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덥지 않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손이 간다. 무슨 띄어쓰기 오류와 맞춤법 오류가 그리도 많은지. 300여 페이지 가까이 되는 내 글을 토가 나올 정도로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 때마다 비문과 오탈자가 나온다. 어느 작가 말마따나 볼 때마다 죄다 지우고 싶은 충동이 인다. 어쨌거나 그냥 타협점을 찾아 원고를 넘겼다. 팔리지도 않을 책인데...괜한 힘을 뺀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영화도 못보고, 책도 못봤으며, 서재질도 못했으니..

 

그래도 서재 글은 이동 중에 간간이 봤다. 근데, 서재글을 읽으면서 그리 기분이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 알라딘 서재에서 몇 년 만에 처음인거 같다. 내 글에 오류를 잡는 와중에 본 글이라 더 짜증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한 알라디너의 글을 봤다. 그런데, 그분은 전에도 봤던 분인데, 쓴 글마다 오류를 산더미같이 뱉어내는 분이다. 그런데 그걸 지적질하기가 싫어서 그냥 넘어갔다. 자꾸 보이니 더 이상 서재 글을 보기가 싫은거다.

 

자주 가는 이웃 서재분의 글에서도 오류가 보여, 몇 자 적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 못했다. 에휴~ 긁어 부스럼 만들어서 뭐 하겠냐는 생각에 그냥 패쓰했다. 사실 그분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음에도 참았다. 그래도 난 그분으로 인해 좋은 글을 많이 봤기에...그 글이 많이 아쉽고 안타까웠다.

 

그런데, 나에게 짜증을 나게 한 알라디너의 글은 급기야 알라딘 서재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없게 만들었다. 수많은 오류에 근거한 강한 주장은 정말 할말을 잃게 만들 정도였다. 그건 그렇다쳐도 자신의 글에 일일이 답하는 글들을 보면 진정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겸손과 겸양을 미덕으로 찬양하는 듯한데, 보여지는 글들은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글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의 폭을 자랑하고픈 마음이. 물론 모르는 걸 알아가는 지식의 즐거움이야 누가 탓하랴. 오히려 그런 글을 보면 동조하고픈 마음이 이는 것이 순리겠다. 하지만 그분의 글은 읽고 있으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예를 들어 이렇다. 뭐라고 하면서 A가 말한 걸 인용한다. 그리고 B도 역시 그렇게 말했기에 이에 근거한 나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한다. 그런데, B는 전혀 그렇게 말한 바가 없다. 오히려 그 반대를 말했다. 자신이 오독한 것이다. 물론 오독으로 인해 새로운 이론이 탄생하곤한다. 하지만 이건 오독을 넘어 오류다. 잘못된 사실을 진실인냥 알아 자신의 논거로 삼기 때문이다.

 

그분의 주장은(대부분) 전혀 타당하지 않다. 하지만 덧글을 보면 그분의 주장에 동조하고 찬동하는 분들이 많아 내가 뭐라 할 수가 없을 정도다. 대부분의 모든 글에 들어 있는 핵심 개념들이 논증을 요하는 글들이고 설명을 요하는 글들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오로지 내가 하는 비판만이 중요하다.

 

그 분이 내세우는 진정성과 겸허함이 글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이율배반성이 나의 짜증을 배가시켰는지 모른다. 아마도 그분의 글에 내가 지적질을 하면 끝없는 댓글 논쟁을 하게 될 것 같았다. 이럴 때는 그냥 지나가는 게 최선임을 이전의 경험이 가르쳐 준 교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덧글과 글에서 그 분이 계속 보여 이런 투덜거림을 해 본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견딜 수가 없다. 내 성격상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직성이 풀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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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2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2 15: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병통치약 2015-02-02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제 서재에 오셨나 보군요. 다 저에게 해당되는데요 ㅠㅠ 잘 읽었습니다.

yamoo 2015-02-02 15:2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만병통치약님^^
아닙니다. 단연코 만병통치약님은 아닙니다. ㅎㅎ

만일 의도치 않게 통치약님께서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그건 순전히 통치약님의 주관적 생각일 겁니다..ㅎ

아...정말 그 대상의 주인장님께서 여기에 댓글을 다신다면 저로선 좀 난감할 거 같습니다..^^;;

만병통치약 2015-02-02 17:47   좋아요 0 | URL
저 정말 제 글을 나중에 볼때마다 위에 말씀하신 게 생각나요 오독, 자기 주장, 독선...^^;;;

sslmo 2015-02-0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쩌죠.
제 서재에도 다녀가셨군요.
다 저에게도 해당되는데요, ㅋㅋㅋ~.

