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8일

까망 까망 하양 까망 까망 회색 밤색

 

2013년 11월 19일

까망 까망 까망 까망 까망 까망 까망

 

2013년 11월 20

까망 빨강 까망 까망 카키 까망 회색

 

2013년 11월 21일

까망 까망 밤색 회색 카키 까망 회색

 

2013년 11월 25일

쥐색 누렁 까망 카키 까망 까망 하양

 

2013년 11월 27일

끼망 빨강 까망 하양 남색 회색 누렁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내 앞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내 휴대폰에 적어 놓은 옷차림 색깔들이다. (몇 일 간격으로 무작위로 선택해서 적었기에 부족하지만 일반화된 경향성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

 

까망(깜장 또는 검정이 표준어지만 까망이라는 발음이 좋아 이 단어를 선택했다)이 압도적으로 많다. 까망을 제외하고는 누렁(베이지)과 카키(지녹색) 회색(진회색) 남색(네이비)등이 많이 보였다. 하양도 간혹 보였지만 다른 색들은 10명 중 3명 정도이고 그냥 거의가 다 까망을 입고 있다.

 

수트를 비롯하여 코트, 패딩, 파카 등 거의 모든 아우터들의 색깔이 까망이다. 아니면 진회색이거나 진녹색, 어두움 밤색 등 칙칙한 색상 일색이다.

 

정말 단조롭다 못해 희한한 풍경이다(19일은 정말 대박이었음..ㅎㅎ).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까망을 무쟈게 좋아하나부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리 많은 까망을 입을 수는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까망을 무쟈게 싫어한다. 왜냐면 까망은 저승사자를 상징하는 장례의 색깔이라 그렇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마귀의 색도 까망이며, 조폭의 옷도 까망이다. 더군다나 보안요원도 까망을 입으며 웨이터도 까망을 입는다.

 

이런 까망을 일상복의 색으로 입는다? 흠, 대단한 용기와 단호한 패션철학이 있지 않는 한 입기에 요원하다. 왜냐하면 까망은 어떻게 입어도 소화하기 힘든 색상이기에. 유일하게 시도할 수 있는 수준이 블랙&화이트 정도인데 이것도 아주 패션의 달인들이나 소화할 수 있다.

 

오~ 그런데 정말 출근길과 퇴근길의 지하철 인파의 물결은 깡망이 대세이다. 가방도 까망 구두도 까망. 사무실이 장례식장도 아닌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까망을 그리도 많이 입고 다니는 지 모르겠다.

 

도대체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시시하지만 다음의 3가지다.

 

첫째,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가 옷 입는 거에 도통 관심이 없다. 특히 중년 이상들은 매우 심하다. 그래서 손에 잡히고 편안한 옷들을 즐겨 입는데 싸기까지 한 대부분의 겨울 아우터들이 거의가 까망 아니면 채도가 아주 낮은 칙칙한 색들이다. 따뜻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입고 다닌다.

 

둘째, 세탁비를 아끼기 위해서다. 까망은 때가 탔는지 안탔는지 전혀 모르는, 일명 모든 것을 덮는 색이다. 커피가 묻어도, 김칫 국물이 떨어져도 표시가 거의 나지 않는다. 단지 하양 계열만 묻히고 다니지 않으면 되는데, 그런 건 밥풀 정도만 조심하면 된다. 옷에 묻을 생활 속의 하양은 정말 드물다. 

 

셋째, 이건 특히 남자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색깔있는 옷을 스스로 구매해 본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니 스스로 자신이 입을 옷을 구매해 본 적이 별로 없기에 그렇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학창시절 줄곧 교복을 입는다. 교복을 벗는 대학생 때는 엄마나 여자친구가 골라 준 옷을 입고 다니고 결혼을 해서는 아내가 골라준 옷을 입고 다닌다. 그러니 자신이 무슨 스타일의 옷을 좋아하고 무슨 색의 옷을 입어야 어울리는지 그 시도를 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까망이나 무채색의 겨울 옷들을 입고 다니게 된다. 의도하지 않게 말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까망을 주로 입고 다니는 옷차림이 특별한지 거의 모르고 지낸다. 그도그럴것이 문밖을 나오면 대부분이 자기와 비슷한 까망들이 도처에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까망은 특별한 색이다. 직업적으로 입어야 되거나 특별한 장소에서 주로 입는 색이다. 물론 일상에서도 시크한 스타일로 까망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패셔니스타에 한한다. 까망을 입어서 시크한 멋을 내기는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이냐....라고 한다면 내 대답은 하나다. 까망을 자제해 달라는 말이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7곱 빛깔의 무지개 색상들이 많이도 나와 있는데 여러 가지 색을 즐겨보라는 거다.

 

색깔을 선택해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건 작은 즐거움이다. 과거에는 개인이 색을 선택할 수 없었다. 그냥 주어진 색을 계급에 맞게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할 뿐이었다.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녹-자-비 또는 자-비-청-황의 색깔은 이를 대변해 준다.

 

서양에서도 중세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반 백성이 금해야 할 색깔이 정해져 있었다. 보라나 빨강 또는 노랑 파랑은 시대에 따라 일부 특권층만 입을 수 있는 색상이었다. 일반 백성이 이들 색깔을 입고 돌아다니면 국가에서 이들을 잡아 극형에 처하기도 했다.

 

과거에 색깔은 통치 계급을 나누는 일종의 상징 체계였다. 그러나 그때에도 까망은 일상생활에서 거의 입지 않는 색상이었다. 사제 계급이 의식행사(장례) 때에나 입는 정도였다. 서양회화사의 그림들을 죽~ 봐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 이제는 계급도 없어지고 색깔로 생활을 규제하는 시대도 지났다. 누구나 색을 선택하고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어떻게 보면, 색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역사에서  조용하지만 가장 큰 혁명처럼 생각된다.

 

이런 좋은 시대에 왜 서울 시민들은 까망 옷차림이 일상에서 넘쳐나는지 모르겠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처럼 우리도 형형색색으로 지하철을 물들였으면 좋겠다~

 

 

[덧]

1. 지하철에서 옷차림들을 살펴보다가 아주 재밌는 사실을 덤으로 발견했다. 옷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은 신발도 까망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거 같다. 베이지색 바지나 회색 그리고 까망 바지 할 거 없이 거의가 까망 구두나 까망 운동화다. 근데, 그거 아시는지. 까망 수트 바지에는 까만색 구두만 신어야 된다는 거. 까망에 갈색 구두를 신는 건, 오우~ 안될 말이다. 수트를 입는 대원칙 중 통일성의 원칙에 위배되기에~

회색이나 베이지 색 바지에 무슨 구두를 신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까망 바지만큼은 검정 옥스퍼드 구두를 신도록 해보자.

2. 신발은 대개가 구두아니면 운동화인데, 운동화의 10에 8은 뉴발이다. 특히 여자들은 거의 가 똑같다. 하프코트에 스커트이건 아님, 파카에 데님 바지이건 거의가 운동화는 뉴발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사람들의 획일성을 들먹일때마다 똑같은 옷차림을 지적하곤 하는데, 내가 내 눈으로 확인해 보니 정말 그렇다.

아, 그리고 여자분들.. 제발 온통 검정 옷차림에 알록달록한 뉴발 운동화만큼은 자제해 주길 당부드린다. 하나도 멋지지 않다. 단연코~!

4. 흠...남자들을 위해 몇 권의 책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 에스콰이어 편집장이 낸 책이 제일 처음 떠오른다. 가장 기본에 충실한 남자들의 옷입기에 대한 수다~

그리고 색깔 선택을 위해 유익한 몇 권의 책도 덤으로 생각난 김에 첨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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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12-05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박 공감합니다.
한국에는 검은색밖에없어요...

yamoo 2013-12-09 21:21   좋아요 0 | URL
공감해 주셔서 감솨~합니다..ㅎㅎ
곰발님께서 이 주제를 갖고 페이퍼를 쓰신다면 기막힌 페이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가넷 2013-12-06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 모르겠어요.ㅋㅋ 말끔하게 입고는 싶은데 잘 안된다는 거...ㅠㅠ

yamoo 2013-12-09 21:25   좋아요 0 | URL
말끔하게 입는 거 좋지요~ㅎㅎ 근데 그거 어렵지 않아요.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색만 대충 맞줘 입으면 끝이에요. 베이지 색의 치노바지(면바지)에 푸른 색 자켓을 몸에 맞게만 입으면 됩니다. 말끔 + 세련 + 차도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ㅎㅎ 중요한 건 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된다는 거에요. 그럴려면 자신의 신체 치수를 정확히 알아야지요. 몸에 맞는 옷만 입는다면 말끔하게 입는 건 덤으로 따라 온답니다^^
 

오우~ 하루에 포스트를 두 개씩이나 쓰는 날도 있구나..ㅎㅎ 그래도 생각난 김에 투덜거려야 겠다.

 

아, 진짜 이건 해도 너무 한다. 살림 문고가 아무 예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더군다나 아주 야금야금 올리고 있는 중이다.

