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흐르는 경복궁
박순 지음 / 한언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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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선의 임금과 함께 개국 공신들의 이름이 대거 등장한다. 이 책은 경복궁을 창건하고 그 안에 있는 각 전각과 루에 담긴 뜻과 의미를 되새기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엔 정도전이나 하륜, 서거정, 이이나 이황 같은 내로라하는 문필가들이 지은 시와 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경복궁에 시가 있었다니. 미처 알지 못했다. 경복궁은 알다시피 <시경>의 '군자만년 개이경복 (君子萬年 介爾景福)'의 그 경복에서 따온 말로 정도전이 지은 이름이다. 백성과 함께 크나큰 복을 누리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 '근정전'은 어떠한가. 부지런할 근(勤)에 다스릴 정(政)으로 이것 역시 정도전이 지었으며, 부지런히 정사에 힘쓰라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한다. 경복궁의 상징이고, 임금과 신하의 모든 사무가 여기에서 이루어졌다. 정도전이 이 근정전을 두고 이런 글을 썼다.

천하의 일이 부지런하면 다스려지고 게으르면 망하는 것은 필연의 이치입니다. 작은 일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정사와 같은 큰일은 어떠하겠습니까?

그러나 다만 인군이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부지런해야 하는 까닭을 일지 못한다면 끝내 그 부지런함은 번잡하고 까다롭게만 될 뿐이므로 볼만한 것이 못될 것입니다.

선유들이 말하기를, "아침에는 정사를 행하고, 낮에는 어진이에게 묻고, 저녁에는 명령할 일들을 가다듬고, 밤에는 편안히 쉰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인군의 부지런함입니다. ......(하략)

그만큼 정도전은 얼마나 임금이 부지런히 정사를 살피기를 바랐는지 알 것도 같다.

사정전도 있었다. 규모는 근정전만 하지는 않았지만 이곳 역시 실제의 정사를 관장하는 집무공간이었다. 한마디로 '정사를 생각하는 곳'이었다. 정도전은 이를 두고, 천하의 이치는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잃는다고 했다.


경회루 누각은 하륜이 지었다. 하륜은 정도전과 함께 고려 말 이색에게서 성리학을 배운 기라성 같은 수재 중 한 사람으로 나이는 정도전보다 5살이 어리다. 경회루는 태종 때 지어진 것으로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경사스러운 모임 즉 연회를 뜻하며 외국 사신을 맞이하고, 임금과 신하가 연회를 벌이는 공간이었다. 하륜의 <경회루기>를 보면, 태종이 정도전을 죽이고 왕권을 찬탈했을 때 아버지 태조에게 지은 불효를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마음에서 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것도 태조가 승하한지 4년 뒤에야 완공되었다고 한다.


경회루는 박자청이란 사람이 설계했는데 특별히 저자는 그를 꼭 기억해 주길 바랐다. 그는 당대 천재 건축가였다. 사실 박자청의 본래 신분은 노비였다. 하지만 그는 건축, 토목 공사에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고, 훗날 정 2품 판한성부사(오늘 날 사울시장에 해당)까지 역임했다. 이쯤 되면 누군가 떠오르지 않나? 맞다. 장영실이다. 처음 신분도 같은 노비였지만 그는 훗날 탁월한 과학자가 된다. 물론 장영실은 세종 시대 사람이고, 그는 그 이전의 사람이다. 저자는 박자청이 장영실 못지않은 사람인데 후대의 사람들이 기억을 못 해 주는 것 같아 아쉬워한다. 앞으로 장영실하면 박자청도 함께 기억해야겠다.


그리고 세종,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을 모셨던 고급관료였던 서거정은 경회루를 두고 이런 시를 지었다. 그것을 한글로 풀어보면,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시니

만물이 기뻐한다네

이예 즐거워서 음복하고자

질서 정연히 화려한 주연 베푸니

훈풍은 전각에 서늘하게 불어오고

밝은 태양은 중천에 높이 떴도다

천재일우로 밝은 임금과 어진 신하 만나서

지극히 즐거움에 감히 편치 못하여

인의로써 처신한다네

그 밖에도 황홍헌, 이이 등도 경회루를 두고 글을 남기기도 했으니 경회루는 경복궁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었나 보다.


사정전은 왕과 신하가 한가로이 만나 서로 대화를 나누던 일종의 거실 같은 곳이었다. 그곳에서 술자리도 벌이기도 했다고 하니 경회루보다 작았던 모양이다. 말이 좋아 군신 간의 한담이지 세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안다면 그 앞에서 물 한 모금 제대로 삼켰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세조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인재만큼은 잘 등용하길 바랐나 보다.

좌불안석하며 현인을 구하였고 이미 적임자를 얻었는데

더구나 때맞춰 내리는 비가 온 나라를 두루 적셨네

용 같고 범 같은 영재에게 술잔을 듬뿍 내리니

기쁘고 흡족한 연회에서 빙빙 돌진 말게나

이런 시를 지은 것을 보면 천하의 세조도 영재를 등용하는 일에 깨나 고민이 많았나 보다. 이 시는 당대 불세출의 영재 김수온을 등용하고 지은 시로 그래서였을까, 김수온은 세종부터 세조는 물론이고 성종까지 주요 요직을 거쳤다고 한다.


사정전에 이황은 이런 글을 썼다.

삼가 바라건대 들보를 올린 뒤 수많은 복들 찾아들고 백신들 옹위하여 전각은 강릉(산마루와 구릉)처럼 오래가고 국세는 반석처럼 안정되며, 전하의 성스러움과 공경함이 날로 드높아져 새롭고 또 새로워져 그치지 않으며, 덕 있는 정치는 바람으로 휩쓸리듯 널리 퍼져 황폐하지 말며, 사방의 기운 화평하여 육진의 질병 쓸어내고, 백성의 풍속 순박하며 해마다 풍년 되어 굶주림이 없어지며, 천자께 드린 문안 은총을 받으며 상제의 보살핌이 길이 자손에 전하소서

