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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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노벨문학상 수상작 <멜랑콜리아>(민음사,2023)을 읽었다. 마지막 문장 남아 있는 것은 생선 눈알과 평온한 빛뿐이었다.”을 읽고 난 후 나는 심한 빡침을 감내해야 했다. ‘~, 썅 이게 뭐지?’라는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뭔가 있을 거 같아 참고 인내하면서 마지막 문장까지 읽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헛소리의 성찬일 뿐이었다.

 

끝까지 읽은 이유가 있다. 미쳐버린 헤르테르비그가 미치기 직전에 그려 구데가 팔아준 그림 두 점. 이 그림 두 점이 헤르테르비그가 죽고 비드메가 그의 삶의 궤적을 쫓아 그림과 화가의 일생을 재구성 하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보았다. 하지만 끝까지 작가는 내 기대를 무참히 꺾었다. 미친 헛소리의 성찬으로.

 

삶에 자리한 사랑과 죽음, 불안과 허무의 원천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시선”, “시적 언어와 침묵으로 직조해 낸 고독한 영혼의 아득한 초상이라는 책 뒤 표지의 사탕발림은 허울 좋은 주례사 비평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나는 아주 멋진 보라색 코듀로이 양복을 입고 침대에 누워 있다. (p11) …… 한스 구데와 마주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 물론 한스 구데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구데와 티데만을 제외하고선 나처럼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p12) ……

 

첫 문장과 12페이지 한 대몫이다. 이 문장들은 1권 도처에 흩어져 있다. “한스 구데는 그림을 잘 그린다. 티데만도 그림을 잘 그린다. 나도 그림을 잘 그린다.”는 문장은 계속 반복된다. 작가는 진짜 정신병자의 언어적 망상을 자신의 문체로 확립한 듯하다. 계속 읽고 있으면 음악적 환청을 듣는 듯하다. , 이런 것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시적 언어일 수 있겠다싶다. 다음 인용된 문장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갈매기들을 봐야 하지만, 갈매기들은 보이지 않는다. 갈매기들이 사라졌다. 나는 다시 갈매기들을 봐야 한다. 만약 갈매기들이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나지 않으면, 나는 바지 속에 손을 넣어 두 다리 속에 손을 넣어 자위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 산드베르그 박사는 만약 갈매기들이 보이지 않으면 바지 속에 손을 넣어 두 다리 사이를 어루만져 보라고 말했다. 나는 두 다리 사이에 손을 넣어 살짝 움직일 뿐이고, 그것을 눈치 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p254)

 


나는 화가다. 나는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 나는 눈을 치우는 일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눈을 치울 사람은 많다. 하지만 나처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화가이며, 그림을 그릴 것이다. 나는 눈을 치우지 않을 것이다. 나는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 나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가우스타 정신 병원에 있다. (p294)



문장들을 보면 페이지가 무의미할 정도다. 계속 같은 문장을 반복한다. 뭐 미친놈이 혼자 같은 말을 반복하면(미친놈은 혼자 같은 말을 반복한다.) 시적 운율이 생성되어 시적 언어라 명명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런 문장들이 매 페이지마다 계속된다. 미친놈의 넋두리가 고독한 영혼의 아득한 초상이라고 표현하면 그건 평론적 기교이겠지.

 

, 미친놈의 반복적인 문장으로 인해 책장은 넘어간다. 같은 문장이 계속 반복되어 플롯 전개가 매우 느리지만(A-B-C-D, B-C-D-E, D-E-F-G ……) , 그렇기에 눈으로 빠르게 같은 문장을 타고 넘을 수 있다. 그럼에도 5페이지 분량의 내용을 330여 페이지로 늘리는 작가의 경이로운 글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면에서는 노벨상 감이다. 알프레드 자리는 분량에서 깸이 안 된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소설로서의 매력이 0점이라는 건 서사 구조 자체에 있다. 최대 괘씸한 건 재미가 무지 없다는 점. 욘 포세의 작품을 들어 의식의 흐름기법 운운하는데, 그건 푸르스트 정도의 작품을 말하는 거고, 이 작품은 그것도 아니다. 알프레드 자리의 문체를 가볍게 뛰어 넘는, 미친놈의 헛소리를 그대로 실현하는 문장들이다.

 

위에 인용된 문장들이 끊임없이 나열된다. 주제의식? ...2권에서 어느 정도 드러나긴 한다. “가난한 집 안에서 태어난 천재 화가의 비참한 운명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1권에서는 전무 했던 주인공의 그림과 그 행위가 두 페이지 정도 누나의 시각으로 나타난다. 주인공 라스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후 화구 일체를 없앤 듯하다.

 

그리고 고향에 돌아온 후에는 부목 조각에 석탄과 물로 그림을 그렸다. 이 책에서 주제의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일 거다. 414페이지부터 418페이지에 걸쳐 있는 내용. 그는 바위에 앉아 바다 풍경을 보고 부목 조각에 석탄으로 그림을 그린다(물론 다락방에서도 낙서 같은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그림들은 바닷가 깊은 동굴에 보관한다. 부목 조각에 물로 섞은 석탄으로 풍경화(구름과 나무배)와 인물화를 그렸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큰 파도와 함께 사라졌다. 남은 작품들을 누나에게 보여분다. 석탄으로 그렸기에 온통 회색와 검은색이었을 거다. 이를 본 누나는 말한다. 그림이 참 훌륭하지만 우울함에 빠져 있는 라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그리고 라스는 모두 바다 속에 던져 넣는다.

 

작가가 책의 타이틀로 멜랑콜리아라고 붙인 이유를 알 것 같은 대목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천재 예술가가 그냥 미쳐버려 그 미친 독백을 빈약한 서사에서 읽는 맛이란 정말 지루함의 극치라 할 만하다. 2권은 1권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지루하긴 마찬가지다. 처음 기대를 보기 좋게 무너뜨린 작가의 글쓰기 방식은 참으로 고약하다고 느낀다.

 

천재 예술가의 고뇌와 그로부터 미쳐버린 얘기는 고흐의 일화로 충분하다. 노르웨이의 비운의 천재작가를 소개해 주려면 좀 더 재밌고 극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소설로서 말이다. 노벨 문학상의 기대를 갖고 본 작품은 정말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임팩트 없고 고약하게 지루한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런 작품은 중간에 덮어야 했는데, 끝까지 읽어 빡침을 감내해야했다. 뭐 어쩌랴 이것도 내 선택이었던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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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3-10-28 1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야무님께서 얼마나 화가 나신 건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글이네요.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 더 배신감을 느끼신거죠? 저도 예전에 엄청난 찬사를 받은 소설이아고 기대하고 읽었다가 빡친 겸험이 있어서 공감이 가요. 다만, 제 경우에 국내 소설이어서 그냥 글 자체를 못 쓴 경우가 명확한데요. 이 책의 경우는 그래도 번역서라서 원본의 경우는 어떨까 하는 조금의 의문은 생겨요. 사실 번역 과정에서 원어의 맛과 작가 특유의 문체를 잘 살리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제가 출판사에 일할 때 번역가들과 몇 차례 작업을 해봤고, 이혼한 애들 엄마가 번역가였고, 매우 친한 지인들이 번역가라서 번역의 한계와 어려움을 잘 알지요. 그래서 안타깝게도 문학작품에서 원서의 그 훌륭한 측면들을 번역서에서 다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신 동어 반복과 서사 내용에 대헌 지적은 또 번역의 문제와는 다른 측면이고, 글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신 것 같아서 제가 드린 말씀과는 또 다른 것 같네요. 당연히 야무님께서도 번역서의 한계 정도는 감안하시고 말씀하셨겠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멜랑콜리아]라는 영화는 무척 재미있게 봤었어요. 원작과 리메이크작 두 개 모두 각각의 매력요소가 있어서 두 개를 모두 찾아보길 잘 했다고 생각했었어요.

yamoo 2023-10-29 14:37   좋아요 0 | URL
음....번역에 대해서는 뭐...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감안하고 읽죠. 민음사판 파리대왕 정도를 제외하곤 문학에서 번역 때문에 짜증나는 경우는 별로 없는 듯해요..

이 책이 왜 상찬받는지 저는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 서사의 재미가 거세됐다면 아포리즘을 방불케하는 문장이나 형식미가 돋보이면 그런대로 읽을 만 한데...이 책은 그런 것도 아니고 철학적인 내용도 없어 소설로서의 매력이 꽝입니다. 이번 노벨위원회 위원 구성이 저하곤 안 맞나 봅니다.

영화를 찾아봐야 겠군요! 검사합니다~~~

반유행열반인 2023-10-28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노벨문학상 받은 작가들 책 높은 확률로 재미가 없었어요…그래서 저는 다들 화제 될 때 안 읽고 기다렸다가 이게 뭐여 퉤퉤 하고 싸게 중고 매물이 쏟아져 나올 무렵 골라 읽거나 안 읽거나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출판사만 좋은 일 사절한다…

yamoo 2023-10-29 14:43   좋아요 1 | URL
반유행열반인님 반갑습니다!

노벨상 수상작가는 제게 복불복인듯해요. 어떤 작가는 너벨상에 걸맞는 작품을 보여주고 또 어떤 작품은 어떤 한 면이 소설사에서 의미가 있겠다는...그러니까 매우 아방하고 스타일리쉬한 면을 보여주죠. 나름 읽을만 했죠. 하지만 올해처럼 재미없고 지루하고 내용없는 작품은 별로 못봤습니다. 올가 토까르추크보다 훠~~~~얼씬 재미가 없고 지루합니다..ㅎㅎ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21   좋아요 1 | URL
다음 독서는 이 책보다 열 배(안 되나 그럼 백 배) 더 재밌는 책 걸리시길 기원합니다.

yamoo 2023-10-30 09:09   좋아요 1 | URL
다음 독서 바로 진행하고 있어요...

