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맑음

다시 추워짐. 어젠 날씨가 좀 풀렸는데...


1. 글이 짧아진다

이번에 서재의 달인이 되어서 알라딘에서 보내주는 돈다발 같은 다이어리에 지금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꼬박꼬박 일기를 쓴다.

처음엔 요 쬐그만걸 어디다 쓰나, 정말 이런 돈 묶음 하나 어디서 뚝 떨어지면 소원이 없겠단 생각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난 글을 쓰면 만연체로 쓰지 않는가.

근데 글은 정말 쓰기 나름인가 보다. 요 쬐그만 다이어리에 딱 그만큼의 글을 쓰고 있다. 노트가 사람의 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글이 노트에 맞추는 형국. 

그도 그럴 것이, 누가 육필로 글을 쓰겠는가. 육필은 메모 정도만하고, 긴 글은 컴에다 쓰지. 하긴 요즘엔 긴 글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니 컴에 쓰는 글도 점점 짧아진다.       

이 다이어리는 판매용이 아니라 서재의 달인만을 위해 주는 건가? 알라딘에선 못 찾겠더라.


2. 책 득템

명절 열흘쯤 남겨놓고인가, 모 카페에 오랜만에 들어갔다. 웬만해서 잘 안 들어가는데 어느 회원님께서 책 나눔 이벤트를 하길래 들어가 봤더니 으아~! 내가 좋아하는 문학 책을 잔뜩 내놓으시고 가져 가란다. 처음엔 세 권쯤 골랐던 것 같다. 그러자 쥔장께서 그것 가지고 되겠어요? 눈치를 준다. 그래서 내친김에 두 권을 더 골랐다.

넨장, 그 바로 얼마 전엔 큰 맘 먹고 안 보는 책 주민센터에 기증했건만 이거 되고 주고 말로 봤는 건가?

근데 이분 화끈해서 좋다. 말로는 명절 전후해서 보내게 될 것 같다더니 찜한지 하룬가, 이틀만에 도착했다. 책은 거의 새것 같아 더 놀라웠다.

사진 맨 오른쪽에 키 작은 하얀 책은 문학동네에서 비매품(?)으로 발간한 Attntion Book도 보너스로 보내주셨는데, 작년 <김승옥 문학상> 수상자들의 짤막한 지상 인터뷰와 대상 수상자 편혜영의 자전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김승옥 문학상>을 문학동네가 주관한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그럴 경우 보통은 타계한 작가들 중에서 문학상을 제정하는 거 아닌가? 아직 생존해 있는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상이라 이러는 경우도 있구나 했다.    

 

          

 

대상 수상자를 비롯해 6명의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이런 문학상 받고 인터뷰 당하면 기분 꽤 괜찮겠지~. 난 솔직히 얼마나 글을 잘 써야 이런 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아직 현타가 오지 않아 잘 모른다. 

한때는 우리문학을 우습게 봤던 시절도 있었던지라 뭐 뚝딱 쓰는 거 아냐, 했던 적도 있다.ㅋ 다 철없던 시절 얘기다. 누가 뚝딱 쓰는 글에 이런 문학상을 주겠는가.  


주최측에서 7가지 공통질문을하고 수상자들이 그에 대한 답을한다.

뭐 나름 다들 똑부러지거나 괜찮은 답들을 했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은 답을 했던 작가는 문지혁이다. 인상에서 풍기는 것만큼이나 날카롭고 도도하다.


잠깐 옮겨보면, 글 쓸 때 루틴이나 버릇 같은 거 있으면 알려달라고 했더니 밤 12시에서 4시까지 쓰고 있는데 그렇다고 온전히 집중해서 쓰지도 못한다고 고백한다. 뭐 애들 재우고, 손발톱 깎고, 새로 나온 레고 검색하고, 한 두 시간 빙빙 돌다 글을 쓴다고. 처음엔 나란 인간은 왜 이 모양인가 자과감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걸 거룩한 낭비라고 생각한단다. 

어쩌면 나와 그렇게 같은지 모르겠다. 한 두 시간 허비하는 거 말이다. 

정말 앉자마자 글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른 것이 있다면 누구는 글을 써서 대박을 터트리는데, 누구는 여전히 거룩한 낭비를 하며 산다는 정도가 되시겠다. 

작가가 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소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건 몹시 나쁜 거짓말이지만, 어쩌면 한 사람의 마음 정도는 돌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자기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문득 이 작가의 글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중엔 이런 질문도 있다. 요즘 푹 빠져 있는 건 뭐냐고.

이 질문에 난데없이 내가 답을 해 보면,

난 요즘 드라마 <미씽2>에 빠져 있다. 

시즌1도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엉큼하게도 현세와 내세를 연결시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내세는 독특하게도 시체를 찾지 못한 망자들이 사는 마을을 보여준다. 시체를 못 찾았으니 그들은 죽었으나 살았고, 산 사람에게는 죽은 존재다. 그래서 죽은 때로부터 더 이상 늙지 않으며 서로를 돌보아주며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이 살아간다.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 학교에선 운동회도 하며. 

사고사로 죽은 사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미제 사건으로 행방불명인체 사라진 사람들이다. 그곳은 현세와 달리 현찰을 쓰고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 그 많은 물자들을 어디서 공수해 오는지 모르겠다. 육체의 감각도 살아 있어 등장인물이 관절염을 앓기도 하고, 서로 치고 받고 싸우기도 한다. 상처가 나면 잠깐 났다 사라진다. 

우여곡절 끝에 현세에서 시체를 찾으면 그 사람은 그 시간부로 바람같이 서서히 사라진다. 그때야 비로소 지옥이든 천국이든 간다. 그게 참 그럴 그럴 듯하다.

임사체험을 한 사람의 말에 의하면 살아났다고 무조건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육체를 벗어났을 때 깨끗하고 개운한 느낌인데,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면 그 후줄근하고 추레한 욕체를 다시 뒤짚어 쓰는 건 그리 유쾌한 느낌은 아니라고 한다. 

뭐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연 그럴 수 있겠다 싶다.        

어쨌든 난 이 드라마가 꽤 흥미롭다. 이거 끝나면 무슨 재미로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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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1-27 18: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저 어텐션북은 무료전자책으로 배포되어있답니다 알라딘뷰어로 보실수있습니다 전 그렇게 읽었습니다

stella.K 2023-01-27 19:01   좋아요 2 | URL
어머,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찾아 봐야겠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희선 2023-01-28 0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기를 하루 빼놓고 다 쓰시다니... 저도 2023년엔 일기를 써야지 하고 쓰기는 하는데 첫날부터 며칠 못 쓰고 쓸 때도 있고 안 쓸 때도 있습니다 저는 큰 거여서 다 채우려면 시간이 좀 걸리기도 하네요 쓴 말 쓰고 또 쓰는... 소설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한사람 마음 정도는 돌릴지도 모른다는 말 좋네요 책 여러 권 받으셔서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stella.K 님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3-01-28 11:59   좋아요 1 | URL
그 하루도 그 다음 날 마저 채웠어요. ㅋ
저도 원래 일기 잘 안 써요. 블로그 생긴 후로
일기는 점점 안 쓰게 되더군요.
근데 이 다이어리엔 쓰겠더라구요.
앞으로 요거 애용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전 점점 장서로만 책을 좋아하는 거 같습나다.