라고 썼다. 알다시피 상량문은 기원의 글을 쓴다. 그 바람과 기원이 어디 사정전에게만 있겠는가. 경복궁 전체가 태평성세를 기원하며 지었을 것이다. 주요 전각이 불에 타기도 했다. 태조 3년 만에 임금의 침실이라던 강녕전과 사정전, 흠경각이 모두 불에 탔다. 그뿐인가, 임진왜란 때도 타 고종 때야 비로소 복원하기도 했다. 왜 그처럼 오랜 시차를 두고 복원이 이루어졌는지 모르겠다. 지난 2008년이었던가? 어처구니 없게도 한 취객에 의해 숭례문이 불에 탔을 때도 안타까움이 컸는데 경복궁을 거쳐 간 임금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감히 상상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복궁은 조선이란 나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음에도 말없이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경복궁 한 번 안 가 본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두어 번 갔고 그곳을 지나다닌 적도 있는데, 너무 지식 없이 무심하게 다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역사하면 사람의한 역사를 되짚어 보곤 했는데 경복궁 같은 사적을 통해 역사를 볼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나름 읽어 볼 만한 책이긴 한데 좋게 말하면 친절하고, 나쁘게 말하면 설명이 좀 장황하다는 느낌도 든다. 난 그저 시만 온전히 음미하는 그런 책인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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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1-05 17: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경복궁에 몇 번 가 보았고 문화재 해설사님의 설명도 들었는데,
다시 자세하게 경복궁에 대한 것을 알게 되었네요.
조선 왕조의 상징이지만 거기에 또 많은 아픔과 굴곡이 있는 것 같습니다^^

stella.K 2023-01-05 18:09   좋아요 3 | URL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안 가 본 것도 아닌데 내가 정말 경복궁에 대해 몰랐구나 했어요.
그나마 사극에서 근정전이니 강녕전이니 주워들은 건 있어
낮설진 않았다는 정도.ㅋ
책이 공들였다는 느낌과 약간 산만하다는 느낌도 들고 대충 그러네요.
전 그냥 시만 집중해서 감상하길 바랐는데.^^

바람돌이 2023-01-05 19: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온갖 권위와 형식미를 다 갖다붙인 공간이 경복궁인데 시와는 딱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에요. 조선시대에 왕의 정궁에 비유하는 시가 자유로울수는 절대 없었을거고, 진짜 유교경전을 풀어내는 시가 주류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책이 지루햇다면 저는 시와 경복궁이라는 소재 자체가 그럴 수 밖에 없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이 드네요. ^^

stella.K 2023-01-05 20:07   좋아요 2 | URL
아, 그러고보니 그러네요. 전 그저 단순히 저자가 좀 설명이 장황하다 뭐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또 알고보면 경복궁의 역사가 좋은건 아니잖아요. 말없이 왕조를 지켜 온 걸 생각하면 짠하기도 하고.
아, 전 왜 아이들마냥 모든지 의인화하는 걸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

희선 2023-01-06 0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복궁과 시 몰랐네요 이 이름이 시경에 있는 말이었다니... 다른 책에서 뭔가 이야기 본 적 있을 텐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납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에서... 서울편 두편이 더 나왔더군요 서울엔 갈 곳이 많은가 봅니다 제가 사는 곳도 잘 모르네요 2023년 1월에 나온 책이군요


희선

stella.K 2023-01-06 09:30   좋아요 1 | URL
아, 경복궁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도 나오겠네요. 어떻게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이게 좀 더 자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진도 많이 들어있고. 기왕이면 컬러면 좋을 것 같은데 흑백이라 저는 그점도 좀 아쉽더군요. ㅠ

페크pek0501 2023-01-10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학교시절 역사 시간 속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학생 때 역사 선생님이 가장 똑똑해 보였어요. 저 많은 걸 어떻게 외워서 우리에게 설명해 주는지 놀라웠거든요.
경복궁은 고궁 중 가장 많이 가 본 것 같아요. 최근엔 못 갔는데 몇 년 전과 또 다를 것 같네요.

stella.K 2023-01-10 18:14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저도 국사 선생님 생각나요. 그 선생님은 정말 역사를 열정적으로 가르치셨어요. 거의 대학교 강의 수준이었지요. 애들 가르치기엔 정말 아깝단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모르긴 해도 나중에 대학교수가 되지 않으셨을까 싶어요. 별로 친한 선생님은 아니었는데 존경스럽긴 하더군요.

yamoo 2023-01-16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경복궁의 경복은 시경에 나온 시구였죠. 경복궁을 지으면서 정도전이 계획한 궁이 얼마나 치밀했는지 꽤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선의 궁궐을 다룬 책에서 다수 다루어졌었어요..이 책은 몰루는 책인데, 대체로 궁궐에 관계된 책들은 내용이 비슷한 거 같아요. 하지만 책마다 특색이 있어서 이 책은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하긴 합니다..^^

stella.K 2023-01-16 18:35   좋아요 0 | URL
경복궁에 대해 읽으셨다면 굳이 안 읽으셔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ㅋ
그러게요. 정도전은 정말 시대가 낳은 천재는 아닐까 합니다. 이거 읽으니까 김탁환의 정도전을 다룬 혁명인가? 그게 읽고 싶어졌어요. ㅠ
 

0. 날씨가 다시 조금 추워졌다. 


1. 책 보다 TV를 보는 때가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주일 날 밤 나의 TV 시청은 한국방송공사 일명 KBS일 경우가 많다. 거기서 괜찮은 프로를 연속으로 방송해 준다. 이를테면 역사저널 <그날>을 본다. 이게 방송된지가 몇년된 것으로 아는데 그동안은 잘 안 봤다. 그러다 요근래에 비교적 관심을 갖고 보는데 근건 아무래도 여기저기서 경쟁적으로 역사 관련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암튼 그게 끝나고나면 <예썰의 전당>이란 프로를 하는데, 역사적으로 예술이나 문학 방면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이것 역시 나의 흥미를 끈다. 출연 게스트도 대체로 좋고 다 좋은데 단점이 있다면 난 이 프로를 보다 잠이 들어 언제 끝나는지도 모르게 끝난다는 것. 내가 이러려고 이 프로들을 보는 게 아닌데 난 왜 꼭 이모냥인지 모르겠다.


2. 나의 습관은 잠들기 전에 화장실을 한번 다녀온다는 건데 그게 밤 11시무렵이다. 물론 그런다고 바로 잠을 자는 것도 아니다. 불을 다 끄고 TV를 조금 더 보다 잠을 잔다. 그런데 엇, 이게 웬일인가. 며칠 전, 책읽는나무님 말씀하셨던 전영애 교수가 나오는 거다. 관심이 가서 무슨 프로냐고 물었더니 책나무님도 정확히 말씀을 못 하셨다. 정확한 프로그램 명칭은 <다큐인사이트>다. 순간 잠이 확 깼다. 그렇지 않아도 이걸 찾아 봐야할텐데 하고 있는데 이걸 손 안 대고 코 푼다고 해야하는 건가? ㅋ 타이틀은 '인생정원-일흔 둘 여백의 뜰'이다.


           

와, 근데 이 분 장난 아니다. 작가 박경리 선생이 평생 글 쓰며 흙 일구며 사셨다는데 또 이런 분이 계실까 싶었는데 계셨다. 괴테 연구의 권위자로 대학 강단에 섰다 은퇴 후 경기도 여주에 '여백 서원'을 짓고, 괴테 전집을 번역할 것을 목표로 살고 있다. 그 넓은 땅을 홀로 일구며, 주말이면 손님을 맞는다. 어찌보면 제2의 박경리 선생 같고, 타샤 튜더를 연상케도 한다. 정원은 또 얼마나 예쁘던지. 버려진 식물들을 모아다 심었다는데 식물들의 고아원이라나.

