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굥을 지지하는 자들은 어떤 자들인가? 간악하고 사악하며 비논리적인 무뢰배들이라고 단정짓긴 좀 거시기한 뭔가가 발목을 잡는다.  


일단 어젠가, YTN 배송희 변호사가 고별 방송을 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대통령이 어느쪽을 선택하든 지금의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하던 대로 대통을 지지하겠다."


"새벽3시에 해도 되는 것을 왜 10시30분에 해서 전 국민이 밤새도록 이 내용을 알게끔 했을까."


"대통의 헌법수호의지가 더 보이지 않았냐. 위법이 없음에도 언론은 전부 위법이라고 얘기한다."


"대통의 비상계엄이 헌법상 권한을 행사한것"


어제 윤상현이 한 발언과 매우 비슷하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내게 핏대를 새우며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말과도 대동소이하다.


윤상현이나 내 아버지가 저런 소리를 한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간다. 헌데 우리 어머니 마저 저런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신다는 거. 


내 어머니는 치매 초기 단계로 비상계엄이 뭔지도, 왜 비상계엄으로 난리를 치는지도 잘 모르시는 분이다. 뭐, 엔날에는 무척 똑똑하고 예리하신 분이셨지만 뇌출혈 한 번 겪으시고 이제는 치매 초기 진단까지 받으신 상황.


헌데 아버지가 매일 사다주시는 신문이 문화일보. 유튜브 영상도 극우 채널만 보신다. 아무리 굥의 행태가 반헌법적이고 얼른 탄핵되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몇 번이고 말해도 불쌍한 대통령 갖고 좌파들이 난리친다고 하신다.


참으로 안타깝고 억울하고 화가난다. 최소한 종이 신문이라면 최대한 중립적인 상황으로 뭔가를 보도해야 하는데, 문화일보는 그렇지 않다. 보수 언론들이 대부분 그렇다. 내 어머니 같은 사람들이 무너지지 않는 굥 15% 지지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조국이 실형을 받았으면 윤건희 쪽도 똑같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하는데 검찰공화국은 자기네들 허물은 전혀 조사하지도 않는다. 이걸 보수 언론들이 기사로 잘 내지도 않는다. 그러니 '법카로 밥 한 번 산 사람, 압수 수색 130번' 했다는 이야기는 첨 듣는 이야기로 둔갑한다.


그러니 내 아버지같은 이들이 양산되는 듯하다. 아버지와 뭔가를 말하다 보면 극우 논리의 반대편에 대한 사실과 논의들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도대체 넌 그런 걸 어디서 듣고 돌아다니냐고. 80세 이상 극우 보수주의자들의 비슷한 행태.


이 사태는 아무래도 이번 주 잘하면 탄핵안이 통과될 것도 같다. 어쨌든 굥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서 정권교체가 되면 반드시 수구언론과 검찰은 갈아 엎어야 할 대상이다. 이걸 그대로 놔두면 또다시 제2의 굥과 같은 인물이 나올 듯해서다.


대통이 바뀌고 정권교체가 되더라도 배송희와 윤상현...이런 자들과 여전히 같이 살아가야한다는 자체가 슬픔이다. 저들도 사람이고 한국어를 사용한다는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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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12-14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도 엄마랑 정치 얘기 안합니다
하기만 하면 싸우니까요.
도저히 이해시킬 수가 없이 막무가내시라,,,

yamoo 2024-12-15 12:15   좋아요 0 | URL
저두 안하려구 하는데....아버지가 매일 윤상현과 같은 논리로 아주 극심하게 매일 굥을 두둔하며 민주당을 욕합니다. 아주아주 심하게...누가 들으면 싸우는 것처럼 티비 뉴스보면서 얘기하는데...듣는 것두 한두번이지...정말 확신에 찬 믿음에 기반한 욕이라 사람이 어쩌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치 얘기 안할 때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기분좋게 말합니다...하~ 진짜 병이에요..ㅜㅜ

감은빛 2024-12-14 14: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문화일보 진짜 심각한 쓰레기죠. 저도 예전에 문화일보 보도가 직접 영향을 미친 일이 있어서 그 보도라는 것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확인한 적 있었습니다.

그 변호사라는 사람이 법이 뭔지, 상식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방송을 했나봐요. 마치 대통령이 검사였으면서도 법도 모르고, 상식도 모르는 것처럼.

그나저나 어머님께서 치매 초기이시군요. 걱정도 많으시고, 많이 힘든 일들이 생기시겠어요. 회복이 쉽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yamoo 2024-12-15 12:17   좋아요 0 | URL
멘날 문화일보만 사옵니다. 그걸 매일 보시는 어머니...그냥 쇠뇌당하신다는..ㅜㅜ

어머니는 확실한 치매 초기이고, 아버지도 요즘 경도인지장애라 약을 드시기 시작했어요...치매로 발전되면 대환장 가족이 될 듯합니다..ㅜㅜ

transient-guest 2024-12-16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버지랑 정치얘기 끊은지ㅜ오래입니다 트럼프때문에 친척 몇과도 안합니다 ㅜㅜ 연세드신 부모님의 건강은 늘 걱정이죠 ㅜㅜ

yamoo 2024-12-16 16:08   좋아요 1 | URL
저는 맨날 그 욕하는 소리를 듣다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를 완전히 믿고 있어, 그건 아니라고 하면 그때부터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미쳐버리겠어요...ㅜㅜ

transient-guest 2024-12-17 12:46   좋아요 0 | URL
남은 안 보면 되는데 가족은 어렵죠 ㅜㅜ
 

2016년

추미애 국회의원 5선 당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발표, 2017년 내한

한강 부커상 수상

2016년 한반도 전쟁 위기론 + 중국 전승절 삽질

2016년 리우 올림픽 대한민국 8위

2016년 계엄령 소문

미국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 정권 말기

2016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트럼프 출마, 당선

박근혜 탄핵소추안 발의, 2017년 탄핵

 


