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늘이 8월 하고도 1일이군요! 여름의 막빠지...장마도 거의 끝나가고 이제 불볕더위와 바캉스만 남은 거 같습니다. 곧잘 잊혀졌는데, 1일이니 불현듯 지난 달과 지지난 달을 정리해 봐야 할 당위감 같은 것이 생긴지라 본 영화들을 정리해 놓기로 했습니다.

 

책은 그렇게도 안 산다고 다짐에 다짐을 했것만..알라딘 중고서점을 오가다 산 것이 50권을 훌쩍 넘어 버렸다는..ㅜㅜ

 

극장 개봉작은 2편이고 대부분은 DVD를 빌려서 봤습니다. 공공도서관에서 DVD를 3개씩 빌려주는 신기한 제도가 있는 걸 안 이후 중독이 됐다는~ㅎㅎ

(본 날짜는 기억이 없어 그냥 생각나는 대로순~ 나의 평정은 5점 만점)

 

 

<더 그레이>, 나의 평정 : 3점

아...리암 니슨 나와서 암 것두 생각하지 않고 봤는데...이건 뭐 끝에 가서 맥이 빠졌다는.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뭘 전달하려고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도.무.지!!

 

 

 

 

<더 씽>, 나의 평점 : 4점

그런 대로 볼만한 영화. 에일리언 계열의 공포영화인데, 내가 이 계열을 아주 좋아하여 대부분 아주 재밌게 감상한다. 이 영화는 그냥 보통이다. 우주에서 온 에일리언 괴물 특수효과가 탁월하고 여주 캐스팅이 무척 돋보였던 작품이다. 2탄, 3탄이 기대된다. 뭐, 기대하고 봤으면 다량 실망했겠으나 워낙 좋아하는 장르라 4점.

 

 

 

<라콤 루시앙>, 나의 평점 : 5점

볼게 없어서, 도서관 추천 영화여서 빌려 봤는데, 대박이었다는...이 영화의 메시지는 극명하다. 사람은 교육받은 대로 행한다는 것. 청소년 교육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는 수작.

무엇보다 영화가 좋았던 점은 감상자가 주인공의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에게 감상자는 돌을 던질 수 있을런지.

 

 

 

<7번 방의 선물>, 나의 평점 : 2점

가뜩이나 한국 영화에 편견 가득한 나에게 이 영화는 치명적이었다. 진짜 드럽게 재미없었다. 개연성도 없고, 억지 설정에 분노를 꼽씹어야 했다. 이 영화가 재밌다고 난리들 쳐서 본 건데, 정말 신경질 만땅이었다. 특히 코미디 계열 영화인데, 억지 웃음을 유발하는 게 참을 수 없었다는..

 

 

 

 

<분노의 윤리학>, 나의 평점 : 3점

7번방 보다 훨씬 낫다. 7번 방과 함께 지인이 보내 준 스마트 폰으로 본 건데, 나름 메시지도 있고, 좋았다. 물론 윤리적인 문제 설정에 작위성도 보였지만 그래도 주제의식을 잘 담아낸 듯보였다. 아주 재밌지는 않았지만 주제의 진정성이 돋보이는 타이틀에 한 표~

 

 

 

<퍼시픽 림>, 나의 평점 : 5점

올해 롯데 시네마에서 돈을 주고 본 개봉영화 제 4탄. 거대로봇 용자물을 실사영화로 구현한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게 만든 작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락물을 찾는 나에게 아주 딱 맞는 선물을 주었다. 정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거대 로봇 액션은 두말하면 잔소리. 아이맥스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전언에 따라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월드워z>, 나의 평점 : 5점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 극과 극을 달려, 눈으로 확인차 롯데 시네마에서 거금을 주고 본 개봉영화 5탄. 좀비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좀비영화를 새롭게 해석해주고 있어, 볼 가치는 충분했다. 이전 좀비물과는 달리 이 영화는 재난영화에 가깝다. 아니, 재난영화로 좀비화현상을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예상을 깨고 재밌게 봤는지도. 내게 있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면 네이버 최저점을 준 이들은 아마도 확실히 작전세력의 물타기일듯..여튼 2,3탄이 기대되는 영화~

 

 

<남과 북>, 나의 평점 : 5점

아주 꽉 채운 5점. 올 해 본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한다. 아니, 영화가 아니라 영드라고 해야 겠지. 뭐, 오만과 편견과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이 작품의 백미는 18세기 영국 사회의 현실적 모사이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당시 멘체스터 시의 모습을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결구도로 환원시켜 보여주고 있는데, 연출력이 발군이었다. 여주 캐스팅이 심히 불만이었지만 남주가 그 불만을 덮고도 남았다. 리처드 아미티지. 반지의 제왕에서 보았던 그가 이렇게 멋지게 나올 줄은 몰랐다. 아미티지밖에 안보였으니...