정확히 포세보다 열 배 재밌는 책이네욤...ㅎㅎㅎ
넘 재밌어요. 포세을 읽는 직후에 읽어서 그런가 봅니다...ㅋㅋㅋ

Falstaff 2023-10-28 16: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웃으면 안 되는데 자꾸 웃음이 나와서 좀 민망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전 이 양반 아무래도 책 읽지도 않고 걍 버릴 거 같아서 못 본 척하고 있습니다.

yamoo 2023-10-29 14:45   좋아요 1 | URL
흠....웃으셔도 됩니다...ㅎㅎㅎㅎ
저는 단지 제 느낌에 충실했으니까요..ㅋㅋㅋㅋ
그냥 버리셔요~~ 읽으시면...그래도 별3개는 주실듯합니다~~
저보단 의미있게 읽으시는 뽈님 이시라면..~^^

반유행열반인 2023-10-29 17:21   좋아요 0 | URL
버릴 땐 저에게 -폐지수집광 올림-

stella.K 2023-10-28 19: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런~ 어지간히 빡치셨나 봅니다. 별 하나라니. 좀 충격적인데요? ㅎ
처음 읽어보는 작가의 작품이 좋으면 다른 작품도 읽고 싶고,
반대로 안 좋으면 다시 안 읽게 되더라구요.
근데 저 개인적으론 북유럽 작가의 작품 읽기 시도해서 성공해 본 적이
없더라구요. 뭐 그리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뭐 이런 작가의 작품은 괜찮은 작품도 많은데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취향의 문제인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yamoo 2023-10-29 14:51   좋아요 0 | URL
네...아주 심하게 빡쳤어요.
욘 포세는 아제 쳐다도 안볼 거에요.
물론 취향의 문제이긴 합니다만...그래도 소설인데 어느정도 재미는 있어야죠. 재미가 없으면 철학적이라든가...형식미라든가...
이런 요소가 전무한 작은 그냥 망작인데...노벨상 수상작이라....한숨만 나와요~~~

페크pek0501 2023-10-29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매우 인기가 높아 나도 사 봐야되나, 하고 있던 책이었는데 마침 이 리뷰를 보게 되어 망설임을 끝낼 수 있네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는 높은 평가 때문에 기대하고 읽었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저도 있어요. 개인 취향의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대체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과 저는 잘 안 맞더라고요.^^

yamoo 2023-10-29 14:54   좋아요 1 | URL
왜 인기가 높은지 전혀 모르겠고..
완전 의문이에요. 이 책에 상찬을 보내는 이들이..
별5개 준 리뷰자들도 좋은 이유가 별로 잘 안보이더라구요..ㅎㅎ
노벨상의 후광효과가 엄청나다는 걸 다시금 느껴요..
페크님은 절대 읽지 마셔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29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 수상작가가 쓴 작품이었던 만큼 기대가 크셨던듯 한데 써주신 글 읽으면서 문득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지루한 책읽으시느라 욕보셨습니다. 정말로 고생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써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amoo 2023-10-30 09:08   좋아요 1 | URL
네...생판 처음 듣는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면 기대하면서 읽게 돼죠. 지금까지 그랬습니다. 경험상 별로긴 해도 이번처럼 처참하지는 않았는데...욘 포세가 제게는 최고로 지루했습니다. 지루하면서도 건질 게 없는 유일한 소설..

네, 정말 욕봤어요..^^;; 다시는 이런 책 읽고 싶지 않아요..ㅎㅎ

그래도 뭐 이런 책 좋아하는 분들이 있으니 꾸준히 팔리고 노벨상도 타는 게 아니겠습니까..ㅎㅎ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30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 그쵸.. 각 사람마다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들 다른지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시는게 정신건강에도 좋고 여러모로 이래저래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물감 2023-10-30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속이 다 시원합니다.
덕분에 거를 작품 알아갑니다!
저도 노벨상은 잘 안 맞던데, 대체 기준이 뭔지 참...

yamoo 2023-10-30 17:29   좋아요 1 | URL
이거 매우 재미 없습니다!!
안 읽는 게 장땡입니다..ㅎㅎ
요즘 <바람의 그림자>읽고 있는데. 이게 멜랑보다 10배 더 재밌습니다..ㅎㅎ
노벨상 수상작 중 사라마구, 살만 류슈디, 아나톨 프랑스 등은 무지무지 재밌었는데 말입죠..^^

그레이스 2023-11-07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하나!
ㅠㅠ
책을 사놨으니 안읽을 수도 없고!;;;
딸이 보트하우스 재미없다고 해서... 찬물이었는데... 여기는 얼음물이네요^^

yamoo 2023-11-07 18:58   좋아요 1 | URL
읽으면 주관적인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이걸 재밌다고, 감동적이라고 하는 건 확실히 위선이겠지요.
노벨상이라는 후광효과로 눈이 멀어지면 그럴수도 있겠다시픈데...
이 소설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확실히 활자중독자에 포함되는 사람일 겁니다.

최고 좋은 건 안 읽는 건데.....저는 사놓고도 안 읽는 책이 많은데 그레이스님은 아닌가 봅니다. 그럼 그냥 읽고 재미가 너무 없다는 리뷰를 쓰시면 될 듯해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가 있다. 고교를 졸업하면 모두가 알 수 있는 고사다. 진나라 진시황이 죽고 호해가 즉위하자 환관 조고가 권력을 잡아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자 모든 대신들이 이에 따랐다는 이야기. 이 고사는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휘두른다는 의미로 회자되는데, 여기서 핵심은 권력을 가진자의 말(언어)’이다.

 

이와 결은 다르지만 유사한 서양 우화가 있다.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다. 이 우화는 임금이 새로운 패션을 좋아하니 사기꾼들이 그 심리를 이용하여 바보들에게는 절대 옷이 보이지 않는다고 사기를 친 거다. 방점은 사기에 있다. 임금은 바보이고 싶지 않아 벌거벗은 상태로 행진을 하고 모인 백성들은 벗은 임금을 보고 경악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나는 현대 추상미술 중 일부 작품, 그러니까 대가의 유명 작품을 보면서 지록위마와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를 떠올린다. 특히 이우환의 일부 작품과 이강소의 일부작품을 보면서 이 생각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우리는 분명 임금의 알몸을 보았지만 지록위마라고 말하는 조고와 같은 권위를 갖춘 사람들 때문에 우스꽝스럽다고(사기 친다고) 말할 수가 없다.

 

누구는 말할 것이다. 니가 현대미술을 모르니까 그런 소리를 한다고. 알면 알수록 위대한 작품인데 모르니까 니가 보는(니가 추구하는 시대에 멈추어서) 방식이 구식이라서 이해할 수 없는 거라고 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추상미술의 역사와 계보를 공부한 이후에도 이런 생각을 떨칠 수 없어서 그러는 거다. 더욱이 추상 작업을 하면서 이 생각은 굳어졌다.

 

피카소가 왜 위대하고, 추상회화에서 잭슨 폴록이 왜 그토록 유명한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위에 의해 부여된 유명세라는 사실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미술을 모르더라도 사람들이 그림을 처음 본 느낌은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단번에 느끼는 시각 이미지에 대한 아름다움에 대한 선취의식이다.

 

선취의식이라는 다분히 개념적인 어휘를 사용하였지만 쉽게 말해서 논리학의 “ab이고 bc이면 ac”라는 추론이 배우지 않아도 사람이라면 아는 진리라는 것. 이건 가르쳐서 아는 게 아니다. 초등학생 정도의 지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단숨에 아는 논리학의 대표적인 명제이다. 나는 회화라고 해서 절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내가 이글을 쓰는 목적은 소위 미술 문외한 들이 추상회화를 보고 느끼는 바로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힘주어 말하기 위해서다.

 

일명 동조의 오류라는 실험이 있다. 누구나 다 알아 널리 회자되는 실험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명백한 거짓인데 다수가 확실히 참이라고 하면 소수가 따라간다는 거다. 명백히 에 있는 선분이 에 있는 선분보다 훨씬 길이가 길지만, 피험자 앞의 5명이 모두 에 있는 선분이 길다고 확신에 차 말하면 6번째 피험자는 머뭇거리면서 선분이 길다고 말한다는 실험이다. 다수가 확신에 차 말하면 결국 틀린 판단을 내린다는 거다.

 

추상미술도 이도 똑같다고 본다. 미술 문외한들은 6번째 피험자들이고, 허접한 그림을 명작으로 둔갑시키는 평론가나 컬렉터들은 확신에 찬 다수자이다. 실험과 다른 점이라면 이 다수는 권위까지 갖고 있다는 사실. 그러니 대가의 반열에 오른 화가가 장난처럼 그린 그림은 허접한 그림이 아니라 수십 억이 호가하는 명작이 되는 거다. 나도 똑같이 그릴 수 있지만 내 그림은 낙서에 불과하다. 난 아무도 모르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 다음 그림을 보자.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 그림은 202112월 갤러리 현대에서 개최된 이강소 개인전 <몽유>의 한 점이다. 이 전시의 작품들은 대부분 위 그림과 비슷하다. 본 그림은 <>라는 작품으로 작품 캡션에 ‘Emptiness-14012, 2014, Acrylic on canvas, 250 x 485 cm’로 돼 있다. 열라 큰 작품으로 개인전 작품 중 가장 큰 그림에 속한다. 이 그림을 보고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강소 개인전에서 이 그림을 본 감상자는 난해하지만 뭔가 있는 거 같고, 뭔지 모를 포스가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더구나 크기가 2미터가 넘는 대작이다. 이 그림을 처음 본 사람들 대다수가 뭔지 모르지만 대가의 작품이니 심오한 철학이 있는 것 같다고 느낀다. 나도 그렇게 확신하는데,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그래서 큐레이터가 친절하게도 개인전에 대한 소개글로 이강소 작품을 안내한다. 읽어 보자.