2024년

추미애 국회의원 6선 당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발표, 2025년 내한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2024년 한반도 전쟁 위기 중 + 러시한한테 삽질 중

2024년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8위

2024년 계엄령 소문

미국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정권 말기

2024년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 트럼프 출마, 당선

윤석열 탄핵소추안 발의



*누가 회사게시판에 올린 걸 가져와 봤습니다. 이게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되던 시기에 누가 올렸던 건데, 여기저기 퍼다날라 회사게시판에까지 왔는데, 진짜 트럼프 당선됐고, 윤석열 탄핵소추가 발의 됐습니다. 그 전으로 시간을 돌리면, 이게 진짜 짜여진 각본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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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12-0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탄핵소추안 발의 뒤에 아직 남아있는 결과도 그러하길 기원합니다.

transient-guest 2024-12-06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련자들 빨리 싹 잡아서 도려내야 합니다. 쿠데타를 다시 일으킬 모의를 하고 있다는 루머도 돌고 있는데 각국 공관에서 한시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는 걸 보면 걱정이 됩니다
 

어제 밤, KBS스페셜 ‘청년 탈출, 꿈을 찾아서’를 시청했다. 이걸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한국은 정말 희망이 없는 나라라는 거.

 

 

올 해 5월 말인가, 공중판 방송에서 네덜란드 이민 가족을 조명한 다큐를 방영했었다. 요점은 여유를 찾고 싶어 이민을 결심했다는 사람들의 얘기였다. 한국은 과도한 경쟁과 근무조건으로 가족과 같이 지낼 여유가 없다고. 말미에 다큐 주인공 부부는 말했다. “물론 타향살이가 힘들지만, 5시 이후에 여유가 있는 삶,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적게 일하면서도 소득은 배로 벌 수 있는 나라를 뒤로하고 한국에 돌아갈 이유는 없다”고.

 

 

어제 본 ‘KBS스페셜’은 이의 청년 버전 쯤 된다. 헬조선을 탈출한 20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현재 알바 최저 시급은 6470원. 학자금 대출받아 학교를 다니고, 알바 뛰어 대출금을 갚아도, 살아갈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의 전언에 의하면 한 달 풀타임으로 알바를 뛰어도 100만원이 안 되고, 이 돈으로 학업과 생활을 해 나가기 어렵다고 한다. 저축은 언감생심이고, 미래를 그려볼 수조차 없다니, 이게 무슨 OECD 회원국의 삶이란 말인가.

 

 

헌데, 한국을 탈출하여 주요 선진국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이들의 말에 따르면, 이거 보다 더 견딜 수 없었던 것이 희망이 없는 ‘무력감’이었다고 전한다. 이력서를 넣고 떨어지는 무한 루프 속에서 내가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버러지 같은 존재가 되어 간다는 것이 무섭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았건만 택배 알바조차도 떨어지는 삶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니, 이들의 고충을 어렴풋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택배 알바에 그리 높은 스펙을 가진자들이 지원한다는 자체가 매우 이상하다고. 미친 사회 맞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여 '네가 잘 못하고 있어서다, 네가 문제다.'라는 게 결정타였다고.

 

 

다큐를 보면, 해외에서 알바를 하는 이들이라고 삶의 패턴이 한국에 있었을 때와 달라지지는 않았다. 호주, 캐나다, 일본 등에서 식당과 호텔 정리 알바를 하지만, 이들은 한국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노동 강도는 한국보다 세지 않지만, 임금은 거의 두 배 이상을 받는다. 야근 수당을 꼼꼼히 챙겨 받고, 늦게 귀가 시 교통비도 지급받는다. 휴식은 법적으로 기본. 이들은 알바지만 능력을 인정받고, 저축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호주 워킹 홀리데이에서 용접공의 대우를 눈으로 확인한 32세의 한 청년은 그 길로 용접을 배워 캐나다에서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용접 보조로 일을 한지 5년 만에 해당 자격증을 2개나 따고, 능력으로 인정받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청년의 연봉은 7천 만원. 캐나다인 용접 매니저의 말이 인상 깊었다. 우리 캐나다는 직업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고. 직무와 능력으로 사람을 대우하기 때문에 아시아 사람들이 와서 성공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선진국이라는 호주, 캐나다, 일본. 비록 자본주의 사회였지만 한국 청년들이 ‘행복’이라고 느끼고 삶의 ‘희망’을 발견한 곳이다. 결코 편하다고 볼 수 없는 기술직이거나 비정규직이었지만, 이들은 여유 있는 삶이 좋아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그 나라에 머물겠다고 다짐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한국은 열심히 살아도 그 대가가 정당히 주어지는 나라가 아니라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미래를 그려볼 수 없는 나라라고.