(참고로 아미티지의 외모는 데이비드 베컴에 준한다고 생각하는 1인. 하지만 베컴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2가지가 있으니, 그건 바로 키와 목소리. 아미티지의 외모와 목소리는 이 작품에서 수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달뜨게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라비앙로즈>, 나의 평점 : 2점

광고 문구에 속았다. 웬만하면 끝까지 시청하는데, 이건 중간에 보다 말았다. 참을 수 없는 여주의 목소리. 길거리에서 노래 부른 여자가 목소리 하나로 불세출의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명작이라는데, 나에게는 한없이 지루한 영화였다.

 

 

 

 

 <별을 쫓는 아이>, 나의 평점 : 4점

신카이 마코토는 항상 주목하는 감독이다. 별의 목소리를 본 이후 그의 작품은 항상 기대감을 갖게 하고 언제나 그 이상을 충족시켜 준다. 주제의식이 좀 약했지만 그래도 꽤 재밌게 봤다.

 

 

 

 

<웨이킹라이프>, 나의평점 : 4점

철학적인 사고와 비판적인 자극을 원하면 강추할 수 있는 작품. 정신분석학, 윤리학, 포스트모더니즘, 언어학, 사회학, 맑시즘 등 미국 중심의 지적 세계관을 냉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의미심장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꽤 지루하다. <시대정신>과 같은 다큐물을 좋아한다면 아주 심도있게 감상할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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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8-01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져요. 이렇게 유익한 영화평이라니... 참고해야겠네요.^^
<7번 방의 선물>에 대한 글 읽고 저, 빵 터졌어요.ㅋㅋ

yamoo 2013-08-02 16:48   좋아요 0 | URL
페크님 반가워요^^ 너무도 주관적인 영화평인지라..참고만 하셔욤~ 페크님에겐 <남과 북>이나 <라콤 루시옹>을 추천드려욤.

7번방은 좀 아니올시다라서뤼~ㅎ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솨~~^^

아이리시스 2013-08-02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yamoo님, 저한테 분명 추석이라고... 추석때나 돌아오신다고 했을 때 그것도 한참 훗날의 일이었는데 그 추석은 작년 추석입니다. 그때는 적어도 그 다음해 여름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말이죠. 그걸 기억하는 저 대단하죠? 그후 어떻게 됐냐고 묻고 싶지만 안 묻는 걸로. 여튼 이제 자주 볼 수 있는 거죠? :)

yamoo 2013-08-02 16:51   좋아요 0 | URL
헛! 아이리시스님, 그걸 기억하시다뉘!!!!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알라딘 복귀를 이렇게 늦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기억력 대단하시네요!

네..자주 볼 수 있어욤^^ 종종 뵙겠습니다. 복귀를 반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혜윰 2013-08-0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노의 윤리학은 카메라 기법이 인상적이었어요 왠지 촬영상받을것 같아요ㅎㅎ

yamoo 2013-08-03 15:3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책만먹도요님^^
아, 그렇군요. 카메라기법이라...그런 걸 볼 수 있는 책만먹도요님의 시각이 존경스럽다는^^
 
퍼시픽 림 - 영화 [퍼시픽 림] 공식 소설
알렉스 어빈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가끔씩은, 정말 가끔씩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보고 싶을 때가 있다.그냥 신나는, 보면서 제작비 엄청들었겠다고 느끼는 그런 영화 말이다.

 

 

 

 

검색을 해 보니, <퍼시픽 림>과 <월드워z>가 쌍벽을 이뤘다. (아, 내가 영화를 본 시점은 이병헌이 나오는 레드가 개봉하기 직전이었다.) 뭘 볼지 고민하다가 두 개 다 보기로 했다.