 

3300원에서 4800원으로 대폭 올려놓고 있는데, 이건 임금인상 대비 치명적인 책값 인상이다. 경험상...다른 어느 출판사 어느 총서를 봐도 이런 정도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은 것 같다.

 

살림문고를 가격이 싸서(현재 발행되고 있는 문고본 중에서 가장 문고본에 적절한 가격이라) 애용해 왔는데, 이제는 가격 매리트가 하나도 없을 듯.

 

4800원에 살림문고를 사서 읽느니, 차라리 책세상 문고본 우리시대 총서 시리즈를 사서 읽겠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인상인가?!

 

살림문고(100권 돌파)와 책세상 문고 우리시대(90여 권)를 꽤 많이 애독해봐 온 독자로서 살림문고가 책세상 문고본만큼의 가격을 쳐 받는 거에 심히 부아가 치민다. 퀄러티와 양 면에서 책세상 문고 3900원 짜리(2000년대 초반 가격)가 현재 4800원에 나오고 있는 살림문고본 보다 훨씬 뛰어나다.

 

분량 면에서도 비교가 불가하다. 살림문고본은 100페이지를 넘는 책이 하나도 없다(물론 가격을 올린 320권 이후의 가격대는 모두 4800원이고 2013년 출간된 책들은 120페이지 정도 된다).기획의도 면에서 그런 거라 이는 뭐라 할 수가 없지만 우리시대 문고 초기 3900원짜리를 단순 비교해 봐도 살림문고는 우리시대 문고를 양적으로 뛰어넘을 수 없다. (전반적으로 책세상 문고들이 질적으로 훨씬 밀도가 높다.)

 

예컨대 우리시대 문고본 초기에 발간된 3900원짜리 1-10권의 분량은 일단 100페이지를 훌쩍 넘는다. 배판은 살림문고본보다 커서 분량상 우리시대 문고가 25%이상 많다. (현재는 3900원짜리가 4900원으로 천원 인상됐다.)

 

좀더 구체적으로 적시해 보겠다. 살림문고 1p에는 약 552자가 들어간다. 1권당 90여 페이지이니 약 49680자이다. 줄간격 32, 글자크기 10포인트로 설정해서 A4용지로 환산하면 약32장 분량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2000년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발행된 3300원짜리 살림문고본들은 많이 팔린 순으로 가격이 4800원으로 인상되어 출간되고 있다. 예컨대 지금 읽고 있는 살림지식총서 222권 <자살>(95p)은 2007년 2쇄본이다. 서점에서 보니 4800원이다. 2013년 출간된 책들은 4800원이라 그런지 100페이지가 넘고 일부 책은 종이 질이 코팅지이고 컬러가 들어간 책도 보인다.

 

 

 

반면, 책세상 문고본은 절대적인 가격 인상 정책을 쓰지않고 페이지당 가격을 적용하여 두깨가 두꺼우면 가격을 좀 더 받는 수준이다. 최근 책세상 문고 고전의 세계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 살림문고 수준만큼은 올리지 않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전의 세계 1권인 에르네스트 르낭의 <민족이란 무엇인가> 2003년 1쇄 본은 140페이지에 5900원이었다. 현재는 6900원에 책정되어 있는 걸로 봐서는 1천원 올렸다. 최근 발매된(2013년 6월) 칼 만하임의 <세대문제>는 164페이지에 7900원이다.

 

 

 

 

결론적으로...살림 출판사가 너무 한다고 생각한다. 가격인상 시 최소한 띠지나 광고를 통해 알려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건 범우사의 범우문고 가격을 올릴 때와는 정말 판이하게 다르다.

 

범우사가 범우문고본 가격을 2000원에서 3300원으로 올릴 때 대대적으로 송구스럽다며, 좀더 좋은 퀄리티로 찾아 뵙겠다고 해서 나온 것이 종이 질 변경과 표지 레이아웃 변화였다. 물론 종이질이 전보다 더 안좋아졌지만 독자를 대하는 배려 면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하지만 살림 출판사는 책의 가격을 인상하는 데 책이 하나도 바뀐 게 없이 그냥 가격만 올렸다. 그것도 50%가까이! 정말 밉다~!

 

헌데 더 기가 찬 건 큰글자 판으로 나온 살림지식총서를 보고 경악했다. 책가격이 무려 12000원이나 되었다! 단지 문고판을 고교 교과서 판형으로 크게 확장했을 뿐인데!!!

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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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3-12-0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유감이네요.

yamoo 2013-12-05 16:55   좋아요 0 | URL
네~ 그래요...정말 유감이어요~

가연 2013-12-0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ㅠ 할인할 때 묶어서 구입을 했는데 지금 보니깐 가격들이 장난아니었네요.. 제가 구입할때도 가격이 원래 이랬는지 기억이 안나긴 하지만..

yamoo 2013-12-05 16:57   좋아요 0 | URL
묶어서 구입하면 정가 확인을 잘 안하게 되지요. 가격을 일률적으로 올린게 아니라 인기종 위주로 단계별로 인상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도 구입하신 종류에 따라 드를 듯합니다~^^

양철나무꾼 2013-12-05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권의 적당한 가격에 대해서 종종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저는 어느 때는 계획없이 책을 마구 사재기 하기도 하는데,
한참 지난 후에 보면 베어넘겨진 나무가 아까운, 종이값이 아까운 그런 책들도...더러 있습니다.

요즘은 책을 컴으로 편집하기 때문에,
이마트 같은데 보면, 사이즈 줄이고 색상 줄여서 가격을 저렴하게 받기도 하던데...
이런 출판사도 있군요.

yamoo 2013-12-05 18:46   좋아요 0 | URL
책 구매는 적당히 해야 하는데...에휴~ 총서 위주로 모으다 보니, 알라딘 중고서점 때문에 그냥 병적 수준으로 책을 사다 모읍니다요..ㅠㅠ
종이 값이 아까운 책은 없지만 똑같은 책을 두권 사거나 너무 많이 사서 읽을 염두가 안난다는..ㅜㅜ

이마트 책은 중고로도 알라딘에서 사지 않더군요~
근데, 혹시 나무꾼님 살림지식총서를 한 권도 않읽어 보셨는지요...이 총서 시리즈 꽤 유익합니다. 근데 가격을 넘 많이 올려서 이제 예찬은 더이상 하기 힘들거 같아요..ㅎ

쉽싸리 2013-12-05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임금인상율 대비 책값 비싸요. 이러니 중고책만 기웃기웃. 신간도 가끔 읽어줘야 하는데 엄두가 안나요. 살림이나 책세상 고전은 중고에도 잘 안나오는듯해요. 좀 과장해서 이건 뭐 하늘 높은줄 모르는 책값입니다. ㅜㅜ

yamoo 2013-12-09 21:31   좋아요 0 | URL
살림문고와 책세상 고전은 일반 헌책방에는 잘 안나옵니다. 하지만 알라딘에는 아주 많아요~ 알라딘 중고서점을 돌아다니면 지점마다 최소 10권 이상씩은 미치되어 있더라구요~ㅎ 가격도 1300~2900원 선으로 아주 저렴합니다. ㅎ 단 책세상 고전 6900원짜리는 3천원을 약간 넘더라구요~
저도 요즘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살림문고와 책세상문고본이 눈에 띄면 곧바로 데려 온답니다~^^

살림지식총서 2014-01-13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살림지식총서 담당편집자입니다.
우연히 글을 보고 들르게 되었는데요.
우선 살림지식총서에 대한 관심과 따끔한 질책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몇 가지 답변을 드리는 것이 도리일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살림지식총서>는 2012년 5월 출간분부터
3300원에서 48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되었습니다.
인상 전후 저희가 충분히 고지를 못한 것 같습니다. 이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후 신간은 물론 새로운 쇄를 찍는 구간도 동일하게 가격을 인상하고 있습니다.
책값 인상은 약 4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지게 되고요.
따라서 2014년 1월 현재, 3300원과 4800원 두 종류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살림지식총서>는 첫 출간 이후 지난 10년 동안 한 번도 책값을 인상하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정가 인상 고민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수익사업을 목적으로 시작한 출판이 아니었기에 잘 견뎌왔고,
2년 전부터는 전국공공도서관에 '살림지식총서 기증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부득이 책값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물가 상승률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시대 변화에 따른 편집의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책에 따라 분량이 늘어날 필요도 있었고, 컬러판 출간과
기존에 발행된 구간 개정 작업 등에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듭니다.

48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책으로 거듭나고자
계속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질타의 목소리도 겸허히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yamoo 2014-01-18 13:22   좋아요 0 | URL
흠...그러시군요. 살림지식 총서를 애용해 온 저로서는 매우 아쉬운 가격 인상이었습니다. 4800원은 너무 심하지 않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편집에 따른 변화가 있는 책은 가격을 좀 올려받고 그렇지 않은 책들은 새로운 편집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고 사료됩니다.