 

갤러리현대는 이강소의 개인전 몽유(夢遊, From a Dream)616일부터 81일까지 개최한다. 몽유는 작가가 1990년대 말부터 2021년까지 완성한 회화 30여 점을 엄선한 전시로, 신작을 중심으로 화가이강소의 진면목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필휘지(一筆揮之)로 남긴 역동적인 붓질과 과감한 여백이 아름다운 대형 회화, 여러 층위로 칠한 거친 추상적 붓질과 (중략) 캔버스에 무한의 공간성을 구현한 실험적 신작 회화 등을 함께 선보인다. 이강소가 지난 20년 넘게 전개한 회화적 언어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몽유(夢遊, From a Dream)꿈속에서 놀다정도로 풀이할 수 있는, 전시 제목 몽유(夢遊)’는 이강소의 철학적 세계관을 함축한 키워드이자, 그가 작품에 담고 싶은 시대적 명제라 할 수 있다. 그는 무척 자명해 보이는 이 세계가, 실은 꿈과 같다고 해석한다. “나에게 이 세계는 엄청난 신비로 가득하다. 동시에 정신 차릴 수도 없이 복잡하고 가공스럽다. 만물은 생명을 다해도 그 원소들은 없어지지 않는다. 흩어지더라도 우주의 구조와 함께 알 수 없는 인과의 생멸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생멸의 연기는 우주 저 멀리까지 펼쳐질 것이다.”(작가 노트) 어린 시절부터 학습한 동양철학과 양자역학 등에 기반을 둔 그의 이러한 통찰은 작품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어떤가? 난해하고 심오함이 해결될 거 같은가? 어린 시절부터 동양철학과 양자역학을 공부하여(양자역학이 어린 시절 공부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그런 학문인가?? 물리학의 끝판왕인 양자역학을?!) 이에 기반한 통찰이 그림에 스며들어 있단다. 아하~ 관람자들은 난해한 느낌이 소개글의 언어로 구체화되어 각인된다.

 

만약 계급장을 떼고 즉 이강소라는 이름을 떼고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장사상의 진수가 보이는가? 시대적 명제가 담겨있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주억거려지나? 그가 작가노트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형상은 전혀 동양철학의 정수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동양철학이 뭔지 명확히 명명하지도 않아서다.

 

대충 노장사상이라고 하는데, 노장은 차라리 빈 캔버스가 노장의 사상을 더 잘 보여준다. 노자의 무위자연과 장자의 사상은 인위적인 것을 배척하는 사상이기 때문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불협화음에 대가의 작품이라고 노장 운운하는 꼴을 보면 미술 전문가가 문외한들에게 사기를 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필휘지의 역동적 붓자국은 큰 붓으로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빗자루 쓸 듯 휙 그으면 누구나 그을 수 있는 선이다. 크면 뭐든 있어 보인다. 정말 2미터 캔버스를 놓고 그 위에 빗자루만한 붓으로 검은 물감을 찍어 사정없이 휙 그어보라. 저거 보다 더 멋있는 획이 그어질 거다. 근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이강소가 그은 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미술계에서 대가가 되면 그가 뭘 그리든 대작이 되는 거다. 장욱진처럼 절대 작게 그리면 안 된다. 진실이 뽀록이 나기 때문이다. 단순하고 무미건조할수록 무조건 크게 그려야 한다. 작가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그린 것이지만 다수의 권위자들이 대작의 탄생을 알려준다. 누가 봐다 그냥 그린 의미없는 그림이지만 사기꾼들의 사탕발림으로 대작이 되는 거다.

 

벌거벗은 임금님에게 너무도 멋진 옷이라고 여기저기 찬사를 늘어놓는 사기꾼들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이다. 사기꾼들(일명 전문가들)이 찬사를 늘어놓으면 컬렉터들과 큐레이터들 및 미술종사자들은 맞짱구를 친다. 심오한 대가의 그림은 비싼게 당연하다고 빨리 사라고 부추긴다. 동조의 오류 실험에 참가한 다수 실험자들과 같다.

 

결국 피해자는 그림 문외한인 일반인들이다. 물론 점 하나 찍어 놓고 갖은 철학을 다 갖다 붙여 어마어마한 가치를 부여한 작가는 그래서 위대하다. 사기꾼들은 남의 돈을 사기치고 잠적하지만 이 작가는 2차 경매 시장에서 주인을 바꿔가며 가격을 올린다. 계속 높은 가격을 주고도 그림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게 바로 사기를 가치로 환원시키는 대가만의 능력이다.

 

하지만 본질은 아무것도 아닌 거다. 화가가 그릴 게 없어 그냥 그린 거다. 나는 확신한다. 작가의 철학적 노트는 이 허접한 작품에 가치를 부여하는 미사여구다. 물론 현대미술이 철학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사실도 한 몫 했다. 그래도 납득은 돼야 한다. , 모더니즘이라고 우기면 할 말이 없어지긴 하지만.

 

여하튼 현대미술은 사기다. 고 백남준이 말한 의미는 이와는 달랐지만 어쨌거나 그림은 대가라는 이름과 붙어 있는 가격표가 그 모든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아무리 허접한 그림이라도 대가가 그리면 명작이요 엄청난 가치를 지니는 거다. 대중이 멍청한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이 자본의 놀음이라는 걸 간과해서 그런 거니 참으로 거시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덧]







욘 포세의 멜랑콜리아를 완독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너무도 심판 빡침을 견뎌야 했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최악의 소설 탑3에 포함될 거다. 이에 왜 최악인지 조만간 리뷰로 투덜거려 보겠다. 빡침을 희석시키기 위해 먼저 화풀이 페이퍼를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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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0-23 1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더니즘은 정말 어렵습니다 ㅜㅜ
유명해서 유명한 경우가 없진 않을거 같아요. 그런데 권위라는게 한순간에 만들어지는게 아니니 ㅎㅎ
그래서 더 어려운거 같습니다~!!

yamoo 2023-10-24 09:08   좋아요 2 | URL
미술에서 모더니즘은 충분히 이해가 가긴 합니다만...삶과 완전히 유리된 거라 미술운동사에서 이론을 위한 유파라는 인상이 짙습니다. 그래서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이 나왔지만 서도..^^;;

미술은 사기와 진실이 교묘하게 혼재되어 있어 진정한 복마전 같습니다..ㅎㅎ

여울목 2023-10-24 0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거에 과천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보고 항의한 적이 있었습니다.작품자체가 아닌 작가의 유명세에 의한 작품을 전시했다고 생각되었기때문입니다.

미술에 관심이 많아 28권의 서양미술대전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시대에 따라 감상했습니다.(대략 컬러도판 5500점,흑백도판 8600점)

그 결과 저는 yamoo님이 지적하는 종류의 현대 미술을 몹시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작품자체가 말을 하는게 아니라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작품을 사상이 담긴 몇 개의 용어를 이용하여서 마치 심오하다는 식의 해석을 하기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이 해석한 작품에서 본인들이 주장한 내용을 느꼈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의 자아도취 혹은 사기라고봅니다. 어쩌면 굉장히 많은 숨은 의미를 아는 것처럼 유식한 척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yamoo 2023-10-24 09:13   좋아요 0 | URL
여울목님 반가운 의견입니다. 28권의 서양미술대전집을 다 읽으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피카소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몬드리안의 추상과 그의 설명은 충분히 수긍이 가죠.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사기라는 말이 제기된 최초는 아마도 추상표현주의부터일거라 생각합니다. 이로부터 모더니즘을 거치면서 아주 심화됐죠. 추상을 위한 추상(그러니까 사조에 반대하는 사조)을 추구해서인지 사기에 가까운 작업들이 너무 많아요.

점하나 찍고 무슨...ㅎㅎ 그냥 웃고 말지요..ㅎㅎ 가격은 뭐..^^;;

호시우행 2023-10-23 2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벨상 수상 작가의 소설이라 한번 읽어보려 했는데, 리뷰글을 읽고 ‘뻑‘이 가네요. 그래서 ‘전문가의 오류‘라는 말도 있지요. 오류면 다행이지만 첨부터 나쁜 마음을 먹고 한 짓이면 바로 사기지요.

yamoo 2023-10-24 09:16   좋아요 0 | URL
노벨 문학상 중에서 가장 개연성이 없고 일관성도 없으며 미친소리로 채워진 작품입니다. 5페이지 짜리 단편을 300쪽이 넘는 장편으로 만든 그 해괴한 문체는 대단하긴 합니다...ㅎㅎ 이런 소설을 읽는 건 정말 정신 건강에 좋지 않아요...네~ 정말 그래요..ㅎㅎ

겨울호랑이 2023-10-24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대 미술 뿐 아니라 현대 예술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작가와 감상자들 간에 널찍한 간극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 세계는 그렇지 않아도 어렵게 느껴지는 예술을 더 멀리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yamoo 2023-10-24 13:29   좋아요 1 | URL
현대미술이 특히 그렇죠~
근데 작가의 설명을 들어 충분히 이해할만하고 의미있다고 여겨지는 작품들은 30퍼센트 정도밖에 안되는 듯합니다. 이강소만하더라도 그의 그림 설명은 전혀 설득이 안되고 반감만 듭니다. 그냥 그렸다고 하면 될텐데...저렇게 그려놓고 그냥이라고 하면 없어보일테니...그냥 포장하는 거라 봅니다.