 

모두 보기로 한 이유는, 네이버 평가가 극과 극이어서. 어떤 부류는 유치하고 재미없다는 평이 지배적이고, 또 한쪽 부류는 무지 재밌는, 더욱이 신나는...그러니까 안 보면 후회한다는 내용이었다.

 

내 두 눈으로 꼭 확인하고 싶었다. 재미없으면 욕 한번 해 주면 되니까~ ㅎ 그래서 아주 깔끔하게 이틀 단위로 조조영화를 봐 주기로 했다. 8월이면 집 가까운 롯데시네마도 조조 6천원으로 오른다는데, 얼른 봐야지..

 

그래서 먼저 본 퍼시픽 림. 한 마디로, 헐리우드 신나는 액션영와를 보고 싶은 내게 딱 맞는 영화였다. 정말 안 보면 후회했을 영화. 어떻게 두 시간 동안 그리도 눈을 땔 수 없는 액션을 퍼부어 주시는지..

 

뭐, 일본 여주 캐스팅 미스라는, 또 판에 박은 듯한 줄거리로 일관했다는 말은 덮어 두자. 이 영화의 백미는 스펙타클한 액션이니까. 것두 현란한 것두 모자라서 무지막지한 비주얼 영화니깐~

 

특히 길예르모 감독은 이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색깔의 영화를 들고 나와 이게 길예르모 감독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이런 영화를 연출할 수 있는 길에르모 감독을 존경해 마지 않게 되었다. 일본 아니메의 전형인 메카물을 실사영화로 이렇게 빨리 볼 수 있을 줄은 미처 몰랐으니까.

 

물론 거대 로봇 나오는 영화는 트랜스포머가 한 발 앞섰지만 용자물로서의 거대로봇 실사영화는 이 작품이 최초이지 않나 생각한다. 트랜스포머는 이 영화에 비하면 장난같다. 로맨스 라인 살리느라 로봇 액션을 줄였으니.

 

이거 재미없다는 사람들,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고상한 영화 즐기는 부류들은 뭐, 비추다. 타이틀만 봐도 안 보겠지. 하지만 그냥저냥 보는 나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정말 재밌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재밌고, 만약 재미없다는 평가로 이 영화를 외면했다면 아마도 후회했을 거다.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면 대박 중 대박이라는데...조만간 가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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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tesong 2013-08-02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하고픈말 다 써주었네용 ㅋㅋㅋ 감사

yamoo 2013-08-03 15:39   좋아요 0 | URL
헐~ 그런가요...잘 되었군요~ 신기~!
저하구 보는 관점이 갔았나봐요^^ 반가워요!
 

올만에 시간이 나서 어제와 그제 연속해서 알라딘 출간 이벤트를 다녀왔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놀랐다.

 

사실 이런 출간 이벤트를 참석해보면 반반이다.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과 별로다는 생각이..

 

요즘에는 세미나라는 멋진 포장으로 출간 이벤트를 하니, 뭘 좀 얻어가기 위해 참여하는 참여자가 많은 것 같다. 본질은 책 팔아먹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인데, 세미나라는 거창한 이름. 이 같은 사실을 저번 달 김명민 선생께서 아주 멋지게 폭로해 주셨지만...ㅎㅎ

 

사실 저번달 공부론의 저자 김명민 선생의 강의는 실망 자체였다. 준비를 별로 안하신 거 같아,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드니, 다음처럼 노골적으로 얘기해 주셨다. '이런 자리는 책 팔아먹는 자리라 많은 걸 기대하지 말라'는 마지막 말은 공부론 세미나의 실체였다. 그래서 난 담주 계속된 2부를 기꺼이 참석하지 않았더랬다.

 

흠, 요즘 인터넷 서점의 대세인 세미나가 저자 출간 기념회란 말이지...라는 정체를 안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그래도 속는 셈 치고 이런 류의 세미나에 더 참가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제, 그러니까 18일 목요일에 철학아카데미에서 진행된 레비나스 세니마는 '출간 이벤트'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일명 '대박' 강좌였다. 젊은 강사분이 어찌 그리도 알고 싶었던 부분을 잘도 짚어주시는지..아마도 레비나스 철학의 핵심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던 참석자들은 모두 만족하지 않았나 하는 강의였다.

