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지속된 이야기, 광장

 최인훈의 <광장>이 100쇄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구입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마도 98년 쯔음인가 생각이 된다.  조세희의 <난소공>과 더불어 100쇄를 넘었다는 건 당시 내게는 상징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왜냐하면, 두 책은 일반 소설책이라기보다는 이념서나 사회비판서에 가까웠기 때문에 100쇄 돌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사실, 최인훈의 <광장>을 처음 접했던 건 고등학교 교과서 작품 해설집에서였다. 입시용 텍스트로 읽어서 인지 무척 우울했다. 우울한 책을 입시용 텍스트로 읽으니 죽을 맛이었다. 주인공이 마지막에 자살로 삶을 마감해서 후유증은 좀 오래갔다. 

당시에는 어려서 이 책의 깊이를 좀처럼 실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현대사를 공부하고,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에 관한 책과 KBS다큐멘터리 10부작 <한국전쟁>을 보면서, <광장>의 깊이를 새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의 표식들. 155마일의 휴전선, 비무장지대 그리고 53년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회의를 하고 있는 중립국감시단의 모습 속에서, 나는 모순과 비극, 통증과 그리움을 함께 느꼈다. <광장>은 휴전선이 없어지지 않는 한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이 아픔을 되새겨 줄 것이다. 

"....나는 12년전 이명준을 삶의 바닷속으로 내려보냈다. 그는 '이데올로기'와 '사랑'이라는 암초에 걸려 다시는 떠오르지 않았다. <광장>은 안내없이 삶의 바다로 내려간 용사들에 대한 묘비명이었다.    -1973년 7월 개정판 서문

"...이 작품이 발표되지 30년, 주인공이 세상을 떠난지 40년이 흘렀다. 나는 이명준이 살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적 구조 속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1989년 4월 개정판 서문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여전히 이명준이 살았던 것과 비슷한 이념적 테두리에 갖혀서 사는 느낌이다.  지난 50년 동안 이 소설이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사랑받아 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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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11-10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최인훈의 <광장>도 100쇄 돌파파니,, 사실 <난쏘공>처럼 분명 의미있는
기록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우리나라가 소설 속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읽혀지고 있다는 사실로 본다면 씁쓸하기도 하네요.

yamoo 2011-11-10 23:24   좋아요 0 | URL
100쇄 돌파가 2000년 이전이니, 지금은 150쇄를 넘었겠죠~ 서점가서 확인을 해 봐야 겠어요~

그래요..저도 좀 씁쓸하답니다^^

이진 2011-11-10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독서토론회 도서로서 [광장]을 읽었는데, 죽는 줄 알았습니다! yamoo님과는 다른 이유로요... 아직 저의 수준에는 맞지 않을정도로 힘든 내용이었습니다. 결국엔 포기하고 토론회에서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했죠...

100쇄 돌파라니 다시 한 번 내용을 음미하며 제대로 읽어봐야겠군요

yamoo 2011-11-10 23:26   좋아요 0 | URL
이게 젊은 시절에 읽으면 많이 어렵더라구요. 저도 그랬어요. 시간이 해결해 주더군요. 해방이후의 한국현대사를 공부하면 그래도 잘 읽히지 않을까요?^^

지금은 100쇄보다 훨씬 많이 찍었을 거에요. 저도 서점가서 확인해 보려구요~

아이리시스 2011-11-11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광장] 너무 최고예요. 읽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다가. 그래서 함부로 어느 편에도 속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영부영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정하자는 의미로요. 저는 [무진기행]이랑 같이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한국문학은 다들 의미가 있지만(우리 것이니까요) 서정적인 면과 미래에 대한 고민 같은 것들이 살아숨쉬고 있어요. 그러고보면 한국문학들을 졸업하고는 거의 접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막상 현대문학사 같은 것들을 공부하며 들었던 학생 때는 구식이라며 지겨워했고 말이죠. 다 때가 있는 거겠죠.

yamoo 2011-11-11 22:57   좋아요 0 | URL
김승옥의 무진기행...명작 중 명작이지요. 무진기행, 강산무진, 요하시집 등 한국문학 토론회를 한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아, 아이리시스님은 한국문학 전공이시랬죠~ 작품 많이 읽으셨겠어요~~
졸업하시구는 외국문학쪽으로 섭렵하셨겠군요! 언제 한국문학에 관한 페이퍼도 올려주세요~^^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인기 드라마들을 보니(사극을 제외하고), 결혼 얘기가 빠짐없이 등장합니다(애정 만만세, 일천 번의 입맞춤 등). 예전에도 한결같이 등장했던 소재이지만, 요즘에는 좀 다른 것이, 이혼녀-초혼남 커플의 결혼이야기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이혼 건수가 해마다 늘어가니, 드라마도 사회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혼을 할 때에는 결혼을 하니, 마니로 난리 버거지를 피우고, 결혼을 해서는 또 무슨 갈등이 그리 많은지 맨 날 싸웁니다. 시청자들은 이걸 재밌다고 봅니다. 결혼은 우리 각자의 ‘현실’ 문제라서 감정이입이 잘 잘 되나 봅니다.