모더니즘이 삶과 예술을 완벽히 유리시키는데 성공했지요. 그래서 모더니즘 이후 어려워진듯합니다

stella.K 2023-10-24 19: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술도 그렇지만 문학도 난해하게 쓰는 작품들이 있잖아요.
그런 작품이 노벨문학상 받는 거 여럿 봐온지라 저는 일단 노벨문학상에
리스트를 올린 작품은 제껴두는 편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도 전에 욘 포세 작품 하나 읽고 빡 쳐서 팔아버렸습니다.
저는 야무님이 이 작품 좋게 읽으신 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요.
근데 노벨상 등에 업고 욘 포세 우리나라에서 잘 팔린다고 하던데
울나라 사람들 허세 작렬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책 산 사람 십중팔구는 책꽂이에 그냥 꽂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ㅋ

yamoo 2023-10-24 20:11   좋아요 1 | URL
멜랑콜리아 읽고 빡쳐서 뒤지는 줄 알았어요...읽는 시간 아까워서...
별 내용도 없고 미친 사람처럼 한 말 또하고 또하고...그리고 보니 미쳐서 정신병원에 감금되고...하~ 내용이 없어요...내용이...지루하고..이런 작품이 어떻게 노벨상을 받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빡친 포인트가 스텔라 님하고 비슷한가 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24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몇 일전에 댓글 달아주셔서 한 번 와봤습니다. 올려주신 글을 읽어보니 왜 yamoo님께서 심하게 빡치셨을지 조금은 짐작이 되네요 저는 미술쪽은 잘 모릅니다만 저 위에 이강소 라는 분의 그림이 어찌보면 욘 포세의 멜랑콜리아랑 비슷하게 느껴지셨을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사람이 노벨문학상 받았다는 이유 하나로 갑자기 유명해져서 어떤가 하고 책을 읽어봤는데 마치 저 이강소 님의 그림처럼 딱히 의미없어보이는 글자들의 나열처럼 느껴지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 짐작이 섣불렀을수도 있으나 올려주신 글의 맥락에 비추어 볼 때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yamoo 2023-10-25 09:14   좋아요 1 | URL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본 작가가 노벨상을 받았던 적은 다수 있었습니다. 노벨상을 주는 문학심사 위원회가 선정하는 상이니 내가 모르는 작가일 확률이 높을 수 있죠. 그래서 읽어 본 바로는 대체로 좋은 작품들이 다수 였습니다만 욘 포세의 작품은 정말 예외였습니다. 주제를 구현하는 방식과 서사 구성을 통해 소설 장르가 주는 재미의 매력이 거의 없었죠. 문체는 그런대로 봐줄만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겠죠. 문체만 좋은 작가는 널렸습니다. ㅎㅎ 지루하더라도 주제가 선명하면 그런대로 만족하는 부류이지만...이 소설은 헛소리의 성찬이고...주인공 얘기와 중간에 삽입된 비드메의 종교 얘기는 정말 뜸금없는 얘기였고 2권의 라스가 정신병원에서 고향에 돌아왔던 회고도 화가로서의 고민과 좌절을 담기에는 너무 뜬금없는 미친놈 얘기라 전혀 공감이 안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작품이었다는..

제가 빡친 이유는 시간과 돈이 낭비됐기 때문이에요. ^^;;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0-25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 감사합니다. yamoo님 덕분에 노벨문학상 수상자라고 하여 무조건 우러러 보는 제한된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확장하여 비판적 사고도 해볼 수 있는 눈이 조금은 뜨인듯 합니다. 한 수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yamoo 2023-10-26 09:59   좋아요 1 | URL
수상작이 모두 좋은 건 아니죠.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성향과 안 맞는 작품도 있습니다. 예컨대 주제 사라마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푸르스트의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죠. 잘 쓴 작품이 좋은 작품이 아는 부류는 항상 있습니다. 노벨문학상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그해 심사위원들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어 그 취향이 아니면 비판의 시각을 피할 수 없죠. 뭐 다른 예술도 매한가지라고 봅니다만..^^;;

페크pek0501 2023-10-29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가가 되면 그가 뭘 그리든 대작이 되는 거다.˝ - 좋은 의견 접수합니다!!!
궁금한 부분이었거든요.^^

yamoo 2023-10-30 22:26   좋아요 0 | URL
대가가 될때까지가 힘들지 대가가 되면 무슨 그림을 그려도 명작이 됩니다. 미술계는 명성이 최고로 중요하더라구요. 아무리 잘 그렸어도 아무리 훌륭한 그림이라도 명성이 없으면 소리없이 사라져요. 하지만 이름이 나면 허접한 그림도 잘 포장됩니다...대표적인 예가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ㅎㅎ

그레이스 2023-11-07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록위마 ! 적절한 말이네요^^

yamoo 2023-11-07 18:54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그럼 제가 이 포스팅을 한 게 의미가 있었네요. 아싸~~
동지들이 꽤 있으니!!^^

그레이스 2023-11-07 18:58   좋아요 0 | URL
저 아직 안읽어서 잘 모르지만 리뷰하신 내용에 지록위마가 딱이네요
샀으니 읽어는 봐얄것 같아요
가끔 수상작 중에 말씀하신 그런 작품들도 있는듯요 ^^;;
 
잘못 들어선 길에서 (구) 문지 스펙트럼 17
귄터 쿠네르트 지음, 권세훈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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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SF소설 덕후였다. 김용의 대하역사 소설을 다 읽고 시쿤둥해질 즈음 발견한 아시모프의 소설 시리즈. <강철도시><로봇>은 내 20대의 동반자였다. 이후 걸출한 SF소설들을 거쳤고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을 읽을 즈음 내게서 멀어졌다. 아마도 에코의 소설에 심취하면서 나의 문학 편력은 시작됐을 거다.

 

그런데 SF소설은 장르적 기대감과 함께 한계가 분명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가치나 사회비판적 의식의 부재였다. 그래서 가볍게 읽는 장르 소설이라는 인식이 강했기에 멀어졌는지도 모른다. 비록 출중한 SF 작가와 작품들이 간간히 발견되긴 했지만(예컨대 레이 브래드베리의 <화씨 451> 그 수가 너무 적었다. 물론 SF소설의 장르적 특색은 여전했다.

 

요 몇 년 간 에스에프 소설과는 거의 담 쌓고 지냈다. 그러다가 최근에 귄터 쿠네르트라는 작가의 <잘못 들어선 길에서>(문학과지성사, 2000)을 읽었는데 정말 놀라운 소설이었다. ‘SF소설을 이렇게도 쓸수있구나!’라는 감탄을 내뱉게 했으니까. 쿠네르트라는 작가는 처음 접했다. 단편 소설집임에도 한 작품 마다 임팩트는 상당했다.

 

보통 독일 작가들은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쿠네르트는 동독 작가임에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SF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펼쳐보였다고 개인적으로 촌평하고 싶은 심정이다. 작가는 상황과 소재만 SF적 장르를 가져왔을 뿐 그 서사의 핵심은 동독 사회 구조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다.

 

동독 시절이면 냉전시대이다. 냉전 시대에 작가가 써내려간 짧은 서사는 시대를 초월하여 21세기 오늘날에도 여전한 비판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재밌기까지 하다. 읽다 보면 무릎을 칠 수밖에 없다. 특히 <병 통신><가정 배달>이 그렇다.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시정하기 위한 제도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는데,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올림피아2>, <러브스토리-메이드 인 DDR>,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져야 한다> 등은 사랑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돋보인다. 짝사랑과 불륜이 미래 기술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부조리하게 보여주는 단편들이다. 특히 <대리인>의 경우 사랑을 진화론적으로 풍자하는 시도가 돋보였다.

 

12편의 단편을 싣고 있는 선별집이지만 주제와 소재의 스펙트럼이 넓어 읽는 맛이 배가 된다. 그래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꼭 보고 싶다. <잘못 들어선 길 및 또 다른 방황들>이라는 1988년 원판본이 꼭 재번역 되길 강력히 희망한다.

 

주제를 서사로 구현해 내는 작가의 역량이 매우 빼어나서 단편 12편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당분간은 입맛만 다셔야겠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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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0-20 2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여간해서 별 다섯 개 안 주시는 줄 아는데 꽤 만족스러우셨나 봅니다.
좀 오래된 책이긴한데 책값도 싸네요.
전 아직 에스에프 익숙치 않지만 함 관심 가져 보도록 합죠.ㅋ

yamoo 2023-10-23 09:12   좋아요 1 | URL
네, 아주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욘 포세의 멜랑콜리아를 이어서 읽었는데, 좋은 소설을 읽는 시간이 왜 가치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 느끼는 거지만 문지스펙트럼의 세계문학은 정말 선견지명이 있었던듯해요. 여기 리스트에 목록 올리고 있는 작품들은 모두가 걸출한 작품들입니다. 대산이나 을유에서 펴내는 세계문학 작품집에 들어 있는 듣보잡 작가라는 사람들 일부가 문지스펙트럼에 있는 걸 보고 놀랐죠. 쿠네르트는 어느 출판사에서도 그의 작품들이 완연된 게 없다는 사실입니다. 참으로 이상하죠. 이렇게 걸출한 작가의 작품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지스펙트럼의 소설들이 다시 간행하고 있으니 기다려보면 다시 재간될 듯합니다...ㅎㅎ 2003년인가...그때 이미 무질의 단편집이 여기서 나왔다는 사실은 놀라울만합니다..ㅎㅎ

그레이스 2023-10-23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화씨451>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르귄도 괜찮지 않을까요?
이 책도 찾아봐야겠네요!^^

yamoo 2023-10-24 09:17   좋아요 1 | URL
르귄도 괜찮지요..ㅎㅎ 브레드버리의 화씨451은 브레드버리 작품 중 가장 발군이더군요..^^

그레이스 님, 에프에프 좋아하신다면 이 책 강추합니다! 정말 의미있는 책이에요~~
 

지난 104일은 한국파스텔화 협회에서 주관하는 제33회 파스텔화 공모전 시상식이 열린 날이다. 내 작품도 말석에 이름을 올리고 갤러리 라메르 3층 한구석을 차지했다. 평일이라 참석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8일 가족과 함께 입상작들을 둘러보고 작품의 사진을 찍어 남겼다. 입상작들 대부분 가족이 와서 사진 찍고 관람하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사실 이 공모전에 입상할 줄은 정말 몰랐다. 파스텔화 공모전이기에 건성 파스텔로만 그려야 해서(오일파스텔 약간) 제한 사항이 있었다. 건성 파스텔로 그림을 그린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공모전 공고를 보고는 그냥 한 번 그려봤다. 한 번도 다뤄 본 적이 없기에 유튜브에서 건성 파스텔 그림 그리는 것 보고 바로 그려 보았다.