 

물론 적은 시간(한 시간 정도)에 중요한 철학자의 핵심 사상을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청자가 듣기에 무척 성공적인 강의였던 것 같다. 레비나스가 그의 전 생애를 걸고 하이데거 철학에 맞서 싸웠다는 이 한가지만으로도 실로 중요한 정보였다.

 

어쨌든, 레비나스 세미나는 강사의 준비가 어느 정도로 철저했는지 강의 속에서 그대로 전달되어 졌다. 그 정도의 강의를 무료로 들었다는 거에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 내가 말미에 질문했던 레비나스의 '물질성'에 대한 개념도 쉽게 정리해 줘서 고민이 샥 가셨다~(이 후기는 조만간 올려야 겠다) 앞으로 2, 3, 4강의가 기대가 된다.

 

이런 좋은 느낌으로 다음날인 19일 금요일날 참석하게 된 <패션:철학>출간 세미나. 어제의 만족감이 자연스럽게 기대로 이어졌다. 홍대 카톨릭회관 CY시어터 에서 7시에 진행된 이 세미나에는 오프닝 격으로 재즈 기타 라이브 음악도 들려줬다. 장소가 홍대라서 그런지 연인들이 무척 많이 참석했고, 남성들도 꽤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도승연 강사의 세미나..

 

1시간 정도 진행된 도승연 강사의 강의는 매우 유익하고 재미있었다. 말을 어찌나 잘하시는 지 막힘 없는 강의는 파워포인트 시각 정보들과 함께 청중의 주목을 끌기 충분했다. 책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간략하게 잘 전달했다. 하지만 역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특징적인 패션 경향을 덧붙여서 저자가 지나친 우리만의 한국적 상황을 소개해 주었다.

 

역자인 도승연 교수가 준비를 어찌나 철저히 했는지 파워포인트 자료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책을 사지는 않았지만 서점에서 대충 훑어 보고 갔는데, 강의 내용이 책의 주요 내용을 간결하게 압축해 전달해 주고 있었다. 패션과 언어, 패션과 육체와의 관계, 패션과 예술 그리고 패션과 소비는 이 책의 핵심인 4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이다.

 

이런 내용들을 토대로 도교수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패션을 당연시 여기지 말고 반성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것. 스타의 이미지를 따라가지 말고 패션에 있어서 진정한 자연스러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 이것이 이 책과 강의를 통해서 전해주고 싶다는 도교수의 전언이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강의였지만, 책에 담겨있는 핵심이 붕 떠 있어 패션이 과연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역자는 패션의 탄생을 근대의 '개인'의 탄생으로부터 보고 있다. 자신만의 생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담는 패션.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근데, 이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곧 타인이란다. 그도그럴것이 무인도에서 아무리 옷을 잘 입어봤자 그건 패션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도교수의 논리.

 

패션은 타인을 전제한다. 타인을 전제하지 않는 것은 단지 의복일 뿐. 그러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내가 바라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과연 내 스스로의 순수한 바람으로부터 나온 것인가? 그것은 내 바람이 아니라 타인의 바람 아닐까? 메시즌 이렇게 입으라고 강요하는 미디어의 세뇌를 그냥 내식으로 해석한 것에 지나지 않을까?

 

패션이 철학이 되려면 이 문제에 답하여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왜냐하면 패션은 근대의 개인의 탄생을 그 시초로 보기 때문이다. 사회가 강요한 시스템의 부분을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드러낸다는 것. 그럴려면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나'가 있어야 하는데, 패션이 과연 주체적인 '나'로부터 나올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레비나스의 지적대로 패션은 '욕망(더 정확히는 욕구)'이기 때문이다. 끝임없이 원하지만 채울 수 없는 것이기에.

 

패션이 철학이 되기 위해서는 이 지점이 해결되어야 한다. 패션이 순수한 내 욕구의 표출이라면(타인의 욕망이 아니라) 철학을 위한 첫 시발점이 될 듯도 하다. 하지만 책 어디에도 이에 대한 답변은 없고 오직 철학자들의 단편적인 패션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이다.