근데 제 글이야 늘상 감상 일변도로 이어져서,
제 주장이라고 내세울것도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댓글로 주장과 찬동을 해주는 분이 없는지라~ㅠ.ㅠ

잘 읽고 갑니다.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답니다.
알라딘 서재에 대한, 님의 애정과 열정이 느껴져서,
님의 젊음이 부럽기도 하고, 응원하고도 싶고, 반성하게도 됩니다.

2015-02-02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3 14: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3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4 2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2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3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2-0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A형이예요. 이런 경우 혹시 나 아닐까 찔려하는...ㅠㅠ

yamoo 2015-02-03 14:34   좋아요 0 | URL
헐~ 절대 나인님이 아닙니다. 다른 분이어요. 아마도 절대 제 서재에는 오지 않을 듯합니다. 아주 다행이지요~ㅎ

그나저나 서재 활동이 좀 뜸하신거 같아욤~^^

수이 2015-02-0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이야기가 아닐까;; 읽으면서 내내 찔렸는데 음음음

yamoo 2015-02-03 14:35   좋아요 0 | URL
절대 야나님 예기가 아닙니다. 근데, 왜 다들 이런 찔림을 느끼시는지...ㅋㅋㅋㅋ

CREBBP 2015-02-02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찔렸습니다. 뭐 다른 건 아니고, 비문과 오류 부문에서 콱콱 찔렸지요. 제 블로그는 그냥 저혼자 보거나 아주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 보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냥 남겨두자. 누가 별로 보지도 않는 글에 비문과 오자 탈자를 찾아내는 노력은 시간 낭비다. 핵심 내용만 전달되면 된다 ... 아.. 아직도 자기 주장과 변명을 .

yamoo 2015-02-03 14: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구니스님^^ 반갑습니다~

뭐, 비문과 오탈자는 서재에 글을 올리시는 대부분의 알라디너에게 해당하는 사항이 아닐까요. 저도 또한 매한가지구요.

핵심 내용 전달이 중요하긴 하지만 오탈자는 읽는 이에 따라서 짜증이 날만 합니다. 문한 전공한 분들이 대체로 민감하더라구요~ㅎ

붉은돼지 2015-02-02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 편하게 생각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려려니 말이죠..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신경쓰면 쓸수록 자기자신만 더 피곤해지는 것 같아요...

yamoo 2015-02-03 14:38   좋아요 0 | URL
네네, 그렇지요^^ 말처럼 쉽지 않아요. 특히 저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는요..하지만 최대한 신경쓰지 말아야 겠어요~ㅎ

마립간 2015-02-02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찔렸습니다.^^ 이 글에 찔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단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변명을 남기고 갑니다.

yamoo 2015-02-03 14:39   좋아요 0 | URL
헐~ 마립간님까지..@_@
마립간 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ㅎ

2015-02-02 2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3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2-02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이런 기분 좋지 않은 경험 때문에 스트레스 쌓이면 제 서재 댓글 남겨주세요. 제 글도 오류투성이거든요. 야무님의 스트레스를 풀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ㅎㅎㅎ 건전한 반론의 댓글은 환영합니다. ^^

yamoo 2015-02-03 14:46   좋아요 0 | URL
사이러스님, 저는 사이러스님 글을 보고 스트레스 쌓인 적이 없습니다. 아, 저보다 항상 먼저 비슷한 주제로 페이퍼를 써서 제가 페이퍼 쓰기를 포기하는 스트레스는 있었습니다..ㅋㅋ

저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서재를 방문하여 지적질 하지 않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02-02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 님이 댓글을 안 다니시는 걸 보니 여기 15인 중에 한 명이 그분이져 ? ㅎㅎㅎㅎㅎㅎ 앗, 나인가?!!! ㅎㅎㅎㅎㅎㅎㅎㅎ

yamoo 2015-02-03 14:46   좋아요 0 | URL
어디좀 갔다와서 댓글을 달 수 없었습니다..ㅋㅋ
15인 중에 없습니다. 아마도 그 분은 제 서재에 오지 않을 확률이 99%쯤 될 거 같습니다..ㅎㅎㅎ

sslmo 2015-02-03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거 이거~ 책내신다는 글 보고,
축하한다는 비밀댓글 달았다고, 거기에만 덧글을 달고,
조 위에 덧글을 안 달아주시면,
공식적으론......범인은 me~? ㅋㅋㅋ

암튼 축하 빵 하자구요, 날 잡자구욧~!

