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의 마지막 50일 기록


‘일리아드’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 중엽 지은 최초의 장편 서사시다. ‘일리아드’는 ‘일리온(트로이의 별칭)’의 시라는 뜻이며, 10년간 펼쳐진 트로이와 그리스 사이의 전쟁 중 마지막 부분을 다뤘다. 1만5693행, 24권이나 되는 분량 안에 그리스 영웅들의 세계관과 인생관이 녹아 있다.

‘일리아드’는 문학사적 가치뿐 아니라 인간성을 고양시키는 고전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알렉산더 대왕도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일리아드’를 배워 전쟁터에 가지고 다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호메로스의 또 다른 대표작인 ‘오디세이’는 ‘일리아드’의 후편에 해당하는 작품. 트로이 전쟁 이후 지혜로운 오디세우스가 귀향하기까지 겪은 온갖 모험담이 담겨 있다. 오늘날 ‘오디세이’라는 단어가 ‘긴 방랑’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작품은 성경 다음으로 인류에 널리 영향을 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시인들의 문학적 영감을 불러일으킨 현대 문학의 원류로 통한다.

호메로스의 생애는 베일에 가려 있으며 심지어 실존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기원전 5세기 철학자 크세노파데스와 사학자인 헤르도투스의 저서 등을 근거로 볼 때 호메로스는 소아시아 스미르나섬에 살았던 인물이고, 이 두 서사시도 그의 작품이라는 것이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미리기자 mir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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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로이’

‘눈이 맞아서’사랑의 도피
어머니 설득으로 전쟁 나서
왕 용기에 감동 시신내줘
원정나선 그리스배 1000척

●일리아드

여신 도움으로 헬레네 빼앗아
어머니, 아킬레스 참전 말려
헥토르 시신 몸값주고 찾아가
트로이 인구 4000∼8000명



 

 

 

 

 

 

 

 

 

 

 

 

 

 

 

문학과 영화는 단짝일망정 일란성 쌍둥이는 아니다. 영화적 속성과 매력(각색·상상·압축·영상미)을 저버린 순도 100% 원작 필름은 있을 리 만무함에도, 영화 ‘트로이’는 “호메로스(영화 원작 ‘일리아드’ 저자)가 생존했다면 소송을 낼 만한 엉성한 개작(改作)”이란 비판을 받는다.



 

 

 

 

 

 

 

 

 

 

 

 

 

 

 

기원전 1250년경 발발한 ‘트로이 전쟁’, 기원전 750년쯤 구전(口傳)에 문학적 상상을 얹어 쓴 서사시 ‘일리아드’, 제작비 2억달러를 들인 2004년 할리우드 대작 ‘트로이’는 어떻게 맺어져 있을까? 역사·신화·고고학·문학이 뒤섞인 ‘트로이’의 실제와 허구는 무엇인가?

10년 전쟁에 대한 속기록


▲ 영화 트로이의 목마장면.
트로이 전쟁은 ‘장기(10년) 전쟁의 원조’로 기록됐지만, 영화는 단 며칠 사이 전투로 스피디하게 진행된다. 미케네 왕 아가멤논은 동생인 스파르타 왕 메넬라우스의 아내 헬레네를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빼앗아가자 동맹군을 결성해 복수의 진격에 나선다. 연합군은 10년 전쟁 중 9년을 트로이성(城) 밖에 머물며 고전했는데, 장기전 병사에게 당연한 탈진과 권태는 영화에서 찾기 힘들다. 전쟁 내내 돌림병 때문에 희생자가 속출했던 사실도 영화 말미 흑사병 사망자들이 널브러져 있는 장면에나 잠깐 나온다. 원정 나선 그리스 배 1000척이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득 메우고 수만명으로 추산되는 트로이 병사들이 성곽에 도열한 영화 장면은 장관이지만 이는 당시 트로이 도시 인구를 4000~8000명으로 추산하는 고고학자들 설명에 비춰볼 때 과장으로 볼 수 있다.

사랑이 전쟁의 씨앗?


▲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원전.
영화는 신(神)을 버렸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을 인간 대 인간의 대결로 끌어내렸다. ‘일리아드’에선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드리는 선물’이란 문구가 적힌 황금사과를 향한 세 여신 헤라·아프로디테·아테나의 질투가 전쟁의 원인(遠因)이 된다. 판관을 맡은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한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네게 되며 결국 여신의 도움으로 헬레네를 쟁취하는 데 성공한다. 영화엔 신들의 자리가 없다. 파리스와 헬레네는 그냥 ‘눈이 맞아서’ 사랑의 도피를 감행한다. 반면 학자들은 ‘(헬레네를 되찾기 위한) 사랑·복수·명예의 전쟁’ 이면에, 아시아·유럽 양 대륙을 잇는 해상무역의 요지를 획득하려는 미케네 왕국의 ‘경제적 확장욕’이 트로이 전쟁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우상화된 아킬레스

제우스·헤라·아프로디테 같은 신(神)이 없는, ‘바다(지진) 신’ 포세이돈의 전공(戰功)에 대한 언급도 없는 스크린을, 분노에 찬 아킬레스가 주도한다. 영화 속 아킬레스는 애초에 참전을 망설이다가 모친 테티스의 설득을 받아들여 ‘영원한 명예’를 얻기 위해 장도에 오르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모정은 아들의 참전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징집을 피하려고 아들을 여장(女裝)하도록 했다가 시장에서 오디세우스의 꾀에 말려 남자임을 들키는 바람에 전투에 나서게 됐다고 기록한 그리스 비극작가들도 있다.

