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Xoxov > 국내 주요 영화제

정식 규모의 국제 영화제라고 불릴만한 것은 부산, 부천, 전주, 광주의 네 곳이 있습니다. 그 외에 아래 적은 것들 여섯개는 각기 특화된 특징으로 국제 영화제를 유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잘 보시면 위의 네개는 지명을 사용하고, 아래는 특징이나 성격을 이름으로 사용하죠.

그외에도 많은 국제 영화제를 표방한 것들은 있습니다. 메가박스 유럽영화제라던지, 퀴어 아카이브 영화제 등등. 그러나 그런 것들은 국제 영화제라기보다 상영회의 성격이 강해서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국제 영화제라고 불릴만한 것 10개를 뽑아봤습니다. 이름 아래 주소를 누르면 홈페이지가 새 창으로 뜹니다.

1. 부산 국제 영화제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PIFF)
http://www.piff.or.kr

1996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영화제를 표방한 영화제로 시작되어서 지금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 영화제로 발돋움하였습니다. 2003년 8회 영화제가 열릴 계획이고, 부산 남포동과 해운대 일대에서 10~11월 경에 열립니다. 지난 2002년에는 57개국의 226편의 영화를 선보였고, 35개국에서 5318명의 게스트가 방문한 명실공히 아시아 대표 영화제입니다.


2.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 PiFan)
http://www.pifan.or.kr

1997년 한국 최초의 판타스틱 영화제를 표방한 영화제로, 영화뿐 아니라 부천 전 시민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평가받는 영화제입니다. 비경쟁 영화제인 부산과는 달리 국내 최초로 경쟁 부문을 도입하였고, 장르 역시 호러, 코미디, 판타지등으로 특화시켜서 지금은 부산 영화제와 함께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영화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매년 7월에 열리고, 2003 부천 영화제에는 35개국에서 190편의 영화가 초청되었습니다.


3. 전주 국제 영화제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Jiff)
http://www.jiff.or.kr

2000년에 처음 시작된 전주 영화제는 '시민 영화제'를 표방하는 영화제입니다.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진취적인 영화들을 많이 소개하는 곳입니다. 매년 4월말에 전주에서 열리며, 아직은 국제적인 큰 인지도를 쌓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안정된 기반을 다진 곳입니다. 올해는 30여개국에서 출품된 170여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4. 광주 국제 영화제 (Gwang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Giff)
http://www.giff.or.kr

2001년에 처음 시작된 영화제로 올해 제 3회째를 맞습니다. 그러나 1, 2회 영화제가 밋밋한 프로그래밍과 영화제 정체성의 확립에 실패한 편이라 올 8월에 열리는 제 3회 영화제의 인지도가 많이 낮은 편입니다. 아직 통일된 영화제의 상영시기도 잡지 못해서 지난해까지는 12월에 하였지만 올해는 8월말에 열립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할 영화제입니다.


5. 서울 여성 영화제 (Womens Film Festival in Seoul : WFFIS)
http://www.wffis.or.kr

1999년 처음 시작된 영화제로 부산, 부천처럼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작고 내실있는 영화제로 주목받는 영화제입니다. 현재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인정받는 여성영화제이기도 하죠. 그러나 아쉬운 점은 전문적인 상영관이나 확실한 커리어가 없어서 아직도 영화제의 이미지보다는 상영회의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90%에 달하는 높은 좌석 점유율과 점차 성장하는 영화제의 규모는 앞으로 더욱 기대감을 가지게 만듭니다. 5월경에 열리며, 대학로를 중심으로 열렸습니다. 올해 상영작은 약 140여편. 극장이 적어서 대부분 한 차례밖에 상영을 못한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6. 서울 국제 노동 영화제
http://www.lnp89.org

위의 다섯 영화제와는 달리 정규 국제 영화제로의 인식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1997년 처음 열렸고, 역시 문제는 주기적으로 상영할만한 상영관이 없고, 프로그램이 너무 딱딱해서 일반 관객이 다가가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11월 경에 열리며 올해 7회째를 맞습니다.


7. 서울 국제 인권 영화제 (Seoul Human Rights Film Festival)
http://www.sarangbang.or.kr/hrfilm/2003hrfilm

인권운동사랑방이 1996년부터 인권의식 확산과 인권교육을 목표로 하여 개최한 영화제로 세계 각지에서 자유와 인권을 위하여 투쟁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발굴하고 다양한 장르와 정신을 지닌 영화를 소개합니다.