 

책을 사지 않은 건 순전히 이 때문이고...도승연 역자도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 걸로 봐서 책의 약점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뭐, "아담스미스는 패션의 문제를 저술의 형식으로 다루었던 최초의 철학자이다"(p23)라는 정보를 요하는 분들한테는 추천~

 

 

어쨌든 유익한 강의였다~ 이런 강의를 꾸준히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 참석한 청중을 위해 하나라도 더 줄려고 노력하는 강사분들에게 박수를~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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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의류 업체 유니클로가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유니폼을 직접 사 입으라고 강요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하려면 시간 당 임금의 열 배도 넘는 옷을 울며 겨자먹기로 사라는 겁니다.

이경원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팝업보기<기자>

유명 글로벌 의류 브랜드 매장입니다.

옷을 정리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입고 있는 옷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생 : (다른 브랜드 입어도 돼요?) 유니클로만 입어야 돼요. 유니클로 옷이면 아무것이나 상관 없어요.]

일본계 기업인 이 매장은 사람도 걸어 다니는 광고탑이라는 철학을 내세워, 아르바이트생도 자기 브랜드 옷을 입고 일하게 합니다.

그런데, 유니폼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직접 돈을 주고 구입한 것들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회사가 사원에게 유니폼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 : 돈 벌러 왔는데 옷 사 입어야 하고. 학교 다니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아르바이트 시급은 5천500원 선.

상하 한 벌에 최소 6~7만 원이니까, 30% 직원 할인을 받더라도 10시간은 일해야 하는 액수입니다.

논란이 일자 업체는 첫 입사자에 한해서만 상하 한 벌씩 지원하는걸로 정책을 바꿨지만 불만은 여전합니다.

[아르바이트생 : 시즌별로 옷이 나오다 보니까 그것을(옛날 것을) 입으면 고객들이 "이 옷은 어디 있어요?" 물었을 때 난처할 수 있는 상황이 있고, 높으신 분들이, 점장님이나 오시면 이건 너무 오래된 옷이니까 입지 말라고….]

다른 브랜드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유니폼을 여러 개 지급하거나 자유 복장을 허용합니다.

매장 측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니클로 관계자 : 직접 (유니폼을) 사서 입고 근무를 해야 하거든요. 아르바이트생들이(직접 사는 것을 선호해) 지급한 옷을 입고 안 나오는 경우도 있고….]

울며 겨자 먹기로 내 돈 주고 일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들.

지난해 이 브랜드 매출액은 5천억 원으로, 한국 진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말 오랜 만이다. 블로그에 접속해서 글을 남기는 게..

근데, 이틀 전 뉴스를 보고 이건 언론 플레이에 시민들이 놀아난다는 생각을 하니 좀 부아가 치밀어서 몇 자 남기고 싶어졌다. 각설하고~!

 

위 기사는 그제 sbs뉴스에서 방송된 내용이다. "알바하려면 옷사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을 단 이 방송은 기사화 되어 포털에 띠워지고 그 아래 이 글을 본 시민들의 유니클로 성토는 정말 가관이었다!

 

대충 이 뉴스 기사의 반응은 90%가 다음과 같다.

 

유니클로는 죽일 놈!

니네 옷은 절대 안 사 입는다!

일본 우익을 원조하는 유니클로!

가격 대비 옷이 후져서 안 산다!

역시, 일본 기업! 그 알바 비용 절약해서 일류기업되라~

유니클로가 무슨 5000억을 버냐~

국민 착취 롯데와 유니클로..

 

대충 이런 글들..

근데 사람들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른다. 오래 전에 나이키 매장과 금강 제화에서 알바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역시 나이키 운동화 사서 신고 금강 제화 신발 사라고 강요해서 사서 신고 일했다. 지금이라도 예외일까. 난, 지금도 여전히 이런 관행은 유지되고 있다고 본다.

 

자라, 포에버21, SPAO 등 다른 SPA브랜드 의류 매장에서도 자회사의 옷을 입히고 알바시킨다. 물론 알바하는 사람들이 사서 입어야 한다. 매시즌 마다 나오는 옷을 그냥 지급해 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본다.