 

그릴 대상과 주제는 이전부터 생각해 두었던 터라 연습 삼아 A4 크기로 2, 그리고 A3 크기로 한 점을 그렸다(요 그림은 나중에 소개해 보기로 한다). 나름 생각대로 잘 나온 듯해서 다음날 바로 30호 크기(약90*70cm)에 공모전에 낼 그림을 그렸다. 이전 입상작들을 보니, 추상화도 몇 점 보여 그리긴 했다. 이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란 걸 나는 안다. 주로 드로잉 위주였으니까. (미술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이 그림을 보여 줬는데 당장 응모하라고 해서 응모를 결정했다!ㅎㅎ)

 

그런데 공모전 요강에 드로잉 작품을 적극 권장했다. 그래서 그렸긴 했는데, 지난 3년 치 입상작들을 보고 실제 접수는 안하기로 마음먹었었다. 다들 풍경이나 정물화를 너무 잘 그렸던 거다. 보통 파스텔화는 커 봐야 A3 크기인데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크기는 가로 90에 세로 70센티 정도 였다. 그렇게 큰 작품은 파스텔 유튜브 작가도 그리지 않았다.

 

파스텔로만 그 정도 크기를 매꾸려면 하루 이틀 그려서 될 게 아니었다. 정말 다들 어마무시하게 잘 그렸다. 유화나 아크릴화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데 건성 파스텔로 유화 느낌 나게 그릴 수 있다는 건 초보 화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상장을 나눠주는 주최측 사람에게 살짝 물어보니 입상작들 대부분 화력이 오래 된다고 한다.

 

그래, 내가 여기 입상한 건 정말 운이 좋았던 거였고, 남들이 거의 그리지 않는 드로잉으로 추상작품을 냈기에 가능했던 듯하다. 어쨌든 파스텔 공모전 입상은 고인물이 계속 입상한다. 입상자들 대부분 작년과 재작년에도 이름이 있었고 해마다 초대작가가 될 때까지 응모하는 듯하다. 어쨌건 여긴 입상작들을 대상포함 입선까지 60여 작품밖에 선발 하지 않는다

 

그래서 첫 소개는 파스텔화 공모전부터 시작한다. ^^

 

 

파스텔화 공모대전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공모전이다. 파스텔협회전과 같이 진행한다. 그래서 협회 회원들의 그림과 공모전 참가자들의 그림이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 퀄러티 차이를 감상하는 것도 이 대회의 매력 포인트. 프로 작가와 지금 막 작가의 길에 들어선 신진작가의 그림 수준을 한자리에서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라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외국 초청작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데, 확실히 이들의 작품이 해마다 최고의 수준을 보여준다. 여튼 파스텔 공모전은 그 이름에 걸맞게 파스텔로만 그림을 그려야하는 제한이 있다. 그것도 아주 크게(30호 이내)! 건성 파스텔을 주로 사용하고 오일파스텔은 곁다리로 사용해야 하는데 출품작들을 보면 유화그림을 그린 것 같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입상하는 작가들도 주로 파스텔로만 작업을 하는 분들이다. 개인적으로 파스텔화는 그림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 초등학교 스케치북 크기로 그린 게 첫 그림이었고, 공모전에 한번 내 볼까 하고 연습 삼아 그려 본 게 A4 크기 3점이다. 습작 후 30호 크기를 5시간 정도 투자해서 완성했는데, 의외로 잘 그려진 거 같아 지인들에게 보여줬다. 사실 파스텔 공모전 입상작들을 보고 낼 마음이 사라졌는데 지인들이 멋있다고 막 내보라고 해서 공모전에 내 본 거였는데 덜컥 입상을 하게 됐다. 아마도 파스텔 드로잉 작업이라 후한 점수를 준 모양이다. 파스텔 드로잉은 상대적으로 작품 수가 적다. 그래서 공모요강에서도 드로잉을 적극 권장했다. 그래도 입상이라니. 운이 정말 좋았다. 여기 입상이 어려운 이유는 해마다 입상하는 사람이 계속 입상을 하는 고인물이 많다는 거라서. 헌데 여기는 다음 해부턴 응모를 안 할 작정이다. 여긴 매우 비싸다. 우선 출품료가 점당 5만원이고, 도록비를 무려 10만원이나 내라고 한다. 안내면 입상이 안 된다. 액자도 필수다. 액자값과 도록비만 합쳐도 20여만 원이 든다. 정말 짜증나는 대회다. 1차 사진 심사와 2차 실물 접수로 진행되는데, 실물 접수도 엄청 후미진 강북의 한 중학교라 찾아가기가 매우 더럽다. 그래도 그 파스텔 입상 한 번 해보려고 그냥 감수했다. 여긴 입상작을 총 60여 점 밖에 안 뽑는다. 그래서 좀 욕심이 났는지도 모른다. 입상작들도 너무 쟁쟁해서 내 작품이 거기 끼인다는 거에 약간 부심이 들 정도. 어쨌거나 여기도 비구상화를 뽑아주니 파스텔을 친숙하게 다룰 수 있는 분들은 응모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비싼 갤러리 중 하나인 라메르에서 전시한다.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올해로 44회 째를 맞는 대회. 꽤 유서가 깊은 대회다. 보통 명칭을 미술대전으로 쓰고 있지만 한국 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미전을 제외하고는 통칭 민전이라고 한다. 괜찮은 민전은 그 역사가 얼마나 되느냐로 판명되는데 44회 동안 명맥을 유지했다면 그 자체로 대단한 거다. 왜냐하면 10회를 못 넘기고 단명한 미술대회가 허다하기 때문. 그런데 이 대회는 그 명칭에 비해서 실속이 없는 대회인듯하다. 작품 수준이 그냥저냥 해서. ‘현대미술을 추구하기 때문에 비구상 수상작 비율이 꽤 되긴 하다. 크기도 100호 이내라 100호를 내는 분들도 많다. 그만큼 외형은 미전을 많이 참조했다. 1차 사진 심사 없이 바로 실물을 접수해서 접수한 날로부터 3일 내에 수상작을 발표하는 걸 보면 외형상 미전과 거의 같다. 하지만 작품 퀄러티는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 10호 정도도 입상한 걸 보면 여기는 내가 가본 전시회 중 퀄러티가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물론 캘러그래피나 서예가 없는 점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현대미술을 표방해서 그런 듯. 협회(사단법인 한국현대문화미술협회)도 비주류라 상금도 그렇고 시전에도 미치지 못하는 대화라 촌평하고 싶다. 여기 부분별 대상 수상작은 타 대회 특선작만 못하다. 참고로 여기서 종합대상을 받으면 상금이 300만원인데, 이는 뭐 여타 전국 규모 미술공모전과 비슷하다. 여기 대회에서 종합 대상을 받은 이가 20대 학부생인데, 이 학생이 제42회 국전에서 장려상인 특별상을 받았다. 이를 보건대 이 대회는 군전이나 시전급 정도 된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다만 이 대회의 장점이라면 시상식을 무려 프레스센터에서 한다! 그리고 모든 입상작들을 단상에서 한 명씩 호명하며 상을 주는데(입선도!! 그래서 시상식 시간이 무려 3시간 가량 된다.) 모든 대회 중 여기만의 특장점인 듯하다.

접수비 16, 도록 5(도록은 선택), 전시장은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대한민국 창작미술대전

마찬가지로 44회 째를 맞는 대회인데, 단체가 한국서화협회이다. 여기도 비주류. 서화로 출발하여 종합 미술대전으로 발전한 듯. 타 대회와 비교해 캘러그래피, 서예, 민화 및 공예 부문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기도 명칭에 비해 상장 대잔치를 하는 대회라는 인상이 짙다. 부문이 너무 많아서 상도 많은데, 심지어 삼체상 오체상이라는 것도 있다. 개인이 시리즈 3작품 모두 입상하면 삼체상이라는 걸 주는데,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작품들이 삼체상 오체상 수상자로 선정된 걸 본다. 부문에 따라서 인당 3점 내지 5점까지 응모할 수 있어 나타나는 현상. 국전의 경우는 2점까지 응모할 수 있지만 수상작은 무조건 1작품만 되는데, 여기는 상이 정말 많다. 참고로 이렇게 상이 많은 대회는 그저 그런 대회라 거르라는 기성작가들의 말이 있다. 여튼 여기도 1차 사진심사와 1차를 통과한 2차 실물심사를 통해 본상을 정하는데, 대체로 잘 그린 그림을 선발하는 대회다. 20호 이내로 크기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큰 작품은 기대할 수 없다. 창작에 포커스를 맞추어서 이색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이면 거의 선발되는 듯하다. 비구상 비중도 상당하다. 정말 질감이 좋고 잘 그린 그림들은 특선 이상 선정될 확률이 높다. 가작과 입선은 확실히 특선작에 비해 대다수가 잘 그린 그림은 아니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캘러그라피나 공예의 비중이 높고 예술의 전 분야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고 있어 상을 남발하는 대회라는 인상이 짙다. 같은 협회에서 3개 대회를 진행한다. 1분기에 국제현대미술대전, 2분기에 창작미전 그리고 3분기에 PCAF(회화와 캘러그래피 아트 페스티벌의 약자). 협회가 돈을 벌기 위해 눈이 벌겋다는 인상이 짙다. 한 해에 협회가 3개 대회를 진행하는 곳은 여기밖에 없는 듯하다. 확실히 그저 그런 민전 중 하나.