고맙습니다. 희선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길.^^

페크pek0501 2023-01-29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들 얘기는 늘 흥미롭네요.
저는 노트북을 켜면 이미 써 놓은 글을 열어 수정부터 해요. 읽다 보면 고칠 게 눈에 띄고 제목을 바꾸기도 하고 두 문단을 하나로 합치기도 합니다. 오늘도 그랬네요.
어떤 날은 글을 안 쓰고 책 검색과 리뷰 읽기로 시간을 다 보내기도 합니다.
일간지를 돌아다니며 오피니언 글을 읽는 날도 있어요.ㅋㅋ

stella.K 2023-01-29 19:00   좋아요 0 | URL
저는 한번 쓴 글은 잘 안 봐요.
다시보면 고칠 게 너무 많이 보여서.
지금도 투비에 브런치에 썼던 글을 옮기고 있는데
가관이더군요. ㅎㅎ
근데 언니는 투비 안 하시나요?

맞아요. 작가들 얘기는 늘 재밌어요.^^

레삭매냐 2023-01-30 16: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다발에 격공하는 바입니다.

어디서 돈다발이 안 떨어지나...

이 참에 가서 로또나 사야겠습니다.

stella.K 2023-01-30 17:14   좋아요 1 | URL
ㅎㅎㅎ 로또 되시면 욕심 부리지 않겠습니다.
천원짜리로 돈다발 하나 만드셔서 저한테 보내주세요.
천원짜리 돈다발이면 액수가 얼마나 될까요? 한 25만원 되나요?
암튼 그걸로 책이나 사 보겠슴다. ㅎㅎ

yamoo 2023-01-31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뿌려야 할 듯해요. 근데, 인기가 다한책들이라서뤼...
받는 분들이 시큰둥할지도..^^;;

stella.K 2023-01-31 14:15   좋아요 0 | URL
아유, 책이 인기가 어딨어요?
그건 찜하시는 분의 몫이지 야무님이 걱정하실 일이 아니죠.
언제나 그렇듯, 내겐 별로인 책이 남한테는 득템이고,
남이 별로인 게 나에겐 좋은 책이 되기도 하잖아요.
저는 말만 이렇게 합니다. ㅋㅋ
 

0. 맑음

최최강 한파. 동장군도 울고 가겠다. 


1. 나도 얼마 전부터 투비컨티뉴드를 시작했다. 

뭐 내 글은 그렇게 대단한 글이 아니라서 주소를 여기에 밝히고 그러진 않겠지만, 사실 처음엔 이걸 할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솔직히 몇년 전부터 브런치를 운영해 봤지만 생각만큼 열심히 활동하게 되지는 않더라. 

그런데 론칭 기념으로 10만자를 쓰면 10만원을 준다기에 관심이 갔다. 처음엔 10만자에 대한 감이 오질 않았다. 워낙 숫자 감각이 없어서, 까짓 꺼 금방 쓰지 않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어느 미녀 알라디너와 소곤소곤 말한적이 있는데, 자신도 숫자 감각이 없는데 실제로 네*버 글자 세기에 글을 입력하면 그 숫자가 얼마나 천문학적인 숫자인지 알게 된다고 했다. 

지금은 투비에 숫자 세기가 자동으로 뜨는데 그때만 해도 이 기능이 없었다. 근데 와~~ 내가 글 한 편에 5천자를 쓰지도 못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많아야 4천자를 겨우 넘기고, 3천자를 겨우 넘기는 날도 부지기수다. 이래가지고서야 10만원 받겠나 싶다. 나는 만연체로 글을 써서 금방 채울 줄 알았는데, 이거 뭐 영끌이라도 해야할 판이다.

10만원이면 올해 책값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난 올해 책을 그리 많이 사지도 않을 것이며, 사도 중고샵을 주로 많이 이용할 거니까. 사 놓고 안 읽은 책도 많고. (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긴 하다.ㅠ)


1-1. 놀랍긴 하다. 블로그에서 알라딘만큼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곳도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투비로 옮겨 가 상대적으로 이곳은 한산해진 느낌이다. 그짝은 연재해서 글을 쓸 수 있도록 되어 있기도 한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재 글을 쓰게 되길 원했던 걸까? 이게 일시적일건지 아니면 계속 지속될 건지 아직은 판단하긴 이른데 질적인 면이나 양적인 면에서 좀 놀랍다 싶다.


1-2. 역시 뭐니 뭐니해도 머니가 최고이긴 하지.

나의 허접한 글에 누가 포인트를 달아줄까 싶은데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나중에 들어 와 보면 포인트가 달려 있는 것을 본다. 확실히 그냥 쓸 때와 느낌이 다르다. 그 재미가 쏠쏠해 사람들은 이제 이곳엔 글을 안 쓸 것 같다. 쓴다면 서평 정도 쓰겠지. 이런 새로운 동기부여를 갖게해 준 알라딘이 새삼 고맙단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 돈은 아는 사람에게나 모르는 사람에게나 좀 불편하긴 하다. 


1-3. 하지만 내가 누군가? 알라딘의 사고뭉치, 빌런 아닌가. 

난 오래 전부터 생각하는 건데, 알라딘은 글 쓰기 기능에 왜 맞춤법 기능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예전엔 이모티콘 내지는 기하학적 표시 기능이 있었는데 그것도 언젠가 모르게 슬쩍 사라졌다. 그거야 뭐 사람들이 북풀에서 글을 쓰는 경우가 많고, 스마트폰이 이모티콘을 지원해주니 없어도 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본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아직도 컴이나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걸 알아 줬으면 좋겠다. 오히려 스마트폰의 여러 이모티콘을 컴이나 놋북을 통해서도 쓸 수 있도록 해 줘야지 하지 않을까? 네*버처럼. 


1-4. 그런 와중에도 글자 수 카운팅 기능이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긴 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내가 글 한 편에 몇자나 쓰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션하게 알 수 있으니. 하지만 맞춤법 기능과 카운팅 기능 중 두 가지 다 있으면 좋겠지만 하나만 선택한다면 난 당연 맞춤법 기능이다.


1-5. 기왕 빌런이 된 김에 한마디 더 하겠다. 

우리 알라딘은 좋아요 기능이 너무 활성화 돼 있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했다. 페이퍼나 리뷰에 누가 좋아요를 했는지 공개하는 거야 이젠 뭐라고 할 건 아닌 것 같다만, 댓글까지 좋아요를 할 필요가 있나? 뭐 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누가했는지까지 밝힐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다. 솔직히 보다 보면 빈정 상할 때도 많아서다. 

예를들면, 나랑 친분있는 사람이 페이퍼를 올려서 좋아요도 하고, 댓글도 썼다. 그런데 나랑 친하지 않고 심지어는 좋다 말았던 누가 내 댓글 밑에 자기 아는 사람이 답글이나 대댓글을 달았다고 좋아요를 누른다. 나의 댓글은 생무시하면서 말이다. 친하지 않은 사람 댓글에 반응하지 않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어쨌든 아무리 친한 사람이 댓글을 달았다고 해도 나와의 대화에서 답글 단 거 아닌가. 그렇다면 나도 눌러 주건가, 나라서 불편하다면 모른 척하고 지나치던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자신과 친한 사람한테는 예의 차리면서 친하지 않는 사람은 예의고 뭐고 필요없다는 건가? 

사실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아는 사람 보단 모르는 사람에게 더 필요한 거 아닌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뭐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신경 쓰인다. 모르긴 해도 이런 생각 나만하는 건 아닐 것 같고. 그렇게 친하지 않는 사람의 댓글에 친한 사람 댓글 달았다고 좋아요 챙겨주는 그 사람 마음이 어떤 건지 알고 싶어서 말이다. 