이제 제 주위에도 결혼을 안 한 싱글보다 결혼을 한 분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결혼 3년차 이내의 분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 얘기밖에 안합니다. 결혼 7년차 이상 분들은 애들 키우기가 힘들다는 푸념과 함께 결혼 안한 싱글들에게 될 수 있으면 결혼 하지 말라고들 충고합니다. (특히 남자 분들이~^^;;)

뭐가 옳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제 한 모임에서 지인의 결혼관이 귀를 맴돕니다. 어떤 분이 물었습니다. 결혼을 왜 안하냐고. 그랬더니 그 분 왈, “그런 미친 짓을 왜합니까?”라는 화끈한 발언~ 이후 상황은 썰렁해지는 분위기~

‘아, 결혼은 미친 짓인가?’ 이 물음이 계속 귓전을 때립니다. 그리고 생각의 나래를 펴봅니다. 예전에도 이만교 작가의 소설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나왔을 때 한 번 거들떠나 보자는 심정으로 구입을 했는데, 지금까지 들춰보지도 못했습니다.

 

 

 그 외 결혼 관련 책도 몇 권 있는데, 역시나 박스에 담겨져 처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귀에서 맴도는 발언의 실체를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서요. (진짜 미친 짓일까?..라는 의구심과 함께)

헌데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문장이 명제가 되려면 참 거짓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하기에 생각해 봤습니다. 과연 명제일까.

음, 일단 경험칙 상 각 개인은 이 문장의 진위를 분명히 말할 수 있기에 명제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막 우겨봅니다..ㅎ)

이제, 결혼의 사전적 의미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봅니다.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이라 돼 있습니다. 같은 말인 혼인도 찾아보니 “남자와 여자가 부부가 되는 일”로 풀이돼 있습니다.

좀더 전문적 의미를 찾아보니 “남녀 두 사람이 사회적으로 인정된 성적 및 경제적으로 결합하는 행위”라고 나옵니다. ‘성+경제=결혼’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군요.^^;;

그런 다음 ‘미친 짓’의 의미도 명확히 해 봅니다. 먼저 위 명제의 뉘앙스를 좌우하는 ‘미치다’라는 형용사를 찾습니다. 역시 국어사전에 다음과 같이 풀이 돼 있습니다.

미치다 :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아하, ‘미쳤다’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뜻하며 보통 사람이 믿는 것과는 반대로 믿거나 말하는 사람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짓’은 몸을 놀려 움직이려는 동작을 말하는 순 우리말 입니다. 그런데 ‘미치다’와 ‘짓’이 결합된 ‘미친 짓’이라는 의미는 주로 좋지 않은 행위나 행동에 쓰인다고 국어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특히 ‘미친’이라는 관형어가 그렇더군요. 용례도 좀 부정적입니다. ‘미친개가 날 뛴다’, ‘미친 거 아냐’, ‘미친놈은 어디가 달라도 달라’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안 좋은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명제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명제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이 명제의 진위 판명만 남은 것 같습니다. 위의 사전적 의미를 넣어서 이 명제를 다시 쓰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는 것은 제정신이 아니다.” 정도가 될 듯하군요.

흠...그러면, 제정신이 아닌 것은 보통 사람이 믿는 것과는 반대로 믿고 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기 때문에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관계를 맺는 것’은 ‘보통사람이 믿는 것과는 반대로 믿고 말하는 것’이 됩니다.

결혼을 하면, 미혼자들이 믿는 것을 반대로 믿거나, 미혼자들이 말하는 것을 반대로 말한다는 것인데, 주위의 기혼자들 중 이런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이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풍문으로 듣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건 완전히 헛소리에 불과하군요!

이런~! 지금까지 저는 완전 헛소리를 지껄였던 것입니까?! 그런 건가요? 흠, 그런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에휴~ 더 미치기 전에, (요즘 나온 신간을 읽고) 얼른 결혼이나 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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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1-11-0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대와 30대, 혹은 40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화려한 싱글'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주장도 어느 정도는 맞는 말처럼 보입니다만......