yamoo 2015-02-03 19:00   좋아요 0 | URL
보통 두 개 덧글이 있으면 둘 중 하나만 답글을 다는지라..ㅎ
공식적으로 범인이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ㅎㅎ

축하 빵은 무슨~! 그냥. 네..조만간 날을 잡아 보자구요~^^

oren 2015-02-0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yamoo 님의 글에 어제는 그저 `좋아요`만 누르고 얼른 자리를 떠났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속담처럼 혹시라도 이 글이 저를 두고 하는 말은 아닌가 싶어 다시금 몰래 와서 읽어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1년쯤 전에 yamoo 님과 거의 똑같은 심정으로, `아닌 건 아니라고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을 억누르지 못하고 글 하나를 썼던 생각이 납니다. 그 글은 맨 처음엔 `참을 수 없는 글쓰기의 가벼움`이라는 제목으로 다소 격하게 시작했다가, 결국엔 `참을 수 없는 글읽기의 가려움`이라는 제목으로 `가려울 정도로 가볍게` 바뀌고 말았었지요. (제가 염두에 두었던 `가려운 글들`은 다행히 제가 그 글을 쓴 뒤로는 무척이나 잠잠해 졌고, 저절로든 아니든 나중엔 차츰 저절로 가라앉은 덕분에 저 또한 그런 `가려움` 때문에 애를 먹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었지요. 게다가 알라딘에 올라오는 글들을 읽는 범위와 빈도를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제 스스로 확~ 줄인 것도 분명 격화소양이 불러일으키는 말 못할 답답함과 짜증으로부터 훌쩍 벗어나는 데 커다란 보탬이 되었으리라 믿구요.)


마침 오늘 어떤 책을 읽다가 yamoo 님의 이 글이 불쑥 다시금 제 머리속에 떠오르는 걸 느껴서 그 대목을 덧붙여 봅니다. 물론 제가 이런 `인용글`까지 덧붙인다고 해서 아예 이참에 여길 `떠나자`고 누굴 부추기는 건 절대로 아니니 `괜한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가끔씩 알라딘에 올라온 글들이 읽기 싫어질 때가 많거든요. 그저 이 글에 더욱 `공감`한다는 뚯으로만 한정해서 읽어주시길요...
* * *
그에게는 지평을 바꾸는 일이 시급했다. 다른 곳에서 숨쉬는 것이.
생 종 페르스는 말한다. ˝떠나자! 떠나자! 이것이 살아 있는 자들의 말이다!˝

yamoo 2015-02-04 23:17   좋아요 1 | URL
저는 언제나 오렌님의 글에서 많은 걸 배운답니다. 인용해 주신 글들을 위해 책들을 찾아서 쟁여 놓고는 하지요~ 제 서재에도 좋은 글 남겨주셔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2015-02-09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10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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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독을 맞이해 새롭게 출범한 대한민국 축구. 지금 호주에서 펼쳐지고 있는 아시안컵 축구 3경기를 시청했다.

 

오만 전과 쿠웨이트 전은 재방으로, 그리고 호주 전은 전반 하이라이트 그리고 후반을 시청했는데, 정말 한국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보다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다.

 

지난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좀 우왕좌왕 한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아주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골 결정력이 별로 여서 슈팅 대비 득점력이 정말 빈곤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헌데, 이번 아시안컵을 보면서는 정말 기대 이하의 졸전을 펼치면서도 희한하게도 1:0 승리를 계속하고 있다. 그 절정은 오늘 호주전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열라 못하다가 우연히 한 골 넣고 1:0 승! 우스게소리로 씁쓰레하게 날리는 멘트였다. 지지만 않으면 다행일 거라 생각했는데...경기를 보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퍼진 '늪축구'의 실상을 확인했달까..

 

정말 기묘한 축구다. 기본기가 안되 보이는 선수들이 골을 넣고 그 골을 가까스로 지키는 모습. 상대 팀은 운이 없게도 슛이 골대를 맞히거나 크로스바를 때린다.

 

잘하는 팀이든 못하는 팀이든 대한민국을 만나면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그렇게 허무하게 져버린다는 한국형 늪축구..

 

이런 내 생각을 어떤 네티즌이 기발한 에피소드로 정리했다. 한 번 감상해 보시면 정말 '늪축구'의 실체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도 재밌다. 보고서 뿜었으니...ㅋㅋ 거의 개그 작가 수준..