 

 

헬조선이라는 말이야 언론과 책에서 많이 듣고 알았지만,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20대에게 생생한 말을 전해 들으니, 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 그들이 한국을 향해 ‘애처로운 나라’라고 했을 때, 오로지 하나의 생각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바로 정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나라의 청년들이 나라를 등지고 해외로 떠나간다. 두뇌유출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기성세대가 될 그들이 한국을 ‘애처로운 나라’라고 표현한다는 사실이 비극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인구절벽을 감당해야 한다고 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황을 기록할 시기가 확실히 도래한단다. 이 와중에 나라 경제의 근간을 부양할 20-30대 층들이 해외취업과 이민으로 한국을 등지고 있다. 엑소더스 헬조선이다. 이 추세가 10년만 지속되어도 우리는 그리스 사태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

 

 

기성세대의 정치를 바로 잡지 못하고 한국을 탈출하는 청년들. 그들에게 돌을 던질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자신의 꿈을 찾아 스스로 개척하는 길까지 ‘비겁하다’고 말하기는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기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나라가 그래도 굴러간다면, 그게 고작 몇 년을 버티겠는가? 수많은 비리와 갑질 위에 서 있는 나라. 머리가 텅 빈 대통령이 국가의 주요 인사와 정책을 마음대로 획책하는 나라. 이런 나라에 창조의 희망이 있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뭐, 정치에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는다. 이미 있는 기본 제도만 제대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거다. 세금 걷으면 투명하게 쓴 거 공개하고, 현장을 체험한 후 정책을 기획하고, 퇴근 후 근무지시 하지 말고, 야근 하지 말고, 야근 하면 수당 제대로 주고, 직무 능력으로 역량 평가하고, 생활에 맞는 임금을 지불하면, 최소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삶은 되지 않을까. (근로기준법만 제대로 준수하라고!)

 

 

이명박근혜 10년 치적의 결과가 ‘헬조선이요, 국민이 꿈을 찾아 그 헬조선을 탈출’하는 것이다. 이 인과관계를 의심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새누리 빠 아니면 외국인일 듯. 이제 1년 남았다. 대통령을 잘 못 뽑으면 국민 생활이 어떻게 파탄나는지 우리가 똑똑히 보고 있다. 우리가 아직 희망을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기본이 바로 서는 정치뿐이다. 자본주의가 아무리 구조적 모순점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정치가 제대로만 작동하면 우리 모두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BS 자본주의 다큐가 책으로 묶였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 가’를 잘 파헤친 다큐였다. 이는 자본주의에 내재한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얘기였다. ‘KBS 스페셜’ <청년 탈출>의 경우에는 여기에 정책의 부재가 더해져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듯. 내게는 청년 실업 문제가 ‘세월호 사태’의 경제 버전으로 읽힌다. 정부가 젊은 층의 얘기를 현장에서만 파악했더라도 현재와 같은 ‘공황적 엑소더스 사태’는 막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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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16-08-26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ㅠㅠ..

yamoo 2016-08-27 17:37   좋아요 0 | URL
우끼 님 반갑습니다!^^ 청년 이시라면 홧팅 하십시요!

[그장소] 2016-08-2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이 동치미 국물 들이켠듯 덜덜덜 ~~^^

yamoo 2016-08-27 17:38   좋아요 1 | URL
이거 재방 시청 가능하시다면 봐 보세요. 진짜 뚜껑 열립니다. 청년들에 대한 정부 정책은 세월호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는 것과 똑같아 보입니다~

[그장소] 2016-08-27 17:40   좋아요 0 | URL
찾아봐야겠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2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고무마 10000개 물 없이 먹는 기분입니다..

yamoo 2016-08-27 17:39   좋아요 0 | URL
표현이 참 곰발 님스럽습니다! 이런 창의적 표현이라뉘!!^^

시이소오 2016-08-27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접 배우고싶네요 ^^

yamoo 2016-08-27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용접 배우고 싶어, 동생에게 말하니 나이제한이 있답니다..ㅜㅜ

stella.K 2016-08-27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가 외국의 알바 사례를 접하면 좀 놀랄 것 같아요.
헬조선에 찌들어 사느라 과연 이래도 되는 건가 당황하지는 않을지...

오늘 아침 SBS 시사 프로 봤는데 30대 기혼자들이 서울을 떠난다더군요.
기혼자들이 자기 자녀를 데리고 서울에서 전세살이하는 거 지옥이라고...
그 얘기를 들으니까 그나마 위로가 되더군요.
사람이 일단 사는데 걱정이 없어야지 2년마다 전세값은 얼마나 오르나
어디로 가야하나 얼마나 스트레스겠어요.
그래놓고 인구감소나 걱정하는 탁상행정이나 하고 앉았고...
어찌보면 우리나라는 진짜 인구가 더 감소해 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봐요.ㅠ

yamoo 2016-08-27 17:43   좋아요 0 | URL
20대는 알바로 해외 취업....30대는 이민으로 탈출....대세가 그렇다네요. 30대 이민이 급증하고 있답니다. 기술만 있으면, 해당 나라의 외국어만 할 줄 알면 대우가 꽤 좋다네요..

우리나라...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헬조선 상황을 계속 죽을때까지 겪어야하지 않나...하는 우려가 듭니다. 진정한 사회개혁을 일으키는 정권 창출이 되어야 합니다..그리스 사태와 같은 공황상태가 오기 전에요..