제 주위에 가끔씩 실존하는 60대 노총각, 50대 노총각, 40대 중후반의 노총각과 노처녀들을 보면 '안쓰럽기 짝이 없는' 느낌도 많이 듭니다.

한편, 올 가을엔 유독 저와 가까운 주위 사람들(고교 동창생,초등학교 동창생, 손위처남, 이종사촌 형님 등등)이 '사위'를 많이 보는 바람에 유달리 '결혼식'에 자주 가는 편인데, 20대 중후반에 일찌감치 '서둘러' 결혼하는 신랑신부가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보기에 좋더라구요.

yamoo 2011-11-09 22:52   좋아요 0 | URL
흠..결국 나이먹으면 안쓰러운 신세로 전락하는군요~

말씀하신 걸 보면 일찍 결혼하는 게 장땡인거 같습니다. 20대 중후반이면, 우와~ 엄청 어리네요.
갑자기, 뭘 모를 때 하는 게 좋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ㅎㅎ

이진 2011-11-0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결혼 전 물어야 할 한가지라는 책이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결혼 파이팅! 응원하겠습니다 ㅋㅋ

yamoo 2011-11-09 22:54   좋아요 0 | URL
저책이 정말 재밌나보죠? 서점에가서 구경좀 해보고 재밌으면 구매해야 겠는 걸요~ㅎ

결혼은, 파이팅 한다고 되는게 아닌 거 같아욤..ㅎㅎ

감은빛 2011-11-09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혼은 미친짓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권할만한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특히 우리 사회처럼 여성에게 지나치게 불공평한 관념이 통용되는 곳에서는 바른 생각을 가진 남성도, 여성도 피곤하고 힘듭니다!

yamoo 2011-11-09 22:57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남성과 여성 모두 공히 피곤하게하고 힘든게 결혼이군요~! 하하,

아이와 관계된 모든 것이 비싸다는군요~
특히나 여성에게 지나치게 불공평하다니 하기도 뭐하고 안하기도 뭐하고, 참~ 답이 없네요..

2011-11-09 2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09 2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11-11-10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먹은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잘 가꿔서 스타일 나게 살 수도 있겠지만, 점점 이게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결혼은 마음은 편할 거 같고, 곁에 누가 있다면 든든할 것 같지만, 또 '생활인'이 되기 쉽다는 난점이...

yamoo 2011-11-10 11:08   좋아요 0 | URL
흠, 결론은 나이 먹은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타일 나게 살 수만 있으면 되겠군요~ 결혼 안하고 이렇게 살기가 힘든가 봅니다. 이렇게 살수만 있다면 저도 결혼을 안하고 싶습니다만^^
 

한국일보 김범수 기자가 꼭 한 달 전에 소개한 기사입니다. (한글날 특집 기사였던 것 같아욤) 워낙 인상 깊었던 기사라 스크랩해 놓았었습니다. 이때나 저때나 번역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제 신림 반디 문고에 들렀다가 ‘신간 코너’에서 발견했습니다! (전, 늦게 발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한글 탄생은 知의 혁명" 일본인의 탄성
미술 작가였던 노마 히데키 교수, 창제 과정·표기 원칙등 꼼꼼히 살펴

김범수기자 bskim@hk.co.kr입력시간 : 2011.10.07


몇 년 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한글날 기념 전시 개막식에서 어린이들이 한글 자모가 새겨진 대형 풍선 속에 들어가 "사랑해요 한글" 몸짓을 해 보이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만일 한국의 국어학자가 이런 책을 냈다면 감흥이 달랐을지 모르겠다. 한글의 구조를 창제 과정의 고민을 투영해 가며 언어학적으로 쉽게 설명해 나간 곳곳에서 저자는 '놀랍다'를 연발하다 급기야 '기적'이라는 말까지 쓰고 만다. "그래, 놀랍지" 뭐 새삼 대단하냐고 대수롭지 않아 할 사람 태반일 게다.

하지만 저자가 일본인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요즘은 한류 붐으로 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적잖이 바뀌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상당수 일본인이 한국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자신들이 한참 우월하다고 믿는다. 관심은 늘었어도 아직 호평에는 인색하다. 그런 풍토에서 이런 책을 냈으니 '별난 친한파'로 보이기 딱 좋다.

노마 히데키(野間秀樹ㆍ58) 일본 국제교양대 객원교수가 일본에서 그런 대접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의 책 <한글의 탄생>은 그런 평가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초 일본에서 출간된 뒤 마이니치(每日),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메이저 신문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고 마이니치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저술상인 '아시아태평양상' 대상까지 받았다.