무엇보다 이 분의 함박미소가 기가 막힌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늙으면 꼭 이 분 같지 않을까. 어찌나 해맑고 예쁘던지. 

무엇보다 괴테 연구자라는 게 놀랍다. 파우스트 번역자가 어디 한 둘이겠냐마는 듣도 보도 못한 교수님이 이 악마적인 작품을 번역하셨다니 새삼 놀라웠다. 새삼 오래 전 문동에서 독자 모니터에 참여해서 이 책을 받은 기억도 떠올랐다. 

그때 내가 모니터 했던 게 바로 이 책이었다. 10대 말이었나, 멋모르고 아니 겉멋에 쪄들어서 <파우스트>를 읽었다. 내용 중 단 한 줄도 제대로 이해한 것도 없이 그냥 꾸역꾸역 읽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세상에 못 읽을 게 파우스트구나 했다. 

독자 모니터에서 내가 받은 교정지는 1권인가 2권인지 아무튼 한 권만 받았는데 그렇게 모니터를 하면 나중에 정식으로 책이 나올 때 내 이름이 들어간다. 뭐 이름 석자 남기겠다고 한 건 아니고, 나이들어 이 작품을 다시 읽으면 혹시 좀 잘 읽게되지 않을까 싶고 이렇게 반강제적이 아니면 못 읽을 것 같아 기꺼이 받았다. 하지만 역시 파우스트는 나에게 조금도 자리를 내어줄 생각이 없었다. 난 그저 오자 잡아내느라 혈안이 되었을뿐, 나중에 내 이름이 들어간 책을 받았는데도 언젠간 읽겠지 하다 결국 못 읽고 책장이 더 누렇게 변색되기 전에 동네 주민센터 도서관에 기증해버리고 말있다. 지금도 문동판 파우스트를 사면 독자 모니터 명단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다 TV에서 전영애 교수의 번역본을 봤다.

예쁜 녹색 하드커버 벽돌책이다. 지난 2019년에 나왔다. 놀라운 건 젊을 때 이 책을 읽고 원본만 40번인지, 40년간인지(기억이 가물가물 ㅠ)를 읽고 번역에 착수했단다.  

그러니 10대 말에 이 책을 읽고 세상에 못 읽을 게 책이라고 혀를 내둘렀던 나는 얼마나 가소로운가.

문득 고전은 무조건 하드커버로 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건 꼭 겉멋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요즘 책이 워낙 탄탄하게 잘 나와 여간해서 흐트러지는 법은 없지만 기왕 거듭해서 읽을 생각이라면 하드커버가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분의 번역본이 탐나게도 생겼다.

아, 이분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 그 넓은 공간과 마당을 괴테 자료와 나무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은 책상과 전기요 하나 펼칠만한 공간이 전부다. 그리고도 뭐가 좋아 저리 어린아이처럼 방실방실 웃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걸 보고 정말 잠을 자려고 TV를 껐는데 한참 동안 잠을 쉬 이루지 못했다.

내가 이런다니까. 아놔.ㅠ 


2-1. 전영애 교수가 무슨 말 끝에 그런 말을 한다. 사람이 정직하게 살면 손해 본다고 하는데 살아 보니까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고. 정직하게 살아도 살만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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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03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속의 전영애 선생님 진짜 미소가 너무 좋네요. 와 진짜 저렇게 나이들어서 저렇게 웃고싶다는 생각을 막막하게 만드네요. 이분 에세이도 여러분들이 추천하던데 올해는 꼭 읽어야지 결심도 살짝 합니다. ^^
스텔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stella.K 2023-01-03 17:54   좋아요 2 | URL
아, 바람돌이 님, 오랜만에어요. 진작 나타나셨으면 제가 먼저 새해 인사했을 텐데ᆢ고맙습니다. 바람돌이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분 에세이도 있군요. 저도 읽고 싶네요. ^^

mini74 2023-01-03 1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 웃는 모습이 소녀같아요. 2-1의 말 그 분이 하신 말이라서인지 믿음이 갑니다 ~~

stella.K 2023-01-03 18:59   좋아요 3 | URL
미니님 이 프로 안 보셨군요.
나중에 한 번 꼭 보세요.
저 사진 보다 더 방긋 웃으시구요,
정말 힐링하는 느낌이었어요.^^

모나리자 2023-01-03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발의 교수님 정말 소녀 같으시네요.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도 부럽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날들 엮어가시길 바랄게요. stella.K님.^^

stella.K 2023-01-04 10:08   좋아요 2 | URL
그렇죠? 어쩌면 그리도 소녀 같으신지…!
고맙습니다. 모나리자님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hnine 2023-01-03 2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영애 교수를 <집이 사람이다>라는 책에서 처음 만났어요. 특별한 집에서 특별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취재한 책이었어요.
위의 방송도 우연찮게 봤는데 영상물이다보니 책에서보다 더 자세히 그분의 삶과 철학이 보여지는 듯 했어요. 정직하게 살면 손해 본다고 하는 말도, 살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는 말도, 모두 생각해볼 말이네요.

stella.K 2023-01-04 10:14   좋아요 0 | URL
아, h님도 보셨군요. 그런 책이 있군요.
내용도 좋지만 촬영을 정말 잘 했더라구요.
참 인상 깊었어요. 저렇게 정직을 말씀하시는 분이
계셔야 우리도 따라 갈수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보고 쉽게 잠을 못 자겠더군요. 나중에 한 번 더
봐야할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3-01-04 07: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셨네요? 좋죠??^^
<다큐 인사이트>인가요? 전 그날 저 프로를 처음 봐서 <인간 다큐> 제목이 그런 줄 알았습니다ㅋㅋㅋ
앞으로 종종 챙겨봐도 좋을 프로인 듯한 생각이 들었어요. 전영애 선생님 편이 너무 좋았거든요^^
전 선생님도 우리들 곁에 오래 오래 계셨음 싶네요. 저도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보니 괜찮더란 말을 너무 겸손하게 하시는 그 모습이 계속 뇌리에 남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여백서원에 한 번 가보고 싶네요^^

stella.K 2023-01-04 10:18   좋아요 1 | URL
네. 사실 KBS가 공영방송답게 괜찮은 프로를
많이하죠. 다 챙겨 볼 수가 없어서 그렇지. ㅠ
그러게요. 저도 여백서원 함 가보고 싶더라구요.
전에 프레이야님도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언제고 알라딘 동창회 거기서 한번하죠. ㅎㅎ

yamoo 2023-01-04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우스트....아주 유명하죠. 근데 전영애 역자분은 저도 첨 들어봤는데, 길출판사본 번역하신분이네요! 저도 첨 알았습니다. 근데, 악마적인 작품이라 표현한 점이 재밌습니다..ㅎㅎㅎ 악마적..ㅋㅋ