왜 신문지 종이로 페이퍼 백을 발행할 생각은 안하시는지요? 표지도 현 범우문고판 정도로만 해도 기존 대비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텐데요~

독자를 생각하고 그만큼 양서를 널리 읽히기는 것을 살림 출판사의 운영 기조라고 한다면, 제가 위에 언급한 정도로 편집을 하면 될 듯합니다만...

살림 출판사 측에서는 그런 생각을 안하시고 계신 모양입니다. 과연 일부 컬러도판이 들어가고 편집을 새롭게 보완해서 48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이 나올 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현재 4800원으로 인상된 책은 기존의 3300원 책과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거든요~

책가격 인상에 대한 얄팍한 변명처럼 들립니다. 뭐, 저는 이정도 불만섞인 얘기를 늘어놀 정도는 됩니다. 지금까지 살림문고 100권 이상 사서 보고 있거든요. 독자들의 질타의 목소리 운운 해도 가격을 4800원으로 전부 인상한다면 겸허히 듣는게 아닙니다.

과연 4800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이 나오는 지 지켜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입니다만, e시대의 절대사상 시리즈도 조만간 대폭 가격인상을 단행할 거 같은데...
가격을 내리는 것이 독자에게 사랑받는 첫걸음임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어떻게 가격을 적게 받으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담을지 생각하셔야지 그냥 시대 변화에 따른 편집 변화라는 명분은 독자들을 절대 설득할 수 없습니다. 독자들을 움직이는 건 다름 아닌 가격입니다. 가격!

문고본의 적정가격은 3000원을 넘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1인 입니다. 이점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한규준 2020-10-19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0년 현재 전자책으로 2천원에 구매가능합니다.
 

이제 브라질 월드컵이 성큼 다가왔다. 더군다나 이번 주 토요일이면 재미있고도 중요한 월드컵 조 편성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축구 매니아가 아니더라도(심지어 야구 매니아까지) 월드컵은 상당히 매력적인 구기 스포츠 세계선수권대회다. (축구가 아주 인기가 있어서인지 축구의 세계대회만 '월드컵'이라는 고유명사를 얻었다.)

 

나 역시 축구광 중 한명이라서 4년마다 한 번씩 있는 이 대회에 지대한 관심이 있다. 그래서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우리나라 조편성과 16강 예상을 해 보곤 한다. (물론 우리나라가 월드컵에 출전하리라는 당연한 전제를 깔면서. 역시 이번에도 우리는 32개국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ㅎ)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때에도 블로그에 우리나라 경기력과 조별리그 예상 그리고 16강 진출여부에 대한 글들을 쓴 바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예선 대회 때와는 달리 아주 간신히 브라질 월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다. 좋은 멤버로 이상한(?) 경기력을 선보인 건 순전히 감독탓이라 생각한다.

 

뭐, 어쨌거나 우리나라도 02월드컵 이후로 점차 세계축구 수준에 근접해 가고 있다. 또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도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 톱 수준의 위치와는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나는 이 상황을 대한축구협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그래서 히딩크 전 감독도 지적했다시피 조편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16강 가능성이 드러날 것이다. 네이버에서도 우리나라 조편성 알아맞히기 이벤트도 하는 걸 보니 재미있는 이슈긴 한가보다. (근데 어떻게 검색어 80퍼센트를 점유하는 회사가 이벤트 당첨자를 달랑 3명만으로 제한했는지...참 거시기 하다~)

 

네이버 이벤트가 생각난 김에 알라딘 페이퍼에다가 우리나라 조편성을 한 번 예상해 보기로 했다. 아마도 내 예상이 드러맞을 것만 같은 근자감이 든다..ㅋㅋ 조편성 시드 배정 국가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네이버 이벤트 사진을 가져와 봤다. (축구좋아하시는 알라디너 분들도 해 보시길..ㅎ)

 

 

 

 

문항은 2개이다.

1.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이 속한 조의 편성은?
2. 2014 브라질 월드컵, 내가 생각하는 죽음의 조는?

 

자~ 일단 실현성 있는 예상을 해 보자. 가장 꿀 조인 스위스-한국-그리스-알제리 편성은 논외로 치자. 이건 뭐, 로또 4등 맞기보다 어려운 확률일거 같으니까..ㅋㅋ

 

1. 독일-코트니부아르-한국-잉글랜드

죽음의 조는 아니지만 죽음의 조에 상당히 근접한 편성이다. 브라질과 스페인을 피했다는 면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겠다. 잉글랜드가 지난 대회에 비해 전력이 많이 떨어지는 팀이긴 하지만 전통의 강호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코트니부아르는 아프리카 최강 팀. 하지만 독일과 잉글랜드는 월드컵 예선 토너먼트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는 팀들이다. 특히 잉글랜드는 피파 주관 각종 큰 대회에서 8강 이상에 진출한 적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본선 조별예선에서 진적이 없는 예선토너먼트의 제왕 팀 중 하나이다. 한국으로서는 1승을 노릴만한 팀이 없다는 게 최악이 아니라 예선토너먼트 극강의 팀들과 같이 경쟁해야 하기에 우울하기 그지없는 조편성이랄 수 있겠다. 1무 2패나 3전 전패가 예상된다.

 

2. 우루과이-알제리-한국-네덜란드

뭐, 1번과 같이 죽음의 조에 근접한 편성. 아니다. 그냥 우리나라에게는 죽음의 조다. 우루과이는 한국 킬러고 네덜란드는 양민학살 전문 팀이다. 네덜란드의 조별리그 양민학살 수준은 그 명성이 자자하다. 우리는 이미 98 프랑스 월드컵에서 경험한 바 있다. 0:5패배...우루과이와 더불어 A매치에서 우리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나라다. 알제리가 그나마 1승 상대다. 1승한다처도 알제리가 우루과이와 네덜란드에게 패하면 우리가 1승1무1패해도 16강 진출은 요원하다. 한 마디로 이 조에 편성되면 우리는 짐싸야 한다. 1승2패, 1무2패가 예상된다.

 

3. 콜롬비아-한국-보스니아-프랑스

흥미로운 조편성이다. 스페셜 포트로 프랑스가 선택된 조이기에 그렇다. ㅎ 겉으로보기에는 2강 2약처럼 보이지만 뚜껑을 열면 혼돈의 조일듯..잘 알려진대로 우리나라의 시나리오는 시드배정 국 중에서 개최국 브라질과 독일 스페인을 피하는 것이 희망사항이다. 이 조편성은 일단 우리의 시나리오는 충족하는 면에서 최악을 피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을 수 있는 편성이다. 콜롬비아가 피파랭킹으로보면 매우 강팀인것처럼 보이지만 콜롬비아는 본선무대에서 보여준 실적이 전무하다. 94미국 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예선탈락의 쓴 경험을 갖고 있다. 지금의 콜롬비아 팀이 그때의 수준을 능가한다고 하지만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드배정국 중에서 (어디까지나 상대적이지만) 콜롬비아와 스위스, 벨기에 정도 만나면 한국으로서는 최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들국가는 상대적으로 브라질, 독일, 스페인, 아르헨티나보다 분명히 수월하다. 해볼만한 상대란 말이다. 보스니아 역시 유럽예선 국가들 중 그리스와 더불어 한국이 가장 만나고 싶은 팀이다. 4포트에서 프랑스가 걸려 다소 껄끄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볼만한 대진이다. 물론 남아공 월드컵 조편성보단 안 좋다. 그래서 1승1무1패가 한국이 노릴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다. 가장 높은 확률은 아마도 1승 2패 또는 2무 1패 정도아닐까..

 

4. 스페인-가나-한국-러시아

흠....이 편성은 정말 흥미롭다. 1강2중1약. 물론 스페인이 1강이고 우리가 1약이다. 헌데, 스페인을 제외하고는 그나마 해 볼만한 팀들이다. 왜냐하면 러시아와의 지난 평가전을 보건대, 열심히 노력하면 못넘을 팀은 아니다. 가나는 정말 까다로운 팀이지만 전통적으로 우리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아프리카 팀들을 만나 매우 선전했다. 5개 국가를 만나 1번만 졌다. 가나가 8강 정도의 실력을 갖춘 수준급의 팀인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해 볼만한 상대가 가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가나가 아프리카 팀들 중에서 코트니부아르와 함께 최고의 전력을 갖춘 팀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왠지 선전할 것 같다. 1승1무1패, 3무, 2무1패 ...정도가 되지 않을까?

 

5. 벨기에-에콰도르-한국-이탈리아

죽음의 조 수준이지만 흥미로운 편성이다. 유럽 2팀이 모두 시드국가와 마찬가지인 국가들. 벨기에는 떠오르는 강팀이고 이탈리아는 전통의 강호다. 매우 어렵게 보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들 국가와 붙어 1무를 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1무 대상은 물론 벨기에다. 운이 좋아 2무도 할 수 있다. 왜냐면 우리는 전통적으로 이탈리아에 강했으니까. 하지만 전력상 현실적으로 이들 국가와 붙어 1무승부만 거둬도 성공이다. 나머지 에콰도르만 잡으면 충분히 16강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남미에서 개최되는 만큼 남미국가들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험난한 조편성일 수 있지만 전략을 잘 짜면 최상의 1승1무1패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근데 현실적으로는 1승 2패나 2무 1패가 예상된다.

