아 오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직도 어둑하다. 저녁에도 8시 정도까지만 해도 해가 살아있었지만 지금은 완전 밤이다. 하지만 잘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밤이고 낮이고 날씨가 더우니.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면 실감하겠지. 그래도 며칠 전부터는 열대야라도 잘만하다. 그렇게 가을은 아주 천천히 오고 있는 거겠지. 


얼마 전 월테 테비스의 소설 <허슬러>를 읽었다. 읽기 시작하면서 영화도 보았다. 여기서 주의 해야할 것은 선택을 잘 해야한다는 것. 지금까지 동명의 영화는 세 번 정도 만들어 졌다.  내가 본 건 폴 뉴먼이 나왔던 오리지널 영화다. 폴 뉴먼하면 로버트 레드포드와 함께 나왔던 <스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영화는 <스팅>만 못하지 않나 싶다. 


내가 영화를 볼 생각을 했던 건 책을 잘 이해하고 빨리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본 건데 중간 정도만 원작과 비슷하게 나가지 결말은 좀 다르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좀 불만스러웠다. 특히 주인공 에디의 애인 새라의 설정이 마음에 안 든다. 새라를 금발에 나중에는 자살한다는 설정은 좀 극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가 1961년도 산인 것을 감안한다면 감독이 왜 금발의 배우를 기용 했는지 이해할 것도 같다. 그때는 금발의 전성 시대였으니까. 


실제로 그렇지는 않지만 마를린 먼로는 금발에 백치미로 유명했고 그녀가 이루어 놓은 이미지 때문에 이 영화에서도 그 이미지를 반영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런데 왠지 그게 석연치가 않다. 여자를 완전 호구로 그랬다는 것. 책은 오히려 그렇지 않다. 좀 더 당당하고 자율적인 인간으로 그렸다. 영화가 꼭 원작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는 하지만 엇나가도 너무 엇나갔다 싶다.



아무래도 올림픽 특수 때문일까? 오랜만에 프랑스 영화 한 편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딱 걸렸다. <장미의 이름>, <티벳에서의 7년> 등으로 유명한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언제 또 이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재 사건이 일어났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는데 이걸 영화화 했다니 좀 대단하다 싶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소방관과 성당 관계자들간의 활약상을 그렸다. 덕분에 이번 생엔 프랑스에 갈 일이 없을 것 같은데 내가 노트르담 성당 내부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놀라운 건 그곳에 예수님이 쓰셨다는 가시관이 보관되어 있는데 알고 봤더니 모조품이라는 것.(이건 사실인지 영화적 상상인지 알 수가 없다.) 화재는 어느 개념없는 성당 관계자가 첨탑 어디쯤에서 버린 담배 꽁초와 역시 생각없는 비둘기 한 마리가 전선을 쪼다 일어난 것. 비둘기야 인간계가 아니니 원망하거나 나무랄 수 있는 건 아니고, 앞으로 그런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무원들은 적어도 일하는 동안만큼은 금연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분명 화재경보기가 작동되지만 정말 화재가 난 건지 아닌지 반신반의하고 그렇게 우물쭈물한 사이 불은 자츰번져 간다. 역시 사람은 엄청난 사실일수록 설마하며 잘 믿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성당의 첨탑까지 올라 가는 계단이 300개라는 것도 이 영화를 보고 새롭게 알았다. 그렇지 않아도 어느 나이들고 뚱뚱한 아저씨가 화재를 확인하기 위해 그곳을 헉헉대며 올라가던데 바로 거기에서만이라도 확인했더라면 더 빨리 진압을 했을 것이다. 분명 자기 옆에서 화재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데도 못 보고 올라 온 계단을 다시 내려간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육안으로도 화재가 났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야 비로소 소방관이 출동을 한다. 얼마 뒤 화재 현장에 도착하지만 긴 소방호스를 어깨에 매고 또 예의 300개의 계단을 올라가는 건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하고 안타깝다. 겉으로만 화려하고 웅장했지 워낙 오래 전에 지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내부 골조는 다소 허술해 보이기도 한다. 유럽 사람들이 옛 건물에 대한 가치 보존 때문에 여간해서 손 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또 그런 생각이 화재를 더 키운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영화는 긴박하면서도 나름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긴 하는데 만일 우리나라 소방관이 저 일을 맡았다면 어땠을까를 생각을 해 보게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같으면 헬기부터 띄우지 않았을까? 영화가 뭐 하나가 빠졌다 했더니 헬기가 한 대도 안 떴다. 물론 나중에 우왕좌왕하다 드론을 띄우긴 하는데 그것도 적극 활용하지 않고 그냥 정찰을 위한 목적으로 한 번 띄우고 만다. 이미 화재에 드론이 사용된다고 들었는데 말이다. 