페크pek0501 2016-08-31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이 생기는 나라가 되기를...

yamoo 2016-09-01 22:17   좋아요 0 | URL
바뀌지 않으면 끝인거 같아요. 정치가 바뀌기를 희망해 봅니다~~^^

transient-guest 2016-09-02 0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 선진국의 인구절벽은 기정사실이고 미국의 경우 이민으로 이를 상당히 많이 해소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트럼프 같은 놈들에게 놀아나기도 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이 지금의 미국으로 남아있게 된다면 이민으로 인한 인구증가 덕분일 겁니다. 우수인력도 많이 들어오지만, 기초노동력 인구를 확보하고 이는 세금을 낼 수 있고, 구매력이 있는 인구증가의 측면에서 적어도 미국은 유럽보다더 훨씬 더 외래이민자에게 개방된 사회입니다. 프랑스의 리버럴리즘에 반해서, 또는 다른 이유로 유럽을 칭찬하고 미국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국만큼 비주류의 정치참여가 활발한 국가도 드물죠.

벌써 십 수년전에도 택시기사님들하고 얘기해보면 한국은 참 살기 힘든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루에 14시간씩 일해도 밥먹고 살기 어려운 현실이 말이죠...그때도 지금도 그렇게 열심히 살면 이곳에선 뭐라도 하고 살 수 있어요. 또 돈없다고, 힘없다고, 덜 배웠다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게 사회보편의 통념이라서 한국에서 겪는 이상한 일은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별별 사람이 다 있지만, 지금의 한국은 모든 가치관이 무너지고, 뒤죽박죽이 된 무질서한 사회에서 정글같은 경쟁만 90%들이 무한반복하고 싸우고, 그 위에 10%가 군림하는 형태라서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향후 5-10년 간의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아요. 정치개혁이 일어나도 사회 전반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확장되지 않는 한 어렵다고 생각해요. 갑갑합니다.

yamoo 2016-09-03 18:18   좋아요 1 | URL
그렇죠~ 좋은 두뇌의 지속적인 미국 이민이 미국을 계속 부강하게 했던 거 같습니다. 비주류의 정치참여가 미국만큼 활발한 국가도 별로 없지요. 시민이 의원을 만나기가 한국보다 10배는 쉬운 나라이니까요..ㅎ

지금은 십 수년 전보다 훨씬 안 좋습니다. 혹시 조만간 한국 나오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피부로 느끼실 듯...정말 전반적인 사회의식 수준이 높아지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국민 개돼지 발언은...어느 정도 사실이니까요..하~ 저도 갑갑하답니다^^;;

Jeanne_Hebuterne 2016-09-04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멀리서 보면 신기하고 가까이서 보면 이상한 곳 같아요. 언젠가 저의 모친께서 남긴 말이 딱 들어맞아요.
되는 거 하나도 없고, 안되는 것도 하나도 없는 나라다, 한국은.
야무 님의 글이 참 좋아요.

yamoo 2016-09-11 12:19   좋아요 0 | URL
우왕~ 쟌느 님이시당~~^^
모친 께서 하신 말씀이 참 인상깊어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알라딘에서 쟌느 님의 페이퍼를 좀 많이 볼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ㅎ 고양이들 사진글 말구, 예전에 가끔 올려주시던 리뷰 비슷한 예전 글...많이 그립네요~
 

 

 

우리나라에서 한 국회의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써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다는 뉴스를 봤다. 은수미 의원. 10시간을 넘겼다고.

 

 

네이버 검색 순위 1위를 현직 국회의원 차지하기는 꽤 이례적이다. 그것도 6선, 7선 의원도 아닌 초선 의원이 말이다. 난 이런 국회의원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자체가 좀 신기하다. 개한민국 국회의원은 다 '썅OO'이란 선입견을 갖고 있기에.

 

 

은수미 의원이 국회에서 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동안 진보진영의 호프라고 자체하는 안철수 대선 예비주자께서는 입을 잘못 놀려 여론의 뭇매 세례를 받고 계신 모양이다.

 

 

헌데, 이런 사태를 유발한 건 다름 아닌 테러방지법 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한 야당의 결사적인 수단이란 거. 야당의 입장에 따르면, 여당이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목적이 바로 민간인 사찰을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는 거다.

 

 

흠... 보자, 확실한 건 이 법이 통과되면 이전보다 테러를 줄일 수 있다는 거다. 테러를 감행할 낌새를 보이기만 하면 잡아서 족치면 되니까. 예컨대 마스크를 쓰고 집회 장소에 나타난 사람이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일단 연행할 수 있다.

 

 

당연하다.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권 유린보다 테러의 위협에 대한 방지가 훨씬 중요하다. 테러에 의한 피해, 무시무시하니까. 조금 불편해도 테러방지법으로 보다 좋은 개한민국을 만들자!....는게 여당의 논리.

 

 

여당이 이런 말도 되지 않는 논리를 펴는 건 다음과 같은 전제 때문이라 생각된다. 지난 집회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쇠파이프를 휘둘렀다는 ‘팩트’로부터(이게 과연 팩트인지 의심스럽지만) 공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거다.

 

 

그러니까 ‘테러방지법’을 촉발시킨게 바로 ‘체제를 전복하려는 마스크를 쓴 사람’ 때문이라는 거다. 자, 이게 왜 ‘정치-언어학적’(이건 내가 붙여본 이름이다) 사기 공작 행위인지 지금부터 쬐~~금 고찰해 보겠다.

 

 

흠, 이건 ‘이달의 발견’이 아닌 ‘올해의 발견’ 쯤 되는 거 같다.

 

 

 

 

우리말에서 형용사구를 비롯한 수식 구는 종종 문장으로 치환할 수 있다. 예컨대 ‘앞발이 짧은 토끼’하면 ‘토끼는 앞발이 짧다.’로 나타낼 수 있다. 의미는 같지만 형태는 다르다는 거.