 

6. 아르헨티나-카메룬-한국-크로아티아

최악이다. 한국은 카메룬에게 1승을 노려볼 만하지만 이 조에 걸리면 무조건 짐을 싸야 할 듯. 아르헨티나를 말하는 것은 손 아프고, 크로아티아는 지난 평가전에서 2군에게 심하게 발렸다. 우리나라에겐 정말 저승사자같은 팀들이다. 재수없으면 3전 전패도 가능할 듯..이 조에서 잘하면 1승2패 정도..탈락이 예상된다..ㅋㅋ

 

7. 스위스-칠레-한국-포르투갈

시드배정국 중에서는 스위스를 만난게 행운이지만 포루투갈과 칠레를 만난 건 불운이다. 하지만 이 편성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02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리가 속했던 한국-미국-포르투갈-폴란드 조와 매우 흡사한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유럽 2팀을 만나면 매우 고전했던 경험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 편성이면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16강 사활은 포르투가 아니라 칠레다. 칠레의 경기력은 옛날 살라스-사마라스 투톱이 뛸 때의 수준 그 이상이다. 칠레의 전력은 이번 월드컵에서 벨기에, 콜롬비아와 더불어 다크호스로 분류되기 충분한 팀이다. 칠레 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조별리그 성적이 좌우될 듯...스위스는 필승 전략으로 임하고 포르투갈과 칠레 중 한 팀만 비기면 충분히 1승1무1패를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면 2무1패나 1무2패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8. 브라질-알제리-한국-보스니아

뭐,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우리가 가장 희망하는 스위스-알제리-한국-그리스 조는 아니지만 16강의 희망이 가장 높은 편성이다. 우선 이 조에 우리가 편성되면 브라질이 무조건 3승을 할 확률이 높다. 나머지 3팀 중 한 팀이 16강 티켓을 가져가겠지만 그 한 팀이 우리가 될 가장 이상적인 조편성이다. 나는 이 조가 우리나라 16강 필승의 조라고 생각한다. 브라보~

 

 

뭐....이 정도 예상해 본다. 1번, 2번, 6번, 8번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편성될 수 있는 조별 라운드 상황이다. 대부분 죽음의 조라고 꼽는 브라질(스페인)-프랑스-한국-이탈리아(네덜란드) 조의 편성과 그리 달라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가 가장 희망하는 스위스-알제리-한국-그리스 조는 기대하기 매우 힘들고 아주 험난한 월드컵 예선 경기를 보게 될 듯하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좋은 대진운을 받아들듯..

참고로 내가 생각하는 죽음의 조는 스페인-프랑스-멕시코-이탈리아 이다.

 

 

이제 브라질 월드컵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축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슈팅 라이크 베컴>이나 축구에 관계된 책들과 함께 월드컵을 즐길 수 있으면한다. 이번 기회에 오프사이드 규칙을 숙지하면 더 흥미진진한 월드컵 축구를 즐길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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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13-12-10 08: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예상이 빗나갔지만 우리나라는 꽤 좋은 조에 들어갔다는 걸 의심할 수 없다~! 열심히 준비해서 16강 가자~~ㅎㅎ
 

예전 페이퍼에 논리학에 대한 책을 추천한다고 해 놓고 두 손 놓고 있었다. 천성이 게으르다는 게 주요 원인이겠지만, 논리학(논증 포함) 분야만큼 인기 없는 책도 없기 때문이다.

 

읽기 매우 힘들고(경제학 책보다 어렵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 효용성에 매우 회의가 드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나 수업을 듣는 희귀한(?) 학생을 제외하고는 찾아서 읽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분야의 책이 아무리 좋아도 거의가 초판 1쇄에서 절판되곤 한다. 해마다 찍어내는 책이 있긴 하지만 교과서적 성격이 매우 짙은 책이다. 예컨대 어빙 코피나 스티븐 바커 그리고 제임스 커니의 책들을 제외하고는 2쇄 이상 찍는 논리학 입문 책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리 쉽고 유익한 논리학 입문 책들을 발견해도 추천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추천했다가 이해 안되는 어려운 용어에, 거기다가 연습 문제까지 있으면 바로 책을 덮고서 추천한 사람을 향해 다음과 같은 원망을 날리기 때문이다.

 

 '이런 책이 쉽다고?! 젠장맞을 녀석같으니라고!'

 

그래서, 여지껏 추천을 밀어온 것이 핑계 아닌 핑계였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도 없고(있으면 친절히 풀어서 해설해 줌) 연습문제도 없는(있어도 매우 쉽고 문항이 몇 문제 안되는..) 그런 책들이면 괜찮겠다 싶어 페이퍼를 발행해 보기로 했다.

 

선정 기준은 고등학교 교과서인 <논리학>이다. 교학사에서 고등학교 교과서로 발간된 <논리학> 책보다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골라봤다. 단언컨대 쉽고 유익하다!

(그런데, 가장 쉬운 책을 선정한다고 하더라도 소설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에 독자에게 관심과 인내력을 어느때보다 요구한다.)

 

우선 책을 추천하기 앞서 소설과 영화로 논리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자 한다. 관심이 없으면 책이 손에 잡히지 않고 읽을 당위성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논리학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가장 좋은 책은 맥스 슐만의 <사랑은 오류>(웅진, 1997)라는 단편이다. 포스트모더니즘 걸작 선집에 포함된 작품. (오래 전에 절판되어 현재 알라딘 이미지 사진이 없다.) 소설의 백미는 끝내주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다.

 

분량이 별로 많지 않은데 무서운 흡입력이 있는 작품이다. 논리학에 대한 오류가 개략적으로 스케치 되어 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다. 논리학을 이렇게 빼어난 스토리 속에 녹여 낼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로 신기하다.

 

저자 슐만이 논리학에 매우 밝았던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단편 속에 물흐르듯 논리학의 내용을 녹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논리학에 대한 흥미와 재미 면에서는 이 책을 따라올 책은 없다. 한 번 읽어보면 논리학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소설을 봤다면, 바로 논리학 입문서로 들어가지 말고, 영화를 한 편 보자. 이 영화를 보면 논리학과 논증 분야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얼마나 강력한 도구로 활용 되는지 알 수 있다. 궤변을 완벽히 논리적으로 늘어놓는다면 일반 대중의 정신을 쏙 빼놓을 수가 있다는 것을 영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희대의 협잡꾼같은 영화는 <땡큐 포 스모킹>. 나는 이 영화를 논리학과 논증에 관계된 최고의 영화로 떠벌이고 다니곤 한다. 2번 3번 봐도 내 결론은 매한가지다. 논리학과 논증에 관계된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고 유익한 지는 보면 알 수 있다. 에크하론의 빼어난 연기와 감독의 출중한 연출력은 이 영화를 보는 보너스다.

 

 

 

자, 논리학에 대한 워밍업을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읽을 책을 살펴보자.

 

가장 먼저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은 매키너리의 <똑똑한 논리책>(랜덤하우스 코리아. 2005)과 앤서니 웨스턴의 <논증의 기술>(필맥, 2010)이다. 매키너리의 책은 형식논리학과 논증의 기본을 알려주고 있고, 웨스턴의 책은 논증의 기초와 논증적 글쓰기의 기본을 훈련시켜 준다. 논증에 관계된 책 중에서 웨스턴 책만큼 쉬운 책은 단연코 없다. 너무 평이해서 건질게 별로 없다는 불평도 있긴 하지만 그만큼 입문자에게 최적의 책이라는 반증일 것이다. 논증적 글쓰기가 도무지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보시면 답답했던 뭔가가 뻥 뚤리는 느낌을 맞볼 수 있겠다.

 어쨌든, 두 권 모두 얇고 쉽게 서술되어 있다. 중학교만 졸업해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범죄 수준으로 쉽다.^^;;) 기본 개념들을 너무도 쉽게 풀어서 설명해 주는, 이 분야 입문서 중의 제왕격인 책들이다. 특히 웨스턴의 책은 판을 거듭해서 나오고 있는 중이다. (아쉽게도 매키너리 책은 절판이다.)

 

 

위의 책들이 좀 얇고 건질 게 별로 없다고 생각된다면 최훈 교수의 <논리는 나의 힘>(세종서적, 2003)과 후쿠자카 가츠요시의 <논리학 실험실>(바다출판사, 2008)을 권한다. 두 책 중에서 후자가 더 쉽고 논리적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훈 교수의 책은 논리학 교과서를 고등학교 수준으로 낮춰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는 게 장점. 물론 교과서 유형으로 편집된 책이라서 그리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는 없지만 고등학교 논리학 교과서 보다 훨씬 쉽고 알차다. (장담컨대 논리학 교과서보다 딱딱한 편집은 아니다) 다만 연습문제가 장마다 있는 것이 큰 단점이라 할 만하다. 400쪽이 조금 넘는 분량도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한권으로 형식논리학과 비형식논리학의 개략적인 기본은 마스터할 정도는 된다. 유익한 면에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입문서다.