영화가 약간은 클리셰가 있는데, 그런 영화에 꼭 사람 애간장을 녹이거나 전혀 뜬금없는 사람 꼭 있다. 예를들면 대피 명령이 떨어져 다들 성당 밖을 나가는데 엄마 손 잡고 대피한 아이가 돌연 엄마 손을 뿌리치고 다시 성당에 들어가 촛불 하나 더 밝히고(하나라도 꺼야할 때) 기도까지 하고 나오는 걸 어떻게 봐 줘야할지 모르겠다. 또 어떤 아줌마는 모두 성당의 화마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혼자 고양이가 지붕에 올라가 떨어지기 일보직전인데 구조를 요청하면서 안타까워 찔찔 울고 있다. 물론 그런 것을 통해 대비 효과를 주는 것이겠지만 약간의 짜증이 유발됐다. 그러고 보면 쟝 감독이 좀 옛날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래도 존경스럽단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우리나라도 숭례문이 불에 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었지만 누구가 영화로 만들 생각은 못했다. 그냥 어느 술주정뱅이가 벌인 헤프닝 정도로 취급하는 분위기였다. 그나마 복원도 매끄럽지가 못해 잡음이 일었고. 


개인적으로 영어를 제외하고 가장 아름다운 외국어를 뽑으라면 프랑스어고, 다음으론 이태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 마디도 못하지만. 누가 우리나라 언어를 칭찬하던데 나쁘지 않지만 약간 각진 느낌이 있어서 난 그닥 좋은 줄 모르겠다. 딱딱 떨어지는 것으로야 일본어 따라갈 언어가 있나. 중국어는 너무 찡찡거린다. 다음 생이 있다면 프랑스인으로 태어나 보고 싶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이 어느덧 내일이 폐막이다. 크게 이변이 없는 한 우리나라가 10위 안에서 드는 성적을 거두고 마무리를 지을 모양인데 230개국 중 그 정도면 상당히 잘 싸운 거라 여한은 없다. 그래도 사람의 욕심은 한도 없어서 이번엔 일본을 이기지 않을까 했는데 그 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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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24-08-11 0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로 불어를 배워서 지금도 불어 몇마디는 할 줄 압니다.
스텔라님이 다음 생에 프랑스인으로 태어나면 바로 배울 말들이지요.
니르바나의 생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글은 우리말 우리글입니다.^^

stella.K 2024-08-11 11:19   좋아요 1 | URL
저는 문자로 봤을 땐 한글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사각형안에 자음과 모음이 하나로 다 들어와 있잖아요. 이렇게 쓰는 나라가 거의 없지 않을까합니다. 불어는 첨엔 뭐 이런 말이 있나 싶은데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감기는게 있어요. 잘 배워두셨네요. 저는 지금은 못 배울 것 같아요. 암기력이 바닥이라. 한쿡 말이라도 잘 쓰는 방향으로.ㅋ

cyrus 2024-08-11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프랑스 문학과 예술을 좋아해요. 그 이유가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와 예술가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주제로 작품을 만들거나 이전에 선보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든요. 좋게 보면 도전 정신인데, 나쁘게 보면 상식과 클리셰를 너무 벗어난(무시한) 망작 또는 괴작이에요. ^^;;

stella.K 2024-08-12 20:3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프랑스엔 천재가 많다는 얘기 아닌가? ㅎㅎ
프랑스가 묘한데가 있지. 사람을 끄는.
네가 프랑스를 좋아하다니까 내가 괜히 쑥스러워지려고 그러네. 흐흐


