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아직 과메기 맛을 못봤네~~
남편과 둘만 있으니 아무래도 메뉴 선택에 있어
제약이 많이 따른다. 하지만 익숙해져야겠지.
어디 인터넷으로 뒤져 택배라도 받아 맛이라도 봐야겠다.
입맛을 돋구는 이런 음식이야기 난 너무 좋다.
우리네와 비슷한 음식을 세계 여러나라에서 먹고 있다고 생각하니... 역시 사람 입맛은 다 거기서
거기련가 싶어진다.
딸램이랑 스페인 여행을 갈수 있으려나
먹어보고 싶은 음식 리스트에 이 염장 청어 올린
파스타도 올려놔야겠다.

"그렇다면 오늘 먹을 게 없는 건가?"
"그렇다니까 그러네요. 나리처럼 재수 없는 편력 기사가 먹을 것을 대신한다는, 나리께서 아신다는 그런 대단한 풀들을이 초원에서 찾을 수 없다면 말입니다요."
"풀이고 뭐고 간에, 디오스코리데스인지 라구나 박사인지가 묘사한 그 영묘한 풀들보다 거칠어도 큰 빵 한 덩이와 염장 청어 대가리 두 개만 있다면, 정말 좋겠네." - P90

아무래도 돈키호테를 위한 영혼의 음식이자 진정한
묘약은 피에라브라스 향유가 아니라, 기름 잘잘 흐르는 말린 청어인 듯하다. 최악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사르디나스 아렌케, 염장 청어. 잘 바른 살도 아니고 소박하게 대가리두 개. - P91

염장 청어가 무엇인가. 우리의 과메기. 그러니까 그 순간 돈키호테는 과메기가 생각났다는 것이지. 잘
바른 살도 아니고 뻣뻣한 대가리를 쪽쪽 빨고 싶었
단 말이지. 마음 같아서는 돈키호테에게 구룡포
과메기 짝짝 찢어 마늘, 파 넣고 미역에 싸서 초
고추장 푹 찍어 먹여주고 싶은데. 그거 빨아 먹고
어여 빨리 회복해서 다시 모험을 떠나라고 하고
싶은데. - P91

사르디나스 아렌케는 청어를 소금에 절인 다음 훈제 건조해서 만든다. 한때 염장 대구와 함께
화폐로도 사용될 만큼 중요하고도 귀한 음식이었다.
잘 말린 염장 청어는 황금빛이 돈다. - P92

청어 염장 기술은 대부분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었다. 스페인에서 쫓겨나 네덜란드에 정착한
유대인들은 이 기술을 이용해 큰 돈을 벌었다. 청어 염장을 위해서 비싼 암염 대신 천일염 정제 기술을
개발해 낸 것도 이 유대인들이다. 개종하고 스페인
에 남은 유대인들에게 이 염장 청어는 오래전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었을 것. - P93

개종한 유대인이었던 돈키호테가 결정적 순간에 떠올린 염장 청어 대가리.

청어는 말려 먹어도 좋지만, 식초에 절여 먹어도
맛있다. 스페인 파스타 집에서는 올리브나 양파
등과 함께 돌돌 말아 꼬챙이에 꿴 청어 식초 절임을 흔히 볼 수 있다. 푸른 껍질 색이 그대로 살아 있어 입맛을 당긴다. 토마토를 갈아 얹으면 짠맛과 단맛, 비린내와 상큼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한여름 맥주와 아주 잘 어울리는 안줏거리다.
-마법 향유보다 염장 청어 대가리 염장청어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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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2-31 10: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메기 포항 ‘쌍둥이과메기’ 추천합니다…ㅎ 제 겨울 소울푸드~ 2인분도 판매합니다(과메기야채세트로 드시면 더 준비하실 거 하나도 없어요!)