한국어를 공부하기 전까지 도쿄의 작가전에서 상도 받고 개인전까지 연 현대미술 작가였던 그는 이 책에서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이 '음'의 단위를 어떻게 추출해 이를 '자모'로 형상화했는지, 또 그 자모를 어떤 구조로 조합했고 활용에 따라 음이 변할 때 표기 원칙은 어떻게 확립했는지 등을 주로 일본어와 비교해 가며 꼼꼼히 살펴나간다. 훈민정음의 창제를 둘러싸고 세종을 주축으로 한 창제파와 최만리를 핵심으로 하는 절대다수 반대파의 사상 투쟁 과정도 그렸다.


 일본에서는 K-POP으로 인해 제2의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죠~ 욘사마나 뵨사마 팬으로 대변되는 아줌마 세대를 넘어 젊은 세대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한자성어는 이럴 때 딱 어울리는 것 같군요~! 
 그 변화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한글입니다. 저자인 히데키씨의 말에 따르면, 한국어 공부는 왜 하느냐며 핀잔주던 일본인들이 이제는 멋지다며 가르쳐 달라고 해서 뿌듯하다고 합니다.

수십 년 동안 한국어 교육과 문법 연구에 전념해 왔다는 저자. 국내외 여러 학자의 학설을 참조하여 세계문자사에 빛나는 한글의 과학적인 창제 과정을 밝힌 역작으로써, 600년 간 한글의 가치를 문헌을 중심으로 실증했답니다. 명료하고 멋진 필치로 일본 학계뿐만 아니라 일본 대중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매료시킨 명저라는군요. 컴퓨터시대에도 한글이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이 한글 극찬서(세계문자사의 기적이라니!)를 꼭 만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저술로 아시아태평양상을 수상했다니, 서점에서 서서보기에는 예의가 아닐 것 같습니다. 꼭 구입해서 읽어 봐야 겠습니다. 깊어 가는 가을에 한글의 위대성을 새삼 깨닫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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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11-0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영어 대신 이런 책을 읽고 시험을 보면 참 좋을텐데요! 한국어능력시험을 한 번 쳐봤는데 급수가 나오지도 않았어요.ㅋㅋㅋ 그런 저는 대학때 한국어문학부 소속.ㅜㅜ 진짜 민망했어요. 토익 점수가 더 높을걸요, 아마도.

yamoo 2011-11-08 21:40   좋아요 0 | URL
흠, 아이리시스님은 한국어문학부 소속이셨군요~ 토익점수가 한국어능력시험 점수보다 높으면 좀 민망하셨겠어요^^ 근데, 제 주위에도 토익점수가 높은 친구들이 훨씬 많더라구요~ㅎㅎ 이상해서 물어보니, 토익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데, 한국어능력시험은 설렁설렁 공부해서 그렇다는군요~ 한국어 공부도 영어처럼만 하면 달인 정도에 도전해도 될 실력이 되지 않을까요?^^

cyrus 2011-11-08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본인이 한국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점이 이채로워요. 정작 한국을 쓰는 한국 사람들은
한국말이 얼마나 우수하고 좋은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게 아이러니합니다.

yamoo 2011-11-08 21:46   좋아요 0 | URL
저도 일본인이 이런 한글 예찬서를 냈다는 거에 흥미가 동했답니다. 우리는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왜 그런지 설명은 잘 못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막연함을 조목조목 밝혀주어 아주~ 유용한 거 같아요. 일본인에 의해 쓰여졌다는 사실이 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pjy 2011-11-08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캄보디아의 앙코르처럼 우리도 조상덕을 톡톡히 보고 있군요^^ 내리사랑이라 복에 겨운줄 잘 모르니 저도 좀 읽어봐야겠습니다~

yamoo 2011-11-08 21:48   좋아요 0 | URL
그쵸~^^ 세종대왕과 집현전 천재들에 의한 덕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사람들이죠~ㅎㅎ 진짜 복에 겨운 줄 모르고 사는 우리들인 것 같습니다. 이런 고마운 책이 있다니, 다행이에요. 즐독하시와요~~^^
 

한미 FTA 전개 상황을 지켜보니 너무 답답하더군요. 뉴스와 신문 그리고 TV토론에서 접하는 FTA 독소조항 해석은 정말 어질어질 할 정도입니다. 대립되는 시각에 신경을 곤두세우다 보니, 드디어 편두통이 도졌습니다.

전에도 한 번 이 페이퍼에 썼다시피, 저는 편두통이 있습니다. 일년에 많으면 한 10번, 적으면 너댓 번  정도 발작 증상을 일으킵니다.