 

여기 옮겨 본다. 호주 전 승리와 함께 즐거운 웃음을 선사해 줘서 고마운 글이다.ㅎ

 

한국승리공식: 경기를 시작한다-->한국은 역시나 후방티키타카를 시전하고 패스가 안된다-->그런데 전경기까진 멀쩡했던 상대팀 또한 그렇게된다.-->한국이 어거지로 골을 넣는다-->상대팀은 어이가없어서 미@친듯이 공격하지만 마가 낀듯이 홈런크로스가 연발한다-->상대팀은 성질나니 격해지고 카드를 수집한다-->이러다가 경기가 끝날즈음에 상대팀은 찬스를 잡았지만 골키퍼가 갑자기 노이어가 된다-->경기종료! 1대0 한국승!

(주: 노이어;현재 독일 최고의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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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1-18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는 야무님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웃기는 것 같아요.
계속 이기고 8강 간다기에 잘하나 보다 했더니 늪축구! ㅋㅋㅋ
막상막하의 전력을 구사하는 팀끼리의 경기보다 늪축구임에도
어떻게 승점을 지키나를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전 스포츠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 볼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만...^^

yamoo 2015-01-23 15:11   좋아요 0 | URL
한 골 먹힐거 같지만 끝까지 무실점하는 거 보면, 정말 감독의 역량이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상대팀의 실책도 있었긴 하지만 선수를 선발하는 감독이 매우 잘하는 거 같습니다. 한국식 늪축구라는 말이 이상하지만은 않아요..ㅎㅎ
우즈벡 이기니 4강이 기대가 됩니다..ㅎㅎ

cyrus 2015-01-18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 아시안컵 중계를 보면 인터넷에 유행했던 말이 생각나더군요. “등신 같지만 멋있어.” ㅎㅎㅎ

yamoo 2015-01-23 15:11   좋아요 0 | URL
등신 같지만 멋있는 축구....이것도 계속 이겨야 듣는 말이겠지요..ㅋ 어쨌거다 이번에 결승까지 가봤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오후즈음 2015-01-1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주는 늪 축구를 만나서...조만간 소림 축구와 마주 한다는 덧글에 빵터졌는데.
정말 축구를 보는 내내 아니, 이기는데 왜 기분은 이런거지? 그랬네요...참 신기한 아시안컵 결과를 보고 있어요.

yamoo 2015-01-23 15:13   좋아요 0 | URL
소림축구가 캥거루한테 쪽박찼더군요..ㅋㅋ 그냥 아얘 상대 자체가 아되더라구요..

우즈벡과의 80강전도 매우 답답했는데....그래도 연장전에서 이기는 거 보면 정말 신기하긴 합니다..ㅎ 이것도 실력이겠지요..슈감독이 단기간에 한국팀을 지지 않는 팀으로 만든게 바로 늪축구로 나타나는 것 같아 재미있기도 합니다..ㅎㅎ
댓글저장
 

작년 12월 초순 경이었을 것으로 기억된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지 못해 알라딘 신림점을
둘러 보려고 들렀다. 자주 확인하는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엄청난 책들을 발견했다. 책을 사지 않고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예기치 않게 20권 가량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모으고 있는 을유문화사 크로노스 총서가 대거 들어와 있었던 거다!

 

거기다가 항상 찾아다녔던 까치출판사의 서양사 절판도서까지 있었으니, 생각이고 뭐고 할 게 없이 바로 결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중동의 역사>나 <비잔틴 제국사>같은 책은 도서관에서 보고 소장하고자 헌책방을 찾아다녔는데, 그날 알라딘에서 만나거다. 심마니가 심봤다고 하는 게 그런 기분일 거다.

 

어쨌든 그날 나는 내가 찾던 책들을 한아름 안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은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시리즈 중 하나인 크로노스 총서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물론 알만한 사람들은 알 겠지만..

 

 

을류문화사의 KRONOS 시리즈는 책 내용을 떠나서 정말 모으고 싶은 총서다. 책이 매우 이쁘게 만들어졌기 때문. 읽어보니, 시리즈의 명칭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겠지만 역사 총서였다.

 

시리즈의 책 날개를 보면 <크로노스 총서>의 탄생을 알리는 문구와 함께 다음과 같은 부제가 걸려 있다. "세계의 석학들이 참여한 간결하고 새로운 형식의 역사 읽기 프로젝트" 석학들이 참여했다고 모두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관심을 갖고 몇 권을 읽어 내니, 괜찮은 책도 있었지만 별로인 책도 있었다.

 

이 시리즈의 책을 7권 갖고 있었는데, <르네상스>나 <종교개혁> 그리고 <이슬람>은 내용 자체로도 훌륭했다. 각 테마에 맞는 역사적 입문서 구실을 하는 책들인데, 고교 세계사 수준을 넘는(학부 교양 수준 정도), 내용임에도 알차고 쉬운 서술이 영양가 만점 이었다.