다큐인사이트...저도 가끔 봣는데, 유익한 프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체로 번역하시는 분들이 저 교수분과 같이 사시더라구요...여유있는 삶이 부럽긴 합니다..ㅎㅎ

stella.K 2023-01-04 14:10   좋아요 0 | URL
ㅎㅎ 사실 악마적이란 말은 거의 저의 트레이드마크죠. 아마 저의 글속에서 많이 발견하실 거예요. ㅋ
저도 전영애 교수는 이번에 책나무님 통해 첨 알았는데 책이 좀 탐나게 생겼더군요. 근데 책값이 장난 아니에요. 꼭 읽어야 할 거라면 사겠는데 무턱대고 살 수도 없고. 그냥 그러고 있습니다.😂

희선 2023-01-05 01: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괴테 연구하시는 분이군요 이 분 이름을 다른 분 서재에서도 본 것 같네요 자연과 함께 하고 사람을 만나기도 하시는군요 괴테 글을 마흔번이나 보시다니 그것도 대단합니다

stella.K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stella.K 2023-01-05 09:53   좋아요 1 | URL
40년간인지, 40번인지 헷갈리는데 그게 그거겠더군요.
파우스트가 꽤 두껍고 독일어 원본으로 읽으셨다면
일년에 한 번 읽기도 힘들었을 것 같아요.
그러니 제가 10대 시절에 한 번 읽고 깨갱거린 건 정말 말도 안되는 거죠.
세상엔 이런 분도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희선님도 새해 시작 잘하고 계시는 거죠?^^

2023-01-10 0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0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0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0. 흐림

지난 번 추위에 비하면 요즘은 춥지 않아 좋긴하다.

그러나 아직 겨울이다.

요즘엔 겨울이 짧고 봄이 빨리 오니까 2월쯤 되면 봄 얘기를 해도 좋겠지. 



1. 엄마와 함께 연극을. 

성탄절 날 내가 관련되어 있는 모 교회에서 연극을 했다. 그 교회에 드라마팀이 있고 나는 올해부터 그곳에 대본을 납품해 주고 있다. 벌써 네번째 출고다. 짧은 연극이긴 하지만 팀원들이 성실히 모여줬고 이 연극을 위해 11월 둘째 주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곳은 주일 날 한 번 밖에 모이지 않으니.  

좀 거시기 했던 건, 이 대본을 여름에 썼다는 것. 뭐 위에서 그러라니 그러는 수 밖에. 한 여름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썼다. 나에게도 8월의 크리스마스라니. (실재로 그 드라마는 8월말에 완성시켰다.)

그곳은 독특하게도 젊은 사람은 없고 다 나이 많은 중장년들이다. 나도 그들과 비슷한 또래긴 하지만 이렇게도 젊은이가 없다니 갈 때마다 혀를 끌끌찼다. 나라도 젊었다면 내 영혼이라도 벗겨주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그러다 이번엔 초등학교 6년생 두 명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다. 젊어도 너무 젊지만 이렇게라도 모여준 게 어딘가. 마침 등장인물에 소년이 있기도 하니.


그중 한 아이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자기 엄마 따라 왔다. 엄마가 결혼 전 연극판에 잠시 몸을 담았고 이번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모르긴 해도 성탄절이고 뭔가 추억을 남기고 싶어 온 모양. 팀 분위기도 들떴다. 마치 애기 울음 소리 들을 일 없는 어느 촌마을에 아기 태어났다고 좋아하는 모양새와 같다. 


아, 근데 나도 고맘 때 그랬을까? 전형적인 중2다. 중2병란 말을 한 10년전부터 들어왔던 것 같은데 그동안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가 보다. 얼굴에 표정이 없고 시크하다. 엄마가 결혼 전에 잠깐 극단에 몸담은 적이 있다고 하고, 그동안 계속 이 일을 해 온 것도 알 것이다. 그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엄마 연극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돌아오는 반응이 의외였다. 그냥 씩 웃고 말거나, 영혼없이 잘 해요. 뭐 이럴 줄 알았는데 무뚝뚝하게, "이상해요."다. 순간 웃을 수 밖에. 엄마 연기가 이상하다니.ㅎㅎㅎ 


하긴, 연극이란 게 그 호흡 때문에 좀 이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으로 봐 이 모녀도 츤데레 가족이란 걸 알겠더라. 원래 가족끼리는 좋은 얘기 안하고,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 아이는 거짓말 안 한다. 


난 웃으며, "엄마 연기 정말 잘 해." 했다. 그러자 소녀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어린 아이라고 다르지 않다. 내내 자기를 키워 준 엄마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다가 그렇게 한번씩 누군가가 칭찬하는 소리를 들려주면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연극은 대체로 성공적으로 잘 끝났다. 그 소녀는 지금은 무덤덤하고 시크해도 크면서 이번 성탄을 두고두고 기억하게 될 것이다. 


3. 앞으로 버스비가 오를 모양인가 보다. 3백원인가, 4백원이 오른다는데 예전에 지금의 1200원이 됐을 때 앞으로 돈 없는 사람은 버스도 타지 말라는 거냐며 볼멘소리를 했었다. 그런데 올해 기습적으로 모든 물가가 오를 때 버스비는 아직 건재했다. 그게 오히려 고마웠다. 하긴 외국에선 원래 버스비가 비싸 외국 사람들 우리나라 버스비 싼 거 보고 좋아라 한다던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잘도 버텼지. 이제 정말 돈 없으면 버스도 못 타는 시대가 올 모양인가 보다.  

전기 요금도 올라서 4천을 더 내야한다고 한다. 말이 좋아 4천원이지 실제 느끼는 체감효과는 이보다 더 할 것이다. 가스비는 동절기 동안 묶어두기로 했다던데 옛날처럼 연탄에 물 데워 쓰고, 밥 해 묵고, 나물 볶아 묵을 날이 다시 오지 않을까 싶다.          

   

4. 그래도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는 어김없이 떠오르겠지.

올해는 유난히 국내 안팎의 문화계 인사들이 많이 타계했다. 여러 가지 불미스런 사고도 많았고. 개인적으로도 좋은 일도 있었지만 나쁜 일도 있었다. 이제 짝수 해 좋고 홀수 안 좋은 그런 징크스 같은 거 안 통하는 것 같다. 그냥 하루하루 잘 사는 거 그거나 바랄뿐이다. 