접수비 15, 도록 6(도록 구매 의무), 전시장은 대학로 홍익 아트센터.

 

 

신사임당 미술대전

우리나라에서 사람 이름 건 미술 공모전이 꽤 되는데, 사임당 미술대전은 그 중에서 가장 상금이 많기로 유명한 대회다. 대상작이 2천만원으로 미전의 2배다. 강릉시 미술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일종의 시전이다. 근데 대상작이 미전보다 좋냐면 그렇지는 않은듯. 여기서 대상을 받으려면 한국화나 동양화를 그려야 한다. 수묵담채화로. 그냥 크게 잘 그리면 된다. 자신이 추상미술 작가라면 절대 수상할 수 없으니 응모하면 안 되겠다. 지난 3년 간 입상작들을 봤는데, 이 대회는 구상대회다. 비구상화를 입상작으로 선정하지 않는 듯하다. 물론 신사임당의 그림을 떠올리면 구상일 수밖에 없을 듯한데, 그래도 미술대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 혹시나 해서 전부 입상작들을 검색해 봤는데 결론은 역시나 였다. 특히 신사임당 그림을 현대적으로 변형하면 대상의 반열에 오를 수 있으니 대회를 준비하는 분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접수비 16. 100호 이내. 도록비 선택. 전시장은 강릉 아트센터.

 

 

안견 미술대전

서산시에서 주관하는 대회로 여기 역시 시전으로 봐도 될 듯하다. 이 대회 역시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현대적으로 구현하면 대상을 받을 수 있다. 올해 대상작도 신몽유도원도였다. 여기도 동양화와 한국화가 강세인데, 아주 간혹 추상화도 입상작으로 선정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응모해 보면 좋을 듯하다. 밑저야 본전이기에. 왜냐고? 한국에서 시행되는 거의 모든 미술대전에서 여기만 출품료가 없기 때문. 출품료뿐만 아니라 배송비도 안 든다. 정말 놀라운 대회다. 시전의 성격을 갖기에 1차 전체 출품작(사진심사) 중 몇 점을 1차 선발했는지 정확히 밝힌다. 몇 점이 출품되어 몇 점을 선정했는지 알려주지 않는 대회도 많다. 이런 대회는 가급적 참가하지 않는 게 좋을 듯하다. 투명하지 않는 대회라는 인상이 짙기 때문. 어쨌거나 여긴 정말 작가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는 대회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여긴 주관이 서산시다. 충청도라서 서울 사는 입장에서 매우 멀다. 근데 서울 출장소를 두고 있어 반입과 반출을 편하게 해 주고 있다. 전국 응모라 12개 지역 거점(서울 경기에 3)에 출장소를 두고 있다. 특히 입선작은 전시는 해 주고 가급적 시상식에 오지 말란다(장소의 협소로). 상장은 반품 시 포장해서 넣어주기까지 한다. 나는 이런 공모전이 있다는 사실이 매우 신기하다. 그래서 수상작들이 신사임당 미술대회보다 좀 떨어지는 감이 있어도 하등 불만이 없다. 출품료를 받지 않고 자신들의 기조대로 작품을 선발하는 그 자신감이 멋져서. 타 미술대전도 이 대회를 좀 본받아야하지 않을까 한다.

출품료는 무료. 작품 크기는 30. 도록비 없음. 전시장은 서산시 문화회관.

 

 

중앙회화전

이 대회가 중앙일보사에서 하는 중앙미술대전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올 해로 3회째를 맞는 대회인데 중앙미술대전에서 분리해서 회화전만 따로 시행하고 있는지 아니면 별개의 대회인지 알 수가 없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주최자만 중앙일보사로 동일하다. 여기도 1차 심사와 2차 심사로 나뉜다. 1차 심사는 사진 심사고, 2차는 실물 심사인데, 여기는 정말 특이하게도 1차 심사를 통과하고 2차 실물심사를 안 받아도 입선으로 확정된다. 실물을 반입하지 않고도 상을 주는 곳은 중앙회화전밖에 없다. 그런데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2차 심사비가 무려 30만원이다. 1차 심사비 2만원에 비하면 10배가 넘는다. 30만원이면 일반 공모전 장려상 상금이다. 30만원 내고 2차 심사에 참여했는데 입선이나 특선이면 30만원만 날리는 거다. 그래서 주최측은 2차 참가를 안 해도 상을 주기로 했나보다. 아마도 1,2차 심사가 있는 대회에서 이러한 결정을 한 대회는 중앙회화전이 유일하다. 이런 대회강요는 정말 처음 본다. 보통은 1차 심사할 때 출품료가 결정되고, 2차 심사할 때는 작품만 반입하며, 만일 반입하지 않으면 탈락한다. 당연할 줄 알았는데, 중앙회화전 보면서 이 상식이 무너졌다. 어쨌거나 중앙회화전은 약 100일 이상 1차 심사작을 공모하여 2차 본선 심사 대상작 300점을 선발하는데, 300점 안에 들면 1차 발표날 중앙일보 전면광고에 300점이 실린다. 일간지에 자신의 그림이 실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 회화만 선발하는 유일한 공모전이라 할 수 있다. 100일 이상 공모하여 800점 이상 응모했다는 건 평면 신진 작가들은 거의 다 참가하는 대회인지 않나 생각한다. 실험성 강한 작품도 상당수 선발되고 추상화 입상작도 많다. 자신의 작품이 실험성 짙은 작품을 추구한다 싶으면 여기 응모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듯. 작년까지는 40호인가 제한이 있었는데 올해부터 100호 이내로 확대됐다.

접수비 : 1차 사진심사 2만원, 2차 실물심사 30만원. 도록비 없음. 전시장은 인사동 한국미술관.

 

 

청송야송 미술대전

올해로 4회째 맞는 미술대회. 경상남도 청송군에서 시행하는 군전이다. 야송 이원좌를 기리는 대회. 신사임당 대회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한국화와 동양화가 주를 이루는 대회로 일종의 구상대회다. 비구상 작품은 선발하지 않으니 추상회화 작가들은 이 대회를 거르는 게 상책이다. 출품작이 150점도 안 되는 소규모 대회. 1차 사진심사와 2차 실물심사로 진행. 여기는 초기여서 그런지 출품작의 약 90퍼센트 정도를 1차 심사에서 통과시켜 준다(사실 이건 말도 안되지만 이렇게 운용하는 대회가 꽤 되는 듯. 근데 명색이 군전인데 이래도 되나?) 1차 통과는 입상이니, 상장이 나온다. 그래서 자신이 전국규모 미술대전에서 입상 이상의 경력을 원하면 출품해 봄직한 대회다.

출품료 5만원. 반입은 각자가 알아서. 30~50호 사이.

 

 

아트코리아 미술대전

올 해로 2회째를 맞는 대회다. 여기는 특이하게도 1,2차 모두 사진 심사로 진행하는데, 시상식 날 실 작품을 반입하게 하고 다음 날 전시를 시작한다. 작품 크기는 20호 이내. 여기는 회화 작품이 강세를 보이는 대회다. 입상작들을 봤을 때 특선 이상 작품들은 아주 잘 그린 그림들을 주로 선발한다. 비구상 작품도 꽤 많이 입상하니, 비구상 작가라면 놓칠 수 없는 대회라 하겠다. 경험 상 비구상을 비중 있게 뽑아 주는 대회는 그리 많지 않은데, 그나마 실험성 높은 작품들을 선발해 주는 곳이 국전 비구상, 중앙회화전 그리고 아트코리아 정도다. 여기는 심사의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회라고 천명하여서인지 심사위원들을 아주 신중하게 선정하는 듯하다. 현재 최고의 평론가 중 한 사람인 김달진 님이 심사위원 중 하나로 위촉된 사실만 봐도 위원 선정에 협회가 얼마나 신중을 기하는지 알 수 있다. 경험상 평론가나 교수 비율이 높을수록 입상작 중 실험성 높은 작품이 많다. 이 대회도 입상작 수준을 보면 좋은 대회 중 하나라고 촌평해 볼 수 있다. 작품들이 고르게 수준이 높다. 올 해 대상 수상작은 나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작품이었는데, 놀랍게도 이 작가의 비슷한 작품이 중앙회화전에서는 특선밖에 안됐다. 입상작들 중 본상 수상작은 확실히 선발위원의 취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어쨌거나 이 대회는 2회밖에 안됐지만 다시 참가하고픈 대회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특이하게도 1,2차 사진 심사만으로 수상작들을 가린다. 2차 사진 심사로 대상 및 본상 수상을 정한다는 게 매우 이례적이다. 본상 및 입상작들을 발표하고 나서 전시를 위해 실물 작품을 내라고 하는 아주 독특한 공모전이다.)

1점당 5, 도록비 없음. 전시장은 인사아트프라자.