 <논리학 실험실>은 논리학적 마인드 형성을 돕는 책이다. 책의 기획 방향도 그런 쪽이어서 교과서형이 싫다면 후쿠자카 씨의 책을 강력히 추천드린다. 책의 주요 주제는 과학적 사고방식에 대한 논증과 추론이다. 과학적 설명의 논리를 이 정도로 쉽고도 간결하게 설명해 주는 책은 매우 드물다. 논리학적 사고의  액기스가 뭔지 알고자 하는 분이라면 더 없이 좋을 듯.

 그런데 사실 두 책을 같이 읽어보면 저자들의 논리적 내공이 간접적으로 비교된다. 최훈 교수의 책은 솔직히 정보의 나열에 그치고 있다. 논리학 교과서를 좀 쉽게 다듬은 정도다. 이에 반해 후쿠자카 씨의 책은 논리학적 지식이 과학적 사고와 맞물려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분량이 좀 작고 다루는 분야가 과학적 추론과 설명에 한정되어 매우 아쉬움이 남아서 그렇지 과학적 추론과 논리적 사고방식을 배우는 데 그만인 책이다.

(최훈 교수의 책은 고교 논술 때문인지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는 느낌이다. 그리고 계속 판을 거듭하여 매년 간행되고 있다. 조금 과장한다면 대학교 교양 논리학 수업을 이 책으로 대체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서 많이 팔리고 있는 거 같으니, 개인적으로 <논리학 실험실>을 강추한다~)

 

 

 

이 외에도 논리학의 주요 주제 중 하나인 패러독스(딜레마)를 '사고실험'이라 하여 에피소드 별로 엮은 입문서도 있다. 대표적인 책이 줄리안 바지니의 <유쾌한 딜레마 여행>(한겨레, 2007)과 마틴 코헨의 비트겐슈타인 딱정벌레(서광사, 2007)다. '사고실험'을 지향하는 책들이기에 에피소드마다 생각을 해야한다. 좀 머리가 지끈거릴 수는 있지만 읽고나면 딜레마를 논리적으로 다루는 방식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책들이다.

 두 권 모두 비슷한 유형이지만 바지니의 책이 코헨 책보다 다루는 범위가 좀 넓다. 겹치는 에피소드도 꽤 많다. 하지만 읽기에는 코헨 책보다 훨씬 낫다. <비트겐슈타인 딱정벌레>는 좀더 철학적인 에피소드들을 다루고 있지만 번역이 바지니의 책보다 안 좋은 게 흠이다. 피터 케이브가 쓴 <사람을 먹으면 왜 안되는가?>(마젤란, 2009)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3권을 같이 읽어보면 바지니의 책이 갑임을 알 수 있다.)

 위 책들이 물론 평이하긴 하지만 읽다보면 좀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에피소드 유형이 정형화 돼 있기 때문. 이런 점이 좀 거시기 하다면 멍윈지엔의 <이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페퍼민트, 2007)를 놓치면 매우 애석하다. 이 책 역시 패러독스를 다루고 있지만 서양철학의 패러독스뿐만 아니라 동양철학의 패러독스 내용을 상당한 분량으로 소개해 주고 있다. 소설형식을 띠고 있으면서도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만일 위의 책들로 패러독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면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패러독스의 세계>(뿔리와 이파리, 2005)도 눈여겨 보면 좋을 듯하다. 논리학을 심도깊게 연구하는 민찬홍 교수에 의해 번역됐다.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이 책은 패러독스에 대한 일급 비서이다. 패러독스가 철학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학과 수학 그리고 문학 등 여러분야에 걸쳐있는 매력적인 주제임을 환기한다. 파운드스톤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다. 혹시 논리학이나 논증을 혐오하는 분들이라도 이 사람의 책만큼은 읽어보자. 어떤 주제든 그를 통해 나오는 얘기들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으니까.

 

 

흠, 많이도 썼다. 추천은 여기까지다. 정말 조심스럽게 쉽고 흥미있는 책 위주로 소개해 봤는데, 그래도 불안하다. 이 분야는 거의 읽는 사람들이 없으니~

혹시나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겠지만, 이 페이퍼를 통해 논리학에 흥미를 가진 분들이 계시다면 위에 잠깐 언급한 어빙 코피나 제임스 커니 또는 로버트 바움의 <논리학> 교과서로 논리학을 본견적으로 공부해 보시길 당부드린다. 논리학 공부는 끝이 보이는 몇 안되는 학문 분야이기에 도전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그런게 아니라면, 그래서 그냥 교양 수준에서 최고 수준의 논리학 책을 찾으신다면 미우라 도시히코의 <논리의 힘>(루비박스, 2007)은 반드시 만나봐야 할 책이다!

 

 

[덧붙임]

인기가 거의 없는 분야의에 대한 추천 페이퍼라 개인적으로 헛심을 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분야는 읽는 사람만 지속적으로 읽어나가는, 아니면 마지못해서 읽을 수밖에 없는, 그래서  좀 재미 없는 분야입니다. 특히나 따지는 거 되게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 상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분야이지요. (그래도 읽으면 매우 유익합니다!) 이런 분야의 책을 찾아 읽느니 차라리 서재 이웃분이신 다락방님이 출간한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를 읽는 게 훨씬 재미있을 듯합니다. 다락방님의 책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논리학 분야의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 <논리는 나의 힘>보다 배는 많이 팔릴 거 같습니다. 늦었지만 논리학보다 훨씬 재미있는 책을 출간하신 다락방님께 축하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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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싸리 2013-11-24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롭네요. 저는 바바라 민토와 탁석산 선생의 책 등을 좀 보았는데요. 추천하신 논리학 교과서를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교과서도 몇 권 있지만 다 읽진 못했는데요. 저자가 누군진 현재는 모르겠어요. 좀 읽다가 어려워서 그만 두었던거 같네요.

yamoo 2013-11-25 09:43   좋아요 0 | URL
민토의 책은 비즈니스 글쓰기를 훈련시키는 책이죠. 저도 봤었는데, 꽤 괜찮았었습니다만 훈련용 교재같은 책이라 제외했습니다.

탁석산 저서는 전 별로였어요~ 탁석산의 논술용으로 편집된 몇 권을 보니 괜히 읽었다는 생각이 들은 적이 있어요. 차라리 제대로 된 논리학 교과서를 보는 게 훨씬 좋은 거 같습니다.

가장 많이 보는 교과서가 어빙 코피의 교과서이니, 한 번 보세요. 강추드립니다~^^

쉽싸리 2013-11-25 22:20   좋아요 0 | URL
아 구매리스트를 보니 어빙코피의 책이 있네요. 어려워서 관둔게 아마 이분 책인가 봅니다. <논리의 힘>은 절판되었다고 뜨니 어빙코피를 다시 도전 해봐야겠네요...

yamoo 2013-11-26 17:32   좋아요 0 | URL
코피의 책이 어려우시다면 로버트 바움의 책을 읽어보세요! 바움의 책이 전 더 쉽고 유익했습니다~ 절판이라면 도서관에서 빌려보셔도 될거 같아요...^^

2013-11-25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1-26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야클 2013-11-25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논리력을 키우는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 ㅜㅜ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엄청 어려워 보이는 책들이네요.

yamoo 2013-11-26 17:01   좋아요 0 | URL
논리력을 키우는 길은....예~ 그렇습니다. 훈련이 필요합니다. 정도를 걸으면 멀고도 험한 길이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좀 이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다보니, 편법적으루다가 논리력을 키우는 방법도 있더군요. 스도쿠나 스멀리언이 지은 논리퀴즈 등을 푸는 것입니다. 심심풀이로요. 뭐, 멘사퀴즈도 좋더군요. 모르면 답보구 알면 패쓰하고...그리 하다보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측면이 마구 생기더라구요..ㅋㅋ

엄청 어려워 보이기만 하지 정말 쉬워요~ 특히나 매키너리 책과 웨스턴의 책은 정말 쉽습니다!

흠....그러고보니, 야클님께서는 제가 읽는 책이나 추천 책들에 대해 '어려워 보인다'고 종종 말씀을 주시던데....ㅜㅜ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정말 이어요~ 그렇지 않아요~~ㅠㅠ

페크pek0501 2013-11-25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흥미로운 페이퍼네요. 논리학 책 소개가 유익합니다.
학생들과 함께 읽은 <논리를 모르면 웃을 수도 없다>, <이야기 속의 논리학>과 같은 책만 읽었어요. 재밌었죠.
님의 글에 따라 <논증의 기술>부터 읽어 보고 다음 차례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그래서 책 찜합니다.