그냥 두통하고 다른 것이, 편두통은 머리가 아프기 전에 반드시 전조 증상이라는 것이 나타납니다. 눈에 번쩍거리는 띠같은 무늬가 번쩍이면서 시야를 가리죠. 짧게는 10여분에서 많게는 30여분 정도 지속됩니다.(아래 그림의 쇠기 모양 띠와 비슷합니다) 
 

이때 울렁이는 증상이 있습니다. 시야가 잘 안보이니, 엄청 답답하죠. 사물은 보이는데, 글자가 잘 안보입니다. 그러다가 전조 증상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머리가 깨지게 아프기 시작합니다.

아픈 부위도 다양한데, 한 쪽만 아픈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통증이 가시지 않아 하루 종일 갑니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의사나 약국에 가서 문의하면, 전조 증상이 나타날 때 얼른 약을 먹으랍니다. 고칠 수 없냐니까, 고칠 수 없는 불치병이라는군요.

전, 대학교 신입생 개강 파티 때 이 증상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이때는 뭣도 모르고 사발에 술을 부어 물처럼 마시는 게 전통(?)이었지요.(뭐, 지금은 안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냉면 그릇으로 원샷을 한 다음 약 10분 쯤 있다가 전,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평생 그렇게 머리가 아팠던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지금 생각해도 악몽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이틀을 꼬박 응급실에 누워서 이 고통을 가시게 해 달라고 의사한테 사정사정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의사는 팔짱을 끼고 시간이 가면 낫는다고, 자기도 어쩔 수 없다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더라구요. 아픔을 그냥 참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방이 장땡인데, 어떻게 예방할지도 좀 난감하고, 의사도 원인이나 증상을 모르는지 얼버무리기만 합니다.

그래서 편두통을 일으키는 바나나우유(이게 치명적이라는 군요!), 알콜, 초콜릿 등의 음식만 피하고 있습니다. 저도 왜 편두통이 갑자기 나타나는지 그 원인이 몹시 궁금했습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기보다는 딴 뭔가가 있는 것 같은데, 모르겠더라구요.

그런데, 어제 저녁 강남 반디문고에 갔다가 눈이 번쩍 뜨일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편두통>이라는 제목을 단 두꺼운 책! 저자를 보니, 그 유명한 올리버 색스입니다.

아, 이 사람은 몇 년 전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아주 멋진 책을 쓴 뇌 과학 전문가죠. 저도 몇 년 전 이 책을 만나봤습니다. 아주 매력적인 책이더군요. 뇌 과학이라는 어려운 분야를 무척 쉽게 잘 설명해 주는 몇 안 돼는 석학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분의 책을 사 모으는 사람들을 꽤 많이 만나봤습니다. 발표하는 책들마다 칭찬일색이니, 저두 언제나 예의 주시하게 되더군요.

저는 아직 색스의 책을 한 권도 소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서점에서 <편두통>이라는 엄청난 두께의 책이 눈에 띠인 겁니다. 색스의 첫 번째 저작물 인데, 지금에서야 출간됐더군요. 개정판인 것 같습니다.

목차를 보고 훑어보니, 저 같은 사람이 반드시 봐두어야 할 책 같습니다. 그래서 구입하려고 가격을 보니, 우와~! 3만원을 훌쩍 넘어서 포기했습니다. 이달에는 안 되고, 다음 달에나 알라딘에서 구매해야겠습니다.

저와 같이 편두통으로 시달리는 많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인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알라딘 책소개의 내용 중 한 부분을 옮깁니다. 
 

저자는 '편두통'이라는 주제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색스 박사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편두통'에 시달렸고 '편두통 발작'을 겪으며 이에 동반되는 시각적인 환상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편두통 때문에 고통을 받으며 살아온 그가 정신과 의사가 되어 처음으로 쓴 <편두통>은 자신과 그리고 자신처럼 편두통에 시달리는 많은 환자들을 위해 쓴 책이다.

 

 (위 이미지 사진은 <편두통>에 수록되어 있는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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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1-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그림에서 전해지는 것도 그렇고 말씀하신 것을 읽어봐도 그렇고, 편두통때문에 yamoo님께서 겪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편두통의 원인은 정말 개인마다 가지각색이고 아직까지 일반화 시킬 수 있는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이상 결국 내 편두통은 어떤 경우에 생기는지 내가 찾아 미리 조심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제 주위에도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편두통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고, 특이하게 방사성 동위원소 실험을 하고 나면 편두통이 오는 사람도 있고요.
위의 책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yamoo 2011-11-07 21:50   좋아요 0 | URL
아, 알아주시니 고맙습니다~^^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요. 저희 어머니도 편두통으로 고생하시느네, 전조 증상이 저하고 좀 다르고, 아픈 부위도 좀 다른 것 같더라구요...편두통도 유전된답니다. 제가 바로 그 케이스..ㅎㅎ

첨가물이 편두통을 유발하는 것 같아요. 바나나우유에 든 색소, 초콜릿, 알콜 등이 편두통 유발의 공통의 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여요. 그외, 개인적 특성에 따라 발작을 일으키닌 종류가 다양한 것 같습니다.