8.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RESFEST Digital Film Festival)
http://www.resfest.co.kr

영화의 미래에 대해, 디지털 영화에 대한 영화제를 표방한 레스페스트 영화제는 2000년에 처음 열렸습니다. 2001년에는 서울과, 전주에서 나누어 열렸고, 단순한 영화 상영뿐 아니라 디지털 영화의 미래에 대한 세미나와 토론도 곁들여집니다.


9. 서울 국제 청소년 영화제 (Seoul International Youth Film Festival : Siyff)
http://www.siyff.com

국내의 청소년 작품을 위주로 외국의 초청작품을 상영하면서 국제 영화제로 발돋움한 영화제입니다. 장편 영화보다는 어린 청소년들의 단편 영화를 주로 상영합니다.


10. 서울 넷 & 필름 페스티발 (Seoul Net & Film Festival : SeNef)
http://www.senef.net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특이한 영화제입니다. 약 1주일간의 오프라인 상영후 한 달정도 상영작을 온라인에서도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이 특징입니다. 레스페스트 페스티발처럼 디지털 영화가 중심을 이루고, 젊은 영화인들의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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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시작해서 백숙을 먹었다. 오늘 저녁까지 세끼를...이런 적은 별로 없는데 때가 때이니만큼.

하도 닭, 오리 고기를 안 먹으니 캠페인을 벌이고 난리다. 의사들이 시식장면을 보여주더니, 연예인들도 나섰다. 이 일을 10년 후쯤, 대한 늬우스로 나오면 얼마나 우스울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편향되어있다. 뭐가 좋다하면 너도 나도 다 좋은 줄 알고 우르르 몰리고, 뭐가 위험하다하면 당장 초토화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먹는 것에 민감하다. 아마도 먹는 것으로 하도 장난을 쳤던 몰상식한 특정인들이 뿌려놓은 잔재에 희생양이된 국민들의 노이로제성 병리는 아닐까?

기왕 닭고기 얘기가 나왔으니 닭요리 하나를 소개해 볼까한다.

<초계탕>이라는 것이 있단다. 이것은 오이의 초절임과 겨자의 계자(字)가 합쳐져서 닭과 육수를 차게해서 먹는 여름철 보양식이란다. 우선 만드는 과정을 보면,

닭을 15시간(옮기려니 정확하지가 않다. 당시론 그렇게 들었는데 그렇다면 닭고기가 어떻게될까 암튼)을 푹 고아 기름기를 충분히 빼주고 선풍기로 빨리 식혀 그 육질에 쫀득 쫀득함을 더 해 주어야 한다. 그런 후, 미리 만들어 둔 물김치에 오이 초절임과, 겨자, 닭고기, 각종 야채(여기엔 묵도 들어가 있단다) 육수와 물김치를 1:1의 비율 정도로 섞어 잘 버무려 먹는단다. 이때 취향에 따라 메밀 국수를 얹어 먹기도 한단다.

장금이도 이 요리를 만들어 임금님께 진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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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모리스 르블랑

<아르센 뤼팽의 인생 시기순으로 재구성된 시리즈 목록>

1. '왕비의 목걸이'에서 6세 때의 일화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2. '마담 앵베르의 금고'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3. "칼리오스트로 백작부인"

4. '아르센 뤼팽 체포되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5. '감옥에 갇힌 아르센 뤼팽'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6. '아르센 뤼팽 탈출하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7. '수상한 여행객'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8. '왕비의 목걸이'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9. '하트 세븐'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10. '흑진주'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11. '셜록 홈스, 한 발 늦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중)

12. "수정마개"

13. '아르센 뤼팽의 결혼'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14. '결혼반지'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15. '지옥의 함정'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16. '지푸라기'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17. '붉은 실크 스카프'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18. '배회하는 죽음'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19. '23조 514번 복권' ("뤼팽 대 홈스의 대결"의 '금발의 귀부인' 중)

20. '그림자 표시'의 전반부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21. '푸른 다이아몬드' ("뤼팽 대 홈스의 대결"의 '금발의 귀부인' 중)

22. '금발의 귀부인'의 나머지 에피소드들 ("뤼팽 대 홈스의 대결" 중)

23. '그림자 표시' 사건의 최종적 해결(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24. '거울 놀이'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25. "초록 눈동자의 아가씨"

26. "에메랄드 반지"

27. "바르네트 탐정사무소"

28. "두 개의 미소를 지닌 여인"

29. "불가사의한 저택"

30. '백조의 자태를 지닌 여인' ("아르센 뤼팽의 고백" 중)

31. '유대식 램프' ("뤼팽 대 홈스의 대결" 중)

32. "기암성"에서 루이 발메라스로 분한 뤼팽이 레이몽드와 결혼한 시점까지.