영화 속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는 아들 헥토르의 시신을 찾기 위해 적장(敵將) 아킬레스의 침소로 불쑥 찾아온다. 두건을 쓰고 변장을 했다지만 적진의 심장부에 그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을까. ‘일리아드’ 원전을 보면 의문이 풀린다. 프리아모스는 신 헤르메스의 도움을 받아 아킬레스를 방문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아킬레스는 왕의 용기에 감동해 헥토르의 시신을 내주는 데 반해, 일리아드에 의하면 프리아모스는 많은 몸값을 치른 뒤에야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일편단심 헬레네?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가 죽음과 파괴를 몰고 올 경국지색(傾國之色)인 건 맞지만, 파리스와 사이가 좋았던 건 아닌 모양이다. “전 저의 남편(메넬라오스)이 당신을 죽였기를 바랐죠. 다시 한 번 그와 정면 대결을 신청하는 건 어때요.” ‘일리아드’는 파리스를 향한 헬레네의 냉소와 혐오를 부각해, 부부간 정이 돈독했던 헥토르(파리스의 형) 커플과 대비시킨다. 영화에서 헬레네는 어쩔 수 없이 정략결혼을 했다가 뒤늦게 사랑에 눈 뜬 비련의 여인으로 끝까지 파리스에게 충실한 것으로 그려진다.

역사의 무대는 터키 북서부지만, 촬영은 런던·몰타·모로코·멕시코에서 진행됐다. 아킬레스 근육이 유일한 약점인 주인공 브래드 피트가 촬영 중 아킬레스건을 실제 다친 것은 아이러니다.

(박영석기자 ys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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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1250년경 전쟁발발
그리스 연합군 1차원정은 실패 2차원정이 진짜 트로이 전쟁
500년후 호메로스가 서사시 ‘일리아드’에 담아
1871년 독일 기업가 슐리만 터키서 트로이 장신구 발굴



▲ 영화 '트로이'
상상인가 아니면 역사적 사실인가.

트로이 전쟁은 수많은 문학도와 시인, 미술가, 학자와 호사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장대한 인류사의 드라마였다. 기원전 1250년경 지상 최고의 미인 헬레네를 둘러싼 사내들의 다툼이 도화선이 되어 벌어진 트로이 전쟁은 서구 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배경이 됐으며 이후로도 많은 미술작품과 문학작품을 잉태했다.

2004년 5월 개봉한 블록버스터 트로이가 관객들을 매혹시키는 것은 이 영화가 신과 인간, 영웅과 악당, 끔찍한 살육과 죽음을 넘어선 로맨스라는, 지금은 잊혀가는 단어들을 통해 관객들을 머나먼 시간의 저편으로 인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 관객들은 검은 투구 밑에서 번득이는 아킬레스(브레드 피트 분)의 눈빛과 우람한 근육에 열광한다. 인터넷에선 운명적인 죽음을 예감하고도 담담하게 아내에게 어린 아들과 탈출하라고 지시하는 ‘조연’ 헥토르(에릭 바나)에 대한 동정과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요정역을 맡았던 올란도 블룸은 유부녀를 유혹해 전 국민을 전란 속으로 몰아넣은 ‘파렴치한’ 파리스로 열연했지만 고정팬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받았다.

 



 

 

 

 

 

 

 

 

 

호메로스의 작품을 통해 전설이 된 트로이는 1870년대 독일의 고고학자 슐리만이 지금의 터키에서 옛터를 발굴해 내며 다시 각광을 받았다. 트로이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며 트로이 전쟁의 진실은 지금껏 규명의 손길을 기다리는 ‘현재진행형 사건’이다.


▲ 헥토르의 시체를 끌고 다니는 아킬레스. 헥토르의 아버지인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스에게 거액을 주고 시체를 되돌려
받는다. '트로이'(도서출판 루비박스)중에서

과연 영화 트로이는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어디까지 일치할까. 그리고 호메로스의 일리아드는 과연 어디까지 역사적인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작성됐을까. 시공을 초월한 신화 트로이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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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수준이 대통령 수준을 결정한다


‘세계 정세에 혜안이 있었던 반면, 아첨배를 가려내는 분별력은 거의 없었다. 독재자로 낙인찍혀 망명지에서 타계함으로써 훗날 국민이 대통령을 얕잡아 보는 선례를 남겼다.’(이승만) ‘3선까지만 했어도 좋았을 것을, 정치인에게 절대 필요한 선거를 통한 압박을 제거한 유신을 단행한 뒤 부인을 잃으면서 도덕적으로 더욱 타락해 갔다.’(박정희)


▲ '한민국 50년-우리들의 이야기전' 열린 1998년 8월 예술의 전당에 전시됐던 역대 대통령 사진. 왼쪽부터 이승만 윤보선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조선일보 DB사진