인생은 짧고 읽을 책은 어찌나 많은지... 한숨부터 나오네요. 휴우... 휴우...
그러나 한 권 한 권 읽다 보면 읽은 책의 양이 티끌모아 태산 되는 날 오겠지요?



yamoo 2013-11-26 17:05   좋아요 0 | URL
핫! 흥미롭다고 봐주시는 분이 계시네요!! 흠~ 곰곰 생각해 보니 페크님께서는 충분히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네! 확실히 그럴거 같군요!!^^

학생들과 김득순 님의 책을 재밌게 읽으셨으면 위의 책들도 모두 흥미진진하게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추천에서는 빠졌지만 김득순 님의 논리학 시리즈는 정말 쉽고 재밌거든요~ 엔날에 시리즈로 나온 4권을 전 모조리 읽었습니다. 남는 게 아주 많은 좋은 책~

제가 볼 땐, <패러독스의 세계>를 가장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어쨌거나 이 페이퍼가 그런대로 페크님에게 일말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개가 무량합니다~^^

루쉰P 2013-11-2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에요!! 전 논리적인 인간이 되고 싶어요~~
야무님 오랜만이죠 ㅎㅎㅎ;;;;
근데 농담이 아니라 진짜 논리적이고 싶어서요 요즘 그런 걸 많이 필요로 해서요 ㅎ
흠...정말 유익한 페이퍼 입니다.
분명 전 저 책들을 읽다가 '이런 책이 쉽다고, 젠장 맞을 녀석 같으니'라고 하겠지만요. ㅋ

yamoo 2013-11-26 17:49   좋아요 0 | URL
헉! 이게 누구신가욤!! 루쉰님 아니신가요...아고, 이게 얼마만인지.. 정말 오랜만입니다!

흠...단언컨데, 웨스턴의 책을 읽으시면 저련 욕은 제가 안 먹을 겁니다. 암요~^^
아..넘 반갑습니다!

2013-11-28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02 13: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3-11-2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논리학'보다는 땡큐 포 스모킹에 관심이 많다는~.
헤에~^_______^

근데 요즘은 고등학교에 '논리학'이란 교과과목도 있나봐요?
울아들 책꽂이에서 못본거 같다는~--;

yamoo 2013-12-02 13:12   좋아요 0 | URL
흠...^^;; 양철나무꾼님의 성향상 그럴 것 같습니다~ 땡큐 포 스모킹...꼭 보시길!!

네...2007년부턴가...고교에 논리학 과목이 선택으로 들어갔는데, 극소수의 고등학교를 제외하고는 거의 택하는 학교가 없답니다. 그도그럴것이 그 고등학교용 교과서 무쟈게 불친절하거든요~ㅎㅎ
아마도 논리학 교과서를 갖고 있는 학생들이 별로 없을 듯합니다. 있어도 막 버리고 싶을 거에요..ㅋ

몽블랑 2014-01-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현재. 시험준비로 논리학을 공부하려는 대학생인데요. 명제논리 술어논리 귀납추리 삼단논법 등등 대학 교양수준의 논리학을 습득하려면 어떤책이 좋을까요 아무래도 시험은 문제형태로 나오니 연습문제가 좀 수록되어있었으면 하거든요.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yamoo 2014-01-26 13:49   좋아요 0 | URL
저, 위에 어빙 코피의 논리학 교재 있지요? 그거 보세요. 요즘 대세이자 논리학 교재의 '갑'입니다. 대학 교양 논리학 교재도 거의 이걸 교과서로 보고 있습니다. 상당수 학교가요. 참도도서로 지정된 학교도 많구요~ 연습문제가 무척 많아서 연습이 충분히 될 것입니다~

youngjum1001 2014-04-29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제가 논리학에 관심을 갖게되서 얼마전에 W.C 새먼의.논리학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어려운건 둘째치고 실용성이 없는것같더라고요. 그래서 김광수 선생님의 논리와 비판적사고를 읽고있는데.

youngjum1001 2014-04-29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추천해주신 저 책들은 실용적인가요?

yamoo 2014-05-09 15:27   좋아요 0 | URL
답변이 늦어 미안합니다~^^

비판적 사고 실용적 입문...이라는 책도 있고, 철학과 현실사에서 나온 <논리학 실용적 입문>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아마도 비형식적 논리를 주로 담은 책들을 찾고 계신거 같은데, 실용논리학..이라는 타이틀을 단 책들을 보시거나, 아니면 논증에 관계된 책들을 보시기 바랍니다. 김광수 교수의 <논리와 비판적 사고>는 새먼 책과 실용논리학의 중간 정도 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빙 코피의 논리학 입문을 추천드립니다. 실용적 내용들이 꽤 들어가 있습니다. 좀더 실용적인 책들을 찾으신다면 하병학 교수의 책이 좋습니다. 어쨌든 코피 책과 실용논리학 그리고 하병학 교수의 책들을 비교해 보시고 본인에게 맞은 책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비로그인 2014-05-0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훈 교수의 논리는 나의 힘 책은 어빙코피• 칼 코헨의 논리학 입문 그대로 차용하였고, 본인의 정치 성향이 강해 별로 입니다.

yamoo 2014-05-09 15:21   좋아요 0 | URL
저도 별로이지만 초보자가 보기엔 꽤 장점이 많은 책입니다. 어핑코피와 칼 코헨의 논리학 입문을 잘 짜깁기 했거든요~^^:: 짧은 시일내에 논리학 기본을 알기에는 꽤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논리학 실험실>을 보는 편이 훨씬 낫지만 말입니다^^


youngjum1001 2014-05-1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위에 댓글로 질문드렸던 한 지나가던 사람입니다..ㅎㅎ;; 우선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말씀드렸던 김광수, 새먼의 책이 어느정도 위치에 있는 책이다 라는 것 까지 알려주신 것을 보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예전에 추천받길, 어빙 코피의 책은 대학교에서 교재로도 쓸 정도로 조금 딱딱하다는 말을 들어서, 새먼을 책을 추천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어빙 코피의 책이 실용적인 면도 있다니 한번 읽어봐야 겠어요.

그런데
위에 추천해주신 철학과 현실사 <논리학 실용적 입문>이라는 책을 검색해봤는데 나오지가 않습니다...

혹시 철학과 현실사 <언어를 통한 논리학 입문> 이책인지 아니면
서광사 출판, 앤 톰슨 저작인 <비판적 사고 실용적 입문>인지 궁금합니다.

물론 다 읽어보면 좋겠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는 것 같아서.. 일단은 추천해주신걸 읽고 싶어요.
앞으로도 좋은글 잘 부탁드립니다~ ^^

yamoo 2014-05-11 12:28   좋아요 0 | URL
천지에서 나온 실용논리학이 있고, 철학과 현실사에서 김국태 님이 쓴 <실용논리학>이 있습니다. 앤 톰슨의 비판적 사고 실용적 입문은 비판적사고, 그러니까 논증에 대한 훈련서입니다. 언어를 통한 논리학 입문은 비추입니다.

새먼의 책은 주로 형식논리학 내용만 담겨있지요. 전형적인 교과서 입니다. 어빙 코피의 10판인 논리학 입문 책은 물론 교과서이지만 비형식 논리학 내용이 상당수 포함되 있습니다. 그래서 교과서이지만 새먼 책보다 풍부한 내용과 읽기 쉬운 면이 장점입니다.

찾으시는 책을 보니, 하병학 교수의 <토론과 설득을 위한 우리들의 논리>가 딱 인듯 보이긴 합니다만....논리학의 기본기를 탄탄히 하기 위해서라면 코피 책을 꼭 보시길 당부드립니다!

내공은 개뿔도 없구요..^^;; 그냥 논리학에 대한 공부를 어쩔 수 없이 한 덕분에 취득한 얄팍한 개론 정도의 지식입니다. 님의 논리학 공부에 건투를 빕니다~^^

youngjum1001 2014-05-12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youngjum1001 2014-05-1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많이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사랑은 오류 읽어보려했는데 책이 절판이더라구요. 도서관몇곳을.찾아봣는데도 없고.. 30분 시리즈도 말슴하신대로 없는편도 있고 해서 아쉽네요. 앞으로도 책 추천이나 좋은글들 많이 부탁드려요

nebilwinds 2014-08-05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으로 논리학 책을 읽어보려고 하는 사람에게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멋진 포스팅이네요ㅎㅎㅎ참고해서 열심히 읽어보겠습니당. 얼른 서점이랑 도서관으로 달려가야게쓰용!!!

곰돌이 2015-01-2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똑똑한 논리책 절판이네요.ㅠㅠ...

노호균 2019-08-26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책 소개 감사합니다. 논리학에 관심을 갖게되어 읽을 책들을 조사하는 중입니다. 잘 참고하겠습니다 :)

ㅎㅎ 2021-08-1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021년에도 도움이 되는 글입니다. 현재는 절판된 책이 많아 아쉽네요ㅠ
 

개인적으로 중국 제자백가 사상 중에서 <장자>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우화 형식으로 돼 있지만 내재해 있는 철학적 사유가 매우 심오하기 때문입니다. 우화의 내용은 대부분 모순적인 상황을 발생시킵니다. 그리고 우화의 끝에 이르면 언제나 지혜에 대한 깨달음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역설의 미학이라고 할까요. 뭐, 노자 <도덕경>이나 자사의 <중용>을 읽어보면 비슷한 사유의 흔적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화 속의 특유한 '논리' 구조*는 제자백가 사상 중 <장자>에서 가장 두드러집니다. <장자>를 읽는 재미와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어쨌든, 이 ‘역설’의 논리는 서구의 변증법적인 방법과 비슷해 보이지만 음미해 보면 선불교에서 말하는 ‘공안’의 논리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런지 직접 <장자>가 하는 말 몇 대목을 들여다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장자> 판본은 여러 개인데, 아래 글은 윤재근 씨가 편저한 <장자> 중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1990년 판이라 2013년 판본과 페이지 수가 달라 페이지는 생략 했습니다.)