(캬~ 이렇게 썼다고 즐찾에서 빠져 나가는 소리 들리는 것 같다. 할 수 없지 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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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5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3-01-25 17:10   좋아요 1 | URL
님도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모르면 그나마 나을 것 같은데.
알라딘이 좀 신경을 써 주면 좋을텐데…

책읽는나무 2023-01-25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즐찾 빠져 나가는 소리 정말 들으셨어요?ㅋㅋㅋ
설마 즐찾에서요?^^;;;
늘 할 말 하시는 스텔라 k님!^^
좋아요.가 참 그럴 때가 있기도 하죠?
저는 처음엔 뭐지? 했다가
시스템을 이해하고, 아...그런 거구나? 했다가,
음🤔....했다가 이젠 뭐~~ㅋㅋㅋ
각자의 자유 의지다 보니?^^

10 만자는 정말 쓰기 힘든 글일 수도 있겠군요? 저도 긴 글들은 몇 글자인지 그닥 생각을 안해봐서 잘 몰랐었네요.
글쓰기에 관한 노력이 좀 필요한 곳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투비가 좀 허투루 볼 곳이 아닌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저도 고민고민 하다가 시작은 했는데, 좀 뭐랄까요? 북플 이곳과는 좀 다른 느낌이어서 글쓰기 연습 좀 하고 시작할걸 그랬나?싶을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글들을 보면서 조금 주눅이...^^;;;;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세상에 이렇게 많고, 또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근데 스텔라님 투비 로그명은 뭔가요?^^

stella.K 2023-01-26 14:18   좋아요 1 | URL
이거 실화입니다.
싫은 소리하면 몇명이 우르르 빠져나가요.
그러다 좀 지나면 다시 채워지긴 하죠. ㅎㅎ
하긴 전 즐찾은 오래 전에 감춤해놔서 지금 몇명인지도 모르긴 합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러려고 했는데 자꾸 신경 쓰이게 만들어서요.
누구라고는 말씀 안 드리겠지만 인기 서재인 몇 분이 그러더라구요.
이런 소리해 봤자 제 서재에 들어 와 볼 것도 아니고,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그럴 수 없으니까 댓글 좋아요 기능을
아예 알라딘에서 작동 못하도록 해 주던가.

왜요, 잘 쓰시던데요?^^
준비하고 쓰는 글이 어딨어요? 쓰다보면 느는 거죠.
근데 거긴 좀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도 들어요.
물론 좀 심도있는 글을 쓸 사람은 쓰겠지만
뭔가 문지방 건너서 내실로 들어 간다는 느낌도 들고
편하게 알콩달콩 쓰는 건 서재가 훨씬 편하고 정감있죠.
저 로그명은 똑같습니다.
새로운 로그명을 할 걸그랬다 후회하고 있어요.ㅋㅋ

blanca 2023-01-25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에너지가 없어서 투비 가보지도 않았는데 여기가 뭔가 확 한산해진 느낌은 들어요. 10만자라니 감도 안 오네요. 저도 브런치 좀 끄적거리다 말아서 계정도 잊어버림요. 연재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좀 불안한 건 이게 결국 서재를 닫는 하나의 과도기로 기능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stella.K 2023-01-26 12:19   좋아요 0 | URL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오히려 투비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말씀하신대로 연재가 쉬운 게 아니거든요.
예전에 연재글 쓸 수 있는 뭐 하나 있지 않았나요?
그게 언제 없어졌지 했는데 이렇게 투비로 나왔네요.
근데 포인트 획득할 수 있는 구조면 동기부여가 되서
더 잘 쓸 것 같긴해요. 하지만 포인트도 좀 부담스럽긴 하더군요.
아는 사람끼리 서로 사 주고 받고 그래야 하는 거잖아요.
지금이야 그래도 나중엔 안 주고 안 받기로 흐르겠죠.
장단점이 있긴 한 것 같아요.
브런치는 행사를 많이 하잖아요. 잘 쓰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기도 하고. 글 쓰는 건 역시 힘든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3-01-25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 건 모르겠고 고저 10만점
에만 눈길이 가는 일인입니다.

그런데 십만자를 끼적여야 한다
니 그것도 참... 귀찮아서 중도
포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tella.K 2023-01-26 12:24   좋아요 1 | URL
잘만 엮으면 10만점 무난히 달성할텐데 말임다.
고저 편안 게 장땡이긴 하디요.
저는 고저 이달의 거시기도 잘 안 되는 사람이라
요런 것에 목숨 걸어 보는 거디요. ㅋㅋ

니르바나 2023-01-25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녕하세요.^^

투비컨티뉴드 론칭 1자에 1원 모아모아 10만원 이벤트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한 기획 같습니다.
대다수 참가자들이 누적 적립금 숫자가 변하는 모습에서
마치 주식시장 상황판에서 상종가를 보는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싶네요.

투비컨티뉴드로 가든 여기에 남든 개인의 자유니까 알아서들 하시겠지만
저는 20년 전 알라딘 서재가 활황일 때나
한가한 지금이나 여전히 기숙하는 것 처럼 이 공간만 지키겠습니다.
저의 아파트 옆에 바로 붙어 있는 신축 도서관의 새 책들도 귀찮아서 대출받지 않고
구입해서 보는 귀차니즘 때문이기도 하구요.
그 동안 알라딘에서 하는 짓을 보면 있던 혜택도 없애기를 반복했던 것 같고요.

제가 이 공간에 있는 단 한가지 이유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요즘 어떤 책을 읽는가 궁금해서죠.
그래서 반대로 알라딘 서재에 있는 분들에게 이런 책도 있습니다
하고 페이퍼를 만드는거구요.
평생 읽고도 남을 만한 책을 서가에 넣어두고 사는 입장에서는
다 하찮게 보이는 일입니다.

스텔라님은 워낙 글을 잘 쓰니까 열심히 해보세요.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심하시구요.

추신)
댓글에 붙은 좋아요는 내가 쓴 댓글을 상대방이 보았나 확인하는 용도로만 보세요.
더 이상 신경쓰시면 건강에 안좋아요.^^

stella.K 2023-01-26 12:32   좋아요 1 | URL
이게 계속 갈 건지 안 그런지는 론칭 이벤트가 끝나봐야
알 건데 좀 별로 기대는 안 합니다.
모르긴 해도 투비에 지친 사람들 다시 이쪽으로 복귀할 거라고 봐요.
좀 긴 안목을 내다보고 글을 쓸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 줘야할 것 같은데
과연 알라딘이...?

손목은 오래 전에 무리가 왔죠.
그나마 써 논 글이 있어 이쪽으로 옮기는 중인데
그도 쉽지는 않네요.^^

바람돌이 2023-01-25 23: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투비로 요즘 많은 분들이 글쓰고 계시네요. 아 저는 고민 좀 하다가 결국 귀찮아서 안하는걸로.... 사실 여기 서재 하나만 해도 벅차고, 여기 지인분들 글 읽는거도 만만찮거든요. ㅎㅎ
알라딘 좋아요 기능에 대해서는 저는 그냥 제가 좋으면 좋아요 누르고 그 나머지는 다 잊어버리고 신경을 안써서 별 생각이 없었네요. 스텔라님처럼 생각해볼 수도 있겠네요. 뭐 그래도 저는 누가 좋아요 눌렀는지 찾아보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역시 이유는 귀찮아서요. ㅎㅎ

stella.K 2023-01-26 12:42   좋아요 1 | URL
맞아요. 넘 힘들어요. 투비는 그냥 론칭 기념만 하는 걸로...ㅋ

저도 한 두 번 그러면 모르겠는데 지속적으로 그러는 x가 있더라구요.
그럴 땐 뭔가의 의도가 있는 거 같기도하고.
자기 서재 관리나 잘 할 일이지 남이 누구한테 어떤 댓글을 달던
뭐 그리 관심이 많은지. 전생에 그 사람한테 큰 은덕을
입었나 보다해요.

