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 더 없이 맑음.
우리에게 청명한 가을 날씨가 있다는 건 확실히 축복이다.
2. 리뷰하는 마음.
리뷰 쓰기에 진심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땐 책 욕심이 많아서 내가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뭐 그랬던 때가 있었다. 각 출판사마다 리뷰 이벤트도 많이하고. 지금도 여전히 많이 하지만. 내 책에서도 고백했지만 나의 리뷰 쓰기의 8할은 이벤트 도서와 블로그질이 키웠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아무리 좋은 책이 이벤트 도서로 나와도 기한 내에 리류를 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선뚯 응모도 못하고 그냥 침만 흘릴뿐이다.
혹시 응모를 하고 당첨 게시판에서 내 아이디를 발견한다면 예전엔 속으로 됐어!하며 쾌재를 불렀지만, 요즘엔 "왜?"하며 화들짝 놀라고 미간이 세워지면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그럴 것 같으면 아예 응모를 말지 돼놓고 후회하는 건 뭐란 말인가. 응모할 땐 그냥 담당자가 나를 뽑아 줄 건가 말건가, 또 이런 걸로 (거짓말 좀 보태) 세상이 나를 기억해 주나 간을 보는 것이다. 리뷰하는 마음이 순수하지가 못하다.
저 책도 사실 협찬 받은 책이다. 비교적 리뷰의 압박이 덜한 곳에서 받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써야 한다. 그런데 이번 주 내내 써야하는데를 외치며 안 쓰고 있다.
3. 그들도 나처럼...
이런 예쁜 책이있다. 내용도 예쁠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이 책을 보는 순간 뭔가 마음이 울컥했다. 내가 블로그를 한지가 대략 20년 정도 되는데 폐일언하고, 요즘엔 먼저 다가와 좋아요, 댓글 등을 달고 그래서 사귀었다 어느새 모르게 손절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든다.
나는 먼저 다가가 말걸고 사귀는 성격이 못 된다. 그래도 그런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면 나야 고맙지. 그래서 나도 친하게 대해 줬는데 이건 뭐 치고 빠지기인가? 아니면 시작도 내가 했으니 끝내는 것도 내가 한다는 자율성의 충성인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손절에도 나름의 이유는 있을 것이다.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니다 싶을 수도 있겠지. 나도 그런 적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니. 뭐 어쨌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붙든다는 게 블로그계의 불문률이 된 것 같다. 일일이 페이퍼 보고 댓글 달고 하는 것도 일이잖나. 그러니 시간도 절약되고 꼭 나쁜 것만 아닐 것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건, 예전엔 그런 블로거 있으면 또 어느 틈엔가 사라졌다. 나중에 다시 나타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오히려 이 사람 잘 사나? 궁금해질 때도 있다. 뭐 마주칠 일이 없으니 편할 때가 더 많지만. 그런데 요즘은 다르다. 나를 손절한 사람들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 가서 여전히 좋아요 해 주고, 성실히 댓글 달아주고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한다. (어떤 땐 더욱 가열 차 보이기도 한다. 더 약 오르라고. 물론 보기 나름이겠지만.;;) 그러면 사람이 사람인지라 그럼 난 뭐지? 내가 뭐 문제 있나? 근데 문제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해는 이해로 풀라고, 솔직히 그 사람 블로그에 가서 왜 그러냐고, 내가 뭐 잘못한 것 있냐고 따져 묻고 싶기도 하다. 사람 마음 똑같은 거 아닌가. 그러다가도 그게 무슨 의민가 싶기도 하다. (이런 마음은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한다.) 한번 손 턴 사람 내가 그런다고 과연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할까? 다시 예전처럼 서로 좋아요하고, 댓글 달아주고 하면 그게 진심으로 느껴질까? 괜히 부담주는 것도 싫고. 그럴 땐 가는 사람 안 붙들테니 손절의 예의 정도는 발휘해 주면 안 되나 싶다. 이것도 미친 생각인가, 하긴 그도 쉽지는 않겠지. 그래서 말인데, 이건 내가 먼저한다.
먼저 저에게 좋아요 해 주고, 아는 척 했다 떠나간 분들께.
미안합니다. 당신의 마음에 들지 못해서. 하지만 먼저 다가 와 좋아요 해 주고, 댓글 달아 준 그 친절과 성의 진심으로 고맙고, 잊지 않겠습니다. 비록 서로의 블로그에 예전처럼 좋아요, 댓글 다는 일 앞으로 없을 것 같지만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마주치게 되더라도 저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시구요, 서로 마음속으로나마 응원하는 사이로 남았으면 합니다. 짧지만 저와 함께 한 시간들 좋은 추억으로 간직해 주시면 좋구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들이 결코 이 글을 볼 일 없겠지만 이것은 나 나름의 이별 의식 같은 것이 될 것이다. 그래야 이전 것은 잊고 다음으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장례식 이런 거 죽은 사람에겐 그렇게 크게 의미 있는 일 아닐 것이다. 그저 산자가 죽은 자와 인연을 끊는 일종의 예식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만나는 것에 어떤 의식이 필요한 것이 아닌 것처럼 헤어지는데도 어떤 의식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헤어질 땐 어떤 식으로든 의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라도 하지만 확실히.
저렇게 써 놓고나니 마음이 간결 가벼워지는 것 같다.ㅋ
여기까지 쓰다보니 나를 손절한 사람들, 그들도 어디가서 알게 모르게 손절 당한 경험있지 않을까. 그렇게 이해하도록 하자.
4. 지문, 묘사 이딴 거 다 빼고 오직 대화로만 소설을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거 다 귀찮다. 그러면 난 그 소설을 초간단 소설이라고 명할 것이다. 어떤 사람 초단편 소설도 쓰는데 뭐 이름이야 붙이기 나름 아닌가.
5. 이 페이퍼 아까 저녁나절에 쓰고, 밤 9시 넘어 고쳐 쓴다. 뭐하는 건가 싶다가도 내가 내 글에 책임은 져야하지 않은가. 글이란 끊을래야 잘 끊어지지 않는 거미줄 같은 거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