내년엔 불행한 소식 좀 적게 듣고 대신 좋은 소식 많이 듣고 살았으면 좋겠다. 하긴 그나마 올해 우리나라가 월드컵 16강에 안 들어 갔으면 더했겠지.  

어떻게 사나 해도 다 살게 마련이다. 용기 잃지 말고 내년에도 뚜벅뚜벅 잘 살았으면 좋겠다.

모두들 건강하게 새해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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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2-31 15: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상해요 ㅎㅎㅎ 전 왜 상상이 될까요. 진짜 안 오르는게 없네요.ㅠㅠ 스텔라님도 즐겁고 행복한 새해 맞으세요 *^^*

stella.K 2022-12-31 16:38   좋아요 2 | URL
뭐요? 저 모녀요? 우스갯소리지만
엄마가 딸이 무섭다고 하더라고요.ㅎㅎ
이 땅의 유토피아는 기본소득은 가지고도 흥청망청
잘 사는 건데 고 사소한 것이 안 되고 있죠? ㅋㅋㅋ

붉은돼지 2022-12-31 15: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어쩔 수 없이 또 한 살 먹게 되었습니다. ㅜㅜ 가는 세월 도리없기는 하지만 아쉽습니다. 가능하다면 그냥 천년만년 살면서 책이나 천권만권 읽고 싶습니다. ㅎㅎㅎ 어쨋거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22-12-31 16:42   좋아요 2 | URL
아유, 무슨… 내년엔 드디어 만나이로 살게 되요.
그러니까 올해 나이를 한 번 더 산다구요. 좋지않습니까?
힘내십시오.😊

호우 2022-12-31 1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자 그대로 다사다산했던 한 해가 가네요. 스텔라님 남은 시간 따뜻하게 보내시고 행복한 새해 맞으세요^____^

stella.K 2022-12-31 18:19   좋아요 2 | URL
아, 호우님, 고맙습니다.
호우님도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프레이야 2022-12-31 1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해피 뉴이얼~^^.

stella.K 2022-12-31 18:28   좋아요 2 | URL
ㅎㅎ 그래요. 프레이야님도 해피 뉴이얼!!^^

거리의화가 2022-12-31 2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안 오르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ㅜㅜ 전기세도 오른다네요. 그렇다해도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어려운 이들이 더 살기 팍팍해지겠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stella.K 2023-01-01 19:39   좋아요 3 | URL
아, 화가님, 고맙습니다.
제가 먼저 가서 새해 인사했어야 하는 건데...ㅠ
뭐 이런 얘기 물가가 오를 때마다 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살려고 하면 어떻게든 살게 마련이죠.
힘들어도 끝까지 잘 살아내야겠습니다.
화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3-01-01 00: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이 다 그래요 ㅎㅎ
엄마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것요.
들리는 소식이 다 암울합니다 ㅠㅠ
이제 올해가 되었네요.
스텔라님!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tella.K 2023-01-01 19:43   좋아요 3 | URL
생각해 보면 저도 어렸을 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왜 그 모습이 그렇게 낮설고 우스운지.ㅋㅋ
아무리 힘들어도 올해도 잘 살아내야겠죠.
힘내기로 해요.
고맙습니다. 페넬로페님도 건강하세요.^^

yamoo 2023-01-01 17: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월급 빼고 다오르는 거 같아요~~~ 답이 없어요..ㅜㅜ

새해 복 많이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아, 근데 프로필 사진이 어린왕자로 바뀌었네요! ㅎㅎ

stella.K 2023-01-01 19:46   좋아요 2 | URL
ㅎㅎ 야무님 어린왕자 좋아하시는구나!ㅋㅋㅋ
이 그림 좋은 것 같아 당분간 서재 이미지로 쓰려구요.ㅋ
야무님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후애(厚愛) 2023-01-02 1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놀러왔어요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tella.K 2023-01-02 10:32   좋아요 1 | URL
잘 오셨습니다. 종종 뵈요.^^

레삭매냐 2023-01-02 15: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햅삐 뉴 이얼~
스텔라님.

물가상승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가
된 모양입니다.

버스비 상승이 가장 놀랍
네요.

stella.K 2023-01-02 15:29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버스는 준공영제라 올라도 그렇게 올릴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누적적자가 많아서 그렀다는데 도대체 적자없는 곳이 어딨습니까? 동네 구멍가게도 적잔데. 국민의 통행권 정도는 보장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고맙습니다. 매냐님도 햅삐 뉴 이얼입니다. 제가 먼저 인시드려야 하는 건데ᆢㅠ 내년에 제가 먼저!ㅋㅋ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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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때가 있었을까?

없지는 않았다. 지금도 백수를 누리고 있는 김형석 교수나 고인이 된 안병욱 교수가 1980년 대 거의 혜성같이 나타나 독서계를 주름잡은 적이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그분들은 철학의 대중화보단 그냥 잔잔한 수필을 썼던 분으로 더 각인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본격적인 철학의 대중화는 강신주란 걸출한 철학자가 한 10년 전쯤 나오면서부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그전이라고 그런 노력들이 없었겠냐만 우리나라 사람이 딱히 독서를 좋아하는 민족은 아니지 않는가.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데 철학이라고 좋아할 리도 없고. 그저 미미한 꿈틀거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노력들이 꾸준히 있어왔기에 이만큼이라도 철학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예나 지금이나 철학은 정말 별 볼 일없구나 싶다. 어쩌면 그리도 안 바뀌는지. 저자가 대학을 들어갔던 80년 대 초, 아버지가 철학은 해 뭐 하냐며 전공을 바꾸라는 걸 듣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저자가 열심히 철학을 공부했느냐면 그렇지도 않았다.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겨우 대학을 졸업했다. 


그런 걸 보면 핍박이 좀 심해서 그렇지 예나 지금이나 왠지 철학은 그래도 될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든다. 현실에 발을 딛고는 결코 못할 일이 그거 아닌가. 사실은 현실에 발을 딛고 해야 하는 일이 그것인데 철학과 현실은 아직도 괴리가 있어 보인다. 그나마 요즘은 인문학이 인기가 많다지만 편차는 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나이 먹고 은퇴하고 하는 거지 사느라 바쁜 젊음에겐 언감생심인 것 같다. 더구나 동양철학을.