 

위 기사에서는 알바라서 지급된 옷 입고 안 나오면 어쩌냐는 식이었는데...맞다. 옷만 챙기고 안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 대부분 의류 브랜드 알바가 시급이 짜고 매우 힘들어서 그만두는 알바가 수두룩하다. 그런데 그냥 옷을 지급하라고?? 회사로서는 위험부담이 클 것이다. 그래도 유니클로는 이 문제로 얼마전 문제거리가 되서 입사한 첫번째는 그냥 지급해 준다.

 

문제는, 기사가 유니클로만 그런다는 식으로 몰아가서 그렇다. 현재 유니클로 시급은 동종업계 최고로 알고 있다. 물론 나도 거기서 이틀 일해봤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 얼마나 일이 빡세냐면 동종업계 최강이다. 특공대 갓 제대한 사람이 하루 일하고 도망가는 그런 곳이다. (아, 매장마다 현격한 차이가 있는데, 큰 곳은 정말 죽음이다)

 

유니클로에서 이틀 일하고 난 후 다시는 유니클로 옷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더랬다. 그래도 얼마 후 나는 다시 유니클로 매장에서 옷을 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일하기는 최악이지만 옷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싸고 좋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유니클로가 매출이 급성장하니 언론 플레이라도 해서 유니클로 매출이나 줄여보려는 언론사의 의도가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유니클로만 타겟으로 기사를 구성하지 말았어야 했다. 다른 SPA 업체의 알바 현황도 전해야 그게 공정한 뉴스다. 그런데, 이건 정말 언론 플레이용 뉴스였다.

 

삼성 회장 딸이 오픈한 에잇 세컨즈 매출이 빌빌거리니, 주 타겟인 유니클로를 겨냥한 듯한 기사. 추측이지만 분명 사주를 받고 구성한 듯한 기사다. 기사가 너무 편파적이어서 이런 추측이 가능할 정도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간과 하고 있는 옷의 품질 부분에서도 좀 말해야 것다!

유니클로 옷은 동종 업계의 옷들보다 훨씬 싸고 좋다. 디자인계열로 옮겨 보려고 원단과 의류 디자인을 배워보니, 유니클로에서 사용하는 원단은 정말 좋다. 최고 수준은 아니더라도 자라나 SPAO, H&M보다 훨씬 좋다. 니트나 카디건에서 램스 울마크를 단 건 유니클로가 유일했다. 

 

니트 목폴라도 안전지대나 지오다노 그리고 SPAO가서 비교해 보았다 완전 똑같은 골지 니트 목폴라는 유니클로가 3만원대이고 지오다노와 안전지대 그리고 스파오는 이보다 만원이상 비쌌다. 갭과 자라는 거의 두배 수준이고. 완전 똑같은 원단에 색깔과 디자인도 동일했다. 원단 공부해서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그런데도 유니클로는 저렴했도, 더 놀라운 사실은 몇 달 후면 유니클로는 이 옷을 1만원에 할인해서 판다. 다른 브랜드는? 기껏해야 30프로 할인하면 많이 하고 것두 자주 하지도 않는다.

 

다른 아이템들도 마찬가지다. 티셔츠, 치노바지, 청바지 모든 의류들이 가장 싸다는 지오다노보다 유니클로가 싸다. 싼 것뿐만아니라 원단도 좋다. (단 바지와 일부 제품은 원단에 우레탄이 섞여서 오래 입지는 못한다) 지오다노 면 바지 5-9만원 선. 유니클로 5만원 이하. 것두 세일하면 유니클로는 2-3만원에 살 수 있다. 지오다노나 스파오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면바지를 2만원대에 사 본 적이 별로 없다.

 

물론 2013년의 유니클로 옷 가격이 2-3년 전보다 많이 올랐다. 그래도 다른 브랜드보다 싸고 싸이즈가 다양해서(우리나라 옷보다 2종의 사이즈가 더 있다) 기본적인 옷(내의, 티셔츠, 바지, 양말 등)을 구매하는 데에는 유니클로를 따라올 브랜드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옷을 들고 각 브랜드들을 둘러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유니클로 옷이 싼 건 맞는데, 동종 타브랜드보다 품질은 훨씬 좋다. 가격이 싸다고 품질도 형편 없다는 인식은 버리기 바란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옷공장에 품질관리사를 처음으로 둔 곳도 유니클로다. 그만큼 품질에 있어서만큼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이 회사 회장의 마인드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얼마나 자신있었으면 유니클로 회장이 우리나라에서 명동 점을 처음 오픈할 때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에게 유니클로 옷을 입히겠다고 했을까. 현재 그 말은 실현 중에 있다. 2년 전 히트텍이 1천만 장 이상 팔려나갔다니...뭐~