 

 

이상으로 마친다. 내가 추상 위주의 작업을 하기에 비구상 작업을 하는 작가들이 응모하면 좋은 대회를 위주로 참가 후기를 남겨봤다. 이 외에도 여러 미술대회가 있는데, 힐링 미술대전 이나 평화미술대전은 구상대회다. 서리풀 미술대전은 청년작가 위주로 선발하는 대회이고, 경인미술대전은 시도전 중 가장 퀄러티가 높은 대회다. 3월에 접수해서 나는 놓쳤는데, 내년에 응모해 볼 요량이다. 내년에는 경인미술대전과 국전 그리고 아트코리아 정도만 응모해 볼까한다. 참고로 현역 중진작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지간한 민전은 응모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들끼리의 잔치라고. 한 해에 미술대전 하나만 응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여기서 말하는 미술대전은 오로지 국전의 후신인 대한민국 미술대전만을 말한다. 중진작가들의 전언이다. 나머지는 미술대전이라고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민전이라고.


[덧]

그제 주문하여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다. 몰랐던 작가였는데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니, 기대가 크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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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10-14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파스텔화! 축하합니다.
우리나라에 미전이 좀 되는군요.
외국에 비해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의외로 욘 포세가 수상 이후 책이 잘 팔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언젠가 좋다는 말에 읽다 포기하고 중고샵에 판 기억이 있는데...ㅋ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yamoo 2023-10-16 09:22   좋아요 1 | URL
미전이 국전의 후신이라 그런가 봅니다. 중진 작가들도 미전만 쳐주고 민전은 쳐주지도 않더군요. 외국은 이러한 공모전이 거의 없다는군요!ㅎㅎ 없어도 자신의 그림을 팔 수 있는 루트가 우리나라보단 많은 듯 합니다.

지금 멜랑콜리 읽고 있는데 초반부인지만 느낌이 좋지 않아요. 물론 적응기라 여기고 있습니다. 화가 얘기라 관심이 가는 소재이기에 계속 읽어볼 요량입니다..^^

곰돌인데 2023-10-14 2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
멋집니다.

미술 공모전에 관심 많았는데, 정보와 용기 얻어 가네요.
감사합니다.

yamoo 2023-10-16 09: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미술공모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쓴 페이퍼이기에 쓴 보람이 있네요~~^^ ㅎㅎㅎ

cyrus 2023-10-15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사실 저는 국내 미술계가 어떤지 잘 몰라요. 미술관보다는 책으로 미술을 접하다 보니 미술 보는 눈이 넓지 않고요, 국내보다는 서양미술에만 너무 쏠려 있어서 저 스스로 한국미술과 동양미술을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yamoo님의 글을 통해 국내 미술계 동향을 알 수 있어서 좋아요. ^^

yamoo 2023-10-16 09:26   좋아요 0 | URL
서양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국내 미술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죠. 국내 미술계를 아는 이들은 미술대학 출신들이나 컬렝터들이죠. 이들을 제외하곤 국내 미술 생태를 거의 알 수 없다고 할 수 있죠..ㅎㅎ

미술관련 책 90퍼센트가 서양미술 소개로 채워져 있기에, 한국미술가에 대한 책들은 정말 찾는 사람들만 찾습니다.

한국미술과 동양미술에 대한 공부 교재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어요...ㅎㅎ 한국작가론은 몇몇 책이 있긴한데, 동양작가론은 없습니다.ㅎㅎㅎ

겨울호랑이 2023-10-15 1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yamoo님 축하드립니다! 미술전에 대해 잘 몰랐는데 참가 규정도 까다롭고 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드네요...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작품을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자기 비용을 들여 전시를 하더라도 미술에 대한 일반의 적은 관심을 생각해 본다면 정말 미술 자체에 대한 사랑 없이는 계속 하기 어려운 활동인 것 같네요...

yamoo 2023-10-16 09:3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호랑이님^^

미술공모전은 참가 안하면 몰라요~~
특이한 건 공모전 중 아마도 미술공모전만 참가비가 있는 듯해요. 논문공모전이나 독후공모전의 경우 책값만 들고 참가비가 없어요. 심사위원 선정하는 건 비슷한데, 요는 전시비용에 충당하려고 참가비를 받는 듯해요. 대관료가 어마무시해서뤼..

작품을 만드는 건 암 것두 아니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죠. 작품을 완성하고 사진을 아주 잘 찍어야 하고 액자도 해야하죠. 액자값이 ㅎㄷㄷ 합니다. 전시 디플레이도 작가가 해야할 경우도 많고요..도록도 찍어야하고 광고물 만들어야 하고..개인전 한 번 하면 수백~수천 드는 듯해요. 이런 개인전을 1년에 3번만 해도 거덜날거 같은데..젊은 신진작가가 1년에 4-5번 개인전 하고 단체전 10여번 하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집이 아주 부자가 아닌 이상 불가능한 이력이에요...돈 없는 작가는 활동 접고 얼릉 취업해야죠. ㅎㅎ

페크pek0501 2023-10-18 14: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 축하합니다. 역시 재능을 타고나셨군요.ㅋ
그림은 출품료라는 게 있군요. 글 투고는 비용이 들지 않고 재료비도 거의 들지 않는데...
대학에서 미술 전공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 빈자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앞으로 쭈욱~~ 좋은 소식이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yamoo 2023-10-19 14: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재능이 아니라 운인듯합니다..^^;;

출품료가 있는데, 전시장 대관료가 발생하기에 아마도 대관비용이 상당하여 이를 충당하고자 춮품료를 받는듯합니다. 그래도 이건 주최측에서 모두 부담해야 하는데 이를 참가자에게 떠넘겨 장사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안견 미술대전처럼 주최측에서 모두 전시비용을 부담하는게 맞는 듯보입니다. 그런 자금력이 없으면 미술대전을 시행하면 안되는게 맞는듯한데...우리나라 미술단체는 워낙 영세하여 춮품료로 상금주고 대관비용을 처리하는 듯합니다. 땅집고 헤엄치기라고 봅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반입과 반출도 진짜 번거롭고 개인전하면 도록 인쇄와 디스플레이도 모두 작가가 해야됩니다. 돈은 돈대로 들고 노가다를 해야하죠. 어후~~

얄라알라 2023-10-19 1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이렇게 공모전마다 휩쓰시는!!! 정말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려요^^ 와!!!!!! 와르르르 박수!!!!

yamoo 2023-10-19 14:05   좋아요 1 | URL
흠...올해 전국규모 공모전 11개 냈는데 8개 입상했어요.
작가 선정 공모는 10군데 냈는데 3군데밖에 선정 안됐습니다..^^;;

올핸 운이 좋았고, 내년에는 어떻게 될런지 잘 몰루겠지만 확실한 건 내년에 2회 개인전을 할 예정입니다..ㅎㅎ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3-10-19 22: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yamoo님, 축하드려요.
파스텔화로 그린 그림은 어떤 느낌이 날지 궁금합니다. 생각보다 한국에 미술전이 많군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입상되기를 원할 것 같습니다.

욘 포세의 멜랑콜리아도 읽어 보고 싶더라고요^^

yamoo 2023-10-20 08:59   좋아요 1 | URL
맨 위에 사진 첨부했어요. 파스텔화도 파스텔을 어느정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구요. 비싼 재료일수록 발색과 질감 차이가 큽니다. 하나의 재료를 마스터하는 건 지난한 과정이듯합니다.ㅎㅎ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모두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를 바라죠..^^

욘 포세 멜랑콜리아...지금 절반 읽었는데...이것만 읽고 욘 포세는 안 읽을 듯합니다. 이 사람 문체가 저와 잘 안맞아요. 서사가 재밌는 것도 아니고 현재까지는 삶의 어떤 통찰을 담아내는 페이소스도 없는 거 같습니다. 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는지 현재까지는 도무지 몰겠다는...끝까지 읽어봐야 알 듯해요..ㅎㅎ

그레이스 2023-10-23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꾸준히 그리시는군요.
축하하고 응원합니다~^^

yamoo 2023-10-23 10:14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일주일에 못 그려도 4-5개는 그리는 듯해요. 이번 주말에는 파스텔로 작은 그림 5개를 그렸어요..ㅎㅎ

야송미술관 2023-10-25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야송미술대전 비구상작품도 수상합니다아아아아~~ 올해 우수상수상했어요
그리고 사진심사 10%탈락은 아니고 20~30% 정도입니다.
청송야송미술대전 열심히 하고 있어용요요요

미술대전에 대한 개인적인의견과 추천 너무 잘 읽었습니다. 화이팅입니다

yamoo 2023-10-26 10:48   좋아요 0 | URL
하하...그렇습니까? 우수상 축하드립니다!!ㅎㅎ 야송미술전 입상작 중 비구상 작품을 본 적이 없어서뤼..^^;; 저는 야송미술대회에 좀 큰상 좀 타보려는 욕심에 중앙회화전에 입상한 작품을 훨씬 크게 그려 응모했지만 탈락했습니다..ㅎㅎㅎ 서양화 응모작 115점 중 24점만 떨어뜨렸더락구요(거의 80퍼센트 입상률. 이런 대회는 처음^^;;)..ㅎㅎ 그 중에 제 그림이 포함됐다는 거에 헛웃음이 났어요...ㅎㅎㅎ 심사위원들의 성향 차이가 이렇게도 크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심사위원들 중 교수 비중이 높냐, 작가 비중이 높냐에 따라 수상적 성향도 많이 다른 듯합니다. 제 작품은 심사위원(교수와 작가) 중 교수가 압도적 많을 때 항상 좋은 성적을 낸 듯합니다. 위원 중 작가 비중이 높은 대회일수록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정말 정말 궁금해서 페이퍼를 씁니다.


누구라 말하지는 않겠지만 알라딘 서재를 하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분일 듯한 분이 매번 강의 공지를 올리네요.