저자의 이력이 좀 흥미롭다. 원래 저자는 서양철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그것도 그 어렵다던 독일철학을 미간을 찌푸리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철학을 멀리하는 이유일 것이다. 전공자도 이렇게 힘들어하는 걸 안 그래도 미간 찌푸릴 일 많은데 공부까지? 어림도 없는 일이다. 공부가 축복이 돼야지 고난이 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러다 저자는 장자를 읽다가 그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한다. 사람이 공부를 하던 일을 하던 그렇게 해야 한다.  재밌어서 하는 것. 옛날이야 먹고 사느라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살아왔지만 지금은 21세기 아닌가. 아무튼 난 그렇게 많은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자전이나 평전류를 좋아하고 동양 철학을 곁들인 에세이 냈다고 하니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250쪽 내외니 마음만 먹으면 금방 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 근데 그게 아니었다. 책이란 얇다고 해서 금방 읽고, 두껍다고 해서 늦게까지 읽으라는 법은 없다. 얇아도 한참 붙들고 읽는 책이 있고, 두꺼워도 금방 읽는 의외의 책이 있다. 이 책은 바로 전자에 해당하는 책이다. 언제나 그렇듯 철학은 어떤 형식으로 풀어내도 가독성이 좋은 책은 아닌 성싶다.


그래도 첫 부분에서 다룬 저자의 자전은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힌다. 저자가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지 시를 인용하면서 글의 격을 높인다. 또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므로 철학자의 글쓰기를 새롭게 하는데 좋은 예를 보여주기도 한다. 왠지 철학자는 말마따나 미간을 찌푸리며 묵직한 표준어만을 사용할 것 같지 않은가. 한마디로 저자의 글발이 좋다. 기라성 같은 글발 좋은 저자들이 수두룩 빽빽인데 (처음 읽어 본 나로선) 결코 기죽지 않은 저자만의 탁월한 시선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글 속엔 죽음에 대한 의식, 무의식적 두려움이 깔려있다. 

어렸을 때 백혈병으로 죽은 큰 누나와 삶의 마지막 순간 곡기를 끊고 그런 지 8일 만에 돌아간 아버지를 생각하며 저자는 적잖이 삶과 죽음을 사유했겠구나 싶다. 개인적으로 삶의 마지막 순간에 곡기를 끊는 것이 제대로 된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곡기를 끊었기 때문에 죽는 것인지 아니면 죽으려고 곡기를 끊은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게 소위 말하는 자연사가 아닌가. 하지만 우리 주위엔 사고로, 병으로, 자살로 심지어는 타살로 생을 마무리하는 죽음이 얼마나 많은가. 자연사는 확실히 복된 죽음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군들 죽음이 두렵지 않을까. 하지만 우린 할 수만 있으면 죽음을 얘기하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발버둥 친다. 큰 누나가 어린 나이에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로 큰 누나에 대해서는 아무도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건 비단 저자만 그런 건 아니다. 우리 중 누구도 죽음에 대해 의식, 무의식적으로 죽음에 대해 말하길 삼간다. 사람은 죽음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삶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다.      


아쉬운 건, 전체가 저자의 자전 에세이인 줄 알았더니 앞부분에서만 다루었고, 그 뒤로 또 다른 주제의 에세이가 이어진다. 갈수록 말랑말랑하고 내 스타일에 맞는 책만 읽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처럼 뭔가 도끼로 두껍게 얼어붙은 강바닥을 깨는 느낌이다. 정신나는 문장들이 많아 얼마나 많이 줄을 쳐 가면서 읽었는지 모른다. 


특히 지식 수입국이라는 우리나라 지식 생태와 정치 지도자들에게 던지는 쓴소리는 좀 음미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권문세도가들이 어떤 우를 범하고, 왜 그런 우를 범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저자 특유의 사유가 돋보인다. 그리고 그건 갈수록 이성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철학 없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가능할까. 당연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우린 지금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  


중간중간에 그림이 들어가 있던데 따로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저자 자신의 작품인듯하다. 필치도 프로의 경지다.


책은 대체로 좋다. 나중에라도 다시 한번 읽고 보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책의 3분의 2 정도가 지나면 뭔 말을 하는 것인지 그 주제와 촛점이 좀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뭐 어려운 동양철학을 이만큼 썼다면 용서해 줄 마음도 없진 않지만, 이건 우리나라 저자들이 주로 많이 하는 실수는 아닌가 지적하고 싶다. 


그건 그만큼 뒷심 좋은 작가들이 그리 많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도 같고, 아니면 반대로 집중력과 지구력이 다소 떨어지는 독자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는 절대로 후자로 자신을 자책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어려운 걸 쉽게 풀어쓸 의무와 책임이 있다. 최후의 한 장까지 잘 쓰고 마무리하는 작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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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2-29 16: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년에는 철학관련 책들을 읽어볼 계획을 잡고 있어요^^
막상 읽어보려고 도서관 쪽이나 서점을 기웃거려 보아도 이쪽 계통에 워낙 문외한이라 그런지? 쉽게 읽을 만한 책들이 눈에 띄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유튭 철학책 소개 코너도 보고, 일단 제일 눈에 익은 강신주 작가의 책이랑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지금 읽고 있는 책 다 읽음 읽으려구요^^
뭐든 잡고 읽다보면 이 책, 저 책 확장되어가겠거니~~겁 먹고 미루던 분야의 책을 이제 시작해 볼 생각인데...이 책도 눈에 띄네요. 일단 담아가겠습니다^^
작가님이 눈에 익네요?
사유? 관련 다른 책도 내신 것 같은 기억이 떠오르네요?^^

stella.K 2022-12-29 20:06   좋아요 1 | URL
역시 부지런한 책나무님!
철학 좋죠. 이 책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뒤가 좀 어려워서 그렇지 뭔가 쨍하는 느낌이 있어요.
강신주만큼은 아니어고 좀 유명하긴 하죠.
내년에도 파이팅!!

호우 2022-12-29 16: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자들은 어려운 걸 쉽게 풀어 쓸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강력히 동의합니다) 제대로 알면 더 싑게 설명 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

stella.K 2022-12-29 20:09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러니까요. 글쓰기 강사는 쉽게 쓰라고 해 놓고
어떤 저자 어렵게 쓰면 모순이잖아요.
글을 어렵게 쓴다는 건 그만큼 설명이 안 되있다는 거잖아요.
뭐 이 책이 그렇다는 건 아니구요.
나름 잘 썼어요.^^