 

 

 

 

 

 

 

 

 

 

 

 

 

하지만 <독일제국>과 <근대 일본>, <런던의 짧은 역사>는 그리 높은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산만함이 결정적이었고, 번역 문제도 한 몫 했다. 그에 반해 <기업의 역사>는 좀 피상적이었다. 익히 알려진 내용이라 새로운 게 거의 없었다. 지루했다. <셰익스피어의 시대> 역시 지루하긴 마찬가지였는데 그건 내가 셰스피어 작품들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품을 모르면 정말 읽기 곤욕인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찾아다니던 책도 있었다. 도서관에서 보고 꼭 소장하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수학의 역사>, <도시의 역사>, <진화의 역사>, <아메리카의 역사> 등이 소장 목록이다. <수학의 역사>를 지난 여름에 제일 먼저 손에 넣었다. 읽어 보니 역시 찾아다닌 보람이 있다. 내가 갖고 있는 800페이지 짜리 <수학사>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다. 물론 역사서라 전문 수학적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수학의 역사를 스케치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책이었다. 그래서 <진화의 역사>, <도시의 역사> 등을 항상 찾아다녔다. 알라딘 중고서점을 매일 들르는 것도 이런 책을 찾기 위해서다. 그런데 바로 그날 찾던 책들을 떼거지로 만난 거다. 정말 운이 좋았다!

 

 

 

 

 

 

 

 

 

 

 

 

 

 

 

 

 

 

 

 

 

 

 

 

 

 

 

 

 

 

 

그외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다. 제목 자체만으로도 흥미진진할 거 같다. 특히 <야구의 역사>가 구미를 당긴다.

 

 

 

 

 

 

 

 

 

 

 

 

 

 

 <공산주의>는 어떤 시각으로 쓰였는지 살펴보고 싶고, <발칸의 역사>는 이전부터 궁금했던 지역이다. 살림 문고본에서 나온 발칸의 역사는 좀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발칸의 역사>를 구입했다. <비폭력>의 역사는 어떻게 전개 됐는지 궁금해서 구입했다. 

 

 

 

 

 

 

 

 

 

 

 

 

 

 

 

 

 

 

 

 

 

 

 

 

 

 

 

 

 

전체적으로 크로노스 시리즈는 괜찮다. <지식인 마을>시리즈 만큼 어느 정도의 퀄러티를 보장한다. 책 디자인도 빼어나 꽂아 놓으면 참으로 예쁘다~ (지금 나오는 판이 아니다. 꼭 이전 판본을 구입해서 꽂아야 한다~ㅎ) 얼마나 예쁘냐면... 현재 갖고 있는 크로노스 총서의 기념샷이다. 제대로 꽂아 놓지 못하여 미감이 반감됐다. ㅜㅜ

 

 

여러모로 관심을 갖고 있는 총서 이기에, 발간사를 갈무리 해 놓는다. <크로노스 총서>와 함께 나름의 '역사 읽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관심이 동하는 7권 정도만 끝내도 프로젝트를 완료한 뿌듯함 정도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Kronos)신'은 만물의 생성과 소멸을 관장하는 제왕으로서 '시간, 세월'이라는 어원에서 나아가 '연대기'라는 의미로 확장되었다.

크로노스 총서는 세계역사학계의 저명한 석학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 대해 테마별로 집필한 새로운 개념의 역사 개론 시리즈이다. 200쪽 내외의 짧고 간결한 글 속에 시대를 이끈 위대한 인물과 사상, 문화, 종교제도 그리고 전환기적 사건 등의 역사적 편린들을 씨실과 날실로 엮어서 인류 역사의 거대한 조감도를 그려내고 있다.

깊이 있는 내용과 생동감 넘치는 이 역사 시리즈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뿐만 아니라, 역사 읽기의 길잡이 역할을 해줌으로써 폭넓은 교양 형성에 도움을 줄 것이다.