희선 2023-01-26 0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투비 컨티뉴드는 글자수도 알려주는군요 좋아요, 저는 누가 했는지 잘 안 보는군요 보여도 다 안 보이고 몇 사람밖에 안 보이던데... 컴퓨터로 봐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거 별로 마음 안 쓰는 게 좋죠 다른 사람이 쓴 글에 쓰인 댓글과 답글은 좋아요 누를 때도 있고 안 할 때가 더 많아요 어쩌다 글도 안 할 때 있는데 그건 잊어버린 거예요 혹시 그런 적 있다면 섭섭하게 여기지 마세요 일부러 안 한 거 아니니... 나중에 보고 왜 안 했지 하고 나중에 하기도 합니다


희선

stella.K 2023-01-26 12:46   좋아요 1 | URL
ㅎㅎ 알죠. 희선님 늦게라도 보는 거.
그러고 보면 전 뇌의 구조가 좀 다른가 봐요.
좀 반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라구요.
저도 이해하시길...^^

2023-01-27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27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01-2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확인해 보니 제가 작년에 글 작성 수가 92만 3천자라고 합니다. 그리 많이 썼던 해가 아니었는데도 말이죠. 크게 잡아 인용한 문장을 반쯤 뺀다고 해도 40만자가 넘으니 10만 자 작성이 그리 어려운 건 아니겠는데요.

1-5.의 글에 빵터졌어요.
우리 답글에 좋아요, 를 누를 때는 그 댓글에도 좋아요, 를 눌러 줍시당~~ㅋㅋ

2023-01-30 09: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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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1: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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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6: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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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1: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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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1 16: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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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2 12: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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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2 1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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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사의 코로나
임야비 지음 / 고유명사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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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코로나 4년 차. 어찌 살아왔나 싶다.

전염병은 남의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다. 더구나 팬데믹이란 생전 입에 떠올릴 필요 없을 것 같은 단어가 이렇게 익숙한 단어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미세먼지 많은 날에도 잘하지 않았던 마스크를 사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구할 수도 없었던 때가 있었다. 후에 구할 수 있게 되었다 해도 인당 구할 수 있는 양은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만 구할 수 있다고 생긴 긴 줄. 


사람 많이 모이는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마스크를 구해 보겠다고 그 긴 행렬에 끼게 될 것도 상상도 못했다. 이제 당당히 선진국 반열에 들어 섰다는 대한민국에서 이 무슨 구태의연한 공산주의식 배급 방식인가. 검사에서 확진이 나오면 무조건 격리돼야 하고, 이에 불복종하면 끝내 찾아내 격리시킨다. 그뿐인가. 교회도 온전히 다닐 수도 없었다. 교회가 크든 작든 20명을 초과하면 안 되는 규정이 생겼고, 하늘길은 완전히 끊기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거리는 한산하다. 연일 몇천에서 몇만의 사람이 확진되고 또 몇백 명의 사람이 죽어 나갔다. 영화나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디스토피아의 세상을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난 그제야 전염병이 무섭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전에 사스나 메르스 때도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었지만 난 그때 마스크하고 다니는 사람을 속으로 비웃거나 측은하게 생각했었다. 2차 세계 대전의 포격을 멈추게 했던 것이 평화를 열망했던 사람들의 노력과 외침이 아니라 전염병이라고 하지 않던가. 전염병이 끝나면 나라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그 예상은  비껴가지 않고 어려움이 닥쳤다. 아직 채 끝나기도 전에.      


그래도 사람들은 코로나를 꼭 나쁘게만은 생각하지 않았다.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크든 작든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려고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애썼다. 하다못해 일에 치여 살았던 내 조카는 드디어 눈치 안 보고 쉴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단다. 그러면서 또 한 번 걸렸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물론 앓고 누워있는 게 뭐 그리 좋겠는가만 그래도 쉴 새도 없이 일하는 것보다 낫단다. 그건 또 어찌 보면 이런 상황에서 묵묵히 애쓰는 의료진들을 생각하면 얍삽하다 못해 비열하단 느낌도 든다. 어쨌거나 그 상황에서 가장 걱정되고 위험한 사람들은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들과 기저질환자들 아닌가.           


그때처럼 의료진들이 영웅처럼 보였던 때도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뉴스는 인간의 온갖 비리와 불온한 소식들만을 전달하기에 급급했는데 코로나 의료진들에 대한 보도는 얼마나 훈훈하고 덕스러웠던가. 더구나 아무리 더워도 달나라 우주복 같은 방진복들을 벗지 못하는 그들을 보면서 역시 의사는 의사구나 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 우리가 의사를 보는 시각은 그리 좋은 것만도 아닌 것도 사실 아닌가. 그러면서 과연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를 매일 생각했다. 


또 그런 와중에도 우리나라는 확진자의 관리와 방역을 잘한다고 해서 K- 방역이란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한 새로운 인사법도 만들어 내지 않았던가. 엄지 척 들어 올린 손을 다른 한 손이 받아드는 모양.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다. 


백신이 나오자 사람들의 마음이 전 같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비빌 언덕이 생긴 셈이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그전까지는 확진이 되면 불편했는 데 지금은 걸린 자 보다 안 걸린 자를 찾아보기가 더 어려워졌으니 더더욱. (참고로 난 아직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백신 한 번 맞으면 코로나가 곧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다. 3개월이 지나면 약 효과 떨어지니 또 맞아야 한다. 그리도 K- 방역을 자랑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도 피해가 막심한 미국이나 여타의 주류 국가에 비해 아직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 뭔가 모를 이율배반을 느낀다.


코로나는 어떤 식으로든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길을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은 나를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코로나의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낯설면서도 가리어져 있는 부분을 드러내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르포 문학이다. 글쓴이가 보고 느꼈던 세계를 가감 없이 쓴 논픽션이다.


저자는 코로나가 있기 바로 전해인 2019년에 의사직을 그만둔다. 그리고 코로나 자원봉사자를 지원을 한다. 그리고 첫 발령지가 외진 어느 정신병원이다. 의사직도 그만뒀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허드렛일이나 거들 요량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신병원이라니. 더구나 저자는 '그 의사'라고만 할 뿐 자신의 전공을 밝히지도 않는다. 그런 것으로 봐 정신과와는 거리가 먼 쪽인듯하다. 처음엔 그런 곳에 배정받았다고 투덜거렸겠지만 환자를 위하는 사명이 투철한 어느 수녀님과 간호사와 의사들을 보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깨닫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비록 육체는 힘들어도. 하지만 정들자 이별이라고 기간제로 봉사하는 거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진다. 


나는 이 책을 읽어서야 비로소 정신병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운 병인지를 깨닫기 시작했다. 그런 환자들에게 코로나 확진은 또 얼마나 무서운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세상에 마음이 아픈 사람은 왜 그리도 많은지 읽는 내내 마음이 착잡했다.  


책은 공교롭게도 저자가 100일 간격으로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게 되는 과정과 그 병원에서의 코로나 진료 과정을 서로 교차하며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애초에 자원봉사를 했던 것도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잊고자 선택한 것이기도 했다. 그것이 어떤 사람이 보기엔 자책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다. 다른 때도 아니고 코로나란 엄중한 시기 아니던가.  