꼬마요정 2022-12-29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분도 책을 참 쉽게 쓰신 걸로 기억해요. 최진석님 책은 <탁월한 사유의 시선> 일부를 읽었는데요, 저도 철학 수입국이라고, ‘높은 수준의 생각‘은 수입해서 내면화 하면서 자기 것이라고 착각한다고 하신 말씀 공감했어요. 멋진 분이세요. 다만, 책은 재밌게 쓰시고 분명 쉽게 쓰시는 것 같은데 저는 잘 모른다는 게...ㅠㅠ
강신주님 너무 좋아요. 요즘 건강은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한 때 이 분 안 나오는 교양 프로그램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ㅋ

stella.K 2022-12-29 20:15   좋아요 2 | URL
맞아요. 재밌게 쓰시고 분명 쉽게 쓰시는 것 같은데 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 표현이 딱! ㅋㅋㅋ
그래서 읽으면서 별 다섯 개다 했는데 나중에 하나 빼게되더라구요.
그래도 뭐 어려운 동양철학을 이만큼 쓰면 잘 쓰는 거죠.
요즘 정치인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요즘 정치인들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yamoo 2023-01-02 18: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진석의 신간인가 봅니다. 다른 분 리뷰에서도 봤는데요...이거 조만간 한 번 훑어나 봐야 겠어요. 최진석의 책을 보고 실망하지 않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책은 매우 쉽고 가독성도 좋지만 철학 에세이 또는 시론이면 최소한 탄탄한 논증은 기본인데...좀 탁석산 책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철저히 보면 책의 단점이 더 도드라져 보일 거 같아 걍 빠르게 일독하곤 했는데, 이 책은 어떤지 저도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스텔라 님이 어렵다고 느낀 후반부만 좀 볼까 합니다..ㅎㅎ

stella.K 2023-01-02 19:04   좋아요 0 | URL
아유, 그럼 비추여요. 야무님 또 실망하실라. 이 분에 대해선 호불호 가 있는 것 같긴하더라구요. 에세이가 뭐 특별히 논리가 필요한가요? 자기 느끼는대로 쓰는거죠. 근데 정말 잘 가다가 뒤로 갈수록 뭔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더군요. 아쉬웠습니다.ㅠ
 

0. 또 눈이 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별로 춥지 않아 눈은 거의 다 녹았다는 것.


1. 동태 옆에 생태

홍해가 잠시 갈라지듯 한파 중 어제 오늘은 그나마 춥지 않았다. 울어머니는 이 틈을 타 집에서 먼 재래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갔다 생각지도 않게 동태를 사 오셨다. 예전 같으면 흔했지만 언제부턴가 동태는 귀한 식재료가 되었다. 재래시장을 가는 건 그렇게 생각지도 않은 것들을 싸게 사는 즐거움 때문일 것이다. 저녁엔 오랜만에 동태 매운탕을 먹을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엄마는 어딘가 모르게 편치않은 표정이었다. 결국 엄마는 고백하듯,

"사실은 잘못 샀어. 동태 옆에 생태가 있었는데 토막치고 나니까 보이는 거야. 그러니 생태를 또 살 수는 없잖아."

듣고 보니 확실히 아깝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긴했다. 그걸 못 보다니. 아주 드물긴 하지만 그럴 때가 있긴하다. 사 놓고 보니까 바로 옆에 더 좋은 게 보이는 거. 하지만 어쩌랴. 이미 돈까지 치른 걸. 그래도 오랜만에 먹은 동태 매운탕은 맛있었다. 뭐 동태나 생태나. 북어나 노가리나 뱃속에 들어가면 똑같은 거지. 

그나저나 그 맛있는 걸 먹으면서 인증샷 하나 남기지 못했다.ㅋ


2. 요즘 벽돌책에 관심이 뜨겁다. 

예전 같으면 이렇게 두꺼운 책 같으면 분권으로 낼 일이지 왜 이렇게 내냐고 볼멘 소리를 할 법도한데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 같기도 하다. 하긴, 요즘 책이 좀 비싸야 말이지. 분권을 하면 그만큼 제작비가 아무래도 더들테니 손목을 감수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TV에 잘 나오지 않은 관계로 잘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 고명환이란 개그맨이 있었다. 그가 언젠가 모 TV 강연자로 나온 적이 있었다. 뭐 주로 자기계발쪽에서의 책을 내고, 지금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수집을 경영하기도 하고, 뮤지컬 같은 공연기획도 하고 나름 바쁘게 사는가 보다. 

아무튼 그가 자기계발 전반에 관한 강연을 하다 (잘 듣지도 않았지만) 독서법에 대해서도 하더라. 그런 건 아무래도 관심 영역이라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매일 10권인가 하는 책을 매일 10쪽씩 읽는다고 했다. 그렇게 읽으면 아무리 두꺼운 벽돌책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 아무리 못 읽어도 3권은 그렇게 읽어 보라고 권한다. 

나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일 페이지를 정하고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끝까지 읽을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책을 읽다가 포기하게 되는 건 이 두꺼운 책을, 또는 이 재미없는 책을 언제 다 읽지 하다가 지레 그만두게 된다는 것. 하지만 그렇게 읽으면 언제 어디서건 부담이 없다. 게다가 한 권만 들이 파고 읽지 말고 여려 권을 함께 읽으면 머릿속에서 서로 엉키고 설켜 더 좋은 아이디어나 나온단다. 

좀 일 리가 있는 말 같긴하다. 난 그 말을 듣는 순간 다시 그렇게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보통 요즘 나오는 책들은 300 페이지 내외다. 그걸 매일 3권을 10쪽씩 읽으면 넉넉잡고 한 달하고 일주일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말인데, 기왕이면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자신만의 독서법이 있으면 알려주시라. 특별히 벽돌책을 어떻게 읽는지 그 노하우 좀 공유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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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2-12-21 21:0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벽돌책은 페이스메이커 몇명 만들어 읽는게 효과적이었습니다. 반강제의 장치는 때로 긍정적일 때가 있더군욤^^

저어기 고명환처럼 읽으면
자꾸 흐름이 끊겨서 ㅠ
마치 한편의 영화를 몇번에 걸쳐 보는 듯한.

stella.K 2022-12-22 09:54   좋아요 4 | URL
아, 그 방법도 좋겠군요. 그러려면 독서클럽부터 조직하거나 찾아봐야겠습니다. 우짜튼 친구따라 강남가는 방법이겠군요. 맞죠? ㅎㅎ

호우 2022-12-22 07: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뜨끈하고 얼큰한 동태매운탕 맛있는데 사진은 없지만 상상이 됩니다. 하루에 10쪽씩. 좋은 생각 같아요. 벽돌책과 얇고 가벼운 책을 번갈아 읽으면 버거운 벽돌책을 지치지 않고 읽을 수 있다고 최근에 제가 읽은 책에서 알려주더군요. 실천해 보는 중입니다. 도움이 되고 있어요. 책은 모나리자님의 책이에요.

stella.K 2022-12-22 09:58   좋아요 3 | URL
생각나시죠? 언제고 저녁메뉴로 해 보시죠. 특히 요즘같이 추운 날엔 재격이죠. ㅎ
아, 모나리자님이 그렇게 말씀하셨군요. 좋은 방법이네요.^^