솔직히 매우 거슬립니다. 책을 좋아하는 불특정 서재 운영자를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무료 강의라면 책 판매와 콘텐츠 확산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회 당 얼마를 내고 참가하는 걸로 아는데, 문화센터도 아니고 계속 공지글을 보는 게 매우 이상합니다. 알라딘 서재지기는 이런 건 규제하지 않는가 봅니다.


개인이 개설한 카페도 어떤 회원이 마케팅 차원의 글을 올리면 글을 삭제하던가 강퇴됩니다. 헌데 알라딘 서재는 그런 게 없는가 봅니다. 


자신이 책을 써서 자신의 책을 홍보하는 글은 봤습니다. 책 기반 사이트이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리고 권장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강의 공지라니요. 사실 이건 아닌 듯합니다. '강의공지'를 어디서 하는지 잘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와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제일 많이 보죠. 문화센터에서 그리고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에서도 심심찮게 보입니다. 그런데 알라딘 서재에서도 정기적으로 보입니다.


이 의미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강의를 하는 분이 서재 운영자들을 자신의 잠정적인 강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렇지 않고는 공지 글을 올리지 않을 겁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저자가 자기 저서로 마케팅 차원에서 강의를 하는 거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전형적인 대학교나 문화센터에서 행해지는 공지 유형입니다.


이건 알라딘 서재 글과는 매우 이질적인 포스팅이라 생각합니다. 알라딘 서재지기는 '강의공지'류의 글에 대한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공지를 올리시는 분은 좀 자제를 해 주셨으면 해요. 강의공지를 너무 천역덕스럽게 정기적으로 올리고 계시는데 이 행위가 저는 너무도 이상하게 보여서 페이퍼를 씁니다.



덧. 저는 강의 공지를 올리는 분에게 엊가 심정이 있는 게 아님을 알라주셨으면 합니다. 강의 공지를 올리는 분이 처음엔 자기 저서로 강의를 해서 많은 인기를 얻으셨죠. 저도 이분의 책을 여러 권 소장하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점점 일반 강의로, 그러니까 대학이나 문화센터에서 문학 강의를 하는 것과 대동소이해서 문제제기를 해 본 것입니다. 알라딘 서재에서 이런 공지류가 문제될 게 전혀 없다면 그 사실확인만으로도 제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봅니다. 정말 궁금해서 올리는 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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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3-10-1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님 말씀이시죠? 여러 도서관에서도 강의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고요. 우연히 너튜브 영상으로 그분의 강의를 살짝 감상했었는데 꽤 좋았습니다. 강의 공지하시며 올려주시고 분야별로 정리해주시는 책들이 저는 나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번역서를 소개하실 때도 참고가 되고 있고요. 서평가이시니 그렇겠지만 이 분이 골라주시는 책을 이제 믿고 사 읽을 정도고 찾는 책이 있으면 이분 글을 찾아 참고해요. 오랫동안 좋은 정보도 올려주시곤 해서 알라딘도 제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가격표를 올리시지도 않고 지극히 관심 있는 분들만 적극적으로 참여할 소스를 주는 정도지요.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도 소개하는 분들이 있는데 책에 관한 강의공지가 왜 문제가 되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yamoo 2023-10-10 18:23   좋아요 3 | URL
뭐, 로쟈 님이 알라딘 서재에 혁혁한 공이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서지 정보도 올려주시고...

근데, 그것과 개인 유료 강의 공지는 별개인듯합니다. 문제가 안 될 수는 있겠죠. 헌데 뭔가 이상해서요. 개인 유료 강의 공지를 자류롭게 올릴 수 있는 인터넷 리뷰 사이트에서 처음 목도하는 장면이라...책 매개로 유료강의를 올리는 건 전혀 문제될 게 없으면 그런가 봅니다.

추풍오장원 2023-10-1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 넘쳐나는 쓰레기같은 글들보다는 차라리 강의 공지가 낫지 않나 싶습니다..

yamoo 2023-10-10 18:24   좋아요 2 | URL
추풍오장원 님 반갑습니다!

네, 차라리 강의 공지가 나을 수 있긴 한데....알라딘 서재에 쓰레기같은 글이 넘져난다는....어후야~~ 쓰레기 같은 글이 어떤 글인지 무척 궁금하네요..^^;;

니르바나 2023-10-10 15: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에 관한 글을 올리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로쟈님이 책을 강의하는 내용의 공지는 알라딘 서재 취지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건강식품과 같이 책과 전혀 상관없는 제품이라면 모를까요. 오래동안 활동하셔서 잘 아시겠지만 로쟈님은 오래동안 좋은 페이퍼와 리뷰등으로 서재지기들이 모르는 많은 책에 대해서 깊이 있고 폭 넓은 글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책 구매에 로쟈님의 책소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공간에서는 무농약 맛있는 귤 판매를 소개하거나 신문구독을 권해주시는 일도 애교로 받아주시고 여러분들이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로쟈님 강의 공지가 보시기 불편하시면 즐겨찾기를 취소하시거나 해당글을 그냥 클릭하지 말면 될 것 같습니다. ^^

yamoo 2023-10-10 18:28   좋아요 2 | URL
맞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을 매개로 책에 대한 콘텐츠를 올리는 건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에요.

아니, 이건 차원이 좀 다른 것 같아서요. 자기 강의 유료 공지를 인터넷 서점 리뷰 공간에 자유롭게 올리는 건 첨 봐서 그렇습니다. 비슷한 사이트에서 유료강의 공지는 처음 보는지라...

물론 클릭하지 않습니다만...정기적으로 강의공지가 올라오니 이상해서요. 이 이상한 감정이 나만 느끼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함인데...놀랍게도 매우 긍정적인 분들이 다수라 제가 좀 이상한 듯합니다..^^;;

포스트잇 2023-10-10 15: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나가다 씁니다. 로쟈님의 강의공지는 책을 판매하기 위해서도 강의수강 강요를 의도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로쟈님 정도 되신 분이 여기서 책 팔겠다고 저런 강의 공지를 올리실 것 같진 않구요. 로쟈님이 하시는 강의를 통해서 여러 책들과 강의 주제를 참고할 수 있어서 도움 받고 있습니다.
꼭 로쟈님 아니더라도, 다른 분들이 하시는 강의를 알리는 글이 뭐 그리 유해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yamoo 2023-10-10 18:32   좋아요 2 | URL
유해하다고 한 적 없습니다. 이상하다고 했지요. 이런 류의 공간에서 개인 유료강의 공지를 자류롭게 할 수 있다는 거에 이상함을 느낀 것이구요. 강의를 통해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있기에 여기서 강의 공지를 하는 듯합니다. 그게 자기 책을 홍보하는 목적으로라면 저도 십분 이해가 갑니다만...자기 책을 매개로 한 게 아니라 누가 봐도 자기 강의 콘텐츠를 홍보하는 건데...여러 고견을 보니, 알라딘 서재는 이렇게 해도 된다는 걸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전혀 문제될 게 없는 것이군요!! 네, 제가 좀 이상하게 반응한 거 같습니다.

Falstaff 2023-10-10 19: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이 이상하게 반응하신 거 아닙니다. 저도 야무 님과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위에 댓글 쓰신 분들과 생각이 다를 뿐입니다. 생각이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게 정상적이고 더 좋은 일이겠습니다.

yamoo 2023-10-11 09:42   좋아요 5 | URL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폴스타프님이나 저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분들의 생각이 다수인듯하여 놀라긴 했습니다.

근데 곰곰 생각해 보니, 서재는 일종의 개인 블로그 성격이 강하여 자기 강의 공지하는 게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듯합니다. 문제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게 추천을 받으면 화제의 서재글에 등록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기에 이와같은 상황이 제기되는 듯합니다...그래도 리뷰 올리고 책에 대해 말하는 공간에 문학 강의 공지는 성격이 많이 다른 듯해서 문제제기 해 본 것이에요..^^;;

2023-10-10 1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1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23-10-11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의 궁금증에 알라딘 서재의 일원으로서 제 의견을 보탭니다. 알라딘 서재는 책이나 글과 관련한 것이라면 그 무엇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문제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yamoo 2023-10-12 13:39   좋아요 0 | URL
얘, 서재 본질은 개인 블로그라 문제될 건 없습니다만....
알라딘 마을 서재글에 계속 올라오다 보니 불특정 다수가 보게 되어 과연 알라딘에 개인 유료 강의 공지를 올려도 되나 싶었는데....본질을 간과했던 거 같습니다...그래도 유료 강의 공지를 보는 건 여전히 거슬리긴 합니다..^^;;

여울목 2023-10-15 0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문을 제기할 만한 사안입니다.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은 괜찮다고할지라도 본인 스스로는 절제해야함을 더 느낄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인터넷시대의 글은 과거의 잣대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일례로 과거에는 개인정보가 전화번호부에 기재되어도 문제없었으나, 지금은 그렇지않습니다.

쉽게 정보를 접할수 있는만큼 정보제공자도 좀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알라딘 서재의 개인블로그는 알라딘속의 개인블로그이지, 알라딘과 상관없는 개인블로그는 아니지 않나요?

yamoo 2023-10-16 09:20   좋아요 0 | URL
의문이 들어서 한 번 제기해 본 것이에요. 아무도 이에 대해서 뭐라 말하지 않아서...근데 그렇게 아무 말 안한 이유가...서재는 일종의 개인 블로그라 자기가 뭘 올리던 괜찮은데...요는 인기서재의 글은 화재의 서재글에 올라가기 때문에 서재를 운영하는 분들은 모두 보기에 이런 문제가 대두되는 듯합니다. 인기 서재가 아니면 상관없지만 인기 서재라 더욱 도드라져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