33. "암염소 가죽옷을 입은 사나이"

34. "기암성"에서, 그 이후부터 사건 종결까지

35. "바리바"

36.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 3

7. "813의 비밀"

38. "포탄파편"

39. "황금삼각형"

40. "서른 개의 관"

41. "호랑이 이빨"

42. "강력반 형사 빅토르"

43. "백작부인의 복수"

44. "아르센 뤼팽의 수십 억 달러"

* 성귀수 님이 직접 까치 게시판에 올려주신 목록이니 이 목록이 더 정확함을 밝히며 마이리스트에 어쭙잖게 올린 리스트의 오류를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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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finder 2004-02-2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썰렁한 곳을 또 찾아 주셨네요.
어서 리뷰 몇 편이라도 써야 할 텐데..

그 글의 저자는 평정을 얻기 위한 연단에 익숙한 분으로 보입니다.
다음에 들르실 때는 좀 더 볼거리가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국민학교 때 루팡을 읽고 나서 홈즈가 유치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읽은 건 스무 편 안팎일 텐데,,
이 리스트 퍼가면 아무래도 나중에 일 저지를 것 같습니다. :)

서재에서 stella님과 제가 공유하는 책은 니버 하나인 것 같네요.
언제 리뷰를 교환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요즘은 박노자에게 빠져서...

2004-02-20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04-02-2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하네요. 그럼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안 읽으셨나요? 저 분명 클릭해서 들어갔는데...인상 깊은 글귀도 써 놓으셨더라구요. 저 같이 길눈 어두운 사람이 미로를 어찌...

stella.K 2004-02-2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알것 같네요. 3월부터 리뷰 쓰는 방식이 바뀌잖아요. 실시간 볼 수 있고, 코멘트를 바로 바로 달 수 있고. 그래서 알라딘 자체내에서 실험(?)을 하는가 봐요. 그것이 일시적으로 보여졌다 안 보였다 하더라구요. 저도 전에 그래서 약간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제 글을 못 보셔도 3월엔 보실지도 모르겠군요. 별로 대단하게 쓴 거 아니니까 기대하지 마십시오.

Viewfinder 2004-02-20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제 서재에서 '마이리뷰'를 클릭하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리뷰를 보셨단 말씀이죠?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제 서재에 들어오셨나 보네요. ;)
제가 이해가 안 됬던 게 그 리뷰가 저는 로그인을 하면 보이지만 로그아웃한 상태나 서재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는 안 보이던 건데 거기에 stella님이 코멘트를 다신 거였죠.
오래 되서 제 '마이리뷰'에 포함이 안 되었던 걸 저도 굳이 포함시켜 달라고 조르지 않고
놔뒀던 거죠. stella님 말씀대로 마이리뷰의 마이페이퍼화를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인가 보네요.
stella님의 코멘트는 코멘트 브리핑에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속의 의학] 호킹박사 '폭행 논란' 으로 본 문하우젠 증후군


▲ 95년 호킹박사가 재혼할 당시의 모습.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62) 박사가 부인의 상습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작 호킹 자신은 아내의 폭행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그가 최근 수년간 손목이 부러지고 얼굴이 칼에 베이거나 입술이 터지는 등 잦은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사실을 들먹이며, 호킹 박사가 이른바 ‘문하우젠 신드롬 바이 프록시(Munchausen Syndrome by Proxy)’라는 아내의 정신질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통상 ‘문하우젠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어린이·중환자 등을 돌보는 부모나 간병인 등이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자신이 돌보고 있는 간병 대상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입히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호킹 박사는 스무 살 때부터 앓기 시작한 신경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경화증)으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어 휠체어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살아간다. 그는 지난 95년 자신을 돌보던 간호사와 재혼한 바 있다.

문하우젠 증후군은 정신과 영역에서 주로 아동학대를 다룰 때 논의된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 리처드 아셔가 18세기 모험소설 ‘말썽꾸러기 폰 문하우젠 남작의 모험’에서 병명을 따와 이름 붙인 것으로, 자신이 돌보는 아이를 아프게 해서 병원을 찾아가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보호본능을 대리만족하는 정신질환을 일컫는다. 미국에는 이 같은 어머니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는 협회도 존재한다.