Falstaff 2022-12-22 0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벽돌책, 전 걍 무식하게 읽습니다. 눈 아플 때까지요. 하루 열 페이지 씩 열 권을 한 방에? 아이고,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해서 전 걸어가면서 껌도 못 씹는데 멀티 타스크도 유분수지 우짜 열권을 한 번에 읽겠습니까. 하긴 어떤 이들은 오줌 누면서 이도 닦긴 하더라고요. ㅋㅋㅋㅋ
저 사는 동네에 동태탕 잘 끓이는 집 있습니다. 동태 사와서 만들어 먹는 거 보다 더 맛있고 돈도 덜 들어 자주 이용합니다. ^^

stella.K 2022-12-22 10:09   좋아요 3 | URL
역시 문트님은 상남자시로군요. ㅎㅎ 앉은 자리에서 읽는다기 보단 여기저기에 배치해놓고 틈나는대로 읽는 모양이더라구요. 저는 지구력이 좀 달려서 그렇게 읽는 게 좀 좋긴하더라구요. 마치 연속극보는 것처럼 다음을 기약하며 아쉽지만 책을 접죠.ㅋ
울엄니는 집에서 해 먹는게 싸고 맛도있다주의입니다.
문트님 동태탕 드시면 좋아하시는 술도 한잔 롴..!🤭

페넬로페 2022-12-22 07: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 경우에는 동태와 생태는 천지차이입니다. 저는 생태가 훨씬 더 좋거든요~~
얼마전에 동태를 사왔는데 싱싱하지도 않고 아주머니께서 쓸개를 잘 빼주지 않아 거의 못 먹고 버렸어요 ㅠㅠ

열권을 하루 10페이지씩은 좀 그러네요 ㅎㅎ

stella.K 2022-12-22 10:17   좋아요 4 | URL
맞아요. 천지차이죠. 근데 생태를 먼저 먹었으면 억울했을텐데 하도 오랜만에 먹는 것이라 그도 맛있더군요. 마침 물도 좋고.
쓸개, 창자 빼는게 중요하긴 하더라구요. 울엄마도 수도 틀어놓고 한참 씻으시더라구요.

하루10페이지는 좀 그런가요? 그래도 얼추 한달이면 열권을 읽는 셈이니 개미 발걸음도 무시 못하겠구나 싶더군요. 그럼 15 페이지로 할까요? 😂

mini74 2022-12-22 10: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벽돌책은 하루 분량 정해서 읽어요. ㅎㅎ 전 동태탕에 무랑 두부 좋아합니다. 아버지가 저녁때 동태탕에 소주 한잔씩 하시던거 생각나네요. 니 동태눈 한 번 무볼래? 그래서 으악 하며 싫다고 내빼던 것도 ㅎㅎ

stella.K 2022-12-22 11:02   좋아요 3 | URL
저도요. 좀 더뎌서 그렇지 그렇게 읽지 않으면 평생 못 읽고 장서만 되겠더라구요.

이거 오늘 저녁메뉴로 동태나 생태 매운탕 드실 분들 많으시겠어요.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동태 눈 먹으면 눈 좋아진다고 해서 오빠가 그것만 파먹던 기억이납니다. 근데 최근 먹어봤더니 식감이 그리 좋은 건 아니더군요. 그걸 울오빠는 그 어린나이에 어떻게 먹었을까 싶어요. ㅋ

yamoo 2022-12-27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벽돌책...저도 관심이 아주 많죠. 특히 마로니에북스 하드커버 벽돌책들은 편집도 끝내주고 사진과 도판이 아주 좋습니다. 발췌독 하기도 좋아요..ㅎㅎ

근데, 어떤 분량부터 벽돌책에 해당하는지 좀 애매해요. 예를들어 <오르부아르>는 벽돌책에 해당할까? <핑거스미스>는?? 도스토옙스키 전집인 악령은?? 배판이 작은 열린책들 시리즈가 여기에 해당하는데요...좀 애매하긴해요...벽돌책의 기준은 뭐 개인적인 편차가 크겠지요. 공식적인 기준도 없으니 말여요~~ㅎㅎ

stella.K 2022-12-27 10:40   좋아요 1 | URL
아, 마로니에북스가 그런가요? 찾아봐야겠습니다.
말씀하신 책 정도가지곤 벽돌책이라고 할 순 없을것 같고 적어도 6백 페이지는 넘어가야 그렇게 봐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당.
보통 3백쪽 내외의 책을 한 권으로 묶는 걸 보면. ㅋ

페크pek0501 2022-12-27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4~5권을 돌려가며 읽는데 오늘은 이 책을, 내일은 저 책을 읽는 방법을 많이 씁니다.
에세이, 소설, 철학서 등 장르가 달라서 헷갈리지 않아 좋아요.

stella.K 2022-12-27 18:55   좋아요 2 | URL
와우, 많이 읽으시는데요?
다 완독하시나요?^^

페크pek0501 2022-12-27 21:52   좋아요 2 | URL
스텔라 님이 저의 댓글을 오독하신 모양입니다. 4~5권을 다 한 달 안에 읽으라는 법이 있나유? 다 읽지 못하면 다음달로 연장되는 거지유. 하하~~
예전엔 독서노트에 기입하는 재미로 다독을 했어요. 요즘엔 정독을 즐겨요. 음미하는 독서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많이 읽지 못합니다.
우리 스텔라 님과 프레이야 님과 함께 오래오래 이곳에 남자고요.ㅋㅋ^^

프레이야 2022-12-27 1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뭐든 정하지 않고 하는 편인데 어느 정도 자기통제를 하는 게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을 요즘 합니다. 페이지 정하는 건 자기만의 분량이 있겠지만요. 그나저나 뜨끈한 생태탕 먹고 싶어지네요. ㅎㅎ 한 해 동안 감사했어요 스텔라 님. 이러니까 어디 가는 것 같네요. 내년에도 또 자주 만나요 :)

stella.K 2022-12-27 19:41   좋아요 2 | URL
저도 예전엔 정하지 않고 읽었는데 이젠 갈수록 풀어져서
일부러 정해놓고라도 읽어야겠다 싶더군요.ㅠ

제가 오히려 감사하죠.
내년에 어디 안 가실 거죠? 저도 안 갑니다. ㅎ
한 해 마무리 잘하시구요, 내년에도 뵈요.^^

기억의집 2022-12-28 18: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벽돌책 읽다가 전자책 나오면 전자책 사서 읽은 적이 있어요. 무겁고 책상에 앉아서 읽어야 해서.. 벽돌책 너무 별로더라고요!! 며칠 전에 동태탕 먹었는데 역시 추운 겨울에는 탕 종류가 댕기죠. 스텔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tella.K 2022-12-28 18:25   좋아요 1 | URL
맞아요. 벽돌책이 보기는 좋은데 무거운 게 흠이죠. ㅎㅎ
동태탕 드셨군요.!
고마워요. 기억님도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