책을 대충 훓어보기만 했는데도, 반드시 한 권 비치해 놓아야 할 것 같더라고요..감사합니다~ hnine님^^

카스피 2011-11-0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한때 편두통때문에 엄청 고생했어요.편두통 그거 안아퍼 본사람은 잘 알지 못하지요.저도 자다가 편두통때문에 벽을 냅다 계속 친적도 있어요.주먹의 아품때문에 편두통의 고통을 약간 잃을수 있으니까요.다행이 요즘은 증상이 잘 안나타나는데 야모님도 고생이 많으시겠네요.

yamoo 2011-11-07 21: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안아퍼 본 사람은 꽤병 앓는다고 해요. 정말 환장하죠.
주먹의 아픔으로 편두통의 고통을 잊어보려는 시도를 하시다니, 굉장합니다~하하~

증상이 안나타날 때는 6개월 정도 안나타나다가, 자주 일어날때는 이틀 연속으로도 발작이 일어나더라구요~
네, 고생이 많아요..ㅜㅜ

비로그인 2011-11-0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무님 편두통이 심하시군요... 띠 모양이 보이는 전조 증상이라니,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네요. 환절기만 되면 비염으로 고생하는 제게 의사 선생님이 '호주에 가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셨을 때와 같은 그런 기분일 것 같아요 ㅠㅠ

[편두통]에 효과적인 예방법이 나와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기회가 되면 한 번 들춰봐야겠습니다 ㅎㅎ

yamoo 2011-11-07 21:54   좋아요 0 | URL
아으~ 쇄기 모양의 전조증상만 생각하면, 막 토할 거 같아요..ㅜㅜ
저두 비염있어요. 이것두 완치가 안된다니, 저두 불치병자 입니다..ㅋㅋ

편두통 예방법이 나오면 제가 제일 먼저 찜할 겁니당~ ㅎ

노이에자이트 2011-11-07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도 올해도 선배들이 권하는 술마시고 죽는 대학생들은 이어지고 있습니다.제가 관심이 있어서 관련기사를 자세히 챙겨보는 편이라서 알고 있죠.

yamoo 2011-11-07 21:55   좋아요 0 | URL
아이고, 요즘에도 있군요. 제작년인가 술먹고 죽은 대학 신입생 때문에 근절된줄 알았는데, 아직도 병폐가 심하군요! 이런~

감은빛 2011-11-07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아내도 편두통이 심합니다.
아내는 빈혈과 관계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목과 어깨 주위의 근육을 잘 풀어주면 조금 낫다고 하기도 하던데.
근본적으로 낫는 방법은 없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아내에게도 저 책을 권해줘야겠네요.
요즘은 비싼 책들이 자꾸만 걸리네요. 에휴!

yamoo 2011-11-07 21:57   좋아요 0 | URL
빈혈과 관계 있다는 얘기, 저도 들었어요..
흠..목과 어깨 주위의 근육을 풀어주면 조그 낫군요.
아플 때 좀 시도해 봐야 겠습니다. (헉! 근데, 누가 해주지??)

편두통이 있는 분들에겐 정말 유용한 책 같아요. 어머니도 책을 구경하면서 꼭 구입하라고 신신 당부하셨답니다^^

mira 2011-11-0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스무살때 부터 편두통이 시작되어 발작을 일으켜 갑자기 쓰러지고 해서 일년동안 거의 집에만 있엇던 적이 있어요. 병원가사 뇌촬영, 한의원, 신경정신과,외과 다다녔지만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말씀하신것처럼 뱅글뱅글 띠모양이 시작되면 갑자기 기절하거나 한쪽 이나 양쪽 , 또는 귀가 쑤시기 시작하면서 오른쪽 전체가 마비가 되거나 했었거든요 그런 띠현상이 오면 너무나 무서웠어요 이놈의 편두통이 또오는구나 하면서요 저의 경우는 스트레스가 가장 심해지거나 누구에게 큰상처를 받았을때 오더라구요
저의 경우는 조그만 아프다 싶으면 아스피린을 주기적으로 먹어요 심혈관에도 좋다고 하니 ... 진짜 편두통이 너무 무서워요

yamoo 2011-11-08 21:5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미라님^^
미라님두, 저하고 비슷한 시기에 편두통이 시자되었군요! 그래요, 많이 아프면 한 쪽 얼굴이 마비되고 그러죠. 손도 그렇고...
저는 전조 증상 나타나면 타이레놀ER을 먹곤 하는데, 아스피린도 한 번 먹어봐야 겠군요!