은하수 2022-12-31 13:59   좋아요 1 | URL
우왕~~
정말 좋은 꿀정보 진짜진짜 감사합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저 사실 여기로 이사오고 이렇게 모든것을 검색해서 장보는거 스트레스 은근 아니고 왕창 받고 있어요 ㅎ

기억의집 2022-12-31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전 과메기도 입에 안 맞어 먹기 힘들더라고요. 남편이 좋아해 주문하긴 하는데 전 딱 한점 먹고 말아요. 저의 조카가 올 여름에 스페인 여행 갔다 왔는데.. 친정엄마에게 코스터 하나 여행 선물로 가져 왔는데 너무 이뻐서 갖고 싶었을 정도예요. 파란 문양의 타일 코스터인데.. 문양이나 색이 이뻤어요. 따님과의 스페인 여행 기대할께요!!

은하수 2022-12-31 14:02   좋아요 0 | URL
티코스터~~~
스페인 살다온 친구가 저와 모임 친구들에게 티코스터 사다줬어요
저 지금도잘 쓰고 있어요 야생화 그려진건데..
지금 봐도 이뻐요^^
딸램이 따로 돈 모으고 있으랬는데 갑자기 전세로 이사를해서 어찌될지... 그래도 희망은 버리지 않아요 간절히 소망하고 준비하며 기다리면 되더라구요^^
 

돈키호테 이름의 뜻을 ‘허벅지가리개‘경이라고 하다니...ㅋㅋ
유쾌하게 읽을수 있을것 같다.
천운영 작가 소설이라곤 <생강> 한 권 읽었을 뿐이어서 잘 몰랐는데 재밌게 글을 써놓았다.
특히 먹는거에 관한 이야기라니 더 끌린다.


말의 이름을 짓는 데 나흘이 걸렸으니, 기사의 이름을 짓는데는 적어도 두 배의 시간이 필요할 터. 여드레 만에 그의이름이 완성되는데, 우리 모두가 아는 돈키호테don quijote다. - P15

돈don은 경칭이고 키호테quijote는 갑옷에서 허벅지 안쪽에 대는 부분을 지칭한다. 굳이 설명을 달자면, 허벅지 가리개 경이라고나 할까.
이름을 바꾸는 일과 의상을 갖춰 입는 일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소유에 대한 욕망이 아니라 변신에 대한 욕망이다.
그에 걸맞은 의상을 입고 그에 걸맞은 이름으로 호명되길 원하는 것이다.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일. 이제부터 나는 유도인이다. 이제부터 나는 라이더다, 이제부터 나는 허벅지 가리개 경이니, 그렇게 바라보고 그렇게 불러 달라. 선언과 요청.
그렇게 새로운 삶은 시작된다. - P16

스페인의 가장 대중적인 요리 중에 레부엘토revuelto라는 것이 있는데, 말 그대로 마구 뒤섞은revolver 계란 요리다. 계란에무얼 섞을지는 계절에 따라 취향에 따라 다르다. 버섯이나 아스파라거스 같은 채소, 돼지고기나 베이컨이나 하몽이나 초리소 같은 육류, 새우나 문어나 오징어 등의 해산물, 뭐든 상관없다. 어느 산골 식당에서 먹어 본 아스파라거스레부엘토는 쌉쌀하니 고소한 맛이었다.  - P24

도대체 이 이름은 어디에서 기원한 걸까? 사실 이 단어가처음 등장한 곳은 다름 아닌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다. 이전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그 후 1732년 당국에서 발간한사전에 의하면 ‘라만차 지역에서 가축의 골수와 계란을 넣어 만든 오믈렛‘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베이컨이 아니라 골수와 계란의 조합이라. 그 당시에는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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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쇼샤> 읽고 있으니 너무 우울해져서 기분도 전환할겸 아들에게 냉동실에 얼려놓았던 반찬들 꺼내고 아이스쿨러백에 아이스팩 넣어 우체국 택배로 보내고 다시 카페에 와서 앉아있다.

좀 전에 어느 알라디너님 글 보고나니 여기 이곳을 잠시 벗어나 여행을 가고 싶은 욕구가 막막 솟구쳐 오른다.