 

 

그런데, 의미가 같지 않은 미묘한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보자.

 

 

‘사회에 불만을 품은 실업자’, ‘방약무도한 대통령’, ‘부패한 기업총수’ 등은 매우 구체적이다. 왜냐하면 어렵지 않게 이런 존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에 불만을 품은 실업자’의 경우, 저번에 인천 공항 테러 협박범으로 잡힌 용의자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음악을 전공한 대학원 출신인 30대 가장이 취업이 안 돼 사회에 불만을 품었다고.

 

 

‘방약무도한 대통령’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통과. ‘부패한 기업총수’ 역시 모 기업의 총수가 떠오른다. 회사 돈을 빼돌려 철창신세를 진 아무개 말이다.

 

 

위의 어구들은 정말 이런 존재를 쉽게 확정짓는 표현이다. 그런데 ‘실업자는 사회에 불만을 품는다’, ‘대통령은 방약무도하다’, ‘기업총수는 부패하다’라고 변환해 보자. 이들은 모두 일반화된 문장으로, 논리학의 대당사각형에서 ‘A’ 명제 형식(‘모든 X는 K이다’)을 띤다.

 

 

이처럼 형용사구가 문장이 되면, 그 상황의 사례가 일반화된다. 그래서 사례를 훨씬 더 쉽게 증명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명제의 타당성이나 건전성의 충족 여부가 아니다. 대상의 존재를 포함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있다.

 

 

이를 ‘절반의 진실’이라고 명명한다나 뭐라나.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 그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면, 다시 말해 단 하나의 사례라도 증명가능하면 진실이라는 거다.

 

 

‘절반의 진실’, 이를 가공하는 기교가 뛰어날수록 대중을 현혹하기 쉽다. 광고와 통계 그리고 정치와 언론에서 우리는 이러한 일반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테러를 자행하는 이슬람교도’를 보자. 이를 일반화하면 ‘이슬람교도는 테러를 자행한다’이다. 그래서 일부 국가는(예컨대 미국) 이슬람교도이면 입국이 거부되거나 검문검색이 훨씬 더 강화한다.

 

 

모든 이슬람교도가 테러를 자행하지는 않을 거다. 이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미국 테러의 주범이 이슬람교도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진짜?!)

 

 

이 단순한 증명이 ‘절반의 진실’을 ‘진실’로 받아들여지게 한다. 현재 미국의 정치와 언론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무언가 ‘트라우마’가 있는 사회에서 ‘절반의 진실’이 횡행하는 것 같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듯하다. 이번 필리버트터 사태에서 이를 명확히 알게 해 주었으니.

 

 

형용사구나 수식어구가 일반화된 문장으로 변할 때 ‘어떤 의미’가 내포된다는 사실이 참으로 신기하다. 지금까지 이를 간과해 왔다니!

 

 

어쨌거나 은폐되고 가공된 진실을 보는 눈은 필요하겠다. 고로, ‘테러방지법’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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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2-26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집에 녹음 시설 갖추고 해적 방송 함 해보려고 대본 만들어서
한 시간 정도 모의방송진행한 적 있는데...
이거 정말 힘들더군요..
앉아서 해도 진땀 나고 목이 갈라지고 하는데.. 서서..
그뿐입니까. 방해 공작도 있고..
대단한 분이십니다..

이런 분이 정치를 해야 합니다..

yamoo 2016-02-27 20:50   좋아요 0 | URL
네, 그러믄입쇼! 이런 분이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게 신기합니다! 아닌 걸 아닌 거라고 말할 수 있는 의원...이런 의원들이 많이 당선되면 좋겠네요~^^

해적 방송을 진행해 봤다는 곰발 님, 대단합니다! 시도가 중요하죠, 시도가! 그런 발상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역시 곰발 님은 예사롭지 않아요, 네..^^

곰곰생각하는발 2016-03-01 15:06   좋아요 0 | URL
제 목소리 듣고 좌절했습니다. 혀 짧은 목소리에 코맹맹이 소리 듣고 기겁해서
당장 포기했슴돠.. 아, 진짜 녹음된내 목소리를 듣는다는 게 그렇게 끔찍한 건지 몰랐슴돠..

stella.K 2016-02-2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글은 참...!^^
저는 1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든데 10시간을 서 있다니!
어셈블리란 드라마에서 정재영이 10시간 동안 필리버스터하는데
전 드라마니까 가능한 거지 했거든요.
지금은 친일파들이 아직 득세하는 것 같아도
저런 걸 보면 언젠가 판이 바뀌지 않겠습니까?

yamoo 2016-02-27 20:52   좋아요 0 | URL
어셈블리도 보셨군요! 근데, 거기서 정재영이 10시간 필리버스터 했나요? 흠...그 여파가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겠네요..ㅎ

돌아오는 선거에서 물가리를 확실히 해야 하는데.....그게 참 거시기 해서뤼..

근데, 왜 첫문장은 짜르셨나욤~? 궁금하게스뤼..^^;;

transient-guest 2016-03-0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이 테러방지법이지 사실 공안사찰용이라는 건 상식이 있으면 누구나 알 수 있죠. 이건 오가작통보다 더 한 것이 예전 같으면 밀고시키고, 미행하면서 감시하던 것을 이제는 앉아서 하겠다는 거잖아요. 정말 바닥이 보이지 않는 듯한 절망적인 시대입니다.

yamoo 2016-03-01 12:33   좋아요 0 | URL
근데, 개한민국에선 그 상식이 통할 기미가 없는 듯합니다. 부모님에게 이런 논조로 말씀드렸다가 넌 왜 사상이 좌파냐며 나무라시더군요. 우리 부모 세대를 어찌 하지 않는 이상 정치적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정말 말씀하신대로 절망적인 시대 입니다..
 