희선 2024-08-12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를 구해달라고 하는 말을 보니, 얼마전에 봤던 기사가 생각나네요 불이 난 곳에서 아이가 집에 있다면서 구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고양이였어요 동물도 구해야 하지만 고양이를 구하러 소방수가 들어갔다 못 나오면... 자신이 잘 챙겨서 데리고 나오지 왜 그러지 못했나 싶기도 합니다 사람도 잘 챙기기 어렵기는 하겠군요


희선

stella.K 2024-08-12 20:39   좋아요 1 | URL
그런 일이 있었군요.
서양은 반려동물한테 유산도 물려주고 그런다잖아요.
그래서 그런 건 아닐까요?
물론 위험에 빠진 동물도 그해야겠지만 감독이 그렇게 연출하니까
묘한 대비가 되면서 그 고양이는 어떻게 됐을까 궁금하긴 하더군요.
나중에 한 사람도 사상자가 없었다는 것에 안도하고 시민들이
찬양 부르는 장면이 좀 묘하더군요.

페크pek0501 2024-08-14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리 올림픽 하면 센강 오염 문제가 잊히지 않을 것 같네요. 충격이었어요...

stella.K 2024-08-14 14:39   좋아요 0 | URL
그렇죠? 2조를 쏟아부었다는데 그 많은 돈은 어디로 간건지? 그돈이면 한강을 살리고도 남는 돈 아니었을까요? 암튼 이번에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어요. 올림픽의 권위도 예전만 같지않은 것 같아요.

페넬로페 2024-08-15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가 짧아졌다는걸 저도 실감하고 있어요. 조금만 견디면 더위도 누그러지겠죠!
스팅, 영화 완전 추억입니다.
두 배우도, 음악도 좋았어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후 단 며칠만에 1조가 모금었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어요. 프랑스는 그만큼 문화강국인가봐요.
딸아이 친구중에 프랑스인이 있는데
2조를 쏟아 붓고도 센강의 오염은 심하다고 하네요 ㅎㅎ
그래도 TV에서 보이는 파리는 멋지더라고요^^

stella.K 2024-08-16 14:30   좋아요 1 | URL
와, 그 소식은 몰랐는데 대단하네요. 우리도 숭례문 불 탔을 때 모금운동 했으면 얼마나 모였을까요?
오늘도 덥네요. 서울은 지난 2018년과 같은 기록으로 열대야라고 하던데 아마도 오늘 내일로 갈아치울 것 같아요. 이제 말복도 지났으니 다음 주 정도엔 열대야는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그만 더 견뎌보죠.^^
 

장마라고는 하지만 밤에 퍼붓듯이 비가 와도 아침부터 밝을 동안엔 그쳐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물론 비 그치면 뜨겁고 비 오면 습도가 장난이 아니지만 일단은 우중에도 그런 때가 있다는 것에 방점을 찍어 본다.


낮에 영화 <도어락>을 봤다. 스페인 영화 <슬립 타이트>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소재만 차용하고 줄거리나 방향성은 별개라고 한다. 그러니까 원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건 영화를 결코 잘 만들어서가 아니다. 원작의 판권을 사들일 바엔 배우만 교체하고 아예 줄거리나 방향성도 같이하는 게 훨씬 경제적으로나 효율적인가 아닌가 싶어서다. 물론 원작을 보지 않았으

니 이렇게 말하는 것도 좀 조심스러울 수도 있겠다.