 

 

 

 [덧] 

 

단언하건대 요즘 나오는 책보다는 이전판의 디자인이 훨씬 좋다! 신판과 구판을 비교해 보면 대번 알 수 있을 듯..사진보단 일러스트레이션이 훨씬 낫다~ (수학의 역사 일러스트레이션은 최악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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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6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서울 알라딘 중고샵은 시중에 구할 수 없는 책을 구할 수 있는 보물섬 같은 곳이에요. 저도 서울에 들리면 종로점을 꼭 가는데 정말 운이 좋으면 책방에서도 찾기 힘든 책을 찾을 때가 있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서울 알라딘 중고샵에 다 가보고 싶습니다.

yamoo 2015-01-16 20:47   좋아요 1 | URL
가끔 알라딘에만 절판 도서들이 대거 몰려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때에는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절판 도서를 데려올 수 있지요..
서울은 상대적으로 알라딘 중고점이 많아 조금만 검색을 하면 좋은 책을 찾을 수 있어 좋습니다. 경기권까지 넓히면 1달에 한 번 정도는 원하는 책을 손에 넣곤 합니다~^^ 대구 부근에도 있지 않나요?? 없으면 조만간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견해 봅니다~ㅎ

가넷 2015-01-18 11:13   좋아요 0 | URL
대구에도 생긴지 오래되었습니다. ㅋ

cyrus 2015-01-18 14:19   좋아요 0 | URL
대구 알라딘 서점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에 있어서 여기 지나가면 꼭 알라딘 서점에 갑니다. 그래도 서점이 여러 개 있는 서울이 부럽습니다. ㅎㅎㅎ

돌궐 2015-01-17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분당점에 갔다가 몇 개 좋은 책 건진 적이 있어서 공감하며 봤습니다.^^
기회가 되면 서울점에도 한 번 들러봐야겠어요.
크로노스 시리즈는 기억해 뒀다가 도서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yamoo 2015-01-18 00:01   좋아요 0 | URL
분당점에 가셨었군요. 지하철이나 버스로 1시간 내에 갈 거리이면 알라딘 중고서점을 방문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알라딘이 생겨나면서 알게 됐습니다. 가서 구경하다보면 의외로 좋은 책이나 절판된 책을 구할 수 있어 아주 좋은 나들이입니다.ㅎ
서울에는 강남, 종로, 대학로, 신림, 노원, 건대, 신촌점 등이 있습니다. 사시는 곳에서 최고로 가까이 있는 서울점에 방문해 보시면 돌궐님 눈에 띠는 역사서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한 번 방문해 보시길!

크로노스 시리즈는 돌궐님에게는 별로일 수도 있습니다. 책 시리즈 모두 개론서로 집필된 것들이거든요~ <세익스피어의 시대>나 <야구의 역사>, <수학의 역사>, <도시의 역사>는 분과학문의 통시적 관점으로 엮어진 책들이라 돌궐님도 재밌게 일독하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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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나서 4년 뒤부터 모 교육기관에서 소설과 드라마 강의를 들었다. 나중엔 교육기관을 옮겨서 시 강의도 들었다. 이런 배움의 시간들이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람이 아닌 것 - 책 - 에 대해 설렘을 가져 본 최초의 경험이었다. 책에 대한 설렘은 ‘문학’, ‘독서’, ‘작가’ 등의 낱말만 들어도 설렘을 느끼는 것으로 이어졌다.  

페크님 서재 페이퍼 중에서..

 

 

올만에 페크님 서재에 가서 글을 읽는 와중에 발견한 부분이다. 페크님은 글쓰기를 매우 좋아하시는가 보다. 책읽고 글쓰고, 그리고 또 읽고 쓰고... 알라딘 서재를 운영하시는 많은 분들이 페크님처럼 글에 대한 욕심이 많고, 그래서 저런 글쓰기 수업을 듣는 분들이 꽤 되는 것 같다.

 

나는 글에 대한 욕심이 지금은 거의 없다. 한 때는 매우 날카롭고 논리 정연한 글을 쓰는 것이 그렇게도 부러웠다. 특히나 엔날 중앙일보 강위석 님의 칼럼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저런 정도의 글을 쓰나 하고, 매우 부러워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글쓰기 수업을 들어 본 적은 없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학교 교육을 제외한 '가외' 공부를 받아본 적이 없다. 특히나 돈을 내고 어떤 수업을 듣는 사치는 한 번도 누려본 적이 없다. 30대 중반까지! 그냥 난 모든 걸 독학으로 학습했다. 그래서 이전에는 스승의 중요성을 전혀 알지 못했다.

 

배울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다. 어떤 걸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거의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옷에 관심을 갖고 옷을 배워보고자 처음으로 돈을 내고 수업이란 걸 들어보았다. 그때 어떤 것을 배운 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건지를

깨닫게 되었다.

 

어떤 걸 간절히 원해서 배워보기는 처음이었다.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정말 대단해 보였고, 좋은 스승을 많이 둔 사람이 훌륭한 지식과 기예를 갖춘다는 게 당연해 보였다.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많은 시간을 들여 끙끙거릴 때 스승은 아주 간단하게도 나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때의 희열이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겠다. 이전에 내가 몰랐듯이.