집 안에 앉아 있으면 주위가 너무 조용해서 좋은데
어떨땐 세상에 나혼자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아파트에 살땐 위에서 아래서 들려오는 생활소음들이 그렇게 거슬리더니, 여기 이곳에선 조용해도 너무 조용해서 내가 앉아있는 이 방만 먼 우주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캡슐 로켓인것만 같아 괜히 외로워질때가 있다. 얼마 전 읽었던 김보영 작가의 <당신에게 가고 있어>가 떠오르면서 주인공
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하고 생각하면 그저 막막해지는 것이다.

<쇼샤>는 백치에 가까운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것을 이해하는 순수한 영혼이기도 하다.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이 폴란드 유대인들에게 점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는데 주인공은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혼돈 속에서 하루하루를
허비하고 있다. 희곡작품은 소득없이 엎어져 버리고
작품을 쓰지도 않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주인공의 허랑방탕한 모습을 읽고 있으니 속만 답답하다.

지금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면 안된다구..
하면서 양 어깨를 잡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쳐 주고 싶다. (ㅎㅎ 별 걱정을. 결론은 이미 나 있는데.. 내가 지금 모를뿐인거겠지? )

주인공 아론이 쇼샤의 영혼을 병들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폴란드의 유대인은 덫에 갇혔어요. 작가클럽에서 그 말을 하자 나를 공격하더군요. 그들은 멍청한 낙관주의에 빠져 있어요. 하지만 나는 우리 모두 끝장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폴란드의 비유대인들은 우리를 제거하려 하고 있어요. 그들은
우리를 손수 없앨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해요. 하지만
히틀러가 대신 그 일을 해준다면 눈물을 흘리지는 않을 거예요. 스탈린도 우리를 보호해주지는 않을
거예요. (190)

아론이 현실감각이 떨어진건 아닌데 왜 시간을 허비하고만 있을까. 비유대인들은 자신들도 히틀러에 의해 끝장나리란걸 몰랐을까

팔레스타인에 대해 말하자면 세상은 우리가 국가를 건설하기를 원하지 않아요. 더 쓰라린 진실은 오늘날 많은 유대인들이 더 이상 유대인이고자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하지만 완전히 동화되기에는 너무 늦었어요. 다가오는 이 전쟁에서 누가 이기건 우리를 제거할 거예요.(191)

그 멍청한 쇼샤를 책임지기로 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쉽게 미국으로 갈 수도 있을 거예요. 그곳에서는
유대인들이 아직도 그럭저럭 헤쳐나가고 있어요.
나는 돌아갈 수도 있지만 그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요.(191)

쇼샤를 책임지기로 했으면서도 계속 다른 여자들과 유부녀들과 애인 있는 여자들과 관계를 맺는 이 상황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한편으론 정말 역겹다.


나의 독서 친구들께 보내는 라떼하트♡♡♡
연말 잘 보내세요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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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2-30 1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떼아트 하트 너무 보기 좋습니다! 연말 따뜻하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은하수 2022-12-30 21:11   좋아요 1 | URL
친구들께 보내는 제 마음입니다
서곡님을 비롯해서요^^
연말 잘 보내세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첫문장을 보니 ...
내가 그동안 거의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고, 접해보지 못했던 생소한 문화권의 이야기가
펼쳐지리란걸 예측할수 있다. 생소하고 결코 가벼운
주제의 이야기가 아니란 정도만 아는데 그래도 유머가 넘칠지도 모르니까 얼른 읽어보기로 하자.


아이작 B. 싱어는 폴란드 태생의 세계적 작가이다. 그는 동유럽 유대인들의 언어인 이디시어로 작품을 썼고 1978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주로 폴란드와 미국 내 유대인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그의 소설에는 아이러니와 역설과 유머가 넘쳐나며, 꿈과 몽상, 그리고 초자연적인 세계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역자후기 중)

꼭 다 읽고 반납하자!!!