영화의 완성도보단 의욕이 너무 앞서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또 의욕이 앞선 만큼 정말 의욕이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건 칭찬이다.) 사실 내가 스릴러 장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그러는 나름의 이유가 없지 않지 싶기도 하다. 스릴러치고 완성도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한 탓도 있지 않나 싶은 것이다. 언젠가 본 <목격자>란 영화도 얼마나 답답하고 짜증이 나던지 결국 다 보지 못하고 끊어 버렸다. 그래도 이 영화는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있었다.


어찌 보면 영화는 장르 막론하고 트릭의 예술인지도 모르겠다. 관객을 완벽히 속일 수 있어야 좋은 영화다. 특히 스릴러나 미스터리는 더더욱. 그런데 보면 구멍이 숭숭 뚫린 게 보인다. 관객을 속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혹 속였다고 해도 그 방법이 좀 올드하다. 예를 들면 주인공 경민(공효진 분)에게 대놓고 들이대다 비교적 늦게 최후를 맞는 기정(조법래 분)이 스토커 범인 일 수도 있다. 모든 정황이 기정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이럴 경우 범인은 따로 있을 거란 건 나 같이 스릴러를 볼 줄 모르는 사람도 초반부터 짐작이 가능하게 만든다. 왜 그런지는 스포일러가 돼서 더 이상 언급은 회피하겠지만. 하긴 그게 정공법이라면 할 말은 없다. 원래 범죄 스릴러는 이 사람이 범인인가 싶다가도 저 사람이 범인인 반전의 묘미에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감독이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니다. 단지 그게 좀 많이 본듯해서 식상하다는 정도라 문제인 거지.


게다가 딸이 죽을 뻔한 일을 겪었는데 엄마는 전화로만 통화하고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계모인가? 원래 가족이 남만도 못한 경우가 많긴 하니 그도 그냥 이해하기로 하자. 그런데 나 왜 이렇게 이 영화에 점수가 후한 거야? 그 밖에 이 영화의 아쉬움은 영화 사이트에 가면 많이 올려져 있으니 내가 여기서까지 뭐랄 건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이 영화에 후하고 싶은 건 앞서 말했던 것처럼 완성도는 좀 아쉽긴 하지만 영화에 대한 의욕이 보여서다. 무엇보다 주인공 경진 역을 맡은 공효진의 연기가 좋아서이기도 하다. 아마 모르긴 해도 공효진이 이 영화의 반은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걸. 이 배우는 뭘 맡겨놔도 정말 연기를 잘한다. 특히 특유의 안정감 거기서 나오는 신뢰감이 한마디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이 영화 감히 보라고 추천까지 하고 싶은 건 꼭 공효진이란 배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이 과연 여자 혼자 살기 좋은 나라인가에 대한 뭔가 은유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다. 1인 가구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물론 거기엔 절대다수가 남자겠지만 여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싱글 여자를 상대로 한 계획범죄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방범이라도 잘 되어있어야 하는데 경찰은 너무 미온적이다. 영화도 그렇지만 여자 혼자 사는 집 쳐놓고 남자 구두 현관에 한 켤레쯤 놓고 살지 않는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게 방범에 어느 만큼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해 놓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세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혀 줬으면 좋겠다.


내 방 창문에서 건너편 건물은 금남의 집인지 우리 집이 이사 올 때부터 지켜보건대(보려고 해서 보는 건 아니다.) 사람은 바뀌는데 항상 여자만 2, 3명쯤 살고 있는 것 같다. 뭔데 저 집엔 여자만 살고 있는 걸까 오래도록 의문스러웠다. 또 어떤 땐 내 방 창문에서 마주 보이는 곳이 그 집 주방 창문인데 이틀이고 사흘이고 밤낮으로 켜져 있는 때도 있었다. 그게 또 명절 전후인 경우가 있었다. 그러면 내 짐작엔 그녀들의 본가는 다 지방이라 혹시 밤에 빈집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켜 놓은 걸까 했다. 그러다 최근에 엄마의 설명으로 나의 추리는 다 틀리긴 했지만 이렇게 여자들만 사는 집이고 같은 여자인데도 뭔가 모를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든다. 내가 이럴진대 남자들은 또 어떤 상상을 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런데 이 말은 하고 싶다. 행여 빈집에 불 켜 놓지 말라고. 그게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앞서도 엄마의 설명 때문에 나의 상상력이 깨졌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그 집 여자들은 서로를 너무 믿은 나머지 내가 소등을 안 해도 누군가 하겠지란 안이한 생각에 그렇게 된 것이다. 참고로 그 집은 살림집이 아니라 작업실 겸 창고같이 쓰는 곳이란다. 나 참...