 

글쓰기도 그렇고 책읽기도 그렇고 어떤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울 때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학문이라는 분야는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기가 그 어느 분야보다 어려운 거 같다.

 

내가 대학 때 디자인 학원에서 가르쳤던 분과 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난 만사를 제쳐놓고 학자의 길을 갔었을 거다. 이상하게도 학부 때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는 것이 지겨움의 연속이었다. 이는 대학 교육의 부실함을 내가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었던 반증이었을 거다. 내 동기들도 하나같이 다 지겨워 했으니. 지금이라고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위에 페크님의 글처럼 나는 아직 글쓰기에 대한 설렘은 없다. 절판된 책에 대한 흥미는 있지만 설렘까지는 아니다. 나의 눈이 뒤집히는 것은 오직 좋은 소재로 잘 재단된 옷을 볼 때 뿐이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그림, 건축, 디자인 전반에 대한 관심은 계속 진행중이다. 이런 분야에 대해서 좋은 스승을 가질 수 있다면 아마도 이들에 대한 관심이 설렘으로 바뀔수도 있으리라. 그러면 지금 패션에 대한 설렘과도 같은 설렘을 저들 분야에서 느낄 수 있을 거다.

 

 

해가 바뀌면서 어떤 계획을 하거나 어떤 바람을 구체화시킨 적이 별로 없다. 매년 그랬다. 하지만 페크님 글을 보니 올해에는 배우고 싶은 분야에 대한 좋은 스승을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아주 우연히 말이다. 그러면 사는 게 훨씬 더 재미있어 질 것만 같다. 돈이 없어도 재미있는 삶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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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04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글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대신 책 욕심은 많아요. 한때 페크님처럼 글 한 번 잘 써보고 싶은 도전정신과 패기가 불과 5년 전만 해도 있었는데 이제는 거기에만 신경 쓰다보니 정신적으로 피로감이 느껴져요. 아마도 열정이 확 식어버린 것 같아요. ㅎㅎㅎ

yamoo 2015-01-07 11:36   좋아요 0 | URL
책 욕심은 아주 많은 거 같아요..ㅋㅋ 헌책방 순례하는 사이러스님을 보면 저의 분신같은 느낌을 받곤 합니다..ㅋㅋ

헌책방 순례기와 절판된 책 비교하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서지에 대한 포스팅 많이 기대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5-01-05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제목을 뽑으셨군요.

어느 한 분야에서 인정 받는 위치에 올라가려면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나는 좋은 스승을 만나는 일이고 또 하나는 라이벌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있어야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그 나머지는 재능과 노력이겠지요?
이 네 가지를 갖추어야 높은 경지에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몇 가지를 갖추고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나도 없는 건 아닌지... ㅋㅋ )

yamoo 2015-01-07 11:39   좋아요 0 | URL
흠....저는 라이벌을 생각지도 못했네요. 살면서 라이벌같은 걸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지라...--;;

재능과 노력..공감합니다. 저는 뭘 해도 재능이 없는 거 같아요. 열심히 합니다만...근데, 열심의 강도와 그걸 얼마만큼 지속할 수 있는 끈기가 있느냐...이게 인정받는 위치로 올라가는 핵심 요소 같은데, 전 끈기 마저도 없으니...OTL

저는 그냥 관심만 많은 거 같습니다...관심과 깔작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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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아무 생각 없이 한 편의 영화를 어둠의 루투로 받아 봤다. 사전 지식이 전무 했지만 개봉 전 영화라 기대를 갖고 보았다. 개봉 전 영화는 이상하게 항상 기대를 하게 된다. 더욱이 극장에서 보게 되지 않은 상황이면.

 

첫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벌써 영화 초반부에 경악할 사건이 터진다. 정말이다. 난 그 존의 성 정체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었다. 바텐더로 위장 취업한 에단 호크와 디카프리오를 닮은 배우의 대화는 일반 바에서 흔히 보는 수작 중 하나였다. 하지만 디카프리오를 닮은 배우의 입에서 내가 아직 여자 아이였을 때....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부터 정신이 확~ 깨었다.

 

가만, 가만..뭐지? 그럼.. 저 디카프리오를 닮은 애가 여자였었다고?? 한 방 맞고 부터는 러닝 타임이 지속될수록 의문은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사건은 계속 뭐지, 뭐지, 뭐지....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 머리를 쎄게 한 대 엊어 맞게 된다. 어..어...그런 거였어~! 오~ 근데, 끝난는줄 알았는데,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발목을 잡는다.

