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잊고 있었는데...
SF였단걸 까맣게 몰랐다.
그런데 첫 단편부터 뭔가 확 끌리는 구석이 있다.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이 기대된다!

이차선 너비의 고속도로 한 구간
앤디는 열일곱살의 어느 취한 밤 왼쪽 팔뚝에 ‘로리‘라는 이름을 문신으로 새겼다. 전문은 "로리와 앤디 끝까지 영원히"이고 모두 영문 대문자로 되어 있었으며, 가장 친한 친구 수전이 직접 만든 문신 기계로 새긴 것이었다. 수전은그 기계를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다. 9볼트짜리 배터리, 또 오래된 DVD플레이어와 볼펜에서 뽑아낸 부품들로 만든 기계였다. 문신은 흉측했고, 새길 땐 죽을 만큼 아팠다. 나중에야 드러난 바 정작 로리는 그 문신을 전혀 고맙게 여기지 않았다. 로리는 대학에 가기 이주 전 앤디를 차버렸다. - P9
사년 뒤 콤바인에 끼어 심하게 훼손된 건 앤디의 오른팔이었다. 어깨와 오른쪽 쇄골, 거기 붙어 있던 팔 전체가 손상됐다. 부모님은 앤디가 의식을 회복하기 전에 결정을 내렸다. 앤디는 새스커툰의 한 병실에서 로봇 팔과 머리에 이식된 장치를 가진 채로 깨어났다. - P10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야." 어머니는 마치 그게 모든걸 설명하기라도 하듯 말했다. 다섯살 난 앤디에게 트럭에 실린 소들이 어디로 가는지 설명할 때 썼던 것과 같은 목소리였다. 어머니는 병실 침대 옆에 팔짱을 끼고 서서 자신의 강한 이두근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고 있었다. 농장으로 돌아가고 싶어 조바심이 난 사람 같았다. 이마 주름과 턱 모양으로 보아 어머니가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말로는 아무리 아닌 척해도 소용없었다. - P10
"의사들이 너의 운동 피질에 전극과 칩을 심었어." 어머니가 말을 이었다. "너는 이제 생체공학적인 존재가 된거지." "그게 무슨 뜻이죠?" 앤디가 물었다. 오른손으로 머리를 만져보려 했지만 손이 반응하지 않았다. 왼손을 사용하자 붕대가 만져졌다. 창가 의자에 앉아 있던 아버지가 ‘존 디어‘ 모자의 납작한 챙에 눈이 가려진 채 말했다. "네가 프로토타입 팔을 갖게 됐고, 그 결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란다.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지."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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