읽으면서 자꾸만 마음이 동화돼 몇 번이고 읽는 것을 멈추고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그게 꼭 30여 년 전과 10년 전에 돌아간 내 아버지와 오빠가 생각나서만도 아니다. 그들은 이제 나에겐 그리움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저자의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진 후 한 달 동안 가족과 함께 간호하는 그 신산했던 과정이 자꾸만 나의 의식을 건드려 놓는 것이다. 더구나 문체는 건조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더 신산하고 고독하게 만든다.    


죽음을 모를 땐 그저 삶은 온전히 내 편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사람은 정해진 이치 따라 살고 죽는 거라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보는 건 그 믿음을 배신하기에 충분하고 때로 혹독하기까지 하다. 할 수만 있으면 삶에서 하루하루 멀어져 가는 그를 붙들고 싶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들은 죽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것을 100일 만에 또 겪어야 한다는 건 얼마나 전율할 일인가.


저자는 그 첫 번째 봉사 이후에 다시 봉사를 나간다.

이번에 배정받은 곳 역시 똑같은 정신병원이지만 이곳은 먼저 갔던 곳과는 사뭇 다르다. 훨씬 넓고 시설도 좋지만 원래 있어야 할 의사들은 보이지 않고 간호사들만 있다. 의사들이 자기는 코로나 전담 의사가 아니라며 환자에게서 코로나가 옮을까 봐 피신해 있는 것이다. 오더를 내려야 할 의사가 손을 놓고 있으니 함부로 도와줄 수도 처방도 내릴 수 없고 대략난감한 상황이다. 그때의 저자의 의사로서의 활약상은 가히 내가 봤던 최고의 의학드라마 '낭만 닥터 김사부'를 연상하기에 충분했다. 


물론 저자는 그곳에서 영웅이 될 생각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의사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분개하고 행동했을 뿐인데 한마디로 어느새 영웅과 깡패(요즘엔 이 말을 나쁜 의미로만 사용하지 않는다. 오해 없긴 바란다.)를 오가는 인물이 되었다. 그러니 어찌 김사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있으랴. 


사람은 평안할 땐 자기가 처한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른다. 그저 편안함에 취해 저 밑바닥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러다 뭔가의 파문이 이러나 밑바닥을 휘저어 놓으면 잠자고 있던 의식이 수면으로 올라온다. 코로나 역시 그랬다. 보라. 코로나로 인해 이단의 교주가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던가.  


저자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그런 병원에 가지도 않았겠거니와 이런 책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번에 백신을 세 번이나 맞았고, 확진자의 격리와 사후관리를 보면서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막연하게나마 느꼈지만, 책은 훨씬 적나라하게 우리나라 의사의 방만한 태도와 의료 윤리를 꼬집는다.


어느 분야든지 세대 차이의 극복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더구나 공중보건의 문제 역시 심각해 보인다. 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요즘 젊은 의사들은 버릇이 없으며 자기밖에 모른다고 하고, 젊은 의사들은 나이 든 선배들을 꼰대 취급하며 그들에게 배우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닌자라고 하는 레지던트 기간을 통째로 날려 먹는다. 그리고 어떻게든 개업할 생각만 한다고 통탄한다. 역시 읽는 나도 씁쓸해진다. 그건 다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기성세대에 보고 배울 사람이 없으니 젊은 의사라고 나을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세대나 의인은 있기 마련이다.  


난 이 대목을 읽을 때야 비로소 저자가 왜 본명 대신 필명을 쓰며 자신의 전공을 밝히지 않고 있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에는 뭐 그러는 거야 자유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선 불친절하다고 하다고 생각했다.) 스웨덴의 칼 오베 크라우스고르라는 작가는 자신의 자서전을 쓰면서 거기 등장하는 사람들의 실명을 거론하므로 지금까지 가깝게 지낸 사람들과 불편해졌고, 어떤 사람에게 고소까지 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도 고소는 몰라도 가급적 있을지도 모르는 여러 가지 불편과 오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생각에서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은 물론 시설명까지 다 가명으로 하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논픽션, 르포문학이 어렵다는 것일 것이다. 새삼 르포 문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조지 오웰도 생각이 난다.


저자는 현재 연극에 투신하면서 소설을 쓰고,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어느 음악잡지에 칼럼을 기고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모쪼록 그의 제2의 인생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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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9 23: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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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1-20 12:46   좋아요 1 | URL
ㅎㅎㅎ 속옷 벗는...?!
외모의 평준화.ㅋㅋㅋㅋ
하긴 이게 언제 그렇게 익숙해졌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마스크 하는 거 잊어버려서 식겁한 적이 어제 같은데...
세수 안하고 나가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근데 정말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30일부터는 실내 마스크 해제라던데 대중교통도 마져하지
적어도 혼잡한 시간은 제외하고 해제로 가닥을 잡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아무튼 잘 견뎌왔다 싶네요.^^

바람돌이 2023-01-19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특히나 공공의료부문에서는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개개 의료 종사자들의 희생정신 이런데 기대서는 안되는..... 저자가 본 두번째 병원이 그런 시스템이 무너진 적나라한 예가 아닐까 싶네요. 다행히 그런 곳보다는 안 그런 곳이 더 많긴 하겟지만 이 시스템이라는게 사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또 걷잡을 수 없달까 그래서 우리가 정치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거 같아요. 이런 책이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stella.K 2023-01-20 13:42   좋아요 3 | URL
맞아요. 그동안 전염병이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가 선재적으로
해 온 일이 있더라구요.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 의료 수준은
선진국 못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문제점은 반드시 집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고 봐요.
저자는 바로 이점을 문제제기 한거고요.
원래 조그만 구멍 하나가 둑을 무너뜨리잖아요.
정치지도자들 과거 가지고 자꾸 싸우고 그럴 일이 아닌데 말이죠.
이 책 참 좋더군요. 르포라고 하지만 괜찮은 문학작품 읽는 느낌도
들어요. 저자가 부러웠습니다. ㅋ

희선 2023-01-20 0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여러 가지 달라진 게 많은 사람 많겠습니다 좋아진 사람도 있겠지만, 더 힘들어진 사람 많겠네요 그래도 코로나가 처음보다 심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변이가 자꾸 나오다 다시 안 좋아질 수도 있을지... 그런 바이러스도 사람 때문에 생긴 거나 마찬가지죠 사람이 지구를 덜 망쳐야 할 텐데... 의료를 하는 사람은 코로나 초기에는 많이 힘들었겠습니다 어디나 예전보다 못하다는 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네요 교사도... 그런 말이 나온다 해도 그 안에는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하는 사람 있으리라고 봅니다


희선

stella.K 2023-01-20 13:51   좋아요 2 | URL
그럼요. 이제 30일부턴 실내 마스크도 해제 한다는데
기대 반, 걱정 반이네요.
함께 잘 견뎠다 싶어요. 의술도 많이 좋아졌고.
중세 시대 때 흑사병은 7, 8년이었더군요. 사람도 더 많이 죽었을 겁니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코로나가 우리를 많이 가르쳤어요. 그죠?

yamoo 2023-01-21 12: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코로나가 지속되어도 그리 나쁠 거 같진 않습니다. 오히려 좋은 점도 있고 그랬는데...