진단은 골절·출혈·상처 등 아이의 부상이 유독 어머니 등 특정 보호자가 있을 때 주로 집에서 발생하는 양상을 띠고, 보호자를 정신치료할 경우 아이의 상태도 나아질 때 내려진다.

또한 부모나 간병인은 간호사와 같이 의료 지식을 가졌을 가능성이 많은데, 아이 증상의 심각성에 비해 보호자는 예상외로 차분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 아이가 겪을 고통이나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강력한 치료를 선택하는 경향도 보인다.

호킹 박사가 이 경우에 해당되는지는 불명확하나, 어찌 됐든 이 증후군은 질병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보호자에게 2차적인 이득이 있을 경우에 국한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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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2-18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놀라긴 했어요. 근데, 이 증후군이 이렇게 밝혀졌으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어쨌든 이 간호사가 호킹을 정말 사랑하지 않은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주위의 이목을 끌기 위해 또는 보호본능으로 해석하는 걸까요? 전 그것이 알고 싶어요.
 

이동진 기자

  뉴욕 사람들이 오래도록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1964년 키티 제노비즈라는 여성이 살해된 것이지요. 그는 대낮에 범인에게 30분 동안 쫓기며 세 차례나 공격당했습니다. 38명이나 되는 이웃들이 창문에서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돕기는커녕 누구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러 일이 가능했을까요.

뉴욕대 학자 달리는 어느 심리 실험에서 방에 있는 한 학생에게 간질 발작 연기를 시켰습니다. 이 경우 옆방에 단 한 명이 있을 때는 도와줄 도와줄 확률이 85%였지만, 자신 외에 다른 사람이 4명이 더 발작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을 때는 도와줄 확률이 38%로 떨어졌습니다. 즉, 사람들은 여럿이 함께 있으면 행동에 대한 책임이 희석된다는 결론이었지요.

니콜 기드먼이 주연한 '도그빌'은 도그빌이란 작은 마을에 연약한 여성 그레이스가 숨어들면서 시작됩니다. 처음엔 호의적이던 사람들이 그에게 현상금이 나붙은 것을 알게 되면서 숨겨주는 댓가로 가혹한 노동을 요구합니다. 그레이스는 성적으로까지 학대하던 사람들은 결국 목에 개목걸이까지 채워 감금합니다.

'도그빌'은 결국 집단은 악(惡)이라고 말하는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란 존재가 지닌 마성의 핵심에는 집단성이 있다는 것, 하나하나 살펴보면 나름대로 설량하지만 집단을 이루면 가혹한 행동도 망설이지 않고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혼자서 악마가 되려면 대단한 '자질'을 타고나야 하지만, 집단 속으로 들어가면 마음 한구석 작은 불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악마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 문화혁명기를 다룬 영화 '패왕별희'의 눈먼 대중들로부터 대공황기 '도그빌'의 살벌한 마을 사람들까지, 그들이 행한 도를 넘는 악행은 결국 군중심리에서 발원한 것입니다. 2 차대전이 끝난 뒤 열린 나치 전범 재판을 보면서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악의 얼굴이 이토록 평범하다니"라고 즉각적으로 탄식했던 것은  악의 집단적 속성을 잠시 잊은 채, 그 악행에 동참한 지극히 평범한 개인들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자니 기타'에는 이런 대사가 나오지요. "군중이 되면 사람이 달라져. 짐승같이 되어버리지. 뭔가 부술 것만 찾다가 나중엔 닥치는 대로 죽이게 돼."

집단은 개인의 선한 속성이든 악한 속성이든, 그것을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지요. 문제는 선한 것조차 극대화되면 악에 가까워 진다는 것입니다. 선이 정말 선다워지는 건,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가 없을 때 주저하면서도 그렇게 하는 순간'이 아닐까요. 흔들릴 수 없을 만큼 확신에 가득찬 선을 우린 독선이라 규정한 뒤 악에 가까운 특성으로 분류하잖습니까.

아도르노는 "전체는 거짓이다"라고 했던가요. 하지만 이를 뻔히 알면서도 집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삶의 곤궁함이 있습니다. '도그빌'의 그레이스가 모진 수난을 다 받아가면서도 마을에 남으려 한 것은 파국을 빚지 않기 위해서지만, 결국 이 영화는 파국으로 끝나지요. 하지만 그레이스처럼 파국을 만들 잠재력을 갖지 못한 대부분 사람들에겐 집단의 힘은 거부하기 쉽잖은 악마의 유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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