1
나는 히브리어와 아람어 (옛 시리아,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사용되던 언어와 이디시어 (독일어, 히브리어 등의 혼성 언어) (어떤 사람들은 이디시어를 언어로 여기지 않는다)라는 세 가지 죽은언어와 바빌론에서 형성된 탈무드의 문화 속에서 자랐다. 내가 공부한 예배당은 선생님이 식사를 하고 잠을 자며 그의아내가 요리를 하는 방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산수와 지리, 물리와 화학, 그리고
 역사를 공부하는 대신 축일에 낳은 달걀에 대한 법칙과 2천년 전에 파괴된 성전에서 드렸던 희생제를 공부했다. 나의 선조들은 내가 태어나기 약 6~7백 년전 폴란드에 정착했지만 나는 폴란드어는 몇 마디밖에 할 줄몰랐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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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웰의 장미]
리베카 솔닛의 [오웰의 장미]를 읽기 시작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의 감동이 너무 커서
오늘은 잠시 쉬면서 그 여운을 길게 느껴볼까 하다
생각보다 기온이 높은 듯하여 산책 겸해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에 원두를 사러 가기로 했다.
날이 따뜻했던 11월까지도 자주 찾던 곳인데
올핸 12월부터 어찌나 추운지 걸어서 온단 생각도 품을수가 없었다.
옷 단단히 챙겨입고 책 챙겨서 1시간만 있다 오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작년 11월 이사온 우리 동네는 집에서 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자그마한 동네인데, 나같은 게으름뱅이가
산책하기 딱 좋은 코스가 여럿 있다.
이 카페도 그 중 한 코스인데 가까워서 사실 제일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일부러 논두렁길을 걸어서 눈 밟으며 걸어봤다.
싹둑 벼베기한 논이 눈을 한껏 덮고 있어 너무 좋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어마어마한 로스팅실~~
커피는 역시 이 곳이 맛있다!
걸어와도 금방인 이 길을 차로 오려니 웃긴거 같아
계속 미루다 오늘은 맘먹고 걸어왔다.
덕분에 걸음수도 늘리고.
금방 추워질테니 얼른 가야한다.

책 읽기 좋은 테이블
우리집 썬룸에도 놓고 싶다.



*첫문장
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나는 그
사실을 안 지 30년 이상이 지났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몇 년 전 11월의 어느 날까지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 무렵 나는 의사들의 명령에 따라 건강 회복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의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했는데,
그날은 내가 쓴 책에 대해 다른 작가와 대담을 하기 위해 런던에서 케임브리지로 가는 기차에 타고 있었다.(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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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28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의 감동이 어느정도셨는지 궁금하네요

커피집은 그냥 시설만 봐도 맛있을거 같아요~!!

은하수 2022-12-29 09:22   좋아요 1 | URL
그 동안 왜 이책을 피해 다녔나 후회가 되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자연의 묘사도 좋았고 극적인 줄거리 없이 천천히 흐르는 강물처럼 자연스런 전개가
이야기의 몰입을 높인다는게 믿기지 않지만 그렇더군요 13권까지 완독하고 싶어요 중간에 그만둔다는 생각을 할수가 없어요^^

책읽는나무 2022-12-2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페 넘 멋진 곳 아닌가요??
안과 밖이 모두모두요^^
정말 산책하기 좋은 곳이네요.
어느 카페에서 책을 읽으시나? 했더니
이렇게 멋진 곳에서!!!!!!^^
저도 지난 달, 집에서 좀 떨어진 동네 카페 갔었는데 온통 논뷰였는데 은근 이쁘더라구요.
눈이 덮이니 더 예쁘네요^^

은하수 2022-12-29 09:26   좋아요 1 | URL
그쵸~~ 논뷰~~
전 아침마다 눈뜨면 제 방 창문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풍경이거든요! 겨울엔 사실 이 집이 추운데도 이런 풍경들은 정말 포기가 안돼요. 제가 있는곳이 전원주택이 많은 약간 외곽이라 큰 카페가 주위에 많이 있어요. 여기저기 찾아다니는데 남들은 신선놀음 하냐고 그러는데... 얻는게 있었다면 포기한 것도 있겠지요?^^