저는 편두통이 무섭다기 보다는, 짜증이 납니다. 전조증상 나타나면, 아이고 또 시작되는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짜증이 쓰나미처럼 밀려와요..--;;

아이리시스 2011-11-08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저도 야무님 페이퍼 보면서 그리고 댓글들 보면서 편두통 있으신 분들이 꽤 많구나, 정말 많구나 하면서 저 책을 사서 엄마를 드려야겠구나 했어요. 약이 없다니, 방법이 없다니, 너무 무서운 얘기 아니에요?ㅜㅜ

yamoo 2011-11-08 23:29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에 편두통 있는 분들 아마도 많을 거에요..정확한 통계수치는 모르겠지만 꽤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아이리시스님 어머니두 편두통이 있으시면 이 책이 유용할 거에요~

약이 없는 병이 좀 있더라구요. 비염두 편두통과 비슷하게 완치가 안된다구 하더라구요~ㅎ

blanca 2011-11-0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책이 작년인가 올해 초인가에 나온다고 해서 관심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나왔군요. 올리버 색스 책 정말 재미있죠. 편두통에 대해 어떻게 풀어 나갔을지 기대되지만 책값이 삼 만원이 넘는다니 부담스럽네요. 저는 이십 대에 항상 오후 다섯 시 경부터 시작되는 뒷골땡김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나네요. 병원도 다녔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카페인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여즉 커피를 못 끊고 있어요.

yamoo 2011-11-08 21:55   좋아요 0 | URL
네^^ 올리버 색스님 책은 넘넘 재밌어요. 관련 책들을 소장하려고 보니, 많이 절판됐더라구요...

카페인도 편두통을 일으키는 주범 중 하나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도 커피를 못 끊고 있어요. 커피를 마시면 조금 가라 앉는 느낌이 들어 아프면 더 마시게 된다는..--;;

블랑카님도 이 책이 필요하실거 같네요~ㅎㅎ 우리 이 책 참조해서 편두통의 원인과 예방법좀 알자구요~ 블랑카님, 홧팅!

cyrus 2011-11-08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두통이 일반 두통이라는 확연히 다르군요. 편두통에 시달린다면 생활하는 데 불편한
점이 많겠군요. 바나나우유가 편두통을 악화시키게 만드는 음식이라니..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

yamoo 2011-11-08 21:57   좋아요 0 | URL
네, 아주 확연히 달라요. 예전에는 편두통보다는 두통 증상이 많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아팠다하면 편두통이에요~ 편두통 때문에 꽤병이라는 말 엄청 많이 들었네요...이래저래 피곤하게 하는 질병이에요. 바나나우유에 들어있는 색소 때문이랍니다~ 저두 의사가 알려줘서 알았어요~ㅎㅎ
 

 요즘 <뿌리깊은 나무>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습니다. 원작으로도 유명한 이 작품을 보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위대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위대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창제의 근본정신이 백성을 사랑하는 왕의 마음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입니다.

 

한 나라의 왕이, 백성이 글을 몰라 자기 의사를 표현할 줄 모른다는 사실을 불쌍히 여겨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은 세계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합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이 하는 얘기죠.

한데, 이 위대한 한글을 우리들이 마구 훼손하고 업신여기고 있습니다. 요즘 말과 글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학생이건 지식인이건 매한가지입니다. 다음 상황들을 보면, 참으로 가관입니다.

상황1. 작년 이맘 때. 여고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하교 길에 하는 말.
“아씨, 존나...무슨 말인지 모르게써~” “그러게 말야, 씨바~” “아, 존나 담임 설명하는 거 봤냐. 지도 모르는 거 같던데..” “마저, 마저 ㅋㅋㅋ” “OO 하고, OO는 무슨 차이지?” “아씨~ 존나 짱나~” “하나 두 모르게써, 씨바~ 무슨 설명을 그렇게 어렵게 하냐? 시험에 나오믄 어떡케하지?” “아~씨, 그냥 찍어! 찍어!”  

-> 이럴 수가, 거의 욕이군요!