 

후반부로부터 마지막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시나리오의 힘! 그러다가 마지막에 경악하게 된다. 흩어진 사건의 조각들이 완벽히 들어 맞으면서 영화 속 주인공이 곧잘 흘리는 '자기의 꼬리를 먹는 뱀' 얘기는 패러독스의 실체를 완벽히 구현해 낸다.

 

3번을 봤지만 보면서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분명 마약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썼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약을 빨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경지다. 하도 기가 막힌 이야기라 영화 정보를 검색해 봤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바로 <데이브레이커스>를 연출했던 바로 그였다. 마이클 스피어리그. 쌍둥이 형제인 피터 스피어리그와 공동작업으로 이 영화가 탄생한 듯하다.

 

영화 정보에는 각본을 마이클 스피어리그가 썼다고 나오는데, 자기가 쓴 각본으로 자기가 연출했으니, 의도한 대로 영화를 완성한 듯하다. 어쨌든 둘 중 하나다. 그 쌍둥이 형제 중 하나가 약을 빨고 글을 썼든지, 아니면 천재이든지.

 

스릴러 영화를 이런 정도로 흥미있게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다. 특히 시간에 관계된 패러독스를 다룬 영화들은 논리상의 치명적인 헛점을 반드시 드러낸다. 물론 이 작품도 꼼꼼히 따져보면 결정적인 최초의 출발점이 문제가 되긴 한다.

 

하지만 이건 영화를 2-3번 꼼꼼히 보면서 논리적인 면을 생각해 볼 때 드러나는 것이고, 1번 보고는 이를 간파할 수 없을 정도로 뒷부분 반전이 대단하다. 그냥 경악하다가, '아~씨..그런 거였어?!!' 하면서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

 

다시 보다 보면, 시나리오 속에서 신들린 듯이 연기하는 배우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전체 스토리를 이해 하고 있기 때문에 여주의 행동과 대사를 좀더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조디 포스터를 닮은 여자가 디카프로오를 닮은 남자로 둔갑하여 남자 목소리를 천연덕스럽게 내는 포스는 이전의 그 어떤 여배우도 해 낼 수 없었던 경지였다.

 

이전에 남장을 한 여배우를 종종 봤었는데, 사라 시누크에 대면, 조족지혈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에단 호크의 연기도 좋았지만 사라 시투크의 연기에 비하면 빛이 바랜 느낌이다. 이 여자의 연기 내공은 정말 대단했다. 이 작품이 메이저 데뷔 영화인 것 같은데, 첫 작품에서 너무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줘, 차기 작이 너무 기대되는 배우이다.

 

뭐, 지금까지 여러 찬사를 주절거려 봤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촌평할 수 있겠다. 미스터리 스릴러와 시간의 패려독스를 완벽히 일치시켜 스릴러적 재미와 반전의 미학을 극대화시킨 영화라고. 시나리오, 연출, 배우의 3박자가 완벽히 들어맞은 대작이라고. 그래서 소위 쩌는 한 편의 영화가 탄생했다고.

 

알라디너에게 강추드린다! 보시라~ 정말 후회없는 시간을 경험하실거라 나, 야무는 확신한다!

 

 

 

[덧]

요즘 보고 싶은 개봉 영화들 때문에 죽겠다. <테이큰3>를 시작으로 <엑스 마키나>, <언브로큰>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타임 패러독스>를 봤으니 나머지 2개를 저들 중에서 선택해야 겠다. 그런데, 정말 뭘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다~보고 싶은 것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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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1-04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나리오 쓴 사람이 약을 빨지 않고는 그렇게 쓸 수 없다고는 하나
같은 영화를 3번이나 보신 야무님도 못지 않으신데요?
전 1번 이상은 못 보겠던데...ㅎㅎ 3=3=333

yamoo 2015-01-07 11:32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1번 보면 궁금증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끝을 보고난 후에는 반드시 1번을 더 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ㅎㅎ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시거나 시간 여행 하는 소재를 별로라고 생각하시면 패쓰하셔도 상관없겠습니다^^
근데, 한 번 봐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주 연기가 정말 대단하거든요~^^

페크pek0501 2015-01-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까지 영화가 기대되게 만드는 글입니다...
숨도 안 쉬고 읽어 내려온 듯한... ㅋ

yamoo 2015-01-07 11:34   좋아요 0 | URL
헐~ 이런 칭찬까지 들 정도의 추천 글은 아닙니다만...^^;;

논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영화를 매우 상찬하더이다. 스릴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더라도, 논리적 패러독스를 메인으로 내건 영화이니 보시면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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