 

 

 

 

 

 

 

 

 

 


“사물은 이건 아닌 것이 없고 저것 아닌 것이 없다. ~ (중략) ~ 이것이 저것이고 저것이 또한 이것이다. 저것도 하나의 시비이며 이것도 하나의 시비이다. 과연 저것과 이것이 있다는 말인가 없다는 말인가. 저것과 이것이 서로 대립을 없애는 경지를 도의 중심이라고 한다."


“손가락을 가지고 손가락이 손가락 아니라고 하는 것은, 손가락 아닌 것을 가지고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못하다.”


“한쪽에서 보면 분열이고 다른 쪽에서 보면 합침이다. 한쪽에서의 합침은 다른 쪽에서의 파괴이다. 모든 사물은 합침이든 파괴이든 다 같이 하나이다.”


“저 텅 빈 것을 잘 보라. 텅 빈 방에 햇빛이 비쳐 밝지 않은가. 행복은 텅 빈 곳에 머문다.”


“삶을 죽이는 자에게 죽음이란 없다. 삶을 살려고 하는 자에게 삶이란 없다. 이것이 도이다. 도란 모든 것을 보내고 모든 것을 맞아들이며 모든 것을 파괴하고 모든 것을 이룩한다.”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 근심과 한탄, 변덕과 고집, 아첨과 거만, 개방과 꾸밈 이것들이 없으면 내가 있을 수 없고 내가 없으면 그것들이 나타날 데가 없다.”


<장자> '내편'에서는 위와 같은 어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말장난처럼 보이는 대목도 있고 아포리즘과 같은 대목도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모든 어록이 평면적인 말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자백가 사상 중, 가장 논리적이고 역설적인 서술이 많은 텍스트가 <장자>인 듯합니다.


<장자> '내편'에서는 주로 장주가 직접적으로 말하지만, '외편'에서는 논리를 중시하는 명가의 공손룡과 혜시(장주의 친구)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편을 읽는 재미가 내편을 읽는 재미보다 낫습니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대화가 많습니다. 대구로 되어 있어 주거니 받거니 합니다.  '외편'도 좀 들여다 보겠습니다. 


혜시 : 하늘은 땅만큼 낮고, 산은 못만큼 낮다.

[이것은 사물과 그 속성을 포괄하는 논리적 문제이다. 우리는 ‘하늘’과 ‘산’이 높은 것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지만, 혜시는 산의 저상 아래로 보이는 구름의 경우와 산의 정상에 높이 있는 못의 경우를 예로 든다.]

장자 : 이 세상에서 털 끝보다 더 큰 것은 없으며, 태산은 작다.

[이 역설은 예상되는 표준에서 벗어나는 특이한 예외를 인용함으로써 위의 혜시의 경우가 아닌, 만물의 ‘동일성과 나눌 수 없음’의 차원인 형이상학적인 해결을 보여주고 있다.]


혜시 : 정오의 해는 지는 해이고, 태어난 생명체는 죽어가는 생명체이다.

장자 : 생명이 있는 곳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는 곳에 생명이 있다.


이 대화에서 보듯이 혜시는 장주에게 먼저 논리적인 공격을 가하지만 번번이 장주의 논리에 결정타를 먹고 사라집니다. '외편'을 읽어 나가다보면 혜시와 공손룡은 예외 없이 위의 대화처럼 장주에게 논리적으로 무릎을 꿇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매우 못마땅한 부분이 있습니다. 본 페이퍼를 쓰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에 어떻게든 딴지를 걸어보고 싶어서 입니다. (하아~ 서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장자>를 읽다보면 '외편'의 '추수편'에서 다음의 유명한 대화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가 시나리오 형식으로 편집해 봤습니다.)


장주(장자)와 혜시(혜자)가 호수의 다리위에서 한가하게 거닐고 있었다.

장주 : (물고기를 보면서) 하, 참 그놈들 한가롭게도 헤엄치고 있네. 이게 물고기의 즐거움이렸다.

(이 말을 들은 혜시)

혜시 :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가 즐겁다는 것을 안다는 말인가?

장주 : 자네는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고기가 즐겁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는 말인가?

혜시 : 나는 장주, 그대가 아니니까 물론 자네를 알지 못하네. 마찬가지로 자네는 물고기가 아니니까 물고기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은 확실한 거라네.


이 대목은 <장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간된 거의 모든 책에서 다음의 내용과 동일하게 마무리 되고 있습니다.


「장주가 말하기를 “자, 이야기를 처음으로 되돌려 살펴보세. 자네는 나에게 ‘자네가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에 대해서 아는가?’ 라고 물었는데, 그것은 그대가 이미 나의 앎에 대해서 알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그렇게 물은 것이라네. 나 역시 호수 다리 위에서 물고기의 즐거워함에 대해서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이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라고) 말한 것이네” 라고 하였다.」


이에 대한 주석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합니다. <장자> 해설서 중에서 가장 빼어난 책 중 하나라고 하는 박이문 교수의 <노장사상>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이문 교수는 책에서 "장주가 혜시의 논변에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이미 간파했다"라고 몰아갑니다. 계속된 논의를 따라가 보면, 혜시의 “사람은 자기가 아닌 타자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나는 장주가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장주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장주도 자기가 아닌 물고기에 대해서 알 수 없다’는 것을 나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부분이 모순을 범했다는 겁니다.

 

모순을 범했기에 장주는 혜시의 모순을 딛고 서서 자기주장의 논리적 타당성을 변증 설파한 것이라고 하면서 박이문 교수는 장주의 변증 설파 부분(장주의 마지막 대화)으로 글을 맺고 있습니다.

“자네가 처음에 나에게 ‘자네가... 어떻게 물고기가 즐겁다는 것을 안다는 말인가?’ 라고 물은 것은, 자기가 아닌 나, 즉 타자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나 역시 호수 다리 위에서 혜자, 자네의 전제대로 타자인 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닐고 있는 것을 보고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 것이다.” 



아, 그런데 이 대화의 이러한 결론에 저는 도저히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혜시는 장주에게 논리적으로 완승을 거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혜시는 논리학파로서 순수하게 장자의 말에 논리적인 모순점을 지적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위에서 장주의 마지막 말은 혜시의 날카로운 반격에 관계없는 제3의 요소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자네가 어떻게 물고기가 즐겁다는 것을 안다는 말인가?'라고 했지만 그것은 이미 내가 안다는 것을 알고서 그렇게 물은 것이라네.”라는 장주의 말은 논리를 넘은 말입니다.

 

장주가 처음 “하, 참 그놈들 한가롭게도 헤엄치고 있네. 이게 물고기의 즐거움이렸다.”라고 말한 것은 이미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다는 전제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논리를 중시한 혜시는 이를 재빨리 캐치해서 이 숨어 있는 전제를 공격한 것입니다.


마지막 문장에서 다시 돌아가 이 문제를 혜시에게 환기 시키는 것은 (논리적으로 볼 때) 정말 가당치 않습니다. 물고기의 즐거움을 안 것처럼 말한 사람은 장주 자신입니다. 혜시가 문제 삼은 것은 이미 ‘네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떻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느냐’이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 장주를 알고서  혜시가 그렇게 물은 것이 아닙니다. (혜시는 논리학파이기에 너무도 당연한 문제제기 였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자> '추수편'의 이 대화는 형식논리학적 관점에서 다시 조명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이상, 허접한 야무의 딴지 걸기였습니다.