우리나라가 이제 선진국이란다. 그 근거를 어디서 보는지 모르겠다. 경제 문화적으로 잘 살면 선진국인가? 나는 감히 말하건대 그런 거 가지고는 선진국이라 말할 수 없다. 어린아이와 노인, 여성이 안전하고 제대로 된 권리를 누려야 선진국이다. 물론 우리가 완성도 높은 영화를 봐야겠지만 가끔은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뭔가의 함의가 있는 영화라면 그것도 좀 놓치지 말고 봐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못해도 별 3개다. 그만하면 볼만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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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7-24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게라도 해 놓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세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혀 줬으면 좋겠다.˝ - 이에 지지합니다. 그래도 외국 관광을 해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치안이 잘 된 나라라고 하네요.
약자든 여성이든 맘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stella.K 2024-07-24 15:41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우리나라 치안이 잘 되있다고 해서 전 가끔 수사극 같은 거
저거 다 뻥 아냐? 할 때도 많아요. ㅋ
하지만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거 보면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 거 같아요.
이 영화 볼 때는 나름 쫄깃하고 재밌긴한데
보고나면 좀 허무해요. 말도 안 되는 것도 많고. 어떻게 스토커가
여자 침대 밑에 숨어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러다 여자가 잠들면 침대 위로 올라와
같이자고. ㅎㅎ
암튼 크게 기대 안하고 보면 볼만해요.^^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말하라면 폭력 액션 피 환장 환타지 뭐 그런 거 아닐까?

내가 설마 그런 장르를 좋아할 리는 없고 순전히 송중기 때문이다. 그는 외모와 달리 거칠고 선 굵은 연기를 제법 잘 한다. 그래서 이번엔 어떤 연기를 보여 줄까 기대하게 만든다. 영화 자체는 내 취향은 아니지만 영화에서의 거칠고도 고독한 연기는 일단 합격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치건 역을 맡은 송중기와 연규 역을 맡은 홍사빈 투톱이긴 하지만 그래도 홍 배우한테 좀 더 비중을 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어두운 조폭 세계의 이면을 다룬다. 어떤 이는 지옥 같은 세계를 벗어날 수 없는 두 남자의 운명을 다뤘다고 하는데 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긴하다. 근데 나는 나쁜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대체로 그런 것을 생각 했다. 하나 같이 불행한 가정과 개인사가 결국 발목을 잡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은 맞는 것 같긴 하지만 난 아직 세상을 그렇게 비관하고 싶진 않다. 이 불행한 환경과 반복되는 개인사를 끊어주면 그도 얼마든지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누군가 믿어주는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근데 불행하게도 그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고 거기서 구원의 동아줄은 비슷한 세계에서 내려 온다는 것이지. 그래서 운명을 변화시키기가 어렵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인만큼 영화를 보면서 감독은 어떤 사람일까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자체는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의 에너지가 넘쳐 보이긴 한다. 하지만 무엇을 위해 만들었지 묻는다면 답을 찾기가 어렵다. 한마디로 병맛이다. 장면 넘어가는 것 보면 아마추어 느낌이 난다. 진행도 그런 것이 시종일관 우울하다. 원래 우울한 영화에 명랑함이 깃들고 명랑한 영화에 어두움이 베어있어야 좋은데 그런 운영의 묘가 부족하다. 연규는 한쪽 눈이 사시던데 그런 디테일은 참신하긴 하다. 엔딩 때 치건과 연규가 치고 받고 싸우는 건 좋은데 나중에 연규 손에 죽는 치건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럴 바엔 그냥 연규 손에 힘들이지 않고 깨끗히 기껏 피터지게 죽지 싸우다 죽는 건 뭐람. 