코로나 해제한다니 걱정이 반입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입니다~~ 마스크의 장점은 참으로 많은 듯합니다..ㅎㅎ

스텔라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시길요~~

stella.K 2023-01-21 14:34   좋아요 1 | URL
아유, 무슨 그런 말씀을...
하긴 코로나 원년을 생각하면 그렇기도 하네요.
그때 바다와 하늘이 살만했죠. 사람도 많이 안 모이고.
하지만 세계적으로사람들 떼죽음을 당한 거 보면 이거
한 번이나 겪지 두 번 겪을 건 아니다 싶어요.

백신을 안 맞으셨다면 마스크 계속 하시는 게 좋을 것 같긴해요.
사람들이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거리에서도 마스크를 거의 다 하더군요.

고맙습니다. 야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 많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좋은 작품 많이 만드시고요.^^
 

0. 대체로 흐림

지난 주일 날 비오고 추울거라고 했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춥지는 않다. 

또 모르지. 목요일 날 눈 예보가 있는데 그거 오고나면 추울지.


1. 책 보다 눈물이 핑~

책을 보고 눈물을 흘릴 확률은 나에게 거의 0%다. 

뭐 그만큼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아니고, 내가 읽는 책은 거의 한정되어 있어서 눈물을 흘릴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벌써 몇번을 눈물 흘리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코로나에 관한 이야기다.

지난 3년여를 겪어왔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가 없으니 읽고 싶은 마음이 동했다. 물론 전혀 모르지는 않지. 근데 그 모든 것들은 뉴스 안의 이야기고, 뉴스 밖의 이야기를 알고 싶은 것이다. 

코로나 풍경(그것도 정신병원에서의) 과 자신의 부모님이 100일 간격을 두고 돌아가신 과정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몇번을 눈물이나 읽을 수가 없다. 시바~ 이런 책인 줄 알았으면 안 읽는건데. 뭔가 속았다는 느낌도 들고. 근데 글은 또 왤케 잘 쓰는 거야? 뭔가 모를 짜증도 났다. 인문학자 김경집 교수가 발문을 쓰지 않았다면 선택도 안했다.    

이 책은 르포 문학이다. 저자의 이름이 낮설다. 전에 한 번 소설을 쓰기도 했다는데 이렇게 잘 쓰는 작가라면 그 소설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름도 필명이고 전에 의사를 했었다는데 전공 과가 뭔지 밝히고 있지 않다. 그래서 '그 의사'라고만 쓴단다. 밝히고 안 밝히고야 저자 자유지만 그래도 웬만하면 독자를 위해 밝히는 게 좋지 않을까. 뭐 사람의 치부에 해당하는 뭐 그런 거라 밝히지 못하는 건가. 어쨌든 그 점은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2. 이건 편법이다.

아직도 협찬 받은 책. 즉 리뷰를 써 주기로 하고 받은 책을 공짜 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내 돈이 안 들어가면 무조건 공짜 책이라는 건가? 정확히 말하면 리뷰를 쓰기로 계약하고 받은 책이니 계약 책이지.

그런데 좀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즉 앞의 책은 사실 모처에서 그렇게 계약을 이행하기로 약속하고 가져 온 책이다. 그런데 그곳이 얼마 전부터 이상한 일을 벌이고 있다. 

그곳에서의 계약 조건은 그런 것이다. 당사 카페와 개인 블로그 외 인터넷 서점 두 곳에 서평을 올려야 하는 것. 나는 한동안 읽어야 할 책을 천장 높이로 쌓아 놓고도 그곳에서 최신간을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이용을 했었다. 그런데 바로 저 네 곳에 서평을 올려야 하는 조건이 지겨워 또 한동안 이용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얼마 전 그러니까 작년 말부터 다시 이용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어디든 인터넷 서점 두 곳만 올리면 되는 일 아닌가? 그런데 얼마 전부터 어느 특정 서점을 지정해 그곳은 필수로 올려야 한다. 더구나 그곳은 어느 서점이라면 알만한 곳인데 최근 리뷰를 없앤 곳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곳이라고 해서 리뷰를 못 올릴 건 아니지만 필수로 한다는 건 결국 강제성을 부여한다는 것이고, 애초에 인터넷 두 곳이 아닌 세 곳으로 늘어 난 셈이 됐다. 더 우스운 건 왜 그곳을 필수로 지정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도 않았다는 것. 한마디로 공짜 책 주는데 그렇게 하기 싫으면 말아라 이 뜻인 건지. 더 문제는 이것에 대해 회원들은 그러면 그런가 보다 한다는 것.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다.

내가 생각을 이상하게 하는 걸까? 어쨌든 난 이제 그곳을 다시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원래 한 가지 이상의 일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있어 한시적으로 이용했을 뿐인데, 아무리 그렇긴 해도 좀 마음은 편치않다. 그곳만큼 운영을 잘하는데도 드문데.   


3. 나이 들었다는 증거다.      

엊그제 영화 <콜리야>를 다시 봤다. 

거의 20년만 아닌가 싶다. 

다시 봐도 좋은 영화다. 콜리야를 연기한 꼬마는 지금은 애아버지가 되어있겠지? 아, 근데 이 꼬마 연기를 너무 사랑스럽게 잘한다. 숀 코널리처럼 생긴 저 털보 아저씨도 좋고. 

이 영화는 돈이 생긴다는 그럴 듯한 말에 속아 소련의 어느 애 딸린 여자와 위장결혼을 하고, 그 여자는 애를 이 털보 남자한테 맡기고 서독으로 망명하면서 벌어지는 둘의 동거를 그린 영화다. 

영화가 좋은 건, 영화속 주인공은 늙지 않아 몇십 년 후에 봐도 그대로라는 것. 필름이 약간 구닥다리라는 것 외엔 흠이없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보니까 남자의 나이가 55세던가 했다는 것. 처음 봤을 땐 안중에도 없었던 걸 이제야 눈에 들어 오다니. 그게 어떤 의미냐고? 한마디로 나이들었다는 얘기다. 즉 저 콜리야 같은 애가 좋아 죽을 것만 같은 나이. 공교롭게도 주인공 남자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내 주위에도 어느덧 60을 바라보는 50대 청춘들이 많아졌는데 하나 같이 애가 넘 예뻐서 물고빨고 난리도 아니다. 3, 40대까지는 돈벌고 본인들의 애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50줄 타기 시작하니까 애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들은 내가 애를 그렇게 좋아하는 줄 몰랐다고 말한다. 그런 걸 보면 이제 애는 50에 낳아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4. 나도 한마디 하자면...

투비컨뉴드가 난리인가 보다. 나도 뇌가 쪼그라든 건지 솔직히 뭐하나 새로운 게 나타나면 그것에 대한 궁금함 보단 뭐 또 이런 게 생겼어 하며 미간부터 찌푸리게 된다. 몇년 전 브런치도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런 플랫폼 생겼다고 잘할 것 같지는 않은데 돈 준다니까 혹하긴 하더라. 누가 내 통장에 돈을 꽂아 줄 리는 없을 것 같고,무슨 투비 세컨하우스 기준 충족하면 최대 10만원 전원 준다는데 이거 하나는 끌리긴 하더라. 정말 10만원 주는 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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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3-01-17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젠 정말로 원하는 것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인 것 같아요.~ 저도 그게 잘 안되지만.