“언젠가부터 내가 들이마시는 시대의 공기는 몹시 탁해졌고 또 희박해졌다. 더 이상 사람들은 긍정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 사람들은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 한편,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던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아니라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을 정말로 좌절하게 하는 것은 고통의 강도보다는 고통의 내용, 그것의 텅 비어 있음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가진 문제의 대부분은 어느 다른 시대의, 혹은 어느 다른 나라의 어설픈 복사본이거나 덜떨어진 유령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도착할 결말이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그저 혼란스럽고 바보 같을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 같은 멋진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개처럼 죽거나, 혹은 개같이 살아남거나. 삶에도 죽음에도 치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어쩌면 이게 우리가 처한 가장 큰 곤경이다. 절망조차 우습다는 것. 그것은 지금 여기 일말의 인간적 존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니까.”

 

 -김사과, <불가능한 비극>, 한겨레 2014/1/19

 

 

 

 

 

 

 

 

 

 

 

어제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빵가게 님의 서재 글에서 본 김사과 작가의 글이다. 처음 볼 때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잘 드러낸 글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글이었다. 곰곰 되씹어 보니 막 화가 나는 거다. 왜 그런지 그 이유나 밝혀 보고자 한다.

 

그 이전에, 나는 김사과가 누군인지 전혀 몰랐다. 한국 소설을 안 읽은 지, 약 10여 년이 돼간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문단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보니 꽤 인지도 있는 작가 같다. 데뷔한지 10년이나 흘렀다는데, 난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편혜영이나 장강명 정도는 아는데 말이다. --;;

 

요즘 김사과 작가의 에세이집도 핫 한가 보다. 알라딘 서재에서 종종 출몰하는 걸 보면. 헌데 유명 작가 타이틀을 빼고 보면, 저 위의 글은 네이트나 다음 뉴스의 댓글만도 못하다는 인상이 짙다. 비판적 논조가 알맹이 없는 이미지의 수사로만 채워져 있기에 그렇다.

 

작가가 말한 글의 논조를 차근히 따라가면서 이 글이 왜 허무맹랑한 헛소리인지 비판해 보도록 하겠다.

 

 

 

글의 전반부가 좀 심하다. 김 작가는 말한다. “더 이상 사람들은 긍정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 사람들은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라고. 이것이 작가가 ‘들이마시는 시대의 공기가 몹시 탁해졌고, 또 희박해졌다’는 근거다.

 

‘사람들이 긍정적이지도 낙관적이지도 않다’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는 게 시대의 공기가 탁해진 것이가? 항상 현상의 긍정적인 면만을 보고 살아야하는 이유라도 있어야 된단 말이가?

 

또 ‘사람들이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다’는 게 그리도 혼탁한 시대의 표상인가? 도대체 미래를 왜 기다리는가? 메시아의 재림으로 휴거를 바란다면 모르겠다. 이건 정말 개소리같다.

 

사람은 현재를 사는 동물이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고, 결코 알 수 없다. 내가 사는 순간 순간이 미래를 결정할 뿐이다. 미래를 기대하지도 기다리지도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야 현재를 향유하면서 살 수 있다.

 

결정된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무슨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김 작가의 두 번째 문장과 세 번째 문장은 이를 결정적으로 드러내 준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는, 작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던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이 속속 현실화

되고 있다. 가장 절망스러운 것은,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

급의 비극이 아니라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작가가 멍청한 것인지, 아니면 독자를 바보로 아는 것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던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이 속속 현실화되고 있다. 이건 김 작가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경제적, 정치적 위협들은 언제나 있어 왔다.

 

돈이 자본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시스템은 언제고 터질 수 있는 뇌관을 안고 살아가는 삶이다. 그리스 사태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보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다. 물고기가 물을 보지 못하듯이.

 

이런 상황이 ‘한때 과거의 일 혹은 먼 나라의 일로만 느껴졌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가 현실감각이 없다는 걸 나타내주는 지표가 아닐까. 현실을 비판하는 글로는 함량미달인 듯하다.

 

가장 심각한 내용은 뒤에 나온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면 나는 절망스럽지 않다는 거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시대의 괴로움’이 어떻게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될 수 있다는 것인가? 귀신 싯나락 까먹는 소리같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젊은 층이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란 이런 것일 거다. 학자금 대출 받아 학교를 다니고, 대출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학업보다는 아르바이트 전선에서 상환금을 벌어야 한다. 학점은 좋을 리 없고, 인턴 자리조차 잡기 힘들다.

 

쪽방 고시원에서 4-5년을 살고, 어렵게 졸업해도 실업자 신세가 될 뿐이다. 사랑과 연애는 사치일 뿐이고, 오로지 입에 풀칠하기 위해 임시직을 전전해야 한다. 오포를 지나 칠포 시대. 그냥 괴롭고 힘든 시대일 뿐이다.

 

근데, 이 생활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라고? 뭐, 스스로 자기 삶을 정리한다면야 ‘일급의 비극’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불행한 상황이 ‘감동적인’과 ‘우아한’이라는 형용이 가당키나 하냔 말이다. ‘감동’과 ‘우아’는 이런 상황에 쓰라고 있는 단어가 아니다.