앞의 영화에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는데 이 영화 때문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이 영화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었다. 만날 만한 운명은 어떻게든 다시 만난다는 뭐 그런 내용의 영화라고나 할까? 근데 재밌긴 하다. 유리코란 일본 여자가 전에 잠깐 알았던 한국 남자를 찾겠다고 한국에 왔다. 행운처럼 어렵지않게 만나긴 했는데 나중에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그녀가 찾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결국 다시 일본으로 돌아 가려고 하는데 이번엔 남자가 유리코를 다시 붙들게 되고 거기서 다시 새로운 만남을 이어 간다는 영화다. 소품이지만 좋다. 저 두 사람의 안정감 있는 연기도 좋고. 하지만 남주인 김다현의 다소 멍청한 연기가 조금 우습기도 하다.  


단 이 영화는 흑백이라는 것. 뭐 역시 영화는 감독을 위한 것이니 취향이 그런가 보다하면 되는 거겠지만 그래도 관객의 입장에서 흑백은 좀 과유불급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흑백이 싫지 않았던 영화는  <동주> 정도다. 이 영화는 자연 풍광도 많이 담았던데 그걸 흑백으로 보여주다니 죄악 아닌가? 감독은 이제 막 첫발을 뗀 신예 감독이다. 어쩐지 그럴 것 같더라는. 하지만 첫번에 이 정도라면 앞으로가 기대된다. 그의 다음 작품은 무엇이될런지 지금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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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6-30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께서는 영화를 참 좋아 하시는 분 같아요.
저도 영화 좋아하는데
요즘 바빠서 그런지 잘 보지 못해요.
송중기 배우가 나오면 무조건 오케이 입니다^^

stella.K 2024-07-01 12:19   좋아요 1 | URL
페페님도 송중기 좋아하시는군요. 송중기는 결혼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더 안정적이고 좋아졌다는 느낌이 있어요. 저만 그러나요? ㅎㅎ 송중기 좋아하시면 보셔야죠. 근데 썼다시피 영화는 그닥입니다.^^

물감 2024-07-01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리뷰 쓰는 분들 신기해요. 생각할 틈도 없이 훅훅 지나가는 영상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기록하죠? ㅋㅋㅋㅋ 책 한권 리뷰하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요...

stella.K 2024-07-01 12:36   좋아요 2 | URL
귀엽습니다. ㅋㅋ
아, 이런 표현 쓰면 실롄가요? ㅋ 그러면 뭐합니까? 전 좋아요도 별로 못 받는 아싸인 것을. ㅠㅠ
제가 처음부터 저렇게 썼겠습니까? 영화는 시각에 남고 책은 생각에 남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시각이 좀 더 저장속도가 빠르지 않을까요? 그래도 영화 보단 책 보기가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전에도 말했지만 전 책을 많이 못 보니까 그나마 영화라도 보자는 쪽이어서 그럴 겁니다. 글구 영화 리뷰 잘하는 사람은 쎄고 쎘죠. 그들의 하나같은 공통점은 말이 넘 많고 빠르다는. 막 누가 와서 입틀막이라도 할까 봐 겁이라도 나는지. ㅋ
맞아요. 전 책 리뷰 한 번 하려면 3, 4일씩 걸려요. 책 리뷰는 갈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점점 수행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4-07-01 12:51   좋아요 2 | URL
영화 리뷰만 그렇게 빠르나요?
북플에서도 신간 나오면 어찌나 빨리 읽고 리뷰 올리시는지요.
정말 책 한 권 읽고 리뷰 쓰기도 힘든데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