제가 책 읽으면서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책이
<인생수업>이었는데,
텔라님이 읽으신 내용과 비슷한 스토리네요.

stella.K 2023-01-17 18:12   좋아요 0 | URL
아, 인생수업이 그런 내용인가요?
책 보고 우는 거 싫은데 또 관심이 가네요.
우야면 조케습니꺼? ㅠ

2023-01-17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7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8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23-01-18 0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디가 리뷰를 없앴어요? 저는 책 받고 리뷰 쓰는 거 몇번 했다가 이제는 안 해요. ㅎㅎ 막상 받고 별로인 책을 별로라고 하기는 뭐하더라고요. 출판사는 나름 정성을 들인 책이고 어느 정도의 판매량을 기대할 텐데…. 솔직하게 쓰자니 미안하고 해서 이제는 안하는데.. 책이 검색이 안 되네요!!

stella.K 2023-01-18 10:00   좋아요 0 | URL
교보라던데요? 전 거기 계정은 있지만 거의 안 가는데 잘 안되서 뭐 간단리뷰만 쓰게되어 있나봐요. 근데 그 모처라는 곳이 교보와 무슨 관계를 맺었는지 거기에 필수로 올리라는 거예요. 근데 아무도 이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더라는거죠. 리뷰어도 권리가 일정부분 있는건데. 그냥 꽁짜책 못 받을까봐 그러는건지.
하긴 그런 거 안하는 게 낫긴해요. 시간 뺐기고. 근데 장점이 아주 없진 않죠. ㅎ 장단점이 다 있어요. 그죠?^^

기억의집 2023-01-18 10:14   좋아요 0 | URL
교보 진짜 안 들어가는 앱중 하나예요. 몇년에 한번 정도!!! 흥미가 가는 책이면 괜찮은데.. 왜 찔러보기 식으로 신청했다가 당첨됐는데 책이 진짜 별로인 경우가 있어서… 난감하더라고요 !! ㅎㅎㄹ

stella.K 2023-01-18 10:29   좋아요 0 | URL
그건 그래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써야지. 쓸 땐 솔직하게 써요. 미안하지만 긴 안목으로 봤을 때 다 유익할거란 생각에.ㅋ
교보는 온라인 장사 접고 오프만 신경 쓴다는 말도 있더군요. 뭔가 이미지 개선을 해 볼 요량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러면 독자적으로 해야지 기존에 잘 하고 있는 서평사이트와 손잡고 뭐하는건지 모르겠어요. 근데 그 문제제기를 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바로 저.. 🤣
또 내가 이런 건 그냥 안 넘어 가 잖아요. ㅋㅋㅋ 까짓 거 마지막인데 뭘 못하겠어요? ㅎㅎ 근데 이렇다 할 대답은 없더이다.

기억의집 2023-01-18 10:31   좋아요 1 | URL
근데 서평사이트가 있군요. 전 그냥 책 사이트는 알라딘과 북플 이외에는 아예 관심이 없어서 여기 세계도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어요. ㅎㅎ 요즘은 유튭이나 인스타 릴스 보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할애해서 미치겠어요. 그냥 시간이 훌쩍 가요. ㅠㅠ. 그리고 잘 하셨어요. 뭔가 아니다 싶으면 말 해 봐야죠. 우리가 비록 계란이라도요

yamoo 2023-01-21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 협찬받고 리뷰써주는 거....안한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네요...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사서 읽는게 장땡인 거 같아요. 그것도 매우 싸게!!

4. 투비컨뉴드가 뭔가요?? 이거 서재 글에서 보긴 봤는데, 뭔지 도통 몰겠다는..--;;

stella.K 2023-01-21 14: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근데 저 같은 사람은 그나마 그것도 안하니까
리뷰도 안 쓰고 책도 너무 늦게 읽더라구요.
거긴 무조건 정해진 기한 내 리뷰를 올려야 하거든요.ㅋ
저도 중고샵에서 책을 사다 보니 최신간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고.
요즘 책값이 올라도 넘 많이 올랐잖아요.
옛날에 2만원 안으로 살 수 있는 도톰한 책 요즘엔 살 수도 없어요.
그러니 협찬에 기웃거려 보는 거죠.ㅋ

투비 잘 모르시는구나.
뭐 브런치 같은 거죠. 자신의 글을 연재로 길게 쓸 수 있는 거.
여긴 아무래도 단발로 쓰게 되잖아요.
와, 그런데 정말 놀랐어요. 알라딘 사람들 처음이라 그런지 여기 보다 거기
많이 가 있더군요. 론칭 이벤트 때문일 수도 있고,
10만자 쓰면 10만원 준다잖아요.
근데 꼭 그럴 것 같지도 않은 게 알라딘은 커뮤니티가 잘 형성되는 편이잖아요.
뭐든지 의욕적이고. 그래서 잘 할 것 같기도 해요.
하긴 예전에 투비 같은 거 하나 있었잖아요. 연재글 쓸 수 있는 거.
뭐 있었는데, 이름이 생각 안 나는군요. 암튼 뭐 그런 거죠.
저도 좀 귀찮아 별 관심 없었는데 이벤트 한다니까 솔깃하긴 하더군요. ㅋ
 
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오현세 지음 / 달콤한책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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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활동 이력이 나름 화려하다. 

다른 건 차치하고라도 영화사에서도 일을 하고 700여 편의 광고와 객원기자, 칼럼니스트, 그룹사운드의 리드 기타, 탁구 선수 등으로도 일을 하고 바둑 문학상도 받았단다. 현재는 합창단 지휘를 하고 있다.  그러다 뒤늦게 갑골문에 심취해 10년간 자료를 모으고, 그에 대한 첫 번째 결과로 이 책을 냈다고 한다. 솔직히 이거 하나만 파도 시간이 모자랄 텐데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자료를 모았을지 대단하다 싶다.  


나도 변하는 걸까? 이런 불온한 제목의 책은 예전 같으면 안 읽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뭔지는 모르겠는데 끌렸다. 아마도 표지 디자인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비녀를 꽂은 여인의 뒷모습이라니. 더구나 저 비녀는 남근의 상징이라고 하지 않는가. 한눈에 봐도 여자는 남자에게 종속된 존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여자가 하나의 재산이나 노예로 취급받던 고대 시대로부터 너무 많이 떨어져 나왔기 때문에 그게 어떤 의미인 건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나마 우린 지난 세월 페미니즘 운동으로 이만큼이라도 주권을 누리고 사는 거지만, 그 시대를 생각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과 만감이 교차한다. 우린 당장 가장 가까운 일제강점기를 더듬어 봐도 남자도 견디기 어려운 망국의 한을 여자가 어떻게 견뎠을지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괴롭다.    


그보다 더 오랜 조선의 병자호란은 어땠을까? 오랑캐에 굴욕적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50만의 여성이 세자와 함께 끌려가야만 했다. 그나마 어떻게 구사일생으로 살아돌아 와도 그녀들의 고향에선 환영받을 수  없었다. 오랑캐의 땅에서 어떻게 굴러 먹었을지 모르니 안 오느니만 못 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들에게 붙여진 이름이 '환향녀'였고, 말 그대로 고향으로 환향한 여자가 오늘날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뿐인가. 그런 전쟁이 아니어도 왕이 왕비를 맞이한다고 하면 일단 금혼령이 내려진다. 당시론 여자가 그리 건강한 것은 아니고 아기를 낳다 죽는 일이 흔했으니 그만큼 금혼령도 자주 내렸을 것이다. 왕은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왕비 후보들의 나이는 상대적으로 젊어진다. 가장 많은 나이 차이를 보였던 건 영조였다. 왕비를 다시 간택할 때의 나이가 60대 초반이고, 새로운 왕비의 나이는 10대에 불과했다. 지금 같으면 할아버지가 손녀뻘의 여자를 맞이한 거지만 그땐 그것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권력이 좋다지만 그런 늙은 왕에게 시집보내기를 즐거워하는 아비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딸이 있는 사대부들은 금혼령이 내려지기 직전 서둘러 시집을 보내거나 몰래 혼사를 치르다 발각이 되면 치도곤을 면치 못했다.  그러고 보면 우린 순화되다 못해 말도 안 되는 사극을 보면서 역사 공부의 재미를 붙였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모든 불온한 것들은 어디에서부터 왔을까? 알 수가 없다. 그보다 더 오래전 고대 시대엔 남자들이 밤새 여자를 가지고 놀다가 다음 날 삶아 먹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다니 여자는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없고 그저 남자의 애완동물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세월이 흐르면서 공창이 생기고 매춘이 사화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 되자 숨이 트이기도 했다.  내가 공창이란 단어를 처음 들은 건 중학교 때었다. 당시 여자로서 드물게 경찰계에 높은 직위에 있었던 한 여성 경관님이 공창을 주장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남자도 아니고 여자가 저런 소리를 하나 어린 마음에 분개했다. 사창이든 공창이든 매춘이란 직업은 없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것이 여성을 옹호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주장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창녀가 가장 오래된 직업 중 하나고 공창이 돼야 그녀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다. 