 

모순 형용을 아무데나 갖다 붙이면 그것이 문체의 미학인가? 삶을 제대로 담을 수 없는 문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괴롭고 팍팍한 일상에 눌린 시대의 삶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라니 정말 조소를 금할 수 없다.

 

일발 물러나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라고 해도 그렇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전제되어야 할 듯하다.

 

장마로 물이 불어 한 아이가 물에 휩쓸려 떠내려간다. 이를 본 아이의 아버지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다. 둘 모두 허우적거리는 걸 보고, 참다못한 다른 행인이 뛰어든다. 모두 살려달라고 외친다.

 

이 상황을 옆에서 보고 있는 김 작가. 자기는 뛰어들어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뛰어들면 죽을 확률이 90% 이상이다) 어쩌면 좋냐고 발을 동동 구른다. 그리고 쓴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라고. 자신은 안전하니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작가가 이게 아니라는 거다. 저런 상황은 감수할 수 있는데, 가장 절망스러운 것이 삼류 막장 드라마 같은 시대의 괴로움이란다. 막장 드라마가 뭔가? ‘콩가루 집안’, ‘불륜’ 뭐 이런 걸 전면에 내놓는 드라마 아닌가.

 

소위 ‘삼류 막장’ 드라마의 결말은 뻔하다. 대체로 권선징악이다. 드라마 내내 비윤리적이고 속물적인 악의 화신이 승승장구하다가 결말에 가서 착하고 바보같은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잃는 다는 그런 조악한 내용이다. 중요한 건 결말이 해피엔딩이라는 거. 다시 김 작가의 말을 인용해 보자.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감동적이고 우아한 일급의 비극이 아니라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다. ........ 그러니 우리가 도착할 결말이 막

장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그저 혼란스럽고 바보 같을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그러니까 김 작가가 ‘삼류 막장 드라마’를 언급한 것은 ‘우리가 도착할 결말이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그저 혼란스럽고 바보같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막장 드라마가 혼란스럽고 바보같은 이유는 드라마 작가의 의도적 대립에 있다.

 

결말에 이르기까지 악이 승승장구하도록 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착한 주인공의 느낌, 즉 ‘혼란스럽고 바보같다’는 느낌을 강요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결말의 해피엔딩이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니까. 혼란과 바보 같음은 결말을 예비하기 위한 전제(前提)밖에 되지 않는다.

 

현실의 괴로움은 결말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불안’이 현 시대적 괴로움의 표상이다. 우리가 도착할 결말은 끝이 보이지 않는 ‘빈곤의 악순환’ 이자 ‘자본주의 시스템의 불안’이지, 막장 드라마의 마지막회가 전하는 해피엔딩이 전혀 아닌 것이다.

 

그리고 정말 어처구니없는 논증이 등장하는데, 위 주장의 근거이다.

 

내가 느끼는 시대의 괴로움이 ..... 삼류 막장 드라마에 가까운 것 같다는 것이

다. 사실 당연한 것이다. 사람들을 정말로 좌절하게 하는 것은 고통의 강도보다

는 고통의 내용, 그것의 텅 비어 있음이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사람들을 좌절하게 하는 것이 고통의 강도보다는 고통이 텅 비어 있기 때문이라니. 고통의 내용이 텅 비어 있어 사람들이 좌절한다? 그냥 소설을 쓰는 게 낫겠다. 아니 그냥 시를 쓰시라 권해드린다.

 

서민들을 좌절로 몰아넣는 것은 자본가가 모든 잉여가치를 독점하기 때문이다. 임대료의 지속적인 상승, 노동의 경직성과 연간 2000시간이 넘는 노동 강도 그리고 형편없는 교육 경쟁력. 이런 지표들은 새로운 계급사회를 고착화하고 있는 증거들이다. 이로부터 새로운 ‘자본의 노예층’이 탄생하고 있다.

 

예전에 한국 경제를 지지했던 중상층이 서민층으로 떨어지고 이제는 상류 자본가를 위한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이 진행 상황이 고통인 거다. 고통의 내용이 텅 비었다? 이 무슨 개가 짓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 같은 멋진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개처럼 죽거나

, 혹은 개같이 살아남거나. 삶에도 죽음에도 치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어

면 이게 우리가 처한 가장 큰 곤경이다. 절망조차 우습다는 것. 그것은 지금

 기 일말의 인간적 존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니까.”

 

 

아, 정말 안타깝다. 이 작가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떤 환상같은 걸 갖고 사나보다.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이 ‘멋진 일’이란다. 사실 스페인 국경에서 왜 음독자살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연은 있겠다싶다.

 

하지만 핵심은 독을 먹고 자살하는 거다. 그 끔찍한 상황적 죽음이 ‘멋진 일’이라니,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개처럼 죽는 상황은 치욕이고 음독자살은 멋진 일이라는 이런 이분법적 사고가 과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식인지 묻고 싶다.

 

 

개처럼 죽거나, 혹은 개같이 살아남거나. 삶에도 죽음에도 치욕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이 논증은 스페인 국경의 음독자살을 ‘멋진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양도논법적 사고의 전형이다. 개처럼 살거나 혹은 개같이 살아남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으니까. 쉽게 말해서 죽을 수 없어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거다.