 

[덧]

* <장자> 텍스트의 특유한 논리 구조는 이미 여러 편의 논문들에서 다루어져 온 내용입니다. 동양 철학 텍스트에서 서구 논리학에 가장 근접한 사유 구조를 보이는 것은 공손룡을 위시한 '명가'학파였습니다. 하지만 <장자>텍스트 속의 논리 구조는 텍스트가 구성될 시 불교 철학의 사유 구조가 상당부분 흡수되어 편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자백가 중 독특한 논리구조를 보여주는 텍스트가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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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11-13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문장만으로도 읽기에 좋습니다. 행복은 텅 빈 곳에 머무른다는 말, 이것과 저것에 대한 사유 등 덧붙여주셨듯 불교철학과 통하네요. 또 한가지 즐거운 자극 받고 그냥 가려다 오늘은 몇 자 남겨요. ㅎㅎ 어제 근교 유명한 절 입구 단풍길을 걸었는데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다,라는 글이 새겨진 돌이 세워져있더군요. 장자 사상과 통하나요? 그곳은 내원사 들목이었습니다. 바람에 팔랑대는 나뭇잎이 어찌 황홀한지 한참 올려다보았어요. 막바지 가을 즐거이 보내시길요.^^

yamoo 2013-11-17 16:23   좋아요 0 | URL
장자에는 불교철학과 통하는 논리과 꽤 되는 것 같아요. 칸트를 읽으신 다음 <장자>를 읽어보세요. 우화형식으로 돼 있어서 쉽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특히 유재근 씨의 장자 편역이 아주 쉽습니다. (물론 번역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제일 쉬운 거 같다는^^;;)

프레이야님두 막바지 가을 만끽하시길!^^

곰곰생각하는발 2013-11-14 0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항상 동양철학 고전 읽기에 실패했는데 장자'로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ㅏ.
전 서양철학서보다 동양고전이 정말 어렵더라고요. < 벽암록 > 읽다가 뭔 소리인지도 잘 모르겠고. 자괴감만 들고... ㅎㅎㅎ. 장자 읽어봐야겠군요...

yamoo 2013-11-17 16:27   좋아요 0 | URL
헛! 의외네요~ 곰발님께서 동양 고전 읽기에 실패하셨다니..
흠...<벽암록>은 좀 어렵지요. <근사록>은 어떠신지...

어찌되었든 곰발님께서 동양고전 철학을 다시 읽으신다면 <제자백가>부터 읽으시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아님, <채근담>도 좋구요...

<장자>는 뭐, 원전이 아닌 윤재근 씨 편역을 읽으면 아주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곰곰님의 서재에서 동양철학 고전에 대한 페이퍼도 볼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ㅎ

페크pek0501 2013-11-15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장자의 글을 인용한 적이 있어요. 복사 붙이기 하면 이렇게...

물고기가 정말 즐거운 것인지 장자가 모르는 것처럼 혜자 역시 타인인 장자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게 없다. 사실 우리는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이 즐겁게 노는 것인지, 좋아하던 짝과 헤어져 슬퍼서 이리 저리 방황하는 것인지, 먹이를 먹고 난 뒤에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운동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저 우리 맘대로 해석할 뿐이다. 어디 물고기뿐이랴, 참새가 짹짹거리는 것도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새들의 소리인지, 짐작은 할 수 있어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이에 비해 서로 언어로써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것은 ‘물고기’나 ‘참새’에 비해 훨씬 쉬워 보인다. 그런데 사실은 연인의 관계에서 서로의 진실을 알기란 헤엄치는 물고기나 짹짹거리는 참새의 기분을 헤아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

오랜만에 <장자>를 보니 반갑네요. 님의 글을 읽으니 헷갈립니다. ㅋ

yamoo 2013-11-17 16:35   좋아요 0 | URL
인용하신 글은 아마도 장자의 해설서 내용과 비슷합니다. 네~ 대부분 비슷해요.
제가 문제제기 한 것은 형식논리학적인 시각에서 혜시의 비판은 무척 타당해 보인다는 거에요.
물론 장주의 마지막 말로 인해 논리적 딜레마를 벗어나는 철학의 묘미를 맛볼 수도 있지만 혜시의 문제제기는 자가당착이 아닌 장주 말의 모순점을 정확히 짚었다는 데 그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인용해 주신 글과 덧붙이신 글 감사합니다. 제가 인용한 추수편 글과 같이 보니, 아주 의미심장하군요!^^

oren 2013-11-15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moo님의 글을 읽으니 철학자다운 고민 한 대목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저 또한 이 글을 읽고 yamoo님의 '딴지 걸기'에 대해 공감은 할 수 있으나 거기에 제 자신의 '의견'을 적을 엄두는 차마 내지 못하겠군요. 결국 어떤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하는 '인식이유'가 참 어려운 철학적 문제이긴 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되고, (뜬금없이) 쇼펜하우어가 '데카르트의 혼동'과 '스피노자의 기교'를 비판한 대목을 떠올려 보게도 됩니다.

* * *

데카르트의 혼동

데카르트는 《제일 철학에 관한 성찰》의 ' 두 번째 반박에 대한 답변', 공리 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원인에 의해 존재하는가라는 물음이 허용될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신에게조차 이 물음이 허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신이 존재하기 위해 어떤 원인을 요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신의 본성인 무한성이 곧 원인 혹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은 존재하기 위해 아무런 원인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신의 무한성을 신이 아무런 원인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도출하는 인식이유라고 말했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이 둘을 섞었고, 그래서 우리는 그가 원인과 인식이유 사이에 놓여 있는 큰 차이를 분명하게 의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그러나 데카르트가 이 둘을 혼동한 것은 원래 그 자신이 의도한 바이다. 말하자면 그는 인과법칙이 원인을 요구하는 여기서 원인 대신에 인식이유를 슬쩍 써넣는다. 왜냐하면 인식이유는 원인이 그렇듯이 또다시 계속 찾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데카르트는 바로 이 공리를 통해 신의 현존에 대한 존재론적 증명의 길을 개척한다. (25쪽∼26쪽)

* * *

스피노자의 기교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는 그 사물을 존재하게 하는 특정한 원인이 있다는 사실이 주목되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사물을 존재하게 하는 원인은 존재하는 사물의 고유한 본성과 정의 안에 포함되어 있거나, (그 원인은 그 사물이 존재하려는 본질 자체에 속하므로) 사물의 외부에 주어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주목되어야 한다."(《에티카》1부 정리8 주석2). 후자의 경우에서 스피노자는 다음에 밝혀지듯이 하나의 작용하는 원인을 의미한다. 반면 전자의 경우에서 그는 단지 하나의 인식이유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이 둘을 동일시하고 이를 통해 신을 세계와 동일시하려는 자신의 의도를 위한 사전작업을 한다. 하나의 주어진 개념의 내부에 놓여 있는 하나의 인식이유를 외부에서 작용하는 원인과 혼동하고 이 원인과 동등하게 만드는 것은 언제나 스피노자의 기교이다. 그리고 그는 이 기교를 데카르트에게서 배웠다. (29쪽∼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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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말

말하자면 데카르트가 오직 관념적으로, 오직 주관적으로, 즉 오직 우리를 위해, 오직 인식을 목적으로, 즉 신의 현존에 대한 증명을 목적으로 제시한 것을 스피노자는 실재적이고 객관적으로 신과 세계의 현실적인 관계로서 받아들였다. 데카르트에 있어서는 신의 개념 안에 존재가 놓여 있고, 따라서 이것이 신의 현실적인 현존을 위한 논증이 된다. 스피노자에 있어서 신은 그 자체로 세계 안에 숨어 있다. 그에 따라 데카르트에 있어서 단순한 인식이유였던 것을 스피노자는 실재이유로 만든다. 데카르트는 존재론적 증명에서 신의 본질로부터 신의 존재가 도출된다고 가르쳤고, 스피노자는 그것으로부터 자기원인을 만들고 그와 함께 대담하게 자신의 윤리학을 시작한다. "'자기원인'으로서 나는 그것의 본질이 현존을 자신 안에 포함하는 것을 이해한다." 그는 "존재는 사물의 본질에 속하지 않는다"고 소리쳐 경고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는 인식이유와 원인에 대한 가장 명백한 혼동을 본다. 그리고 신스피노자주의자들(셸링주의자, 헤겔주의자 등등)이 언어를 사유로 보는 것에 익숙하여 이 자기원인에 대한 경건한 경탄에 자주 몰입한다면, 나로서는 '자기원인'에서 단지 형용모순을, 이후의 것인 이전의 것을, 무한한 인과 고리를 절단하는 거만한 권력의 명령을 볼 뿐이다. 자기원인은 끈으로 고정시킨 자기 머리 위의 모자에 브로치를 달기에는 손이 충분히 높이 닿지 않아서 의자 위로 올라간 그 오스트리아인과 유사하다. 자기원인의 적절한 상징은 바로 뮌히하우젠이다. 그는 물에 가라앉는 자신의 말을 다리로 꼭 껴안고 머리 위에서 앞으로 향한 자신의 땋은 머리로 자신의 말과 함께 공중으로 끌어 당기면서 그 밑에 "자기원인 Causa sui"이라고 서명했다. (31쪽∼32쪽)

- 쇼펜하우어, 『충족이유율의 네 겹의 뿌리에 관하여』中에서

yamoo 2013-11-17 16:40   좋아요 0 | URL
철학자 다운 고민이라니요..@_@ 그냥 객기지요. 객기..^^;; 천편일률적인 내용에 딴지를 걸어보고 싶어 페이퍼를 썼고, 또 형식논리학적으로 생각해볼 꺼리가 충분한데 이상하게 논의가 없는게 아쉬워 그냥 문제제기를 해 본 거에요.

인용해 주신 글은 나남출판사의 김미영 역자본으로 읽어봤어요~ 다시 오렌님에 의해 갈무리된 내용을 보니 새롭게 다가옵니다. 멋진 인용 감사합니다.

아, 근데, 오렌님께서는 책을 읽고 인상깊었던 부분을 타이핑해서 갈무리 해 놓는 가 봅니다. 전 너무 갤러서 엄두를 못내는데....존경스럽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