상황2. 모 대학 경영학과 교수의 TV 대담
"코스트를 세브하여 리스크를 다운시키는 것이 인터내셔널 컴페티브니스를 드라이브하는 것이다. 어쩌구 저쩌구, 마케팅 포지셔닝의 석세스한 포인트는 클라이언트들의 너버스를 클리어하는 것인데, …  

-> 황당합니다, 그냥 영어로 말하지 교수들은 왜 단어만 영어로 바꿔서 말할까요?

상황3. OSEN 2011.10 기사
시크한 패셔니스타들은 베이지 톤의 트렌치코트와 함께 브라운과 베이지컬러가 매치된 머플러로 포인트를 준다. 좀 더 모던한 느낌을 주려면 내추럴한 캐주얼룩에 브라운 컬러 슈즈로 포인트를 주어 웨어러블한 룩을 완성할 수 있다. 런웨이 모델이 초이스한 트렌치코트는 질스튜어트 뉴욕 제품으로 하드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에 레더소재가 디테일로 더해져 위트있는 디자인.....  

-> 패션계의 언어는 어느나라 말인가요?

상황4. 어느 음반 평론가의 글
70년대 중흥을 누렸던 프로그레시브, 소위 아트록 그룹이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는 그야말로 예술적인 문화 환경을 자랑한다. 지금은 얼터너티브와 테크노 물결에 밀려 예전처럼 아트록이 강세를 보이지 못하지만 (중간 생략) 이후 90년대 초를 거쳐 멜로딕 스피드 메탈은 잉베이 맘스틴의 여향을 받은 바로크 어프로치를 첨가하면서 '심포니 X'같은 밴드들을 중심으로 바로크 메탈과 자연스럽게 융합한다.  

-> 평론가들의 외국 개념의 나열들. 뭔소린지 도통 모르겠군요!

상황5. <권리를 위한 투쟁>, 루돌프 폰 예링, 범우사, p65
분쟁에서 권리주체자의 단순한 이익, 법규가 구체화된 개별적인 관계, 법규라는 순간적인 광성에 붙잡혀서 고정된, 법규 자체와는 만나지도 못하고 파괴되고 훼손되는, 내가 말한 사진이 문제될 뿐만 아니라, 법규 자체도 경시당하고 유린당하는 것이다.  

 

-> 교수가 번역기가 됐군요~ 어떻게 이런 번역이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군요~

정말 어의를 상실할 정도입니다. 우리 스스로 말과 글을 비천하고 열등하게 만들고 있다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네요.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께서 통곡할 것입니다~

제발, 우리말 공부 좀 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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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연 2011-11-0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상황들 정말... 상황 1의 이럴 수가, 거의 욕이군요! 하는 말씀이 너무 와닿는데요ㅎㅎㅎ 두번째 상황과 네번째 상황은 정말.. 어떤 교수는 우리나라말로 단어를 바꾸면 영어로 하라고 ㅋㅋㅋ 막 그러는 경우도 있었구... 저도 정말 동감하는데 네번째 상황은 진짜 뭐라 할 말이 없지만 두번째 상황은 그래도 굳이 굳이 감싸준다면 .. 아무래도 영어를 쓰는 국가에서 학문이 더 발달한 경우가 많구ㅠㅠㅠ 교수들이 그런데 가서 배워오는거라서... 우리나라말로 완전히 그 뉘앙스 등등과 쓰이는 상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런 황당하다면 황당한 영한 혼용문[...]이 버젓히 쓰이고 있는 것 같아요.

yamoo 2011-11-06 16:29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학생들이 욕하는 횟수를 조사한 보고가 TV 뉴스에 소개된 적이 있는데요..한 학생당 2분마다 욕을 한다는 군요. 학교에서도 어쩔수없다나요..ㅋㅋ 학생들 얘기하는 거 들어보면, 위 상황1하구 완전 똑같습니다. 심각한 문제같아요. 뭐, 나머지도 대략난감한 상황이구요. 어떤 운동이라도 해야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비로그인 2011-11-0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읽다가 짜증나서 한숨 쉬었어요 ㅠㅠ
저도 나름 한글을 지키려고 노력은 한다지만, 이 글 보면서 다시 한 번 한글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문자 보낼 때 띄어쓰기 철저하게 하고 맞춤법 정확하게 지키는 걸 자랑으로 삼는 사람으로서(이 얘기하면 다들 웃더군요 ㅋㅋ), 한글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yamoo 2011-11-07 21:59   좋아요 0 | URL
한글은 정말 위대한 거 같아요. <한글의 탄생>이란 책도 보면 얼마나 좋은 문자인지 정말 소중히 아끼고 발전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보면서 매우 화가 나기도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그래요,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말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3-05-30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성일 글을 보면 이 양반 참... 한글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