 

그리고 치욕을 피할 길이 없는 삶은 있어도 치욕을 피할 길 없는 죽음은 없어 보인다. 왜냐? 죽으면 끝나버리니까. 조선시대처럼 부관참시를 당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살아남은 자들의 피해는 논외로 하자. 이건 작가의 논증을 일단 넘은 거니까.

 

그런데, 아무리 삼독, 사독 해 보아도 우리나라가 아직 저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작가가 말하는 사회는 북한이다. 북한에 딱 어울리는 실상이다. 탈출이냐 아니면 인간의 존엄도 없는 치욕을 견디며 개같이 살아남느냐 하는 이분법적 고민 말이다. 북한과 대한민국이 뭐가 다르냐고 한다는 사람은 설마 없겠지.

 

물론 작금의 대한민국은 ‘헬조선’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일말의 인간적 존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일말의 인간적 존엄이라도 남아 있기에 이런 불만도 털어 놓는 것이 아닐까. 아주 약간이지만 정권 교체의 가능성도 남아 있긴 하니까.

 

 

 

작가라면, 언론에 이런 글 함부로 쓰지 말자. 공허한 말장난이나 수사학적 기교는 작품에서 좀 보여주길 당부 드린다. 혹 쓰시려면 현실의 정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문체의 수사학을 보여주시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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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1-25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발터 벤야민 ㄷㄷㄷㄷㄷㄷ

yamoo 2016-01-26 00:05   좋아요 1 | URL
음독자살자가 벤야민이군요. ㅎㅎ
근데, 벤야민이 자살한 곳은 알프스 국경 부근 아니었나욤?? 그래서 저 사람이 누군가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착각을 하고 있었나 보네욤^^;;

yureka01 2016-01-2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국경의 음독자살에 방점을 찍어서 인지, 이게 스페인국경인지 알프스 국경인지 기억을 못했습니다.^^..하여간 국경이라는 것이 경계를 나타내는 건데.결국 그는 망명지에 도착도 못하고 그 선에서 죽음을 택한 거라니 그래서 울렁거렸던 적이 있었습니다.....벤야민의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서 자주 회자 되었길래 요.그래서 작가를 알고 있었던 거였어요~~^^.

yamoo 2016-01-26 22:03   좋아요 0 | URL
흠, 그랬었군요~^^;;

oren 2016-01-26 0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 님의 글을 읽으니 문득『웃음』을 쓴 베르그송 생각이 납니다. `그 타격점이 너무나 정확하고 그 표현이 너무나 폐부를 찌르는 것이어서 대건축물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 내려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고, 장내에는 정적이 감돌았으나, 내심으로는 모두 그 논리의 힘과 사유의 섬세함을 경탄했다`고 하는 `유명한 일화`를 남긴 바로 그 앙리 베르그송 말입니다. 작가의 `방심`이 글 속에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다시 읽기가 민망할 지경이네요...

* *

방심이 뿌리 깊으면 깊을수록 희극성은 더욱더 진해진다

대체로 본질적으로 우스운 것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진 사항뿐이다. 결점에서나 아름다운 점에서조차도 우스개는 인물이 알게 모르게 해버리고 마는 것, 본의 아닌 몸짓이거나 무의식적인 언어이다. 방심은 모두 희극적이다. 그리고 방심이 뿌리 깊으면 깊을수록 희극성은 더욱더 진해진다. 만일 스스로 자신을 직시하고 비판할 수 있다면 어떻게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그렇게 드러낼 수 있겠는가?

- 앙리 베르그송, 『웃음』중에서

yamoo 2016-01-26 21:30   좋아요 0 | URL
역시 오렌 님은 텍스트에서 적절한 상황적 맥락을 찾아 적시하시는데 탁월하십니다! 저두 베르그손의 <웃음>을 오래 전에 읽었는데요, `방심`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런~

다시 한 번 펼쳐 보아야 할 듯해요. 좋은 택스트 인용 감사드립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1-26 12: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게 문과의 이과의 차이군요.. ㅎㅎㅎ.
저는 김사과의 울분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문예지가 아닌 이상은 저런 식의 메시지 전달은 실패한 거죠. 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 신문에다가
저런 식으로 써보십시오. 욕만 잔뜩 먹지..

자의식 과잉이죠.. 알라딘도 보믄 그런 구석이 많습니다. 스스로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쓰는 사람도 있습니다.

yamoo 2016-01-26 21:36   좋아요 0 | URL
흠, 그러게요. 문예지에 저 글이 실렸다면 그런대로 봐 줄 수 있었을 듯합니다. 문예지이니까요..ㅎ

저도 김사과가 어떤 의도로 이 글을 썼는지 그 울분 충분히 공감했어요. 그래서 첨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넘어갔던거구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 정말 필요한 기술 같습니다! 작가 역시 취사선택을 잘해야지요. 조선에서 지면 내준다고 덥썩 무는 그런 행위는 안하면 좋겠습니다..ㅎㅎ

말씀하신대로 일명 자뻑글..^^ 저도 몇 명이 쓰쳐지나갑니다~ㅋ

cyrus 2016-01-2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 이름이 없고 달랑 저 인용한 글만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허세글`, `엉터리 문장`이라고 부정적으로 볼 겁니다. 이런 문자 껍데기에 불과한 문장을 쓰는 작가 때문에 독자는 자신 스스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yamoo 2016-01-26 21:35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렇겠지요. 밑에 작가 이름이 후광을 입어 `뭔가 있는 글`로 둔갑하는 것 같습니다.

`문자 껍데기`..좋은 표현입니다. 저도 애용해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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