이처럼 사회의 발전에 따라 여자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지만, 고대 시대를 연구한다고 해서 여자들이 왜 이토록이나 천대받아야 하는지를 알 수는 없다. 단지 그것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를 갑골문만이 증명해 줄 뿐이다. 갑골문이 뭔가? 한자 이전의 문자고 뼈에 아로새긴 문자다. 바로 그 갑골문에 여자를 상징하는 온갖 문자들은 한마디로 불온하기 짝이 없다. 어느 것 하나 계집 女 자를 좋은 뜻에서 쓴 글자가 하나도 없다. 또한 그 이미지는 철저하게 남성의 시각에 고정되어 있다. 모르긴 해도 이 책은 극히 일부를 소개했을 뿐 더 알아보면 사전 한 권도 쓸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의 반응도 여러 가지일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읽다가 던져버릴지도 모른다. 어떻게 여자가 이렇게까지 비하되고 착취 당할 수 있냐며. 솔직히 여성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기 시작한 건 100년 남짓 아닌가. 그전까지는 물건 아니면 집에서 키우는 암컷 동물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리 인간이 사회 문화적 존재로 발전했다고 하지만 동물적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고개를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다가도 죽일 수 있고 죽음을 당할 수 있다. 그것이 인간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착잡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왜 여자끼리 연합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긴 선사시대로부터 암컷으로 길들여진 존재가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오랜 세월 여자들은 딸이 태어난 것을 기뻐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 그것은 성 정체성을 말하기 이전의 얘기니까.   


저자는 머리말에서,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혐오하며 싸우더라.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서로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싸우는 것이 아니겠냐며. 분명 이 책은 서로를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싸움 역시 모르긴 해도 꽤 오래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느 때까지라고 못 밖을 수는 없지만, 여자가 착취되어 온 세월만큼 또 그것이 착취인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남자의 역사만큼 치열하고 길지 않을까. 그러다 어느 때가 되면 합의점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단지 그때가 조금이라도 앞당겨지길 바랄 뿐이다.


책이 의외로 흥미롭고 재미(?) 있다. 저자는 갑골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동파문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동파문이란 중국의 소수민족인 나시족이 7세기 경부터 만들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순수 그림문자다. 이는 현대의 이모티콘과 놀랄만치 흡사하다. 여기에서만 머물렀다면 읽다가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중간중간 인문학적 지식을 전달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힌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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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01-12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최근 <금혼령>이란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는걸로 아는데
당시에는 금혼령일때 왕이 저렇듯 젊은 경우가 많지 않았겠네요.
60대와 10대라니 ㅠ.ㅠ

stella.K 2023-01-12 18:10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금혼령 함 봐야겠어요.
그런 걸 보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민주 자본주의에 길들여져서
도저히 조선시대를 이해할 수 없게 되어버렸나 싶어요.
그 시대 사람들은 그게 전혀 이상할 게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요즘 드라마 볼게 넘 많아요. 언제 다 보죠?ㅋㅋ

책읽는나무 2023-01-12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를 삶아먹었다니??ㅜㅜ
정말 여자의 삶이란...
영조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맞아요~그랬어요ㅜㅜ

stella.K 2023-01-12 18:13   좋아요 1 | URL
그러니깐요. 저도 그 부분 읽고 놀랐어요.
그때 여자도 뭔가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을 텐데
자기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존재를 어떻게 삶아 먹었다는 건지
아찔해지더군요.
암튼 이책 은근 재밌어요. 기회되면 함 보셔요.^^

니르바나 2023-01-12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달의 마이리뷰에 꼭 당선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 저것 섞어 놓은 리뷰보다 이렇게 쓰신 심플한 리뷰가 저는 더 좋아요.
스텔라님, 올해도 좋은 리뷰 계속 부탁드립니다.^^

stella.K 2023-01-12 20:34   좋아요 1 | URL
ㅎㅎ 될거 같은 리뷰는 쓰고나서의 느낌이 다르긴한데 이게 또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서요. ㅋ
그래도 니르바나님 이렇게 응원해 주시니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요? 고맙습니다. ^^

희선 2023-01-13 2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자가 여자를 삶아 먹은 일도 있었다니, 무섭네요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은 거였나 봅니다 지금도 그런 게 아주 사라지지 않았을지도... 오래 이어져 왔으니... 앞으로도 바뀌어가겠지요 조금씩이겠지만...


희선

stella.K 2023-01-14 11:45   좋아요 1 | URL
지금도 있죠. 정말 미개한 거죠. 히잡 안 쓴다고 죽이는 나라도 있지 않습니까? ㅠ

페크pek0501 2023-01-14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자들이 서로 연대하면 좋을 텐데 여자의 적은 여자, 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역사 속의 여성들을 보면 지금 우리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얼마나 높아졌나를 알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등에서는 아직도 여성보단 남성 직원을 선호하고 있고 여성은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죠.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음, 이에요.

stella.K 2023-01-14 13:18   좋아요 1 | URL
그럼요. 그래도 안 잡혀 먹는 문화시대에 사는 게 얼마나 다행입니까? ㅠㅠ

yamoo 2023-01-16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골문과 여성차별의 연결점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책에 나오나요?? 근대이전에 여성이 사람이 아니었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이 되지 오래였고, 그리스 시대나 중세시대를 다룬 책들만 봐도 여성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소상히 나와있죠. 특히 여성사를 보면 더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나와있습니다.

저자의 이력이 매우 독특해서 도대체 갑골문에는 왜 빠져들었고, 여성 차별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궁금했는데, 요는 책을 읽어야하는 거였군요~ㅎㅎ 저는 저자의 이력에 매우 관심이 갑니다..ㅎㅎ

stella.K 2023-01-16 18:30   좋아요 0 | URL
역시 야무님은 지식욕이 강하십니다. 사실 저자의 이력이 다양해서 쓰면 얼마나 잘 써 놨으려나 좀 의문스럽기도 했어요. 식당도 서너 가지 음식만 잘 하는 곳이 좋지 메뉴 많은 곳 일단 의심스럽잖아요. 나만 그런가? ㅋ 암튼 근데 읽을 수록 빠져들더군요. 특히 갑골문이라니 말이어요. 어떤 면에선 저자의 생각 보단 지식 나열이란 느낌도 들긴하지만 전 아주 흥미롭게 읽었어요. 야무님도 이분야가 첨이라면 흥미있게 읽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