 

소비자는 싸고 좋은 품질을 살 권리가 있다. 그런 면에서 유니클로는 소비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는 브랜드다. 알바를 착취하는 구조는 우리나라만 그렇다. 다른 나라에서는 의류 매장 알바에게 옷을 지급해 주는 걸로 알고 있다. 일본 유니클로만 하더라도 유니폼은 무료로 제공되는 걸로 안다. 요는 수입한 롯데 계열이 한국 타 업체 관행을 따라 똑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뿐이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덧붙이겠는데, 유니클로는 우리나라 여타 의류 브랜드와 비교할 수 있는 그런 의류브랜드가 아니다. 그 잘난체하는 빈폴이나 헤지스가 유명 외국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 한다는 소리를 난 들어본 적이 없다. 근데, 유니클로는 자주 한다. 특히 몇 년전 질샌더가 유니클로에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할 때 명동 인근에 몰려들었던 그 인파는 유니클로의 위상을 대변하는 사건이었다. 질샌더 티셔츠를 단 돈 10만원에 사기 위해서 줄 서있던 그 인파를 잊을 수 없다. 빈폴이나 헤지스?? 자신들은 명품 운운하는데 유니클로 따라잡으려면 한 참 멀었다. 그외 브랜드는 말해서 뭘하랴..타도 유니클로를 외치며 명동 유니클로 바로 옆에다 엄청나게 건물 지어놓은 SPAO. 그래봤자 유니클로 매출에 상대도 안된다.

 

여러 상황을 보건데, 유니클로는 우리나라 업체들을 기장시킨건 분명하다. 몇 년 전에는 반품이나 교환 절대 안 해 줬는데, 유니클로가 상품을 산 한 달 후에도 교환해 주는 걸 보고 지금은 유니클로 노선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도 한국 업체는 반성을 좀 해야 한다. 가격과 서비스 면에서! 유니클로가 승승장구 하는 건 딱 하나다.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는 거....한국 브랜드들도 제발 이를 본받기 바란다. 면바지 하나에 9만원씩 쳐받지 말란 말이다!

 

아, 그리고 유니클로가 옷장사 해서 5000억을 버니 마니 하는데, 유니클로 2011년 총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좀 알고나 말하자. 사양사업이라는 옷 장사해서 이 정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는지 몇 년전까지 유니클로 관계된 책들이 꽤 출간 되어있다. 찾아서 읽어보면 유니클로는 그냥저냥하는 그런 브랜드가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

 

 

 

 

 

 

 

 

 

본의 아니게 유니클로 홍보하는 글 비스무리 흘러갔다. 기사 보고 울컥 해서인지 두서도 없고....말하고 싶었던 건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는 거다. 나도 유니클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유니클로에 대항할 만한 브랜드가 없기에 아직까지는 꽤 기분좋게 유니클로를 소비하고 있다. 유니클로 옷 산다고 욕하지 말고 우리나라 브랜드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비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 마인드를 고쳐보자. 언제까지 이런 저열한 언플로 외국기업 매출에 타격을 줄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것인가. 그리고 언론은 객관적 시각이 생명이다. 부디 개념을 탑재하고 기사를 전송해라. 국민들 우롱하는 짓거리 하지 말고.

 

[덧붙임]

유니클로 개거품 물고 비판하는 사람들. 위의 책 꼭 읽어보고 유니클로 비판하자. 특히 유니클로와 시마무라를 비교한 책은 유니클로의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더 없이 유익하니 꼭 일독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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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신고 겸 겸사겸사. 본격적인 서재 활동은 아무래도 올 하반기에나 가야 될 듯싶습니다. 잠수하기 전에 공지를 해야 했는데.... 본의 아니게 잠수 아닌 긴 잠수가 돼어버렸네요.^^;; 페이퍼를 써서 기억해야만 일이 있기에. (이 사건도 한 달 전 일이군요..하하~)



오래전부터 지속되어온 모임이 사단이 났다. 회원 수가 급증하다보니 생긴 일인데...어처구니가 없는 것이, 회원이 싫다고 모임 운영자가 스스로 관뒀다는 거...