언론계·관계·학계를 두루 거친 저자(67·세종대 석좌교수)는 우리 현대사 역대 최고 지도자 9명을 독하게 재단한다. 그는 “글은 독자를 위해 존재하고, 사람(글쓰는 대상)을 봐주면 글이 죽으니까 독자를 위하고 글을 살리려면 냉혹하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문민 정부에서 정무·공보 수석비서관 및 문화체육부·정무 장관을 지냈던 저자는 김영삼 전 대통령마저 ‘세상 모르는 잠수함 선장’으로 묘사했다. 하나회 숙청, 금융실명제 등 ‘번개작전’에도 불구하고 “가진 자에게 고통을 주겠다”며 현대판 ‘마녀사냥’으로 중산 보수층 지지기반을 잃었다고 썼다. 그는 “문민 대통령은 정치 투쟁만 해서 공부할 기회가 없었고 상상 외로 무능·무지하고 독선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IMF 위기를 조기 극복해 국제 신인도를 높였지만, 국가정보원·검찰 등 사정기관이 직·간접적으로 부정·은폐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과거 정권과 다른 부정부패 양상을 보였다고 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은 ‘007 수법 대북 상납으로 가능했다’는 것.

그는 5공화국에 대해서 더 가혹하게 비판했다. ‘일제가 국권을 침탈한 방식으로 정권을 잡고 정의사회 구현을 외쳤으나, 퇴임 후 뇌물죄 추징금을 아직도 체납 중인 전두환’ ‘구속·사면의 악순환을 반복케 했고 집단 간 갈등을 높인 노태우(물태우) 민주화’라고 기술했다. 반면 윤보선·최규하 전 대통령과 장면 총리에 대해서는 온정적인 입장이다. 단명 지도자에 대해 나름의 업적·장점을 조명하려는 시도다.

남편의 양말을 손빨래한 프란체스카 여사, 새벽 3시부터 취약 과목인 영어 공부를 한 전두환 등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들도 썼다.

“대통령과 정치수준은 그 국민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권력자와의 비굴한 타협이 상식으로 통하는 한, 제왕적 대통령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다할 즈음엔 개정증보판을 내겠다”고 말했다.

(박영석기자 yspark@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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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6-0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들은 이제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그러나 몇몇의 대통령은 우리가 원해서 된 것도 아니며 단순히 그들의 행태를 꼬집고 넘어가는 정도에서 그친다는 것은 그들의 폭정(-->사실 전 그들의 행위는 결코 정치가 아니라 국민에대한 폭행이라고 생각합니다)에 희생당하고, 직접 간접적으로 고통받는 현재의 한국사회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stella.K 2004-06-0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메시지님 말씀이 옳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사회를 죽일 수 있어도, 사회는 그들을 죽일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게 바로 부조리겠죠. 그저 국민들을 조금이라도 더 똑똑하게 만들어서 앞으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대통령을 뽑는 수 밖에요...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먹고] 사이비 콩국수

여름이다!->덥다!->시원한 게 땡긴다!->콩국수, 비빔냉면, 화채.. 요즘 웰빙웰빙, 말도 많은데 저도 웰빙이라는 트렌드어를 살짝 집어넣어 인기에 편승해볼까 하는 얄팍한 심정으로 간단한 콩국수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사실 이 방법은 제가 고안한 것이 아닙니다. 신기하고 간편한 방법을 모아 소개하는 '클럽버스의 대발견'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언뜻 본 것이지요. 주위에 물어봐도 차마 이렇게 해먹어본 사람이 없어서, 마루타가 된 심정으로 한 번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간편하고도 맛나는 콩국수가 되어버렸습니다!(아아, 되어버렸다, 되어버렸어..)

정석대로라면 흰콩을 하룻밤 불려 삶아 껍질까고 갈고..하는 것인데 귀찮기도 하고, 우유와 두부를 사용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자주 이렇게 해먹을 것 같네요.

시원하고도 꺼칠꺼칠한 콩국수, 땡기지 않으십니까!

준비물: 얼린얼음, 국수사발, 국수소면, 굵은소금, 오이채, 우유, 두부 한 모, 믹서기 혹은 블렌더

1. 소면은 팔팔 끓는 물에 넣고, 거품이 미친듯이 올라올 때 찬물 한컵을 다시 부어 얌전히 거품을 가라앉히고 한 번 더 끓여냅니다. 찬물에 잘 헹궈서 체에 담아두세요.

2. 믹서용 통에 두부 한 모(저는 부드러운 두부 썼음), 우유 두 컵 정도를 넣고 원없이 갈아주세요.(2인분)

3. 국물을 손가락으로 찍어먹어보아요. 얼음이 녹을 것을 감안, 약간 짜다 싶을 정도로(너무 짜면 안됩니다) 굵은 소금을 넣어주세요. 맛소금은 느끼합니다.

4. 대접에 소면 양껏, 오이 채썬 것(다다기오이보다는 가시오이가 채에는 힘있고 좋습니다), 얼음 동동 담아주시고, 국물을 부어주세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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