회원을 자를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없는데, 자기는 그 회원과 모임에서 공존하기 싫으니,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듯하다. 참 안타깝다. 책으로 이루어진 인간이 책을 통해 모임에서 즐거움을 누렸는데...


내 뒤를 이어 모임을 2년여 이끌어와 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같이 읽었거나 나중에 읽었던...엄청나게 사랑해 마지않는 책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 페이퍼를 쓴다.


아, 이 책들을 읽었다는 것에 무한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이 목록 중에서 특히 문학리스트를 선정해 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51회부터 110회까지 진행됐던 사랑스런 고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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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5-22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야무님 아니십니까. 소이진도 안녕합니다. 야무님께서 하도하도 글이 없길래 무슨 일인가 했습니다. 좋은 클럽인듯 보이는군요. 아, 저도 독서나 책 관련 모임을 하나 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책과 접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네요.

sslmo 2012-05-22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야무님 아니십니까. 안녕하셨습니까.
저는 안녕합니다. 리스트를 보니 본 책들 보다 보아야 할 책이 즐비하네요. 하하 X3

정말 정말 반가워요~^^

프레이야 2012-05-22 18: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야무님 아니십니까 4.^^
올려주신 책, 상당하네요. 저걸 다 읽고 토론하시고 부럽습니다.
저도 읽어야할 책들이 더 많아 뿌듯합니다.^^

감은빛 2012-05-23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야무님 아니십니까. 안녕하셨습니까. *5 ^^
저도 한동안 뜸했고, 지금도 그리 활발하지는 않지만,
야무님도 제법 오랫동안 안보이셨던 것 같아요.

어마어마한 책들이군요.
하나하나 제목과 표지를 살피며 절망감이 듭니다.
저는 읽은 책이 거의 없네요. ㅠ.ㅠ

더운 여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oren 2012-05-23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오랜만이네요. yamoo님. 저토록 좋은 책들을 함께 읽고 토론하던 모임도 결국 충분히 오랫동안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는가 봅니다. 저는 yamoo님만 보면 괜히 앙리 베르크손의 책『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을 빨리 읽어야 될 것 같은 의무감에 종종 시달리는 것을 의식할 때가 있는데, (최근에 몇달째 하이데거의『존재와 시간』이라는 어려운 책을 붙들고 씨름하면서, 그 책의 절반쯤을 넘기고 나면서 문득 느끼게 된 것이지만) 베르크손의 책은 어쩌면 좀 더 쉽게 붙들고 읽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존재와 시간』처럼 어려운 외국의 철학책을 한글 번역으로 읽는 건 정말 고역이라는 걸 새삼 절감하면서 yamoo님이 추천해 주신 베르크손의 책 마지막의 인상적인 구절 하나를 덧붙여 봅니다.
* * *
요약하면, 자유에 관한 모든 해명의 요구는 생각지도 않게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환원된다. 즉, <시간과 공간에 의해 충분히 표상될 수 있는가?>-거기에 우리는 대답한다. 흘러간 시간에 관한 것이라면 그렇지만, 흐르고 있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지 않다고. 그런데 자유로운 행위는 흐르고 있는 시간에서 일어나지, 흘러간 시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자유는 하나의 사실이며, 사람들이 인정하는 사실들 중에 이보다 더 명확한 것은 없다. 문제의 모든 난점들과 문제 자체는 지속에서 연장성과 동일한 속성을 찾으며, 계기를 동시성으로 해석하고, 자유의 관념을, 그것을 번역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한 언어에 의해 번역한다는 것으로부터 탄생한다.

카스피 2012-05-23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학모임을 하신다니 넘 부럽네요.제 주변에는 책과 원수진 사람만 있는지 당최 책을 읽지 않네요ㅜ.ㅜ

루쉰P 2012-11-20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저 살아 돌아왔습니다. 근데 야무님도 어디에 가 계시는군요. ^^ 이번엔 제가 기다릴 차례이군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